???:사람.. 인간은 아님다. (가만히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다가 손을 거두곤) ... ...당신이 날 데려왔잖슴까.추격자와 한 패라서 데려온 거 아님까?
선우 선우:... ...(조금은 안심하며 눈 데룩 굴리고) ..난 너 데려온 적 없는데. (멍-)
(아니 그보다,) 사람이 아니라고..? (진짜로? 그럼 대체 뭔데? 더한 혼란에 휩싸이는 선우선우;)
???:아, 요괴임다. 이계의 요괴. (작게 고개를 기울이더니 볼을 긁적이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기도 하군요..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이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는 조금 분위기가 풀어집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날 데려온 건 맞다니까요. 제 발로 온 거 아님다.
선우 선우:요괴...? (조금 이상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려는 순간, 아까 아이들이 하는 말이 생각나 조금 섬찟합니다. 뒤로 물러나고 싶은데... 몸이 안 움직이네요. 아직 무서운 주제에 불퉁한 얼굴로,) ...알았으니까 나 풀어주면 안 되냐? 이거 네가 하고 있는 거지. (아니 진짜 저런 사ㄹ.. 요괴는 데려온 적이 없는데. 그런데 사람의 머리에 달린 귀가, 어쩐지 눈에 익습니다. 숨이 막히는 기분.) ...설마 고양이?
???:속박의 주문 이야기하시는 거 말씀하시는 거면 이미 풀었슴다. 눈치 못 채신 걸 보니.. 둔하신가 봄다~ 아니면 겁 먹으셔서 굳으신 검까? 저 그렇게 나쁜 요괴는 아닌데.. (그렇게 이야기하며 손을 휘적 휘적합니다. 고개 살짝 갸웃이다가)
아, 그거 저 맞을 검다. 상자 안에서 얌전히 누워있었는데 누가 옮길 거라고는 생각 못했지말임다.
선우 선우:(... ... 얼굴이 확 달아오르네요.. 많이 부끄러운가 봅니다. 마른 세수 한 번, 그리고 당신을 흘긋 봅니다) ...그런 것치고는 처음부터 죽일 것 처럼 막... (꿍얼대는 걸 보니 두려움은 조금 가신 모양. 이어지는 긍정에 얼굴이 넋을 잃습니다) 고양이... 요괴... 고양이... (갑자기 억울해져서) 아니, 고양이가 그렇게 다쳐서 아파하고 있으면 누구나 옮기려고 할 게 당연하잖아..! (아닐걸?)
???:그렇게 따지면 애초에 인적도 드문 곳이라 회복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일어나보니 낯선 곳이면 반사적으로라도 경계하느 게 당연한 검다!? 예!? 심지어 저 사고도 당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구요! (여기도 억울!) 요괴 모습으로 있었으면 인계에서 어떤 취급으로 당할 지 몰라서 그 모습으로 있었던 거란 말임다..
... ...아무튼 이렇게 된 거, 이름도 알려주십쇼, 반사적으로 제압을 했더라도 전후사정 안 듣고 다짜고짜 위협한 건.. 사과는 드리겠슴다.
선우 선우:(생각해보니까... 그렇네...? 일어나다가 머쓱해져서 뒷머리를 손으로 헤집습니다) ...미안. 거기 밤 되면 취객도 많아서 더 위험할까봐... 차라리 내가 거기서 살피고 있는 게 나았으려나. (진짜 미안한지 고개도 꾸벅 한 번 숙이고는, 당신의 사과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을 젓습니다) 아니야. 그, 나도 갑자기 데려와서 정말 미안하고. ...(얘도 놀리려나..) 선우 선우. (시선 스윽 스쳐 허공을 보며) 너는.
마츠시메 아카노:아,아님다~ 괜찮으니까 더 사과 안해주셔도 됨다. 걱정해서 한 행동이라면 제가 더 할 말은 없지 말임다. (같이 손을 내저어보이더니 방긋 웃습니다.) 아, 선우라고 하는 군요. 그러니까... 제 이름은마츠시메 아카노, 이계에서 파견 된 사자임다! 머지않아 이계가 멸망할 거라는 신탁이 내려와서..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신목의 문을 열고 인계로 온 거지 말임다. 이계에서는 방법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지 말임다.
선우 선우:멸망...? (뭔가 스케일이 크네요. 그런 엄청난 신목이 왜 우리 학교 뒷산에 있는지 모르지만, 이미 믿기지 않는 일은 충분히 일어났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아,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귀를 빨갛게 물들이고 눈을 질끈 감네요) 그림자를, 뺏으러 온 거야?! 혹시 그게 방법이라거나??
마츠시메 아카노:... ...예?뭔 그림자요? 그림자를 뭐.. 왜 뺏슴까? 그거 뺏는다고 이계 멸망을 막을 수 있었으면 진작 저희 그림자 썼죠.. (귀 붉어진 거 보다가 괜히 툭툭 건들여보기도 합니다. 금방 붉어지네.. 하는 생각.)
선우 선우:(아아아, 진짜 부끄러운 모양입니다. 눈이 조금씩 커지다가, 두 손에 얼굴을 묻는 것을 보니. 혹시나 해서 아이들이 했던 말을 확인했습니다만, 역시 그건 아니었나 봅니다. 톡톡 건드려도 가만히 으으, 민망한 침음만 흘립니다. 어서 화제를 돌려야겠어요) 그, 으음... 몸은 괜찮고? 많이 다쳤는데 내가 확인을.. (못했네. 그런 말.)
마츠시메 아카노:(오... 귀엽네. 인간은 귀여운 짓을 많이 하는 군요..) 아, 지금은 괜찮슴다. 제가 워낙에 요력이 많아서.. 회복 정도는 금방 하지 말임다. (하필이면 회복하던 타이밍에 선우를 만난 것 같지만요. 그리 덧붙이더니 괜찮다며 고갤 끄덕입니다.) 하필이면 이럴 때 그런사고를 당해서...
선우 선우:(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채로, 조금 진정되었다 싶을 때 손을 내립니다. 당신을 살펴보면, 아니 그 전에 말하는 모습을 봐도 말처럼 괜찮은 것 같습니다만. 혹시 모르니까요. 요력, 요괴, 신탁.. 모두 생소한 말입니다. 꼭 소설 속에나 나올 법한 일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소파에 털썩 앉으며) 그렇다면 다행이고.. (아, 그러고 보니 아까 통조림 음식은.. 못 먹었을 것 같은데.) 배 안 고파? (당신도 이곳은 낯설고 할 일이 많다 하니, 데려온 김에 밥
까지만 챙겨주고 보낼 생각입니다)
(그러고 보니, 사고. 대체 무슨 사고를 당했길래 그렇게 아프게 상처가 났던 걸까, 생각해보지만 떠오르는 상황은 잘 없습니다. 설마하니 요괴가 차에 치였을 것 같진 않네요.)
마츠시메 아카노:(소파에 앉는 걸 보고 다리 아팠나?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연신 고개를 갸웃입니다. 꼬리가 살랑거리는 것도 덤이고.) 배는 지금은 딱히 고프지는 않네요. 게다가 먹을 거면 아침에 먹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하지 말임다. (지금 새벽임다. 그리 덧붙이며 창밖을 가르킵니다.)
그나저나...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말임다.
혹시 괜찮으시면, 동료 분들을 찾을 때까지만 저를 도와주시지 않으시겠슴까?
선우 선우:(살랑이는 꼬리를 보니 역시 고양이는 고양이인가 싶고. 상황이 당황스러워 알아채지 못했지만, 창밖을 보니 당신의 말대로 새벽. 피곤하긴 했나봅니다. 저녁도 먹지 않고 그렇게 곤히 잤으니까요. 부탁이란 말에 조금 불안한 표정이 되더니, 역시나.) 어어, 아침. 근데 도움이라니. 봐서 알겠지만 나 엄청 약한데. 너 손짓 하나에 그렇게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게다가 학교는... 아, 그러니까 오늘도 일정이 있어. 그래도 괜찮은 거야? (멸망에 관한 거면 꽤 급할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기울입니다)
마츠시메 아카노:아, 그거야 제가 강한 요괴니까요. 그래서 그런 검다. (뻔뻔) 음.. ...일정이라면, 무슨 일이신데요? 웬만해서는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지 말임다. 제가 도와드리면 일도 금방 끝나실테니, 윈윈 아님까? 약하신 것과는 별개로.. 인계에서 안내해줄 인간이 한 명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말임다. 혼자 다니는 게 좀 싫기도 하고.. (볼 긁적.) 친구랑 약속 같은 거라면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선우 선우:그러냐... (조금 식은 눈으로 바라봅니다;) 아, 축제. 학교.. (알려나?) 그러니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관에서 오늘 축제를 열거든. 나는 거기서 운영을 도와야 하고... 으음, (귀하고 꼬리를 봅니다.) 그거, 감출 수 있어? (애들이 눈치채지는 않을까.. 여러가지 걱정이 있었고, 웬만하면 거절할 생각이었습니다. 더 얽히기엔 무서웠으며 제가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전혀 감이 안 잡혔으니까요. 그렇지만 혼자 다니기 싫다는 말에 어제 잔뜩 다쳐서 눈도 뜨지 못하던 고양이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낯선 데서 그렇게 혼자 아팠으면 서러울 텐데. 그런 당신을 홀로 보내기도 마음이 불편하지요.) 하아.... 친구 별로 없어. 약속도 없고. 들키지 않을 자신 있으면, 알아서 해. (말을 예쁘게 하는 법은 정말 모르는 건지. 몸을 일으켜 제 방으로 갑니다. 저 옷으로 갔다가는 눈에 띄고 말 테지요. 맞을 옷이 있나 찾아봅니다)
마츠시메 아카노:예! (진짠데! 왜 그렇게 보시는 검까!? 그리 툴툴 거리며 덧붙이다가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예, 저희 이계에서도 100년에 한 번씩 축제를 하지 말임다. 꽤 재밌슴다. 그리고~ 그거라면 제가 도울 수 있을 검다. 특히 힘쓰거나 움직이는 일이면 자신 있지 말임다! (고개 꾸닥! 뭔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쩐 조금 신경쓰였지만 지금은 설득이라도 해보는 게 중요하니까요. 지금은 혼자이나, 아무리 그래도 조사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동료들에게 이런 저런 정보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자신은 노력해야하니까요.) 아, 이거 말임까? (제 귀를 만지작거리다가 선우 따라서 총총 방으로 들어갑니다. 옷 찾는 거 보고 기웃 기웃 거리다가 벽에 걸려있는 선우 교복 한 번 바라보고..) 선우!
선우 선우:그래서... 거기서 뭐 하고 있었던 거야? (하품 한 번 하고 쭉 기지개 키며) 아,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아침으로?
마츠시메 아카노:그냥 언제 일어나나 구경하고 있었슴다 (?) 인계의 음식은 잘 몰라서... 선우가 주는 거면 뭐든 잘 먹을 거지 말임다! (워낙에 가리는 것도 없고 말이에요. 그리 덧붙이기도 합니다.) 뭐든 있는 걸로 주시면 먹겠슴다!
선우 선우:어.. (그걸 왜..? 하긴, 할 거 없으면 심심했겠다는 생각으로 납득하고 세수부터 합니다. 얼른 끝내고 부엌으로 가며) 그럼 토스트. 한 입 먹고 별로면 말해. (요괴는 우리랑 식성이 다른가... 먹으면 죽거나 그런 건 없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간단하게 토스트 두 개를 만듭니다)
마츠시메 아카노:토스트... (고개 끄덕 끄덕 하면서 얌전히 의자에 앉아서 기다립니다. 괜히 흥얼거리기도 하는 게 제법 신이 나 보이기도 하죠. 새로운 걸 도전하는 건 늘 즐거운 일이니까요.)
선우 선우:응? 아... 맛있는 걸 사고팔아. 사격 같은 것도 있고, 아, 잘하면 그걸로 인형도 얻을 수 있어. 여러가지 놀이가 있지. 예쁘고 멋있는 장식이나 장난감 같은 것도 팔고... 근데 학교 축제니까, 마을에서 여는 것처럼 아주 크지는 않고. (어디서 귀신의 집을 연다고 했던 것도... 거긴 내 담당 아니니까 가지 말아야지)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위원회긴 한데, 쉬는 시간 잠깐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거라며 덧붙입니다)
마츠시메 아카노:오... 이계랑 많이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슴다. 저희 축제에서 하는 것들도 꽤 있는 것 같지 말임다! (고개를 끄덕거리아다가 이어진 말에 이번엔 고개를 내젔습니다.) 말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지 말임다! 일단 선우 일부터 끝내는 게 우선인 것 같지 말임다.
아, 그리고.. 저건 뭠까? 봐도 봐도 신기하고 어떻게 달리는 건지 도통 모르겠지 말임다. (자동차를 가르키며)
선우 선우:(끄덕, 하긴 축제라고 해봐야 개최자들과 참가자들이 열심히 즐기고 노는 것 외에 뭐가 있을까요.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어깨 으쓱이며,) 그런가. 그럼 일하는 거 따라다니면서 구경 좀 해 봐. 심심하진 않을 거다. (자동차 봅니다. 어떻게... 사실 그쪽에는 관심이 없어서 저도 잘 모르는데.) 그러니까,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이동수단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거. 대충 저기 튀어나온 부분에 엔진이라고, 동력원이 있어서, 뒤에 있는 입구로 기름을 채워넣으면... 움직일걸. 정확한 건 나도 기술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
마츠시메 아카노:예, 좋슴다. 돌아다니다가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말씀드리겠슴다! (해맑게 말하고는 이어지는 말 역시도 꽤나 흥미롭게 듣습니다.) 신기하지 말임다.. 인간들은 요력도 없을텐데 저렇게 움직이는 게.. (자동차로 시선이 따라갔다가, 다시 선우에게로 시선을 돌립니다.)
동급생:선우 안녕. (보다가 눈 깜박거리다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곤) 누구야? 전학생? 아는 애야?
선우 선우:어, 안녕. (마주 인사하다가 아카노 흘긋 보고) 어... 응. 아는 애. 그러니까, 우리 학교 견학하겠다고 해서, 잠시 내가 안내 역할을 맡았어. (아주 거짓말은 아니다... 시선은 아주 살짝 피했지만, 아무튼 그런 것입니다)
동급생:그렇구나... 견학하는데 교복도 빌린 거야? 준비성 철저한 친구네. (시선 피하는 거 보고 오히려 갸웃거렸지만 뭐, 크게 신경은 쓰지 않습니다.)
선우 선우:으응... 현장감이, 중요하니까. (입꼬리 억지로 올리려니 여간 고생이 아닙니다. 이번에도 화제를 돌려야지 생각하고,) 그러고 보니 준비하려면 어서 가야지! 하하, 너도 나 기다리지 말고 가봐. 나는 얘 데리고 따로 갈 테니까. (손 흔들흔들, 열심히 떠나보낼 생각이네요)
선우 선우:.. ...(애들이 이런 건 어디서 배운..? 표정 가다듬고 헛기침해요) 흠흠... 메이드는 없고... 집사는 있습니다, 손님. (이렇게 하는 거 맞냐... 최대한 표정 풀어보려고 노력해요) 집사로 만족해주시면 최대한 맛있는 보상이 있을 텐데, 어떠신가요?
마츠시메 아카노:(음료 쫍쫍 마시다가 선우 옆으로 옵니다.) 메이드가 뭠까, 선우?
선우 선우:(... 아는 사람 옆에서 이러고 있으려니 귀가 홧홧하네요. 큼, 헛기침을 한 번 더 하고 일단 대답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제일 비슷한 단어가 시녀..? 일걸. 높으신 분들 댁에서 일하는 사람.. (이게 맞나 싶지만 사실 선우도 제대로 아는 건 아니라서. 더 물어도 양질의 답을 얻진 못할 것 같습니다)
마츠시메 아카노:(오.... 선우 이야기 듣고, 아이들이 들고 있는 광고지를 한 번 바라봅니다. 그러더니 방긋 웃습니다.) 대충 어떻게 되는 건지는 알겠지 말임다!
선우 선우:(얼굴이 터질 것 같네요... 아카노에게 대답도 하지 못한 채로 입만 벙긋거리고 있습니다. 스윽, 아이들을 보니 반짝이는 눈... 아, 지금 일하는 중이었죠?) ...공, 주님들, 원하시는... 음료가, 있으십니까?
아이들:(우와아아~) 네!
선우 선우:...무엇을, 드시고 싶으신, 가요?
아이1:그러면~ 공주님은 오늘 아이스티가 먹고 싶네요, 부탁해요!
아이2:에이, 그렇게 하는 거 아니지! 그러니까.. 나는 우유가 마시고 싶네! 어서 가져와줘~!
마츠시메 아카노:(흥미롭게 쳐다봐요)
선우 선우:(한 번 싱긋 웃고, 아이스티와 우유를.. 가져옵니다. 선우의 얼마 안 남은 학교생활이 퍽 고단해질 것 같죠? 토마토 메이드는 공주님들의 음료를 가지고 옵니다)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공주님들. (제발 얼른 끝나라... 아이들 주문이 끝나자마자 다시 바꿔달라고 할 생각인지, 아카노를 중간중간 쳐다봅니다)
선우 선우:... (눈을 꾹 감고 무언가를 삼키듯 가만히 있습니다. 이내 눈을 뜨고,) 그래, 괜찮다면... 부장, 연극... 계속 할 수 있겠어? 장치가 이렇게 돼서야.
연극부 부장:아, 괜찮아. 저것만 치우면 리허설 바로 들어갈 수도 있고... 크게 문제될 건 없는 것 같아. 공연은 가능할 것 같아. 리허설을 한 번 해봐야 알기야 하겠지만.. (빤히 바라보다가..) 너희도 조금 쉬었다가 가도 돼. 계속 부스 돌면서 일손 돕고 있을텐데.. 리허설 보고 가도 괜찮고.
선우 선우:(가만히 듣고 있다가 아카노를 보며,) 어떻게 할래? 리허설 보고 싶어?
마츠시메 아카노:저야 구경해도 된다면 좋슴다! 선우는 괜찮으심까?
선우 선우:어, 나도 상관 없어. 궁금하기도 하고. (아직 하얗게 질려 차가운 손을 후드티 주머니에 넣어 태연한 척하며 연극부의 부장을 봅니다) 그렇다는데. 음, 관객석에 앉아있으면 될까?
마츠시메 아카노:이 신목이 아닌 것 같슴다. 아무래도 두 번째 신목 쪽에 있는 것 같지 말임다~
선우 선우:두번째?
어, 거기 외부인이 간 거야?
마츠시메 아카노:예, 아무래도 그 쪽에 있는 것 같슴다. 10분 정도 걸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고개 끄덕 끄덕.) 신목은 산의 주인이라서, 산에 누가 들어왔는지, 소소한 것들도 알고 있지 말임다.
선우 선우:10분... 그 사이 다른 데 가지만 않았으면 좋겠네. (열심히 듣다가 고개를 갸웃이며) ...신목이랑 말도 할 수 있어? 요괴라 그런 건가..? (아니면... 사자였던가.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인가. 뭐든 확연이 와닿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카노의 일이 끝나면 굳이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겠지요. 의문을 삼키고 다시 걷습니다) 얼른 찾고, 오늘은 그만 일하자. 축제도 남은 시간 정도는 즐기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할까.
마츠시메 아카노:네네~ 여기 신목이 있으니까 나름의 조사 및 순찰 정도는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 말임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방긋 웃고.. 아까 네가 한 말에 대한 대답을 이어갑니다.) 요괴라서 그렇다기보다는.. 저라서 가능한 검다. 요괴 중에서도 신목과 이야기하거나 하는 능력을 가진 요괴는 몇 없어요. 신목은이계와 이계를 잇는 문이지만, 열기 위해서는 꽤 복잡한 조건이 필요해요. 제 능력 중 하나는, 조건 제한 없이 강제로 신목의 문을 개방할 수 있는 검다. 그래서 이계와 인계를 넘나들 수도 있고요. 신목을 다루는 자만이 문을 열 수 있슴다. (그게 저고요. 그리 덧붙이고는 방긋 웃습니다.)
선우 선우:(뭔가 옛날 부모님이 자기 전 들려줄 법한 이야기. 흥미롭게 듣다가 방울에 시선을 돌립니다) ...그 방울은? (어쩐지 아까와는 역할이 반대가 된 느낌. 아카노가 선우에게 질문을 했던 게 낮이라면, 이번에는 선우의 질문이 더 많아졌습니다.)
마츠시메 아카노:아, 이게 제 힘이 담긴 방울임다. 그러니까.. 처음에 이야기했던요력이 담긴 방울. 뭐, 다른 말로 생명력이라고도 하기도 하지만.. 요력이라 부르는 편이 좋죠. 아무튼, 요력이 많은 탓에 문을 여는 것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요. 갖고 싶으신 검까? (장난스런 투로 이야기하고는 어깨를 으쓱거립니다.)
선우 선우:신기하네.. 그런 것도 할 수 있구나. (그나저나 생명력이라니, 당신이 말한 요력의 본질이 그것이라면 당신은 생을 잡아채 힘으로 만들어 그것으로 당신의 세계를 지키는 것일까요. 누구보다 요력이 강하다는 말이 어쩐지 지금으로서는 '누구보다 지켜야할 게 많다', 혹은 '누구보다 자신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 의미로 여겨집니다. ...물론 과한 생각이겠지요.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선우에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장난스레 스치는 질문에 황당하다는 듯 바라봅니다) 네 요력이 담긴 거라며. 중요한 거 아냐? (...) 됐어. 비슷한 걸 봐서 그냥 궁금했던 거야.
마츠시메 아카노:예, 아까 선우 옷 바꿔준 것도 요력이고~ 제가 지금 이런 모습 유지하고 있는 것도 요력이니까요. 아, 미아 방지책으로 끈 같은 것도 만드는데~ (조잘 조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마 조금은 신난 듯 계속해서 말은 이어집니다. 이어지는 말에 장난스런 웃음 소리를 흘리다가 이어지는 말에 멈칫합니다.) ...비슷한 걸 봤다고요? 어디서요? 혹시, 누가 가지고 있는지도 본 검까?
선우 선우:미아방지책.. (끈이라면, 아까 썼어도 편했겠다며 실없이 생각합니다. 장난스러운 당신의 웃음이 꽤 편해졌다고 생각할 즈음, 그에 당신이 돌아간다면 한동안 서운할지도 모르겠다고, 그런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할 즈음 당신의 웃음이 멈추고 맙니다. 아쉬워할 틈도 없이 당신이 질문을 던집니다. 그 모습이 단지 생소함으로 물어보던 전과는 달라서 드는 작은 기시감.) ...? 봤지... 응. 누가 가지고 있는지도 봤지..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알고 싶어? (언젠가부터 매고 있던 방울 달린 목걸이. 그것을 보여주는 일은 선우에게 있어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조금, 의아해서.)
마츠시메 아카노:아까 선우가 쓰지 말라고 하기도 해서 못 썼지만 말임다. (이 힘 쓰지 말라고 이야기했잖아요, 그리 덧붙이고는 작게 어깨를 으쓱거립니다. 돌아가면 아쉽겠네요. 그래도, 이곳에서 나름 즐겁다면 즐거운 기억들도 가지고 가기에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이계의 요괴들과 인계의 인간들이 평화로이 어우려져 살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합니다. 이계에서 가끔 인간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만요.) 아, 네. (고개 끄덕 끄덕) 알고 싶슴다. 그 방울, 제가 소중한 분께 드린 거라서.. 비슷한 방울을 본 적이 있다면.. 그 방울을 가진 분을 저도 만나뵙고 싶슴다.
선우 선우:(아, 맞다. 생각을 말로 꺼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민망하잖아요, 자신이 한 말도 기억하지 못해서 불평 비슷한 것을 하는 건.) 아, 그래. (소중한 사람... 아니, 요괴. 당신에게 있어 소중한 존재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지 잠시 상상합니다. 친우, 가족, 스승, 제자, 혹은... 아. 이상하게 얄미운 심술이 심장 한 켠에서 기지개를 키는 기분입니다. 어쩐지, 보여주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아마 당신의 예상은 틀렸을 것입니다. 그러리라 확신합니다. 이상하잖아요, 당신은 이계에 있었을 텐데, 그 소중한 존재는 분명 요괴일 텐데. 그렇다면 제가 가진 목걸이는 당연히 당신의 귀인, 그의 것이 아닐 텝니다. 그렇지만... 예. 아이도 아니면서 단순히 심술 탓에, 저는 당신에게 그 오랜 방울 목걸이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응, 알려줄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만큼, 아니 그보다 조금 더, 당신이 이 목걸이를 봤을 때 보여줄 표정이 궁금했던 탓이겠지요. 결국 한숨 내쉴지언정 심술을 저 아래로 눌러둔 것은. 옷 가지 안에 넣어둔 목걸이를 꺼내 보여줍니다) 그거 나야. 그냥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던 거라. 비슷하게 생겼지? (그렇게 말하며 웃으려는데, 음. 역시 제 인상이 사나운 탓에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합니다.)
마츠시메 아카노:...!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가만히 선우의 방울을 바라봅니다. 선우와 방울을 몇 번이나 번갈아가며 바라보았을까요. 아카노는 가만히 제 앞에 보여지는 방울을 가볍게 손을 대어 만지작거립니다.) 이게 왜 선우한테 있는 걸까요... 분명, 선우와는 처음 만나는 거고, 선우에게 주었던 기억은 없는데.. 누구한테 받으신 검까? (의아한듯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다시 선우의 손에 내려놓습니다. 잠시 아쉬운 듯한 표정이 얼굴에 머물렀지만, 그래도 이내 평소와 다름 없이 웃습니다. 생각을 조금 털어내보려는 듯.) 상상치도 못한 사람에게 방울이 있었네요. 그 방울, 어차피 저에게 준다거나, 버린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진 않으셨을 것 같지만.. 선우가 계속 가지고 있어주십쇼.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웃는 얼굴에 저 역시도 가볍게 눈꼬리 휘며 웃어보입니다. 이번에는 진심이 담긴 듯한 미소네요. 그래요, 아까는 무언가를 지우려 지어보는 미소였다면 이번엔 진심이 담긴 미소였어요.) 웃는 얼굴, 귀여우시지 말임다~ (선우가 어색해하는 게 눈에 보였거든요.)
선우 선우:...(대답을 하지 못한 채 안긴 아이들을 봅니다. 당신의 질문과 제안에 대해서는 잠시 묻어두기로 합니다. 한쪽 무릎을 꿇어 아이들을 올려다보며 천천히 쓰다듬자면, 곧 이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런 생각이... 상념을, 덮었을까요? 어찌 되었든 선우는 아이들을 쓰다듬습니다. 천천히, 위로합니다) 돌아갈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마츠시메 아카노:(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아이 중 한 명을 챙깁니다.) 예, 얼른 가요! 이러다가 시간 늦으면 길 찾기 어려울 지도 모름다~
마츠시메 아카노:....!선우, 괜찮으심까?! (다급하게 선우 옆으로 가서 손을 내밉니다.) 일어나실 수 있으신검까?
선우 선우:... ... (오늘은 축제, 즐거운 날입니다. 쉬지 않고 공부하던 학생들이 긴장을 풀어두고 즐길 수 있는 날. 그런데 왜 자신은 그게 힘든 걸까요. 단순히 사고가 겹쳐서라기엔... 조금, 예. 서러운 것 같기도..) ...됐어. (내밀어준 손을 잡지 않고 혼자 일어서기 위해 땅을 짚습니다. 아까 누른 심술이 지금 튀어나오기라도 했는지. 아이들도 있는데 부끄러운 마음이 반입니다.) 신발은... (없어도 되겠지.)
마츠시메 아카노:저기 선우, 괜찮은 거 맞슴까? 발목 안 좋아보여서 하는 말임다. 제가 부축이라도 해드리겠슴다! (다급하게 선우 옆으로 가서 부축을 하며 일으켜 세우는 걸 돕습니다.) ...많이 아프시면 제가 업어드리거나, 안아드릴 수도 있슴다. 저 힘셈다. 조금 기대주십쇼. 계속돌아다니거나 일하거나.. 했잖아요. 도움이 되고 싶슴다. 계속 선우한테 도움 받는데 이 정도는.. 할 수 있게 해줘요.
선우 선우:아니.. (돕고 싶다는 말에 또 금세 풀어지는 마음이라니. 오늘따라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 일만큼, 감정 폭도 따라주지를 않네요. 스스로 한심하다 생각하면서 당신을 빤히 봅니다) ...진짜 괜찮은데. (기대주라니, 업히라니요. 오늘 하루 종일 도움을 준 것은 분명 당신이었을 텐데. 이유를 알 수 없으면서도 멍했던 얼굴에 조금 웃음이 번집니다) 그게 뭐냐. 내가 애도 아니고.. 됐어. 안 넘어지게 손만. (이 정도는 괜찮겠지.) 손만 좀 잡아줘. (그렇다면, 또 넘어질 것 같아도 당신이 잡아줄 것이고, 무언가 하늘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제가 잡아당길 수 있을 테니까.)
선우 선우:...아카노, 캠프파이어 보고 싶어? 커다랗게 불 피워두고 구경하는 거야. 다같이. (휴식을 바라지만, 아카노는 곧 나의 이계, 당신의 세계로 돌아갈 테니까. 오늘 당신이 도와준 만큼 내일은 자신이 도울 차례입니다. 그 전에 느긋하게 예쁜 불꽃을 보고 싶다면,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마츠시메 아카노:아뇨, 괜찮지 말임다! 지금은 일단 선우 발목이 더 중요함다. 집에 돌아가서 치료하는 게 좋지 않겠슴까? 이건 나중에라도 보면 되고요. (배려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지금은 선우 빨리 쉬게 해주고 싶슴다. 그리 덧붙이면서 이야기하곤 집에 가야하는데, 이번엔 업히겠슴까? 하고 장난스레 덧붙이기도 했다.)
선우 선우:(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럼 돌아가서 쉴까. 치료는... 이 정돈 진짜 괜찮은데.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그냥 삔 정도였을 것이니까요. 어깨 으쓱이고 부러 질색하는 얼굴로) 업히겠냐고... 내가 너를 업고 말지, 너한테 업힐 일은 절대 없을 거다. (큰소리 칩니다. 저도 장난이었는지, 이내 키득이고) 그럼, 갈까... 씻고 좀 쉬자. 하루종일 무슨 일이 이렇게 많아..
선우 선우:음? (당신이 바라보는 것을 보면, 달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이계에는 없어? 저건 달이야. 지구, 그러니까 우리가 밟고 있는 이 행성을 따라다니는 위성. 밤의 태양이라고 하면 될까. 별이랑, 태양의 빛을 받아서 저렇게 빛나는 거야.
마츠시메 아카노:오... 이계에는 없슴다. 그래서, 저희가 보는 밤 하늘은 늘 어두웠어요. 하늘에 무엇도 보이지 않았슴다. (네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이야기하더니, 주변에 있는 별들도 손으로 한 번 가르킵니다.) 이런 것들도 없고요... (신기하다는 듯이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다가,) 인계, 무척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듬다.
선우 선우:(밤하늘이 어둡다, 그건 선우에게 있어 무섭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별, 그것은 누군가를 이끌어주는 잔잔한 빛. 알알이 박힌 빛가루가 없다면, 그 하늘은 퍽 어둡고 외롭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너희는 밤에 무엇을 봐? (그렇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길 잃은 존재를 이끌어줄 빛이 어딘가엔 있을 것이라서, 분명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라서.) 네가 가리킨 것들이 '별'이야. 너희 세계의 별은 뭐라고 생각해? (단지 호기심이었을까요, 조금 낯간지러운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묻지 않고서는 내내 답답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의 세계에도 아름다운 것이 있어서 낯선 이곳에 오면서까지 멸망을 멈추려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이토록 궁금합니다. 당신이 저에게, 혹은 허공에 건넨 마지막 말에 기어코 선우, 지친 하루에도 맑은 웃음 짓게 됩니다) 응, 예쁘지? 내가 밤을 좋아하는 이유야. 밤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단 하나의 이유.
마츠시메 아카노:저희는..반딧불이를 봄다. 그리고, 선우가 말한 별.. 이계의 별, 이것 역시도 반딧불이라고 생각해요. 길잡이라는 의미도 있거든요. 특히 저희 집 앞에 있는 호수가 있는데, 그 곳에는 수백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들이 있어요. 춘하추동을 가리지 않고 나오기도 하고, 어두운 밤의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하고.. 인연이 맺어지는 곳에 반딧불이가 반드시 함께한다는 둥, 이런 저런 전설들이 많슴다. 연인들이 부부의 연을 맺을 때, 반딧불이가 가득한 숲 속에서 하기도 하고요. 반딧불이가 잃어버린 연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믿어서, 그래서 그런다고들 함다. 저도 이런 저런 이유에서.. 정말 좋아함다, 반딧불이. (배시시 웃어보이더니 가볍게 눈꼬리를 휘며 웃습니다. 선우가 웃는 얼굴에 저 역시도 옅은 홍조를 띄며 진심을 담아 웃어보였을까요.) 어둡다고 해도, 언젠가, 꼭 무언가가.. 자신의 길을 찾아줄 거라고 생각해요. 인계의 별처럼, 이계의 반딧불이처럼. 이계와 인계 모두, 아름다운 곳이에요. 두 곳 모두..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슴다. 언젠가 인계에 또 올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지금은 이렇게 하늘 구경도 하며 지내고 있지만, 사실 자신의 본 목적을 까먹어서는 안 되는 편이죠. 마음 놓고, 인계를 구경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선우 선우:반딧불이... (당신의 말을 듣고 있자면, 그곳의 반딧불이는 이 세계의 반딧불이와는 닮으면서도 다른 모양입니다. 이곳의 반딧불이는 더 이상 그토록 은하수 만들어낼 수 없으며, 무엇보다 여름의 한 계절만을 그들의 무대로 삼아요. 그리하여, 이곳의 별 되지 못한 길잡이들.) 너희의 반딧불이, 보고 싶네. 여기는 반딧불이가 여름에만 보여. '10월의 반딧불이'가 있다면, 절대 사라지지 않을 믿음을 준다면... 그건 정말 멋질 것 같아. ( '별'에 대해 말할 적에 선우는 언제나 그랬습니다. 언제나 가득 두른 긴장감을 늦추고, 입꼬리는 올려, 눈매는 부드러이. 그렇게 호선을 그려 양 뺨이 상기되어 있더랩니다. 당신이 웃으면 그것이 별빛을 받아 조금 더 예뻐 보였지요. 아니, 별빛이 당신의 웃음을 받아 조금 더 예뻤던 걸까요. 그건 알 수가 없었습니다. 두 빛에 시선을 빼앗겨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긍정.) 그래. 별도, 반딧불이도 비춰주고 있잖아. 이끌어주는 길을 잡을지 말지를 정하는 건 우리니까. 결정만 한다면 분명 그 다음부터는 어둡지 않을 거야. 떨어지는 별에 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 떨어지지 않은 별은 그렇다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을까. (손에서 전해지는 작은 온기, 손으로 전하는 조금 더 큰 온기. 별의 온도는 몹시나 뜨거워서 사람이 만지지 못한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지금 도움이 필요한 작은 존재에게 적당한 별이 찾아왔기를. 그게 자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무도 모르게 숨겨보았습니다) 그럴 수 있을 거야. 네가 해야 할 일을 다 해결하고 나면 다시 찾아 와. (어느날 갑자기 이곳에 왔듯이, 어느날 갑자기 네가 떠날 거라면. 그렇다면 이번에는 정해진 어느날에 당신이 이곳에 여행 오기를 바랐습니다) 그땐 바쁜 일도 없을 테니까 천천히 구경하자. 그냥... 지금처럼.
마츠시메 아카노: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네요, 이런 게 다른 세계의 매력이라는 걸까 싶슴다. (작게 웃음 소리를 흘리더니 고개를 끄덕임다.) 네, 그런 검다. 10월에 나오는 반딧불이도, 하물며 겨울에 나오는 반딧불이도 언제나 사라지지 않슴다. 보이지 않더라도, 언제나 곁에 있다는 믿음이 사라질 리가 없으니까요. 이끌리고, 또 이끌려가서. 무언가에 닿는 다면 그건 분명 멋진 일일 거라고 생각되지 말임다. (그게 반딧불이든, 별이든 말임다. 당신의 말대로라면, 저기 떠 있는 저 별에 소원을 한 번 빌어볼까요. 다시 한 번 인계로 와, 당신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겁니다. 적어도, 지금 드는 생각은 그랬습니다.) 아, 저도, 선우에게 꼭 보여주고 싶슴다. 저희 이계의 반딧불이. 호수에서 반짝이는 빛을 받으면 배로 더 아름답고, 어두운 하늘이라도 청록빛이 길을 밝혀주고, 또 요괴들을 밝혀주니까요. 선우가 밤을 무서워하는 것 같기도 한데... 그럴 필요는 없을 거예요, 무섭더라도 제가 옆에 있잖슴까? 이렇게 강한 제가. (장난스러운 투로 그리 덧붙이더니, 하늘을 바라보던 시선을 네 쪽을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웃고 있는 그 낯을 바라보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었을까요. 누군가 묻는다면 그렇다, 라고 대답할 수 있을 만큼 당신은 당신 자체만으로도 빛이 났습니다. 이미 무척이나 아름다운 별이 별을 찾는, 그런 느낌. 그래서, 하늘에 수많은 별이라는 것이 떠있더라고 하더라도, 제 옆에 있는 무엇보다 밝은 별을 대신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 좋슴다. 제가 꼭.. 방법을 찾고, 막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 때는 다시 와서 천천히 구경할 수 있도록 해보겠슴다. 귀랑 꼬리도 제대로 숨기고 올 테니, 그 때도 잘 부탁드림다. 이것 저것 구경시켜주십쇼. 선우의 안내 받으면서 있는 거, 제법 즐겁고 좋았슴다. (오늘 하루 종일 말이에요. 이런 저런 모습들도 보고, 함께 돌아다니기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처음 만난 거지만 무엇보다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은 이계에서 동문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지 꽤나 오래된 지라, 친구가 생긴 것 같다는 기쁨을 마냥 떨쳐낼 수는 없었습니다.)
마츠시메 아카노:그러니까... 그 발목은 대체 어떻게 하는 게 좋단 말임까... 혹시 치료할 만한 도구가 있슴까?
선우 선우:치료할 만한... (괜찮다고 해도 걱정하는 당신에 조금 기분이 간지러웠나, 제 목을 쓸어봅니다. 가만 생각하다가 당신의 코를 검지로 콕, 아프지 않게 찌르며) 발목 보호대 있을 거야. 진짜 하나도 안 아프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약간의 정적 후, 이번에도 어김없이 붉어진 귓가.) ...고마워.
마츠시메 아카노:(코가 눌리자 응? 하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가 이어지는 말에 입꼬리 씩 올려 웃습니다.) 뭐가 말임까~고마워 하실 필요 없지 말임다. (히죽 웃더니 괜찮다며 손을 휙휙 내젔습니다.) 피차 도움 받는 사이인데 그렇게 고마워하실 필요 없지 말임다.
선우 선우:어? (당신이 부르면 돌아서 보고, 이어지는 말에 잠시 고개를 모로 기울입니다. 분홍... 별명일까, 하고 추측합니다. 괜찮지 않을 이유는 없었습니다. 어쩌면 아카노보다, 분홍이란 이름이 당신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그렇게 당신의 눈을 보며 생각할 따름입니다.) ...그래, 분홍아. (장난스레, 눈가를 휘어 웃음 짓습니다)
마츠시메 아카노:..역시 이 편이 더 좋은 것 같슴다. 선우한테는 이 이름으로 불리고 싶네요. (네 말을 들은 뒤, 만족스러운 듯, 또 조금은 기쁜 듯한 자그마한 미소를 짓고는 너를 봅니다. 입가에 그려진, 눈가에 그려진 작은 호선들이 모여 당신의 모습이 어여쁘게 보이게 만들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내 다시 책을 바라봅니다.)
선우 선우:(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려울 말을 끝으로 당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저는 한참을 그 옆에 앉아 같이 책을 보는 척 당신을 눈에 담고 있었습니다. 이리 느긋하게 미소 짓는 당신을 보는 것이 이렇게 만족스러울 줄 알았다면, 진즉에 그럴 것을요. 하긴, 당신을 본 지도 하루 조금 더 되었을까요. 그 사이 이러한 '가득함'을 알아채는 게 더 힘들겠습니다. 가만히, 이 장소를 가득 채운 적막을 바라봅니다)
선우 선우:(기지개를 키다 당신을 보면 무엇이 그리 재밌는지, 여전히 문헌만 보는 모습. 쉬자고 했더니 책만 읽는 모습에 독서를 좋아하나, 잠시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시간을 보면 벌써 새벽. 오늘도 열심히 하려면 이만 자야하지 않을까요) 피곤하지 않아?
마츠시메 아카노:아, 전 괜찮슴다. 먼저 주무십쇼. (그렇게 괜찮다며 손을 휘적 휘적 저어보입니다. 시선은 책에서 떨어지지를 않네요. 아무래도 일어날 생각은 없는 듯 합니다.)
선우 선우:(...잠시 당신을 보다가 말없이 창고를 나섭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가져온 것은 방석과 담요. 그것을 방석은 당신의 옆에, 담요는 무릎에 올려둡니다. 이러면 조금은 더 편할까요. 다시 창고를 나서며, 어쩌면 들리지 않을 인사를 건넵니다) 아침에 보자, 우리.
선우 선우:...끝? 이야? (자신은 어디로 빨려들 뻔한 건가요? 무엇에게 물릴 뻔한 건가요? 다리에 힘이 완전히 풀리는 기분입니다)
마츠시메 아카노:네, 끝임다. 수고 많으셨슴다. (읏챠. 안아 들어서 나무에 기대어 앉혀줍니다. 머리도 쓰담 쓰담.) 정말, 정말 해주셨슴다.
선우 선우:(...다 커서 그렇게 안겨 들리자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머리를 쓰다듬 받는 기분도. 그러나 방금 큰일이 있었으니까요. 분명 최선을 다해 겨우 살았으니까요. 그 정도는 괜찮겠다 싶어 나무에 머리를 기대, 그 손길을 가만히 받고 있습니다) ...고마워. (몇 번째의 고마워, 였을까요. 그렇지만 이것 외에 지금을 표현할 단어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긴장에 머리가 굳은 걸까요, 원래 말을 잘 못해서 그런 걸까요.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채로, 겨우, 숨을 몰아쉽니다) 하.... 진짜, 죽는 줄 알았어. 너도, 여기 있는 사람들도, 무엇보다.. (나도. 그런 말을 삼키며 입꼬리를 올려보면, 언젠가 당신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언젠가라고 해도 어제겠지만요. 당신은 저에게 10월의 반딧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 ...떨어지는 별에 대고 소원을 빌어볼까. (낙성의 본질은 사실 대단하지 않습니다. 떨어지는 조각의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 불이 붙어버린 것. 그렇다면 이 행성 안에서 불꽃이 피었다 떨어지는 것도 비슷하다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잘했으니까. 너도 정말 잘했으니까, 떨어지는 별에 소원을 빌어보자, 우리. 분명 들어줄 거야.
마츠시메 아카노:뭘요. 선우가 잘해줬는데 제가 더 고맙죠. 솔직히.. 걱정 많이 했슴다. 아무래도 인간이기도 했고.. 하지만 문을 열 수 있는 건 저 뿐이고.. 그래서 부탁하긴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잘해주셨슴다. 그래서 저도 고마워요, 선우. (가볍게 손을 내리고는, 저 역시도 긴장으로 멎었던 숨을 한 번에 토해냅니다. 여러 번, 여러 번. 최악의 상황에는 둘 다 이채처럼 잡아먹혔었겠죠. 그 최악이 일어나지 않아서 감사하고, 또 힘을 내준 너에게 무엇보다 고마웠습니다.) 하하, 그럴까요.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밝게 웃어보입니다.) 그래요, 분명 소원은 들어주겠죠.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 열심히 했는데 소원 안 들어주면 너무하는 검다. (분명 우스갯소리로 덧붙이는 이야기였지만, 정말이었습니다. 이 정도까지 노력했는데 소원은 들어줘야죠. 우리가, 얼마나 힘을 냈습니까. 하지만, 그 소원은.. 분명 미래의 소망을 야기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마츠시메 아카노: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마지막 절차가 필요함다. 우리가 사냥개에게 인식 당한 걸 기억하는 한, 언제든지 다시 쫓길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 부근의모든 기억을 지워야 함다.
선우 선우:...(실없이 웃다가 가만히 당신의 말을 듣고 있자면, 짧았던, 그러나 무엇보다 깊은 색감의 기억이 조금씩 스쳐 지나갑니다. 그 기억들은 고작 하루 이틀 동안 쌓았다기에는 지나치게 찬연했습니다. 지나치게 어두웠습니다. 그 어떤 시간보다 부족했습니다.) ...지금 당장 지워야 해? (조금은 두려움을 담은 겁쟁이의 눈. 그렇지만 담담한. 고행을 각오했다는 숭고한 무언가가 아닌, 그저 별을 기다리는 담담함. 그런 눈이, 당신에게는 어떠한 모습으로 읽혔을까요. 그게 몹시나, 상황과 안 어울리게도 궁금했습니다. 바라기를, 하루 남짓의 시간만 더 주어진다면. 아니, 반나절만이라도 더. 그렇게, 부족한 시간을 채울 수 있다면.)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무심코 내뱉은 말은 색색이 물든 감정을 내포합니다. 당신을 만나 겨우 하루 동안 쌓은 시간에 대한 기쁨, 그 부분 부분마다 사고가 얽혀 있음에 대한 억울함, 결국 당신에게서 도움만을 받은 것 같다는 미안함, 잊어야 한다는 슬픔, 그러나 잊혀질지언정 사라지지 않을 만남에 대한, 예찬.)
마츠시메 아카노:예, 아쉽지만.. 지금 당장 지우는 게 위험성이 적으니까요. 오래 끌면 끌수록, 아마 우리에게 다가올 위험은 클 거고요. 그러니까.. (가만히 제 눈에 당신을 담습니다. 겁을 먹은 듯 하면서도, 자신을 바라보는 눈은 흔들리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지금껏 보낸 자그마한 시간들은 분명 우리를 즐겁게 했고, 행복케 만들었고, 마음 속에 품을 수 있다면 언제고 꺼내서 볼만한, 그럴 즐거운 추억이 되었을 겁니다. 그게 되지 않는 현실은 야속하지만, 적어도 당신이, 아름다운 인계가, 사라지고 위협을 느끼는 모습은 아니길 바랐습니다. 이계와 요괴, 모두가 소중하지만, 인계 역시도 인간들이 살아 숨쉬는 장소. 그리고, 살아있는 장소. 그렇기에, 내 기억을, 당신의 기억을 포기해서라도 되찾는 안전은 분명 뜻깊을 겁니다. 우리의 기억은 잠시 사라지더라도, 미래를 약속할 수 잇으니까. 기억을 가진 채 미래를 갖지 못한다면, 그게 더 슬픈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우,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린 분명 다시 만날 거예요. 서로를 알아보진 못하겠지만... 선우가 가진 그 방울, 방울이 우리를 이어주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선우.. 다시 만날 그 날까지만,우리가 함께한 축제를 잊어줄래요?
공평하게 저도 잊을 테니까, 선우도 잊으십쇼.
선우 선우:(담담하게 말했지만 무언가의 선고처럼 내려온 당신의 말은, 정말로, 정말로 아파서. 그만큼 예쁜 말이라서. 우리가 서로를 잊더라도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는 말은 그만큼 반딧불이, 별 같은 말이라서 결국 푸슬, 웃음을 흘리게 됩니다. 그러다 고개를 숙입니다. 당신이 제 표정을 알아볼 수 없도록, 아주 숙였습니다. 다리에 얹은 손등, 주먹을 쥔 손등 위로 맑고 투명한 물이 톡 하고 떨어집니다. 숙이기를 잘했지요. 이런 표정을 당신에게 보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목소리는 담담히. 언제나와 같이, 여상스레.) 그렇게 되면, 너의 세계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여상스레... 말했어야 했는데, 무언가가 너무 서러워서. 몇 번을 죽을 뻔하며 사고를 겪고 끝내 넘어졌을 그때보다도 이상하게 지금이 더 서러워서, 목소리는 높지 않은 잔 파도를 닮아버립니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적에 눈가가 발갛게 달아올랐더래지요. 그렇지만 물방울은 더 떨어뜨리지 않고, 언젠가 당신이 칭찬했을 때의 예쁜 웃음을 띄우고야 말았더래지요.) 있잖아, 기억을 지우고... 너무 바로 돌아가지는 마. 떨어지는 별에 대고 소원을 빌자고 했어. (그러니까, 나는.) 기억을 잃어서도 별을 떨어뜨릴게. (그러니까, 너는.) 기억을 잃어서도 떨어지는 별을 눈에 담아줘. (녹색의 눈동자는 약간의 물기를 머금어 페리도트의 색을 훔칩니다. 당신의 눈동자는 마젠타. 그 자체로 빛나는 마젠타는 별이 떨어지는 순간에나마 페리도트 색 별만을 잡아채주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바랐다고 한다면.) 네가 뭐라고 할지 알고 싶었는데. (신목에 기대어 손을 뻗어서 당신의 눈가, 그 아래를 어루만집니다.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간 손길은 어느새 당신의 머릿결을 손에 쥐고 제 앞으로 가져왔습니다.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페리도트를 빛나게 해주던 물방울 하나가 하얀 뺨을 타고 떨어집니다. 그보다 조금 전에 저의 입술은, 당신의 머릿결에 입 맞추었던가요.) 이대로 지워줘. 모든 걸 잊기 전에 내가 나를 알 수 있게. (그래, 단 이틀,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찬란했던 이틀이 제게 심은 감정을, 저는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리 잊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그리하여 이리도 재회를 약속하는 거겠죠.. 눈을 감아, 당신의 머리 한 결에 입맞춘 채로, 선한 친우는 결코 선한 친우가 될 수 없음을 고백하며 당신에게 청합니다. 이대로, 기억을 지워주세요.) ...좋아해. (어떤 의미로든, 네가 받아들이고 싶은대로.)
선우 선우:신관은 믿을 사람이 못 되겠더라. 번견은 악을 배제한다더니... 뭐가악이냐. 그냥 즐길 뿐인 존재들이었잖아.
있잖아, 그때 신당에서 우리 소원 빌었었잖아. 그때 나 뭐 적었는지 안 알려줬었지.
기억하고 싶다고 빌었어. 반딧불이를, 축제를, 곧 있어 볼 불꽃놀이를... 이 세계에 담긴 모든 나의 기억을.
그렇게, 너와의 기억을 언제까지고 담고 싶다고 바랐어.
절대 잊지 않아.
제발 잊지 마.
선우 선우:나는, 널, 절대 잊지 않을 거야.
마츠시메 아카노:하, 하하... (작게 웃음소리를 흘리더니 그대로 네 팔을 끌어당겨 가볍게 이마를 맞댄다.) ..멋대로 보냈다고 화낼 줄 알았더니, 이렇게 울어버리시면.. 제가 어떡함까.. (잡았던 팔을 놓고, 그대로 네 손에 다시금 방울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나서야, 일그러진 얼굴로 웃더니 네 얼굴을 손으로 감싸 눈가를 쓸었다. 미안함다, 피묻은 손으로 이래서.)
선우 선우:어떡하긴, 뭘 어떡하냐. 내가 너를, 그리고 네가 날. 계속해서 기억하면 되는데. (떨어진 눈물은 방울에 닿아, 얼음이 깨지듯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선우는 당신을 안고, 그렇게 손을 잡아, 왜 이렇게 다쳤냐고. 고생이 많았다고. 그런 의미로 밤을 천천히 쓸었습니다. 쓰다듬었습니다. 밤은 지친 걸까요. 역시 휴식이 필요하겠지요. 괜찮습니다. 밤을 밝힐 달이 여기 있습니다. 눈물 비산한 방울은 우리 둘의 손에서 아직, 짤랑. 그렇게 소리 없이 기억을 담아줄 거예요.) 그리울 거야. 보고 싶을 거야. 언제까지고... 기억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