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Stack Icecream Hein
[마가리타] 10월의 반딧불이
TRPG PlayLog/Silvia

이 을 따라가자.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 약속되어 있어.

Kpc.시라하 츠유    Pc.우오즈미 아오이
실비아 A. 신테르토    러셀 머메이드

Written By.청서

41H 30M

 
 
 
·· MUSIC ··주크박스▶ ❚❚ ━━━━⊙━━━━━━━─ 0:00
제가 브금은 주크박스를 사용해서... 클릭해서 들어와주시면 돼요!
 
좋습니다아
 
그럼... 아오이군!
 
가장 자신있는 판정 하나 굴리고 출발합시다
 
우오즈미 아오이:
외모
기준치: 90/45/18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
 
...
 
이 빛을 따라가자.가장 아름다운 광경이 약속되어있어.
 
Call Of Cthulhu FanMade ScenarioWritten by. 청서
 

 
KPC 시라아 츠유 PC 우오즈미 아오이
 
Date 2023年 07月 22日
 

 
...
 
도입
 
문학선생님: 자율 학습 시간에 딴짓하지 말고. 선생님 자리에서는 다 보여!
 
7교시 문학 시간은 자율 학습 시간입니다.
 
어느덧 일주일 뒤로 훌쩍 다 가온 2학기 시험을 대비해,
 
몇몇 학생들은 고개를 숙여 공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죠.
 
그렇지 않은 (대체로 공부에 무관심한) 사람들은 쪽지를 돌리거나,
 
제출하지 않은 전자 기기를 만지작거리거나, 들키지 않게 귓속말을 주고받습니다.
 
교탁 앞에 앉아 계신 문학 선생님은 눈매가 사납고 목청이 시원한 분입니다.
 
엄포를 놓으신 지 3분 만에 꾸벅꾸벅 졸고 계시지만요.
 
꺼내둔 교과서는 수업이 없으니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밋밋한 교복 소매 끄트머리에 달린 단추가 흰 형광등 빛을 반사합니다.
 
그 안에 비치는 납작하고 둥근 풍경,
 
이곳이 바로 당신이 사는 세상입니다.
 
여기는 지구, 평범한 인계(⼈界),
 
아오이는 시일 고등학교 3학년 A반 학생입니다.
 
이 교실에는 차분하게 머리카락을 넘기며 수학 문제집을 풀어내는 반장도,
 
엎드려서 부족한 잠을 충전하는 옆자리 친구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팔 천구백 개의 다리를 가진 뱀이 떨어지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인어, 좀비, 식인 괴물, 외계인 역시 아오이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상식의 선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됩니다.
 
이곳은 아름답고, 평화롭고...,
 
무료한 세계입니다.
 
문득, 교과서 사이에 끼워둔 학습지 한 장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주워볼까요? 아님 편하게 하고 싶은 걸 해도 좋아요!
 
우오즈미 아오이:(······ 아~ 귀찮은데······) (그래도 줍습니다······모범생이니까! [아님])
 
아! 아오이군 모범생이군요?
 
(하긴 체육계니까 학교는 잘 안 오겠지...)
 
아무튼 줍기 위해 몸을 숙인다면 아오이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동급생들의 다리
잠깐! 이전 수업이 체육이었으므로 전부 체육복 바지를 입고 있습니 다. 10월은 가을이므로 긴 바지임이 틀림없죠.
 
아무튼 다리와, 책상다리, 바닥을 뒹구는 학습지, 의자 다리, 뒤편의 사물함,
 
그리고 빛…….
 
빛?
 
깜빡, 깜빡.
 
그것은 정교하게 찍어낸 풍경 속에서 오로지 이질적으로 존 재하는 청록색 빛입니다.
 
아오이가 머리에 피가 쏠릴 정도로 몸을 숙이고 빛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면,
 
대여섯 개의 푸르스름한 빛들이 간간이 점멸하며
 
닫힌 아오이의 사물함 틈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빛이 아니라 이건…….
 
 ✷ 교육or생물학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반짝이는 벌레입니다.
 
해괴하게 생겼네요.
 
지금은 10월이죠.
 
도심 한복판, 그것도 학교 사물함 안에서 대체 무엇이 나오고 있는 걸까요?
 
우오즈미 아오이:(······ 옆자리 친구 깨워보기······. 나 사물함에 벌레 있는 것 같은데. 바꿔야하는 거 아닌가?)
 
짝꿍: 으응, 우오즈미… 왜…. (부스스한 얼굴로 쳐다본다...) 쌤이 깨우래…?
 
우오즈미 아오이:일단 잠 깰 필요가 있던 건 맞는데······. (자기 사물함 가리킨다. 어이없는 표정······.) 저거 안 보이나?
 
짝꿍: …? 뭐가? 사물함이 왜…? (눈 부비적.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갸웃인다.)
 
우오즈미 아오이:(아?) ······ 뭐가 ······ 나오고 있잖아? 무슨 이상한 ······ 반짝이는 벌레같은 게? (어이없음 중첩되는 중···.)
 
짝꿍: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야말로 아직 잠이 덜 깬 거 아니야?
 
대화하는 동안 어이는 계속 사라지는 가운데…
 
시선을 집중하고 있으면…, 사물함이 저절로 열립니다.
 
교과서, 실습 준비물, 헤어밴드 등등….
 
아오이는 평소 사물함에 무엇을 넣어뒀던가요?
 
우오즈미 아오이:(········· 아마도 저게 끝? 끽해봐야 물병과 체육복이 하나 더······.)
 
그래요, 분명 그랬을 텐데…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새카만 구멍만이 사물함 안에 존재합니다.
 
블랙홀처럼 회오리치는 그것은 차츰차츰 주변을 검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빛이 깜빡이고 있습니다.
 
 ✷ 이성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문학선생님: 우오즈미 아오이!! 소지품 떨어졌으면 얼른 줍고 얌전히 자습해라! 떠들지 말고!
 
어느덧 일어난 문학 선생님이 입가의 침을 벅 눌러 닦고 꾸중합니다.
 
놀라운 광경임에도 불구하고, 아오이를 제외한 주변 그 누구도 이 상황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인생 제일 억울해지는 중······.)
 
억울하다……
 
짝꿍: 근데 너 사물함은 왜 열어둔 거야? (네가 털릴 것 같지는 않지만) 털릴 지도 모르니까 얼른 닫고 와, 그리고 저 쌤 좀 깐깐하잖아…
 
우오즈미 아오이:(······ 선생님께 입모양으로 죄송합니다~ 한 번. 사물함 한 번 ······ 짝꿍 얼굴 한 번 ······ 한숨도 한 번······.) 글쎄, 내가 연 게 아니라니까. ······ 일단 닫고는 오겠다만.
 
뭔가 이래저래 억울한 상황이 되기는 했지만…
 
사물함 문을 닫고, 다시 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풍경의 일부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죠.
 
하지만, 아오이의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지나치게 환상적입니다.
 
형광등 빛만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는 교실 곳곳에 푸른 녹음의 빛을 발하는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아오이가 사물함으로 다가가는 와중에도,
 
사물함 내부의 구멍에서는 고요한 바람이 먼지부터 집어삼키며, 제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직 아오이를 위해서만 준비된 초대장처럼요.
 
사물함을 닫기 위해 손을 뻗자,
 
세찬 바람이 구멍 안에서부터 휘몰아칩니다.
 
비명과 함께 누군가가 아오이의 이름을 외칩니다.
 
순식간에 사위가 어두 워지고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됩니다.
 
볼펜의 끝으로 바닥을 긁어내리는 소리나,
 
종이가 팔랑거리는 소리까지도.
 
지금 이 순간부터 벌어지는 일은 온전히 아오이, 당신 혼자만의 것입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잡아당기는 감각이 들이닥치고,
 
딸랑, 딸랑….
 
어디서 울리는 것인지 모를 방울 소리만이 메아리칩니다.
 
...
 
...
 
...
 
─────── ───────
 
一日
 
첫 만남
 
...
 
???: 이,일어나아, 이런곳에서 자면 곤란해.
 
어둠 속에서 사흘간 아무것도 마시지 못한 것처럼 걸걸한 음성이 들립니다.
 
그 외에도 북소리, 웃음소리, 피리 소리,
 
시끌벅적한 행인들의 목소리가 머나먼 곳에서 희미하게 울려 퍼집니다.
 
아오이는 설마, 꽃다운 나이에 죽어버린 걸까요….
 
죽었다면 이 고약한 냄새의 출처는 어디인가요?
 
설마 여기는 지옥?
 
그리고 아오이는 왜 눈을 떴음에도 아무것도 볼 수 없죠?
 
우오즈미 아오이:(······ 진심으로 억울해짐! 나 인터하이도 못 했는데!)
 
 ✷ 지능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오이는 지금 자신이……
 
…쓰레기통을 뒤집어쓰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우오즈미 아오이:(········· 하·········.)
(벗어납니다······.)
 
:ㅋㅋ귀엽군요.
 
쓰레기통을 걷어낸 아오이는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저녁 무렵이며,
 
아오이가 누워있던 곳은 보기 드물 정도로 거대한 나무 아래입니다.
 
금색 새끼줄이 이리저리 드리운 게, 신성해 보이네요.
 
몸 상태를 점검해보니, 쓰레기통을 뒤집어쓰긴 했지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상기시켜줄필요없는데,)
 
아오이의 주변에는 교실에 있던 물건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교과서나 필통이 든 아오이의 가방,
 
사물함에 있던 소지품,
 
웬 러브레터와 선물들…
 
빗자루와 대걸레….
 
그리고, 음.
 
두 발로 선 붉은 여우와 마주칩니다.
 
붉은 등을 든 여우는 옷을 입고 있으며,
 
마치 사람처럼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습니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 이성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그런 아오이를 관찰하던 여우는 대뜸 길고 높게 비명을 지릅니다.
 
???: 서, 서, 설마….
인간이다!!!!!!!!!
 
아하!
 
아오이를 깨운 목소리의 주인은 이 여우였습니다.
 
그러나 아오이가 비명에 놀랄 틈도 없이,
 
여우의 소리에 반응한 무언가 가 재빠르게 하나둘씩 나무 주위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세찬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착지하는 것들은…
 
정체 모를 벌레, 도깨비불, 목이 비틀린 남자,
 
뿔이 달린 여자, 여러 동물이 조합된 고양이, 두 발로 걷는 쥐….
 
하나같이 전부 인간이 아닐뿐더러 무시무시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귀여운 축에 속하는 여우가
 
털을 빳빳하게 세우고 제자리에 서 길길이 날뜁니다.
 
 ✷ 관찰력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공포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생명체들,
 
―굳이 정의하자면 요괴라고할까요―
 
은 전부 비슷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마치, 다 함께 어떤 소속감을 나타내는 것처럼요.
 
요괴들은 마치, 길을 잃고 집안에 들어온 야생 동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아오이를 살펴봅니다.
 
개중에는 손(으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만지려고 하는 요괴도 있습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이게 뭐지·········. 손-으로 추청되는 것이지만, 일단···-부터 막아본다. 인생 살면서 쓸 모든 어이가 털리는 중······.) 이보시오. 예의가 아닙니다. 여기가 ······ 어디길래 이럽니까?
 
정체 모를 벌레: 우와, 정말 인간이잖아. 듣던 대로 말도 하는데! 이봐, 더 말해볼래?
 
도깨비불: 미호, 왜 발견하자마자 바로 말하지 않았어?
 
미호: 쓰, 쓰레기통 도깨비인 줄 알았지!
 
뿔이 달린 여자: 이상한 옷을 입고 있네. 문을 열고 온 건가?
 
두 발로 걷는 쥐: 규칙을 지켜. 요괴 5대 철칙을 잊은 거 아니지?
 
호기심을 보였던 것도 잠시, 요괴들은 그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그래요, 지금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는… 차츰차츰 악의적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도깨비불: 하지만, 우리끼리고 아무도 모를 거야.
 
두 발로 걷는 쥐: 안 돼! 선생님께 이른다!!
 
뿔이 달린 여자: 그럼 넌 빠져. 우리끼리 잡아 먹어버리자.
 
도깨비불: 좋아! 누가 어느 부위를 먹을래?
 
우오즈미 아오이:(진심?)
 
뿔이 달린 여자: 그나저나 저렇게 잘생긴 인간이 있다는 건 못 들어봤어! 좀만 더 구경해보면 안되나? (기웃.)
 
우오즈미 아오이:(지끈·········.) 영대답부터 해 줄 생각은 없으시고? (잡아먹니 뭐니······, 야자나 얌전히 할 걸 후회 중. 미간 한 번 짚는다······.)
(*어메야 오타가!!)
 
우리 아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뷔페 거리가 되어버린 상황이…… 황당하기 짝이 없을 것 같네요….
 
요괴들은 조금 귀를 기울이는 듯 하다가도
 
곧 자기들끼리의 대화에 열중합니다.
 
그리고 몇 분 후…, 드디어 토의가 끝났는지!
 
이빨이 유독 많은 늑대 요괴 하나가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아오이를 향해 돌아섭니다.
 
털이 복슬복슬한 발끝에 삐져나온 발톱이 날카롭습니다.
 
차츰차츰 어두워지는 저녁 하늘,
 
컴컴한 배경을 등지고 아오이를 바라보 는 노란 눈은 분명,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늑대인간: 간만에 인간이라 반가웠지만, 미안하게 됐어.
감사히 먹도록 하겠다.
 
뒤는 거대한 나무, 앞과 옆은 정체 모를 괴물들.
 
아오이는 도망칠 곳은 없습니다.
 
아아, 이렇게 끝인 걸까요….
 
이토록 낯선 곳에서 요괴들의 간식거리가 될 운명이었다니,
 
아오이가 사물 함 문을 닫으러 가지만 않았어도….
 
망할 문학선생님이 눈치없이 꼽만 안 줬었어도....
 
어쩐지 안타까운 독백이 들리는 것 같던 그때,
 
아오이의 발치에 나뭇잎이 몇 장 떨어집니다.
 
경쾌하게 울리는 방울 소리와 함께요.
 
그리고 나뭇잎이 추락하듯,
 
'어떤 것'이 사뿐히 땅바닥에 내려앉습니다.
 
...
 
...
 
─────── ───────
 
일순 아오이를 둘러싼 세계의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머리카락이나 옷 깃이 무척이나 느리게 흔들려서,
 
마치 억지로 녹화된 테이프를 잡아 늘인 듯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아오이는 하늘에서 무엇이 떨어졌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은색의 긴 머리칼을 가진…
 
마찬가지로 인간과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요괴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기묘하게도 당신에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존재.
 
그것은 요괴와 아오이 사이를 가로막고 요괴들에게 시선을 던집니다.
 
거대한 나무 아래에서 산들바람이 붑니다.
 
방금, 방울 소리가 울렸던가요?
 
???: 다들, 벌써 철칙을 잊은 거예요? 정말….
문을 넘어온 손님은 건드리지 않기로 선생님과 약속했잖아요. 얼른 영월호로 돌아가요, 얼른.
 
나무 위에서 내려온 요괴가 그렇게 말하면,
 
다른 요괴들은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더니….
 
도깨비불: 흥. 그래, 츠유 네 마음대로 해.
 
늑대인간: 쳇, 인간이 별미래서 기대했는데…
 
라고 말하며, 처음 등장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립니다.
 
미호라고 불린 붉은 여우 역시 벌벌 떨면서 다른 요괴들과 함께 자리를 떠납니다.
 
아오이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았던 상황이 순식간에,
 
어쩌면 허무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그제야 츠유라고 불린 요괴가 아오이를 향해 돌아봅니다.
 
시라하 츠유:저기… 미안해요. 친구들이 무례했어요, 대신 사과할게요. (꾸벅…)
 
우오즈미 아오이:저런 것도 친구들이라고 둡니까? 별······. (한숨 한 번, 목소리 누그러뜨리려 고개 숙이고 헛기침도 한 번. 다시 눈 마주친다.) 예, 감사합니다. 그래도 ······ 덕분에 한 번은 살았군요.
 
시라하 츠유:하하… 그, 다, 다들 인간은 처음 봐서 그럴 거예요…! 아무튼, 정말 죄송하게 됐어요. (머쓱하게 머리카락 만지작거리다가 시선을 한 번 돌리곤.) …그런데, 느끼셨겠지만… 이곳은 인간이 있을 곳이 아니에요. 그래서 바로 돌려보내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문이 열리는 시기가 아니라서, 바로 돌려보내드리지는 못할 것 같아요. (손 꼼질거린다.)
 
우오즈미 아오이:(······ 널린 게 인간인데? 인계만 살다 온 이의 편협한 시선······. 의심만 늘어가는 눈빛이다. ······ 목숨 구해준 존재에게 할 행동 아니므로 금방 거뒀지만.) 그래서 ······ 여기가 어디냐고 두 번을 물었지요.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덥니다. 여기가 대체 어딥니까? 뭐 ······ 내가 죽어서 온 건가요?
(하······. 그래도, 목숨 구한 지금은 이곳이 자율학습보다 낫다고 합리화하기.) 괜찮습니다. (······ 아니, 것보다.) 그쪽은 또 누굽니까?
 
시라하 츠유:(으음… 괜히 시선 굴리다가 방긋 웃는다.) 제가 한 소리 해둘게요...! 인간을 볼 수 있는 건 정말 소수의 사람들 뿐이라서, 거짓말은 아니에요... (과연 진짜로 한소리 할 지는 의문이겠지만.)
아, 궁금한 게 많기는 하겠네요. 그러니까, 하나씩 답해드리자면~… 일단 이곳은, 이계에요. 인계와 이어진 곳……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저는, 신목을 관리하는 사람! 그러니까, 신목을 통해서 넘어온 인간 친구들을 안전하게 돌려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름은 시라하 츠유에요. 친구는… 이름이 뭐예요?
 
우오즈미 아오이:글쎄요. 그 쪽 성격이 한소리 할 만큼 엄격해 보이진 않는데···. (이런다. 목숨 구해준 존재에게 할 소리 아니랬지! 스스로 머리 내리치는 상상 한 번. 호의엔 화답해야 한다. 시원한 미소도 한 번.)
(······ 일단 이해는 해보려 노력하는 중. 그래도, 평범한 인계에서 편협한 시선 가지고 십 몇년 살아왔으니, ㅡ게다가 이런 비슷한 내용의 서브컬쳐에도 무지하니!ㅡ 제대로 알아들을리가. 그래도 고개는 끄덕인다.) 대충은 ······ 알 것 같습니다. 내가 돌아가려면 그 쪽이 도움 좀 주어야 한다는 것 까지는요. (그러니 내가 신세 좀 져야한다는 것도. 이건 입 밖으로 안 냈다.)
우오즈미 아오입니다. 시라하 씨······, 호칭은 이 정도면 충분합니까?
 
시라하 츠유:... ... (정곡을 찔려서 큼큼. 괜히 헛기침이나 하면서 딴청을 잠시 피운다. 그래도 웃는 낯에 다행이라는 듯 가볍게 눈웃음 지어보이기도 했던가.)
(못 알아들으신 것 같은데 괜... 찮겠지? 음음.) 혹시 궁금한 게 있으시면 편하게 물어봐주셔도 괜찮아요, 제가 해야하는 역할이기도 하고… 이왕에 같이 지낼 거, 이런 저런 이야기들 하면 좋잖아요? 오자마자 안 좋은 일을 겪게 만들었지만…! 그, 그래도 즐겁게 계시다 가시면 좋... ...지 않을까요? 저희, 내일부터는 축제도 하거든요! (한결같이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이다. 별 생각 없어보인다면? 그게 맞기도 하고.)
아, 네! 뭐든 편하신 대로 불려주시면 저야 괜찮아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럼 저도 우오즈미군… 정도로 부를게요. (방긋)
 
우오즈미 아오이:(······ 못 알아들은 거 티나나? 마주치고 있던 눈동자 한 바퀴 굴리고···, 뭐, 그래도, 제대로 모르는 거 생겼을 때 물어본다 해도 잡아먹으려 들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까······. 그런 생각.) 안 좋은 일이 조금 많긴 했지만요. 내가 죽어서 온 게 아니라는 건 다행이어도.
······ 이런 곳에 축제도 있다고요. 진짜로 별 게 다······. 예, 축제정도야 즐겁긴 하겠다만. (그래! 이왕에 같이, 즐겁게 지낼 생각이라면······,) 말 편히 하는 건 어떱니까? 솔직히 말하면 그 쪽이 제일 의외였거든요. 여기에서 눈 뜨고 가장 먼저 보인게 예의라곤 말아먹은 사람들이었어서. 초면에게 반말 듣는 것 방금 익숙해졌으니 편히 말씀하셔도 됩니다. 나부터 할까요?
(이러면서 호칭은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자신이 말 편히 하는 게 더 익숙해서 저런 제안 한 것이지만······. 따라서, 저 쪽에선 거절해도 이 쪽은 일방적으로라도 말 놓을 심보. 그야, 겉보기엔 나이도 비슷해보이니······.) ··· 나이까지 묻는 건 실롑니까?
 
시라하 츠유:죽게 내버려둘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무사히 돌려보내줄게요. (못 미더워보일지는 몰라도, 저 이계에서 꽤 강한 요괴거든요? 하는 말도 장난스레 덧붙인다.) 아, 우오즈미군은 말 편하게 해도 돼요! 저는 존대가 편한 거라서… 헤헤, 오히려 말을 놓으면 어색하게 되어버린 달까요? …그래도 나중에 한 번은 해보고 싶긴 하네요. (웃음 소리 흘리다가 이어지는 질문에 잠시 고민한다.) 그러니까, 음. 실례랄 것까지는 없는데? 인계랑 이계는 시간의 흐름이 조금 달라서… …음, 저는 여기 (뒤쪽 가르킨다.) 여기 있는 영월호에 다니는데, 여기 최고학년이거든요…? (대충 5-700살의 요괴들이 다니는 교육기관…인데요오… 말 꼬리 흐리면서 눈치.) 그치만 저희 겉으로만 봐서는 비슷해보이니까 나이는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진짜요! (저쪽은 아무말도 안 했는데 혼자 벌써부터 난리다.) 우오즈미군도 학생인 것 같고, 저도 영월호의 학생이니까...! 음, 결론은 비슷하다는 의미죠! (아무튼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뜻이다.)
 
우오즈미 아오이:그럽니까? (흠······.) 구해주셨으니 한 번은 믿어보겠습니다. (시원한 웃음. 믿는 기색은 ··· 존재한다.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닌 것 같아보여 문제이지······.) 존대가 편하단 사람은 또 처음 봅니다. 역시, 그 쪽이 제일 의외라니까요···. 나중에 해 보고 싶으시담 편히 놓으십시오. 저야 뭐, 아까도 말했잖습니까? 초면에게 반말 듣는 거 적응해 본 참이라고.
(이번에도 말 가만히 ··· 듣는다. 들을수록, 표정이 조금···, 어색하게 굳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얼굴 표정에 웃음은 여전한데 놀라운 듯 눈만 동그랗다. 말꼬리 흘리는 대화 상대에 눈 가늘게 뜨고선······.) 제대로 폐를 끼친 것 같은데······. 진작 말씀 좀 해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랬다면 예의 좀 더 차렸죠. (눈 한 짝 조금 찌푸리고 웃는다. 뭘 잘했다고···. 어색한 듯 뒷머리 몇 번 쓸어내렸다.) 아니, 그래요, 대충 이곳이 나 살던 곳이랑은 많이 다르단 건 알아도···, 숫자 개념까지 이렇게 다를 줄은 상상도 못 했거든요. 그래도 뭐······, 내 마음대로 말은 놓을 거지만. 방금 허락해 준 거지? 자네. (손 내민다. 악수라도? 반갑다는 의미에서.)
 
시라하 츠유:네에~ 감사해요! (후후.) 보통 신목을 통해서 넘어오는 친구들도 오고 싶어서 오는 건 아니다보니 제가 보통 안전하게… … (역시 이건 친구들이라도 커버를 못해주겠다… 얘들아… 장난(?)은 적당히 쳤어야지…!! 하여간에 요즘따라 규칙 안 지키는 친구들이 늘어났어... 그리 꿍얼거리다가, 우선은 알겠다며 고개를 가볍게 끄덕거린다.) 다른 친구들이 아까같은 짓 못하도록 꼭! 지켜드릴게요! 약속! (제법 비장하게 이야기했다. 믿어본다는 말은 했으니 이제 본인이 믿을 수 있도록 행동하는 수밖에 없겠지….)
폐라고 생각 안 하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팔자 눈썹 만든 채로 손을 내저어보인다.) 저도 그리고 반말이 익숙해요. 다른 친구들도 거의 대부분 저한테 예의 차리지는 않으니까. 아, 네! (허락한 거 맞죠! 그리 덧붙이고는 내밀어진 손을 연신 바라보다가 그대로 네 손을 맞잡으며 환하게 웃었다. 신나서 잡은 손을 흔들어댄다.) 잘부탁드릴게요, 이계에 있는 동안!
아 참, 또 중요한 거 까먹을 뻔했네요…. 신목이 이계와 인계를 잇는 문이에요. 우오즈미군도 신목을 통해서 오신 거죠? (맞겠지?) 문은 보통 축제 시작할 때, 그리고 축제가 끝난 후에 한 번씩 열리니까… 축제가 끝나는 사흘 정도 뒤에 열릴 거예요! 이왕 있게 된 거 축제 구경도 시켜드리려고 하는데… …음, 또 난폭한 친구들이 위협할 지도 모르니까… 인간인 걸 들키기 전에 쓰레기통 도깨비 흉내라도 내보는 건 어떠세요? (농이다.)
 
우오즈미 아오이:(안전하게···. 눈 가늘게 뜬다. 확고한 불신의 표정! ··· 물론, 어디까지나 장난이다.) 어쨌든 시라하 씨는 나 잡아먹으려고 들진 않았으니까. 이곳에서 가장 믿을 사람은 시라하 씨밖에 없지 않겠나? 뭐······. (아직은 그렇게까지 믿음이 안 가긴 하다만······. 이번에도 말로 꺼내진 않았다. ··· 아마, 표정에서 조금 티나나?) 그리 말해두고선 나 두고 도망갈 이로 보이지도 않고. (··· 하하!) 그래, 약속. (이번에는 새끼손가락만 편 손 내밀었다. 약속은 제대로 해야지?)
그러니까, 별 이상한 것들까지 친구로 받아준다고···. 너그럽군, 사람이 참. (바람 빠지는 웃음······. 뭐, 초면인 사람 이렇게까지 도와주려면 ··· 그 정도로 착한 성격이 아닌 이상 무리겠지만.) 그래, 잘 부탁하지. (내 목숨을. 농담마냥 덧붙인다. ··· 겪은 일 되짚어보니 조금은 진심이다. 방긋 웃는 표정, 타의로 흔들리고 있는 손에서는 힘을 빼고···, 남은 손으로 앞머리를 정리했다. 아마 난장판일 테니. ······ 쓰레기통이 있던 곳이니까!)
(··· 아?) 신목으로 왔다기엔, 글쎄······. 난 그냥 평범하게 교실에 있다가 끌려왔는데. (··· 우리 학교에 신목이 있긴 하지만. 그걸 아나? 고개 기울였다.) 아니, 그것보다, 그 나무 탓이라고? 그래, 영험하다든가 하는 건 들었지만···. (진짜 이런 게 있을 줄은 몰랐지···. 지끈! 미간 짚는다.) ······ 나보고 저거 다시 한 번 뒤집어 쓰라는 소린가? 이봐. 지켜주기로 했으면 더 편하고 안전한 방법 좀 생각해달란 말이야. (하하! 이거 참. 이래서야 믿을 수가 있겠나? 장난스러운 웃음. 한 쪽 눈은 가볍게 찌푸린 채이다···.)
 
시라하 츠유:(손가라 걸고 고개 끄덕.) 약속 어기면 제가 뭐든 해드릴게요. 이런 걸 뭐라고 하더랃, 음. 소원들어주기? 같은 느낌으로다가? (농조.) 초면인 만큼 거창하게 바라시는 건 없을 것 같지만, 먹고 싶으신 거라던가, 하고 싶으신 거라던가~ 뭐든 책임져드리죠! 믿고 맡겨주세요~ 신뢰도 상승하도록 저도 노력해볼게요! (사실 꼭 약속이 아니더라도 해줄 생각이기는 하지만. 당신은 있는 게 없으니…(…) 그리 생각하며 잡았던 손을 놓고는, 함께 머리 정리하는 걸 도와준다. 군데 군데 묻어있는 것 같은 먼지도 한 번씩 떼어내주고.) 아무리 짖궂은 친구들이라고는 하지만 전 이계에 사는 사람들을 모두 좋아하니까요. (후후) 게다가 아직 어린 요괴들이기도 하고~….
…? 교실에서요? 몇 백년 동안 신목을 관리했지만 그런 전례는 없었는데….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가볍게 귀가 한 번 쫑긋거리고…) 아, 음. 아무튼, 맞을 거예요. 제가 알기로는 어떤 건물 뒤에 있다고 들었거든요. 이계에도 신목이 있고, 인계에도 신목이 있어도. 두 세계가 이어지는 매개체가 신목이고… …이계의 요괴들은 대체로 제가 인계 쪽으로 가는 걸 막고 있어서 가지 못하는 편이랄까… (그나마 다행이죠. 난장판 벌일 거 같아서 가끔 불안해요.) 하하! 당연히 농담이죠~ 걱정마요, 방법은 생각해둔 게 있기는 해요! 내일 축제 가기 전에 변장하는 거 도와줄 테니까 너무 걱정말아요. 아까 이야기했던 거 기억 하시죠? 저 정말로, 이계에서 가장 강한 요괴예요. 이계에서 가장 요력이 많으니까! (괜히 머리 정리하던 손으로 한 번 쓰다듬고는 내린다.) 그만큼 제가 옆에 있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편히 즐길 수 있도록 해드릴 테니 너무 걱정은 말아요~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 받고, 상황이 정리되자 그제야 시야가 넓어집니다.
 
탁 트인 주변은 숲속이 아닌, 어떤 건물 앞입니다.
 
아까 츠유가 가르켰던 건물이니, 이 곳이 영월호라는 곳인 모양입니다.
 
건물의 건축 양식은 동양의 것과 유사하지만,
 
어느 한 나라의 것이라고 콕 집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건물에는 츠유와 같은 옷을 입은 요괴 몇몇이 드나듭니다.
 
시라하 츠유:아 참, 우오즈미군. 저희 집은 저기, 산길을 타고 올라가야지 있거든요. 다치신 곳이라던가… 있으신가요? (업고 가야하나?)
 
우오즈미 아오이:정신적으로 다친 곳을 제외하면 (아니다.) 아마 없는 것 같군. 나야 뭐, 아주 건강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 왜. 다쳤으면 들고 가기라도 하려 했나?
 
시라하 츠유:그건 다행이네요... 다행인가? 정신적으로 다친 건 어떻게 치료해줘야하죠...? (시선 데굴 데굴...) 아~ 네! 맞아요! (고개 끄덕 끄덕) 힘드시면 업고라도 가려고 했죠! (둘의 키 차이는 22센티다.)
 
우오즈미 아오이:(······) 이봐. 농담은 농담으로 받게.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고. 미안해지니까. (검지로 상대 머리 가볍게 툭. 표정은 ··· 시원한 웃음이다. ··· 곧이어 조금 바뀌긴 했어도? 놀란 얼굴. 입만 웃고있다. 어이없음이 ··· 조금 섞였나.) 아니, 내가 안 업혔을 것 같다만······. 필요 없다네. 괜찮아.
 
시라하 츠유:헤헤, 그래도요. (톡. 밀린다. 눈 한 번 깜박이고는 눈웃음 지었다. 어이없어 하는 너와는 반대되게 상당히 해맑았다….) 다치면 치료해드릴 수도 있으니까! 혹시라도 다치시면 저한테 바로 말씀해주세요~ 저희집은 이 쪽이요! (어쩐지 으슥하고 외져보이는 산의 입구 하나 가르키며…)
 
우오즈미 아오이:웃기는······. (손바닥 펴고선 ··· 머리 쓰다듬듯 한 번 내려두고 거둬낸다.) 나 지켜준다며? 애초에 다칠 일이 없도록 만들어주어야지. 원래 있던 곳에선 좀 귀한 몸이란 말일세. (아니다. ··· 체육계니까, 반쯤은 맞나?) 그래도 신세 좀 지지. 응···, 살짝 긁힌 거로도 찾아갈 거니까 각오하게. (방긋! 곧이어, 가리켜진 곳 이리저리 둘러보고선······.) 뭐 이런 곳에서 다 사나? 귀신이라도 나오겠군. (습. ··· 여기에도 괴담이 있나? 조금 고민 중···.)
 
시라하 츠유:(손 올려졌던 곳에 한 번 자기 손 올렸다가 내린다.) 아, 그게 맞는 얘기기는 하네요...! 그렇게까지 귀해요? 물론 사람들은 누구 하나 빼놓을 거 없이 귀하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귀한 거라면~ (살짝 허리를 숙이며 고개를 앞으로 내민다.) 극진히 모셔야겠네요, 그쵸? (말투는 퍽 장난스러웠다. 하지만 진짜로 극진히 모실 생각도 있는 듯 눈빛은 진지했다...) 오, 생각보다 엄살 잘 피우시는 편이신가봐요~ 하하! 아, 그래도 여기 다 올라가면 괜찮은 곳이에요! 입구만 이래요, 입구만~ (손 한 번 앞으로 내민다.) 자, 가요! 더 어두워지면 잘 안 보일 테니까!
 
우오즈미 아오이:(··· 하하!) 그래, 한 번 소중히 해 봐. 최선을 다해서. (기꺼운 웃음이다. 대접받는 것 당연히 여기는 성격은 아니지만······. 해준다는데, 꺼릴 게 있나.) 나, 심하게 다치면 먹고 살 방법이 사라지거든. (농담.) 그래서 다쳐 가면 혼나. (이건 조금 진담!) 감독님······, 음, 이런 직책은 여기에 없으려나? 아무튼, 어른한테. (후후.) 아마 내 나이가 자네보다 수십 배는 더 어릴 것 같은데······, 엄살정도야 피워도 괜찮지 않나? 자네를 믿어보겠다는 건데, 자네도 좀 좋게 받아들여 봐. (이런다. 표정이 뻔뻔하다······. 손 내밀어지면 가볍게 잡아들고선,) 그래, 안내 부탁하지.
 
...
 
...
 
산으로 올라가는 길, 벌레나 올빼미가 우는 소리만 음산하게 울려 퍼집니다.
 
영월호의 뒷산은 잡풀이나 나무가 무성해, 걷기 무척 힘듭니다.
 
츠유는 개의치 않고 그곳을 가로질러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해는 완전히 지고, 종종 날아오르는 반딧불이 빛만이 앞길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제법 어두워 올라가기 쉽지 않지만,
 
츠유는 멈추지 않고 재빠르게 나아갑니다.
 
 ✷ 민첩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못 따라갈 정도의 빠르기는 아닐…….
 
쿠당탕!!
 
그대로 미끄러져 넘어질...
 
뻔한 걸 한 번 츠유가 잡아당겨보겠습니다.
 
시라하 츠유: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네! 사이좋게 넘어집니다!
Hp 1 감소합니다.
 
시라하 츠유:(아이고오...) ...집가서 치료해줄게요. 상처 하나도 안 남게! 깨끗하게!
 
우오즈미 아오이:(······) 일단 좀 천천히 가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너덜.)
 
시라하 츠유:네에... 제가 그렇게 빨랐나요...? (너덜한 거 봄... 먼지 톡톡 털어줌)
 
우오즈미 아오이:어. 진짜 빨랐어. (아니다. 엄살이다. 먼지 털어주는 건 가만히 받고 있다······.)
 
시라하 츠유:...진짜 천천히 갈게요! (진짜 진짜. 다 털어주고 조심 조심 산길 올라간다.)
 
한 번 넘어졌던 탓인지, 올라가는 걸음이 조심스러워집니다.
 
간격이 멀어지면 종종 츠유가 멈춰서 아오이를 기다려줍니다.
 
뿐만 아니라, 미끄러질 뻔한 아오이의 손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츠유가 아오이를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생면부지의 남을, 그것도 인간을 도와준다는 게
 
다른 요괴들의 반응으로 미루어볼 때 독특한 일 이라는 건 짐작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츠유는 아오이를 좋아하는 걸까요?
 
츠유가 대체 왜?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났을 텐데요.
 
우연히라도 아오이가 비 맞은 다람쥐를 구해준 적이 있었던 걸까요….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츠유를 따라 올라갑니다.
 
가파른 산지가 밟기 좋을 정도로 평평해질 무렵, 츠유는 멈춰 섭니다.
 
머뭇거리던 츠유는 아오이를 향해 돌아봅니다.
 
시라하 츠유:...혹시, 여길 알고 있나요?
 
츠유는 그렇게 말하며,
 
아오이가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몸을 옆으로 비켜줍니다.
 
교실 안에서 본 반딧불이를 기억하고 있나요?
 
단지 몇 마리에 불과했지만,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지금 아오이 앞에는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백,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호수를 둘러싼 풀과 나무들은 바 람에 산들산들 몸을 흔들고,
 
새까만 도화지 위에 한 방울씩 떨어진 물감 방울처럼 반딧불이 빛은 번져나갑니다.
 
어두운 밤하늘,
 
별처럼 푸른 빛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모든 것들이 조화롭고,
 
넋이 나갈 정도로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그 배경을 등지고, 츠유는 무언가 기대하는 것처럼 아오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츠유는 분명 여기를 알고 있냐고 했죠,
 
하지만 이런 풍경은 책에 서도 본 적 없습니다.
 
우오즈미 아오이:(······ 몇 초간 고민. 음~···.) 아니. 처음 오는 곳 같다만······.
 
시라하 츠유:음~ 역시 그렇겠죠? (멋쩍게 웃으며 뒷머리를 만지작거린다…) 아무래도 이계는 처음오신 것 같았으니까…!
 
 ✷ 심리학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심리학
기준치: 35/17/7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애써 숨기는 것 같지만, (사실 별로 숨겨지지도 않는 것 같지만.)
 
츠유는 어딘가 섭섭해 보입니다.
 
시라하 츠유:아, 저희 집은... 이 쪽! 이 쪽으로 가면 있어요. 이거 타고 가면 돼요.
 
그렇게 가르킨 호수 앞에는 조각배가 놓여있습니다.
 
이 앞에는 길이 없으니, 아마 호수 를 건너야 도착할 수 있는 거겠죠.
 
~2023-07-22 / 19:40 cut~
 
~2023-07-22 / 21:05 ~
 
시라하 츠유:자, 조심해서 타셔야 해요? (먼저 조각배에 올라타선 손 내밀어준다.)
 
우오즈미 아오이:배는 자주 타 봤으니 걱정 말게. (손 가볍게 잡는다.) 집이라더니, 귀갓길 한 번 험하군.
 
시라하 츠유:사실 혼자였으면 동물로 변해서 왔을 거라… 이렇게 걸어서 온 게 오랜만이에요. 그래서 오기 힘들 줄은~... 몰랐달까요? (히죽 웃고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네가 완전히 올라탈 때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우오즈미 아오이:(······) 그 모습이 다가 아니야? 그······, 귀랑 꼬리 달린 게? (오,) ······ 궁금해. 보여주는 건 무리인가? (이런다. 손 잡는 모양 가벼운 건 여전하다. 그 상태로 배 위에 올라탔으니······, 아마 대부분은 도움 없이 제 힘으로. 그래도, 신세를 졌으니?) 고맙네. 뭐······, 다음부턴 좀, 처음부터! 천천히 걷고.
 
시라하 츠유:… …당장은 제가 노를 저어야하니까 무리~랄까요~ 나, 나중에 보여줄게요. 나중에. (시선 회피… 궁금하다니까 오히려 부끄러워진다. 큼큼,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손을 놓아준다. 거의 무게감이 실리지 않았던 걸 느꼈으니 배에 익숙하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모양이지. 조각배 끝에 앉아 노를 잡았다.) 하하, 알았어요, 알았어~ 인간 속도에 맞춰보겠습니다! (장난스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오이와 츠유가 조각배 위로 몸을 맡기면,
 
이어지는 것은 꿈결 같은 순간입니다.
 
...
 
...
 
호수의 잔잔한 수면을 헤치며 두 사람을 태운 조각배는 앞을 나아갑니다.
 
일그러졌다 수복하기를 반복하는 수면 위로 조각배와 두 사람의 그림자가 일렁입니다.
 
반딧불이는 주변을 배회하며 조각배가 길을 잃지 않도록 빛을 밝혀줍니다.
 
시라하 츠유:아, 맞다, 우오즈미군. 혹시 이계에도 반딧불이의 전설이라는 게 있나요?
(인계~!)
 
우오즈미 아오이:응? (몇 초.) ······ 음. 글쎄. 내가 그 쪽에 무지한 것도 있겠지만······. 들어보진 못 한 것 같군.
 
시라하 츠유:아하~... 우리 이계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전설이거든요. 되게 여러 가지가 담겨진 전설이라고나 할까~ (천천히 노를 저으며 이야기를 꺼냅니다.)
이계에서 반딧불이는, 운명과 길조의 상징이에요. 춘하추동을 가리지 않고 인연이 맺어지는 곳에는 늘 반딧불이가 함께한다는 전설이랍니다. 그래서 어두운 밤의 길잡이가 되어서 여행객이 길을 잃지 않도록 해주기도 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망자가 다른 길로 새지 않도록 하기도 한대요. 아! 또, 연인은 반딧불이가 가득한 숲속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고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이계에서는 반딧불이가 특별해요. 함께한 반딧불이가, 잃어버린 인연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믿고 있거든요.
인계에도 꼭 반딧불이가 아니더라도 이런 전설들이 있겠죠?
 
우오즈미 아오이:(가만히 ··· 들어본다. 그러면서 또 곰곰 고민하기···.) 역시, 처음 들어봐. ······ 저승 얘기 들으니 조금 불안하긴 하다만. 마침 반딧불이도 있고, 응? (농담. 자네가 안내자는 아니지? ··· 이런다.)
있겠지. 그런데 ······ 나에게 묻진 말게. 말했잖나? 무지하다니까···. 그래도, 운명이라든가, 인연이라든가···, 자주 들어본 얘기는 맞긴 하니까. 뭐, 궁금한가? (······ 긍정한다면, 아는 전래동화를 쥐어짜볼 생각.)
 
시라하 츠유:하하, 설마요! 제가 지금 몇백살 먹기는 했지만, 저승사자 같은 거라고 해도 이렇게 어린 친구를 어떻게 데려가겠어요. (키득키득 웃다가 이번엔 제 쪽에서 네 이마를 가볍게 톡, 건들인다.) 이왕이면 전 많은 요괴들이, 인간들이 오래 오래 살았으면 하는 주의인 걸요. ……물론 인간은, 수명이 대체로 짧다고 듣기는 했지만… (아무튼!) 좋은 의미도 많으니까 그 쪽으로 생각해보자구요~
(신기하네... 이 쪽은 이런 잡다한 이야기들을 좋아해서 오히려 이리저리 캐묻고 다니는 쪽이니 모른다는 말에 눈만 꿈벅 꿈벅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간단하게~? 우오즈미군이 이계에 대해서 모르는 만큼, 저도 인계에 대해서 아는 게 많이 없어서 궁금하거든요! (짧게 눈을 반짝였을까.)
 
우오즈미 아오이:그치? 아직 창창하다고. 나 죽으면 우리 학교 전체가 슬퍼할 테니 (아니다.) 잘 좀 부탁해. (이마 건드려지면, 눈 한 번 끔뻑 감았다 뜨고선 ······ 생글 웃어보인다.) 노 젓는 거 힘들진 않고? 뭐, 나보다도 자네가 더 강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바꿔줄 수 있으니까. (예의상 하는 말 반, 진담 반. 호의엔 호의로 화답해야 하므로! 아마도 신념 비슷하다.) 안 그래도 일찍 죽을 생각 없으니 걱정 말고. 나는 자네 나이만큼 살지는 못 하겠지만, 오래 붙어있어 보겠네. 내 세상에서.
(······) 진짜? (습.) 좀···, 생각 좀 해 보고. (이계에 온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고민···. 음~··· 같은 소리 한 번 냈다가,) 붉은 실 같은 건 너무 흔한가? 그런 거 있거든···. 언젠가 인연으로 만날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이어져 있다는. (새끼손가락만 편 손 들어보인다. 다른 손으로 가리키고선···.) 이 손가락에.
 
시라하 츠유:세상에, 진짜 인기 많으신가봐요…. 하긴, 저도 몇백년 살면서 우오즈미군같은 미인은 정말 처음 본 것 같아요. 맨날 편지 같은 것도 받고 그러나요? (마주 웃었다.) 그래도 손님인데! 괜찮아요, 극진히 모신다고 약속했으니까, 대접받으신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즐겨주세요~ (어깨 한 번 으쓱거리고는 호수와 반딧불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인계와 이계가 따로 연락할 방법이라도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아쉬워요. 가끔 생각나면 연락하고 싶어질 것 같은데~ (뜸) 혼자 아쉬워하면 억울할 것 같으니까, (아니다) 돌아가면 자랑하고 싶으실 정도로 놀아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어요. (키득키득.)
오? 저는 처음 들어봐요! 인계는 반딧불이 대신에 붉은 실이군요~ (붉은 실이라…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들어 이리저리 살펴본다. 음! 당연하지만 보일 리가 없다.) 우오즈미군은 이런 전설들을 믿어요? (잘 모르는 거랑은 별개로요!)
 
우오즈미 아오이:(침묵······. 곧이어 마른 음성으로 입 연다.) 그런 의미로 한 소리는 아니었다만. (손 내저었다. 민망한 웃음···.) 체육 전공이라서. 그리고, 우리 학교 주전이라···. (흠.) 여기에서도 그런 개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 아무튼, 아무튼! 아부는 그만두게. (손으로 가볍게 부채질하길 몇 차례···. 왜인지 얘기할수록 변명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지나치게 신세지면 내가 또 미안해져서. 자네 말대로, 대접해주기로 했으니···, 자네가 먼저 힘들어지면 안 될 것 아닌가? 그러니 하는 소리였지. (몇 초···.) 글쎄. 안 믿어주던걸. 내가 여기 오기 직전에 반딧불이를 봤다던 것도. 차라리 자네 말대로 연락 수단을 고안해 보게. 내 세계에 돌아가서 자랑하다간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으니. (함께 키득거렸다.)
믿고 싶어. 기왕이면. 행운을 기도하는 것들로만. (욕심도 많다.)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그렇겠지만, 나는 ··· 특히 더 운이 중요한 사람이라서. 사실, 인연보다는 ··· 성공과 관련된 쪽을 더 좋아하긴 하고. 그래서 대답이 조금 어려웠지. (가볍게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 할 소린 아닌가? 하하···.) 다만, 자네가 말해준 전설도 아주 낭만적이니까···. 새겨 볼게, 한 번.
 
시라하 츠유:진짜 예쁘다, 잘생겼다보다는... 아름답게 생겼다는 말이 맞을 정도인데.... (그러니 아부는 아니고 진담이었는데도… 한참을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짝 기웃거린다. 귀와 꼬리도 짧게 움직인다. 가볍게 이야기한 탓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이내 알겠다는 듯 우서보인다. 먼저 지치지 않겠다는 것에도, 연락할 방법을 알아보겠다는 것도. 여차하면… 인계로 한 번 넘어가볼까? 하는 생각도 짧게 했다. 물론 금세 고개는 저었지만.) 좋아요~ 나중에라도 연락할 방법 생기면, 어차피 신목을 통해서 보내야할 테니까... 제가 편지에 이름 적어둘게요! 그러면 우오즈미군이 언젠가는 받을 수 있겠죠? (정말 땅에 묻혀서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면야...!)
우오즈미군은 뭐든 잘 해내실 것 같은 걸요? 원래 본인이 마음에 드는 거나, 와닿는 게 더 오래 기억되고, 생각나기 마련이잖아요! 행복과 행복이 어디서 오는지 사람마다 모두 다른 만큼, 바라는 것도 다양할 거고요~ 그러니까,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요! 제가 단순한 것도 있겠지만, 저는 뭐든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요. 왠지 힘이 나는 기분이라서 그러는 것 같기도 한데~ (다 왔는지 천천히 움직임이 느려지더니, 이내 노를 놓았다.) 늘 성공만 좇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곰곰... 생각하나 고개를 기울인다.) 아무튼요. 인연이든, 성공이든, 누군가가 간절히 바란다는 건 같으니까요! 이뤄질 거라는 믿음은 갖고 싶잖아요. 그쵸? 우오즈미군이 엄~청 크게 성공해서,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 때 자랑 좀 해줬으면 좋겠네요. (궁금하니까!)
 
이야기가 끝날 무렵, 조각배는 호수의 끝에 도달합니다.
 
지면 한가득 활 짝 핀 달맞이꽃이 시선을 끕니다.
 
새하얗게, 혹은 노랗게 핀 꽃밭은 간간이 바람에 일렁입니다.
 
츠유는 익숙하게 꽃을 피해 밭 너머의 오두막집으로 향합니다.
 
문득 츠유는 아오이가 있는 쪽으로 돌아봅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츠유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하늘거리고,
 
낯익은 방울 소리가 들려옵니다.
 
 ✷ 지능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분명 아까 호수에는 달도 별도 비치지 않았죠.
 
문득 든 생각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곳에는 달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새까맣기만 할 뿐인 하늘을 보자
 
아득하게 밀려오는 영문 모를 공포심이 아오이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 이성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시라하 츠유:우오즈미군, 왜 그래요? 얼른 와요!
 
우오즈미 아오이:(눈 한 번 찌푸리기······. 앞머리 한 번 털고는, 다시 표정 푼다.) 아닐세, 아무것도. (······) 이봐! 자네가 빠른 거라니까?
 
시라하 츠유:헤에~ 우오즈미군은 다람쥐보다 느리시군요~ (개구지게 입꼬리 씩 올리며 웃었다.)
 
그나저나 달맞이꽃밭 위 오두막이라니,
 
꼭 동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
 
...
 
츠유의 집
 
오두막의 내부는 조촐합니다.
 
나무로 지어진 집은 아주 오래된 전통 가옥 같기도 합니다.
 
내부에는 침실로 쓰이는 작은 방 하나와
 
숙식 해결이 가능한 주방 겸 거실이 전부입니다.
 
거실 벽면은 책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으며,
 
침실에는 두툼한 비 단 이불과 베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시라하 츠유:우오즈미군! 배 안 고파요? 먹을 거 준비해줄까요? (안으로 총총 들어와서는 뒤 돌아보며 묻는다.)
 
우오즈미 아오이:(살다살다 초면인 사람 집까지 와서 신세를 질 줄은······. 조금 머쓱해졌다. 뒷머리만 멍하게 만지작거리다······,) 응? 음···, 입은 조금 심심한 것 같기도 하고. 뭐라도 내 와 주겠나? (······ 뭐 어떤가! 이미 대접해주겠단 말까지 들어뒀는데.)
 
시라하 츠유:그러면 거실에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주방?으로 간다!) 아! 심심하시면 거기 책장에 책 몇 권 있으니까, 그거 읽으셔도 돼요!
 
우오즈미 아오이:응, 빨리 오게~. (··· 이런다! 주방 가는 뒷모습 빤···히 보다가, 거실에서 몇 군데 기웃거리기. 책 한두 권 건드려보는 도중에, 조금 큰 ㅡ주방에서 들을 수 있을 법한ㅡ 목소리로,) 이봐. 이건 다 뭐길래 책이 이리 많나?
 
시라하 츠유:(빨리 요리... 가능한가? 해보도록하자! 아자! 하는 생각으로 셀프 응원.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주방에서 들려온다...) 영월호에서 쓰는 것들도 있고~ 당연하지만 이계에 관한 책들이 많으니까 알고 싶은 게 있으시면 한 번 봐보세요!! (같이 큰 소리로 답한다!)
 
 ✷ 자료조사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아오이가 읽을 수 있는 문자들입니다.
 
아오이는 책을 고르며 걷다가……
 
나무판자를 잘못 밟고 넘어져 버립니다. (오늘 많이 넘어지네요)
 
덕분에 책 몇 권이 우르르 쏟아 졌…….
 
아야!
 
머리 위로 두툼한 책 한 권이 떨어집니다.
 
<이계 탐험록>이라 는 서적입니다.
 
우오즈미 아오이:(······ 아프다. 엄살 지금 피워야 할 것 같은데······. 그냥 관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큰 목소리로,) 진짜 아무거나 읽어봐도 괜찮지? (이계 탐험록······. 제목 한 번 훑고선, 가볍게 넘겨본다.)
 
:이계 탐험록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요괴 5 철칙>, <영월호의 간단한 역사>, <신목의 규칙>, <어떤 기록>
순서대로 읽어보나요?
 
우오즈미 아오이:(순서대로!)
 
:▶ 핸드아웃, <요괴 5철칙> 공개합니다.
 
우오즈미 아오이:(평화롭다······. 아까 잡아먹힐 뻔한 것 치곤! ······ 원래 이런 규칙은 이상적이어야 하니 어쩔 수 없나 싶으면서도······, 갑자기 억울해질 것 같다. 다음 장 가자, 다음 장······.)
 
:그러게요, 정말 철칙치곤 너무 쉽게 무시하려 했는데 말이지요….
▶ 핸드아웃, <영월호의 간단한 역사> 공개합니다.
아오이는 저자가 한 번 쓰러졌던 영월호를 재건하고, 가르침에 힘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오즈미 아오이:(또 하나 깨달은 것 있다면, 아, 젠장······. 수백 살이라는 얘기 진짜였네. ······ 안 믿을 생각은 없었지만! 왜인지 이제서야 제대로 깨달은 기분. 넘깁니다···
(괄호닫기!!)
 
:ㅋㅋㅋ 귀여운 아오이군....
▶ 핸드아웃, <신목의 규칙> 공개합니다.
 
우오즈미 아오이:(······ 이 사람 요괴 아닌가? 넘어왔을 때······. ······ 너무 많은 걸 알게 되는 기분. 알면 안 되는 걸 알아가는 기분······. 애써 무시한다. 넘깁니다.)
 
:넘기기 전... 관찰력 판정 합니다.
 
우오즈미 아오이: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ok. 넘기자.
 
우오즈미 아오이:(진심?)
 
:아오이군은 빨간색을 좋아하는 구나......
 
우오즈미 아오이:(하··················.)
 
:어떤 기록으로 넘기면…
 
 ✷ 모국어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언어(모국어)
기준치: 60/30/12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핸드아웃, <어떤 기록> 공개합니다.
 
...어라,
 
그러고 보니 앞선 글은 아오이의 모국어가 아님에도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우오즈미 아오이:(우리와 비슷하다기엔, 사랑스럽다기엔······. 나를 먹으려 들긴 했지만. ······ 무튼, 넘겼던 장들 다시 살펴본다. 그러게? 일본어가 아니네······.) ······ 이봐, 들리나? (아까와 같은 큰 목소리!) 이건 무슨 책인가?
 
시라하 츠유:어~! (고개 빼꼼) 뭐 읽고 있는 건데요?! 제목이 뭐예요?! (같이 큰소리!!!)
 
우오즈미 아오이:어. 응, 잠시만···. (표지 펼쳤다. 제목 다시 한 번 훑어보고···,) 이계 탐험록! 뭔지 알고 있나?
 
시라하 츠유:아! 그거... 어디서 가져온 책이었는데...! (가물 가물) 철칙이랑 영월호랑 그런 것들 써 있는 거 맞죠?! 내용은 다 기억 나는데 책 출처는 기억이 안나요오!!! 오래됐나봐...! (뭐 이런 놈이.)
 
그나저나, 아오이는 책의 내용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낍니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아오이가 알고 있는 듯한 내용이니까요.
 
츠유는 아오이의 말에 대답을 마치는가 싶더니...
 
이내 쟁반을 가지고 거실로 옵니다.
 
가져온 쟁반을 아오이 앞에 내려놓습니다.
 
새하얀 사기그릇 위에는~
 
잘 구워진....
 
...
 
도마뱀이 예쁘게 담겨 있습니다.
 
다른 그릇 역시 풍뎅이, 개구리, 잠자리 등….
 
먹기엔 조금 생소한 생물로 가득합니다.
 
우오즈미 아오이:(······ 이래봬도 비위는 좋다. 아니, 일단, 살던 세계에서도······. 어딘가에서는 이런 걸 먹는다는 곳이 존재하긴 했으니까. 그러니, 먹을 수 있기야 하겠는데······,) 여기선 ······ 보통 이런 게 보편적인 간식인가?
 
시라하 츠유: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고개 끄덕 끄덕.) 아, 그런데 전부 이런 것만 있는 건 아니고요, 축제장에서는 국수도 팔고, 노점상에서는 간식들도 팔아요! (조잘조잘 이야기하다가 중간에 멈칫하고 눈치를 한 번 본다.) 혹시, 별로...인가요?
선생님은 이게 가장 먹을만 하다고 하셨었는데…. (귀꼬리내려간다...)
 
우오즈미 아오이:(······ 침묵. 귀랑 꼬리 처지는 거 몇 초간 빤···히 바라보고 나서야······.) 하하, 아하하···. 아닐세. 내가 사는 곳에서는 좀 생소한 것들이라···. 그래도 이 정도면 먹을 순 있을 것 같아. (이 곳에 떨어진 게 내가 아니었다면 또 모르는 일이었겠지만······. 입 밖으로 낸 말은 아니다.) 준비해준 성의가 보이는데 별로라고 할 수가 있겠나? 잘 ······ 먹어 보겠네. 고마워.
 
:아오이군.... 정말로 괜찮은지 ㅋㅋ 정신력 판정 한 번만 해봅시다ㅋㅋ
 
우오즈미 아오이:(ㅋㅋ 아 #가자)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말 가까스로버텼구나......
 
우오즈미 아오이:(ㅎ······.)
 
그래요, 어디서는... 개구리 요리도 먹고, 도마뱀 요리도 먹는 다고 하죠.
 
잡지식이기는 하지만, 질긴 닭고기 맛이 난다고... 얼핏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현실이길 바라는 수밖에요....
 
우오즈미 아오이:(예쁘게 담긴 도마뱀 ··············· 한 입 해 보기. 노력은 하고 있어, 나······.)
 
노력해서 먹어보니....!
 
네! 정말 살짝 질긴... 닭고기 같기도 합니다.
 
시라하 츠유:(기대하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어쩐지 아까 표정이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아서...) 아, 그, 너, 너무 싫으면 억지로 먹지는 마세요...! (다급하게 팔 파닥거린다.) 내일 축제가 있으니까...! 그, 그때 우오즈미군이 원하는 거 사줄게요. 그... .... ...괜찮아요....?
 
우오즈미 아오이:(습······.) 아니, 진짜, 의외로, 괜찮아서 ······ 신기해하던 참이었는데······. (놀라움······. ··· 그래도! 풍뎅이 가리켰다.) 저런 건 나도 무리지만. 풍뎅이는 자연 속에서나 관상용으로밖에 본 적 없군, 아무래도. (생긋······. 최대한의 미소이다.) 그래, 먹을 건 내일 많이 사주게. 허기는 내가 버텨 볼 테니까.
 
시라하 츠유:괜찮다니 다행이에요...!! (눈 반짝이다 눈꼬리 휘며 환하게 웃는다. 꼬리 파닥파닥.) 아, 저건 제가 먹을게요!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오히려 다행이라니까 저야말로 안심되는 걸요... (인계에서 인간들이 뭘 먹는지는 본 적이 없다보니... 그렇게 이야기하며 머리를 긁적인다. 괜히 헤헤 웃곤.) ... ...우오즈미군은... 착하군요... (뽀득뽀득나데나데머리복복복하고 놓아준다...) 응! 제가 내일 배부를 때까지 사줄게요! 놀 것도 많을 테니까 체력 비축하려면 푹 주무시고... (조잘 조잘.)
 
우오즈미 아오이:(웃는 얼굴 흐뭇하게 보는 중, ··· 파닥이는 꼬리에 시선 꽂혔다. 혹시 자아가 꼬리에 몰려있나······. 쓸데없는 고민 한 번.) 다람쥐가 저런 것도 먹을 수 있던가? 아니, 여기는 이계니까, 그리고 자네는 그냥 다람쥐가 아니라 요괴라고 했으니까······, 안 될 일도 없는 것 같긴 하군. 그래, 못 먹어줘서 미안. 자네라도 맛있게 먹게. (후후. 그래도 들고 있던 도마뱀은 다 먹었다···.) ··· 글쎄? 나보단 자네가 더 착한 것 같······ (··· 끊겼다. 뽀득뽀득나데나데복복복 가만히 당해준다···.) 이봐. 기껏 머리 정리했는데 다시 엉망 됐겠어. (농담조!) 내일은 기대해 보지. 일단, 잠들려면···, 자네가 나에게 말 거는 것부터 멈춰야 할 것 같다만.
 
시라하 츠유:뭐어~ 이런 저런 것들을 워낙에 많이 먹어봐서요. 물론 싫어하는 건 여전히 싫어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것들은 먹는 편이에요. (굽기만 하면 대부분 맛있던데? 그런 말도 짧게 덧붙였다. 꼬리는 금세 또 얌전해진다. 젓가락질 해서 그릇에 있는 거 하나씩 천천히 입에 넣으며 우물 우물... ...) 앗, 그, 그런가.... 많이 헝크러졌나요? (기웃 기웃 거리다가 정리해본다.) 그치만 자고 일어나면 원래 엉망이 될 테니까 나름... ... 안 괜찮나? (볼 긁적이고는 어색하게 웃는다.) 그치만 선생님께서는 착한 사람한테 이렇게 칭찬해주셨단 말이죠~ 저는 이게 좋았거든요. (히죽.)
아... ... 미, 미안합니다. 제가 지금 좀 신이 나서... 그쵸, 역시 시간이 늦었으니까 주무시는 게 좋겠죠! (뜸) 아! 우오즈미군이 저기, 방에서 자면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혼자 살다 보니까 이불이랑 베개가 하나밖에 없어서~ 전 다람쥐 모습이면 좁은 데 아무데나 가서도 잘 자요. (엄지척)
 
우오즈미 아오이:하긴, 수백 년 살았으면 안 먹어본 것 있는 게 신기하겠군······. (왜인지 이상한 지점에서 납득.) 편식을 해? ··· 그 나이 먹고도? 이건 좀 신기한데. (이런다!) 난 기왕이면 안 익힌 게 좋던데······. 안 익히고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란 전제 하에서. 천천히 먹게. 한 번에 많이 먹지도 말고. 요괴라고 ······ 체 같은 거 안 하는 건 아니잖나? 소화기간은 비슷하게 있을 테니. (잘 먹고 있는 애한테 꼭 이렇게 한 소리를 한다. 유교가 배어나온다······.) ··· 하하! 뭐, 방금은 농담이었지만. (몇 초······. 눈 가늘게 뜨기.) 그래도 그건 좀 아니군. 내가 잠든 바람에 모르는 사이에 엉망 되는 거면 몰라도, 깨어 있어서 뻔히 아는데 이리 되는 건 좀 그렇지. (어차피 자고 일어나면 배고파질 텐데 그런 건 왜 먹겠나? 굳이 덧붙인다. 쓸데없이 진지하다···. 것보다,) 아까부터 계속 선생님을 얘기하는군? 영월호에 제법 좋은 교사가 있나 봐.
손님이 오는 건 즐거운 일이긴 하지. 이해는 한다만······. 체력 비축해야 하니까 자라고 해 두곤 조잘거리는 게 멈추질 않아서 그랬네. (검지로 이마 콕. 방 얘기 나오면 그 쪽으로 고개 돌린다.) ······ 이거, 주객전도 아닌가? 불편하지 않겠어? 아니, 아니···, 자네 말대로 다람쥐면 문제 없나. (······) 이불은 방 들어가면 바로 있나? 이런 것까지 신세지는 건 좀 그러니······, 알려주면 내가 스스로 펴고 자겠네.
 
시라하 츠유:... ...원래 먹기 싫은 건 싫은 거예요. (와중에 단호하다!! 어지간히 싫기는 한가보다...) 뭔가 제가 연장자인데 우오즈미군이 더 연장자 같아요. 자기 전에 먹는 거니까 꼭꼭 씹어 먹을게요~ (걱정 받는 게 싫단 소리는 아니다. 뭔가 신기하다는 생각, 정도이려나. 본인보다 한참 어린 사람에게 받는 잔소리...라. 신기하지만 재미있으니 그걸로 된 거려나.) 그나저나 날 것이라... (곰곰) 많이 안 먹어봐서 잘은 모르겠어요. 어떤 걸 주로 먹어요? 생선? 아니면 고기? (몇 백년을 살았다고는 한들 아무래도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먹다보니 잘 모르는 것들도 종종 있기는 하다.) ... ...내일 자고 일어나면 제가 헝크러트려놓은 거 빗질 해줄게요... (결국 이런다.) 아, 네! 제가 가장 아끼는 선생님이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안 계신 분이기는 해요. 음, 요괴 5철칙도 그 분이 만들어주신거고... 궁금하시면 내일 이야기해드릴게요. 우오즈미군 말대로 제가 말을 그만해야 주무시러 가실 테니까? (그리 이야기하면서 제 입가를 손으로 톡톡 두드린다.)
오늘 이래저래 일도 많으셨으니 피곤하실 거잖아요, 쉴 때 편하게 쉴 수 있는 게 좋기도 하고! 그리고 원래 손님한테 더 좋은 쪽을 내주고 싶은 건 주인 입장에서 당연한거죠~ (이마 문질 문질거리다가 괜찮다는 듯 고개 끄덕였다.) 괜찮아요~ 정 걱정되시면 다람쥐인채로 옆에서 잘게요...? 딱히 걱정하실 것 같지는 않지만? (...이게 맞나? 이래도 되나? 자신도 인간이랑 자 보는 건 처음이라서 잘 모르겠다...) 들어가서 왼쪽에 보면 제가 이불 정리해둔 거 있어요, 그것들 사용하시면 된답니다~ 세탁한 지 얼마 안돼서 뽀송해요!
 
우오즈미 아오이:(······ 이거, 애늙은이? 습. 이럴 때 쓰이는 단어는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나잇값 못 하는 다람쥐 빤···히 쳐다보다가······.) 글쎄? 내가 더 연장자같다기보단···, (흠.) 자네가 나이를 헛으로 먹은 것일수도. (농담!) 솔직히 말하자면, 자네가 이미 수백 살은 먹었단 것 말일세······. 머리로는 믿겠는데, 반은 못 믿겠어. 자네 성격이, 딱 자네 액면가랑 맞는 것 같거든. (이런다.) 생선과 고기 둘 다. 생선은 대부분 날 것으로 먹을 수 있고······, 고기는 몇 종류만. 회 요리라고 알고 있나? 나는 익힌 것보단 그 쪽이 더 취향이라서. ······ 그러고 보니, 자네도 모르는 음식이 있긴 하군? (신기한 게 하나 늘었다.) 요괴 5철칙 만든 분이라면, 아까 그 책 쓴 분이신가? ······ 하긴, 마지막 즈음에 수명이 별로 남지 않았다고 적어두셨으니. 자네 말대로 지금은 없는 분이겠군. 그래, 궁금하지만···, 내일 더 알려주게. 인간 주제에 자네 속도 따라가려면 체력 비축은 필수니까. (자기도 상대 입가 툭 건드려보기. 남은 대화는 내일!)
많은 일이 있긴 했지······. (··· 순간 수척해진 것 같기도. 곧이어 제 뺨 한 번 정신 차리듯 두드리면···, 평소처럼 표정 풀려있다.) 주인은 밖에 두고 혼자 편히 자려 그러면, 아무리 대접받기로 한 손님이어도 마음이 편하겠나? (··· 오?) 함께 자려면 그리 하게. 나, 딱 자네만 한 동생이 있거든. 그러니, 다람쥐여도 괜찮고, 그냥 그 모습이어도 괜찮네. 그래도 이불이 있는 곳에서 자는 게 좋지 않겠어? (가볍게 일어난 다음 ··· 방 쪽으로 향한다. 먼저 가서 이불 펴 두려는 듯······.)
 
시라하 츠유:저런... 많이 힘드셨군요? (순간 수척해졌다가, 금세 바뀐 얼굴에 저도 모르게 키득거리며 웃음 소리를 흘린다. 재밌다는 듯이.) 아, 그래도 괜찮은 거예요? 그래도 저 동생이랑 다를 텐데... ...으음, 뭐! 괜찮겠죠! 친구끼리 같이 자는 거야 흔하게 있는 일이니까~(이불 피러가는 거 빤히 바라보다가... ...그래도 이불이 작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당연하다. 1인용 베개와 이불이니까!!! 결국 다람쥐 상태로 변해서 자야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우선은 뒤따라서 들어간다. 총총...) ... ...대신에 먼저 누우세요! 저 역시 좀 민망해요.
 
우오즈미 아오이:별 처음 보는 곳에 왔더니 돌아가지도 못하고 잡아먹힐 뻔 했는데 안 힘들었겠나? 아~··· (생각해보니 또 억울! 잠을 못 잤더니 평소엔 존재하지도 않던 뒤끝이 생겼다. 그래도, 역시 여긴 안전할 테니까···.) 글쎄? 괜찮겠지. (삼 초.) ······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자네라면 괜찮을 것 같아서···. (···) 근데 이불이 한 명 분이랬지? 습. 갑자기 좀 안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이런다. 그래도 이불 펴는 솜씨 하나는 제법 된다. 운동부 기숙사 n년의 짬바······.) 뭘 또 그리 민망해한담. 알겠네, 알겠어. (풀썩! 베개까지 가지런히 두고선 쓰러지듯 눕기.) 잘 자.
 
시라하 츠유:(... ...친구들한테 인간 친구들 건들지 말라고 단단히 이야기 해놔야겠다는 다짐을 두 번쯤 한다... 많이 억울해보이네... 그치만 어쩐지 어리광 부리는 듯한 모습이 웃겨서 저도 모르게 자꾸 비실 비실 웃음이 새어나온다.) 제가 다람쥐 상태인데 깔리지만 않으면 괜찮겠죠~ 잠꼬대 심하신 편은 아니라고 믿을게요? (가볍게 이야기하고는 이불 펴는 거 바라본다... 오. 깔끔.) 네에~ 우오즈미군도, 잘 자요.... (눕는 거 보고 작은 펑! 소리와 함께 손바닥만한 다람쥐(...)로 변해서 한 쪽 구석에 눕는다... ...이런 건 또 새롭네....)
 
어느덧 밤은 완전히 깊어졌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아오이는 억울한 것도 억울하고, 지친 기분이 듭니다.
 
그래도 이 곳은 괜찮겠죠... 멀기도 멀고, 츠유는 강하다고 하니까요.
 
두 사람 모두 부드럽고 푹신한 이불에서 편안한 잠을 청합니다.
 
제법 쌀쌀한 가을바람이 작은 오두막 안에 감돌고,
 
아오이가 이계에서 보내는 첫날 밤은 깊어져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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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23 / 01:03 c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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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 ··주크박스▶ ❚❚ ━━━━⊙━━━━━━━─ 0:00
 
~ 2023-07-28 / 16:00~
 
그리고 아오이는 어떤 꿈을 꿉니다.
 
자상하고, 따스하고, 부드러운 꿈입니다.
 
반딧불이가 가득한 곳에서 아오이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거닐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아오이를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그는 아오이의 목에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걸어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 인연을 소중히 하렴, 아오이.
만일 네가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무조건 반딧불이 빛을 따라가라.
그 빛을 따라가면 말이지…….
 
딸랑,
 
딸랑…….
 
...
 
...
 
...
 
二日
 
딸랑, 딸랑…….
 
방울 소리와 함께 아오이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츠유는 벌써 일어난 건지, 좁은 오두막 안 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 관찰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요란한 방울 소리가 아오이의 잠을 깨웁니다.
 
왜 저렇게 바삐 움직이는 걸까요?
 
시라하 츠유:앗, 우오즈미군! 일어났어요? (책들 잔뜩 든 채로 고개 빼내며 묻는다.)
 
우오즈미 아오이:(눈 깜빡···. 여러모로 상태가 부스스하다.) 방금. (빤히···.) 자네는 뭐가 그리 바쁘나? 아침부터.
 
시라하 츠유:집정리요! 꽤 오래 나갈 것 같으니까 미리미리 치워두려고요~ (꽤 많은 양의 책을 턱, 내려놓고는 부스스한 모습에 비실 웃는다. 일어난지 꽤 된 건지 이 쪽은 여러모로 멀쩡하다…) 얼른 정신 차려요~ 오늘 축제 가기로 했잖아요?
 
우오즈미 아오이:아······. (퍼뜩! 정신 차리기. 양손으로 뺨 몇 번 두드렸다. 주섬거리며 일어나고선,) 맞다. 그랬지. (옷 매무새 정리한다. 몸 굽혀 이불로 손 옮기고···,) 도와줄까? 그거. (턱짓으로 책더미 가리켰다. 뭐, 일단 이불 개는 게 먼저겠지만···. 한 번 덧붙이곤.)
 
시라하 츠유:앗, 아녜요! 이불만 정리해주면 될 것 같네요~ 이건 제가 금방할 수 있어요! (괜찮다는 듯 방긋. 책장에 하나 둘 책을 꽂아넣고는, 머리를 톡톡 가르킨다. 머리 정리도 조금 해둬요, 우오즈미군~) 곧 축제가 시작할 시간이니까! 얼른 가야 사람들이 없단 말이에요~
 
우오즈미 아오이:그래도. 필요하면 부르게. (이 쪽도 방긋! 이불 척척 접어나간다. 이번에도 어김없는 운동부 기숙사의 짬바···. 깔끔하다!) ··· 아. (머리 손으로 슥슥 빗어내리기. 태생적인 잔머리 몇 개는 ··· 어쩔 수 없지만.) 뭐, 축제는 사람들 북적거리는 맛으로 가는 거지. 뭘 그리 서두르나? (태평······.) 나는 저번같은 일만 없으면 돼.
 
시라하 츠유:(책정리 다 끝내고 방을 힐끗 쳐다본다. 오... 깔끔하고 각진 이불 보고 엄지 척 한 번 하고 눈웃음 짓는다.) 그렇기는 하지만 저녁시간에는 사람이 워낙에 많아져서요. 불꽃놀이 보러다니는 사람도 많고 하니까~ (흥얼거리다가 이어지는 말에 멈칫하고 자기 머리 콩콩 두 번 정도 친다.) 아, 맞다...! 변장 시켜주는 거 또 까먹을 뻔했네요... 이리 나와봐요! (쫑쫑 오두막 바깥으로 나간다.)
 
우오즈미 아오이:(따라서 엄지 척. 짱이지?) 저런. 그리 얘기할 정도로 많나? 잘못하다간 길 잃을지도 모르겠군. (이런다.) 잘 데리고 다녀야 해? (이런다···. 뻔뻔하게 그런 소리나 늘여놓고선, 제 머리 콩콩 치는 상대에 파하학 웃고···.) 믿어도 되는 거 맞나 몰라. 이봐. 조금 더 든든한 모습으로 있어달라고. (변장은 어떻게 시켜줄건데? 마법 같은 거라도 있나? 이번엔 이 쪽이 종알거린다. 바깥으로 나가는 거 졸졸 따라가면서···.)
 
시라하 츠유:잘 데리고 다닐 테니까 너무 걱정하진 마시구요~ 제가 따로 생각중인 것도 있기는 하니까! 그리고 우오즈미군은 인간치곤 워낙에 커서... 제가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헤헤 웃으며 볼 긁적였다. 요괴들이야 더 큰 요괴들이 많지만, 이렇게 크고 잘생긴 사람이 흔한가? ...아닌 것 같다. 꼭 내가 발견하는 게 아니더라도 눈에 좀 잘 띌 것 같단 말이지...) 큼큼, 당장은 든든한 모습은 못 보여주더라도 신기한 거 보여드릴테니까요~ (마법...이 뭔진 모르겠지만! ) 요력을 사용하는 요술이라고 하는 건데…
 
그렇게 이야기하며 츠유는 아오이의 머리 위로 손을 올립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지 않아서....
 
...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흰색 안개가 몽글 몽글....
 
그리고 뭔가... ...머리 위에 이질감이 듭니다?
 
시라하 츠유:음! 역시 이게 잘 어울리시네요. (실실 웃는다.)
 
머리 위에는 여우 귀가, 허리 아래로는 꼬리가... 달렸네요.
 
우오즈미 아오이:(머리 위 만지작······. 자기 몸 몇 번 이리저리 살피더니,) 진짜 요술이네······. (이런 말이나 한다.) 어울리나? 그렇다면 다행이고.
 
시라하 츠유:인계에는 이런 게 없나요? 아님 마법이라고 하는 다른 게 있나요? (호기심에 고개를 기울이다가,) 아 네, 잘 어울리세요! (고개 끄덕 끄덕. 아마 원한다면 귀와 꼬리도 잘 움직일 거라는 이야기도 해준다.) 신나네요~ 저도 축제 즐기러 가는 건 오랜만이라!
 
우오즈미 아오이:비슷한 개념이 있긴 한데···, 진짜 존재한다고는 여겨지지 않지. 나는 이런 것도 여기 와서 처음 보는걸···. (귀 툭툭 가리켰다. 어째 인계 돌아가 자랑하면 미친 사람 취급받을 경험만 늘어나는 기분···. 뭐, 상관 없지만!) 그렇게 축제 얘기를 했으면서. 요새는 꽤 안 갔나봐? 아, 명색이 축제니까···, 그렇게 자주 열리지도 않으려나.
 
그러고 보니 이곳, 오두막에서는 변변한 놀잇감도 찾기 어려웠죠.
 
요괴들에게 이 축제는 무척이나 특별한 행사인 것 같으니,
 
또, 오랜만이라고 하니 츠유가 이렇게 들뜨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화창하게 밝은 하늘에는 구름은커녕 태양도 보이지 않고,
 
달맞이꽃은 활짝 핀 꽃잎을 움츠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시라하 츠유:(그래도 싫지는 않아보이니 다행인 것 같다. 귀와 꼬리도 한 번 보고, 전체적으로 한 번 봐 보고... 음. 이 정도면 괜찮겠지!) 아~ 축제 즐길 시간도 별로 없기도 했달까요. 전 신목 지키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어깨를 가볍게 으쓱거린다.) 우오즈미군 말대로 자주 열리는 것도 아니에요, 100년에 한 번 열리거든요~
 
우오즈미 아오이:(어쨌든 신기하긴 하거든···. 같은 운동부가 보기라도 한다면 무슨 취미냐며 까무러쳤을 모습이지만! 여기는 학교가 아니니까. 펑! 하며 생긴 연기라든가, 여우 귀라든가···, 그런 것들 때문에 다시 엉망이 된 머리 쇽 빗어낸다.) 그렇게 바쁘나? 그 나무 지킨다던 일이. 나 안내해 줄 시간도 없는 거 아냐? (··· 곧이어 나온 말 듣고 입 한 번 막혔지만.) 진짜, 시간 개념 자체가 다르군···. 백 년이면 사람 하나 죽겠어.
 
시라하 츠유:아, 괜찮아요~ 사람들이 넘어오거나, 아니면 요괴들이 넘어갈 때를 대비해서 제가 지키고 있는 건데... 인계에서 우오즈미군은 이미 왔고, 요괴들은 제가 간간히 주의 주면 될 테니까요! (괜찮다며 손을 내저었다.) 무엇보다 저도 오랜만에 놀 시간은 있는 게 좋지 않겠어요~ (그리 이야기하며 작게 흥얼거린다.) 아, 인계에서는... 역시 인간의 수명은 많이 짧네요. (아쉽다는 투로 작게 중얼거린다.) 한 번 보면 정말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우오즈미 아오이:오. 그러니까······, 휴가인 거지? 지금. (그렇게 생각하면 좀 괜찮은가 싶기도 하고···. 턱 톡톡 두드리다가, 납득한 표정으로 씩 웃는다.) 그래, 사람이 일만 하다간 질리지. 나보고 즐기다 가라고 했잖나? 그 말, 자네에게도 해 줘. (검지로 이마 콕! 그리고, 언제나처럼의 시원한 미소.) ······ 자네 말일세, 어제도 그렇고, 이럴 때마다 너무 심하게 서운해하는 거 아닌가. 나 말 잘못했어? (기웃···기웃···.) 별 수 없지. 당장 나만 해도 자네 나이의 반의 반도 못 살았고···. 아쉬운대로, 자네가 연락책이나 만들어 봐. 어제도 한 소리잖아. (뻔뻔···.)
 
시라하 츠유:하하! 그래요~ 저도 이번 축제는 신나게 처음부터 끝까지 즐기다가 가려고요. 그러니까 아오이도 힘들다고 하면 안돼요~? 이왕이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가요! 아, 겸사 겸사 인계 축제랑 다른 점이 있는 지도 알려주세요. 궁금하네요. (손가락이 닿은 부분을 제 손으로 만지작거리다가 헤실 웃는다. 네!)
엄, 어? 응? 아, 아니요!? 그냥 사실을 얘기한 것 뿐인데……! 그, 서운했어요?! 저 말 심하게 한 거예요?? 어, 어떡하지, 미안합니다…!!! (오히려 이 쪽에서 당황해서 우왕좌왕 거린다.) 그, 그쵸, 우오즈미군은 제 나이의 반의반의반의반의반도 못 산 것 같…죠…. 연락책 꼭!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그리고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이계에서 시간이 조금 더 빨리 흘러갈 지도 모르잖아요…! (큼큼.) 그, 우오즈미군이 말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걱정 마시고… 제가 그냥 말 선택을 잘못한 것 같으니까 신경쓰지마세요…! (머쓱하게 웃는다. 횡설수설한 자신이 어이없고, 웃기기도 해서….)
자, 그럼 이제 진짜 출발해볼까요!
 
우오즈미 아오이:인계에서 운동하던 사람이니 그리 쉽게 나가떨어지겠나? 자네가 인간 빠르기에 안 맞춰주면 모르는 일이지만. (쿡쿡···. 말투가 짓궂다. 딱, 그 나잇대의 고등학생. 인계의 축제는 가면서 알려주마. 덧붙이는 것 잊지 않는다.)
(······ 아?) 이봐. 별 말도 아니었는데 뭘 그리 놀라가지곤······. (표정은 동화된다. 그러니까, 지금 ··· 눈 동그랗게 뜨고선 경직되도록 놀란 표정.) 자네가 심하게 한 말은 없지. 내가 ······ 짓궂게 군 건 있어도. (그러니···, 미안하단 건 내 쪽에서 할 소리 아닌가? 눈썹 조금 찌푸려지다가 ······ 머쓱하게 웃는 표정 발견하고 나서야, 탁 풀리듯 미소짓는다. 아······, 이게 뭐람.) 자네도 너무 그러지 말게. 이렇게 당황하라고 한 소리 아니었단 말이야. (다시 한 번 검지 들어올린다. 다만, 이번엔······, 이마 꾸우우욱 누르기. 정신 차려!)
(··· 아하하.) 그래, 어디 한 번 데려가 봐.
 
아오이와 츠유는 어제와 다른 길로 마을에 내려갑니다.
 
반대편 방향의 길을 따라 정신없이 내려가다 보면,
 
아오이가 어제 이계에서 처음 정신을 차렸을 때 희미하게 들었던 북소리,
 
웅성거리는 소리,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어제부터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게 분명합니다.
 
축제 입구에 도착하자, 츠유는 붉은 실을 한 가닥 꺼내 아오이의 손목에 묶어줍니다.
 
시라하 츠유:...짠~ (반대편은 자기 손목에다가 묶기.)
별 건 아니고요… 음, 미아방지책? 이라고나 할까요~
 
우오즈미 아오이:(!) 오, 이거······, (말문 막히기. 아?) ······ 애 취급 한 번 제대로군. 아까 길 잃는다 했던 걸 이렇게까지 믿는 겐가?
 
시라하 츠유:…혹시 모르잖아요. (히죽 웃고는 괜히 자기 뒷머리 매만지다가.) 원래 어린 요괴들 데리고 나갈 때 잃어버리지 않도록 자주 쓰는 거기는 한데… 단순해보여도 끊어지는 일도 없고, 거리가 멀어질 때는 끈 길이도 자동으로 조절되니까요! 편리하잖아요~
 
어쩐지 어린아이 취급을 당했다는 기분이 듭니다.
 
뭐, 몇백 살 이상 먹은 츠유의 입장에서 아오이가 어린아이로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요.
 
시라하 츠유:아, 혹시 미아 방지책이라는 이름이 별로인 거면 제대로 된 이름 알려드릴까요? 이거 결속의 끈이라고 불러요.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우오즈미 아오이:······ 아니,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잖나?! (황당. 가벼운 한숨 한 번···, 이걸 어떻게 하나 같은 의미의 웃는 표정도 한 번.) 그래, 기왕이면 확실히 안전한 게 좋긴 하지······. (어떻게든 납득했다. 실 이리저리 살피고는······. 그래도,) 기왕이면 여기 묶어주지 그랬나. 센스 있게. (새끼손가락 툭 가리켰다. ······ 아, 잠깐, 여기에도 센스라는 개념이 있나? 꼭 이런 생각은 말 하고 나서야 든다니까···. 헛기침 한 번, 이후 정정했다. 눈치 있게.)
 
시라하 츠유:그쵸? 후후, 혹시라도 우오즈미군이 길 잃거나 혼자 남았을 때 생각하면 역시 이게 좋을 것 같단 말이에요. 어제 같은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했으니, 이왕이면 제가 옆에 계속 있는 쪽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응? (센스가 뭐죠...? 라는 눈으로 쳐다보다가 이어지는 말에 아! 하는 표정을 짓고.) 하하, 그럴 걸 그랬나요? 그럼 다시 묶으면 되죠~ (기분 좋은 듯 콧노래 부르면서 조심히 풀어 새끼 손가락에 다시 묶어준다. 어제 말해줬던 붉은실 이야기 때문인 거겠지? 그런 생각도 하면서.) 자, 진짜로 끝! 짠~
 
우오즈미 아오이:이게 이런 것까지 묶어뒀으니 제대로 챙겨 줘야 한다고. 안심하고 멀어지면 안 되네. 옆에 있겠다고 했으면 애초에 잃어버리질 말란 말일세. (이렇게 뻔뻔할 수가 없다···. 표정만은 반질거리는 미소.) 역시 모르는군. 나 안내해주는 거 보면 인간들도 꽤나 왔다간 것 같은데······. 아, 축제 열릴 때마다 온다고 했지. 백 년 전이면, 그 때 쓰인 단어는 진작 사장됐으려나. (··· 혼자 말하고선 혼자 납득한다. 갑자기 세월같은 걸 깨달은 기분은 덤으로. 새끼손가락에 실 묶이는 것만 빤···히 쳐다보다가, 완성되면 만족스럽게 웃는다.) 좋네. 좀 운명같지? (이런다. 뻔뻔한 미소.)
 
시라하 츠유:알겠습니다아~ 약속도 했으니까 극진히 모셔드릴게요! 귀한 몸이라면서요? (돌아갔을 때 다치기라도 하면 슬퍼할 사람들이 있다고 했으니 응응. 더더욱 조심하기로 하자. 대신에 즐길 수 있는 건 실컷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또, 다치면 제대로 치료도 해주고.... 그런 생각을 하며 허공을 잠시 바라보다 고갤 끄덕.)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하지는 않았기도 했고요... 대부분 경계하기 바쁘기도 했고... (뭐, 아무튼 그래요. 잘 기억은 안나네요. 그리 이야기했다. 자기 손에 있는 것까지 손가락에 다 묶고는 너를 마주보며 웃었을까.) 하하! 진짜 운명이어도 나쁘진 않죠~ (즐거우니까? 그런 대답을 내뱉고는 눈꼬리 휘며 웃는다. 네 귀와 꼬리를 한 번, 새끼 손가락에 걸린 결속의 끈을 한 번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준비는 다 된 것 같으니까... 축제장으로 향한다!)
 
축제 거리 곳곳에 등이 걸려 있으나,
 
아직 낮이므로 불이 붙어있진 않습니다.
 
민가는 축제를 맞이해 다양한 노점상으로 개조되어 있습니다.
 
손님과 점원의 모습은 각양각색입니다.
 
인간과 무척 흡사한 점원도, 동물의 모습을 가진 손님도 있지만,
 
개의치 않고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이 저녁이기 때문인지, 아직은 한산한 편입니다.
아오이와 츠유는 노점상, 사격장, 식당가, 점집, 간이 낚시터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시라하 츠유:그럼~ 어디부터 가볼래요?
 
우오즈미 아오이:음······, 배는 아직 안 고프지? 일단은 가볍게 둘러보고 싶으니까······. (역시 순서대로가 짱. 노점상 가리킵니다. 어떤가?)
 
시라하 츠유:아, 좋아요, 저기는~ 가면이나 부채나, 그런 것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고개 끄덕이면서 뽈뽈... 간다.)
 
노점상
 
늘어선 가판대 위에는 군것질거리부터 장난감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습니다.
 
츠유는 어떤 가게 앞에서 멈춰섭니다.
 
요괴나 인간 얼굴 모양을 본뜬 가면, 요요, 부채, 비녀, 가락지 등이 눈에 들어옵니다.
 
온통 아름답고 진귀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인계의 돈은 당연히 쓸 수 없겠죠.
 
가판대를 구경하고 있으면, 까마귀 머리를 가진 점원이 아오이에게 말합니다.
 
까마귀 점원: 이봐, 돈이 없다면 목에 걸린 그걸로 교환해줄 수도 있어.
 
뾰족한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아오이의 목에 걸린 방울 목걸이입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아~··· 센스없게 ······ 환전 없나 환전 ······ 같은 생각.) 일단은 구경만 하러 온 거라서요.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사람 좋은 웃음···.)
 
환전은 없네요... (센스없...)
 
그렇지만... 오늘의 물주!
 
츠유가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돈은 츠유가 내줄 거야 우리애는 즐겨.
 
시라하 츠유:혹시 사고 싶은 거 있어요? (옆에서 기웃 기웃.)
 
우오즈미 아오이:이봐······. 가볍게 둘러보려고 왔다니까. 사주기라도 하게? (농담조.)
 
시라하 츠유:사고 싶은 게 있다면 얼마든지요~? (언제 또 이계 물건 사보겠어요! 그리 덧붙이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아님 가볍게 간식 같은 건 어때요?
어제 저녁에 별로 못 먹었잖아요?
 
우오즈미 아오이:그래도. 일어난 지 얼마 안 돼서 ······ 배는 별로 안 고프다만. (······) 진짜 사주게? 농담이었는데. 이거 뭐······, 기념품 개념인가? 누군가 어디서 샀는지 물으면 대답도 못 해줄 기념품이겠군. (가면 하나 장난스럽게 얼굴에 대 본다. 어때. 어울리나?)
 
시라하 츠유:걱정마세요~ 저 여기서 돈 쓸 일도 별로 없거든요.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쓰겠어요. (실실 웃다가 가면 하나 집는 거 보고 빤히 바라본다.) 오~ 괜찮은데요? (잘 어울린다. 고개 끄덕 끄덕. 사실 저 얼굴로 뭔들 안 어울리겠느냐마는....) 인계에는 이런 거 없나봐요? 어디 특별한 가게 같은 곳에 다녀왔다~ 그런 걸로는 안 먹히려나요?
 
우오즈미 아오이:하긴, 그 나무만 지키고 있었으면······. 별로 돌아다닐 일도 없겠군. 그러면 나한테 좀 써 줘. 부탁하지. (잘 어울린단 소리 듣고 씩 웃는다. 그러고 나선, 좀 더 둘러보더니······.) 자네도 자네 것 하나 사지 그래. (가락지 하나 집어들었다. 옥으로 된······, 푸른색. 이건 어때?) 뭐···, 확실히, 축제 같은 건 있다만. 내가 갈 시간이 없거든. 연습 안 하고 어디 갔다왔냐고 혼날걸. (반쯤 농담.)
 
시라하 츠유:걱정마세요~ 제가 몇 백년을 살았는데! 우오즈미군한테 오늘 하루 펑펑 써도 남는답니다! 그러니 걱정마시고 마음껏 둘러보세요~ (개구지게 웃는다. 한참 네 시선을 따라 가판대와 너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눈 깜박. 가락지? 이내 좋다는 듯 환하게 웃는다. 네 앞으로 손 내밀곤) 좋아요! 아무데나 끼워주세요!
에에, 그 정도로 혼나기까지 해요? 깐깐하시기는... 멀리서 온 친구랑 잠깐 놀러갔다왔다고 해봐요. (실제로 멀리 온 건 우오즈미군이지만...) 원래 뭔가를 더 잘하려면~ 가끔은 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던데! 쉬고 나면 더 기운이 나잖아요~
 
우오즈미 아오이:그러니까, 몇 백년이니 그런 얘기하면 갑자기 거리감 든다고. (농담조! 말투가 짓궂다.) 그렇다고 너무 펑펑 쓰진 말고. 빚 져있는 기분은 싫거든. 내가 너무 이것저것 사달라고 하면 말리게. 알겠나? (······ 안 말려줄 것 같지만. 사람이 이리도 무르니······. 이런 생각.) 꽤 괜찮지? 그게 제일 예쁘더군. (마주 웃기. 내민 손 검지에 끼워준다. 잘 들어맞나?)
······ 조금은 농담이었지만. 깐깐하시단 건 좀 인정하지. (감독님 죄송합니다. 불효자···, 불학생? 아무튼, 좀 놀다 가겠습니다. 이런 타이밍에 고해나 한다.) 됐어, 내가 할 변명이니 내가 생각해보지.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나? (엄지 척. 여전히 태평하다.) 그래서 지금 끝장나게 쉬다 가려고. 나나 자네나 휴가로군, 그치?
 
손가락에 잘 맞을 지는...
 
행운판정?ㅋㅋ
 
우오즈미 아오이:(아진짜미치겠네············ #가자)
 
#가보자고
 
 ✷ 행운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
 
츠유의 손가락에 무리없이 딱! 맞게 들어갑니다.
 
시라하 츠유:아. (입가를 가리며 큭큭거리다가, 이내 푸핫,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아하하! 미안해요, 내가 자꾸 까먹네~ 음, 뭐! 그래도 이미 말까지 놓았고,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언뜻보기엔 동년배같아 보이기도 하잖아요? (몇 백년 같은 이야기는 자제해볼게요~ 그런 말도 짧게 덧붙인다.) 으음~ 뭐어, 노력은 해볼게요? (별로 아깝지는 않을 것 같은 지라, 안 한다고 확정짓지는 않ㅎ는다. 가면과 가락지 값을 내고 계산을 마친다.) 응~, 너무 예쁜 걸요. (손가락에 딱 맞는 가락지를 이리저리 돌리며 바라본다. 기분 좋은 듯 홀로 보면서 실실 웃기도 하고...) 우오즈미군은 보는 눈도 좋나봐요! 어쩜 이리 예쁜 걸 골라주셨는지…
그쵸, 저희 둘 다 휴가인 거죠~ 이왕 휴가인 김에 우오즈미군이 말한대로, 둘 다 끝장나게 쉬면서 보내는 걸로 해요!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은 이 쪽도 큭 ㅔ다르지 않는 듯 하다. 웃으며 엄지척 같이 날려주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노점상은 거의 다 둘러본 것 같기는 한데~) 아, 우오즈미군. 혹시 약과라는 게 인계에도 있어요? 좋아해요?
 
우오즈미 아오이:(이번에도 별 뜻 담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역시, 저렇게 웃는 모습은 사람을 민망하게 만든다. 괜히 뒷목 좀 만지작거리곤···.) 자네는 너무 잘 웃어. (본인이 할 말은 아니다만.) 그래, 처음 봤을 땐 내 또래인 줄 알았네. 나보다 어린가도 생각했는데. ······ 아무튼, 조심 좀 해 보게. 나 자신을 예의 없는 사람으로 받아들여버릴 것 같다고. (이런다. 뻔뻔한 요구와 ······ 마찬가지로 뻔뻔한 표정. 머쓱함이 조금 남아있긴 하다.) 진짜 하나도 노력 안 해볼 것 같은 말투였어, 방금. 역시 자네는 ··· 이런 면으로는 못 믿겠군. (쿡쿡···. 내가 그 정도로 요구하진 않을 거지만. 덧붙였다.) ··· 이봐. 내가 산 것도 아닌데 그런 말 들어도 되나 모르겠어. 너무 띄워주지 말라니까. 이거 저번에도 말한 것 같은데. (다시 민망해진 표정···. 가락지 있는 손가락 몇 초 빤히 쳐다보고 나서야 풀린다. 그래도, 좋아해 줘서 다행이야···.)
생각이 맞아 좋군. 이러다가 돌아가서 적응 못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아~, 돌아가기 싫어지면 어떡하지~. 말투는 한결같이 가볍다.) 약과? 살던 곳에도 있긴 한데. 좋아하기도 좋아하고. 가벼운 간식거리면 대부분은 좋아하긴 한다만, 왜? (몇 초) 또 사 주려고? 참······. 버릇 한 번 잘못 들겠군.
 
시라하 츠유:그래도 웃는 표정은 기분 좋지 않나요? 저도 우오즈미군이 웃을 때가 제일 예쁘고 좋던데. 잘 웃는 건 우오즈미군도 마찬가지기도 하고요~ (네 볼을 가볍게 손으로 톡, 건들이고는 입꼬리 올리며 웃는다.) 친구 정도로 생각하면 되잖아요~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나이는 별로 신경쓰지 말고요. 저도 크게 신경 안 쓰니까요. (예의차릴 필요가 딱히 없답니다, 그리 이야기하면서도, 조심해보겠다며 고갤 끄덕이기도 한다. 네 표정에 짧게 웃음 소리도 흘리고.) 과하다 싶을 정도의 행동은 우오즈미군이 딱히 안 할 것 같아서요. 못 믿는다고 해도 저는 반대로 우오즈미군을 믿어볼 테니까요? (상대가 못 믿는 건 가볍게 이야기하던 본인이 파놓은 무덤인데 뭐 어찌하리...) 그치만 원래 골라주는 게 더 어렵더라구요. 사는 거야 뭐든 살 수 있지만, 고르는 건 아니잖아요~ 띄워준다기보다는 진실이니까! (손을 다시 내리고는) 고마워요, 좋은 걸로 골라줘서~ 사는 건 제가 샀지만! (또 띄워주지 말라는 이야기를 할가봐 미리 장난스레 덧붙이는 말이다.)
그래도 역시 돌아가고 싶어하실 것 같은데요? 이계에도 금방 적응하신 걸 보니 인계 돌아가셔도 문제 없으실 것 같거든요~ (가벼운 투에 저 역시 가볍게 답한다.) 아, 아니요, 지금 사주려는 건 아니고, 그냥 나중에 먹고 싶다고 하면 여기 노점상에서 파니까 사먹으러 올까 해서요. 식당가에선 국수를 팔기도 하지만... 혹시 입맛에 안 맞을 지도 모르니까! (헤헤) 좋아한다니까 나중에 먹으러 와도 괜찮겠네요~ 선생님도 좋아하셨어서 물어봤는데, 다행이에요! (실실.)
 
우오즈미 아오이:그래도. 내가 한 말에 그리 크게 웃으면 민망해지잖아···. 그것도 농담으로 한 것에. (삼 초.) 자네 말대로···, 웃는 얼굴 가지곤 뭐라 할 수 없지만. 사람 웃긴 건 좋은 일이니 이번은 넘어가지. (볼 건드려지면 씩 웃는다. 그래, 알겠다니까, 하여튼 말이지···.) 이렇게 무른 사람도 처음 보는군. ··· 뭐, 확실히, 수백 년이 차이난다고 하니까······. 현실감이 제대로 안 들어서 그런가? 왜인지 더 신경 안 쓰게 되는 것 같긴 해. 뭐, 조금 현실적으로 ··· 수십 살이 차이난다고 했으면 지금처럼 말 못 놓았을 걸. (그러니까······, 이젠 나도 신경 좀 덜 써보겠다고. 그런 의미. 참 길게도 설명했다. 다시 한 번의 머쓱한 웃음.) 이틀 함께 지냈다고 나를 그렇게 잘 아나봐. 맞는 말이니 반박은 않겠네. ··· 자네가 나를 믿어봐야 뭐가 있나. 이런 말 할 게 아니라, 자네를 좀 더 믿게 만들어봐야지.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고, 시라하 씨는, 응? (쿡쿡···. 가볍게 찌른다. 장난기가 가득하다···.) ······ 이젠 미리 말문도 막아버리는군. 알겠네, 알겠어. 이런 걸 고른 나 자신을 조금 더 자랑스럽게 여겨보도록 하지. (후후.) 나도, 이거···, 사 줘서 고맙네. 감사인사가 좀 늦었나? (가면 툭 가리키며 웃는다. 띄워주지 말라는 말은 안 했다.)
혹시 몰라? 자네같은 사람들만 있었다면 ······ 이곳에 눌러붙고 싶어했을지도. 뭐, 글렀지만. (우오즈미 아오이는 기억할 것이다. 뭔 이상한 ··· 것들의 먹이가 될 뻔했던 날을···. 생각과는 정 반대의 사람 좋은 웃음. 이 정도면 이것도 특기이다.) 그래도 결국엔 자네가 사겠다는 얘기잖아. 이 정도로 신세 져가지곤······, 나는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다만. (······) 나에게 돈 쓰라는 말 해놓고선 걱정이 너무 많지? 이해 좀 해. 성격일세. (뻔뻔.) 그래도, 익숙한 음식 형태 갖추고 있으면 대부분은 잘 먹으니 걱정 말게. 뭐······, 국수 고명으로 풍뎅이가 올려져있다면 또 모르겠다만. (아하하.) 이봐. 선생님을 너무 좋아하는 것 아닌가? 나랑 딱히 연관도 없는 사람같은데. 그 분 얘기 자네에게 얼마나 들었는지도 모르겠어.
 
시라하 츠유:그치만 방금 그거는 좀 웃겼어서~ 어쩔 수 없었답니다. 원래 농담은 웃으라고 하는 거 아닌가? (아까는 너무 크게 반응한다고 뭐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웃는 건 좀 봐줘요. 그리 작게 이야기하며 키득거린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지금 상황은 즐겁다. 확실하게.) 아, 하긴. 사실 원래 사람들이 생긴 걸 먼저 보긴 하잖아요? 어려보인다던가, 조금 나이가 있어보인다던가... 아무튼 제가 어려보인다는 이야기잖아요? (장난스레 이야기하며 꽃받침을 한 번 한다.) 동갑 정도로만 봐줘도 저야 괜찮답니다~ (오히려 기분 좋죠! 어려보인다는 건데~ 내뱉는 투가 퍽 가볍다. 신경쓰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고, 본인도 크게 신경 안 쓴다는 반증. 사람이 원래 무게감이 없기도 하고...) 그치만 단호한 게 더 어렵지 않아요? 제가보기엔 우오즈미군도 그렇게 단호해보이지는 않는데~ (턱을 괴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이다가, 찔리자 눈만 깜박 깜박. 괜히 문질 문질...거리기도 하고.) 그리고 이왕이면 저는 믿음을 증명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거든요~ 오히려 증명하려면 우오즈미군한테 무슨 일이 생겨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상황은 별로 좋지 못하다구요. (툴툴.) 아, 뭘요! 오히려 잘 어울리시는 거 하고 계시니까 저도 기분이 좋은 걸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축제는 즐기는 재미가 있는 것 같네요. 평소에는 이런 거 살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뭔가 추억 남기는 느낌이라 좋아요. (제 가락이 건들였다가, 네 가면도 한 번 톡, 건들인다.) 오래 오래 간직해주세요, 이왕이면~?
아쉽지만 이계에는 다양한 요괴들이 많아서 힘들겠네요~ 정말 글렀네, 회유하지도 못하겠어요. (자신도 첫 만남에 우오즈미 아오이가 무슨 일을 당할 뻔 했는지 기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하하, 어색한 웃음 소리나 짧게 흘린다. 그래도 네 기분은 나빠보이지 않으니 그걸로 됐다. 큼큼.) 저랑 축제 보내는 동안 즐겁게 놀아주시는 걸로 충분하니까 신경쓰지 말아요, 저, 축제 정말 오랜만에 온 거라구요? 안 온지 꽤 됐단 말이에요. 돈 신경 쓸 시간에 재밌는 거나 하나 더 해보자구요~ (이해할 테니까!) 아하하, 설마 국수에 까지 그러려고요... 안 올라가 있으니까 걱정말아요! 아, 무슨 메뚜기 튀김 많이 먹기 대회같은 게 따로 있다고 하긴 했던 것 같은데... ...뭐, 참가하지는 않을 거지만요! (아.) 아~... 습관이에요, 습관! (제 입을 탁탁, 짧게 두어번 친다.) 음, 제가 이야기하는 선생님은 인간이셨거든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자꾸 생각나나봐요. (자제해볼게요!) 그리고 같은 인간이니까 우오즈미군이 조금이라도 더 좋아할 만한 걸 생각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아, 아무튼요~ 사격장 가볼래요? 아니면 점집? 간이낚이터? 아직 배는 안 고프다고 했으니까~ 다른 곳부터 가면 될 것 같은데!
 
우오즈미 아오이:나 사격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바빴다!) 이번 기회에 좀 해볼까. (좀 움직여야 배고파질 것 같기도 하고. 그치? 같은 의미의 ······ 눈 찡긋 한 번.)
 
시라하 츠유:괜찮아요! 힘만 좀 쓸 줄 알면 대부분 과녁은 맞출 수 있을 걸요~? (아마도! 그리 덧붙이며 어깨 으쓱이고.) 맞추면 아마 상품도 있을 거예요. 한 번 같이 해봐요!
 
사격장
 
다양한 경품들이 진열된 사격장입니다.
 
낯선 것들뿐인 이계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자 꽤 반가울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격장은 인계의 놀이공원이나 오락실에서도 자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사격장에 놓인 것은 총이 아닌,
 
…활입니다.
 
아오이와 츠유를 본 사격장 주인이 싱글벙글 웃으며 두 사람을 맞이합니다.
 
사격장 주인: 어서 옵쇼! 두 분 맞으십니까!! 자, 참가비는 이쪽으로 내시면 됩니다.
화살은 인당 5개고, 활은 신장에 맞는 거로 잡으십시오!!
 
우오즈미 아오이:(······ 보통 활 쓰는 건 양궁이라 하지 않나? 같은 생각. 하긴, 이런, 산업혁명도없던것같은곳에 (···) 총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그걸 또 이제야 깨닫는다······.) ······ 자네는 해봤나? 이런 거. (활 하나 집어들었다.)
 
시라하 츠유:자주 해본 건 아니기는 한데... 그래도 한 두 번은 해봤어요!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활 하나를 집어든다.)
 
:참가한다면, 정신력과 근력 판정입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안해본 거 해보려니까 좀 긴장되긴 하는데······. (활 이리저리 살펴보기······. 그래도, 뭐···,) 이미 하나 들어버렸으니까, 뭐라도 쏴야겠지? (마찬가지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출사표는 시원한 웃음이다. 참가합니다!)
 
좋습니다!
 
두 가지 한 번씩 굴려주시면 돼요!
 
 ✷ 정신력&근력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멋지게 과녁 정중앙에 화살을 명중시켰습니다.
 
죽어라 이누ㅇ…….
 
앗! 이 이상은 안 돼!
 
츠유와 무척 닮은...
 
하........
 
다람쥐 인형을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시라하 츠유:뭐야, 안 해본 거 맞아요? (옆에서 박수 짝짝짝짝...)
 
우오즈미 아오이:(스읍······.) 나, 전공을 바꿔야 하나······. (불속성 학생···. 츠유 얼굴 돌아보고 브이 한 번!) 어때, 좀 멋있던가?
 
시라하 츠유:네! 완전 멋있었어요! (양 손으로 엄지 척!) 저도 저 정도까지는 못할 것 같은데~ 이거 괜히 인장되네요... (활 만지작)
 
우오즈미 아오이:한다면 하는 거지. 어떻게든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주먹 내밀기. 힘내라는 의미 담긴 하이파이브! ······ 의 개념이, 존재할 지는 모르겠다만······.) 자네도 해 보라고!
 
시라하 츠유:역시 재능인가? (앞으로 주먹 내미는 거 보고 고개 갸웃... 거리다가 같이 주먹 내밀고 조심히 톡, 부딪힌다. 이거 맞나?) 좋아요, 한 번 해볼게요...!
 
:시라하 츠유 역시 참가, 근력과 정신력 판정입니다.
 
시라하 츠유: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 생각보다 약하구나?) (한 발만 더 쏴봄.)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알았다. 그만하겠다.)
 
우오즈미 아오이:(아 맙소사······.)
 
다소 애매한 점수긴 하지만, 과녁에 화살을 맞추긴 했습니다.
 
푸른색 보석이 박힌 노리개를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시라하 츠유:(쳇~) 남은 세 발도 그냥 쏴볼까요... (만지작...) 저기 있는 강아지 인형이 상당히 탐이 나는데... (빤히 너를 바라본다.)
 
우오즈미 아오이:(시선 받는 중. ········· 조금 부담!) 자네 마음대로 하게. 자네 돈인데 내가 말을 얹을 수 있겠나? (······ 인형은 왜? 눈 가늘게 뜨기······.)
 
시라하 츠유:한 발만 대신 쏴줘요. (저거 우오즈미군 닮았어요.)
 
우오즈미 아오이:글쎄. 또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이거, 초심자의 행운? 그런 거 아닌가?) 그래도 ··· 물주가 까라면 까야지 뭐. (인형 한 번, 츠유 얼굴 한 번, 다시 인형 한 번 보고선, ······ 진심?)
 
시라하 츠유: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잘하면 좋은 거고, 아니면 저도 한 번 더 해보면 되는 거니까! (같이 인형 한 번, 네 얼굴 한 번 보고... 네, 완전요. 200% 진심!)
 
우오즈미 아오이:이틀 함께 지냈다고 벌써부터 콩깍지가······. (눈 가늘게 뜨고 활 챙기기. 한숨 한 번······.) 알겠네. 한 번은 해 주지. (이번에도, 어떻게든 될 것이란 마인드로······, 해보겠습니다!)
(근데역시 좀 긴장된다. 심호흡도 한 번.)
 
시라하 츠유:(눈 반짝 반짝.....)
 
우오즈미 아오이: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
 
잘 쏘네요. 와~~
 
아무래도 활쏘기에 재능 있는 모양입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역시 전공을 바꿔야······.)
 
츠유가 갖고 싶어했던...
 
아오이를 닮은 강아지 인형을 상품으로 받습니다.
 
시라하 츠유:(야호~!)
 
우오즈미 아오이:(이게 맞나······.)
 
시라하 츠유:(일단 남은 한 발! 자기도 남은 거 하나 쏴봅시다.)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우와)
 
우오즈미 아오이:(아 맙소사)
 
화살은 멀리멀리 날아가 사격장 주인 옆에 꽂힙니다.
 
주인이 식은땀을 흘리며 츠유에게 아차상을 수여합니다.
 
예쁜 색의 나뭇잎 책갈피네요!
 
시라하 츠유:(이건 우오즈미군 줘야지... 하고 주머니에 꽂아준다...)
 
우오즈미 아오이:(받아버렸다······.) 과녁이 아니라 사람을 쏘는 거였다면 꽤 높은 점수였겠는데. (장난!)
 
시라하 츠유:에이, 그럼 큰일나죠! 저 축제에서 쫓겨나는 거 아니에요? (같이 장난식으로 받아치며 웃었다... 그래도 주인장께 죄송합니다... 하며 고개 꾸벅 숙이고....)
기념품 하나 더 생겼네요! (인형 끌어안고) 이번엔 어디 가보고 싶어요?
 
우오즈미 아오이:뭐, 정말 사람 쏜 건 아니었으니 어찌 됐든 다행이지 않나? (아하하. 여전한 농담조···. 그래도 사과는 함께 해준다. 웃는 표정과 함께, 입모양으로 죄송합니다~.)
음······. (자기도 다람쥐 인형 끌어안고 ··· 볼 한 번 꼬집어보기. 이래 봬도 고민 중이다.) 식사나 하러 갈까? 지금쯤이면 적당할 것 같은데.
 
시라하 츠유:(인형 볼 잡아당기고 말랑 말랑... 기분 좋다!) 앗, 괜찮을 것 같네요! (고개 끄닥! 식당가 쪽으로 아오이군을 데리고 갑니다!)
 
식당가
 
식당가에서는 많이 먹기 대회가 한창입니다.
 
츠유가 이야기했던 대로 메뚜기 튀김이 그 메뉴인가보네요.
자신 있는 메뉴라면 도전해보는 것도... 가능은 합니다. 안할 것 같지만.
 
우오즈미 아오이:(안 할 거지만.)
 
식당가 한 편에는 먹음직스러운 국수를 팔고 있습니다.
 
색색의 고명이 올라와 있고, 육수로 국물을 냈는지 고소한 향이 후각을 자극합니다.
 
시라하 츠유:우오즈미군, 먼저 자리 잡아줄래요? 국수는 제가 가져올게요!
 
우오즈미 아오이:신세 지게 만든다니까······. 알겠네. (삼 초···.) 구석 쪽 자리가 괜찮겠나?
 
시라하 츠유:음~ 네! 아무데나 상관 없어요! (손으로 동그라미 그리며 웃는다.)
 
우오즈미 아오이:자네, 호불호도 좀 따지란 말일세. 일단은, 뭐 ······ 내 마음대로 앉을 거지만. (이런다.) 국수 조심히 가져오고~.
 
공간은 협소한 편이지만, 많은 사람이 많이 먹기 대회에 시선이 쏠려 있어
 
드문드문 빈 자리가 보입니다.
 
마침 둘이 앉기에 적당한 좌석이 있네요.
 
우오즈미 아오이:(저 정도면 되려나? 그런 생각도 하면서······, 가봅니다.)
 
저 정도면 충분하겠죠!
 
아무데나 괜찮다 했으니 마음대로 앉아도 되지 않겠어요?
 
그렇게 아오이가 찾은 빈 자리에 앉으면...,
 
문득 누군가가 당신의 어깨를 톡톡 두드립니다.
 
???: 선생님?
 
고양이 수염을 가진 요괴 하나가 수염을 움찔거리며 아오이를 보고 있습니다.
 
반가움, 희한함, 놀라움, 충격…….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듯, 동그란 눈이 점점 더 커집니다.
 
타타:아, 혹시 선생님이 아니신가요?
 
우오즈미 아오이:(선생님?) ······ 예. 잘못 보신 것 같습니다.
 
타타: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타타, 영월호 졸업생이에요. 죄송합니다. 은사님과 닮아서 착각했어요.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닮으셨거든요! (하하.)
그런데, 저 혹시… (작게 이야기한다.) 인간이신가요?
 
우오즈미 아오이:살다 보면 한 번쯤은 사람 헷갈리는 일도 있고 그런 거죠. 괜찮습니다. (사람 좋은 웃음······.) 그리 닮았습니까? 많이 놀라신 것 같던데. (얼굴 툭툭 두들기다가···.)
(········· 침묵. 이거 ··· 대답해도 되는 건가? ······ 아~, 젠장. 시라하 씨도 없는데······.)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으십니까? (잠깐, 누가 봐도 수상해보이잖냐······. 그런 생각. 표정만은 여전히 ··· 시원한 웃음이다.)
 
타타:아, 네! 조금... ...많이요? (하하, 웃음소리 흘리며 뒷 머리를 만진다.) 아무튼 착각한 점은 다시 한 번 사과드릴게요.
아, 멀리서 보면 티가 안나지만, 분장은 자세히 보면 티가 나거든요. (그래서 여쭤봤어요, 짧게 덧붙이기도 했고. 내비치는 기색은 무해하다.) 인간이 이런 걸 할 수 있지는 않을 텐데... 보호해주시는 분이 따로 계신가봐요?
 
우오즈미 아오이:괜찮대도. 사과는 멈추셔도 됩니다. 은사님이라 부를 정도면 꽤 훌륭한 분 같은데······, 그리 좋은 분과 비교되는 건 오히려 영광이겠지요.
(······ 아 ··· 지켜주겠다고 했잖아! 같은 생각. 설마 벌써 들킬 줄은 몰랐지···. 몇 초간의 침묵 이어지고······.) 그러면 처음에 좀 알려주시지 그러셨습니까. 괜히 신경 세우고 있었군요. (에라 모르겠다의 마인드!) 예, 말씀대로 제가 한 것은 못 되고······, 일행이 있습니다. 국수만 가지고 온다 하였는데 국수를 만들어 오나 봅니다. (농담.)
 
타타:하하! 역시 경계하고 계셨군요. 걱정마세요, 해치거나 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요. 뭐, 여기 식당가는 인기가 제법 많은 편이니까요. 100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이니 요괴들이 몰리는 것도 당연하지요. (게다가 슬슬 점심시간이기도 하니까! 그리 덧붙이고는 사람 좋게 웃는다.) 아, 혹시 영월호 출신 요괴인가요? 그렇다면 제가 아는 요괴일 지도 모르겠는 걸요? 혹시 그 친구 이름이? (사교성이 좋은지 웃으며 조잘 조잘 떠든다.)
 
우오즈미 아오이:이번엔 제가 ··· 사과드려야겠네요. 죄송합니다. 인간이라 했을 때 좋은 꼴은 못 봐서요. (아하하. 우오즈미 아오이는 기억할 것이다······.) 그래 보입니다. 저긴 무슨 대회를 한다고 사람이 몰려 있더군요. (뭐······.) 축제는 사람 북적거리는 맛으로 즐기기도 하니 상관은 없지만 말입니다. (··· 친절한 요괴들은 다 말이 많나? 이런 생각···.) 그 친구요···. 시라하 츠유라 하던데. 영월호 다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는 사입니까? (몇 초···.) 이참에 그 쪽 이름도 알려주는 건 어떤가요. 대화하며 계속 그 쪽이라 부를 순 없는 노릇이니.
 
타타:아니에요, 이해해요. 사과하지는 않으셔도 괜찮아요. 인간이 혼자 이곳에 뚝 떨어졌는데 경계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거죠. (웃으며 손을 가볍게 내저었다. 축제는 사람이 많은 맛이긴 하죠... 잘 안 나오던 요괴들도 나오고, 떠들석하고... 즐거우니까요.) 아! 츠유인가요? (눈 동그랗게 뜬다.) 알죠! 영월호 동문이니까요. 그 녀석, 지금 몇백 년째 졸업 시험도 거르고.... 걱정되던 참이었어요. 그래도 이번 축제는 나온 모양이네요. 평소에는 잘 안 오는데. (오랜만에 놀고 싶었던 건가?) 아, 제 이름은 타타랍니다. (웃는다.) 편하게 불러주셔도 될 것 같아요.
 
우오즈미 아오이:그 쪽이나 시라하 씨같은 사람들만 있다면 이렇게 경계하진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시원한 미소!) 친절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제대로 오해했다···. 민망한 듯 뒷머리 만지작거리기.) 아, 역시 아십니까? (······) 졸업 시험을 안 봤다고요? ··· 그러게요, 동문이라 하셨는데···, 그 아이는 아직 재학 중이라 했으니. (그냥 조금 오래 다니는 학교인 줄 알았는데······. 이런 생각. 아, 잠깐···, 아이라고 칭하면 안 되려나. ··· 그 사람은, 그렇게 정정했다. ) ··· 제가 저 좀 데리고 다녀주십사 했습니다. 축제가 있다길래요. 제 의지로 온 곳도 아닌데, 즐기지도 못하고 가면 너무 억울하다 싶어서. (하하.) 타타 씨. (악수 청했다.) 반가워요, 우오즈미 아오입니다. 저 역시 편히 불러주세요.
 
타타:저야말로 반갑습니다, 우오즈미씨! 이렇게 인간을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가볍게 손을 맞잡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래도 다양한 요괴들이 많으니 말이에요. 인계에도 다양한 인간들이 있지 않나 싶어요. 저희야 본 적 있는 인간이 몇 되지 않으니 잘 알 수 없지만... (어깨를 으쓱거리며 웃고. 우오즈미씨가 볼 때는 어떤가요?) 아, 네. 계속 미루고 있어요... 선생님을 기다린다고 막무가내로 학교에서 버티고 있는 것 같기는 해요. 아무래도 학교 근처에 신목이 있기도 하고, 영월호도 전쟁 직후에 어린 요괴들을 가르쳐야 한다면서, 은사님께서 지으신 곳이니 익숙한 곳이니까… (누가 츠유를 말리겠어요. 그리도 덧붙였다. 저희가 말릴 힘은 없죠.)
 
우오즈미 아오이:백 년에야 한 번씩이라 들었으니까요. 저 놓치면 백 년은 더 기다리셔야 다시 인간 한 명 올 테니 잘 봐 두십시오. (실없는 농담···.) 뭐, 하긴···, 우리 쪽에서도 이 쪽 사람 한 명 온다면 단순 구경거리 삼을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긴 합니다. 어딜 가든 그런 사람이 대부분인 건 조금 슬픈 일이고요. (······ 그렇다고 말까지 하는 존재를 잡아먹으려 들진 않겠지만! 아무래도 배고파졌나? 뒤끝이 생겼다. 역시, 국수를 만들어 오나, 시라하 씨···.) 선생님을요. 아까 말씀하신 은사님과 같은 분입니까? 맞다면···, 저에게도 자주 얘기하긴 하던데요. 좋은 분이셨다고···. (삼 초) 그렇게까지 그리워하는 줄은 몰랐지만. 신목이랑···, 인간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 하던데, 그것도 그런 이유에서일까요. (그러니까, 뭔가 많은 걸 알게 된 기분. 알면 안 되는 것까지 알아가는 기분······. 썩 좋진 않다. 당사자도 없는데!) 말릴 이유도 없지 않습니까. 결국엔 본인의 뜻일 테니. (······ 미련한 사람이구나···. 이리 생각해버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타타:하하, 그래야겠네요. 게다가 상당히 미인이시기도 하니까요. 웬만해서는 쉽게 잊기 힘들겠는 걸요. (마찬가지로 가벼운 투다. 어딜 가든 비슷 비슷하기는 하구나. 이계도, 인계도, 결국엔 누군가가 사는 곳이니 당연할 지도 모르지만. 그리 생각하며 가볍게 넘긴다.) 네, 츠유가 무척이나 잘 따랐거든요. 인간이신데 그렇게까지 저희를 잘 이해해주시는 것도 신기했고... ...뭐, 갑자기 사라져버리셔서 츠유가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거긴 하지만…… 아무튼 신목을 지킨다는 게 거짓말은 아니죠. 요괴들이 인계로 넘어가게 된다면, 누군가를 위협할 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츠유 덕분에 인계로 넘어가는 요괴들은 거의 없기는 하지만요. (이런 면에서는 믿음직하죠.) 아, 그러네요. 츠유도 무슨 생각이 있겠죠. 방금 말은 잊어주세요. 하하. 워낙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많이 하는 지라 저도 모르게. (가볍게 이야기하다가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툭 내뱉는다.) 사라지시기 전에 뭔갈 선물했다고 얘기하던데……
 
그때, 츠유가 국수 그릇이 담긴 쟁반을 들고 아오이 방향으로 옵니다.
 
시라하 츠유:응…? (고개 갸웃거리며 쟁반을 들고 타타를 한 번 빤―히 쳐다봅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아.) 자네 왔나? (표정 탁 풀린다! 국수를 자네가 만드는 줄 알았어. 농담 한 번 던지고는···. 타타 쪽 한 번 바라봤다.) 자네 동창 되는 분이라던데.
 
시라하 츠유:아, 미안해요! 줄이 좀 길어져서~ 오래 기다렸어요? (헤헤 웃다가 이어지는 말에 눈 깜박.) 맞기는 한데… (어쩐지 어색…하다!) 타타… 괜히 이상한 말 한 건 아니죠? (빤…)
 
츠유의 눈빛에, 타타는 재빠르게 아오이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도망?갑니다.
 
츠유는 한참 동안 타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봅니다.
 
시라하 츠유:으음, 역시… 오랜만에 봐서 어색하네요. (테이블 위로 쟁반 내려놓는다.) 자, 여기요! 방금 나온 거라 면은 안 불었을 거예요.
 
우오즈미 아오이:(음······.) 이상한 말은 안 했고, 잠깐 대화한 것이니 걱정 말게. (진짜 별 말 안 한 건 아니지만···, 글쎄!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본인 얘기를 하는 건 조금 무례하니까. 내린 답은 침묵이다.) 줄이 어지간히 길었던 모양이지. 고맙네, 자네도 맛있게 먹어.
 
시라하 츠유:그래요? 다행이랄지... 사실 대부분의 애들이 아직 졸업 안 했다고 놀리는 애들도 있고 그래서... 얘기안한 지가 좀 됐어요. 타타는 아니었지만 얘기는 안 한지 좀 돼서 어색고…. 뭐, 아무튼! 밥 먹는데 이런 얘기는 미뤄두고~ 맛있게 드세요~ (알겠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나무 젓가락 하나 뜯기!) 어제 그거보다는 입맛에 맞으면 좋을 텐데요~...
 
우오즈미 아오이:뭐, 저 분은 졸업생이란 얘기정돈 들었다만···. (··· 침묵. 눈치 조금 살핀다. 역시, 당사자에게 듣는 게 가장 편한가···, 싶어서.) 자네는 왜 안 하고 있나? 졸업 말일세. (······ 대답 안 해줘도 되고. 가볍게 물은 뒤 ··· 가볍게 덧붙인다. 나무젓가락 툭 뜯는 행위와 어울리는 말투이다. 그러니까, 별 얘기 아니라는 듯······.) ··· 이를 어째? 밥 먹는데 이런 질문 ··· 해 버렸다만. (하하. 실없는 웃음···.) 어제 그것보다는 당연히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으니 그런 걱정도 말고. 아, 여기 제법 인기 많은 식당이라는 것도 들었어. 그러면 뭐···, 맛있지 않겠나?
 
시라하 츠유:맞아요. 동문이거든요. (타타가 졸업한 지도 꽤 오래 되기는 했던가... 음. 몇 백년 정도? 그리 생각만 한다. 세월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으니!) 뭐, 밥 먹는데 아무 말 안 하고 먹는 것보다는 대화하면서 먹는 게 좋으니까 괜찮아요~ 음~ 그냥, 기다리는 것도 있고, 제가 없으면 신목 관리가 느슨해지니까요. 다른 요괴들이 신목을 악용하면 곤란하니까! 사실 지금은 후자의 이유가 더 크기는 해요. 근데 애들이 생각보다 많이 놀린다니까요~ 처음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이젠 아예 무시하니까... (애들이랑 얘기 안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랄까?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가볍게 이야기하고는 국수를 한 입 먹는다. 호로록. 우물 우물.) 요괴들 입맛이랑 인간 입맛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 걱정하는 거죠~ 그래도 제 입맛엔 맞아요! 우오즈미군도 얼른 먹어봐요.
 
우오즈미 아오이:그래도. 좀 대답하기 싫은 질문일 수도 있잖나? 사람마다 그런 거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니. (괜찮은 질문이라면 그것도 다행이다만···. 대답하는 거 가만히 듣다가, ··· 아! 국수 다 불도록 기다릴 뻔했다. 급하게 젓가락으로 면 한 술 뜨고···.) 하긴, 이곳에 자네같은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드물지···. (··· 기억할 것이다. 응.) 뭐···, 이틀 본 사이에 이런 말 해도 괜찮나 싶지만···. 자네 좀 미련하긴 해. (남고생의 장난기!) 아무리 기다리는 게 있어도 말일세, 졸업을 몇 백년 씩이나 안 했다고 들었는데······, (··· 아. 먹으려던 면 다시 그릇에 툭 떨어트리기. 떨어진 면은 다시 집겠지만, 나온 말은 주울 수 있을리가 없다···. 눈동자 한 바퀴 굴리다가,) ··· 미안. 자네 얘기도 조금 했어. (아까 그 분이랑. 조금 실토한다···. 최선을 다해 미안한 표정 짓는 건 덤으로. 그리고···, 아까 못 먹은 면 이번엔 잘 집어들었다. 소리 없이 한 입 먹고선 우물거리기.) ··· 맛있는 것 같은데? (뭐, 제대로 음식 형태만 띄고 있다면···, 본인에게 맛없는 음식은 잘 없지만. 그래도!) 아마 내 입맛에도 괜찮은가 보지. 인기 많을만 해.
 
시라하 츠유:그런가? 저는 대체로 물어보는 것들은 전부 대답하는 편이라서.... 딱히 불편하다 할만한 질문은 없다고 해야할까요~ (그러니까 상관 없어요! 그리 덧붙이며 고개 끄덕 끄덕. 반댓손으로 옆머리 귀 뒤로 넘겨 걸면서 또 한입 먹고...) 그거야~ 사람들이랑 만나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데요. 이왕이면 오래 오래 기억하고 싶은 게 있고, 그리워지면 기다리고 싶어지는 거고~ 그러는 거죠! 우오즈미군도 언젠가 이런 게 생길지도 몰라요? (하하!) 아~… (우물 우물... 꿀꺽.) 타타가 그 얘기도 했군요? (떨어트리는 거 보고 고개를 갸웃인다. 왜?인가 싶다가, 사과를 하는 모습에 눈 한 번 깜박인다.) 헤헤 괜찮아요! 졸업 시험이 백 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이니까, 시험 그렇게 많이 거른 건 아니거든요. 나름대로 저, 능력 있는 편이니까 마음만 먹으면 졸업은 바로 가능하답니다? (미안한 표정에 팔자눈썹 만들며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지금 모습을 보니 역시 어리긴 어리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안 비밀. 킥킥 웃다가 네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본다. 워낙에 애들도 본인 이야기를 많이 해서 익숙하기도 하고.) 다행이네요~ 부족하면 이야기해요! 슬슬 사람 빠지고 있으니까, 이제 금방 나올 것 같거든요! (자기도 한 입 더 먹는다. 우물 우물....)
 
우오즈미 아오이:진짜 무른 사람이야, 자네는···. (눈 가늘게 뜨다가···, 파하학 웃기. 이렇게 사람 좋아하는 사람도 처음 보는 것 같아.) 글쎄······, 그렇게까지 그리워하는 건 만나본 적 없군. 내가 아직 십 몇년밖에 못 살아서. (숫자 얘기하지 말라며 본인이 한다···. 당연스럽게도 장난기 묻어나는 말투.) 자네 말대로, 조금 더 살아보면 생길지도 모르지. 그래도 역시······, (국수 한 입 더 먹었다. 말이 자연스럽게 끊겼다. 다 삼키고서야 입 열곤···,) ··· 그게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어. 막연하다는 표현이 맞겠군. (국수 한 번 뒤적···. 다시 한 입 먹는다.)
··· 기분 안 나빠? 자네 없는 곳에서 한 얘기인데. 그리 기분 좋은 소리도 아닐 테고. (··· 허.) 백 년에 한 번 있는 거라면, 횟수가 아니라 기간이 문제이지 않나. 설마 졸업시험과 축제가 같은 간격으로 열릴 줄은 상상도 못 했지. 얼마나 오래 남아있던 게야? 그래, 자네 말대로 능력도 있으면서······. (미련하다니까. 이젠 스스럼없이 얘기한다. 그 선생이란 사람 얼마나 좋아하는 건가 좀 알 것 같기도 하고······. 이건 생각으로만. 머리 쓰다듬어지자 눈 동그랗게 뜨다가···, 좀 민망한 웃음.) 그러니까, 자네는, 웃음이 너무 많다고. 지금 말이야, (머리 위의 손 가볍게 떼어낸다.) 애 취급 제대로 하고 있는 얼굴인데.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역시 민망하다···. 또래처럼 보이는 사람과 이러고 있으니 더더욱.) 됐어. 그렇게 많이 배고프진 않으니까···. 더 먹기보단 다른 곳이나 더 구경가고 싶군. 간식도 꽤 팔 것 아닌가? 축제니까.
 
시라하 츠유:칭~...찬으로 받아들일게요? 사람 좋아한다는 거니까! (괜히 이러고.) 흐음~ 어려서 그런가? (나이 이야기를 먼저 꺼내자, 장난스런 투로 툭, 내뱉고는 실실 웃었다.) 보통 쉽게 생기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건 그거대로 좋은 걸테고~ (안 그런가요? 그리 이야기하며 입가에 호선을 그린다.) 쉽게 생각하면, 가족이라던가~ 소꿉친구라던가, 그런 사람들도 보통 소중하잖아요. (의외로 가까이 있을 지도 모른답니다? 그런 말도 덧붙였다.)
영월호에 다니는 친구들은 거의 다 아는 사실이기도 하니까요, 이야기할 수도 있고 그런 거죠…? 뭐,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저도 우오즈미군이 인계로 돌아가면, 가끔 이야기할 것 같기도 하거든요. 아, 이왕 이렇게 된 거 미리 허락이나 맡아둬야겠다. 종종 친구들한테 이번에 같이 놀았던 얘기해도 돼요? (여전히 이야기하는 투는 가볍다.) 뭐어~ 글쎄요? 비밀? 나이 이야기하지 않기로 한 거 아니었나요? (히죽 웃고.) 우오즈미군은 제가 능력이 있다는 부분만 생각하면 되잖아요! (지켜드릴 수 있다는 거!) 그만 웃으라고 하면 덜 웃어볼 수는 있는데, 딱히 잘 지킬 자신은 없어서 말이죠… (손이 떼어내지자 눈 한 번 깜박이고는, 제 입꼬리 검지로 주욱 내려본다…. 물론, 얼마 못가서 다시 웃기도 했다.) 맞아요~ 아까 이야기한 약과도 있고, 링고 아메나, 또… 뭐가 있더라? 안 온지 좀 오래돼서… (가물 가물…) 아무튼, 더 볼 곳이라면~ 아까 이야기한 점집이랑 간이 낙시터도 있으니까요!
 
우오즈미 아오이:응, 칭찬일세. (반만 맞다. 실실 웃고 있는 건 이 쪽도 마찬가지···.) 상상이 안 가. 어쩌면 모르지, 한 번 잃어봐야 그리워할지도···. 어쨌거나 그것도 꽤 먼 미래겠지만. (아직 어린 사람의 불안정한 확신이다.) 이미 알던 사람들을 그렇게까지 그리워했다면 여기 떨어졌을 때부터 보고 싶다며 징징댔지 않겠나? (하하! 과장이지만.) 그래도 말일세, 나도 사람은 좋아해. (선하고 친절하면 더더욱. 상대 한 번 가리키곤 씩 웃었다. 자네처럼.)
글쎄, 자네 얘기 함부로 하는 사람한테 그리 무르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자네가 상관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덧붙이곤 면 한 젓가락 더 우물거렸다. 여기, 숟가락은 없나? 국물이 꽤 맛있어서.) ··· 음. (씹던 거 삼켰다. 잠깐동안 빤···히 바라보더니,) 그건 좋은 얘기잖나? 하고 다녀. (그 땐 내가 사실 인간이었다는 소릴 해도 잡아먹기엔 늦었을 테니. 씩 웃는다. 그리 좋은 심보는 아니다···.) ··· 이봐. 이게 나이 얘기인가? 자네 졸업 얘기지. (그거나 그거나···.) 자네가 그럴 능력 있다는 건 이미 충분히 믿고 있으니까, 다른 면에서도 좀 믿을 수 있도록 굴어달란 말이야. (사람에게 조금 더 단호해도 괜찮다고.) ······ 됐어. 사람 웃는 걸 내가 어떻게 막나······. 웃게나, 그래, 내 민망함은 내가 참아야지. (체념했다. 이젠 ··· 그릇에 면도 얼마 안 남았다. 어째 면 양이 자존심과 비례한다.) 다음엔, 뭐······. 점이나 보러 갈까? 아무래도 오늘 운을 좀 봐야겠어. (사격장에서의 일 생각 중···.)
 
시라하 츠유:뭐어, 그렇지만… 그래도 제 친구들인 걸요. 함부로 미워할 수가 없어요. 미운 정이라도 든 걸까요? (사실 대충 네가 예상하고 있다 시피... 츠유라는 요괴는 워낙에 무르고, 미워한다고 할 만한 사람도 없는 사람이지만 말이다. 이어지는 말에 주섬 주섬... 동그란 통에서 숟가락 하나 꺼내서 건네준다... 여기요!) 그래도 되는 거죠? 아싸~ 잔뜩 하고 다녀야겠네요. 저, 아침에도 얘기했지만 오랜만에 축제오는 거라서 진자 재밌거든요~ (아! 우오즈미군이랑 노는 거라서 그럴지도. 하면서 장난스레 입꼬리 올리는 것도 덤. 벌써 다 먹었는지 그릇 하나를 비우고, 아까 경품으로 딴 인형만 문질 문질 거리고 있다.) 비슷하죠~ 일단 세월이 포함된 이야기잖아요? (키득.) 음... 솔직히 어떻게 해야될 지 잘 모르겠는 걸요! 제가 지금 싸워서 (...) 능력을 증명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들이랑 가까이 가면 우오즈미군도 별로 안 좋잖아요. (아닌가? 괜찮나? 음. 모르겠다! 아무튼. 마찰은 없는 편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이다.) 하하, 포기가 빠르시네요! (본인이 한 건 생각 안 하고 이런 말이나... 근데, 많이 민망해요? 딱히 민망해할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순전히 본인 기준에서 묻는 말이다. 귀 쫑긋 거리면서 고개를 또 한 번 갸웃거린다.) 아, 점집 말씀하시는 거죠? 괜찮을 지도. 거기, 제가 아는 분이 하는 곳이거든요.
 
우오즈미 아오이:그랬는데도 친구야? ······ 뭐, 하긴···, 징하게도 오래 지냈을 테니. 미운 정이라면 더더욱 어쩔 수 없겠군. (숟가락 받아들었다. 응, 고마워.) 즐겁나? 다행일세. 나만 즐기는 거면 어쩌나 했지. 나랑 다녀서 그렇다기엔······, (국물 한 번 떠먹었다.) 내가 그리 재미있는 사람은 못 되거든. 축제 자체가 끝장나게 즐거운 쪽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어. 그래야 내가 돌아가도 자주 올 거 아닌가. 즐거운 곳에. (그릇이 서서히 바닥을 보인다. 만족스럽게 먹었다는 표정!) ······ 싸우는 건 환영 못 하긴 하지. 그냥, 불만이 있는데 갈등이 없는 관계도 그렇게 좋은 건 아니라고. 자네 얘기야 뭐······, 자네가 워낙 무른데다가, (검지로 이마 쿡.) 사람들이 그리 얘기하는 것에도 이미 무뎌진 바람에 별 수 없는 소리지만. (쿡 찌른 곳 가볍게 문질···. 이후 손 떼서 턱이나 괸다. 상대 빤···히 바라보기.) 자네가 또래한테 애 취급 한 번 당해 봐. ··· 아니, 자네는 그런 거 가지곤 신경 안 쓸 것 같기도 하고···. (··· 이미 내가 많이 한 것도 같고······. 이건 입 밖으로 안 냈다.) 웃기라고 한 소리도 아닌데 듣고 있던 사람이 웃으면 머쓱해지지 않나? 나는 그렇던데. (··· 오?) 자네가 아는 사람이라면야. 믿을만 한 것처럼 느껴져, 괜히···. (어느새 다 빈 그릇 두 개 살피고···, 인형 안아들었다.) 일어날까? 자네도 다 먹은 것 같은데.
 
시라하 츠유:뭐어~ 아무래도 저는 신경 별로 안 쓰죠! 게다가 오히려 어려보인다는 걸로 들려서 좋게 받아들일 것 같기도 하고요. (쿡 찔린 곳으로 시선 한 번 올렸다가 어깨를 으쓱거린다. 뭔가 오늘따라 무르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 것 같고, 잘 웃는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 것 같다. 그냥 평소에 다른 요괴들이랑 오래 얘기를 안 하는 그런 걸 지도 모르겠지만. 뭐, 본인 딴에는 그걸로 듣기 좋으니 되었나?) 하하, 꽤 오랫동안 거기서 점 보는 일을 하셨으니까 점괘는 꽤 믿을만 하기는 해요. 아, 네~! (좋다는 듯 고갤 끄덕이고, 쟁반 위에 접시 올려두고 한 쪽에 치웠다.) 점집은 저 쪽이에요! (손으로 천막 하나를 가르켰던가.) 그래도 점심 배부르게 먹어서 저녁 때까지는 배가 안 부를 것 같기도 하고~ (인형 챙겨들고 작게 휘파람도 불었다.)
 
우오즈미 아오이:··· 있잖아. 이번에도 나이 얘기해서 미안한데. 몇 백살 먹었는데도 어려보인단 칭찬이 듣기 좋나? (······ 그 때 쯤이면 신경조차 안 쓰일 것 같은데···. 이런다. 제 말 상대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역시나 좋은 일이니 ······ 어찌 되든 상관은 없지만.) 꽤 정확한가 봐. 점집이 명맥 오래 유지하는 것도 힘든데. (이것도 인계만 살다 온 편협한 시선의 기준이지만···.) 기왕이면 좋게 나왔으면 좋겠군. ······ 아직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런 얘기하는 거 좀 그런가? (··· 단순 희망사항이니까, 괜찮겠지? 앉았다 일어나느라 구겨진 바지 매무새 정리하며 이런 소리나······. 주머니에 책갈피도 잘 들었는지 확인해 본다. 무사히 있다는 거 확인하고선···.) 이제 간식도 몇 개 사 먹으면 정말 배가 안 고플지도. 뭐 ······ 아무래도 좋아, 갑세.
 
시라하 츠유:그야 제가 들을 일이 거의 없는 말이니까요~? 요괴들은 대부분 외형만 봐서는 나이를 알 수가 없거든요. (엄청 많이 나이 먹으신 분들이 아닌 이상은... 그리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저도 거의 안 들어본 말이니까? 들으면 신기하고 재밌고 좋고 그런 거죠~ (응응. 고개 끄덕.) 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근데… 음, 점괘 자체는 믿을 만하지만... 그래도 점은 점일 뿐이니까, 너무 신용하지는 마시구요. (장난기도 꽤 많으셔서... 작게 속닥!) 왜, 그런 말도 있잖아요? 미래는 스스로 만드는 거다! (뭐 그런 거!) 하하, 좋은 게 나왔으면 하는 건 모두 바라는 거죠. 저도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기대해보려고요. (흠흠~ 붉은 실이 잘 연결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식당가 쪽에서 벗어나며 점집으로 향합니다.)
 
점집
 
두꺼운 비단 커튼이 드리운 곳 앞에서, 츠유가 멈춰섭니다.
 
시라하 츠유:아까 이야기한 거 잊으시면 안 돼요~... 아는 분이 하시는 곳이라 믿을만 하긴 하지만, 크게 신용하지는 말기!
 
우오즈미 아오이:노력은 해 보지. (뭐······,) 다음 경기 대진운이나 물어볼까 싶기도 하고. (··· 이런다. 너무 신용하지 말라는 말 방금 들었으면서!)
 
그리고 아오이와 츠유가 점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삿갓을 쓴 사람은 들고 있던 부채를 내리칩니다.
 
???: 쓰였네! 아주 단단히 쓰였어!!
 
네?! 뭐가요?!
 
언뜻 뒤로 비치는 그림자에는, 꼬리가 9개 달려 있습니다.
 
???:호호, 그냥 해보고 싶었단다! 자, 인간 아이가 여긴 어쩐 일이라니?
 
점집 주인은 그렇 게 말하곤 가볍게 웃으며 갓을 벗습니다.
 
츠유는 익숙한 듯 심드렁한 표정입니다.
 
시라하 츠유:할머니이... 맨날 이야기하지만 그러시면 친구 놀란다니까요!
 
우오즈미 아오이:아니, 음······.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걸 내가 당할 줄은 몰랐긴 하다만······. 민망한 웃음.) 진짜 용하시긴 한가 봅니다. 이 정도로 꾸며뒀으면 인간인 건 별로 티 안 날 것이라 하던데······. (눈 가늘게 뜨고 츠유 빤히······.)
 
시라하 츠유:(당연하죠...! 이 정도면 진짜 티 안 난다구요~! 억울하다는 표정!)
 
점집 안에는 대충 봐도 범상치 않은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금속으로 만 들어진 망원경이나, 샛노랗게 색이 바랜 고서들,
 
용도를 알 수 없는 측량 기구들…….
 
쿠라마 할멈: 후후 그래도 걱정하지 마라, 난 그 철없는 아이들처럼 인간을 잡아먹으려 하진 않으니!!
자자, 이곳에 온 김에 점이라도 봐주마. 무엇이 궁금하니?
 
우오즈미 아오이:(음······.) 질문 여러 개여도 받아주십니까? (이런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결국 처음으로 되돌아왔지만. 저···,) 운동을 하는데요. 다음 경기에 좀······, (몇 초.) ··· 쉬운 학교랑 만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거나 물어본다······. 세상에 이런 꼼수가 있을 수 없다!)
 
쿠라마 할멈: 호호! 그러엄, 이 쿠라마가 못 보는 게 무엇이 있겠니! 원하는 걸 물어봐도 좋단다. (호오?) 중요한 경기라도 있나보지? (수정 구슬을 한 번 쓸어낸다.) 그래, 어디 보자… 네 이름이 뭐라고?
 
우오즈미 아오이:예, 뭐······. (나랑 우리 학교의 명예 비슷한 게 걸려있으니까요······. 그런 생각. 이름 묻는 질문에야 정신 차린다.) 우오즈미 아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람 좋은 웃음.)
 
쿠라마 할멈: 츠유! 어디서 이런 애를 데려온 거니? 자주 좀 데려와보렴. 오늘 이 쿠라마가 눈호강하는 구나. (장난스러이 툭 내뱉고는 이어진 대답에 수정구슬을 한참동안 바라본다.)
 
쿠라마 할멈은 천칭처럼 보이는 것을 조정합니다.
 
그렇게 한 쪽으로 천칭이 뚝, 기울어지면 쿠라마 할멈은 입을 엽니다.
 
쿠라마 할멈: 호홍~ 아오이라고 했지? 다음 경기는 무탈하게 끝날 것 같네. 비교적 수월하게 이길 수 있겠어. 네 실력이면 상대 쪽에서 누가 나온다고 해도 걱정 없을 것 같구나. 당장에 있는 경기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운이 좋아, 실력도 되는 것 같고…. 딱히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구나. (후후.)
 
우오즈미 아오이:(답변 들을수록 표정 밝아지는 것 눈에 띈다. 입꼬리 좀 실룩거리다가, 손으로 턱 가볍게 괴기. 좋은 쪽으로의 표정은 못 숨긴다. 그 나잇대 어린아이가 아닐 수 없다.) 아, 너무 신용하진 말라고 했는데···. (이걸 또 이른다···. 정신 차리려는 듯 뺨 몇 번 두들기고. 여전히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지만.) 또 물어도 됩니까?
(음······.) 전반적인 운세 같은 거로요. 괜찮습니까?
 
쿠라마 할멈: 어머, 누가 그러던! 이계에서 내가 얼마나 용하기로 유명한데. (그렇게 이야기한 건, 분명 츠유겠지? 그리 덧붙이고는 찡그리며 웃고 츠유를 힐끗 바라본다. 하여간에.) 그러엄~ 괜찮고 말고! 얼마든지 더 봐주마. 어디보자, 운세라고 한다면……
 
쿠라마가 눈을 감고 무어라 중얼거리면...
 
가볍게 천칭에서 팅, 하는 소리 들려옵니다.
 
쿠라마 할멈: 호오? 제법 운명적인 만남을 겪는 중이구나아~. 한둘이 아니야! 제법 많은 인연의 실들이 이리저리 엉켜 있네…….
아오이, 이곳에서의 인연을 소중히 하도록 해라.
아님, 아예 여기서 사는 건 어떠니? 제법 잘 맞아!
 
쿠라마 할멈은 그렇게 말하곤 높은 소리로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이 외에 볼 수 있는 점괘로는... 미래 예지, 츠유와의 궁합 정도가 있습니다. (물론 더 묻고 싶은 게 있다면 얼마든지.)
 
쿠라마 할멈: 그나저나 츠유, 친구들한테 내 평가를 너무 박하게 하는 거 아니니~ (호호!)
 
시라하 츠유:그치만요~ 할머니께서 맨날 저 놀리시잖아요! (아오이 옆구리 콕...)
 
우오즈미 아오이:(······ 조금 찔린 표정. 한 손으로 입가 가리고, 입모양으로 소근대듯 얘기한다. 미안.) 말씀드린 경기 때문에라도 돌아가야 해서요. (뭐, 이곳도 제법 정겹지만···,) 사는 건 무리네요. (인연을 소중히 해라······. 음.) 그 말은 새겨두겠습니다. (약간의 기시감.)
(근데 궁합? 이거좀?흥미있는듯요?) ······ 저, 이 친구랑 사이는 좀 어떱니까? 괜찮나요? (츠유 가리킨다.)
 
쿠라마 할멈: 호호, 뭐 어쩔 수 없는 거지! 어차피 돌아가야한다면,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만큼 즐겁게 보내다 가렴. 츠유는 너무 신경쓰지 말고. 저 애가 사람한테 나쁜 감정 갖는 일은 없으니. (후후, 웃다가 이어지는 말에 눈 한 번 깜박,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다.) 그래, 어디 보자……
 
쿠라마 할멈은 한참 뜸을 들이는가 싶더니...
 
쿠라마 할멈: 후후……. 인연이란 어찌 이토록 기구한지.
바로 곁에 찾는 상대가 있음 에도, 찾아야 하는 상대는 아니로구나. 이 점은 못 본 거로 하겠다.
너희 둘 사이에 변수가 너무 많아, 내가 제대로 확인할 수가 없네…… 몇 백년 살며 이런 일은 처음인데 말이야. (재밌네!) 확실한 것은, 꼭 이 곳이 아니더라도, 어딘가에서 다시 만날 법 하구나. 좋은 쪽으로 말이야.
 
우오즈미 아오이:(점이 다 그렇지만······. 역시 말이 난해하다. 눈 몇 번 꿈뻑거리며 답변만 가만히 듣다가···,) 뭐, 특별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 오래 사셨는데도 저희가 처음이라면요. (아하하.) 제 마음대로 좋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뭐······,) 그래도, 용하신 것 같아 더 묻고 싶은데요······. 복채가 있을 거 아닙니까? (그리고···, 오늘 제 물주가 이 친구라. 츠유 한 번 바라보기···.) 신세 거하게 지는 것도 미안하니, 마지막으로 미래 정도나 봐 주십시오.
 
쿠라마 할멈: 하여간에, 사람 간의 인연이라는 게 보통은 아니지... 뭐, 어떤 식으로든 네가 원하는 대로 하면 그만이란다, 아오이. 네 선택에 따라서, 언제나 무언가가 바뀌기 마련이거드은... 하하! 아무래도 복채는 안 받을 수는 없기는 하지~ 그렇지만 네게는 돈보다는 다른 게 받고 싶어서 말이야. (웃음 소리 흘리면서 옷 소매 안에서 부채를 꺼내든다. 몇 번 부채질 하는가 싶더니... 미래 예지라...)
 
쿠라마 할멈이 즐거운 듯 천칭에 수정 구슬을 올려놓습니다.
 
쿠라마 할멈: 어디 보자꾸나. .......흠?
이런 점괘가 나오다니. (턱을 한 번 괴고는 표정을 찡그리더니 입가에 짧게 호선을 그린다.)
조만간 네 주변에 거대한 이 변이 생길 거다. 천만다행으로 아오이, 네 목숨에 지장은 없겠지만….
이 몸 이야 살 만큼 살아서 괜찮지. 너희들은 조심하는 편이 좋겠어.
 
수정구슬과 천칭을 정리하고는 쿠라마는 다시 웃습니다.
 
쿠라마 할멈: 후후, 그래도 츠유도 오랜만에 찾아오고, 젊은 것들은 귀엽다니까아~...
복채는~
 
쿠라마 할멈은 그렇게 말하곤 아오이의 목에 걸린 넥타이를 가리킵니다.
 
쿠라마 할멈: 그걸로 주겠니?
 
우오즈미 아오이:········· 이거 말씀이십니까? (········· 눈 가늘게 뜨기. 진심이신가······.) 아니, 뭐···, 당연히 드려야겠지만. (참, 점괘고 복채고···, 이해 안 가거나 심경 복잡하게 만들거나 둘 다이거나······. 그런 생각하며 넥타이 풀어냈다.) 충분하십니까?
 
쿠라마 할멈: 그러엄~ 이거면 충분해. 인간의 의복은 어~쩜 이렇게 얇고 간소한지…. 소장 가치가 있걸라앙~ (깔깔!)
자! 자!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들 나가봐!
둘 다, 즐거운 축제 보내렴.
 
우오즈미 아오이:(쫓겨난다······.) 예,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방긋!)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시라하 츠유:다음에 뵐게요, 할머니~... (꾸벅.)
 
두 사람은 쫓겨(?)져 나옵니다.
 
시라하 츠유:어떻게, 점 보는 건 재미있으셨어요? (나오면서 고개 갸웃인다.)
 
우오즈미 아오이:(몇 초······.) ··· 응. 오길 잘한 것 같군. 아마도? (뭐, 반쯤은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
 
시라하 츠유:후후, 다행이네요~ (비록 할머니께 제가 신용하지 말라고 한 거 이르셨지만!) 그러면~ 이제 거의 다 둘러보기는 한 것 같고! 간이 낙시터 가볼까요? (방긋.)
 
우오즈미 아오이:(자네도 뒤끝이 좀 있나 봐? 쿡쿡 웃기······.) 미안하다니까···. (함께 방긋!) 오? 그래. 거기가 남았군. (그냥 낚시는 몰라도, 이런 곳의 간이 낚시는 처음인데······. 음!) 기대 좀 해 볼까. 가지.
 
두 사람은 간이 낚시터로 이동합니다.
 
~2023-07-29 / 01:50 ~
 
~2023-07-31 / 14:03 ~
 
간이낚시터
 
뾰족한 기와 아래 매달린 금붕어 그림의 풍경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종소리를 냅니다.
 
새로 길은 듯 맑은 물이 대야에 담깁니다.
 
그 위에 색색의 다양한 금붕어들이 떠다닙니다.
 
...다만!
 
인계와는 다르게 금붕어들이 전부 뾰족한 이빨을 지니고 있어,
 
이런 것에 미숙한 사람이라면 분 명 손목째로 먹혀버릴지도…….
 
시라하 츠유:(총총총 가서.... 금붕어 잡기용 작은 그물 두 개를 받아온다!)
 
우오즈미 아오이:(······ 저 그물로 잡을 수 있는 거 맞나? 이런 생각···.) 아니···, 일단, 고마워. (받아들긴 했다······.)
 
:금붕어 잡기에 도전한다면....!
민첩 판정 합니다 ^ㅡ^!
 
우오즈미 아오이:(하·········.)
저거 이빨로 그물 뚫고 나가버리는 거 아닌가 몰라.
(도전은······합니다!)
 
#가보자고
 
 ✷ 민첩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
 
붉은색의 큼직한 금붕어를 건져 올립니다.
 
금붕어는 무언가 불만스러운지, 꼬리로 그물을 팡팡 내리칩니다.
 
시라하 츠유:오... (박수 짝짝짝.... 이게 체육인?)
 
우오즈미 아오이:(그런다고 뭘 할 수 있는데······. 파닥거리는 금붕어 내려다보기······.) 나 아무래도 배구만 잘하는 게 아닌가 봐. (브이!)
 
시라하 츠유:그러게요~ 이 정도면 몸으로 하시는 건 전부 잘 하시는 거 아닌가요? 아까 사격장에서 보니까 활도 잘 쏘시던데~ (눈 깜박깜박. 자기 한 번 숑. 해본다.)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내 재능이 우오즈미군에게 갔나....)
 
우오즈미 아오이:(아 맙소사)
 
건져 올린다고 생각했는데…….
 
츠유의 그물은 어느덧 비어있습니다.
 
잽싼 금붕어들이 그물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닙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이런 날도 있는 거지 뭐······.
 
시라하 츠유:오~...랜만에 해서 그런가봐요! (합리화!)
 
우오즈미 아오이:(······) 몇백 년 만에 왔다고 하긴 했으니까? (눈 가늘게 뜨고 맞춰주기! ······ 입만 웃고있다.)
 
츠유랑 대화를 하다가 문득 돌아보면,
 
붉은 털을 가진 자그마한 영월호 학생이 척척 금붕어를 잡고 있습니다.
 
아니, 이 녀석은…!
 
미호:(척척 잡다가 눈마주치자 한 번 보고) ... ... (다시 잡다가) 응? (다시 본다.)
와, 와아아악!!!!! 깜짝아!!
네 녀석…… 인간이 어떻게 여기에……!!!!!!
 
츠유는 당황했는지, 인간이라 말하는 순간 미호의 입(...) 주둥이를 잡아버립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아젠장·········.)
(이미 다 말했잖아 그거소용있나?)
 
...그래도 귀꼬리까지 달린 사람을 인간이라고 누가 믿겠어요? (그쵸?)
 
미호:(알겠으니까 놔달라는 듯 츠유보고 버둥 버둥...)
 
시라하 츠유:미호... 조용히 해주라, 인... (속닥) 인간이라는 것만 비밀로 해주면 되니까, 응?
 
츠유는 조심히 손을 놓아줍니다.
 
미호:...흥!!! 너, 두고 봐라! 언젠가는 콱 잡, 잡아먹어 버리겠다!
 
우오즈미 아오이:(·········) 해보든가? (뒷배가 있다! ······ 나 얘랑 계속 대화하고 있어야 돼? 의 표정으로 츠유 빤······히.)
 
시라하 츠유:(... ...안해도 될 것 같아요. 고개 설레 설레 저었다… 이대로 대화하게 두기도 미안하다....)
 
미호:... ... (츠유보고 깨갱...) 인계에는 이런 축제도 없을 거 아니야!!! 흥!! 하여간에, 인... ...이런 애들이랑 무슨 얘길 하겠어!
...너!!! 무시하지마!!! 내가 무서워서 피하는 줄 알아!? 수준낮은 인간이랑 얘기하기 싫어서 가는 거라고!!!
 
우오즈미 아오이:아이고 인간인 거 다 소문나겠다······. (최선을 다한 비웃기······.) 이봐요 ··· 조용히 하란 말도 못 알아들으시면 학교는 어떻게 다니고 계십니까? 저도 할 말 없으니 갈 길 갑시다···. (제발 좀!)
 
미호:... ...넌 왜 이런 멍청한 인..........놈이랑 다니는 거냐고, 츠유!!! 몰라! 난 신당이나 갈 거야!!!
 
미호는 털을 바짝 세우며 씩씩거리다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자기가 나보고 멍청하다 할 수 있나·········.)
 
시라하 츠유:.............미안해요. 철이 없어서... (미간짚)
 
우오즈미 아오이:아니······, 아닐세. 단순히 친구를 잘못 둔 건 사과할 일이 못 되지. (이런다.)
 
시라하 츠유:(...그런가? 그런?건가? 그래도 친구가 무례하게 구니 사과는 하고 싶었다...) 그, 아! 미호가 얘기했으니 말인데, 혹시, 우오즈미군 신당에도 관심 있어요? 영월호 안에 있는 거긴 한데, 원한다면 구경 시켜드릴 순 있거든요! 아니면 그냥 이대로 축제 더 둘러봐도 좋고~
 
우오즈미 아오이:(그런 거지. 아무튼 내가 맞다의 마인드를 잠깐 탑재 중······.) 아니, 뭐······. 어차피 자네가 말했던 갈 곳은 다 둘러보지 않았나? 신당이라 하던가······, 가 보지 그래. (······) 근데 지금 바로 가면, (삼 초) ··· 그 여우 친구를······, 만나서, 귀찮아질 것 같으니까. (츠유 빤히······. 이후 생글 웃어보인다.) 아까 말했던 약과나 사 주는 건 어때. 천천히 갑세.
 
시라하 츠유:아하하, 그럴까요? 그럼 노점상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빙긋 웃는다. 자신이 봐도 이대로 가면… 또 따라다닌다고, 혹은 인간이 영월호에 들어왔다고 노발대발하면서 씩식거릴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미호... 우리 철 좀 들자... 작게 한숨을 내쉬고, 네가 잡았던 금붕어도 일단 작은 봉지에 넣어서 건네준다.) 제가 나중에 미호한테는 한 소리 할게요... (인형이랑 노리개랑... 아무튼 챙길 거 다 챙긴다.)
 
우오즈미 아오이:그래, 노점상···. 밥 먹기 전에 갔더니 뭐가 있는지도 기억 안 나는군. (반만 농담이다. 건네준 금붕어 눈높이 맞춰서 들곤 지긋하게 바라보다가,) ··· 이거, 봉지 안 뜯는 거 맞지? (이런 질문이나 한다···. 봉지 바깥에서 금붕어 이빨 툭툭 가리키기. 이 이빨을 가지고 탈출 시도를 안 할리가 없을 텐데···. 이런 생각······.) 응? 됐어. 내가 기억하는 철칙도 제대로 기억 못 하시는 분께서 자네가 몇 번 말한다고 듣겠나? 그렇게 살라지···. (이런 말!) 자네는 그냥 나 여기 있는 동안만 잘 지켜 줘.
 
시라하 츠유:그래도 기념품은 하나씩 사고 나왔잖아요. (기분 좋게 웃으며 가면 한 번 보고, 가락지도 한 번 보고... 이어지는 말에 잠시 멈칫.) ... ...뜯기면 물이 빠지니까 금붕어만 손해이긴 한데.. (그럼 호수에라도 풀어줘야죠, 이런 말이나... 불안하면 낚시터에 그냥 두고 가도 괜찮고요! 꼭 가져가야하는 건 아니니까!) 선생님이 안 계셔서 철칙 안 듣는 친구들이 꽤 있기는 해요. (짧게 웃었다가, 시선을 다시 네게로 돌린다.) 자~ 노점상은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우오즈미군! (어차피 한 번 지나왔던 길임에도, 장난스럽게 웃으며 하는 말.)
 
우오즈미 아오이:그렇긴 해. (가면 만지작거렸다. 가면이랑 가락지 번갈아 보는 츠유 빤히 보다가······. 꽤 마음에 드나 봐? 한 마디 하기. 다시 금붕어로 시선 옮긴다.) ··· 물어뜯으면 물이 빠진다는 정도의 지능이 이 친구에게 있을까가 문제이지. (아마 없을 것 같긴 해. 한 마디 덧붙였다. 왜인지, 물고기 자존심 상하는 소리가 봉지 밖으로 들리는 기분······. 무시했다.) 그냥 가져갈래. 기념품은 많을수록 좋잖나? (이젠 물건 취급이다···.) 하늘에 계신 스승이 한창 울고 있겠군. 제자 중 대부분이 저 꼴이라서 말일세. (이런 말······. 길 안내 받고 나선, 잠깐 눈 동그랗게 뜨다가···,) ··· 아하하. 이봐, 길잡이. 지금은 속도 맞춰줄 수 있지? (이 쪽 역시 장난! 안내받은 길로 가볍게 걸음 옮긴다.)
 
시라하 츠유:네! 마음에 들죠~ 저 이런 선물 받아보는 것도 오랜만이거든요. 친구들이랑 하도 얘기를 안 하고 지냈더니 교류도 많이 없고~... (하하. 아무튼 좋아요! 색도 예쁘잖아요. 그리 나지막히 덧붙이며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당연하게도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없기는 하겠지만... ...뭐, 혹시라도 그렇게 되면 다시 낚시터로 와서 봉지 하나 더 받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니까, 금붕어가 버텨줄 거라고 생각해요. (응응 하면서 고개를 끄덕 끄덕. 지능은... ...금붕어니까. 부정은 하지 않았다...) 인계까지 무사히 데려가셔서 잘 키워주셔야 해요~ 아셨죠? (생명은 소중히! 그리 생각하는 건 늘 자신의 당연한 몫이었기에. 가벼히 이야기하지만 꽤 힘을 주어 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러게요, 친구들 잘 달래줘야하는데 쉽지는 않고~... ...아! 물론이랍니다, 같은 실수 두 번은 하지 말아야죠~ (가볍게 너를 돌아보더니, 웃으며 뒷걸음질로 걷는다. 제법 천천히, 그래도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고 안정적으로.)
 
우오즈미 아오이:아무래도 안목이 좀 있나 봐. 정말 진로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봐야 할 지도 모르겠어···. (감독님······, 죄송합니다. ··· 사실, 이런 생각은 진작 대부분 희석됐다······.) 자네는 좋은 사람인데. 다른 이들과 그렇게까지 교류 안 하고 살아왔다는 게···, 솔직히 말하면, (몇 초.) 조금 의외였네. (사람이 너무 올곧아도 힘든 것 같아······. 조용히 중얼댔다. 혼잣말이라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음성.) 그냥 봉지를 하나 더 가져올 걸 그랬어. (이젠 돌아가기 귀찮으니 안 가지러 갈 거지만.) 그래도, 자기가 봉지 뜯으면 그 때부턴 자기 운명이지 뭐···. 나 따라 인계까지 가기가 그리 싫은 모양인데 데려가서 쓰나. 놔 주고 와야지. (포기가 빠르다······.) 그래도 데려가게 된다면 잘 키울게. 약속일세. 가자마자 할 것이 연습 땡땡이 해명하기가 아니라 어항 사기가 되겠군. (장난스러운 미소. 금붕어 봉지와 다람쥐 인형을 소중하게 안고···, 느린 걸음 그대로 따라간다. 조심하게, 부딪힐라···, 그런 말도 괜히 한 번.)
 
그렇게 다시금 노점상으로 향하면...
 
아가미가 달린 노인이 파들거리는 손으로 가판대를 한 번 가리키곤
 
두 사람에게 손짓합니다.
 
아가미가 달린 노인: 회오리 도롱뇽, 명랑 개구리, 겁나 매운 지네까지 없는 게 없어~ 와서 한 입들 잡숴봐~
 
우오즈미 아오이:(메뉴 상태가?)
 
시라하 츠유:(메뉴 상태가. 정상인데요?)
 
우오즈미 아오이:(진심?)
 
물론 츠유가 계산을 마치고 아오이군에게 내민 것은,
 
약속했던 동그란 약과지만요.
 
시라하 츠유:(큭큭 웃는다. 역시 저런 것들은 익숙치가 않은 모양이네.) 자요! 여기 거 맛있어요.
 
우오즈미 아오이:(당연하지. 당연하지···! 웃는 얼굴에 화답하는 건······, 황당한 눈과 그 와중에도 겨우 웃고 있는 입.) ······ 그래, 이건 고맙군. (와중에 이건 또 받아들었다.)
 
정갈한 문양이 새겨진 약과는
 
아오이가 먹기 좋게 포장이 벗겨져 있습니다.
 
시라하 츠유:(그렇게까지... ...인계랑 이계는 엄청 다른 모양이다! 하는 결론이 난다. 점점 궁금해지네. 산 김에 자기도 하나 먹는다. 우물 우물.)
 
우오즈미 아오이:(먹는 모습 바라보다가 자기도 따라 먹기. 군말 없이 절반정도 먹다가······.) 맛있네, 이거···. (우물······.) 자네가 추천한 이유를 알겠어.
 
약과에서는 달짝지근하고 촉촉한 맛이 납니다.
 
약과 가운데에는 견과류가 콕콕 박혀있어,
 
씹을 때마다 기분 좋은 식감이 뒤따라옵니다.
 
시라하 츠유:그쵸 그쵸~ 맛있다니까요. (기분 좋게 웃으며 먹다가, 아, 하는 짧은 탄식음. 일단 먹던 건 전부 삼키고...) 신당하니까 생각난 건데요… 인계에도 신, 그러니까… 공간의 주인님이 계신가요?
 
우오즈미 아오이:(사재기는 역시 안 되겠지······. 같은 생각. 질문 받고 나서야 퍼뜩 정신 차렸다.) 응? (몇 초······.) 공간의 주인님은 뭔지 모르겠다만···, 신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질문 한 번 특이하군. 갑자기 이런 건 왜 묻나?
 
시라하 츠유:(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눈 깜박깜박, 하다가 들려온 대답에 답한다.) 저희가 신당에 가는 건 보통 이 세계를 창조해주신 공간의 주인님께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거든요. 그래서 인계에도 신이 있나 궁금했어요! 이계와 인계가 분리되어있는 것처럼, 다른 분일까요?
 
우오즈미 아오이:아마···, 다른 분이겠지. (우물···.) 애초에 인계의 신은 유일신이 아니거든. 대신 종교라는 개념이 있고······, 종교마다 믿고 기도하는 존재가 따로 존재하는 것일세.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끼리 같은 신을 믿는 게지. 문화권 단위 파벌의 개념으로 볼 수 있나. (······하여튼!) 내 전공도 아닌 것 얘기하려니 머리 터질 것 같군. 다른 대화 주제는 없는 게야? (음······.) 이 약과 맛있단 얘긴 이미 했는데.
 
시라하 츠유:(신님이 한 명이 아니야...? 하는 말들을 마냥 신기하게 듣고 있다. 뭔가 인계는 이계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하기라도 한 걸까… 갈 수 있는 기회가 꼭 한 번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나 하다가… 짧게 웃었다.) 음~ 무슨 이야기가 좋으려나... 뭔가 이렇게 물어보면 잘 생각이 안난단 말이죠~ (큭큭 거리다가 남은 약과도 입안에 홀랑 넣어버리고...) 인계에 축제에 대해서 알려주시는 건 어때요? 아까 알려주신다고 하셨었잖아요~
 
우오즈미 아오이:······ 내 설명 그렇게까지는 믿지 말고. 나 진짜 운동밖에 안 하고 살았단 말이야. (발 빼기.) 어려운 질문은 잘도 했으면서. 이럴 때만 생각 안 난다 하면 좋은 변명은 아닌 것 같다만······. (눈 가늘게 뜨고 웃는다. 장난기 가득한 미소.) ··· 아, 우리 쪽 축제? (음······. 몇 초간의 고민. 몇십 초일지도······.) 뭐, 사실 이 쪽 축제랑 다를 게 없는 것 같긴 하군. 사람 많고, 기념품 팔고, 불꽃놀이도 하고······. 음식 종류는 좀 다르지만. (후후.) 아, 가끔···. 공연 같은 거 하는 곳도 있던가. 유명한 사람 몇 명 불러서. (흠···, 소리 내며 생각. 몇 초 후에···,) 역시 잘 기억 안 나네. 몇 년을 안 갔는지······. (같은 말이나 하며 그만뒀지만.)
 
시라하 츠유:제가 진짜로 생각 안 났던 걸 수도 있죠~ 사실 어려운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냥 인계가 어떤지 궁금했던 것 뿐이기도 하고~ (사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저에게는 신기한 걸요. 인계는 어떻게 생겼는지, 사람들은 뭘 입고 다니는지, 무엇을 먹는지... 제대로 아는 배경지식이 없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까. 같이 마주보고 웃는다.) 오... 축제라는 게 비슷한 듯 다른 건가보군요? 근데, 우오즈미군도 축제 잘 안 갔나보네요, 운동하는 게 그렇게 엄청 바빠요? 아, 인계 축제도 몇 년에 한 번 열리는 거예요? 아니면 몇 십년? (고개 갸웃인다.)
 
우오즈미 아오이:이봐. 누구라도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질문 받으면 어려워한다고···. (이틀 본 사이에 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파악하고 있을리가 없지만! 괜히 탓 한 번 해본다. 뻔뻔하긴···.) 애초에 인계라고 해도 사람 사는 것 다 다른데 어떻게 인계 전체 얘기를 해 주겠나. 내가 여기 오기 직전 식사로 먹은 인계 음식이라든가, (이런다.) 그런 거라도 물어보면 잘 대답해 주지. (참고로 닭고기 먹었어. 쓸데없이 덧붙이기···.) 사람들이 즐기는 건 대부분 형태가 비슷하니까. 음······, 축제 자체는 자주 열려. 자네 생각보다 훨~씬. 이것도 신처럼 종류가 많거든. 내가 괜히 바쁜 척 해보는 거지···. 같이 다닐 사람도 잘 없으니 별로 재밌지도 않더군.
 
시라하 츠유:헤헤, 그럼 그냥 모르겠다고 이야기해주시면 되죠! 아시는 정도로만 이야기해주셔도 충분하다니까요~ (제가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판명할 방법도 없잖아요?) 그럼 평소에 어떻게 지내는지나 가볍게 얘기해주실래요? 운동한다는 것만 알지, 우오즈미군이 어떻게 사는 지는 제대로 제가 물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아니면 최근에 인계에서 있던 재밌었던 일이라거나~ 그런 거 있잖아요? (설마 진짜로... ...축제 같이 다닐 사람이 없는 것처럼 친구가 없는... ...건가? 나 혹시 지금 아픈 곳 건들였다거나? 그런 걸까? 시선만 데굴 데굴 굴려본다... 축제는 자주 있는데 가지 갈 사람이 없어서 안 간다니... (?) 이왕이면 신나게 즐기라고 있는 게 축제인데도...!! 불꽃놀이까지 명당자리에서 보여줘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아참, 신당이 영월호에 있다 보니까 들어가려면 저희 교복을 입기는 해야할 것 같거든요? 제가 빌려올게요! (그래도 아는 사람들은 많아서 어렵진 않을 거예요!)
 
우오즈미 아오이:그럼 거짓말이 되잖나. 꾸며내서 말하기엔 나도 양심이란 게 있거든···. 그리고, (이마 콕!) 혹시 모르잖나? 자네도 나 사는 곳에 와볼 수 있게 될 지. 그 때 내가 꾸며 말한 곳 가보고선 실망하면 어떡해···. (키득거렸다. 가능성은 희박한 일이지만 ··· 기왕이면 한 번쯤은 나도 길잡이가 되어보고 싶어서! 그런 생각.) ··· 나 평소에 어떻게 지내는지? (어제 일정 되돌아본다. 일어나서 ··· 산책하고, 학교 갔다가 ··· 공 튀기기. 석식 먹고 공 튀기기. 숙소 와서 ··· 자기. ······ 친구가 생길 수가 없는 루틴이다!) ··· 음~···. (취미라도 쥐어짜낸다.) 음악 듣는 거 좋아해. (밴드 음악······, 이라 설명하기엔, 이 곳은 기타조차 존재할 것 같지 않다.) 배로 여행 가는 것도···. (더 자세히 설명하기엔 이 곳은 크루즈가 존재할 것 같지 않다. ······ 그냥 친구 없고 재미없게 산다는 걸 고백했을 뿐인데 생각보다 더한 대접을 받기 직전이다. 이게 뭐람.)
교복? (··· 아!) 자네가 입고 있는 그거? 여긴 그런 게 좋네. 인간인 것 들킬 걱정은 해도 옷 크기 안 맞을 걱정은 안 해도 되겠군······. (자기보다 덩치 큰 요괴들 떠올리기···.) 그래, 한 번 힘내 봐. 기다리지.
 
츠유는 잠시 기다리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날세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정말... ...정말 빠르게 돌아옵니다.
 
새삼스럽지만 인간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네요.
 
기다리라고 한지 5분도 안 된 것 같은데?
 
우오즈미 아오이:(다람쥐로 다녀왔나······.)
 
그럴지도......
 
시라하 츠유:잠깐 빌려왔어요! 눈대중으로 보고 체격 비슷해보이는 친구한테 빌려오긴 했는데... 잘 맞을 지는...
 
 ✷ 행운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기준치: 60/30/1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Oh.
 
우오즈미 아오이:(진심?)
 
다소..... 큽니다!
 
소매가 살짝 헐렁하네요.
 
우오즈미 아오이:(진심······?)
 
시라하 츠유:오.... 일단 입어볼래요? (갈아입을 마땅한 곳이 안 보이면 제가 요력 써줄 순 있어요)
 
우오즈미 아오이:(습······.) 이 정도면 그냥 외투로 입어도 무방할 것 같다만. (살다살다 자기보다 훨씬 큰 옷 발견할 줄은 상상도 못 했지······. 가벼운 헛웃음 한 번.)
 
시라하 츠유:하하하... 그, 그래도요~ 작은 것보다는 괜찮지 않아요? (괜히 이런 말이다...)
 
우오즈미 아오이:(변명이군·········.) 그래···. 이미 신세 져 가져온 걸 어떻게 다시 돌려두나·········. 그냥 입어야지. (··· 갈아입을 곳만 마땅하면! 있나?)
 
곰곰곰
 
 ✷ 관찰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아 젠장)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
 
우왕
 
우오즈미 아오이:)
 
비어있는 천막 하나를 발견합니다.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오며가며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네요.
 
우오즈미 아오이:(시력 굿)
 
시라하 츠유:다녀오세요~ (손 흔들흔들)
 
우오즈미 아오이:자네가 입구 좀 잘 지키고 있어보게~. (뻔뻔···.)
 
시라하 츠유:(고개 끄덕 끄덕.)
 
우오즈미 아오이:(옷 들고 들어각
(아오)
 
ㅋㅋㅋ 아무튼 아오이군은 무사히! 옷을 갈아입습니다.
 
헐렁하지만
 
우오즈미 아오이:(아오······.)
 
그래도 츠유가 만든 귀와 꼬리가 건재하므로,
 
교복을 맞춰 입은 아오이는 제법 그럴싸한 이계의 요괴처럼 보입니다.
 
시라하 츠유:(오...) 잘 어울리는데요?
 
우오즈미 아오이:(·········) 좀 많이 크지만. (눈 가늘게 뜨기······.)
 
시라하 츠유:그 그래도 작은 것보단 낫지 않나... (물론 딱 맞는 게 제일 좋은 거였겠지만....)
 
우오즈미 아오이:(···············) 작았으면 좀 끔찍했을 것 같긴 해. (그렇다고 고맙단 말 건네기엔······, 소매가 거슬린다.) 됐네, 됐어···. 신당이었나? 거기나 가지.
 
시라하 츠유:그쵸? (작은 것보다는 낫다! 괜히 장난스럽게 엄지 척... 하고) 네에, 가요~ (큭큭 웃으며 걸음을 옮긴다.)
 
영월호
 
아오이와 츠유는 나란히 교복을 입고 영월호로 향합니다.
 
도중 3마리의 영월호 요괴들과 마주치지만,
 
생소한 아오이의 얼굴에 갸웃거릴 뿐 문제는 없습니다.
 
쫑긋한 귀와 꼬리를 달고 있는 존재가 인간일 리 없으니까요.
 
영월호 내부는 조금 낡은 옛 시대의 학교를 연상시킵니다.
 
바닥을 밟을 때마다 오래된 나무가 삐걱거리고,
 
어두운 복도에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아, 꼭 폐교 담력체험을 하는 기분이네요.
 
교실마다 나무로 된 의자와 책상이 갖춰져 있습니다.
 
츠유는 처음으로 학부모를 데려온 것처럼, 들뜬 듯 영월호를 소개합니다.
 
시라하 츠유:여기가 저희 반이에요! (비어있는 교실 하나 가르킨다.)
 
우오즈미 아오이:의외로 내부는 비슷하네···. (우리 학교랑. 겉면만 보곤 완전 옛날식일 줄 알았다······.) 여기에선 뭘 배우나?
 
시라하 츠유:음~ 보통 그동안 이계에서 있었던 전쟁이나, 발전들을 포함한 역사... 도덕이랑 윤리, 그리고 창조주이신 공간의 주인님에 대한 것들도 배우고… 아, 이계가 어떤 식으로 생겼는지에 대해서도 배워요.
 
그러니까 역사, 도덕, 윤리, 신학, 자연과학… 정도의 느낌일 지도?
 
우오즈미 아오이:(다를 게 없네·········.) 학교에서 신에 대해 배운다는 건 좀 신기하지만. 하긴···, 여기에서 배우니까 신당도 이 안에 있는 겐가? (츠유 빤······히 보다가···,) 자네, 졸업을 몇 번이나 안 했다며. 그런 거 계속 배우긴 안 지겹나? (이런 질문···.)
 
시라하 츠유:그만큼 다들 그 분을 믿고 있다는 거겠죠... 신당은... 영월호에는 어린 요괴들이 자라나는 곳이니까, 위험한 일이 일어나도 괜찮도록 신당이 아이들을 수호할 거라고... 신관님께서~ 이야기하시긴 하더라구요. (하하.) 아, 그래서 수업 안 들으러 갈 때도 있어요. 선생님들도 이제 그러려니 하시고, 저는 대부분 신목 근처에서만 있어서... (어차피 영월호 근처이니 찾기도 쉬우실 테고?) 그래도 쪽지 시험 같은 건 의외로 잘 본답니다. (그리 이야기하며 브이.) 저번에 시험 문제로 한 번은 네, 아니오만 해도 되는 문제도 나왔다니까요~
 
우오즈미 아오이:(몇백 살이 어린 요괴······. 열 번을 넘게 들은 것 같지만, 여전히 이 세계 숫자개념은 적응이 안 된다. 이런 생각······.) 신관같은 사람들도 있나? 신기한 게 많네···. (뭐······.) 자네도 내가 인계 얘기할 때 이랬겠군. (새삼스러운 깨달음···.) ··· 의외로 모범생은 아니구만? (이런 말 하기엔 ··· 자기도 그런 쪽이다. 왜인지 모를 동질감이 든다···.) 몇백 년동안 하나만 배워왔을 텐데 못 보면 그거대로 민망하지 않겠나? 그래도 기억력은 꽤 좋나 봐, 자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시험 문제 얘기 듣곤 눈 동그랗게 뜬다. 진짜?) 인계에서 문제 그리 내면 진작 학교 한 번 뒤집혔겠는데. 역시 다르긴 한가 보군, 우리 쪽이랑 이 쪽이랑···. (감탄이다···.)
 
시라하 츠유:아마 신당에 가면 뵐 수 있을 거예요. 늘 신당에 계시거든요. (인계에는 신당이나 신관 같은 게 없나봐요? 그렇게 덧붙여 물어보기도 하고…) 그치만 말했던대로 저는 몇 백년동안 계속 배웠던 걸 다시 배우고 있는 걸요, 몇 번 정도는 괜찮답니다. 오히려 수업 시간에 딴짓하는 것보다는, 밖에 있는 게 선생님들도 더 괜찮아하시는 것 같고… 그래도 까먹을 것 같으면 들어가서 수업 듣기는 해요. (이런 말이나...) 응? 그럼요! 우오즈미군이 돌아간다고 해도 몇 백년은 기억하고 있을 만큼 기억력이 좋아요~ 일기장에도 적어두기는 할 거지만. (실없는 웃음소리나 흘리고 있다.) 뭐, 진짜 엄~청 기초적인 시험이니까요! 성적에 딱히 반영되는 것도 아니고… 문제도 들으시면 어이 없을 걸요~ '이 세계의 끝은 평평하고, 하늘의 끝에는 둥근 유리돔이 있다…'가 문제였어요. 선생님도 참…
 
우오즈미 아오이:신당이나 신관···, 비슷한 건 있긴 해. 신관 역할 하는 사람이 온종일 한 곳에 머물러있는 종교는 일부지만. 난 애초에 종교가 없으니 잘 모르고······. (··· 어쨌든.) 궁금하긴 하군. 가서 신기한 티 내면 너무 인간같으려나? (이런다···.) 뭐, 하긴······. 한 명이 딴짓하는 거 보면 열 명이 딴짓 시작하는 게 교실이니까. 수업 방해보단 한 명 빠져있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 까먹으면 들으러 간다고? 줏대가 있어야지. (······ 자기가 안 들어가서 이런다. 불속성 학생···.) 내가 여기 온 게 일기장에 적어둘 정도의 일인가? ··· 그래, 축제에선 즐거워보이긴 했지. 헌데, 내가 말했었잖나? 나랑 함께한 것보단 축제 자체가 즐거운 쪽으로 적어 둬. 나 없을 때 허전할라. (농담조와 함께하는 시원한 웃음. 장난기도 조금 묻어있다.) 그래도 쪽지시험 자체가 좀 귀찮잖아. 나였으면 그냥 평소에 수업 듣는 시간처럼 학교 안 나왔을 것 같은데···. 자네는 꼬박꼬박 보나 보군. (자랑이다···. 문제나 가만히 들어보기. ······ 진짜 그런 문제가? 실존?) 예아니오 문제라고 쳐도 너무 간단한 것 아닌가? 답이 뭐였는데, 그래서.
 
시라하 츠유:어~ 어린 요괴들도 가끔 물어보니까 괜찮을 걸요? 대부분 우오즈미군이랑 비슷한 나잇대처럼 보이기도 하니까요. (저랑 겉으로 봐서는 많이 차이 안 나 보이는 것처럼…? 뭐, 아무튼 괜찮을 거라는 이야기다.) 그쵸~ 게다가 따뜻해지면 자꾸 졸려고 하는 친구들도 있고, 선생님들도 집중하는 애들이 수업 듣는 걸 더 좋아하시니까요! 아, 그래도~ 제가 사는 곳인데 잘 기억하고 있으면 좋잖아요. 어린 애들이 물어보면 대답해줄 수도 있고~ (괜히 네 이마 톡, 건들인다. 우오즈미군은 수업 잘 안 듣는 학생이었어요? 수업 잘 안 듣는 친구들에 대해서 되게 잘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거야, 인간이랑 함께 축제 즐기는 일 자체가 특별하잖아요? 우오즈미군이 말한대로 즐거웠으니까,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일이이기도 하고요. (이왕이면 인계로 돌아가고 나서도, 우오즈미군한테서 재밌었다는 대답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봐야겠네요. 그래, 언젠간은 네가 길잡이가 되어 나를 안내해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봐야겠다.) 저도 계속 신목 위에 혼자 있기만 하면 할 거 없을 때가 많으니까요! 신목이랑 이야기하기도 하고, 중간 중간 지나가는 애들한테 인사도 하고 그러지만... 뭐, 그래도. (뭐라도 하고 싶어지는 날이 있달까?) 그쵸, 간단하죠... 그래서 애들도 거의 다 맞았대요. 응? 그거야 당연히… (손으로 동그라미 모양 그린다..) 맞다였죠? (고개 갸웃였다.)
 
우오즈미 아오이:······ 이 키에 그렇게 어린 요괴처럼 보일 생각하니까 좀 징그럽기도 한데. (나 자신이···. 사실 그 어린 요괴들보다도 자기가 한참 어릴텐데 이런다.) 지금은 뭐···, 안 들키기만 한다면 상관 없나. 그리고 ······ 설마 들킨다고 해도, 그 신관이라는 분까지 철칙을 안 지키시진 않겠지. (이계에 대한 믿음의 마지노선이다. 아마. 그러고 나선, 이마 톡 ··· 쳐지고 나서야 인계에서의 생활 회상하기. ······ 그렇게 바르게 살진 않았다! 수업 들어가면 열심히 듣지만······, 경기고 연습이고 안 들어갈 때가 훨씬 많으니 자기가 뭐라 할 처지는 못 된다. 음······.) 어땠을 것 같나? (괜히 말 돌린다. 여느 때와 같이 ··· 사람 좋은 웃음.) 백 년 뒤에 다른 인간이 와도 내 생각 하는 거 아닌가 몰라···. (몇 초······.) 그렇담 나도 열심히 기억해야지. 죽을 때까지 기억하고 있다 해도, 자네가 기억하는 기간의 반도 못 되겠지만···. 많이 짧지? 그래도 만족 좀 해 봐. 내 입장에선 평생이라고. (뻔뻔.) 연락 수단, 진짜 만들어야겠다. 축제가 안 끝났으니 지금은 재밌단 말 못 해주겠고···, 축제 끝난다고 해도 분위기 때문에 재밌단 말밖에 못 할 것 같단 말일세. 인계로 가서도 계속 떠오르면 그제서야 재밌었다고 해 줘야지. (얼굴 마주보고 웃었다. 뭐, 기억하겠다고 했으니 어떻게든 떠올라 버리겠지만···. 같은 말도 덧붙이고.) 하긴, 계속 나무 하나 지키는 거랑 ······ 계속 같은 수업 듣는 거랑. 심심한 건 똑같을 것 같긴 해. (그리고, 답 듣고 나선 ······ 아? 황당한 표정 짓기. 지구과학의 붕괴다······.) ······ 그, 인계와는······, 배우는 내용이, 다른가 보군?
 
시라하 츠유:그럼요, 되게 점잖은 분이시니 걱정마세요! (오며가며 몇 번 봤는데 되게 좋으신 분 같았어요. 그리 이야기하면서 싱긋 웃는다. 어차피 자신도 계속 옆에 있을 테니 괜찮을 거라며, 몇 번 안심시키는 말도 좀 해보고….) 어떨 것 같냐고 물으셔도~… (으음, 짧게 고민하는 듯한 음성을 뱉고는 귀를 몇 번 쫑긋대며 생각에 잠긴다. 그러니까,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했고... 실제로 운동도 잘하는 것 같은데... 공부는 잘 하나? 아까 인계에 대한 것들을 물어봤을 때 엄청 확실하게 대답해준 건 몇 개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역시... 운동만 하느라 공부는 별로 안 한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정답! 저와 비슷했다! (결국엔 이런 결론이나 내어버린다.) 하하, 이왕이면 우오즈미군이 다시 와보는 건 어떤가요? 혹시 모르잖아요, 이계와 인계는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니, 인계에서 더 많은 세월을 보낼 동안, 이계에서의 시간이 조금 더 짧게 흘러갈 지도. (키득거리면서 이런 말이나.) 그리고 설령 정말 저희 쪽에서 시간이 길게 흘러갔다고 해도… 저는, 요력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생명력이요. 그래서 어쩌면 우오즈미군이 다시 올 때까지 살아 있을 수도 있죠? (다시 만난다면, 그 때는 이번에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훨씬 더 풀어진 분위기에서 시작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연락책 한 번 열심히 찾아볼게요! 저도 이왕이면 듣고 싶거든요. 기억해주고 들을 수 있게만 되어도 전 충분할 것 같으니까, 당연히 만족할 거랍니다~ (뻔뻔하게 묻는 네 질문에도 진담이라는 듯 웃는다. 지금으로도 즐거우니, 언젠가 네게 대답을 들을 수 있을 때에는 심심하고 지루하더라도 웃을 수 있지 않겠나. 당장은 그렇다. 지금 이렇게 즐기며 놀고 있는데, 네가 돌아가게 되고, 옆에 없다면 정말로 허전해질 것 같으니까….) ……응? 왜요? 인계에서는 어떤데요? 달라요? (이쪽도 오히려 놀란 표정으로 너를 바라본다.) 이계의 끝은 평평해요, 하늘 위에 유리돔도 있고…. 인계는 다르게 생겼나요? (진짜로?)
 
우오즈미 아오이:자네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왜인지 들키지 않는 방향이 아니라 잡아먹히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이 흐르는 것 같은 기분···. 무시했다. 애써. 고민하는 모습만 지긋하게 지켜보다가······,) ······ 습. (이걸 맞다고 해야 하나? 같은 생각. 사실 ······ 상대보다 나 자신이 더한 것 같거든! 뭐, 그래도······, 수업 잘 빠진다는 점에서 틀린 답은 아닌가, 같은 뻔뻔한 생각과 함께······.) 어느 정도는 맞군. (내가 더하긴 하지만.) 오답이었어도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만. (내 생활이 더 불량하니까! 사람이 참 비겁하다···.) 글쎄. 내가 수십 년만 더 살아도 많이 늙을 것 같은데. 알아볼 자신 있나? 자네. (네 볼 가볍게 ··· 주우욱 늘리기. 자네는 변하지 않겠지만, 나는 계속 변할 거란 말이야. 같은 말도 덧붙인다. 말 끝을 늘렸다. 괜한 어리광.) 하하···. 그래, 자네가 살아있는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군. 그거 하나는 믿을 수 있을 것 같거든······. 자네가 제법 강하단 것. 이게 내가 문제이지. (턱 툭툭 두들겼다. 잠깐 생각하는 듯 하다가···,) 내가 관리 좀 열심히 해 볼까. (같은 결론!) 지금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여기에 다시 돌아올 때에도 같은 얼굴 하고있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거든. 조금 ······ 과하게. 응. (농담조! 어쩌면 진담일지도 모른다. 내가 이곳에 다시 오는 게······, 네가 우리 쪽으로 건너오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것 같지만. 희망은 가질수록 좋다. 아마도 지금까진 그래왔다.) 안 되겠다···. 자네가 이렇게 기대하면 진짜 잊어버렸을 대 미안해지잖나. 나도 일기장에 써야겠는걸······. (비록 현재 일기장엔 경기 기록밖에 없지만. ··· 간만에 생소한 내용이 추가될 예정이다. 기억해야지.) ······ 인계에선, 말일세······. (그러니까, 지금,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분야를 설명하는 상황과 ······ 상상도 못한 상식을 알게 된 상황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피타고라스 ······ 이곳에선 당신이 틀렸습니다······. 같은 생각.) 둥글지. 둥근 구 모양이고······. 평평하다고 믿어왔던 사람들도 있긴 했어. ······ 고대의 사람들이지만. (······) 유리 돔도 없고! (진짜로.)
 
시라하 츠유:교복까지 입었잖아요, 신관님이 학생들 얼굴을 다 기억하는 건 아닐 테니 괜찮아요, 진짜 진짜. (응응. 있다고 해도 내 얼굴은 아실 테니 그 사이에 도망가면 그만이다.) 에, 뭐예요, 너무하네~ 어디가 맞고 틀린 지는 알려줘야지 제가 제대로 알지 않겠어요? 그래도 맞는 부분이 있긴 하다면... 역시 공부는 잘 안 하셨던 걸까요? 운동만 했던 쪽? (고개를 갸웃이며 머리 끝을 손으로 매만진다.) 으어아... (볼 늘려지면 그대로 발음은센다. 말인지, 그냥 앓는 소리인지 모를 그런 소리도 한 번 내었다.) 알아볼 수 있을 걸요, 제가 이야기했잖아요? 이계에서 반딧불이는, 인연이 맺어지는 곳에 늘 함께한다고! 그러니까, 언젠가 우오즈미군이 다시 하 번 반딧불이를 발견하면… 그 때 다시 저희가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거기까지 이야기했다가 애매하게 말을 끊었다. 시선을 한 번 굴린다. 음, 이건 너무 불확실한 이야기인가? 싶어서 그냥 웃어 넘겼던가.) 뭐, 저야 계속 같은 얼굴이라면 더 알아보기는 쉬울테니까요! 다시 만났을 때 알아볼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번에 알아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관리 열심히 해주세요! (볼을 콕, 한 번 찌르고는 실없이 웃는다. 지금보다 더 성장하면 어떤 모습이려나. 자신은 이 모습으로 몇 백년을 살았더니, 시간 개념이 다른 인계에서 더 자란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되진 않는다. 몇 년 사이에 그렇게 변할 수 있는 건가….) 후후, 꼭 늘 기억해달라는 건 아니니까요! 그냥, 오우즈미군이 떠올리는 즐거운 기억 중에 하나였으면 좋겠는 거고, 가끔 생각났을 때… 웃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죠! 좋은 기억이라는 거니까! (마냥 밝다. 아, 일기장에 쓰지 말라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써주면 좋지!! 빠르게 덧붙이는 말.) ……역시 새삼스럽지만 인계와 이계는 많이 다르군요? 둥글다니… ……어떻게 둥글지? 둥글면… 아래 쪽은 어떻게 살…지? (진짜, 모르겠다. 계속 갸웃거리는 걸 보니 호기심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는 듯했고….) 고대라면… …정말 오래 전, 이야기겠는 걸요…? 그럼 인계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발전하게 된 곳이려나…. (신기한 듯, 또, 무언가의 상상을 하는 듯 허공을 바라본다.)
 
그렇게 상식 밖의 이야기를 하며 걷다보면… 신당의 앞에 도착합니다.
 
신당이라고 굵게 쓰인 현판 주변에 붉은 축제 등이 둥실둥실 떠 있습니다.
 
담홍색 벽과 기둥 위엔 흐릿한 벽화가 새겨져 있고,
 
오색 끈과 굵은 밧줄로 화려하게 장식된 신당 한가운데 석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신관으로 보이는 요괴가 당신을 보며 온화하게 미소짓습니다.
 
조사포인트 :: 벽화, 석상, 신관
 
우오즈미 아오이:(······ 솔직히, 신관이 제일 궁금하긴 했다! 조심스레 ······ 다가가선 말 붙이기.) 저···, 안녕하십니까. (사람 좋은 웃음!)
 
겉보기엔 다정한 인간처럼 보이나,
 
뱀의 동공과 비늘, 갈라진 혓바닥이 그가 요괴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아오이가 다가오면 살갑게 인사합니다.
 
신관: 안녕하세요, 기도하러 오셨나요?
 
우오즈미 아오이:예···, 축제는 대부분 다 구경한 것 같아서요. (상냥하시다······. 같은 생각.)
 
신관: 아, 그러시군요. 하긴, 오늘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날이니 아이들이 많이 오곤 하죠. (후후. 그래도 표정을 보니 즐겁게 즐겼나보네요.) 기도하는 방법이라도, 알려드릴까요? 정해진 양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요.
 
우오즈미 아오이:(······ 진짜 상냥하다! 이계에 대한 믿음의 마지노선이 순조롭게 지켜지는 중. 표정이 조금 편안하게 풀렸다.)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 많이 서툴어서요······.
 
신관: (역시 아이들은 귀엽군... 하는 생각으로 작게 웃고.) 말씀드렸다시피, 정해진 양식은 없답니다. 보통 저 쪽에 있는 석상의 앞에서 자유롭게 소원을 빌고는 하죠.
 
신관은 그렇게 말하곤, 붉은색의 작은 종이를 내밉니다.
 
신관: 이곳에 소원을 적어 오색 끈에 매달 수 있어요.
다만, 소원은 입 밖으로 내거나 남에게 보이면… (입가에 검지 손가락을 올리고는 가볍게 이야기한다.) 효력을 잃는다는 것, 아시죠?
 
우오즈미 아오이:(······) 그 조건이 워낙 깐깐하니까요. 기억하고 있지요. (몰랐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기도하고 오겠어요. (한 번 가볍게 꾸벅···. 고개 들면 ··· 얼굴에 시원한 미소 띄고 있다.)
 
신관: 하하, 무얼요. 혹시라도 신당을 둘러보다가 또 궁금한 게 있다면 얼마든지 물어봐도 좋답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알겠다는 의미로 ··· 다시 한 번 꾸벅. 츠유 가볍게 콕콕 찌른다.) 저렇게 상냥하신 분이면 조금 더 강하게 알려주지 그랬나. 괜히 긴장했군. (뻔뻔하다······. 그런 말이나 하곤 ··· 소원 빌러 석상 갑니다.)
 
시라하 츠유:(콕콕 찔리자 올려다보며 눈 깜박.) 에, 그냥 우오즈미군이 절 못 믿으신 거 아니에요~? 너무해요! (웃으며 내뱉고는 이쪽에서도 옆구리 한 번 콕....)
 
석상
 
방울방울 정체 모를 거품이 모인 것을 굳힌 듯,
 
기괴하고 영문 모를 형 상을 본뜬 석상입니다.
 
분명 완전하게 굳은 석상인데,
 
번들거리는 표면 위로 계속해서 거품이 피어오르는 것 같습니다.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피어오릅니다.
 
 ✷ 이성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SAN Roll
기준치: 47/23/9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어우······.)
 
:아이코, 이성 1 감소합니다.
 
우오즈미 아오이:(눈 가늘게 뜨기······.) 소원 비는 석상이래서 ······ 조금 더 온화할 줄 알았는데. (헛웃음.) 진짜로, 여기에 소원 빌면 되나?
 
시라하 츠유:그렇죠… 저도 신당은 안 온지 좀 되기는 했지만. (얌전히 고개 끄덕 끄덕이다가 자신도 신관에게서 붉은색 종이 하나 받아온다.) 저번에 들었는데, 그 분의 모습을 형용할 수 없어서, 이계최고의 조각가가 경건한 마음을 담아 추상적으로 표현한 석상이라고... 음. 얘기하긴 하셨어요.
 
우오즈미 아오이:글쎄. 경건한 마음으로 만들었다기엔······. (··· 더 이상 잇지 않는다. 그야, 여기는 이계니까! 저 모습이 신으로서 당연할 수도 ······ 있는 것이지. 세계의 차이일 뿐이다. 이계 사람 앞에서 이계의 신 욕하지 않기 위한 합리화······.) ··· 소원 무엇으로 빌지나 물어보려 했는데, 말하면 효력 없어진단 얘기 듣고 왔으니 글렀군. (손 가볍게 모으고, 눈 잠깐 감았다가······,) ······ 응, 된 것 같아. (벌써!) 종이엔 뭐로 적으면 되나?
 
시라하 츠유:하하, 뭐어... 알 수 없죠. 제가 조각가나 예술가도 아니다보니, 어떤 생각으로 만드신 건지,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저도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운 걸요. (이어진 말엔 웃음으로 무마한다. 소원은 역시, 직접 말하면 이뤄지지 않는 게 대부분이지. 근데... 무얼 빌었길래 저렇게 빠르게?! 눈 깜박거리다가, 한 쪽에 있는 탁상과 붓을 가르킨다.) 저걸로 적으면 돼요. (얘기해주고, 자신도 양 손을 모아 소원을 빈다…)
 
(To GM): 우오즈미군과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꼭, 선생님과 닮았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 함께하고 있는 시간이 즐거워서 그렇습니다, 공간의 주인님. 저의 인연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반드시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시옵소서….
 
우오즈미 아오이:어렵구만, 예술이란 건······. (기념적일 정도로 농담 안 섞인 순수 진담이다······.) 자네도 얼른 빌고 오게. (음···.) 천천히 해도 되려나? 축제도 거의 다 봤고···, 불꽃놀이 말고 다른 게 더 없으면. 응···, 천천히 와. (그리고선 붓 있는 쪽으로 가기. 종이 내려두고 적는 건 ······ 행복하게 해 주세요! 간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 흠. 석상에서 빌었던 내용이랑 적은 내용이랑 다르면 안 이뤄질지를 조금 고민하다가······, 내용 조금 추가한다. 오늘 저랑 같이 온 사람도.)
 
시라하 츠유:네에, 다 빌었어요! 가요~! (모았던 두 손을 내린다. 웃으며 네 앞으로 와서는 붓을 들고, 종이 위로 글자를 적어내려간다. 짧다면 짧은 두 줄짜리 글을 적고, 두 번 가로로 접어 끈에 매달았다. 이렇게 매달면 돼요, 하는 말도 네게 전한다.) 음~ 아마 신당 구경 다 하고 나가면 불꽃놀이 시작할 타이밍이랑도 맞을 것 같으니까~ (생긋) 여유롭게 가도 될 것 같네요!
 
우오즈미 아오이:(적는 것 가만히 보다가 ㅡ내용 보일 것 같으면 시선 돌렸지만ㅡ 따라서 종이 접었다. 또, 종이 매다는 모습 따라서 끈에 매달고······.) 소원 이렇게 제대로 빌어보는 것도 간만이군. (아하하.) 그래도 기왕이면 일찍 나가는 게 좋으니까. 제대로 명당에서 즐기게 해준다며? 사람 많아지기 전에 가 있으면 좋지. (생글 웃으며 주변 돌아본다. 구경할 게 더 있나······,) 오. (벽화에 시선 멈추곤 몇 초. 곧이어 츠유 돌아보며,) 저거나 한 번 구경하고 갈까? (벽화 가리킨다!)
 
시라하 츠유:사실 저도요~ 뭔가 소원까지 비니까, 생각나는 것도 있고… (입가에 짧은 호선을 그린다. 그리움이 다소 묻어나는 얼굴이었다. 길게 가지는 않았고, 당신을 보며 여상히 웃는 낯만 남았지만.) 아, 그럼요! 그럼 조오금만 서둘러볼까요? (설마 벌써부터 사람이 많으려나? 안 되는데…! 그리 짧게 중얼거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벽화라, 어떻게 생겼었더라…)
 
벽화
 
수많은 돔을 그린 벽화입니다.
 
돔 내부엔 각양각색의 세계가 자리 잡아, 기묘한 상상화처럼 보입니다.
 
거대한 우림,
 
구름 위 도시,
 
기계적인 우주,
 
진주를 녹인 바다…….
 
벽화는 군데군데 지워졌으나, 보는 것만으로도 환상적이네요.
 
돔 주변에는 검고 넘실거리는 어둠과 새까만 개들이 배회합니다.
 
...
 
문득, 아오이는 이질적인 부분을 발견합니다.
 
일본어로 작은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 사냥개를 조심하세요>
 
(일본어=모국어로 보시면 됩니다.)
 
우오즈미 아오이:(·········) 음~······ (이건 또 뭐람. 사냥개? 눈 찌푸렸다.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어차피 일본어로 쓰면 이계의 누구도 못 알아보는데 좀 더 자세하게 쓰고 가지······. 같은 생각.)
 
그러게 말입니다….
 
우오즈미 아오이:(괜히 기분만 안 좋아졌다······. 츠유 톡톡 치기. 이봐,) 구경 다 했나?
 
시라하 츠유:응? 아, 네! 구경 다 했어요~ (고개 끄덕 끄덕.) 우오즈미군도 구경 잘 했나요? (표정이... 아까보다 좋아보이진 않는데!)
 
우오즈미 아오이:잘은 했지. 석상 안 보고 벽화만 보면······, (가벼운 웃음! 표정 풀었다.) 예술이 뭔지 알 것도 같아. (이어지는 농담조. 이제 불꽃놀이나 보러 갈까? 말 하나 덧붙인다.)
 
시라하 츠유:(금방 풀리는 표정에 고개를 갸웃 거리다 저 역시 웃으며 답한다. 굳이 얘기하지 않는 걸 보니, 괜히 깊이 파고들 생각은 없는 듯 하다.) 네, 좋아요!
 
두 사람은 영월호 밖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영월호 앞에는...
 
처음 보는 요괴가 툴툴거리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아오이에게 옷을 빌려준 요괴인가보네요.
 
우오즈미 아오이:(아 맙소사······. 차마 말은 못 걸고······, 츠유나 한 번 흘긋 보기. 수습 좀 해 봐.)
 
시라하 츠유:미안해요, 조금 오래 걸렸죠~ 제가 메뚜기튀김 사줄 테니까 화 풀어요, 응? 간식으로 도마뱀 구이도! (괜찮으니 지금 갈아입고 오라는 손짓 발짓한다.)
 
우오즈미 아오이:(······ 저거 진짜로 통상적인 간식이었구나. 같은 생각과 함께 ··· 고맙다는 의미로 고개 한 번 숙였다. 갈아입을만 한 곳이 또 있나······, 보다가, 입모양으로 다녀올게! 말하기.)
 
아까 갈아입을 때 들어갔던 천막으로 들어가서 갈아입고 나옵시다!
 
우오즈미 아오이:(오······ #가자)
 
다소 헐렁했던 옷을 벗어내고 익숙한 교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오면,
 
어느 새 츠유와 그 요괴는 나름... 풀린 분위기에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시라하 츠유:아, 우오즈미군! 여기요! (손 붕붕)
 
우오즈미 아오이:(손 마주 흔들어 주기!) 많이 기다렸나?
 
시라하 츠유:아뇨~ 가신지 얼마나 됐다고요. (손을 내저으며 웃는다.)
여기요, 오늘 빌려줘서 고마워요~
 
교복을 받은 요괴는 아오이를 한 번 빤히 보다가...
 
교복을 받고 돌아갑니다.
 
우오즈미 아오이:(아.) ······ 나는 감사하다는 말도 못 했는데. 급하시군.
 
시라하 츠유:그게, 들어보니까 메뚜기 튀김 대회 아직 하나봐요. (식당가 가르킴...)
 
우오즈미 아오이:(············) 아직? (············) 저러다가 불꽃놀이도 놓치시겠어. 가지, 우리는······.
 
시라하 츠유:뭐, 먹으면서 볼 생각인가보죠! 불꽃놀이는 어디서 봐도 보이기는 하니까~ (고개 끄덕!)
 
...
 
...
 
...
 
저녁에 가까운 시간이기 때문에 주변은 무척 어둡습니다.
 
길을 걷는 요 괴들은 점점 늘어나고,
 
거리에는 조명이 없어 아오이가 걷기 불편할지도 모르겠어요.
 
인파에 밀려 점점 츠유가 멀어집니다.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을 할 틈도 없이,
 
두 사람을 연결한 끈은 점점 늘어납니다.
 
츠유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졌을 무렵,
 
갑자기 아오이의 손목에 묶여 있던 결속의 끈이 풀려버립니다.
 
 ✷ 민첩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
 
우오즈미 아오이:(?)
 
너무 다급했던 탓일까요, 설상가상으로 그 자리에서 넘어져 버립니다.
...대실패이기 때문에 체력 1 감소합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에게 이런 상황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우오즈미 아오이:(하·········.)
 
아무도 당신을 모르는 세계,
 
돌아가는 방법도 알 수 없는 이곳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아오이는 따로 생각하진 않았지만...
 
인계에 있는 부모님께서는 당신의 실종을 걱정하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혼자 남겨지자, 생각은 끝도 없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그런 아오이의 손을 누군가가 잡습니다.
 
아오이가 손이 잡힘과 동시에 축제 거리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켜집니다.
 
가게 주인은 붉은 등에 불을 붙이고,
 
늘어선 빛의 행렬은 시야를 밝혀 줍니다.
 
악기와 북소리가 한층 더 높아집니다.
 
일렁이는 새빨간 빛을 받으며 아오이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츠유입니다.
 
인파를 헤치고 아오이가 있는 곳까지 되돌아왔는지 머리카락은 젖어 있으며,
 
옷차림은 다소 흐트러져있습니다.
 
언제 구했는지 길에 있는 것과 같은 붉은 등불을 들고 있습니다.
 
시라하 츠유:미안해요…! 생각보다 인파가 너무 몰려서, 손을 잡고 가는 쪽이 나을 것 같아서 끈을 풀었는데…… 괜찮아요? 다친 거예요?
 
한껏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츠유가 묻습니다.
 
우오즈미 아오이:(눈만 깜빡였다. 사람이 말이지······, 한껏 우울해졌다가 온기 한 번으로 금쎄 나아지다니! 변덕도 이런 변덕이 없다. 글쎄, 네가 사과할 필요도 없는데······. 날 걱정해 줄 필요도 없고······. 그래도···,) 나 넘어졌어. (무표정이다. 손에만 힘 싣고선······, 표정은 구기는 법이 없다. 딱 그 나잇대의 ······ 조금 우울한 어리광.)
 
시라하 츠유:급하게 따라오시느라 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천천히 갔어야 했는데… (넘어졌다고? ...그래보여요… 네 앞에 쪼그려 앉아서는 한참 표정을 바라본다. 한 손으로 머리카락도 살짝 정리해줘보면서…) 많이 아파요? 치료해줄까요? 응?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단지, 걱정어린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으며… 네 상태를 살피고 있는 자색 눈동자만 있을 뿐.)
 
우오즈미 아오이:(··· 나는, 내가 ······ 이 세계에 좀 적응한 줄 알았지. 세계는 그대로였고 함께하는 사람이 달라진 걸···, 함께하는 사람의 다정을 세계의 상냥함으로 오해한 것이다. 그러니 한 번 삐끗한 것에도 너무 쉽게 서러워져서······,) ··· 안 다치게 해주겠다고 말했지 않나···. (다정한 사람에게 그 탓만 돌려 버리는 게지···.) 아파. 아마 무릎이라도 까였나 본데······. (걱정해주는 얼굴 지긋하게 바라봤다. 여전히 감정 없는 표정, 곧이어···.) 그래도, 뭐, (가볍게 웃는다. 즐거웠는데. 너까지 한순간에 우울해지게 할 순 없잖아······.) 치료는 괜찮네. 불꽃놀이 보러 가야 한다며. 명당에서.
 
시라하 츠유:그러니까요, 미안해요…. 어제도 넘어진 걸 알고 있으면서, 제가 너무 성급했나봐요…. 또 상처가 나버렸네… (본인 탓으로 돌려도 받아들인다. 이 곳은 네가 모르는 세계이며, 네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위협하던 이들마저도 있었으니 어찌 쉽게 스스로의 탓을 하게 만들겠나. 단지… 네가 후회하지만 않기를 바랐다. 원해서 온 것이 아니더라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다면, 우연이 인연이 되어서, 네가 살아갈 날들의 작은 유흥이라도 된다면 그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 될 테니. 내가 만들고 싶은 건, 네가 웃을 수 있는…) 피나는 거 아니에요? 이 상태로 보면 아파서 쓰라릴 것도 같은데… (…그런, 행복하고 다정한, 짧은 이세계 에서의 시간.) 그치만 불꽃놀이보다 우오즈미 군이…!
 
우오즈미 아오이:(······) 왜 자기 탓을 하냐고 해야지. 그대로 사과를 해 버리면 어떻게 하나. 사람이 너무 물러도 안 된다니까······. (아무래도 기억력 좋단 말은 취소해야 되나 보군···. 실없는 소리나. 곤란한 웃음과 어느새 힘을 뺀 손. 어리광이 잦은 만큼 추스리는 것도 빠르다. ··· 빠른가? 아마 또 다른 표현이 있다면 체념이다···.) ··· 우와, 나 괜찮다고 했는데······. (가만 보면 이상하지.) 자네 말이야, (너는 너무 다정하고,) 지금 안 오면 또 몇백 년을 지나야 겨우 올 것 아닌가? (고작 이틀 본 사람을 이렇게 소중한 것처럼 굴고······.) 기왕이면 축제는 제대로 즐겨야지. 사람 너무 많이 걱정해도 못 써···. 내가 운동하면서 이 정도 부상도 안 당해본 줄 아나 봐. (방금은 좀 서러웠긴 하지만. 농담조···.) 내가 그렇게 중요해?
 
시라하 츠유:그치만, 다치게 안 만든다고 했던 것도, 지켜준다고 했던 것도 저니까… 이왕이면 정말, 다치거나 아픈 곳 없이 무사히 돌려보내주려고 했단 말이에요…. (어리광 부리던 모습에 더 신경써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걸로 사실이라, 괜스레 속상한 듯 잡았던 네 손 위로, 손가락을 톡톡 두드린다. 여러가지 이유에서, 당신은 당연히 신경쓰일 수밖에.) 아니라곤 못하겠네요, 하하. 어차피 축제는 백년에 한 번 열리기도 하고…. 다시 또 즐길 수 있으려면, 조금 오래 걸리려나… (어쩔 수 없죠, 만약에 그렇게 된다고 해도. 하지만 너 역시 내가 축제를 즐기기를 바라는 건 같은 모양이다. 다소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까 같은 밝은 웃음을 짓지 못하겠지만…) 그래도요, 귀한 몸이라면ㅅ… …어, (질문에 멈칫한다. 무어라 대답을 해야할 지, 시선을 한 번, 두 번, 회피하듯 주변을 바라보다가… 결국 네 머리에 뗀 손 한 번 꼼질거리며 웃는다.) 글쎄요, 어떨까요? 어떨 것 같은데요?
 
츠유는 가볍게 이야기하며, 당신을 일으키려부드럽게 손을 잡아당깁니다.
 
시라하 츠유:그래요, 가요. 진짜 이러다가 불꽃놀이 시작하겠네.
 
꼭 잡은 손은 무척 따스합니다.
 
츠유의 온기를 느끼자, 조금은 안심됩니다.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끈보다 강하고 따뜻한 손이 아오이를 밝은 곳으로 이끕니다.
 
...
 
그러나 아오이와 츠유가 관람 명당으로 향하던 도중 불꽃놀이가 시작됩니다.
 
악기 소리와 함께 터져 올라가는 불꽃이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습니다.
 
길을 걷던 요괴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아오이와 츠유 역시 아쉽지만, 길거리에서 불꽃놀이를 관람합니다.
 
새빨간 불꽃은 지네 모양이 되기도,
 
개구리 모양으로 피어나기도 합니다.
 
불꽃 하나가 사라질 무렵 또 다른 불꽃이 올라가고,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노점상을 장식하는,
 
눈이 멀어버릴 것처럼 붉은 등과 색색의 아름다운 불꽃놀이.
 
분명 이계는 아오이에게 무섭고, 낯설지도 모릅니다.
 
요괴들의 이빨이나 발톱을 보면 언제 잡아먹힐지 몰라 두려울 수 있겠죠.
 
하지만 아오이가 우연히라도 이곳에 왔기 때문에,
 
생애 동안 잊지 못할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었죠.
 
고개를 돌리면 츠유 역시 넋을 잃고 불꽃놀이를 보고 있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광경에 시선을 완전히 빼앗겼습니다.
 
혹여나 아오이를 잃어버릴까, 손을 꽉 잡은 채로요.
 
시라하 츠유:어때요, 예쁘죠? (문득 고개를 돌려 눈 마주치며 웃었다.)
 
우오즈미 아오이:······ 아. (먼저 보고있던 주제에 눈 마주쳤다고 놀라기···. 곧이어, 마주 웃는다.) 응, 생각보다도 더. 명당 가려고 안 했어도 괜찮았겠는데.
 
시라하 츠유:하하, 그래도~ 여기보다 사람도 조금 적고, 하늘도 잘 보이는 곳이 있었거든요.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니까 다행이네요. (축제, 재미있었나요? 어느덧 오늘 축제의 막바지였기에, 넌지시 묻는다.)
 
우오즈미 아오이:여기에서도 충분히 잘 보이는걸. 오히려 명당 갔다가 생각보다 별로라고 실망했으면 어쩌나. 좋게 생각하자고. (그게?) ······ 음~···. (하늘 한 번 다시 올려다보기. 이후에, 다시 눈 맞추고선···.) 말했잖나? 지금은 물어도 소용 없다고. (눈 접어 웃는다.) 즐거웠단 말밖에 못 할 거라니까. (아하하!)
 
시라하 츠유:그런가? 음.... 그럼 좋아요! 그렇게 생각할게요. 예상 외의 곳에서 봐도 예뻐서 다행이에요~ (시선을 돌리며 잠시 말을 늘리는 듯한 투에 혹시...? 싶어 초조하게 바라보다가, 이어진 말에, 긴장이 탁, 풀린다.) 그래도,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네 웃는 목소리에 저 역시 환한 웃음을 자아내고 만다. 작게 웃음소리 흘리다가, 다시금 하늘로 시선을 돌린다.) 불꽃놀이 때문이라고 해도 아름답네요, 오늘 하늘은 유독, 더…
 
우오즈미 아오이:그치? 기왕 축제인데, 아쉬움이 남으면 좀 슬프니까···. (분명 긍정적인 생각인데 어딘가 이상하단 기분······. 무시하자.) ··· 처음엔 말이지. 이 곳은 하늘이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 (달도 없고. ··· 평평한데다가 유리 돔까지 있으면 그럴 만 하다만. 같은 건 ··· 역시 생각으로만.) 이렇게 보니까 괜찮은 것도 같아. 자네 말대로. 불꽃놀이 하나가 사람을 이렇게까지 낭만주의로 만들어서 ······ 어쩌나 몰라. 돌아가서도 이 하늘 생각만 나면 어쩌지.
 
축제의 마지막 차례여서 그런 건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깜깜한 밤하늘에 피어오르는 불꽃.
 
분명 인계의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지만,
 
이계의 하늘 역시, 그 아름다움을 눈에 담기에는 충분합니다.
 
오늘 하루, 축제는 즐거웠죠.
 
그래요, 즐거웠다는 말밖에 못 할 겁니다.
 
낯선 곳임에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었던 축제였으니…
 
 
 
한참 두 사람이 불꽃놀이를 지켜보던 그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거대한 짐승이 울부짖는 것 같기도,
 
세계가 신음하는 것 같기도 한 소리.
 
크지 않은 소리지만, 대지의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집니다.
 
몇 분간 이어지는 소리는 모두에게 들리는지 모든 요괴가 웅성거립니다.
 
츠유까지도 인상을 쓸 무렵,
 
땅에 진동이 울리며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금은 벌어지며 틈을 만들고,
 
흙이나 모래가 떨어지던 틈은 큼직하게 아가리를 벌려 요괴들을 집어삼킵니다.
 
축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불꽃놀이는 중지되고, 가판대는 큰 소리를 내며 쓰러집니다.
 
부모로 보이는 요괴들은 어린 요괴를 안아 들고 달립니다.
 
크고 작은 균열에 반사적으로 츠유는 아오이를 돌아봅니다.
 
부서진 평화가 거짓말처럼 흩어지고, 절망이 잠식합니다.
 
아오이가 밟은 땅 역시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굵은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어딘가에서부터 알 수 없는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모든 것을 찢을 듯 날카로운 무언가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아오이는 생전 느껴본 적도 없는 깊은 공포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시라하 츠유:우오즈미군!!!
절대,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뒤돌아보면 안 돼요.
인식 당하는 순간…, 끝이에요.
 
치유는 당신의 손을 꽉 잡고 다급하게 제지합니다.
 
여기 저기서 요괴들의 비명이 난무합니다.
 
"도와주세요!살려주세요!”
 
"아가,누가우리아가못보셨나요!!”
 
"이봐! 비켜! 저리가!”
 
"아아,신이시여! 저희를버리시나이까!”
 
"엄마! 아빠! 어디있어요!”
 
"아아……살려줘……!"
 
지진과 함께 알 수 없는 괴물이 날뛰기 시작하고,
 
이름을 알지 못하는 자들의 절규가 메아리칩니다.
 
먼저 정신을 차린 츠유는 멍하니 서 있던 아오이의 손을 움켜쥐고 달립니다.
 
생살을 찢고, 뼈를 부수는 끔찍한 소리가 귀에 들어옵니다.
 
구할 수 없는,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를 뒤로한 채,
 
츠유와 아오이는 자리를 벗어납니다.
 
이 상황을 표현할 단어는 단 하나뿐입니다.
 
바로, '멸망'입니다.
 
세계를 집어삼키는 완전한 아비규환.
 
 ✷ 이성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SAN Roll
기준치: 46/23/9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감소합니다.
 
흥겨운 악기 소리는 사라지고, 비명과 고함만이 가득합니다.
 
서두르지 않 으면 두 사람 역시 거대한 틈에 먹혀버릴 텐데,
 
혼란스러운 인파 때문에 도망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 행운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기준치: 60/30/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오이와 츠유는 다른 요괴들에게 휩쓸리지 않기 위해
 
산 위로 정신없이 달립니다.
 
뒤에서 그 어떤 소리가 들려도,
 
츠유는 묵묵히 아오이의 손을 놓지 않고 올라가기 쉽게 잡아당겨 줍니다.
 
멈추지 않고 올라가다 보면,
 
…어느덧 반딧불이 호수입니다.
 
츠유는 아오이의 손을 놓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세상을 뒤흔들던 지진은 멈췄습니다.
 
산 아래 풍경은 처참합니다.
 
지대가 낮은 곳은 대부분 무너지고 함몰되어 새까만 구멍이 보입니다.
 
영월호 역시 마찬가지로…….
 
요괴들을 가르치던 건물은 완전히 내려앉았습니다.
 
폐허 더미가 거대해, 신목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오이는 신목을 통해서만 인계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이래서는 돌아갈 수 있는지조차 불투명합니다.
 
문득 축제에서 본 다른 요괴들이 생각나기 시작합니다.
 
다들, 무사할까요?
 
어두운 밤하늘,
 
반딧불이가 소리 없이 아오이와 츠유 주변을 맴돕니다.
 
불꽃놀이로 그토록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하늘에는
 
여전히 달도 별도 찾을 수 없습니다.
 
시라하 츠유:…너무 밖으로 나오지는 말아요, 우오즈미군.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을 거예요…. (마른 세수를 한 번, 한다.)
 
우오즈미 아오이:(눈만 깜빡인다. 손가락으로 턱만 두드리길 몇 번······.) ······ 지금, 나보고, (차려지지 않는 정신에 애꿎은 손가락이나 깨문다. 한숨 한 번.) 이걸 이해하라는 겐가······.
 
시라하 츠유:…이해하긴 어렵겠죠, 미안해요. (그리 말하는 순간에도 네 손을 잡아 내린다. 그러지 말아요. 네 안위가 무사하다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다른 요괴들이 무사해야 하는데, 하는 불안감에 목소리가 떨린다. 이대로는, 안 된다. 너무… 위험해.) …우오즈미군. 할 말이… 있어요.
 
우오즈미 아오이:(손 제지되면 그대로 머리 짚는다. 제대로 미친 게지! 고작 이틀 지낸 세상이 상냥하면 얼마나 상냥하다고······. 신뢰를 후회하게 되었다면 돌이킬 수 없다. 나는 널 믿고 있던가······.) ··· 들어나 보지. 뭔가. (마른 음성. 아마 여기까지 달려온 탓이다. 또, 찌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표정···.)
 
시라하 츠유:……그게, (원하지 않았다. 적어도, 몇 백년동안 이런 일은 없었으니까. 자신조차도 제대로 본 적 없는 멸망의 모습.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했다. 무지했다. 이미 크게 벌어진 일을 수습할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무력하다. 생에 두 번째로 느껴보는 무력함이다. 그저 너에게 즐거움을 전해주고, 축제가 끝난다면 너를 무사히, 돌려보내고 싶은 마음 뿐이었지. 하지만 결과는, 그래. 최악인가? 손을 놓고, 고개를 돌린다. 한참을 무너진 곳을 바라보았다….)
…돌려보내줄게요, 원래, 있던 곳으로….
 
우오즈미 아오이:(침묵. 말 가만히 듣기만 하는 건 자주 해 본 일이다. 그러니, 기다렸다! 그렇게 말이 많던 사람이 겨우 한 마디 뱉고 끝낼 리가 없으니······.) 허? (그러길 몇 분이다. 정말, 그게 다였다고. 돌려보내주겠단 그 말이······.) ··· 아, 그래, 잠깐만···. (몸 뒤로 젖히고 시선은 하늘이다. 다시, 고개 숙이곤······, 잇자국 난 손으로 이마나 짚었다.) 듣고 싶던 말도 없었지. 그런 거 생각할 시간도 없었고. 헌데 말이야. (머리 쓸어올렸다. 형형하게 뜨인 눈과···,) 최악의 상황을 가장 듣기 싫은 말로 덮는군. (착잡한 음성.)
난 이유도 모르고, 자네만 여기에 남기고, 이렇게 떠나라고? 이봐, 지키겠다는 말이 이런 형태로 남았다면, (헛웃음. 찌푸리지 않겠단 노력은 관뒀다.) 애초부터 안 믿었지······. (하하···.) ······ 이유라도 얘기해. 왜?
 
시라하 츠유:이곳은 우오즈미군이 사는 세계가 아니니까요…. 당신이 살아갈 세계는 이 곳이 아니니까.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시선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고개를 숙인다. 정말, 울기라도 해버리면 어떡해. 한심하잖아.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않는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하려고 해도 도무지 돌아가지를 않아서. 입을 몇 번 달싹이기만 할 뿐, 제대로 소리로 만들어진 것은 없었다. 그 무엇도, 소리가 되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우오즈미군. 이게 최선이에요. 당신이 남아있어서 좋을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저조차 알고 있는 게 별로 없어서, 말씀드리고 싶어도 알려드릴 수 있는 것조차도 한정적이에요. (다급한 말투, 흔들리는 시선. 그래, 가능한 널 설득하고 싶었으나, 노력이 무색하게 차분해지기는 커녕 네 말에 동요하고 있다. 당신의 말대로 시라하 츠유는 무르다. 너무나도 물러서….) 저도, 왜… 지금 이 상황이 벌어졌는지 몰라요, 정확히 알고 있는 건 없어요…. 그치만, 돌아가야하잖아요. 인간인 당신이 이 곳에 있는 건 너무 위험하니까, 그래서, 돌려보내려고 하는 것 뿐이에요…. ……신목의 문은, 제 능력을 사용하면 열 수 있으니까…. (그간 숨겨왔던 무엇이든 전부 네게 고하고 마는 거지….)
 
우오즈미 아오이:그래, 내가 살아가던 곳은 여기가 아니지···. (괜한 울분. 뱉어내는 방법은 한숨이다. 이러다가 떠돌아다니는 말처럼 한숨때문에 수명이라도 줄겠어. 오래 살아야 하는데···.) 헌데, 내가 생각하기엔 ······ 내가 돌아갈 때도 지금이 아니거든. (쓸어올렸던 머리 가볍게 털었다. 정리해주었던 것이 무색하게 잔머리가 조금 더 떴다.) 솔직히 말할까? 아무 말도 듣고싶지 않아. 자네에게······, (··· 하하.) 방금보다 더 나은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음성이 건조하다. ······ 여기까지 뛰어온 탓만은 아닐 것이다.)
(헛웃음은 여전하다. 소리는 내지 않아도, 그래, 표정이······. 입은 다시 제대로 웃었으면서 시선만이 말라있다.) 이상하군. 나는 이렇게까지 자네의 말을 부정하고 있는데······, (손 뻗었다. 하는 행동은 ··· 네 고개 가볍게 들어올리기.) 왜 자네의 마음대로 최선을 논하나? 모르겠어. (얼굴 감싸는 손길이 조심스럽다. 자네는 설득을 하려는 것 아닌가. 시선을 피하면 어떡해······.) 땅이 멋대로 갈라지는게 그 상황을 제대로 아는 게 몇이나 되겠나. 난 돌아가야 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이해나 시켜보라고···. 나든, 자네자신이든, 저 아래에 있을 요괴들에게든······. (무르고 미련한 사람. 단호하지도 못 하면서 무얼 하고 있는 거야, 지금. 그리고······, 차갑게 식는 표정. 몇 초의 침묵과.) ··· 그럼, 왜 날 처음부터 돌려보내지 않았지? (너는 지나치게 상냥했고,) 잡아먹히기 직전의 꼴 보고선 여기까지 데려온 건 자네 아니었나. (이틀 본 사람을 그렇게 소중한 것처럼 굴었고······,) ··· 내가 이곳에,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자네에게 정 붙이게 만들었으면서······. (이봐, 축제가 끝나지 않았잖아······.)
 
시라하 츠유:대체 왜…!! (듣고 싶지 않다는 말에 입을 다물어버렸다. 네가 지금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감정없이 말라버렸고, 너는 이미, 자신에게 실망한 이후일 거다.) 고집, 부리지 말아주세요. 위험하다고 한 거 들었잖아요…!!! 여기 더 있으면 죽겠다는 말밖에 더 돼요? 저도, 지금… 지켜드릴 수 있을 지 확신조차 못해요. 그러니까 우오즈미군, 제발요…. 오우즈미군이 살아온, (네가 원하는 말이 무엇이든 지금의 시라하 츠유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다. 너를 돌려보내겠다는 의지 하나만은 확고했다. 만약 정말로 네가 돌아가지 않겠다 선언해버린다면… 자신에게는 그걸 막을, 자격조차도 없겠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계를 생각해요. 돌아가고, 싶으시잖아요…. 돌아가야 하잖아요…. (했던 말의 반복. 네게 말하는 어조가 지독하게도 간절하다.)
(힘이 없다. 네가 하는 행동에 그대로 따라 돌아갔다는 뜻이다. 고개가 들리면, 흔들리는 시선으로 너를 마주했다. 붉게 짓물린 눈가가 눈에 띈다.) 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돌아가지 못하면 어떡할 건데요. 당신의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이 세상은 당신에게 다정하지 못할 텐데. 돌아가야한다는 말을 하지 말고, 라는 말에 입을 다문다. 한참을 달싹이다 입을 열었다.) 멸망이에요…. 사냥개가, 이계를, 무너뜨리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해요…? 모르겠어요. 나도 모르겠어요, 왜 이렇게 됐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앞으로 무슨 일이 더 벌어질지… (결국 원치 않던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투정 부리면 안 되는 거, 알고 있는데.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귓가에 계속해서 울려 괴롭다.)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어떻게 당신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요…?
…원래, 비밀이었으니까. 제가, 문을 열 수 있다는 건… 정말 아무도 몰라요. 이계에서 그 누구도, 아는 요괴가 없어요, 우오즈미군. 본래 열지 않는 게, 당연했던 일이었고, 감수해야 하는 것도 있어서… 그냥, 저는, 축제만 끝나게 되면 그 때 다시 문이 열릴 테니까… 그때, 돌려보내주려고 했던 것 뿐이에요. (진심이나 네가 듣기엔 변명일지도 모를 말들을 내뱉는다. 한심하고 또 무지한 시라하 츠유는 자신의 양 손을 세게 잡았다. 미움받기 두려워함에도 진실을 숨기지 않는 것은… 네가 자신을 믿어주었었다는, 그 사실 하나 때문이겠지.) ……제 욕심이 과했어요. 물어보고, 돌려보내줬어야, 했는데…. (자책감이 물밀듯 밀려와 주먹을 세게 쥔다. 손바닥이 아려온다.) 지낼 동안, 저도… 저, 는… 우오즈미군과 함께 있는 게 좋았어요. 즐, 거웠, 어요. (그래서, 울음기 먹은 목소리를 삼킨다. 숨이 담담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식으로 축제가 끝나버려서, 너무 미안해요….
 
우오즈미 아오이:자네가 지켜주면 되는 거 아냐. 보기만, 보기만 할게. 보고만 있을게. 보내지 마······. 이 꼴을 보고, 내가, 어떻게······, (말할수록 목이 말라간다. 물이 필요하다기엔···, 지금은 사람의 말이 시급하다. 헛기침을 두어 번···.) 나 혼자 평화로이 돌아가 살던 곳에서 평소마냥 지내라고······. (묻는다. 나는 이방인인가? 반딧불이에 이끌려 이곳에 떨어졌을 때부터, 널 따라 이 호수까지 따라왔을 때부터, 축제에 갔을 때부터, 너와 즐거워했던 때부터, 너와 불꽃놀이를 보고, 너와 이곳까지, 너와, 너와······. 이계에선 안전하지 못하단 이유로 돌려보내지고 인계에선 평소같은 낯빛으로 지내지 못하면 인간이라 불리는 이들 사이에 끼워져 생활하지 못 할 것이다. 이계에 떨어지면 홀로 떨어진 인간을 노리는 아가리가 수십, 수백, 혹은 그 이상, 인계에선 경험으로 받아들여지지 못 할 것들······. ······ 그래, 정의내린다! 나는 이제부터 어느 곳에 발을 붙여도 이방인이다···.)
(······ 사냥개. 기분 나쁜 신당에서부터 불안하게도 발목잡았던 그 단어! 이럴 줄 알았으면, 너에게도 알려줄 걸 그랬지······,) 그걸, 왜······. (나만이 아는 문장으로, 이 세계의 멸망은 예정되어 있었노라고!) ··· 왜, 그리도 쉽게 알려주나. 날 이리 정 없이 돌려보내기로 마음먹었다면 나를 왜 이렇게 믿는 겐가. 이곳에서 자네와 족히 수백 년은 함께 지냈을 요괴들도 모르는 걸, 고작 이틀 지낸 나에게 술술 부는 것도 이상하지 않느냐고······. 내가 이걸 알려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지만, 그렇기에 내가 썩어가겠지! 나는 이곳에서의 모든 걸 담은 채 이계도 아닌 인계에서 자네와의 재회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자네가 알아보지도 못 하는 얼굴로 늙어갈 것인데. 그게 자네에겐 최선이라고. (우는 얼굴이 보고 싶었던 게,) 우리가 즐거웠던 게 고작 자네의 욕심이라고······. (··· 아니었는데······.)
내가, 미안해. 울지 마······. 나도 즐거웠단 말이야. 그래서, 그래서 떠나기 싫은 거라고······. 자네가 욕심이라 칭했잖나. 나를 보내지 않은 것을. 이번엔 내가 욕심 한 번 부려보면 안 되나? 응? (손을 마주 쥐었다. 돌아오는 것은, 여전히 온기인가?)
 
시라하 츠유:제가, 어떻게. 어떻게… (안전도 채 확보되지 않은 이곳에 너를 둘 수 있나. 보내지말라는 그 말이 너무 애처롭게 들려온다. 마른 너의 목소리에 입 안에 씁쓸함이 맴돌았다. 보내야 하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당장 자신에게 애원하는 너를 부정할 수조차 없는 나라서. 그렇지만 지키지 않을 수도 없잖아. 네가 다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 먼지 섞인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숙이고 만다. 이곳은 이계. 우리, 요괴들이 사는 마을이며… 인계와 이어져 있는 곳. 그러니까, 문을 넘어온 순간부터,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너는 이곳에 오게 될 운명이었을 지도 모르지. 당신은 평온함을 꿈꾸지 않는가? 이렇게 멸망을 앞둔 곳에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미래에 몸을 맡기는 것보다, 안정을, 안전을, 그리고 평화를 두고… 어째서 이곳에 남으려 하는 것인지. 시라하 츠유는, 이해할 수, 없다.) 여기서, (입을 달싹인다.) 만약 정말… 더 상황이 심각해진다고 해도… 괜찮아요? 나는, 당신이… (위험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알려줘야, 그래야… 납득시킬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있잖아요, 원망해도 괜찮아요, 미워해도 괜찮거든요…. 나는 당신이 살아서, 앞으로 남은 생을 살아간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안심이 될 것 같거든요…. 그럼, 최선이 뭐라고 생각해요. (낮게 울려지는 목소리, 주변에 웅성대는 요괴들의 목소리들은 묻히고, 오로지 너의 목소리만이 귀에 들려왔다. 함께 한 이틀 간의 시간이… 얼마나 길었던 건지, 새삼스럽게 느꼈다.) ……우오즈미 아오이, 당신이 생각하는 최선이 무엇인가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이계, 내 세계를 지켜내야 할 거고, 너를 돌려보내는 것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래, 돌려보내기 위한 설득의 무기로 나의 비밀을 까엎었다. 그것마저 통하지 않는다면, 나는… 너를 설득할 수 없을 거다.) ……당신이 말해줘요. 이걸 막을 수 있어요? 이 모든 게 어떤 식으로 끝이 나도, 돌아갈 자신이 있나요…?
……무엇이 됐든 당신 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냥, 너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게 한심해서……. (제 손에 닿은 온기에 순간 멈칫, 몸을 떤다. 차갑게 식은 제 손을 통해 전해져오는 것은 온기다. 너에게는, 반대가 될 지도 모르지…. 네가 나에게 전해지는 것은 온기로, 안정감이었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데…. 정말로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돌아가지 못할 수도, 어쩌면 더 많은 걸 잃을 수도, 더 힘들 수도, 최악에는 죽을 지도 모르는데… 후회하지… 않을 건가요?

 
우오즈미 아오이:나는, 말이야···. (시야에 비치는 하늘이 시꺼멓다. 달과 별이 제 구실을 못 하며 존재조차 불분명한 이 순간 존재하는 빛은 오직······.) 저 반딧불이 하나때문에 내가 여기까지 끌려와 이 꼴을 하고 있는 게 이제야 실감이 나···. (그 어떤 즐거운 경험도 지금을 꿈이 아닌 현실이라 되짚어주지 못했다고. 이제야 내 목숨이 걸려있단 것을 깨닫고, 내 현실은 꿈에서 깬 이후가 아닌 이 꿈 자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모순적이게도 그래서 더욱, ··· 이곳에 붙어있어야겠다고. 그러니 돌아갈 수 없다. 우리를 정말 꿈으로 만들어버릴 셈이 아니라면.)
내 최선······. 글쎄, 일단 자네의 최선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음~···) ··· 막상 말하려니 무엇일지 모르겠군. 그런데···, (너의 비밀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그로 인해 나에게 재정의된 가치는 무엇이 있는가···.) 일단 자네와 함께 세계 한 번 구해보는 것. (본인조차 제대로 예상하지 못하는 걸 확신인 것마냥 구는 꼴이······,) 돌아가는 것은 그 이후로. (아마 최선보다는 이상이다.) 사람이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지. 나는 여기에 남고 싶은데······. (물론, 무사히 이루어질 확률은 희박하다. 우오즈미 아오이는 알고 있다. ··· 하지만, 말했잖아! 희망은 가질수록 좋지. 아마 지금까지도 그렇다.)
후회······. (몇 초. 익숙한 침묵과···,) 할 지도 모르지. (익숙할 웃음.) 그래도 있잖아, (잡지 않은 손으로 눈물 가볍게 닦아낸다. 제 높낮이를 되찾은 음성, 여전히 조심스러운 손과 행동, 그리고···,) 내가 없는 곳에서 잘 살아갈 자네가 아니라, (··· 시원한 미소였다.) 위험해질 자네를, 자네가 없는 곳에서, 상상하게 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자네 자신을 한심한 것이라 생각하지 마. 그렇게 생각하게 될 것 같다면 차라리 내 탓을 해. 나는 몇 번이나 자네 탓을 했는데 그걸 잊었나? 내가 욕심부리고 있는 것처럼, 이제 내가 자네의 내 탓을 받아 줄 차례일세. (시월의 밤에 차갑게 질린 손을 마주한다. 내가 진절머리내는 것은 더위와 열기와 여름이므로, 아마 나를 상대로 한다면 너의 손도 적절한 온도이겠지···.)
 
시라하 츠유:(본래 좋은 기억들은 되려 꿈처럼 남아있는 법이다. 그러니 나 역시도 과거를 곱씹고, 몇 번이고 그리워하며 살아왔지. 내가 살아온 지난 몇 백년은, 단지, 꿈 같았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했는지도, 해야할 지도 모른 채 실낱같은 희망 하나 잡고 묵묵히 신목의 옆에서 살아왔다.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난 흑백 세상 밖으로 나왔고, 색이 덧칠해져가던 과정에서 먹이 쏟아진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멸망, 재앙, 절망, 그 모든 부정적인 것들이 모여… 하얀 백지마저도 덮어버렸다.) …우오즈미군. 이미… 마음 굳힌 거죠? (내게 색을 선물해준 너에게 나는 모진 말도, 돌아가라는 간절한 부탁도, 할 수 없다.) 정말 이 곳에 남아있기로….
…우오즈미군이 말하는 것들, 불가능할 지도 몰라요. (와중에,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 이 세계를 구하는 것 자체도, 돌아가는 것도. 우리는 불확실한 것에 몸을 던지고 만다…. 우오즈미 아오이는, 희망으로 인한 실패를 두려워하진 않나? 올라갈 수록 추락할 때에는 더 많이 떨어져버리고 말텐데.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음에도, 이상만을 생각하며 묻어두는 것이라고, 시라하 츠유는 생각한다. 자신이 이틀 간 보아왔던 사람은 마냥 희망만을 돈하는 이상주의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적어도, 보기만 하겠다는 그 약속은… 지켜주세요. 바깥으로 나와 돌아다니는 거 자체가… …정말 죽음까지 한 순간에 내몰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위험한 행동은, 하지 말아요. (특히 요괴인 이계의 사람들보다 인간인 당신에게는 그 피해가 더 클 테니.)
…정말, 이해가 안 갔는데…. (네가 이틀 본 사람을 그렇게 소중한 것처럼 군다고 이야기했던거, 내 행동이 그래보였던가? 잘 몰랐다. 그런데.) 당신이야말로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잖아…. (눈가에 손이 닿자 반사적으로 눈을 살짝 내리감는다. 나 역시 겁이 난다. 당신을 잃을까봐, 인계로 돌아가는 도중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이계에 남아 위험한 일을 겪을까봐…. 그러니, 결국 우리는, 서로를 걱정하느라 본인은 뒷전으로 미뤄버린 거네.) …우오즈미군. 언젠가, 정말로 당신이 위험해다면…, 아니, 후회할 만한 일이 생기게 된다면, 그냥, 나를 미워해요. 원망하고, 실망하고, 싫어해도 괜찮으니까… 그 때는, 그냥 멀리 도망이라도 가줘요. 나는, 죽는다 해도 우오즈미군 탓은 못할 것 같거든요…. 그냥 살았으면 좋겠어. (하하, 작은... 웃음 소리를 흘려버린다. 잡힌 양손에 한 번 시선을 내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마주한 두 눈은 변함이 없다. 울음기가 서려있고, 그림자는 다소 져있지만, 녹음이 간간히 빛을 비추며 빛나는... 보랏빛의 눈. 시야에는 선명하게 담긴 네가 있었다. 선명한 온기를 주는, 네가…) 그리고, 내가 또 언제 당신에게 거짓말을 해버릴 지 몰라…. 나를, 믿지 말아요.
 
우오즈미 아오이:······ 난 번복은 안 해. (내가 감히 네 세상에 색을 칠했던가. 내가, 감히, 흑백에 뛰어들어 다신 돌아가지 못 하도록 만들고선, 실컷 새까매진 평면 위에서 너와 함께하겠노라 고집하였는가. 넌 우리가 감히 색채를 꿈꾸었다고 여겼나······.) 그거 알기에 이틀이면 충분했던 것 같다만. (내 우울은 네가 이 세상을 밝히매 그리 해소되었는데도.) 그래도 나는 자네 허락이 우선일세. 그거 하나 받아내려고 이리 고집을······. (아하하. 미안해. 실없는 웃음. 몇 시간 전만 해도 짓기에 자연스러웠던 얼굴···. 아마 지금과는 맞지 않는 표정이다.) 어때. 난 이제 여기 남아있어도 되는가? (이번엔 내가···,) 내 멋대로, 해봐도 괜찮아? (최선을 다해 세상을 밝혀보마···. 고집이라는 이름으로 목숨이 걸린 것마냥 굴었던 사람 치곤 현실적이지 못하다. ······ 네가 불꽃놀이 하나 못 보는 것을, 살이 까진 무릎보다 우선하게 되었을 때부터, 현실을 우선으로 두긴 글렀다.)
(답을 내리자면, 우오즈미 아오이는 누구보다도 실패를 가까이 둔 사람이다. 자신이 걸어갈 길을 먼저 걸어간 이들이 추락했던 경험을 누구보다도 자주 들어와 곱씹은 사람이다. 닿을 수 없는 재능과 유독 따라주지 않던 행운과 천명이라 여길 수 밖에 없는 패배를 겪어본 사람이다···.) 알고 있어. (그리고, 그렇기에 이상적인 사람. 다시 비상하는 것을 노리며 아직 추락하지 않았음에도 다리를 굽혔다. 그래왔다. 실패를 항상 염두하고 있기에 누구보다도 높은 곳을 곧게 바라봐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내가 위험해지면 자네도 위험해지는 게지. (날 지켜주기로 했으니까. 따지고 보면 짐을 얹는 행동이다. 이리 이기적일 수가! 지독히도 널 위하는 척 하며 그 누구보다도 무거운 것을 어깨에 실었음에도 너는······.) ··· 응. 자네도. 다치면 안 돼. (지금은 치료해 주기도 어렵잖나. 그냥 네 치료를 달게 받고 은혜를 갚을 날만을 기다릴 걸 그랬다. 괜한 후회가 뒤늦게 생각을 따라온다. ··· 여느 때처럼 무시했지만.)
··· 자네보단 덜한 것 같은데. (친절한 사람을 좋아했다. 호의를 호의로 되갚는 걸 좋아해서, 나에게 호의를 가져주는 사람을 좋아했다. 인류애를 가졌으면서 사람에게 미련 가지는 것이 싫어 정 안 붙이려 노력하면서도······, 스며들듯 가지는 것들은 알아차려도 모른 척했다. ··· 그러니까, 이틀을 겨우 본 사람이 친절해서 좋아했다.) 자네가 나에게 중요해진 것은 맞지만. (호의를 호의로 되갚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 좋아했다.) 안 그랬으면 이런 되도 않는 고집 안 부렸지······. (미련 가질 것이 예상됨에도 정 붙인 것을 후회하지 않을 사람이라······.) 나는 자네랑 살 것을 얘기하는데 어찌 죽음부터 논하나. 이런 상황에서 정이 없어지면 어떡해. 설령 위험해져도 말일세, 내가 여기 붙어있어서, 내가 날 지켜달라 얘기해서, 내가 네 옆에 있길 바라서······,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자국이 남지 않을 정도로만···.) 그래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주면 안 될까. 마지막까지 제 탓만 하며 죽는 건 너무 슬프잖아······. 나는 필사적으로 살아볼 테니까. 응? (마주한 손에 가락지 하나가 잡혔다. 제 눈을 기억해주길 바랐던 욕심이 내 손에 잡힌다···.) 나 떠날 거 각오하고 모든 걸 말해준 이를 내가 어떻게 안 믿어······. 그렇게 소중한 것처럼 굴기엔 아직 나를 모르나 봐······. (욕심은 본디 자기 자신을 위해 부리는 것. 우리는 ······ 무엇을 얻고 있나. 사실 저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길이란 생각이 떠나지 않으면서도······, 이것마저도 잡지 않으면 내가 말라 죽어버릴 것 같단 이기심에······.)
 
~ 2023-08-01 / 02:39 ~
 
~ 2023-08-05 / 14:00 ~
 
시라하 츠유:…사람을 알기엔 언제나 모든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닐 수가 있으니까. 우오즈미군이 바라는 답을, 내가 못해줬던 것처럼. …돌아가지, 않겠다는 거죠. (가만히 바라보는 시야가 칠흑같다 여긴다. 단순히 어둡기 때문인가? 아님, 판단이 흐려진 나의 체념인가. 가까이 다가온 반딧불이의 녹음만이 나에게 허락된 색채. 그리고, 우오즈미 아오이가 가진 푸름이 나의 시야에 잡힌다. 이미 결론은 다 내어놓고, 나에게 물으면, 내가 무어라 다른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있어도, 돼요. 하지만… (나는 필시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되리라는 걸 직감한다. 어떤 식으로든 너를 위험에 빠뜨리는 길이 될 테니까. 그러니, 나 역시, 너를 우선하기에.) …더이상 가망이 없어질 것 같으면, 정말 돌려보낼 거니까. (네 손을 붙잡았다. 간간히 붙여있는 붕대와 엇비슷한 모양의 것이 감싸진 손가락 하나, 하나를, 조심스럽게 매만진다. 수락보단 체념에 가까울 지도 모르겠다. 나는 만약이라는 불안을 안고 있기에….)
노력은 늘 해볼 테니 조금 다치더라도 너무 뭐라고 하지는 말아요. 우오즈미군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나는, 우오즈미군을 지켜야되 거든요. (무겁다. 이계를 지킨다는 책임도, 가볍지만 뜻이 가득담긴 너의 말도. 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포기할 수 없기에 시라하 츠유는 이상을 향해 손을 뻗는다. 너와 다르지 않다. 불안을 가졌으나 포기하지는 않았기에. 아무래도 오늘 해야할 것들이 많겠지. 부상자들도 많을 테고, 찾아야 하는 요괴들도 많을 테다. 도움의 손길을 요구하는 이들은 계속해서 늘어갈 것이다. …지금 상황에 최선은 애저녁에 글러먹었다. 그러니 최악이 되지 않기 위한 발버둥을 쳐보는 수밖에 없는 것.) 이왕이면… 저희 둘 다 안전한 쪽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죠…. 잘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것까지는 해보고 싶거든요, 저도.
우오즈미군…. …살고 싶죠? (뜬금없을 질문일 지는 몰라도,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잊지는 말아야지. 우리는, 함께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계를 구해보고,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살아야 해요. 살아주세요. (무게감이 느껴지니 자연스럽게 손을 아래로 내린다. 검지 손가락에 끼인 가락지를 한참을 들여다보다, 희미하게 호선을 그려낸다. 나 역시, 네가 좋다. 가벼운 듯 늘 농담을 던지는 너도. 누군가를 경계하는 모습마저도 귀여워보였고, 어리광 피우는 모습에 걱정이 앞서보기도 했고…. 그래, 이 짧은 이틀이라는 시간에 우오즈미 아오이라는 사람이, 그저, 내게 스며들었지…. 너는, 너일 뿐이다. 다른 이를 겹쳐볼 필요가 없다.) …우오즈미군 때문이에요. (내가 이렇게 판단력이 흐려져 너를 이계에 남기는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도.) 진짜, 나빴어…. (결국 수락할 수밖에 만드는 네가,) …나는. (나를 믿어준다는 그 말을 해버린 당신이,) 우오즈미군이 날 믿은 만큼, 고집부려 이곳에 잠깐이라도 더 남게 된 이상, 어떻게 해서라도 당신은 살릴 거니까…. (짧게 손 끝을 입가에 댄다.)
 
우오즈미 아오이:그래도. 내가 그렇게 티를 낸 건 알아준 척이라도 해 봐. 자네가 아는 내 모습에도 조금 자신감을 가져 보고···. (아마도 그게 전부일 것이니. 인계에서는 사람 경계하는 것도 초면인 이에게 온갖 엄살 다 떠는 것도 가망 적은 희망 타인에게 내보이는 어리석은 행동도 하는 일이 없다. 이것 외에 보인 모습은 인계에서의 평소였으므로, 이계의 이틀 동안 지내며 보인 게 원래 살던 곳에서 하던 것보다 솔직했다 하여도 할 수 있는 말이 없지···. 이 모든 게 너에게 푸름으로 잡힌다면야 하루 정도는 솔직하게 머물러도 괜찮을 것 같았다.) 돌려보낼 것이란 말만 몇 번을 들었는지도 모르겠어···. 기꺼운 말 한 번 들어서 만족하고 있으면 바로 감상을 깨버리는군. (손 잡히면 힘이 없다. 주지 않았다. 아마 네가 어루만지는 것보다 더한 것을 얻은 채 돌아가게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모든 결정엔 흠이 존재하기 마련이며 ······ 그로 인해 사람은 후회를 하고. 그로써 다시 나아간다. 네가 날 돌려보내든, 다른 경로로든, 서로가 곁에 없게 되더라도 나아가야지. 결과를 생각할 것이라면, 후회를 걱정하고 있어선 안 된다. 후회조차 과정에 불과했다. 적어도 ······ 우오즈미에겐.)
뭐······, (몇 초. 얼굴만 말갛게 바라본다. 곧이어, 달가운 웃음과 함께······.) 그래. 그 대답이면 충분해. (그제서야 손을 재차 맞잡는다. 손목이든 손가락이든 감긴 것만 많은 투박한 손으로 이물감이라곤 가락지 낀 손가락밖에 없는 손을 ······ 동앗줄이라도 된다는 것마냥 놓는 일이 없다. 지금은 어떤가. 전해져오는 것은 온기인지···.) 듣고 싶은 말은 충분히 들었대도···. 싫지는 않으니 상관은 없다만. 무엇이든 해 봐. 자네가 해 볼 것이라 하였으니. (이렇게 된 거 점이라도 믿어 봐야지. 좋은 징조들과, 좋았던 운세······. 사람은 급해지면 무엇이든 믿게 된다는 여느 말에 설득력이나 심어 주는 중이다.)
(생존! 인간, 그리고 아마 이계의 모든 이들에게도 ······ 본능적으로 요구되는 것 아니던가.) 응. 살고 싶어. (그리고 아마 너에게도.) 자네도 참······. 내 걱정 그만해. 자네부터 신경쓰는 건 어떤가. 아까부터 계속 말하고 있지 않나, 내가. 나는 여기에서 죽을 생각 없으니 걱정 말게. (참 이상한 일들 뿐이다. 웬 다람쥐가 마법 같은 걸 부리지 않나. 젊긴 해도 성인의 직전이니 어리다곤 할 수도 없다 여겼던 제 나이가 이 곳 평균의 반도 안 되지 않나···. 여느 영웅마냥 세상을 구해보이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머릿속을 점철하는 것도. 차마 이십 년을 채 못 지낸 이가 이틀의 인연을 이십 년보다 훨씬 더할 것이라 생각해 버리는 것도···. 느꼈던 모든 기시감과 왜인지 옅어진 두려움까지도.) 그래, 미안해. (아마 네 말대로, 내가 너에게 말하라 종용한 대로, 필시 모두 내 탓이다. 어쩌면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한 것조차···. 그거 하나가 왜인지 기껍게 느껴졌다. 때를 못 찾은 웃음은 그 때문이다.) 이렇게 불안해해가지고 어쩌면 좋나. 약속이라도 해줄까? 무사히 살아서 때가 되면 네가 봐주고 있을 때 기꺼이 돌아가겠다고. (입맞춰진 손이 잠깐 굳었다 다시 자리를 찾는다. ··· 갚아줘? 같은, 실없는 질문은 덤으로···.)
 
시라하 츠유:…이왕이면 거짓말은 별로 하고 싶지 않거든요. (내가 돌려보내지 않을 거라 이야기한 이후에, 돌려보내게 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은 마음이다. 적어도 배신이라는 이름으로 네게 남고 싶지는 않으니까.) 우오즈미군, 나는요…. 평생 기다리는 것밖에 안 해봤어요. (이계에서 사는 동안, 인생의 절반,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세월을.) 그러니까… …누군가가, (하물며 인간이,) …내 곁에 있으라 이야기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기약없는 기다림이 익숙했다. 누군가가 자신을 기다리는 것은 반대로 어색하였으며, 나는 그렇기에 언젠가, 세월이 지나고 이계로 다시 한 번 발을 딛는 그 때를 기약해본 거지.) 마음에 들만한 대답을 못할 지도 몰라요. (걱정하지 말라는 말조차도, 걱정되는데 어찌할까…. 어떻게 보면, 과보호라고 생각해도 할 말이 없을 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말했다시피 적어도… 당신을 속이고 싶진 않아서. (아무도 모르던 진실을 감추며 너를 이계에 머물게 만든 것은, 한 번으로 족하지 않나?) 정말로 듣기 싫다면, 입이라도 막아보시던지. (할 수 있으시다면요. 그리 이야기하며 가벼운 웃음을, 그려본다.)
응, 알았어요. (그 말이면 됐다. 시라하 츠유는 희생을 싫어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다른 누군가가 살아가는 삶은… 최선이라 볼 수 없었기에. 스스로가 하고 싶어 하는 걸 하면 그만이지. 죽지 않는 선에서.) 걱정 안 해볼게요. (죽지만 않는다면.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서 돌려보낼 테니까.) 연락책, 꼭 찾아볼게요. (언젠가 네가 돌아가더라도, 네가 없는 세상에서, 위험해질 내가 아니라, 잘 살아갈 내가 있을 미래를 위해서. 가능하다면 그 때는 너에게 무어라 언질이라도 남겨줘야하지 않겠어. 나는 괜찮다고, 잘 지내고 있다고…. 그런 생각과 함께 눈웃음 지었다. …어울리지 않게. 받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안 해도 돼요. 믿어요. (오히려 약속이라면 더 불안하지 않겠나. 지켜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잠식될 지도 모르니, 홀로 생각하는 것도 멈추어 봐야지. 짧게 이야기하며, 손을 내린다. 이어진 말에 짧게 웃음 소리를 흘렸을까…. …괜찮아요. 내가 하고 싶어서 했던 거니까.)
가야죠, 이제…. 오래 있으면, 또 사냥개가 노리고 올지도 몰라요. 데려다줄게요…. (…오두막으로.)
 
우오즈미 아오이:자네에게 ······ 욕심도 좀 부리고, 조금 더 단호해지고, 남 탓도 좀 하고···. 자네를, 조금 더 위하라고···, 그리 얘기한 건 다 나인데. 기다려달란 말 하나를 못 들어주겠나. (하하.) 이리 말하니 ······ 사람 하나 버릇 제대로 잘못 들여둔 것 같은데, 그렇담 내가 책임을 져야지···. (여전히 이곳의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 줄은 모른다. 인계에서 일 년, 십 년, 또는 수십 년이 지날 동안 이곳에서는 몇백 년의 시간이 지나가는지도. 아마 나는 평생을 너보다 어릴 것이나 훨씬 빠르게 늙어갈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 이곳으로 올 수 있게 된다면,) 이젠 날 기다리는 것까지도 버릇으로 들여버리면 어쩌지. (날 알아봐 주길 바라서······. 아마 더 오랜 기다림을 가질 존재는 너임에도 나에게 기다려달란 말을 하는구나. 내가 널 기다릴 세월은 네가 이계에서 그리워했던 시간과 비교하기도 민망할 텐데.) ······ 희망고문보단 그게 훨 낫지. (자학의 의미가 약간, 아마 위로가 대부분이다. 잠깐 가만히 있다가······. 검지로 네 입가 한 번 건드리고선,) 못 하는 거 알면서 그래···. (서운한 웃음. 장난기가 다분하다.)
··· 응. 연락해. (인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약속. 사람을 말려 죽이는 것이 아닌 온 인생을 기대하며 살게 만들 소소한 무언가. 그러니까, 이 말을 기점으로 ······ 기약 없을 행복이 하나 생겨났다.) 여건이 된다면 다람쥐라도 하나 데려와야 하나 몰라. 소개할 때 내 목숨 구해준 사람 닮았다고 해야겠군. ··· 난 축제는 자랑을 못 하니까. 잘 살고 있을 인연이라도 그리 자랑해야지. (다시 한 번 실없는 소리와 그에 어울리는 웃음···. 상황만을 떼고 본다면 평소이다. 네 말에 얼굴 한 번, 손 한 번 빤히 바라보다가······.) 기분 이상하게 만들어 두고 그런 소리하면 누가 믿어···. (놓았던 손 다시 끌어온다. 손바닥을 입까지 가져왔다. 숨이 가까이 닿을 정도로만···. 맞추진 않고서 짓궂게 손 돌려주기. 무슨 일만 생기면 되갚으려 드는 것도 인생동안 들인 버릇이다.)
그래···, 가야지. 밤도 늦었겠다···. (사냥개니 뭐니, 여전히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 같이 있는 거지?
 
시라하 츠유:(시라하 츠유는 지금, 많은 생각을 감추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긴장, 불안, 그리고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는 알량한 정의까지… 그 모든 것을 덮어두고 웃었다. 짧은 인연이 아닌,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 운명 같은 인연이 되었다고 믿으며, 나는, 언젠가 돌아올 당신을 기다려야지…. 이계와는 다른 모습의 인계 역시도 궁금하니, 너에게 조금 더 많은 것들을 듣고 싶다는 욕심도, 이계를 지키고 싶다는 나의 다정도, 모든 것이 나이니 어떡하겠나. 이해해주기를, 한 번만 욕심내어보는 걸 용서해주기를 바래봐야지. 제 손에 닿는 온기는 늘 그렇듯 기껍다. 작은 온기 하나 마저도 파형을 그리듯 몸에 퍼져나가니, 네게서 받는 것은 이전에 그러했듯, 안도와 따스함이다. 너는 다정한 사람이니, 자신의 세계도 아닌 곳에 정을 주고 구하겠다 다짐할 만큼 상냥한 사람이니까, 그 마저도 나에게 전해지는 것일 거다. 나는 이러한 다정을, 선함을, 사랑한다. 내가 살아가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들이고, 나를 이루는 가장 중점적인 것들이니. 어쩌면 너와 나는 닮았을 지도 모른다.)
…우오즈미군 데려다주고, 저는 조금만 둘러보다가… 들어갈게요. (등을 한 번 톡, 두드린다.) 아직은 구조작업이 조금 필요할 거예요. 많이 무너진 곳들에는 사람들도 있기 힘들 테니까 필요한 것들 좀 전해주고… 그러고 올 테니까. …먼저 자고 있어요. (피곤하잖아요.)
 
우오즈미 아오이:(······ 서운한 웃음. 이번엔 조금 진심이다. ··· 너는 짐으로 지고 있는 게 많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나 원···, 같이 있으려고 보내지 말라 했더니 또 어딜 다녀온다 그러고. (가볍게 한 마디. 여기에서마저 욕심을 부릴 마음은 없어도 ······ 그냥, 평소다운 어리광이다.) 이미 잠 제대로 들기엔 글렀어. ······ 그래도, 노력은 해 보지. 다녀와.
 
시라하 츠유:집까지는 데려다준다니까요. 몰래 아무말 안 하고 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요. (씁쓸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본다. 시선을 피하는 거에 가까웠을 지도 모르지. ...그래, 나는 네가 내비치는 서운한 표정을 마주보기가 힘들었다. 옆에 있어주리라 답해버릴 것 같았다.) 욕심 좀 부려보라면서요…. 욕심으로, 쳐주시면 안 돼요? (입꼬리를 올리며, 이번엔 시선을 맞춘다.)
 
우오즈미 아오이:거기까지 가는 길 얼마나 된다고 그래. 처음 왔을 때마냥 산길 지나는 것도 아니잖나. (그 일은 함께 겪은 것인데, 자네만 쉬지도 못하고···. 등 두드려진 것 갚듯이 어깨 툭 건드리기. 좀 더 오래 함께 있고 싶단 것이란 말은 ··· 겨우겨우 목 안으로 넘겼다.) 욕심은 기꺼울 때나 욕심 아닌가. 나랑 떨어져 있어도 되나 봐. (이런 말···. 웃음은 함께 지어준다.)
 
시라하 츠유:천천히 가면 조금 멀어보일 지도 모르죠. 무리려나. (본인이 생각해도 웃긴지 바람빠진 웃음 소리.) ...그럼 저도 조금만 쉬다가 갈까요? (잠시 동안은 잠잠하길 빌면서. 어깨에 느껴진 두드림에 눈 접어 웃는다. 웃는 행동은 가볍다. 너무도....) …그런가. 사실 부려본 적이 별로 없어서 모르겠어요. 솔직히 이야기하면… 저도 옆에 붙어 있고 싶은 게 사실이기는 하지만요…. (잠시 시선을 굴리며 머뭇대다가, 살며시 손을 잡았다.) …그럼 잠깐 이러고 있는 건 욕심으로 쳐주나.
 
우오즈미 아오이:이제 자네가 천천히 가겠다 하면 의심하게 된다고. (아하하···.) 쉬었다 가는 건 환영이지만. 휴식은 언제나 필수니까···. (······ 이건 내 욕심 같은데. 이런 생각. 어쩌면 버릇을 잘못 들여둔 게 아니라 ······ 버릇을 옮긴 것일지도.) 이제부터라도 부려 보면 되는 거지, 뭘 그리······, (손 잡히자 말 멈춘다. 놀란 얼굴로 잡힌 손 보는 걸 한 번, 상대 얼굴 빤히 지켜보는 걸 몇 초······. 달가운 웃음으로.) 그래, 이렇게. 잘 했어. (손 마주 잡았다. 방금까지도 머뭇거리던 눈 앞으로 얼굴 가볍게 들이대고선······, 머리라도 쓰다듬어 줄까? 실없는 질문이다. 그러니까, 칭찬의 의미로···.)
 
시라하 츠유:이렇게 하면, 빨리 가려고 해도 천천히 걷게 되거든요. 그럼 조금만 쉬고 갈게요. (빙글, 몸을 돌려 너를 마주 보고는, 뒤로 천천히 걷는다. 처음 이동할 때보다도, 축제에서보다도... 느릿하고 조심스러운 걸음. 마지막으로 여유 한 번 부려보는 거지.) …… (그 몇 초, 정말이지 길게 느껴졌다. 짧게 스치는 시선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지긋 눈을 맞추고 있는 것은 여느 때와 다른 기분이 들어서…. 세상이 천천히 흘러가는 듯한 착각을 일게 만든다.) …어, 음. 한 번 해…줘볼래요? (가까이 다가온 얼굴에 자연스럽게 시선을 허공으로 굴렸다. 눈을 한 번 감았다 뜨곤 멈춰 서서, 귀를 살짝 아래로 내렸다.) …욕심 내고 칭찬 받기는, 또 처음이네요….
 
우오즈미 아오이:······ 이건 생각을 못 했는데. (안정적으로 걸으리란 것은 알지만, 걱정은 지울 수가 없어서. 수백 살의 연상을 상대로 ······ 뒤로 걸을 때 꾸짖던 어른들의 기분을 깨닫고 있다. 조심해, 같은 소리 괜히 한 번씩 해 보기···.) ······ 받아 주나? 이걸. (어린 게 무슨 소리냐 같은 말 상상했거든. 이런 소리나 하며 ······ 민망한 웃음으로 한 번 물러섰다가, 곧이어 다시 눈 맞춘다. 잡히지 않은 손으로 귀 접힌 머리 부드럽게 몇 번 쓸어내리고선···,) 이제 슬슬 익숙해지는 것도 나쁘진 않아···. (이런 말이나. 곧이어 ······ 머리카락 파바박 흐트려놓기. ··· 표정은 흡족한 웃음이다.) 미안, 미안. 아하하···.
 
시라하 츠유:우오즈미군까지 이렇게 걸으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주보고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요. (당장에 손은 잡고 있고, 오두막으로 가는 길은 수백년을 다녀서 눈에 훤하니 괜찮을 거다. 아마도. 그저 짧게 웃어보인다. 불안감은 거의 없는, 여상한 낯이다. 너는, 이렇게... 한 번씩 긴장이라는 걸 못하게 만들어주니까.) ...그런 말 하시면 오히려 제가 민망해지는데요? (그야, 우리 둘이 있을 때 나이 이야기는 안 하기로 했었잖아요? 그리 나지막히 덧붙여 이야기한다. 굳이 우오즈미군에게 어리다 뭐다 하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으니까.) ... ...!! 우오즈미군...!!! (얌전히 차분하고도 어색한 표정으로 쓰다듬 받다가, 갑작스럽게 흐트러놓는 손짓에 당황해서 으앗, 같은 이상한 소리나 내고 만다. 흐트러진 머리 남은 손으로 살짝이라도 정리해보고...) 짓궂어요, 진짜.
 
우오즈미 아오이:그리 걸으라 해도 안 했을 거거든···. 마주보는 것, ······ 좋긴 한데. (그건 옆에서 걸어도 할 수 있잖나. 이런 말. 잔소리가 반 ······ 답잖은 걱정이 반이다. 익숙한 길이라니 말 더 얹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손이나 단단히 잡는다. 이러면 넘어지진 않겠지.) ··· 아니, 그냥. 그만큼 예상을 못 했단 뜻이었는데. (그래, 내가 졸라서 약속까지 해 뒀으니······. 순 어린애가 따로 없다. 말할수록 민망해지는 기분에 기시감까지 느껴진다.) ··· 이 얘기 그만하는 건 어떤가? (결국엔 이런 소리나. 놀라서 머리 정리하는 모습 보고서야 다시 웃음 파하학 터뜨린다. 긴장 풀리려 했던 장난에 오히려 자신이 즐거워져 버려서···.) 미안하다니까. (하하···.) 놓아줄까? 이거. (잡힌 손 슬쩍 들어올린다. 자네 머리 정리하게.) 내가 빗어줄 수도 있고. (그런 장난을 쳤으니 상대가 믿어주겠냐만은.)
 
시라하 츠유:우오즈미군 말대로 금방이잖아요, 괜찮아요. 정말로. (원래 이렇게 잔소리가 많아요? 그리 웃음을 터트리며 묻는다. 나보고 걱정하지 말라더니, 우오즈미군도 그만 해야겠어요. ...내가 한 걱정에 비하면 지금 이것은 무척 사소한 일이나 다름 없으니 말이다.) 하하, 그래요. 그만해도 되죠. (서로 민망해하는 상황을 유지해봐야 웃음밖에 더 나오겠나...) 미안하다 그래놓고 웃고, 정말.... (놓을 생각은 없는 듯 손을 쥔 손에 살짝 힘을 더한다. ...욕심이라 하기에 짧고 이대로 놓기는 아쉽잖아. 그러니, 한 손으로 애써 정리 해보려한다. 그래도 많이 흐트러지지는 않았을 거라 믿고 대강... ...평소와 다른 이질감이 안 들 정도로만 정리를 해 놓았다.) 괜찮죠? 이 정도면.
 
우오즈미 아오이:자네가 하게 만들잖아. (······ 잔소리가 있는 편인것도 맞지만. 이 말은 안 했다. 어리광 실컷 부리던 사람한테 하기엔 민망하니까···!) 알았네, 알았어. 그만하지. 자네는 내 걱정 없어도 잘 걸어갈 것이니. (이제 됐나? 같은 거 한 번 묻기. 비꼬는 투는 아니다. ··· 장난기는 여전히 묻어있어도.) 나는 웃음 참는 걸 세상에서 제일 못 해. (이 참에 알아가게. 물론 방금 지어낸 말이다.) 그러니 이해 좀 해 봐. 웃음이 나는 걸 어떡하나? (또 상대에게 책임 미뤘다. 시원한 미소와 가벼운 말투. 조금 더 힘있게 잡힌 손을 한 번, 괜찮냐 묻는 얼굴을 한 번 바라보다가 ······ 남은 손 뻗어 네 머리카락 몇 번 더 쓸어내린다. 아마 잔머리가 조금 줄었다.) 응, 이제 진짜 됐어. (만족스러운 얼굴!)
 
시라하 츠유:네에~ 됐어요. 저도 걱정, 안 해볼 테니까 우오즈미군도 그래봐요. (후후) 오두막도 슬슬 보이네요. (장난스러운 투에 말꼬리를 늘이며 대답하다 시선을 옆으로 힐끗, 쳐다보았다. 이내 다시 네게로 시선을 돌린다. 멀쩡히 잘 걷고 있긴 하다... 네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너와 자신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 듯 하면 걸음을 늦춘다. 처음과는 다르게 확실히 걸음을 맞추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웃는 게 좋아서 뭐라고도 못하겠네요. (네 입꼬리를 괜히 한 번 손으로 톡, 건들여본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그래, 저리 기분 좋게 웃는데 내가 무어라 말을 할까. ……놀리는 것만 아니라면?) …그러고보니 우오즈미군, 여동생 있다고 했었던가요? 이런 거 되게 익숙해보이네…. (머리 카락이 아래로 늘어지는 느낌에 한 번 아래를 보았다가, 다시 올려다 봤다.) 동생 되게, 잘 챙겨주시나봐요?
 
우오즈미 아오이:알겠대도···. (네 시선 따라간다. 오두막이 ··· 진짜 보이네. 잠깐의 아쉬운 얼굴과 ······ 벌써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온 웃는 표정. 맞잡은 손과 안정적인 걸음···. 생각보다도 큰 배려를 받고 있다. 이번만큼은 안 넘어질 것 같아. 간만에 생각을 그대로 입 밖에 냈다.) ··· 응. 웃을 때 얼굴이 좀 펴긴 하지? (입가 건드려지면 실없는 소리나 내뱉는다. 남은 손 검지로 입꼬리 끌어올리며 웃는 표정. ··· 이런 거 안 해도 충분히 미소짓고 있긴 하다만. ······ 아마, 지금은 놀리는 건 아니다.) 아, 그거 기억하나? 어제 잠깐 말했던 것 같은데. ······ 기억력 좋단 말은 다시 믿어봐야겠군. (하하!) 머리카락 만지는 건 별개로 좋아하는 거지만···. 동생 있는 거에 영향 받은 건 맞으니까. 뭐······, 챙겨 주어야지. 나보다 어리기도 하고······, 가족이 안 챙기면 누가 챙겨주나. 그 각박한 인계에서. (이런 말.)
 
시라하 츠유:두 번이나 같이 가다 넘어졌는데, 또 넘어지면 저도 속상할 것 같은 걸요. (그런 말.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쩐지 계속 넘어졌던 것 같아서, 여러모로 미안하기도 했던 참이니... 어느 때나 최대한 다치지 않는 게 좋은 게 맞으니까!) 오... 네, 예쁘네요. (웃는 얼굴에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뜸 들이는가 싶더니, 진담이랍니다. 하는 말도 장난스레 덧붙인다. 어떻게 사람이 진심을 다해 웃는 모습을 안 좋아할까. ㄱ런 생각도 있기는 했지만, 안도에서 비롯된 생각이나 다름이 없다. 멸망이니 재앙이니… 잠시 잊을 수 있는, 짧은 시간.) 안 믿고 있었던 거예요? 진짜 좋대도. 기억할 거라고도 했잖아요~ (고개를 끄덕거리며 한참 내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인계는 각박하군요? 만약에 가게 되면 정말 우오즈미군부터 찾아야될 지도 모르겠네요…. (동생이랑 가족…. 널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깐. …속으로 닿지 않을 심심한 사죄도 해본다. 당신의 귀한 오라버니를, 당신의 자식을, 내 욕심으로 아주 조금만… 이계에서 함께 있겠다고.)
 
짙은 녹음 사이에서 작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반딧불이 호수를 지나,
 
달맞이꽃밭을 건너,
 
작은 오두막으로.
 
츠유는 익숙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고,
 
어제 아오이가 잠든 방에 이불을 펴줍니다.
 
시라하 츠유:쉬다가 갈 거긴 하지만 오래 있지는 않을 거니까… 우오즈미군 자는 거 보고 갈게요. (…안 잔다고는 안 하겠지? 하는... 표정. 아마 투명하게 보일 테다.)
 
우오즈미 아오이:(······) 잠이 안 오는데. (··· 그 표정을 보고서도 이런 말을 한다······. 그래도 펴 준 수고가 있으니 ··· 이불 위에 앉기.) 어쩌나. 자네 좀 오래 쉬다 가야겠어. (농담. 생글 웃는다···.)
 
시라하 츠유:…누우면 혹시 모르죠. 이불은 푹신하니 잠이라도 올지. (...얄밉다. 작게 중얼거리다가 앉는 모습 보곤 이번엔 이 쪽에서 머리 한 번 헝크러트려본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 무릎 끌어안은 채 벽에 기대앉았다.) 정말, 기절 시킬 수도 없고 말이죠~... (...이쪽도 농담!)
 
우오즈미 아오이:어쩌겠나. 나는 이리 태어났어. (좀 얄밉나? 싶은 마음에 이런 소리나. 웃는 표정 여전하다.) ······ 뭐, 그래···. 어서 가서 다른 사람들도 도와야지. (부시럭거리며 누웠다. 눈은 여전하게 떠져있지만. 이불을 입가까지 끌어올리곤······,) 그렇다고 해도 기절은 조금 무서운데. ······ 대신에. 자장가는 어때? (나는 아직 어리니까. 이걸 이럴 때 써먹는다···.) 빨리 재워야 하잖나. (하하.)
 
시라하 츠유:...걱정마요, 늦어도 아침에는 올 테니까. (지켜주기로 한 약속은 유효하다. 그러니, 이곳이 안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가는 수밖에. 네가 안심하고, 잠들 수 있도록... 이불 끌어올리는 모습 빤히 보다가, 잠시 침묵. ...그래도 머리 쓰다듬으면서 몇 백년 전 들어봤던, 그러나 거의 까먹었던 노래를 나지막히 불러본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이게 맞나?)
아름... ...뭐였지. (가사 증발.)
 
우오즈미 아오이:아하하. 눈 떴을 때 곁에 없으면 울어보려고···. (농담. 마지막으로 언제 울었는지 기억도 못 하는 사람이 이런다. 양이나 세어 볼 생각으로 눈 감으려다가······, 갑자기 들리는 익숙한 가사에 눈 동그랗게 뜩몇 초 뒤엔, ······ 웃음 파하학 터뜨리고······.) 이걸 어째. 자네 말이야, 기억력 좋다고 말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거든···. (아하하···.) 됐네, 됐어. 어려우면 굳이 안 불러도 괜찮으니까.
(어머!! *뜨기······.)
 
시라하 츠유:그럼 다녀와서 달래주기라도 해야겠네요. (장난스럽게, 가볍게. 그리 이야기하고는... ...그냥 얌전히 도담 도담.) ...제가 자장가 같은 거 부를 일이 있어야죠! (큼큼, 괜히... 작게 헛기침이나 한다.) ...가사는 까먹었으니까, 그냥... 흥얼거리기라도 해볼게요… (진짜 민망해졌다. ...웃지 말라고 이불이나 머리 끝까지 올려준다.)
…잘 자요, 우오즈미군. (숨은 쉴 수 있게 이불은 다시 내려주고, 나지막히 노랫말이나 흥얼거리던가…)
 
우오즈미 아오이:
자네가 언제 올 줄 알고 그걸 기다리나. (얌전히 누워있으면서 ······ 입은 뚫렸다고 이런다. 터뜨렸던 웃음 진정시키고, 가볍게 미소지어보이기.) 그래도, 부르는 거 보면 ······ 들어보긴 했었단 것 아닌가. 수백 년 전이라도. 나랑 같이 있던 것도 그만큼 기억할 거라고 했으면서······. (괜히 서운한 목소리 낸다. 표정 보면 ······ 믿을 건 못 되지만. 여전히 짓고 있는 가벼운 웃음.) 자네 마음대로 하게. 무엇이든 충분해, 나는.
······ 응, 조심히 다녀와. (표정 풀고 눈 감았다. 네 노래 들으면서 양도 함께 세면 ······ 잊고서 잠 드는 것 정도는 가능하겠지.)
 
...
 
츠유는 그렇게 몇 분, 아오이 옆에서 자리를 지키다 떠납니다.
 
늦은 밤, 작은 오두 막 안에 살아 숨 쉬는 존재는 아오이뿐입니다.
 
분명히 즐겁고 아름다운 축제에 있었는데,
 
이계의 많은 요괴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던 게 얼마 전인데,
 
오늘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문득 오늘 스쳐 지나간 요괴 중 몇이나 목숨을 부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토록 무시무시한 요괴들에게도 이런 재난은 위험합니다.
 
하물며, 인간인 아오이를 보호하며 도망쳐야 하는 츠유의 짐은 얼마나 무거울까요.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자 했던 게 아닙니다.
 
혼자 살겠다고 되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인간의 이런 행동이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지만,
 
하고 싶은 대로, 한 번 해보는 겁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혼자 있는 것은 분명 안전하겠지만,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피로해 집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따뜻하고 편안한 장소였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나 서늘하고 쓸쓸한 것일까요.
 
...완전한 늦은 밤,
 
아오이는 피곤한 몸을 추스르며 잠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그 날 밤,
 
츠유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
 
...
 
...
 
三日
 
이른 아침, 아오이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아오이를 깨 운 사람은,
 
...당연하게도 츠유입니다.
 
시라하 츠유:늦게 와서 미안해요, 우오즈미군. 음... (잠시 시선 굴리다가) 준비하고 일단 나와볼래요?
 
우오즈미 아오이:······ 왔어? (얼굴 빤···히.) 나 일어나는 것보다 일찍 온 거면 늦은 건 아니지 뭐···. (······ 부스럭거리며 일어난다.) 아침부터 왜 그러나.
 
시라하 츠유:그래도 잘 자긴 했나봐요, 다행이다... 못 잤으면 어쩌나 했는데. (짧게 웃고는...) …급하게 가야할 곳이 생겨서요. (천천히 나와요! 그리 덧붙이고는 먼저 오두막 밖으로 나가 있는다.)
 
우오즈미 아오이:아마 자장가 덕분일걸. (잠도 다 안 깼으면서 이런 소리나.) ······ 그러니까, 아침부터? (오늘은 딱히 ··· 축제도 아니잖나. 그러면서도 얌전히 따라간다. 수습은 잘 된 건가 싶고···.)
 
시라하 츠유:하하, 무슨 그런 소리를... 중간에 웃으셨면서? (큭큭 웃다가, 고개만 살며시 끄덕이고…)
 
아오이가 준비를 끝내면 츠유는 아오이를 이끌고
 
조금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어제의 처참했던 상황을 잊을 만큼, 날씨는 아주 화창하고 맑습니다.
 
그러나 파고 들어가는 숲은 나무가 높고 빽빽하게 자라 있어,
 
내리쬐는 빛이 점점 사라집니다.
 
 ✷ 지능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영월호부터 츠유의 집까지,
 
그리고 축제가 열리는 시내에서 츠유 의 집까지…….
 
총 두 갈래의 산길을 지나왔지만
 
두 사람이 지금 걷는 길은 여태까지와는 다릅니다.
 
우오즈미 아오이:(······ 어디 가길래 이런대. 같은 생각으로 기웃 기웃···.)
 
시라하 츠유:평지가 조금 무너진 곳이 많아서… 이쪽으로 가야할 것 같거든요. (뒤 한 번 힐끗 돌아보고는 발걸음 옮긴다.)
 
아오이와 츠유는 산속, 조금 더 깊숙한 곳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렇게 마침내 도착한 곳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츠유는 조용히 입을 엽니다.
 
시라하 츠유:…살아남은 요괴는 거의 없고, 있더라도 균열 안으로 추락했을 거예요.
...밤새 지진은 몇 번이고 계속 일어났고, 사냥개가 날뛰었어요.
이렇게, 저희 세계가 멸망하는 걸까요…?
 
사람은 커녕 쓰레기통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여긴, 그저 조금 더 으슥한 산속일 뿐입니다.
 
단 하나 시선을 끄는 것은 금색 새끼줄로 격리된, '거대한 나무'입니다.
 
경건한 마음이 들 정도로 거대한 가지를 하늘로 뻗은 채,
 
굵은 뿌리를 내리 고 자라고 있는 이것은…….
 
시라하 츠유:...축제는, 이제 제대로 마무리 지을 수도 없어요. 축제도 아닌 날 아침부터, 왜 그러냐고 했죠…..
…저도, 할 수만 있으면 후야제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 시일 고등학교 뒷산에 있던 거대한 나무,
 
영월호 앞에 있던 신목과 아주 닮은 것입니다.
 
시라하 츠유:있잖아요, 우오즈미군.
사실, 이계의 신목은 두 그루에요.
 
츠유는 새끼줄을 걷고 안으로 들어가,
 
덤덤한 표정으로 나무의 몸통을 짚습니다.
 
아오이의 주변으로 기이하고 불길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시라하 츠유:…거짓말 같은 거 하고 싶지 않았어.
나도 이왕이면 함께 있는 쪽이, 더 좋았어요.
 
츠유는 대체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시라하 츠유:(하지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나도, 더이상 미룰 수가…) …신목이 두 그루인 것 역시 이계에서 다른 요괴들 에게는 비밀이에요. 그러니까…, 정말, 우오즈미군에게 미안하지만… ……또, 당신만 아는 이계의 비밀이 하나 더 늘어버렸네요. 미안해요.
 
아, 그렇습니다.
 
츠유의 집이 이렇게 외진 곳에 있었던 이유는,
 
또 하나 의 신목을 지키기 위해서….
 
시라하 츠유:…미안해요, 나도, 이런 식으로… 헤어지고 싶진 않았는데. (세게, 네 손목을 잡았다.)
 
우오즈미 아오이:(······) 아니, 잠, 잠깐만···. (아무것도 상관 없다. 남아있으려면 ······ 알기 싫었던 걸 깨달아도, 그게 오히려 대가라고 생각했지. ··· 네가 내게 나만 아는 진실을 알려주었던 건, 내가 여기 있어도 된다는 조건 하에······,) ··· 이제 와서, 보내려고? (그런 줄 알았는데.)
 
시라하 츠유:나도 우오즈미군이 있어도, 됐으면, 좋겠는데… (눈 앞이 흐려진다. 아, 내가 생각해도 최악이다. 알고 싶지 않았던 비밀들은 내 입으로 이야기하고, 이제와서 하는 행동이 너를 보내는 거라니. 참, 참으로… 이기적이고 못됐다. 내 탓을 해. 우오즈미 아오이.) ……너무, 상황이 안 좋아졌어요…. (변명이라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지금까지 한 말이 거짓이었냐 물어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밤새 안 좋아진 상황을 생각하면, 나에겐 이게 차선이고 차악이다.)
 
우오즈미 아오이:··· 있잖아. 내가 어제 했던 얘기들이, (······ 자네에게 닿은 적이 없었나? 허탈한 웃음. 나는 아침에 내 앞으로 보인 게 네 얼굴이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안도했는데. 모든 현실이 꿈으로 되돌아가는 기분이다. 모든 말을 이해하고 있음에도 이상하게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그래, 나에게 네가 현실보다 우선되었던 만큼이나!) ······ 많이 고생했나 봐. 어제···. (그러니 내게 이러는 걸까. 그러니 그 모든 약속을 등지고 ······ 나를 보내려 하는 거냐고.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의문이 늘어간다. 잡혀있던 손목 빼내고 ··· 손으로써 마주잡았다. 입가가 떨린다. 모든 말이 부적절하게 느껴졌다···.)
 
시라하 츠유:…살았으면 해서 그래요. (다른 무엇보다도, 당신이… 계속해서 멸망을 향해 가속화되는 이 이계에서 머무는 것을 원치 않는다. 당신을 처음 봤을 때부터, 선생님을 닮아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은 별개의 문제. 함께 하는 시간동안 단지 너라서, 그래서 보내고 싶지 않았던 적이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시라하 츠유는 우오즈미 아오이를 우선시했다. 하지만 그것이, 우오즈미 아오이의 의견을 우선시한다는 말이 되지는 못했다. 이야기했지 않은가, 시라하 츠유의 의지는 확고하다. 모든 약속을 무로 돌려야 하는 이 상황에 머리가 깨질 듯 복잡해지지만 그럼에도 이 선택을 하는 건,) …함께 죽는 것보다는, 당신이 나를 싫어하고 원망해도 좋으니까 살아가줬으면 하는 바람이 커서, 그랬어요. …후회할 걸 알았는데도 그런 약속을 했어요. 그만큼, 나도 이계가 당신 손으로 살아날 수 있는 기적을 꿈꾸고 싶었어…. (잡힌 손에 반사적으로 흠칫 놀란다. …알고 있다. 우오즈미 아오이가 지금 느끼는 것은… 배신감. 아닐까.)
하지만, 기적은… 애석하게도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가 바란 게 너무 큰 꿈이었나봐. (그래, 이제는… 시라하 츠유가 선택한 것은, 체념이자 이계를 사랑하는 자의 마지막 발악.)
 
우오즈미 아오이:··· 같이 있어주겠다고 했잖아······. (한 번 숙였던 고개가 들리는 일이 없다. 입만 뻐끔거렸던 것이 옮은 건지 손이 가볍게 떨렸다. 네가 오늘 돌아오지 않아 슬퍼하는 것만 상상해 보았지, 너의 확고함에 울고싶어질 줄은···. 그저 서러웠다. 한 톨의 믿음마저 얻지 못 한 기분이었다. 아마 이곳에 오지 않은 채 평생을 인계에서만 살았다면 단 한 번도 느끼지 않았을 기분이다. 헌데, 나는 이미 이곳에 왔고, 이제, ······ 돌아가야 하며, 이 모든 기억을 안고서······. 목이 마르는 느낌이 한 번 더. 기분 나쁜 기시감, 어제의 흔적이다.) 내가 자네를 어떻게 원망하냔 말이야. 이렇게 되었으니 나는 어느 쪽에도 끼지 못 할 것이로군. 내가 제대로 살아가길 원한다면, (이래선 안 돼······. 갈수록 갈라지는 음성, 몇 마디를 뱉어내고 나서야 헛기침이 이어진다.) 우리가 바랐던 게, ······ (침묵. 고개 들어 눈 맞춘다.) 결국 그 무엇도 아니게 되었다고······. (··· 너를 사람으로서 좋아했던 만큼, 이 세계에 정을 붙였던 건······,) 그렇담 나는 헛된 것만 좇았던 거로구나. (이 세계를 사랑하게 되었던 건, ······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시라하 츠유:제가, 무슨 말을 해도… 지금 당신에게는 변명밖에, 안 되겠죠…. (너는 이 곳에 남고 싶어했고, 나는 돌려보내고 싶어했다는 그 의지가 비틀린 순간부터 우리는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 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너를 이 죽은 땅에 둘 수 없었다. 미안하고 미안해서, 무어라 더 말도 하지 못하고 입만 달삭인다. 너와 같은 기시감. 눈 앞을 눈물이 가려왔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목이 매어온다.) 그렇지만, 살고 싶다고 했잖아요…. 당신이 이계에 있는 것 자체가, 죽음을 향해 스스로 몸을 내던지고 있던 걸, 모르지 않을 거 아니에요. (당신을 믿었다. …자신이 간과한 게 있다면, 재앙의 파장. 멸망은, 정말 모든 것을 멸하게 한다는 것. 이계는 필시 부서져 내리고 말 것이다. 인계로 도망가. 제발. 여기서 더 있어봐야 좋은 꼴을 못 본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우오즈미군, 내가 어제 이야기, 했지 않았나요…. (나를 믿지 말라고. 나는, 또 한 번 당신을 배신할 지도 모른다고. 최악을 상정한 시라하 츠유가 내걸은 마지막 배려 였을지도 모른다. 선하고 다정하다고? 지금의 그에게, 그런 면모가 남아있던가? 단지, 자신이 아끼는 이가 살기를 바란다는 이기심에 그 사람의 의견조차 무시하고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려는 이 사람은, 정녕, 그렇다 할 수 있는 인물인가….) ……꿈이라고 생각해요. (차라리, 그렇게 당신이 살아갈 수 있다면.) 지독한 악몽에서라도 깨어났다고 생각해줘요. (모든 건 허상이었다고…. 나는 분명, 죽게 된다 해도 너를 애정하고 그리워할 테지.) …이 모든 게, 이계가, 내가, 당신을 괴롭힌다면, 차라리 그렇게 해요.
 
우오즈미 아오이:··· 응. 어차피, 이 상황 모면하려 하는 말이니까 ······ 변명도 틀린 말은 아니지 않겠는가, 자네···. (이곳이 죽은 땅이 된다면, 필시 너마저도 남지 않게 될 것이란 불안···. 최악을 생각하는 건 자신만의 고질병이었다. 버릇을 잘못 들여뒀더니, 이런 것마저 옮겨버렸나 보지. 기분은 실컷 울고싶은데도, 마지막 선물로 위로나 받고 갈까 함에도 ······ 눈물 안 흘린 몇 년이 된 줄도 모르는 눈은 여전히 마른 채이다.) 그게 나 혼자 이곳을 떠나 살고 싶단 의미였겠나? 이봐. 나는···. (아무래도 그 무엇조차 닿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너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장 믿던 사람에게 모든 착각을 부정당하는 기분이란···. 그럼에도 이 멸망이 예정된 곳에 발 붙이길 바라는 건, 여전히 믿고 싶단 마음 탓에···. 결국 돌고 돌아 제 탓이다.) 있잖아, 같이 가는 건, ······ 역시, 안 되지. (너는 여길 지켜야 하니까···. 손은 여전히 붕대로 투박하다. 언젠가 어루만져졌던 붕대 아래 상처가 시큰했다.) ······ 싫어. 그게 어떻게 다 꿈이 되나? 내가 본 것이 있고, 한 번은 죽을 뻔도 했고, 그래, 그렇지만······, (어떻게 그리 즐거웠던 것까지 모조리 꿈이 되느냐고. 내가 기껏 현실을 깨달으며 새겨뒀던 걸 어찌 이리 쉽게 시월의 꿈으로 치부하라 하느냐고······.) ··· 자네도 그럴 겐가? 이곳에 남아서 스러진다면, 나와 함께 했던 모든 걸 잊으려 들 게야? (······ 약간의 희망. 너는 분명 부정해 줄 것이라는.)
 
시라하 츠유:... ... (내가 여기서 모든 것을 부정 해도 닿지 않겠지. 그래, 이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 업보다. 내 마음이 닿지 않는 건, 어차피 너에게 변명이라 치부되는 건, 분명 네가 이야기한 네 마음이, 나에게 닿지 않았다 여기는 탓이겠지. ...닿았다. 아니, 닿고 싶었다는 말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지독하게 쫓아오는 현실에 나는 이상을 향해 손을 뻗지 못한 걸지도 몰라. 자신을 바라보는 마른 눈, 그 시야엔 내가 어떠한 형상으로 담겨있을지 감도 채 오지 않았다. 단순한 요괴인가, 단 말로 너를 꼬아낸 악귀인가, 혹은, 등에 칼을 꽂은 배신자인가.) …알고 있어요. (나는, 마지막까지… 이계를 지킬 생각이니까. 그러나 네가 어제 자신이 닿을 새도 없이 바닥으로 추락한 그 요괴들처럼 떨어질 것을 생각하면 온 몸이 굳어버리는 걸 어찌하나. 떨어트려놓고 싶지 않다는 게 사실이다. 혹시나 사냥개가 당신의 흔적을 좇을까 불안하고, 마음 같아서는 곁에 머물러 네가 안전해질 때까지 옆에 있어주고 싶지. 인계로, 갈 수만 있다면 가고 싶다. 하지만…) ……네, 저는 여길, 지켜야 하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쓴 웃음을 짓고 만다. 어제부터 눈가가 마를 세가 없다. 이 세계는, 결국 우릴 버리는 것 같다. 마지막까지 이리도 아프게 만드는 걸 보면. 그저, 조용히 손에 힘을 준다. 손을 살짝 빼내고, 차분히 숨을 내뱉었다.) …그럴 리가요. 우오즈미군, 나는… 지난 몇 백년 동안 당신과 함께한 사흘이 가장 행복했다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그 시간들이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에겐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현실이었고, 아픈 일이 있었다고 해도…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좋은 기억마저, 지워버릴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가슴은 여전히 아려온다. 그래도, 있지.) 정말, 꿈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황홀하고 특별했어요….
 
츠유의 말이 끝맺음과 동시에, 아오이의 몸이 붕 뜹니다.
 
왜?
 
어째서 츠유는 아오이를 밀어버렸나요?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아오이는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그 순간부터 다시, 이계의 멸망이 시작됩니다.
 
흔들리는 대지 위를 딛고 선 츠유는 아오이와 마주친 눈을 피하지 않습니다.
 
이대로 가면 안 되는데,
 
이번에야말로 정말 위험할 텐데….
 
시라하 츠유:…마지막까지 이기적이라 미안해요, 우오즈미군.
건강해야해요.
 
아오이가 츠유를 향해 뻗은 손은 닿지 않습니다.
 
그저 허공을 가르고,
 
빈 곳을 움켜쥐다,
 
맥없이 떨어져 내립니다.
 
문득, 어젯밤에 들었던 짐승의 울음소리가 바로 앞에서 울려 퍼집니다.
 
츠유는 공포에 질리지 않은,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볼 뿐입니다.
 
마치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두 사람을 둘러싼 세계는 억지로 늘린 듯 한 풍경의 연속입니다.
 
이대로라면 츠유 역시 어제의 그 사람들처럼,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할 게 분명한데….
 
그런데도 츠유는 아오이를 배웅하듯,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새겨넣으려는 것처럼요.
 
아오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여는 츠유입니다.
 
 ✷ 듣기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라하 츠유:...당신과 만날 수 있어서,
 

 
츠유는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
 
...
 
...
 
처음 이곳에 왔던 것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감각입니다.
 
이전에는 아오이가 무언가의 내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억지로 틈을 내어 벌린 생살 안으로 집어 넣어진 기분입니다.
 
이물질을 주입 당한 신목이 아오이의 귓가에 비명을 지릅니다.
 
눈앞에 수많은 점들이 점멸하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에 휩싸입니다.
 
 ✷ 이성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검은색, 보라색, 초록색……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색상의 보이지 않는 촉수,
 
혹은 다리 같은 것이 아오이를 감싼다고 느꼈을 때,
 
타의에 의해 강제로 비틀린 공간과 시간은
 
제 아가리를 벌려 아오이에게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 이야기이자,
 
지금의 이야기이며,
 
언젠가의 미래에 관 한 이야기입니다.
 
아오이는 '본다'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야기의 일부 가 됩니다.
 
...
 
...
 
첫 번째 이야기
 
어른들 몰래 창고 문을 여는 어린아이가 보입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아이는
 
문득 두툼하고 먼지가 잔뜩 쌓인 책을 집어 듭니다.
 
'이계탐험록'이라고 또렷하게 적힌 표지를 잡고 여는 순간…….
 
딸랑, 소리와 함께 방울 목걸이가 굴러떨어집니다.
 
아이는 오밀조밀 작은 손으로 방울 목걸이를 들어, 제 목에 겁니다.
 
대대로 물려내려 왔다거나,
 
중요한 물건이라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지만,
 
이 방울만은 목에 걸었을 때 무척 따스한 느낌이 듭니다.
 
아이는 다시 책 속의 내용에 푹 빠져듭니다.
 
이계 탐험록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리고 또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여행을 끝내고 와서 쓴 책이라고 했습니다.
 
지병이 있던 먼 선조는 여행에서 얻은 방울 목걸이 덕분에 말끔하게 건강해졌다고 합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나,
 
언젠가 자신의 후대가 소원을 이루어줄 것이라 믿고
 
이 책을 썼다는 글과 함께 책은 마무리됩니다.
 
한참 책에 집중하던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벌떡 일어납니다.
 
딸랑, 아이가 움직이자 방울 소리가 낭랑하게 울립니다.
 
언뜻 보인 아이의 얼굴은,
 
분명히 아오이도 아는 사람입니다.
 
어린아이는, 아오이 본인이니까요.
 
어째서 잊고 있었을까요?
 
이계에 대한 모든 것은 당신이 어린 시절 책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또한, 츠유가 기다리던 선생님은 아오이의 혈연입니다.
 
...
 
...
 
두 번째 이야기
 
신목 앞을 지키고 선 작은 요괴가 있습니다.
 
큰 요괴: 츠유, 돌아가야지.
 
조금 더 큰 요괴가 말하면, 작은 요괴는 주먹을 꾹 쥐고 고개를 저을 뿐입니다.
 
작은 요괴: 선생님을 기다려야 해요....
많이 아파보이셨는데, 제가 부축해드려야 한단 말이에요....
 
아, 작은 요괴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츠유입니다.
 
츠유는 눈이 내리는 날에도 굴하지 않고 신목 앞을 지킵니다.
 
때로는 낮잠을 자고, 때로는 신목과 대화를 하며 외로움을 달랩니다.
 
츠유는 문에서 들리는 아주 작은 소리에도 귀를 쫑긋거립니다.
 
혹시나 선생님이 돌아왔는데,
 
자신이 듣지 못했을까 봐, 그게 걱정되어서…….
 
걱정에도 불구하고 100년,
 
100년,
 
그리고 또 100년이 흐릅니다.
 
축제가 시작해,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인간이 있다면
 
돌려보내는 건 늘 츠유의 몫이었지만,
 
선생님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요괴: 분명 그 인간은 공간의 주인님께 저주받은 거야.
기다려봤자 다시는 올 수 없는 몸이 된 게 분명하다고!
 
요괴 : 맞아맞아! 인간은 나약하니까 벌써 죽어버렸을걸. (킥킥.)
 
다른 요괴들이 어떻게 이야기하든, 츠유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간절한 바람은 신념으로 자라났습니다.
 
선생님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 믿고, 언제나 신목을 지켜왔습니다.
 
...
 
...
 
세 번째 이야기
 
이계도 인계도 아닌 무한한 어둠의 공간,
 
작은 유리 돔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습니다.
 
기이한 형상의 그림자들은 유리 돔을 관리하듯 둘러싸고 있습니다.
 
아오이는 그중 절반 가까운 유리 돔들이
 
엉망으로 박살 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가늠할 수 없게 거대한, 무수한 다리를 가진 그림자들이 그것을 두고 말다툼 하고 있습니다.
 
단지 그림자를 보고, 멀리서 목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정체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한 번에 제거하면 쉬운데, 왜 일을 귀찮게 처리하는 거지?"
 
"그러면 잔여물이 남잖아. 되도록 틀을 유지한 채 청소하는 편이 좋으니까."
 
"그분께서는?"
 
“천천히 처분하라고 하셨다."
 
"깨끗하게, 빨리하면 되는 일이잖아."
 
아오이는 문득 깨닫습니다.
 
츠유가 말한 대로 이계는 거대한 유리돔 안에 있으며,
 
그들이 이야기하는 '처분'은 이계에 관한 것이라는 걸요.
 
 ✷ 이성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SAN Roll
기준치: 42/21/8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감소합니다.
 
수많은 필름이 재빠르게 흐르며 아오이의 사고에 주입됩니다.
 
강제로 머릿속에 흘러들어온 이야기들에 대해 곱씹어볼 틈도 없이,
 
의식이 차츰차츰 아득해집니다.
 
...
 
정신을 차려보니, 아오이는 나동그라져 있습니다.
 
익숙한 공기와 지독한 침묵, 당신이 아는 곳입니다.
 
모든 것이 익숙한 아오이의 세상,
 
숲과 나무로 가득 차 있지만,
 
이계의 산과는 확연하게 틀린 이곳은…….
 
귀신이 나온다는 학교 뒷산, 신목이라고 불리는 나무 앞입니다.
 
가까운 곳에 학교 건물이 보입니다.
 
고요하며, 모든 것이 완벽하게 평화롭습니다.
 
아오이는, 꿈에 그리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
 
...
 
인계
 
우오즈미 아오이:
광기의 발작 - 실시간
공포증:
새로운 공포증이 생깁니다. 룰북에 있는 공포증의 예를 참고해 1D100으로 정하거나 수호자가 적절한 것을 고릅니다. 공포의 대상이 자리에 없어도 탐사자는 1D10 라운드 동안 그 모습을 상상하고 공포에 질립니다.
For 10 rounds.
 
:10
(10번은... 고양이 공포증...^^ 이네요. 진행해도 되겠다.)
 
우오즈미 아오이:(이거맞나?)
 
...우선, 아오이군 뒤에는 신목이 있습니다. 우오즈미 아오이가 이계에서 인계로 건너올 때, 이 신목을 통해 온 것이겠죠. 자유롭게... 반응 롤플 해주시면, 진행하겠습니다. (단순 생각 독백Ok, 행동Ok)
 
우오즈미 아오이:(그러니까 ······ 나는, 아무런 대가 없이, 알기 싫었던 모든 걸 알게 된······. 속이 울렁거린다. 입을 틀어막았다. 이곳과 이계의 시간은 달리, 흘렀었지. 언제, 그곳으로, 갔더라. ······ 시간은 또 얼마나 지났나. 다른 방법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무작정 나무로 가려진 하늘 올려다······봅니다.)
 
...완전한 단절과 상실감이 아오이를 집어 삼킵니다.
 
정말 이렇게 이별이며, 이렇게 끝인 걸까요.
 
문을 넘어오며 본 기이한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뒤엉킵니다.
 
어렴풋하게 지금이 매우 늦은 시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주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진 않습니다.
 
나무 너머로 드문드문 보이는 건물의 불빛, 창백한 달,
 
간간이 자동차의 경적이 들리고…….
 
아, 이제서야 실감이 납니다.
 
여기는 완전한 인계입니다.
 
그리고 아오이는 모든 것이 멸망하는 세계에,
 
츠유를 남겨둔 채 귀환했습니다.
 
 ✷ 이성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이성 2 감소합니다....
 
 ✷ 지능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냥개의 울음소리가 잔상처럼 남아, 아오이를 괴롭힙니다.
 
츠유는 무사히 도망쳤을까요?
 
도망치지 못했다고 해도,
 
이계의 시간은 인계보다 빠르게 흐를 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아오이가 어떻게든 이계로 되돌아가더라도, 그때는 너무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오이는 무너지는 이계와 츠유가 신경 쓰일 수도 있지만,
 
되돌아갈 그 어떤 뾰족한 방법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오이에게는 츠유처럼 강제로 문을 여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죠.
자, 우오즈미 아오이. 당신은 이제, 다시 인계에 속한 인간이 되었습니다.
이계에서도 이방인이었던 당신은, 돌아온 인계에서도 여전히 이방인인가요?
이곳, 인계에서는 당신이 인계에서 사랑하는 것들이 당신을 기다릴 지도 모르죠.
그리고 당신이 머무른 이계에서 역시, 누군가는 당신을 기다릴 지도 모릅니다.
 
:선택하세요, 우오즈미 아오이. 집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혹은, 신목 앞에 남으시겠습니까?
 
우오즈미 아오이:(······ 재차 묻는다. 나는 이방인인가. 답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상 나는 인계의 사람이다. ··· 결국 모든 건 또 나에게 달려있다. 이젠 책임을 떠넘길 이조차 곁에 없다. 이름 모를 공포, 설명하지 못할 이명, 너를 미련하다 생각하게 만들었던 한 요괴에 대한······, 그리고, 그 모습에 대한······. 체기가 올라온다. 일어나는 걸음에 힘이 없다. 여전히 손으로 입 틀어막은 채이다. ··· 어제의 귀갓길에, 맞잡았던, 그 손이다. 이상하게 인계 모든 인연의 얼굴이 뿌얬다. 시야에 신목의 줄기만이 들어올 때 즈음이다. 손을 뻗어 ······ 신목 줄기 어딘가에 가져다 댄다. 짧게 깎인 손톱이 긁혀나간다. 요괴들의 비명소리, 무엇인지 모를 울음소리, 그 대신 ··· 까드득거리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그제야 얼굴 하나가 제대로 생각나고, 나를 이곳으로 보내던, 불꽃놀이 아래의, 함께 즐거워하던, 나를 안내하던, 나를 지키려 들던······. ··· 있잖아, 아무래도 말이야,) 기다림은 내 몫이었나 봐······. (떠날 마음 들긴 글렀다.)
 
평소라면 무섭다고 느꼈을 학교 뒷산이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을 만큼, 츠유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위험에 처했던 아오이를 유일하게 구해주고, 따스하게 대해준 사람.
 
함께 축제를 보며 웃고, 즐거워하던 사람.
 
당신을 지키려 결국 인계로 되돌려보내버린 그라고 하더라도….
 
아직 아오이는 츠유에게 할 말이 있지 않나요.
 
...
 
그런 생각을 하던 그때,
 
깜빡, 깜빡.
 
반딧불이 한 마리가 아오이의 앞을 지나갑니다.
 
반딧불이는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것처럼,
 
아오이의 주변을 빙글빙글 맴돕니다.
 
곧 사라질 것처럼 희미한 빛을 내뿜으면서요.
 
우오즈미 아오이:(······ 이상하지. 처음엔 그냥 반짝이는 벌레인 줄 알았는데···, 그리움인지 아니면 미친 것인지 ··· 미쳤다면 저것도 일개 환상인지, 이상하게, 저것만 따라가면 답을 알려줄 것 같아서······. 걸음은 여전히 비틀린다. 제대로 빛을 쫓아가는 건 ······ 두 눈과 무언가의 의지, 그로써 움직이는 두 발밖에 없다.)
 
반딧불이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반딧불이의 날개가 반쯤 찢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반딧불이는 날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추락할 듯 위태롭게 내려앉다가도 금세 날아올라 앞으로 향합니다.
 
아오이 역시 그런 반딧불이를 따라갑니다.
 
추락할 때의 여파인지, 오른쪽 발목이 욱신거린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 건강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건강
기준치: 80/40/16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썩 좋은 상태는 아닙니다.
 
움직일 때마다 발목 부근이 계속해서 아려옵니다.
 
아오이는 아픈 발목을 끌고, 반딧불이를 쫓아갑니다.
 
정말 어쩌면, 어쩌면 무의식의 의지.
 
당신을 그렇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요.
 
...
 
반딧불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산을 내려오다 보면,
 
잔가지에 볼이 긁히고 나무뿌리에 몇 번이고 걸려 넘어질 뻔합니다.
 
문득 아오이는,
 
이계의 산에서는 늘 츠유가 앞장서서 걸었던 것을 기억해냅니다.
 
츠유는 줄곧, 아오이가 걷기 쉽도록 가지를 치고,
 
나무뿌리를 정리하며 걸어갔던 것입니다.
 
걷는 속도는 비록 맞춰주지 못했더라고 해도요.
 
지금 츠유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밀려오는 멸망에 휩쓸려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된 건 아닐까요?
 
약한 생각들이 자꾸만 밀려와, 시야를 가립니다.
 
 ✷ 정신력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그런 생각이 들자, 발이 무척이나 무거워집니다.
 
균열 속으로 추락 하는 츠유의 모습을 생각하자
 
비틀비틀 뛰어가던 다리는 점점 느려지고,
 
반 딧불이의 빛은 작아져 갑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아오이와 마찬가지로, 츠유 역시 지금 혼자일 테니까요.
 
학교 뒷산을 완전히 내려오면,
 
반딧불이는 잠시 제 자리를 빙글빙글 돌다가 펜스를 넘어 교내로 향합니다.
 
그 빛은 수명을 다해가는지 차츰차츰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 지능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학교와 반딧불이를 보자 스치듯 무언가가 생각납니다.
 
인계에는,
 
아직 열렸는지 닫혔는지 확인해보지 않은 문이 하나 있습니다.
 
아오이가 이 계로 넘어가는 데 사용한 사물함이죠.
 
3-A 교실은 4층에 있습니다.
...어때요. 갈 수 있겠나요, 아오이군?
 
우오즈미 아오이:(······) 어쩌지, 이걸. (발목이 시리다. 몸의 온갖 부위가 삐걱대는 기분이다. 사람이 아직 있으려나. 그렇다가도······,) 이번엔 진짜 너에게 치료받아야 될 것 같은데···. (번복은 없다. 언제나.)
 
언제나 그렇듯, 번복은 없습니다.
 
아마 이 시간 즘이면 학교에 사람도 별로 없을 테죠.
 
경비원 한 두 분 정도야 계시겠지만,
 
마주치지 않는다면 그만입니다.
 
3학년 A반, 4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오늘 따라 무척 높게 느껴집니다.
 
아픈 발목을 끌고 올라가는 것도 아오이에게는 무척 고역일 테죠.
 
반딧불이는 어느새 아오이의 바로 앞에서 날아가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아오이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고생하며 계단을 모두 오르면...
 
마침내 아오이는 교실 앞에 도착했습니다.
교실 문과 창문은 마찬가지로 잠겨있어, 잠긴 자물쇠를 처리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열쇠공, 혹은 근력 판정. 성공할 때까지 제한 없이 판정 가능합니다.
 
우오즈미 아오이:(보안 한 번 철저해라···. 그런 생각.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잘못하다간 삐끗해서 손마저 발목 꼴이 날 지도 모르지. 그래도······.)
(돌아갈 길이 있나 생각하면 절대 아니다.)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달빛과 야경이 내리쬐는 교실,
 
아오이의 사물함 안에 익숙한 검은 소용돌이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여태 아오이를 안내한 반딧불이는,
 
아오이가 교실 안으로 들어섬과 동시에 빛을 다해 스러집니다.
 
처음 문이 열렸을 때와는 달리, 반짝이는 인도자조차 없는…
 
완전한 어둠입니다.
 
우오즈미 아오이:(모든 게 똑같은데 생명이 나밖에 없다. 그곳이 죽은 땅임을 상기시켜주든, 반딧불이가 안내한 인연이 이젠 나를 환영해주지 못 한다는 뜻이든, 좋은 징조는 아닌 모양이다. 그래도 어떡해, 모든 걸 각오한 만큼 미움받을 준비도 단단히 되어있다. 사람이 그렇게 물러서야 말 한 번을 날 서게 하겠냐만은. 그리 말을 많이 골라냈더니 입에도 힘이 없는 모양인지 괜히 웃음이 새어나온다. 다시 하늘을 한 번. 아마 한동안은 무엇도 뜨지 않는 하늘만을 지겹게 보고 나서야 돌아올 것이다. 어디 보자, 내가 그곳에 갔던 게, 아마 여기에선 오늘의 야간자율학습 시간이고, 지금이, 밤이니까, 여긴······.)
하루도 안 지났나보다. 어떡하지. (헛웃음. 눈 감고 사물함에 손 닿을 거리로 다가갑니다.)
 
아오이는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하고,
 
사물함 너머로 손을 밀어 넣습니다.
 
이런 불확실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몸을 내던질 만큼…….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어지러움이 아오이를 집어삼킵니다.
 
딸랑, 딸랑.
 
목에 내 걸린 방울이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아오이는 또다시 정신을 잃습니다.
 
...
 
...
 
...
 
다시, 이계.
 
눈을 떴을 때는, 완전히 낯선 곳입니다.
 
신목 주변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요?
 
거대한 짐승이 짓밟고 지나간 것처럼, 주위에는 남은 것이 없습니다.
 
위엄있게 자리를 지키던 신목조차 반쯤 몸이 꺾여 있습니다.
 
폐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잘게 조각난 파편들 속에서…….
 
???: ……선생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츠유의 목소리입니다.
 
아, 끔찍한 지진과 정체 모를 괴물들 속에서,
 
부디 그가 살아있기만을 얼마나 바랐던가요.
 
츠유에게 전할 말이 많습니다.
 
어쩌면 왜 그렇게 밀어버렸냐는 원망섞인 말이 나올지도,
 
왜 믿어주지 못했냐는 서운함을 내비칠 수도,
 
기다리는 것은 내 몫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전해볼 수도 있겠죠.
 
아오이가 츠유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폐허에 등을 대고 비스듬하게 기대앉은 츠유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츠유는,
 
짐승에게 뜯긴 것처럼, 왼쪽 팔이 없습니다.
 
 ✷ 이성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SAN Roll
기준치: 37/18/7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성 2 감소합니다.
 
끝도 없이 흐르는 붉은 피 속에서,
 
츠유가 잠길 듯 기운 없이 늘어져 있습니다.
 
피로 그려진 원 안에서, 츠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아오이를 봅니다.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응급처치도,
 
아니… 아오이가 사는 세계의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츠유는 살아날 수 없습니다.
 
그는 간신히 의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밟히는 것이 누군가의 시신인지, 폐허 더미의 일부인지 알 수 없습니다.
 
황량하고 끔찍한 이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라곤 츠유와 아오이뿐입니다.
 
시야가 흐린 듯 눈을 깜빡이던 츠유는 아오이를 보고…….
 
그저 웃어버립니다.
 
시라하 츠유:…아, 우오즈미, 군이네요…. (하하.) …겨우 돌려보냈는데, 어떻게, 온 건지….
 
우오즈미 아오이:······ 이게 자네의 최선이었나 봐. (최악은 언제나 최선과 함께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전제 하에 정의된다. 그러니까, 이런 꼴만은 아닐 줄 알았다고. ······ 나는 네 모든 부탁을 무시한 채 이곳으로 돌아왔고,) 내가, 분명, 다치치 말아달라 했지 않았는가.

 

 
시라하 츠유:...그러게,거기에 있었으면… 적어도 나쁘지 않은 모습으로 기억됐을 지도, 모르는데... (이런 말은 너무한가요. 짧게... 중얼거리듯 답한다.) ......최선은 아니었죠. 당신이 인계로 돌아갔으니, 차악 정도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니까, 우린 결국...) ......서로에게 최악인 선택만 남겨놓아버렸네요. 이렇게 돌아올 거라고는, 예상 못했는데... (콜록, 짧게 피기침을 내뱉고는 남은 손으로 흙을 움켜쥔다. ...글쎄, 무슨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이거. ...허탈함?)
 
우오즈미 아오이:··· 응. 너무해. (옆에 걸터앉았다. 이제 와 기대기엔 ······ 나보다, 네가 훨씬 더, 위태로워 보여서···.) ······ 얼마나 지났나? 내가, 인계에 ··· 갔을 때로부터. (나뭇가지에 긁혀나갔던 얼굴의 피부가 시큰하다. 발목이 아리다. 네가 이렇게까지 다쳐 죽어가는 걸 보았으니 내 고통은 아무것도 아닐 줄 알았는데 왜인지 모를 서러움에 모든 다친 곳이 신경을 두드린다. 체기는 여전하다. 타액이든, 이물질이든 ······ 모든 걸 삼켜냈다. ··· 분명 수없이 많았던 할 이야기까지도.) ······ 네가 보고 싶어서······. (내가 널, 위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줄, 알고. 말이 불안하게 끊겨간다. 흙 움켜쥐는 손을 두 손으로 맞잡았다.) 기다리는 거라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시라하 츠유:…음, 그렇게 오래 지나지는 않았어요…. 하루정도, 이려나…. (짧막한 숨을 내뱉는 것조차 체력 소모가 크다. 얼굴에 보이는 작은 생채기 들이 눈에 들어오자 걱정스러운 낯을 한다. 내가 이런 걱정할 입장이, 되는 건 아니지만. 네가 하는 말을 들으니, 나도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사실 나도 보고 싶었어…. (제 손 위로 올라온 손에서 느껴지는, 여상한 온기에 눈 감으며 웃었다. 고여있던 눈물은 결국 얼굴 선을 타고 흘러내린다.) …돌아온 게, 아니길 바랐는데, 얼굴 보니까… 보고 싶었다는 말 밖에 안나와…. (몸을 살짝 비틀어 네 어깨에 얼굴을 툭, 기댄다.) 혹시, 모르잖아요… 나중에 또 만날 수 있을 지도…. (이계에서는 반딧불이가 인연이 맺어지는 곳에 함께한다고 했었고, 인계에서는 붉은 실이 인연의 상대에게 묶여있는다고. 우리, 두 가지 모두… 해봤으니까. 이계에서든, 인계에서든…. 다시 인연이 되어서,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지. 그런 기대는…) …너무, 희망차기만…한, 생각일까요…? (이렇게 되어버린 난, 너를 도닥여줄 수도 없다. 위로할 수 있을 말도 떠오르지를 않아….)
 
우오즈미 아오이:······ 고작, 하루라고. (설마 예상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겠지. 인계에 떨어져 미친 사람처럼 사물함으로 가기까지의 기간은 몇 시간으로 칭하기에도 민망하다. 다만, 널 이 꼴로 만든 게, 네가 이렇게 될 때까지 내가 손 놓고 있던 시간이, ······ 너와 내 운명이 뒤틀렸던 이 모든 게, 고작 하루만에······. ··· 시선을 맞추었다. 울기 직전의 표정. 이번에도 그렇다. 살던 곳의 그 모든 사람들보다 너와 함께 있을 때 훨씬 솔직하다.) 이 모습을 하고서도, 넌, (······ 나를 걱정하는구나. 한 쪽 손 들어 네 얼굴로 옮겼다. 차마 눈물을 닦아내주지도 못 하고, 그냥, 그렇게, 어디에서라도 ······ 온기를 찾는 것 마냥.) 이젠, 자네가 ······ 그런 소리를 하는군. (어깨에 사람 머리 무게 하나 더해졌다고 시선이 핑 돌았다. 두통 탓인지 기분 탓인지 시야가 어지럽다. 어깨에 기대진 얼굴, 그 위에 올려져 있던 손 머리카락으로 가져가 쓸어냈다. 그 때보다도 엉망인데 행동이 그것보다도 훨씬 엉망인 것인지 머리카락이 정리되는 경과가 보이지 않았다.) ······ 희망은 가질수록 좋지. (이번엔 그 어떤 신도 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지만. 널 떠나 인계에서 스러진 내 조상의 업을, 네가 공간의 주인님이라 칭하던 그 분께서 나에게 돌려주고 계신 걸까.) 만날 거야, 다시······. (··· 이번만큼은, 들어주었으면 좋겠는데.) 내가 너에게 돌아갈게······.
 
시라하 츠유:…사실, 더 흘렀을 지도 모르죠. 저도 지금 꽤 정신이 없거든요. ...단어 그대로, 뒤엎인 기분이거든요. (아… 흙, 손으로 쥐지 말 걸. 울 것 같은 표정에 저 역시 쓴 표정을 짓고야 만다. 옷 소매를 끌어와 손을 덮어보고, 그대로 네 눈가로 가져갔다. 가볍게 꾹, 한 번 누르기를 두어번 정도 반복해본다.... 시라하 츠유는 당신의 탓을 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모든 선택은, 네가 아닌 내가 했으니. 선택을 강요한 것마저도 나였으니. 너는 단순히, 피해자라 보아도 이상하지는 않을 테지.) … (뺨에 닿은 온기에 그대로 네 손에 얼굴을 기댄다. 이젠 얼굴보다, 눈물이 다 따뜻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치지 않았으면 했던 건 마찬가지여서, 여전히 걱정어린 시선은 남아있다. 네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제 자신이 잠시 미워진다.) 사실, 인… 걸 어떡해요…. (그대로 헤어져서 아쉬웠고, 이렇게 보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우리 둘 사이의 마무리가 그렇게 안 좋은 방향으로 끝맺는 게 아니길 바랬지. 그러니 다시 보게 된다면, 네가 다시 온다면, 혹은, 내가 죽기 전에 네 환영이라도 본다면…. 무엇이든 이야기해볼 셈이었다. 보고 싶었다고, 다시 만나자고, 미안하다고…. 상상만으로 하던 게 현실에서 이뤄졌으니 기꺼웠을 수밖)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왕이면, 더 좋은 미래를 상상하고 싶어요. (…) 비밀로, 하려고 했지만, 소원 말인데요. 다시 만나고 싶다고 빌었어요.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어지럽다. 시야가 흐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힘이 빠져고 있는 것이 느껴져 돌아와준다는 너의 말에, 그저 웃어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린, 분명 다시 만날 수 있겠지….)
 
 ✷ 지능 판정 ✷ 
 
우오즈미 아오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츠유는 분명 아오이의 선조에게 방울을 준 듯 했고, 그로 인해 선조는 삶을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요력이 생명력과도 이어진다면….
 
시라하 츠유:있잖아요, 우오즈미군. 우오즈미군이 가지고 있는 거… 제 거랑, 같은, 방울이거든요….
…아마 우오즈미군이 이 곳으로 오게 된 것도, 이계에서, 다른 친구들이랑 말이 통했던 것도…. 그리고, 저를 만난 것까지도… 그 방울, 때문일 거예요.
만약, 우오즈미군이 방울을 잃어버리면…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르니까…. …가지고, 있어줄래요? 나를 다시 만날 때까지….
 
우오즈미 아오이:······ 어쩌나. 신관님께서, 누구한테라도 말하면 신이 안 들어준다고 했는데······. 가지고 있어도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모르겠군. (··· 그래도, 널 다시 만나는 게 나에겐 행복이니 내 소원은 아직 유효하려나. 아니, 그럼, 이 모든 것을 액땜으로 여겨도 괜찮은 걸까······. 생각이 복잡하게 얽힌다. 통증을 참을 때 잘못 물어뜯은 것인지 아니면 이번 역시 목이 마르기라도 한 건지 입안에 피 맛이 돈다. 헛기침을 몇 번.) ··· 기다려 줄 겐가? (그런데, 네가 날 기억하지 못하면 어떡해? 불안을 여느 때처럼 무시하는 게 불가능했다. 말을 중간에 끊고 ······ 뱉지 않은 건 삼켜냈다. 아까와 같은 공포심, 속이 울렁거린다···.) ······ 이게, 자네를 살려주는 것도 못 하면 ······ 왜 그리 많은 걸 해 주었나 싶어······. (목에 걸린 것 만지작거렸다.)
 
시라하 츠유:…신이 우리를, 버린 것 같으니까…. (창조주가 직접 만든 그 터전을 부수도록 둔 이유가, 그것 아니겠나. 이계는 버려졌다. 그런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나는 그저, 전설과 운명을 한 번 믿어보려고한다.) 인계에도, 신이 있다면서요… 우오즈미군이, 빌어줘…. (다시 한 번 소원을, 당신의 세계의 신에게 빌어서, 이뤄질 수 있도록….) …내가 물어야 되는 말, 아닌가…. 기다려, 줄래요? (내가 돌아올 때까지. 언젠가, 다시 살아나 네 곁으로 갈 수 있게 될 때까지.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인연이라는 것 아니겠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던데, 우리는 더 많은 걸 함께 했으니까…. 어떤 식으로든, 알아볼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나는 그리 믿는다.) …살리는 것도 가능은 하겠지만요. ...잊게 될 거예요, 우오즈미군이. 나와, 이계에 대해서…. 이계에, 더 머물지도 못하게 될 거고…. 그런데 역시 난, 그것보다는, 다시 만나는 걸… 기대하고 싶거든요…. (희미하게 호선을 그리다가 한 손으로 네 등을 감싸며 끌어안는다.) 우오즈미군… 인계로, 돌아가면 안돼요? 나까지, 숨이 끊어지면… 이계에는 이제, 아무것도 없을 텐데…. 그곳에서 기다려주면, 안 되나요?
 
우오즈미 아오이:역시 그런 걸까? (정녕 신은 그리 매정한가. 아니면, 아까 보았던 그 흉한 것들이, 너의 세상을 부수려 든 것 같던 것들이 ······ 과연 신인가. 어느 쪽이든 나의 바람이 하늘에 닿지 못한 것만은 확실해 생각할수록 서러워졌다.) ······ 나는 신앙심이 없는데 어쩌지. (그렇게나 신을 믿던 너의 사랑마저 사그라들기 직전인데 내가 이제 와 기도한다 하여도 하늘이 가엽게 여겨 줄까 싶은 것이다. ······ 그래도, 네 요청이니까.) ··· 해 보마. 최대한 자비롭다 전해지는 분을 믿어 보아야지. 그래야 우릴 좀 어여삐 여겨주지 않겠어···. (네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던 머리가 다시 한 번 핑 돈다. 어깨에 기대진 얼굴에 얹듯이 기대었다.) 자네에게 돌아가겠다고 한 건 나니까. ······ 서로가 돌아가려 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긴 해. 걸음이 두 명 분이면 더 빨리 만날지도 모르지······.
(끌어안아진 몸에는 ······ 어제의, 그 어느 때처럼, 힘이 없다. 들이지 않았다. 어깨에 머리만 묻고 있다가 ······ 퍼뜩 들어 시선을 맞춘다. ··· 눈은 그대로, 얼굴만 네 이마에 툭 가져다 대며···.) 나는 이 곳이 좋아. ··· 그렇지만, (여기 있으면 내 무력감을 자각하는 일만 생기게 돼···. 시선만 아래로 내린다. 한 쪽 팔이 뜯겨 엉망이 된 몸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왔다.) ··· 자네를 많이 좋아한 것 같아. 아마 그래서 이곳에 좋았던 게야······. (우는 버릇은 옮아 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웃음을 참는 것 만큼이나 ······ 눈물 한 번 터져나온 것도 어째 막을 수가 없다.) 내가 널 떠나있어도 돼? 네가 없는 이곳은 의미가 없다고, 멋대로 생각해도 돼? ······ 빨리 와 줄 거야? 내가 아는 모습으로, 네가 아는 모습이 여전할 때, 나에게 와 줄 수 있어?
 
시라하 츠유:(맞닿은 이마, 시야에 온전히 들어오는 네 모습에 결국 웃는다. 눈을 내리 감으면서, 네가 하는 말들을 모두 소중히 귀기울여 들었다. 희미해져가는 정신 속에서도 단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모두... 기억하고 또 마음 속에새겨보려고.) ...다행이에요, 여전히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라서. (시라하 츠유는,) 내가 만난 사람들 중 당신이 가장 날 많이 웃게 만들었어요. (네 덕분에 웃는 만큼, 순수하게 행복감에 젖어있을 수 있었다. 그러니 나 역시,) 나도 당신을 많이 좋아했어요. …과거형은 조금 그러네. 여전히 좋아요. 그러니까, 모든 걸 잊어버리기 전에… 꼭, (옷 소매로 여전히 눈가를 문지른다. 울지마요.)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요. 이번엔 정말 아오이,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재회를 간절히 바라고 바라서, 당신을 반드시 만나러 가리라. 평생 소원 하나 이루지 못했는데, 이번만큼 간절했던 적이 없으니까, 이번엔… 내 평생을, 몇 백년을 걸고서 소원을 한 번 빌어볼까 해.) 응, 가능한 빨리. 만나러 갈게요…. (네 앞으로 새끼 손가락을 내민다.) …이미 이어주고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 (곁에 없다고 떠난 것이 아닐 것이며, 네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나 역시 너에게로 가는 길을 찾아내려 애를 써보일 테니까, 그러니…) 다시 한 번만 나를, 믿어주세요, 아오이.
분명 나는 언젠가, 다른 생명으로 되살아날 테니까…. (눈을 느릿하게 꿈벅이다, 감는다.)
당신을, 당신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어요.
그러니까, 부디 나를 기다려주세요. 다시 한 번 내가 당신에게 닿을 수 있을 때까지.
 
우오즈미 아오이:자네는 평생을 나에게 좋은 사람이겠지. (시야 한 구석에 들어오는 건 그나마 남아있는 손이다. 눈가를 어루만지던.) 자기는 그렇게 울었으면서, 나보고만 뭐라 그래···. (익숙하게 마주잡았다. 널 슬프게 기억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지금 모두 털어낼 테다. 눈은 마르질 않는데 이상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웃는 얼굴이 좋다고 했잖아. ··· 그렇게 지금은 울기까지 해서, 예쁘긴 커녕 흉할텐데 어쩌지. 손에 힘이 들어갔다. ··· 네 부탁은, 무엇이든, 들어주어야 하는데. 이 손을 놓고 떠날 수가 없어서···.) 이곳에서 내 욕심은 모두 자네가 나에게 있는 게 조건인데도. 내가 하고 싶은 건 모두, (······ 너에게로 국한된다고. 우는 걸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여럿이다. 얼굴이 보기 싫게 일그러지고, 말은 또 듣기 싫게 끊어지고. 어떤 건 내뱉기도 전에 목구멍 뒤로 넘어간다. 모두 자의는 아니다. ··· 내밀어진 새끼손가락에 제 손가락 걸었다. 혹여 힘이 없어 손가락 무게 하나 싣는 것만으로 툭 하고 무너질까, 손길이 조심스럽다.) 아까는 약속 안 해도 된다면서. (그런 말 하면서도 손은 얌전하다.) ······ 많이 좋아해. 널 믿어.
기다리는 건 잘 해. 기억력이 자네만큼 좋진 못하지만, 자네가 말한 이게 날 한 번 더 도와주길 바라야지. (방울 두 개가 시야에 들어왔다. 최선을 다해 웃는다. 그래, 평소와 같은 ······ 시원한 미소.) 빨리 와 줘야 해···. 내가, 더 자라버리기 전에. 자네가 못 알아볼 모습을 하고, 이 모든 걸 꿈이라 여겨버리기 전에···.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또, 좋아한다 이야기하는 우리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나요.
 
기다림이라는 것은 곧, 누군가를 한없이 그리워한다는 일 일지도 모릅니다.
 
몇 백년의 세월을 넘어 만나게 된,
 
시라하 츠유, 우오즈미 아오이.
 
오랜 인연 위로 새로운 인연이 덧쓰입니다.
 
붉은 끈의 인연은, 올곧고 똑바르게 당신과 츠유를 잇습니다.
 
...
 
...
 
─────── ───────
 
시라하 츠유:...반드시, 다시 만나러 갈게요.
그러니까 그 때는, 제가 길을 잃지 않도록...
아오이가, 불을 밝혀주세요.
 
츠유의 몸은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되어 흩어집니다.
 
어느 밤의 호수에서 보았던 것보다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반딧불이는 아오이를 둘러싸고,
 
너울너울 갖가지 색을 흘리며 춤을 춥니다.
 
반딧불이가 내뿜는 빛은 무척이나 따스해,
 
꼭 츠유가 아오이의 곁에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신목이 제 무게를 가누지 못하고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반딧불이와 함께, 아오이는 한 걸음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지나온 시간을 잊지 못해,
 
길을 잃게 되더라도…….
 
잊지 말고, 이 빛을 따라가자.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 약속되어 있어.
 
분명 다음에도 만날 수 있을 거야.
 
아오이가 츠유를 기다리는 시간은 10년이 될 수도, 100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오이에게는 기다린다는 목적이 있어서,
 
평화로운 나날을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겁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기대에 찬 하루를 보낼 겁니다.
 
아오이가 언젠가 가정을 이루고, 아이가 생긴다면,
 
방울과 함께 그 만남을 맡길 수도 있겠죠.
 
아니면, 오랫토록 홀로 츠유를 기다린다거나.
 
인연은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몇백 년의 시간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마음을 소중히 하며…….
 
다시 만난다면 이렇게 인사합시다.
 
안녕, 시라하씨.
 
ED 4. 반딧불이의 길은 어둡지 않았나요?
 
아오이 생환, 츠유 잠정적 로스트.
 
훗날의 만남을 기약하며 두 사람은 잠시 이별합니다.
 
인연이 끊어지는 일은 없기에,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
 
...
 
그리고,
 
END 4. Epilogue
 
어느덧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가을과 겨울의 경계답게 창문 틈새로는 쌀쌀한 밤바람이 들이치기에,
 
당신은 무릎 위의 담요를 고쳐 덮습니다.
 
낡고 보드라운 담요를 움켜쥐는 손등 위로 세월의 흐름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당신의 아름답던 순간은, 가족은, 친구는,
 
세월의 흐름이 앗아갔습니다.
 
10월의 그 날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세월은 당신의 소중한 기억마저 걷어가려 합니다.
 
기억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종종, 당신은 제 이름조차 잊을 때도 있습니다.
 
잊지 않은 것은 단 하나,
 
당신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말투를 지니고, 어떤 성격이었으며,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세상은 전부 낡고 스러져가지만,
 
당신이 지닌 방울만큼은 언제나 새것처럼 반짝입니다.
 
드디어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당신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그 사람을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기억에 의지해 찾아온 옛 모교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허탈하고 그리운 마음만이 가득해,
 
숙소에 들어온 지금까지도 창문 밖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문득,
 
어두운 밤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눈은 하나하나 창틀 위로 쌓입니다.
 
내려앉은 눈은 아주 희미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아니, 당신의 흐릿한 시야로는 ‘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뿐인가요?
 
아무것도 알 수 없음에도, 앞이 뿌옇게 번져갑니다.
 
묵직하게 눈가에 고여오는 것은 낯선 감정입니다.
 
당신은,
 
이 빛을 너무나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약속해주는 빛이 소중해서,
 
이제는 그 광경을 쫓아갈 수 없는데도,
 
가장 그리운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에, 당신은…….
 
당신은 창문을 밀어젖힙니다.
 
매큼한 매연에 기침이 차오릅니다.
 
창문 밖은 도심이며, 회색 세상 위로 분명하게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자동차 경적, 행인의 말소리,
 
익숙한 소음을 비롯한 잡음이 일제히 소거됩니다.
 
당신을 둘러싼 세상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낯설고도 익숙한 감각입니다.
 
무릎을 덮고 있던 담요가 흘러내리고,
 
짚은 창틀이 위태롭게 흔들려도 당신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다른 세계에 빠져드는 것처럼 몸이 가볍습니다.
 
곧게 뻗은 마른 손바닥 위로 차가운 것이 흩어집니다.
 
창문 밖으로 몸을 빼고 정신없이 누군가를 찾노라면,
 
반짝이는 반딧불이 하나가 당신의 시야를 가로지릅니다.
 
당신은 그 빛을 따라 시선을 천천히 내릴 것이고,
 
분명히 듣겠죠.
 
익숙한 방울 소리를,
 
그리고 보겠죠.
 
모든 것이 잿빛인 풍경 속에서,
 
오롯이 붉은 우산을.
 
우산의 주인은 낯익은 뒷모습을 한 채,
 
눈 내리는 거리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인연은 이어지고, 대물림되고,
 
마침내 마주하는 것.
 
흩날리는 눈발은 그날의 나뭇잎과도 같습니다.
 
찬바람은 날카로운 면도칼처럼 얇은 피부를 내리긋고,
 
목구멍에서는 금속의 마찰음 같은 쇳소리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그 사람의 이름 외에는.
 
우산을 쓴 사람은 당신을 향해 천천히 돌아봅니다.
 
너무나도 길었던 10월이 끝나고,
 
드디어 찾아오는 것은 11월의 첫날.
 
아, 바야흐로 겨울의 시작입니다.
 
모든 것이 눈감는 계절이 찾아옵니다.
 
End 4 Epilogue, 11월의 재회
 
* 달맞이꽃의 꽃말: 기다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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