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Stack Icecream Hein
[클라크] CREA CRRR - TFR
TRPG PlayLog/Viak

 

 

클리셰 SF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The Final Round

Kpc. 클라시카 힐스 | Pc. 비아크 아젤리아 | W.청서

무대 위로 올라오세요.
영웅에게 걸맞는 최후를 준비해두었습니다.

 

 
 
 
 
...
 
...
 
...
 
비아크, 지난 이야기를 기억하나요?
 
자신의 삶을 살겠다며 AOC를 등지고 빠져나왔던 이야기라던가...
 
남겨진 동료들을 위해 기어코 AOC로 돌아간 이야기라던가...
 
안전지대와 사람들을,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이야기들 말이에요.
 
비아크:(…아무래도 잊을 수는 없는 이야기려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말이지.)
 
그렇다면 그 최후도 기억하나요?
 
비아크:(…그래. 마지막에 봤던 얼굴은 아직 선명해서.)
 
함께 하고 싶었다는 말, 함께 살아가고 싶었다는 말. 사랑했다는 말.
 
그런 말을 남기고 당신은 의식이 사라졌더랬죠.
 
분명 그럴텐데...
 
...
 
...
 
...
 
“저기요, 괜찮으세요? 저기요?”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몇 번이나 되묻습니다.
 
. 이런, 너무 얼빠져 있었 네요. 너무 터무니없는 상황이라 잠깐 넋을 놓고 있었더니…….
 
눈앞의 사람은 진심으로 당신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간신히 제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요란한 색의 조명이 눈을 찌릅니다.
 
당신은 눈밭이 아닌 번화가 한복판에 누워 있었습니다.
 
비아크:… (뭐야?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으나... 얼빠진 정신을 겨우 붙잡으며 물었다. 아니, 몸 상태를 보면 내가 안 괜찮은 것 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누구, 세요? 여긴 또 어디고……
 
행인:네...? 허리케인이라도 만나셨나요? 중앙관리체제가 있는 안전지대의 중심부잖아요. 제일 번화가에 있으면서 왜 그러세요...? 많이 다치신걸까...
 
비아크:
음. 허리케인을 만난 건 아닌 것 같긴 한데… (피 나는 어깨를 손으로 붙잡고는 잠시 뜸.) …그, 음… 일단 감사합니다…?
 
행인:뭘요! 같은 동네 지내는 사람끼리 이정도는 당연하죠.
 
비아크:(착한 사람이군…. 그나저나 여기가 안전 지대 중심부…라는 건, 세상이 망하지는 않았나본데…) 그…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예전에, …세상이 망할 뻔한 적이 있지 않았어요? (만약 미친놈 같아도 어쩌겠어, 내가 본 현실인데.)
 
행인:어... 세상이요? 어... 저는 그 시기 이후에 태어난 편이라...
 
비아크:… …? (…) 어… 음.
그 시기부터 대충, 얼마나 흘렀죠…?
 
행인:네? 어... 그러니까... 언제쯤을 기준으로...요?
(시계를 한 번 봤다가..) 슬슬 가봐야 하는데... 오늘 죽은 언니가 돌아오는 날이거든요.
 
비아크:아, 음. 미안해요. (고개 한 번 꾸벅 숙인다.) 잘 가고, 아무튼… 도와줘서 고마워요.
 
행인:네! 무슨 일인진 몰라도 화이팅, 또 화이팅입니다!
 
행인은 거리 한 쪽으로 후다닥 뛰어갑니다.
 
비아크:……… (…) 제가 정신이 없기는 한가보네… (어쩐지 본인만 혼란스러워질 것 같았다. AOC 본부…, 어디에 있지? 중앙관리체제? 뭐시기? 그거랑 같은 건가?)
(일단 주변을 한 번… 둘러봅니다. 그냥… 평범한 번화가인가.)
 
주변을 둘러보면 하늘을 나는 승용차에, 신문을 배부하는 드론까지. 공상과학영화 속의 풍경 같습니다.
 
가장 높은 건물 꼭대기에 걸린 전광판에 클라시카의 얼굴이 걸려 있습니다.
 
비아크:…내가 미친 걸… …?
…클라시카?
 
베일을 쓰고 웃고 있는 그가 상냥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비아크:…뭐, 100년?
아니, 아니 잠시만. 이게 뭔 헛소리야?
…어디,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지…? 내가 왜 살아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로부터 100년이 지났다는 것도… 이제서야 정신 차렸다는 것도 이해가 도저히 되질 않는다. 클라시카는… …)
 
100년이 지났다던가,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던가, 100년이 지났는데 비아크도, 클라시카도 살아있다던가...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요.
 
비아크:…머리 아파…….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1 감소
 
비아크:…하아. (짧게 심호흡을 몇 번 반복한다.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할 수 있으려나.)
 
다른 행인들과도 적당히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보입니다.
 
비아크:(지나가는 (가능한 친절해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봅시다.) …저기,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지나가는 사람:...아, 저요? 네네..
 
비아크:혹시… 저기, 저 사람… (전광판에 있는 클라시카를 가르킨다.)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어요?
 
지나가는 사람:클라시카 님이요? 저~기 저 건물로 가시면 될 거예요. 근데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으려나. (라고 말하며 도시 중심부의 가장 높은 건물을 가리킵니다.)
 
아, 저 곳은... AOC 건물이네요.
 
비아크:(…아… 아직 남아있구나.) ……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길을 떠나는 행인입니다.
 
비아크:…하아…. (그 외에 신경 쓰이는 것도 많지만… 답은 클라시카가 못해도 반 정도는 가지고 있겠죠. AOC 건물로 가봅시다.)
 
당신은 AOC 건물로 향합니다.
 
거리를 걸으며 새로운 안전지대의 시민들을 봅니다.
 
안드로이드의 연인이 된 사람, 클라시카를 신으로 모시는 사람, 발달된 기술의 힘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
 
마치 모두가 반드시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것 같아요.
 
비아크:…정말, 이게 정말로 그 때 이후의 미래인 걸까….
 
한층 더 세련된 외관으로 단장한 AOC 건물의 입구로 진입하면, 당연하게도 그 앞을 지키고 선 사람들이 당신을 제지합니다.
 
비아크:하…
 
클라시카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는 이 벽을 넘어야겠죠!
 
비아크:(막무가내로 들이밀어도 안 비켜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로 설득해서 안 되면 또 잠입이라도 해야되나… 하는 생각이.)
…클라시카랑 만나고 싶은데, 전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경호원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다... 당신을 바라보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딘가에 연락을 넣습니다.
 
...
 
“올라오시라고 하네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이 입구를 터줍니다.
 
비아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비아크:네, 그럼… (다행이다. 하는 안도의 한숨을 한 번 내쉰다. 당황하는 걸 보니… 허락 안 해줄 줄 알았나보지. …물론 나도 각오한 거긴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갑니다.)
 
당신을 태운 기기는 빠른 속도로 클라시카가 있는 곳까지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되어있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비아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장 높은 건물보다도 높은 하늘, 검은 상자가 허공에 떠 있습니다.
 
청색 전류가 흐르는 물건은 마치 감시카메라 같습니다.
 
비아크:…뭐야, 저건? (도시 전체를… 보는 건가?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뭘까요. 대답해줄 사람 없는 엘리베이터는 고요합니다.
 
...
 
띵...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수행원이 당신을 안내합니다.
 
비아크:… (조용히 따라갑니다.)
 
최고층의 가장 안쪽 방, 소장실이 있던 곳은 이제 클라시카가 차지했습니다.
 
문득 영문 모를 불안이 목구멍까지 차오릅니다.
 
수행원이 문을 열면, 비아크는 클라시카와 재회합니다.
 
전면 유리창을 향해 돌아선 뒷모습이 낯익습니다.
 
인기척을 느낀 듯 천천히 돌아보는 클라시카의 얼굴에 어쩐지 위화감이 듭니다.
 
비아크:……클라시카? (나지막히, 이름을 불러본다.)
 
아, 눈... 눈색이 조금 바뀐 것 같네요.
 
그는 대답하지 않고 당신을 응시합니다.
 
잠시 간의 침묵, 클라시카의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비아크:대답해… (흑색이 머물던 곳에 자리한 선명한 금색. 분위기에서도, 얼굴에서도 느껴지는 위화감이 불안감을 키울 뿐이라….)
 
클라시카:...응, 비아크.
 
클라시카는 낮게 당신의 이름을 읊조립니다.
 
그는 당신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감회에 젖은 듯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여전히 그는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의 이마를 타고 내려오나 싶더니, 눈가에 안착합니다.
 
클라시카:정말 보고 싶었어.
 
비아크:(붙잡힌 팔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들고 시선을 마주한다.) …놀라는 기색도 없네. 난, 엄청 놀랐는데. 신기하지 않아? 이상하지 않아? 내가 이제야 살아난 거라던가, 갑자기 나타난 거라던가… 글너 거. 보고 싶었던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쓸어넘겨준다.) …너무 시간이 오래 지났고, 너무 많은 게 변했어. 내가 알던 것들이… 모두 바뀌었어.
 
클라시카는 여전한 웃는 얼굴로 당신의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말이 끝나는 것과 함께 한 손을 가볍게 들어 올리는 것으로 끊어냅니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싶더니, 이내 그는 그대로 손 모양을 바꿔 옆을 가리킵니다.
 
클라시카:그렇구나. 일단...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기할까?
 
그렇게 말하고 그는 비아크를 최상층의 식당으로 안내합니다.
 
비아크:그래… … (알고 있는 것은 없는 와중에, 궁금한 것은 많으니 따를 수밖에.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식당으로 이동하는 동안, 정적이 이어집니다.
 
오래 걸리지 않아 둘은 식당에 도착합니다.
 
여기 앉으라며 한쪽 의자를 빼주기까지 하네요.
 
비아크:…고마워. (차분히… …속은 차분하지 못하지만… 앉는다.)
 
그 또한 조금 떨어진 자리에 가 앉습니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으면 새하얀 테이블보가 깔린 직사각형 식탁 위로 섬세하게 세공된 은색 식기들이 하나둘 올라갑니다.
 
따뜻한 수프와 바게트, 소스와 아스파라 거스가 어우러진 폭립 스테이크와 풍미가 훌륭한 와인까지.
 
접시마다 담긴 음식은 전부 식욕을 돋우는 것들이라, 비아크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킵니다.
 
그러고 보니 식사를 꽤 굶은 것 같아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클라시카는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며 먼저 식사를 시작합니다.
 
접시가 가볍게 눌리며 테이블 시트가 약간 구겨집니다. 디너 테이블의 끝과 끝, 확실한 거리감 사이에서 입을 먼저 뗀 사람은 클라시카입니다.
 
클라시카: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러니까... 그래, 벌써 100년인가?
안심해, 네가 목숨과 맞바꿔 지킨 안전지대는 내가 보호하고 있으니까. 오면서 봤지? 괜찮지 않았어?
 
비아크:…그래. 평화로워보이긴 했지. 분명도 엄청 발전한 것 같았고… (…) 아까 전광판에서 봤지만…. 그래…. 정말로 100년이구나….
 
클라시카:응. 100년치고 엄청 발전했지?
 
비아크:(고개 한 번 끄덕.) 아무래도… 척 보기에도 눈에 띄게 달라진 게 많아보였거든.
…그 이후로, …어떻게 된 건지, 말해줄 수 있어?
 
클라시카: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얘기해야 하려나.
그날 이후부터면 될까? 안전지대가 한 번 무너졌던 그날 말이야.
 
비아크:…응. 거기부터면 될 것 같네.
 
클라시카: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아무튼 그날 네가 몸소 보여줬잖아. 숭고한 희생, 영웅이 해야 할 일... 그런 것들. 그게 정의고 의리라고.
결과적으로 넌 사라지고 난 남았지. 그리고 깨달았어. 나는 이런 세상을 유지하는 게 내 정의라고 믿어.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다소의 희생... 뭐 그런 거?
이 세계에서는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외로워하지 않고, 아무도 죄를 범하지 않아. 오로지 내 통제와 계산으로만 굴러가고 있으니까. 대단하지?
이제 이전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아.
 
비아크:(하는 이야기는 묵묵히 듣기만 하고, 이따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결국 운을 떼고 만다.)
어떻게, 그게 가능해? 사람을 모두 통제하는 게… …가능하다고?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100년 사이에… …이렇게 이상적인 도시가 만들어졌다는 게.)
…대단하지 않다고는 못하겠어.. 네가 일궈낸 지금 상황이… 무척 이상적이고 평화롭다는 것도…. 하지만 그래서, 더 모르겠어…
네 통제와 계산… 그걸로 부족한 사람 하나 없이, 지금 상황을… 만들어낸 거라고?
 
클라시카:어렵게 생각하지 마. 가능했으니까 실행했고, 이뤄낸 거니까.
 
문득 비아크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낍니다.
 
만찬 속 와인의 도수가 높았던가요?
 
비아크:…윽. (관자놀이 살짝 꾸욱, 누른다. 어지러워.)
 
화끈거리는 체온, 약간의 구토감. 확실한 몸의 이상 신호를 느끼는 가운데 클라시카는 말을 멈추지 않습니다.
 
클라시카:네겐 고마워하고 있어.
그 사건이 없었다면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지 평생 몰랐을 거야.
아마 안전지대에 사는 사람들도 다들 그렇겠지.
 
클라시카:네가 지킨 사람들이야.
그러니까.
 
비아크는 기울어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수프 그릇에 뺨을 처박습니다.
 
새하얀 크림 수프 위로 붉은 포도주가 흐릅니다.
 
아니, 아니죠. 이건 비아크의 피입니다
 
눈, 코, 입, 양 귀에서부터 미친 듯이 피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팔도, 다리도, 마치 육체의 주도권을 잃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클라시카:그만 좀 찾아와.
누누이 말했잖아, 소중한 너를 죽이는 것도 힘들다고.
 
클라시카는 비아크가 수프 위에 코를 박거나 의자째로 넘어지거나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기를 써는 중입니다.
 
비아크가 완전히 의식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냅킨으로 입 가를 닦으며 어딘가에 통화를 거는 클라시카의 모습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조금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
 
비아크는 거친 호흡과 함께 눈을 뜹니다.
 
깜빡, 깜빡.
 
이곳은 가정집입니다.
 
커튼 위에는 색색의 싸구려 전구가 당신의 눈꺼풀과 함께 깜빡이며 알록달록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TV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 B급 클리셰 SF 영화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여긴 또 어디… (한숨 쉬면서 몸을 일으켜본다.)
 
아 이런, 때마침 주인공이 악당의 계략에 당해 수프 그릇에 코를 처박고 죽어버렸네요.
 
클라시카...:그새 잠들었어? 그거 엄청 재미없나 봐.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홀짝이던 클라시카가 문턱에 기댄 채 조금 웃습니다
 
뺨에 남은 시트 자국이 선명합니다. 내내 누워있었나 봐요.
 
클라시카...:슬슬 일어나서 케이크 준비하자. 모처럼의 크리스마스 파티잖아?
 
당신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잠결처럼 몽롱합니다.
 
꿈을 꿨나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문득, 이대로도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면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비아크:… (화이트 크리스마스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허공에 뜬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익숙한 색깔의 눈알은 금색으로 빛나고 있어요.
 
한참 바라보면 천천히 기억의 파편이 돌아옵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신에게는 할 일이 있습니다.
 
그때, 클라시카가 당신의 어깨를 짚으며 머그잔을 내밉니다.
 
클라시카...:오늘 정도는 쉬어도 괜찮을 거야.
…그래. (머그잔을 받아들곤 눈 깜박 깜박. 해야 할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클라시카...:잘 생각했어. (뒤적뒤적...) 너 주려고 이런 것도 준비했다구. (하며 모옷생긴 고양이 인형을 안겨줍니다.)
 
비아크:(귀여워… 못생긴 고양이 인형 삐꼬삐꼬 문질 문질 몇 번 죽 죽 늘리다가…) 근데 클라시카, 있잖아… 나 뭔가 까먹은 것 같은데….
혹시 뭔지 알아?
 
클라시카...:...
중요하지 않은 일이겠지...
 
비아크:…아니, 그건 아니야. 뭔가… 중요하게 해야할 일이 있었던 것 같아서….
(물론 당연히 이렇게 있는 게 좋기는 하지만…)
 
클라시카...:...꼭 해야만 해?
 
비아크:(머그잔 내려놓고, 인형 품에 안겨준다.) …해야할 것 같아. 그래야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입을 몇 번 달싹이다가 웃고는…) …금방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다려줄래?
 
클라시카...:(다소 쓸쓸한 표정으로 옆자리에 앉아 벽에 기댄다.) 후회할 텐데.
 
비아크:…넌 내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아는 것 같은데, 어떤 이유로?
 
클라시카...:우리가 하루이틀 같이 지낸 것도 아니고. 이정도는 알지. (비아크 콕...) 네가 잊어버린 것도, 해야 하는 것도...
이제 도망치고 쉬어도 되는데도 꼭 나가야 해?
 
비아크:… (사실 잘 모르겠다. '해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게 생각났을 뿐, 그게 명확하게 뭔지는 모르겠으니까. 그래도…) 내가 가지 않아서 후회할 것 같지는 않은 모양이지? (콕, 눌린 쪽을 손으로 문질거리다가 가볍게 네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나야 당연히 너랑 있는 게 좋지만 말이지. …너도 알고 있잖아, 내가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남에게 선택을 맡기는 사람도 아니라는 걸.
 
클라시카...:물론 후회를 할 수는 있는데- 그래도. 그래도 여긴 따뜻하고 평화로우니까. (당신의 말에 할 말이 없는지 끙... 하고 앓는 소리만.) 그 점이 정말 좋지만 말이야~...! (머그컵을 따로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당신을 꽈악 끌어안는다.) ...어차피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은 보지 못할거야. ...비아크, 넌 뭘 위해서 싸워...?
 
비아크:그래, 잘 알고 있네. 좋아해주는 것도 고맙고… (끌어안긴 채 네 품에 그대로 고개를 숙인다. 한 번 눈을 내리감은 채 차분히 말을 이어간다.) 네가 지키고자 했던 세상. 너와 함께할 세상을 위해서. …이런 거 정상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거 아는데, 나는 너 빼면 시체나 다름 없거든. 그래서, 나는… 적어도 우리 둘이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결말만 있다면야… (뺨에 짧게 입술을 대었다가 뗀다.) 내가 싸우는 이유야 충분하지 않겠어? 대의라던가, 모두의 평화라던가, 그런 것들은 나에게 세컨드지.
너도, 나도… 지키고 싶은 게 있을 뿐이잖아.
그게 서로이든, 미래든, 동료든, 이 세상이자 인류든.
 
클라시카...:...
100년이나 지났잖아. 세상은 뭔가 이상해졌고... 나도 이상해졌고. 기억은 엉망진창에, 소중했던 것도... 남았다고 볼 수 있나 모르겠다.
이제껏 열심히 했잖아. 최선을 다했어.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
 
비아크:음… (잠시 무언갈 생각하나 싶더니, 픽 웃으며 묻는다.) 100년이 지나서, 넌 내가 안 소중한가? 미안, 난 아니라서.
포기하기엔 이상해진 것에 네가 포함되잖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로는 충분하지.
 
클라시카...:...나도 그래.
 
실내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꺼집니다.
 
문 앞의 조명을 제외하고요.
 
소파에 앉은 클라시카는 당신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오롯이 당신 혼자만의 싸움입니다.
 
현관문은 오늘따라 단단하고 굳게 잠겨 있지만, 비아크가 손잡이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쉽게 열립니다.
 
비아크:저 쪽으로 가라는 뜻인가…. (문 앞으로 향한다.)
클라시카.
여전히, 나는 너를…
사랑하니까.
네가 소중하니까.
예나 지금이나 내가 싸우는 이유는 이걸로 충분해.
 
비아크:(짧은 심호흡을 한 번. 이후 열린 문 너머로…)
 
비아크: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고리를 돌릴 때 작은 목소리를 듣습니다.
 
“잘 다녀와야해.”
 
클라시카의 목소리입니다.
 
...
 
...
 
...
 
이번에야말로 거센 기침과 함께 눈을 뜹니다.
 
시야가 어둡고, 여긴 정말…….
 
엄청나게 춥네요!
 
비아크:아윽. 미친.
 
누워있는 바닥은 이상하게 불편하며, 퀴퀴한 냄새까지 납니다.
 
어둠에 양 눈이 익숙해지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립니다.
 
익숙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팔다리가 무거워 마음껏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비아크:
건강
기준치: 250/125/50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간신히 고개를 돌린 비아크는 낯선 얼굴과 눈이 마주칩니 다.
 
그러니까, 사람의 얼굴입니다.
 
전혀 생기가 없지만!
 
비아크:(…시첸가)
 
잠깐, 이거 시체 아닌가요?
 
비아크: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3 감소
3
 
어머... 3 감소.
 
이상하게도 시체는 전혀 부패하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씨름하던 그때,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손전등 같은 조명이 켜집니다.
 
작은 조명을 든 사람은 무언가를 찾는 듯 시체 더미를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비아크:(…쟨 뭐야?)
 
비아크:(흐음~ 뭔가 수상하니 일단 뭘 찾나 한 번 지켜봐봅시다.)
 
뒤적뒤적...
 
조금 시간이 지난 후, 그 사람은 당신을 찾아냅니다.
 
비아크:(…눈 마주침) 뭐야?
 
낯익은 이목구비는 분명히…… 아론 릴리입니다.
 
비아크:… …
왔?
 
비아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니 네가 왜 여기서 나와?
 
그때와.. 연령대와 얼굴이 똑같네요. ...100년 지났는데?
 
비아크:…이 정도면 사실 100년이 안 지난 거 아니야?
 
아론 릴리:아, 여기 있으셨구나.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그는 다급하게 당신이 입은 군복의 소매를 걷고 주삿바늘을 쑤셔 넣습니다.
 
비아크:아니미친.
 
저항할 힘도 없는데 말이죠!
 
아론 릴리:진정해요. 안 미쳤어요.
 
비아크:누가 냅다 주삿바늘 꽂으래, 아론?
 
아론 릴리:긴급 상황이었어서 그만.
 
그는 악의가 없음을 증명하듯 양 손바닥을 들어 보입니다.
 
아론 릴리:저는 당신 편이에요, 비아크. 도우러 왔어요.
 
그 말을 증명하듯, 뻣뻣하던 당신의 몸에 금세 힘이 돌아옵니다.
 
아론 릴리:해독제. 잘 듣죠?
 
비아크:…하아. 그러네. (손 쥐었다 폈다를 몇 번 반복하다 고개를 끄덕인다.) …나 기억 나는 게 별로 없어서 그러는데, 상황 설명 좀 해줄래?
 
아론 릴리:음, 그러니까...
 
하며 주변을 조명으로 비춥니다.
 
그 빛에 주변을 눈에 담으면...
 
이곳은 산더미 같은 시체의 산입니다.
 
비아크: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이겅 1d3 감소
 
비아크:1
 
이성 1 감소
 
아론 릴리:이렇게 된 거죠.
 
비아크:…미안, 처음부터 설명해줄래? (지끈.)
뭔... 시체들이 이렇게 많아?
 
아론 릴리:아하. 그러니까... 여긴 폐기 안드로이드를 버리는 곳이에요. 당신은 죽어서 여기 버려졌고요.
처음부터라 하심은... 흠. 당신이 죽은 이후부터?
 
비아크:…음, 그래. 아론, 너도 안드로이드니? (100년이나 지났길래 혹시 몰라서.)
 
아론 릴리:네, 뭐.
제 귀엽고 소중한 파트너의 간절한 요청으로 이렇게... 짜잔.
물론! 저는 폐기되진 않았어요.
 
비아크:아하...? (…말했던 통제와 계산이 안드로이드여서 가능한 건가... 하는 생각하다가 고개를 갸웃) 폐기되는 조건이 있는 거야?
 
아론 릴리:그냥 고장나면 버려지는 거죠. 별 거 없어요.
 
비아크:으음. ...일단 설명 계속 해줘. (클라시카에 대한 것도 가능하면.)
 
아론 릴리:음음. 말하자면 긴데... 당신이 죽은 이후로 클라시카 씨도 안전지대에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어요.
근데 그게 잘되지 않아서 문제지. 그 직후에 크리쳐도 아닌 인간들에 의해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거든요.
신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제물 뭐라뭐라...?
아무튼 그때부터였어요. 클라시카 씨가 이상해진 게요. 어쩌면 그 전부터 뭔가 잘못 되어 있었는지도 모르죠.
아무튼, 그는 스스로 안전지대의 관리자를 자처하더니 반대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숙청해버렸어요.
 
비아크:뭐? 잠만, 뭐? 숙청?
 
아론 릴리: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요. 그쵸.
 
비아크:…어.
다른 사람 맞는 것 같은데. 아니면 미쳤거나.
 
아론 릴리:그래도 능력은 확실해요.
그날 이후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상한 힘을 얻었거든요.
완전히 폐허가 되었던 안전지대도 하루 만에 수복되더니, 기이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어요.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만드는 기술 따위 들어보지도 못했고…….
지금 상황 전부 덕분이라면 덕분, 때문이라면 때문이겠네요.
 
비아크:…… (지끈…) …혹시 나도 안드로이드니? 아니, 피가 나온 걸 봐ㅓ는 아니려나….
그러니까, 일단… 아론, 네가 '내 편'이라는 건…
음… 뭐라고 질문을 해야될 지 모르겠네. 감이 잘 안 잡혀… 정확히 뭘, 하려고 하는 거야?
 
아론 릴리:음... 거기에 관해서인데...
당신은 몰라도 저는 안드로이드죠. 입력해둔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요.
니샤의 소원대로 되살아난 것 까진 괜찮았는데, 니샤는 제가 살아났기 때문에 더 불행해졌어요.
저도 제가 진짜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고. 그래도 니샤를 소중히 여기고 있기 때문에. 이 일에 끝이 맺어지길 바라요.
그리고 이건 저만의 의견이 아니에요.
 
아론이 시체더미 아래쪽을 턱짓합니다.
 
비아크:(가르키는 곳으로 시선을 내린다.)
 
아론 외에도 세상을 떠나지 못한 망자들이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습니다.
 
아론 릴리: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는 것만으로도 과거에 사는 우리는 죽을 수 있어요. 산 자들에겐 미래가 생기는 거죠.
저는 프로그래밍된 명령 때문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지 못해서, 당신과 접촉하길 기다렸어요.
 
비아크:하, 그러니까… 복잡하네. 이거. 최종적으로는 내가 여길 부숴야 한다는 거겠군. (너에게 데이터를 '입력'한 사람은, 중앙이겠고…) …클라시카는, 이 계획을 직접 진행했다는 거지….
 
아론 릴리:네에.
하늘에 뜬 박스를 보셨나요?
 
비아크:봤어. 감시카메라 같이 생겼던데.
 
아론 릴리:그 안에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중앙 관리 체제’가 있어요.
그걸 부숴주세요.
이곳에 맞서 싸울 사람은 남아 있지 않아요. 부탁해요, 클라시카 씨를 막을 수 있는 건 당신뿐이에요.
 
비아크:…그래. 네가 나한테 무슨 생각으로 부탁을 하는 지는 알겠고, 방법이 나 뿐이라는 것도 알겠지만… (침착하게 감정을 다르리려고 해봐도 표정이 찌푸려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잔인하네, 이거… 방금 그 소중한 사람한테 독 먹고 나온 사람인데… 이제는 그 사람이랑 싸우기까지 해야된다니.
…알았어. 돕기는… 도울게. (당장 그가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는 건 자신 역시도 마찬가지였기에… …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려나. 신이랑 제물 어쩌고…한 이야기에 대한 것도 알아봐야할 테고…)
 
아론 릴리:...아마... 이 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비아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이야기의 내막에 제삼자가 관여되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비아크와 클라시카를 알고 있고, 말도 안 되는 힘을 부여할 수 있는 자.
 
미고입니다.
 
비아크:…하. 결국… (나를 살린 것도, 클라시카를 건들인 것도… 그 신이라는 작자인가봐.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고.)
 
아론 릴리:흠흠... 계획도 설명드릴게요. 그러니까... (안주머니에서 지도를 주섬주섬 꺼내 펼친다.) 중앙 관리 체제에는 반경 1km의 강력한 쉴드가 펼쳐져 있어요. 그걸 부수기 위해선 안전지대의 남쪽과 북쪽, 총 두 곳에서 쉴드의 약점을 파괴해야 해요.
민간인에게 방해받거나 목격되지 않는 곳, 그리고 탄환의 사정거리내에 있는 곳은…… 여기예요.
 
각각 AOC와 X제약 회사의 옥상입니다.
 
비아크:그렇군…. (진짜 저 건물들이랑 악연이 있는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아론 릴리:지금 위치는 AOC 건물의 지하니까... 아마 여기 옥상부터 처리하는 편이 좋을 거예요.
제약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네요. ...죄송해요. 그리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뒤에 빼뒀던 라이플을 건낸다.) 탄환이 많지 않으니까 쉴드 파괴 용으로만 사용해 주세요.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이것도. (전투용 단도까지 내려둔다.) ...정말 부려먹기만 하는 기분이네요...
 
비아크:엄청 부려먹네. (픽 웃으면서 이야기하곤 라이플 건네받고, 탄환 한 번 확인 한 다음에... 단도는 품에 챙긴다.) 됐어. 예전에 너한테 도움 받은 기억도 있으니… …그리고 이번에 도와주는 것도 있으니까.
잘 될 지 어떨 지는 모르겠다만… …최선은 다 해보도록 하지.
 
아론 릴리:(끄덕...) 아 맞다. X제약회사도 멀쩡해요. 폭파됐던 건 복구됐거든요. 복구... 당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비아크:응, 알았어. (고개 끄덕 끄덕.)
 
그리고 당신은 아론의 도움을 받아 폐기장을 벗어납니다.
 
건물의 층수는 100년 전 그대로 36층입니다.
 
비아크:후... 올라가자. (엘리베이터는 조금 위험하려나?)
 
100년 전의 사람인 비아크를 알아볼 사람은 없을테니 편히 올라갈...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AOC를 지키는 안드로이드들은 지금부터 비아크를 보면 공격합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며, 비아크는 상승 판정을 합니다.
 
비아크:…후. 큰일났군.
 
1차 상승입니다.
 
비아크: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비아크:5
외모
기준치: 65/32/13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옥상으로 올라가던 중, 비아크는 한 무리와 마주칩니다.
 
비아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인간? 인간들인 것 같네요. 저 사람들이 왜 무기를 들고...
 
...
 
비아크:(지금 한 시가 바쁜데… 어차피 쫓아올 거라면 싸우는 게 낫겠죠?)
(전직 α의 힘을 보여주마.)
 
그렇다면 특수 스킬이 공개됩니다.
 
16명을 조우합니다.
 
전투입니다.
 
비아크:하… 회복하자마자 빡세네. (라이플은 아껴둬야 하니 단도 고쳐쥐고...)
 
비아크의 차례입니다.
 
비아크:(선빵필승! 먼저 단도 치켜세우고 ???를 공격합니다. 동시에 Skill: 얼음의 방패 사용.)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14
 
날렵한 몸놀림에 인간... 들이 우수수 쓰러집니다.
 
비릿한 냄새가 코끝에 맴도는군요.
 
겨우 둘 남은 상대들 또한 무기를 쥐어들고 공격합니다.
 
그들이 공격으로 인해 2의 피해.
 
단, 얼음의 방패 효과로 인해 1d5만큼 차감됩니다.
 
비아크:2
 
적들의 공격이 단단해진 피부에 막혀 튕겨나갑니다.
 
다시 비아크의 공세입니다.
 
비아크:(빨리 하고 가자, 제발!)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3
16
 
당신의 바람대로 깔끔하게. 그리고 빠르게 남은 둘 또한 스러져 움직이지 않습니다.
 
비아크:후… 올라가야지.
 
2차 상승입니다.
 
비아크:
기준치: 75/37/15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비아크:7
크기
기준치: 55/27/11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시 올라가는 길, 또다른 무리와 마주칩니다.
 
비아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이번에도 인간. 인간인가요. 옥상에 도착하기 까지 몇 명이나 죽이게 될런지.
 
비아크:싸워. 다 나와 이것들아.
 
19명을 조우합니다.
 
비아크:(많기도 하군.)
 
다시 전투입니다.
 
비아크의 차례입니다.
 
비아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실수)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12
(동시에 Skill: 얼음의 방패 선언. 대미지 1 차감.)
 
12명의 인간들이 쓰레기처럼 죽어나갑니다.
 
역시 폭력이란 가까운 해결책입니다.
 
남은 이들은 당신을 노려보다 공격에 들어갑니다.
 
그들이 공격으로 인해 3의 피해.
 
얼음의 방패 효과로 인해 1 차감. 2의 피해를 입습니다.
 
또다시 비아크의 공세.
 
비아크:하... 빨리 좀 보내줘라, 나 바빠.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응 그래. 보내주기 싫구나… 패시브 방어 스킬 사용합니다. 3 경감.)
 
핏물에 손이 미끌린 걸까요. 이번에는 누구도 죽지 않았습니다.
 
남은 이들이 다시 공격합니다.
 
그들이 공격으로 인해 2의 피해.
 
얼음의 방패 효과로 인해 3 차감. 저들의 공격은 당신에게 닿지 않습니다.
 
다시, 또다시 비아크 당신의 공세입니다.
 
비아크:
비무장
기준치: 75/37/15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16
 
남아있는 인원들. 한 손으로는 셀 수 없는 수가 늦가을 낙엽마냥 후두두 쓰러집니다.
 
이곳에 살아있는 건 당신 뿐이에요.
 
비아크:(쯧... 하, 가자. 진짜 시간이 없다.)
 
3차 상승입니다.
 
비아크:
기준치: 85/42/17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7
크기
기준치: 55/27/11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다시금 당신은 어떠한 무리를 마주칩니다.
 
비아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제서야 당신은 상대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아봅니다.
 
안드로이드네요. 인간이 아닙니다. 죽은 자를 프로그래밍해 넣은 움직이는 인형... 저들도 죽고 싶을까요.
 
비아크:이제와서 돌아갈 수도 없으니까 말이지…
그냥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싸우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잖아.
 
싸우지 않고, 열심히 도망친다면 피해는 입을지언정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비아크:(흐음… 좋아, 한 시가 급하니 이번 만큼은 피해볼까.)
 
저들을 피해 다시 오른다면 체력 1d3 차감. 이후 쫓아오는 안드로이드를 따돌립니다.
 
비아크:(이번에는 피해봅시다. Go.)
 
비아크:3
 
체력 3 차감.
 
안드로이드들은 당신을 놓칩니다.
 
다소 쓰라립니다만 누군갈 죽이지 않고 상황을 해결한 건 처음일지도 모르겠네요.
 
4차 상승입니다.
 
비아크:
기준치: 85/42/17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5
외모
기준치: 65/32/13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비아크는 회의실이 있는 층에 도착합니다.
 
회의가 끝난 회의실 책상에는 자료가 하나 올려져있네요.
 
비아크:(음? 자료를 한 번 읽어봅니다..)
 
현재의 안전지대를 관리하고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것은 중앙 관리 체제라는 기계입니다.
 
내부 구조는 탐사자가 가진 지식으로 알아보기 힘드나, 막대한 마력이 소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요, 최소한 작은 나라의 국민이 가진 마력의 총량만큼은 있어야…….
 
중앙 관리 체제가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게 안전지대 시민들의 마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돌아가고 있던 건가요? 문득, 올라가며 마주친 안드로이드를 떠올립니다.
 
생명을 운용하기 위해 생명을 소모한다, 클라시카답지 않은 기이한 발상입니다.
 
비아크: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음
 
비아크:… …그럼 사람들이 안드로이드가 된 게… 클라시카, 진짜 뭐하는 거야.
 
이곳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비아크:(후... 마저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5차 상승입니다.
 
비아크:
기준치: 85/42/17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6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비아크는 옥상으로 향하던 도중, 자료실 문이 열린 것을 발견합니다.
 
비아크:(음? 들어가봅니다. 여기 혹시 필요한 정보들이 있으려나...)
 
정보를 찾아본다면...
 
비아크: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서가에서... 낙서가 그려진 쪽지를 찾습니다.
 
비아크:(...) (봄...)
 
낙서에 적힌 날짜가 100년 전 즈음인 것을 보아하니 그 즈음의 자료도 있겠네요.
 
재판정이 가능합니다.
 
비아크:(100년 전 게 아직도 있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봐봅니다. 강행시도)
 
비아크: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안드로이드 설계도면을 찾습니다. ...필요 없어요.
 
비아크:(에휴. 눈에 들어오는 게 없네. 이게 다 오랜만에 봐서 그래.)
 
한 번 더... 뒤져볼까요?
 
비아크:(한 번만 더...)
 
비아크: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
 
아 이거 이상하네
 
비아크:(아 황당하네 진짜.)
 
그래도 이리저리 뒤적거린 보람은 있는지 100년 전 즈음의 자료를 찾습니다.
 
비아크:(한 번 봐본다.... 100년 전에 대체 뭔 일이...)
 
100년 전, 크리쳐를 신으로 모시던 사이비 종교의 테러로 인해 신정부와 안전지대는 한 번 더 괴멸되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인류를 구원한 것은 클라시카라고 하네요. 그는 직접 무너진 도시를 수복하고,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되살려냈 습니다.
 
무언가 위화감이 들어 자료를 천천히 살펴보면,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안전지대가 파괴된 날짜와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시작한 날짜가 너무나도 가깝습니다.
 
적어도 평범한 수단이 아니라는 건 알겠어요.
 
비아크:…그래. 그 신인지 뭔지, 제물인지 뭔지... 그거랑 관련된 거려나.
 
클라시카가 꼭, 옛 정부나 AOC의 상관들처럼 멀게만 느껴집니다.
 
비아크:제정신이 아니라는 걸까.
그럼 난, 어떻게 하는 게 좋을런지… …
……모르겠다.
 
... 더 찾고 싶은 내용이 있나요?
 
비아크:(중앙 관리 체제와 관련된 것이나, 도시 수복 방법 등...? 없다면 마저 위로 올라갑시다.)
 
없는 것 같네요... 쩝.
 
그럼 다시 상승입니다.
 
6차 상승.
 
비아크:
기준치: 85/42/17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비아크:1
근력
기준치: 99/49/19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층을 오르던 비아크는 어떠한 대상을 만납니다.
 
총구를 겨누고, 당황한듯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비아크:…?
니샤?!
 
니샤 아메트리스:...당신 왜 여기 있어요...? 아니, 무슨 짓을 저지른 거예요?
당신을 보면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긴 했는데...
 
비아크:…총 내려, 니샤. 위로 올라가게 보내주기만 하면 돼.
아론이 나한테 부탁한 일이 있어.
 
니샤 아메트리스:(무어라 말을 하려 입을 떼다 다물기를 몇 번.) 그건 어렵지 않지만요... ...이런 것들, 더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총구를 천천히 내립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려주실 수 없나요...?
 
비아크:나도 자세히는 몰라.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 이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딱히 제정신으로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거지. 클라시카도… …인정하기 싫지만 제정신이 아니야. 원래대로 였다면 이런 일은 선택했을 리가 없어. 그러니까, 나는…
…공중에 떠 있는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술 거야.
아론도 부탁했어. 니샤 네가 소중하니까... 이 일이 끝맺어지기를 바란다고.
 
니샤 아메트리스:...소중한 사람만 있으면, 그 외의 것들은 뭐래도 좋죠. ... ... ... (심란한 얼굴로 짧게 웃어보이다 뒤를 돈다.) 저는 아직 여기 오지 않았다는 걸로 할게요. 어서 가요.
 
비아크:소중한 사람만 있으면… 나도 아마, 그걸로 좋을 거야. (쓰게 웃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고마워, 니샤. 나중에 봐.
 
7차 상승입니다. 옥상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비아크:
기준치: 85/42/17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5
외모
기준치: 65/32/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비아크는 AOC의 군복을 입은 사람과 조우합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 크게 놀란 나머지 뒤로 넘어집니다.
 
거의 유령이라도 본 듯한 반응입니다.
 
비아크:뭐야, 왜 이렇게 놀라?
 
AOC 대원:또, 또 살아나 버린 건가요.
 
당신과 마주한 사람은 패닉에 빠진 듯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 습니다.
 
AOC 대원:이상해요, 이건 이상하다고요.
당신의 시체를 처리한 건 저였는데요. 분명히 죽은 걸 확인했는데,
그 시체에 불을 지른 것도 저인데.
바람에 날려버린 재가 아직도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난 거죠?
당신, 사람 맞아요?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재로 만들어버린 사람이 살아났다고요?
 
비아크:어어, 나도 뭔진 모르겠지만 이상한 건 잘 알았거든…. 아무래도 내가 생각한 것 보다도 여러 번 살아난 모양이네.
그것도 가지각색의 방법으로…
 
그게 사실이라면, 더는 회복력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입니다.
 
비아크: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대체 무엇이 되어버린 걸까요. 이성 1d3 감소.
 
비아크:2
 
2 감소.
 
비아크:…인간도, 크리쳐도 아닌... 무언가가 되어버린 모양이지, 정말로.
(...) 신경쓰지마, 난 그냥, 비아크일 뿐이야. 유령같으면 지금 당장 도망이라도 치고.
 
대원은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듯 그 자리에서 도망쳐버립니다.
 
괴물이야! 하는 비명이 들린 것도 같네요.
 
비아크:...우선 나한테 중요한 건 이게 아니지. 내가 뭐든… 할 일부터 끝마쳐야 하니까.
마저 올라가볼까.
 
이제 정말, 곧 옥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8차 상승입니다.
 
비아크:
기준치: 85/42/17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비아크:1
근력
기준치: 99/49/19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여러 사건을 겪은 뒤에야 비아크는 간신히 옥상에 도달합니다.
 
이 세계는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고, 그렇게 단언할지도 모를 만큼 이것저것이 지나간 기분입니다.
 
육중한 철문에는 엄중한 보안장치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작 이런 장치로 당신의 침입을 막을 수는 없겠죠.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침입할 수 있습니다.
 
비아크:(아마,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도 안 했을 걸...)
자, 그럼... 어디있으려나.
 
문을 열고 옥상으로 나서면 바람이 불어옵니다.
 
회청색 세계 위, 눈이 휘날리는 허공에는 정육면체의 기계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익숙한 뒷모습입니다.
 
비아크:하.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당신이 저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이곳은 클리셰 SF 세계관.
 
죽은 사람은 필요에 의해 안드로이드로 되살아나는 세계입니다.
 
그런 세계에, 최강의 군인이었던 당신만이 없을 리가 없잖아요?
 
지금의 안전지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앙 관리 체제라면, 그걸 수호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자명합니다.
 
비아크?:꼭 한 번쯤 만나보고 싶었어, 비아크.
아니, 붙어보고 싶었다는 쪽에 가까우려나.
 
비아크:… (눈을 한 번 질끈 감는다.) 그래, 내가 없을 리가 없지.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가볍게 웃습니다.
 
허름한 AOC 군복을 입은 당신과 대조적으로, 깨끗한 군복을 입은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은 듯 오른쪽으로 길게 스트레칭합니다.
 
비아크, 안드로이드화된 자신과의 전투를 시작합니다.
 
전투는 일반 전투와 동일하게 진행되며 특수 스킬을 쓸 수 있습니다.
 
비아크:…그래, 내가 널 죽여야 나아갈 수 있겠구나.
 
비아크?:운명적이지?
 
비아크: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비아크?: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4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비아크? 의 공세.
 
비아크?:나는 지금 이 상황이 아주 기꺼워, 비아크.
어떤 바보들이 널 보내줬을까...
나중에 해결해야 할 문제일 테니까 지금은 너에게 집중할게. (단도를 비아크에게로 휘두릅니다.)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비아크:…글쎄, 누가 날 보내줬든 신경 쓰지 마시지. 네가 신경쓰기엔, 나는 널 살려서 보내줄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8
 
당신의 손에 들린 단도가 상대방에게로 깊이 박힙니다.
 
극단적 성공으로 최대값의 피해를 입힙니다. 10의 피해.
 
비아크?:아아, 그래그래. 살려서 보내줄 생각으로 왔을 리가 없으니까 뭐.
건강
기준치: 99/49/19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안드로이드가 된 당신은 피를 쏟아내면서도 자리에 섭니다.
 
당신의 차례입니다.
 
비아크:더럽게 명줄 질기네…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7
 
비아크?:공감 되는 말인 것 같아.
회피
기준치: 65/32/13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성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당신의 공격을 피합니다.
 
다시금 비아크?의 차례입니다.
 
비아크?:있지, 비아크. 재미 없어? 자기 자신과 싸운다는 거 되게 희귀한 경험인데.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9
 
비아크:나는 너만큼 정신 머리 나간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지… 그런데 있지, 차라리 나여서 다행인 것 같다?
클라시카였다면 오히려 제대로 못 싸웠을 것 같거든….
회피
기준치: 65/32/13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비아크?:걔는 바빠. 늘 바쁘지.
근데 늘 널 위해서 시간을 빼주더라?
 
비아크?의 단도가 당신에게도 박혀듭니다. 당신이 상처입힌 바로 그 자리, 그 위치에 똑같은 크기.
 
극단적 성공으로 최대값의 피해를 입힙니다. 10의 피해.
 
비아크:
건강
기준치: 99/49/19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금방이라도 눈이 감길 것만 같은 상태입니다.
 
옥상에 쌓인 눈이 당신의 피로 젖어 녹아드는 꼴을 보고 있자면 참... 힘들어요.
 
비아크:하, 그래…? 너랑 나랑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아무래도, 큭… 제대로 구분하고 있는 모양이지. (입술을 꽉 깨문다. 기분 뭣 같군….)
구분해야지. 만든 사람이 구분하지 못한다던가, 그거 너무 모자라 보이잖아.
 
비아크:글쎄, 구분 못한다 그래도 할 말은 없지… 걔를 그렇게 혼자 오랫토록 놔둬버린 사람이 나인 걸. 지금 당장은 제정신도 아닌 것 같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정신을 다잡고, 당신의 차례입니다. 비아크.
 
비아크: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피해: 9
 
비아크?:비아크. 소원 있어?
 
비아크:…왜, 들어주기라도 하게?
 
비아크?:가능한 내용이면?
 
비아크:중앙 관리 체제 폭파.
 
비아크?:그건 못하지~! (깔깔거리며 웃는다.) 나 안드로이드라니까?
 
비아크:그래, 그러니까 내가 해야지, 망할 자식아….
(아, 진짜 웃는 소리 기분 더럽네.) …이러니 저러니해도, 못 죽어, 난.
 
비아크?:응, 그럼 또 보게 되겠네. 넌 안 죽고 난 안드로이드니까.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9
 
당신은 자신의 얼굴을 한 안드로이드의 손에 사망합니다.
 
피가 울컥울컥 쏟아지고, 눈이 내리고, 눈 앞에는 자신의 얼굴이...
 
암전합니다.
 
...
 
...
 
...
 
비아크는 눈을 뜹니다.
 
목구멍에서는 비릿한 피맛이 감돕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또다시, 거리입니다.
 
빌어먹을, 비아크 안드로이드. 기어코 바닥으로 저를 던져버렸다 이 말이죠.
 
비아크:…하, 죽겠네, 진짜.
 
다시 올라가야겠죠. 분명히요. 아, 젠장.
 
비아크:됐어, 올라가면 그만이야.
 
당신은 다시 AOC의 옥상으로 오릅니다. 이전보다 사람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확실한 건 누가 선동했거나 당신에 대해 일러둔 것 같습니다. 먼저 공격해오진 않네요.
 
비아크:(아무래도 아까 죽이면서 올라간 것도 있으니.......)
(이번엔 기필코...)
 
이번에는 아까보다 빠르게 옥상 문 앞에 섭니다.
 
문을 열면 당신과 똑 닮은 안드로이드가 있겠죠. 회복했을까요? 어쩌면요. 조금은?
 
...가봅시다.
 
비아크:…후, (문을 열고 옥상 밖으로 나섭니다.)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당신을 반깁니다.
 
비아크?:생각보다 더 빠르구나, 비아크.
 
비아크:너 하나 보려고 악착같이 올라왔거든. 뭐, 이번에도 반겨줄래?
 
비아크?:물론이지, 내 안드로이드가 아닌 비아크.
나는 늘 널 환영해!
 
다시금 전투입니다.
 
비아크:재수없기는.
 
비아크: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비아크?: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번에는 비아크 당신의 공세로 시작합니다.
 
비아크: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비아크?: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왜, 죽었다 살아나니까 몸이 잘 안 움직여?
 
당신의 안쪽으로 파고들어오는 안드로이드의 움직임. 그 끝의 날붙이가 상처를 남깁니다. 7의 피해.
 
비아크:(작게 욕 읊조리다가 입가에 고인 피를 한 번 뱉고는 손등으로 입가를 닦는다.) 누구씨가 친절히 아래로 떨궈준 덕분에 말이야….
 
비아크?:여기서 마주보고 회복을 기다리는 것도 웃기잖아. 그치?
 
비아크?의 차례입니다.
 
비아크?: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비아크:그래. 덕분에 온 몸이 쑤셔 죽겠어.
(Skill: 얼음의 방패을 함께 사용합니다. 대미지 경감 3)
회피
기준치: 65/32/13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공격을 피해냅니다. 조금 스칠 뻔.. 한 것 같기도 하고요.
 
다시 당신의 차례입니다.
 
비아크:
단도
기준치: 75/37/15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7
하… (Skill: 눈의 검를 함께 사용합니다. 추가 대미지 4)
 
비아크?:그건 또 뭐야? 신기한 걸 쓰네.
회피
기준치: 65/32/13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비아크:글쎄다, 네가 알아서 뭐해. 안드로이드면서.
 
당신의 단도가 깊이 꽂힙니다. 동시에 손에서는 냉기가 흘러나와 눈앞의 기계덩이를 녹입니다.
 
비아크?:원래 과학의 산물은 호기심이 가득한 법이야.
 
비아크:그럼 그 잘난 데이터로 한 번 분석해보던가.
 
극단적 성공으로 최대값의 피해를 입힙니다. 거기에 눈의 검 효과 적용. 14의 피해.
 
비아크?:내가 계산하는 데에 특화된 모델은 아니거든. (웃는 소리와 함께 옥상 바닥에 주저앉습니다. 곧 폐기되겠죠.)
 
안드로이드 비아크는 차가운 옥상 바닥에 무릎 꿇은 채로 무너져갑니다.
 
비아크:…하아. (머리 한 번 쓸어올리고는 한숨을 깊게 내쉰다.)
얘는 왜 쓸 데 없는 걸 만들어선… (짧게 쿨럭거리더니 쉴드의 약점...이었던가? 찾으려 두리번 거립니다.)
 
두리번거리는 그것은 가동을 멈춰가며 질문합니다.
 
비아크?:진짜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려고?
 
비아크:…그래.
 
비아크?:안드로이드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는데도?
 
비아크:…그들은 진짜가 아니고, 가짜의 불사는 오히려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 때도 있으니까.
 
비아크?:하지만 저 사람들이 결정한 거잖아. 네게 남의 선택을 번복할 권리가 있어?
 
비아크:네 말대로 난 남들의 선택을 번복할 권리가 없지.
하지만 적어도 나아가려면 과거는 이겨내야 돼.
 
비아크?:나아가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어?
 
비아크:있겠지. 하지만 나아가지 않는 다면 과거에 갇혀 살 뿐이야.
나한테 하는 말이기도 해, 이거.
…행복한 시절이 있었다고 해도, 그걸 모방해내려 해봐도… 결국 그게 현실이 아니라면,
 
비아크?:이기적이기도 해라.
 
비아크:언젠가 깨닫게 될 때 더 괴로울 뿐이지.
그래, 이제 알았니?
내 안드로이드면서.
 
비아크?:나도 내 나름대로의 정의를 위해서 이렇게 살았거든.
사람들의 선택과 행복을 존중하고 지키는 거. 그게 내 정의라고.
뭐... 원본이 그렇게는 못 두겠다 하니 어쩔 수 없나.
 
비아크:그래, 네 원본인 나는 원래 이기적이야. 세상을 구한다는 알량한 선의도 모두… 그 애가 살아있던 세상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거든.
물론 사람들의 행복과 선택도 중요하지.
그래도… 그게 가짜에 기댄 게 아니었으면 해.
과거의 행복보다 더 큰 행복이 언젠가 찾아올 지도 모르니까.
 
비아크?:...그래...
...후회하지 않으면 좋겠네.
 
비아크:…후회는 이미 지겹도록 해서.
……더 하고 싶은 말 있어?
 
비아크?:있긴 한데...
일단 일이나 하고 와.
 
비아크는 쉴드를 부술 수 있습니다. 라이플로 저 기계를 쏘면 쉴드라 부서질 겁니다.
 
비아크:드디어 하나… (아까 받았던 라이플로 기계를 쏴 부숩니다.)
 
기계를 쏘면 그와거의 동시에 쉴드가 부서집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비아크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밉니다.
미고인지 뭔지의 전언. 날 부수는 사람에게 전하라고.
...만나봐서 알겠지만, 클라시카는 널 너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도 진짜 비아크라고 인정받진 못했지만... 그래도 널 위해서라면 시간쯤은 내주는 걸 보면 그래도 너정도면 가깝다고는 생각하는 걸까나.
 
비아크:그래… 그런 것 같았어.
죽이는 것까지 하는 것 보면… 날 100년 전의 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모양이니까.
당연하긴 해도 좀 속상하지?
…아니라곤 못하지.
 
비아크?:...
있지. 혹시 아직 눈치 못 챘니?
이상하잖아. 100년 전에 갑자기 사라진 크리쳐들.
그리고 아무리 죽여도, 심지어 불태워버려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너.
하나 묻자.
너는 내가 가짜라고 생각하겠지.
 
비아크?:그렇다면 네가 진짜 비아크라고 생각해?
 
비아크의 안드로이드가 내민 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빔프로젝터입 니다.
 
비아크:...뭐야, 이건? (건네 받은 걸 확인해본다.)
 
비아크?:미고의 전언.
잘 생각해봐.
 
간단하게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허공에 홀로그램 영상이 재생됩니다.
 
그 영상 속에서 입을 떼는 자는, 네, 뻔하지 않나요?
 
미고입니다.
 
미고:비아크 님께. 마침내 여기까지 도달하셨군요.
저는 지구에 남았습니다만, 클라시카 씨에게 끊임없이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제 존재 자체가 클라시카 씨에겐 위협이겠지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또 다른 강자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 기기는 마지막 안드로이드가 회수해 당신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걸 보고 있다면 저는 이미 죽었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고 있고요. 그런 당신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미 과거가 된 이야기입니다.
 
영상 속, 미고의 등 뒤에서 잠긴 문을 조금씩 비틀어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생명의 위 협을 받고 있음에도 영상 속 미고는 후회 없이 편안한 표정입니다.
 
한 점 불안이 있다면, 그건 당신에게 전할 말을 전하지 못할까 봐 서두를 뿐,
 
지금의 그에게 목숨이 아깝다는 감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고:당시의 저는 두 분의 소원을 하나씩 들어드리고자 했습니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은 분명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살고 싶다고,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어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겐 육체가 남지 않았지만요. 그런고로, 그건 이룰 수 없는 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부순 악신은 사라져가며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가장 끔찍한 형태로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크리쳐는 아자토스에 의해 한순간에 기화했습니다. 그리고 대기로 흩어져 당신의 영혼체와 결합했죠.
 
미고:그러니까, 당신의 육체는 크리쳐입니다.
크리쳐가 된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된 크리쳐요.
 
당신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벙찌더라도, 홀로그램 영상 속 미고는 덤덤하게 당신을 응시합니다.
 
지금 비아크의 몸은 비아크의 것이 아니라는 건가요?
 
...
 
자, 여기서 한 가지 묻겠습니다.
 
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육체일까요, 영혼일까요?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죠?
 
당신은 누구인가요?
 
비아크, 당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됩니다.
 
미고:이미 아실지 모르겠지만, 안전지대는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소멸한 이후에도 인간들끼리의 분쟁으로 인해 괴멸되었습니다.
그때, 클라시카 님은 힘을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소원은 들어드릴 수 있었지만,
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중앙 관리 체제, 그건 제가 직접 만든 시스템입니다. 재료는 방주와 아자토스의 찌꺼기였죠.
거기에 클라시카 님의 눈을 사용해 클라시카 님께서힘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클라시카 님의 상태가 그렇게 피폐해져 있었을 줄은, 파훼된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클라시카 님을 집어삼킬 줄은….
 
미고:그 이후로 클라시카 님은 변했습니다. 제가 살해당한다면, 그 원인 역시 클라시카 님이겠죠.
 
이것은 클라시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원숭이 손.
 
소원을 끔찍한 형태로 이루어준다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이것은 가장 절망적인 형태로 완성된 두 사람의 꿈입니다.
 
언젠가의 대화가 꿈결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미래를 기약하고,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웃고 떠들던 시절이 아득하게 멀어져갑니다.
 
당신이 알던 클라시카는 이제 없습니다.
 
100년 전, 당신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그의 그림자만이 이곳에 홀로 남아 당신이 지킨 세상을 지킨다는 이유로 존재합니다.
 
미고:전 아직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무슨 소원을 빌지는 대략 예상이 가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두었습니다.
 
빔프로젝터가 분해되며 하나의 탄환을 내밉니다.
 
끝부분이 열쇠처럼 생긴 그것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탄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미고:쉴드를 부순다고 해도 중앙 관리 체제는 당신의 힘으로는 멈추지 않아요. 이 장치는 하나의 열쇠입니다.
그리고, 짐작 가능한 범위 내인 것은...
그 장치가 가동을 멈추면 연결된 클라시카님 역시 죽어버립니다.
100년 정도 흐른 지금, 체제와 클라시카님은 완전히 융합되었거든요.
 
비아크:… (탄환을 손에 꽉 쥐고는, 헛웃음을 터트린다.) …이런, 이렇게 거지 같은 이야기가 어디있는데….
 
그제야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불쌍한 당신은 크리쳐의 몸을 빌려 클라시카를 막으려 했고, 클라시카는 당신을 죽여버렸죠.
 
그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흩어진 재에서 지금의 몸으로 재생되었습니다.
 
그저 정의를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마침내 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뒤에서부터 느긋한 발소리가 들리자, 미고는 온화하게 웃으며 녹화 종료 버튼에 손을 올립니다.
 
이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입니다.
 
미고:저희의 시간은 인간과 다릅니다. 생명이나 목숨에 관한 견해 역시 그렇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요, 미고는 넘치는 지식욕을 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만입니다.
저 역시 미고답게 제 욕심을 채웠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제가 종족의 수치라거나 모자란 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처해서 이 거대한 흐름의 끝을 보고자 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뒤집힌 먹이사슬도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덕분에 원하는 만큼 지켜보았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영웅의 일대기에 한 획을 그은 자가 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당신들을, 당신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를 정말로 좋아했어요.
 
미고:안녕히.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일그러진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홀로그램 영상은 그것으로 끝납니다.
 
안드로이드 탐사자 역시 가동하지 않으니, 당신은 빈 옥상에 홀로 남습니다.
 
깡통이 된 안드로이드와 빔프로젝터를 응시하고 있으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허무와 깊은 고독이 찾아옵니다.
 
비아크: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
 
탄환을 챙기시겠습니까?
 
비아크:…… (챙깁니다.)
 
...
 
끝을 내야 하겠습니다.
 
비아크:…X, 제약 회사…였지…….
 
비아크가 발을 옮기기 전, 분해된 빔프로젝터에 불이 들어옵니다.
 
비아크:클라시카… (마른 세수를 한 번 하고는 입술을 꽉 깨문다.) 이런 거 불합리해…
 
영상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졌지만,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들립니다.
 
비아크:……뭐야?
 
어떻게 못 알아듣겠어요, 이건 클라시카의 목소리인데.
 
클라시카: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잘 싸우는구나.
 
녹음... ...아니, 통화인가요?
 
클라시카:다음은 X제약 회사지?
 
비아크:…클라시카.
 
클라시카:슬슬 지루하지 않도록 최종 보스가 등장할 시기인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 목소리는 지루한 기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끝이 다가옵니다.
 
X제약 회사.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 곳.
 
당시의 우리에게는 그곳에서의 결투가 마지막 같았지만,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때야말로 시작이었습니다.
 
비아크:…그래. 모든 것이 시작된 장소에서, 어떤 식으로든 끝을 내야되겠지. 클리셰같네, 이것마저도.
……기다려, 찾아갈 테니까.
 
뚝, 통화가 끊깁니다.
 
X제약회사로 가야겠죠.
 
비아크:(이 정도면 한 번 죽고 회복하고 가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지만… …그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겠지.)
(단도와 라이플을 챙겨 들고 제약회사로 향합니다.)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멀고 조용한 길과 짧고 소란한 길입니다.
 
비아크:…효율을 생각한다면…
역시 짧은 길이 낫겠지.
하…… 몸상태만 좀 나았어도…
(본인 상탵 확인하고 반죽음 상태인 거 보고 고개 절레 절레…)
 
비아크:(별 수 없다. 정말로… 거기서 기다리고 있는 게 최종보스 같은 거라면… 좀 돌아서 가도록 합시다.)
 
조금 돌아갑시다. 몸상태도 애매하니까요.
 
천천히 길을 돌아가며 당신은 몸이 다소 회복되는 것을 느낍니다.
 
체력 1 회복
 
큼큼...
 
길을 돌아가는 김에 생각이라도 조금 정리해 볼까요.
 
우선, 클라시카는 제정신이 아닙니다. 영혼의 관점에서는 본인이 맞는지조차 애매한 상태죠.
 
그리고 당신은 크리쳐입니다. 인간이 크리쳐가 된 것이 아니라 크리쳐가 인간이 된 거요.
 
그리고 이 세계는 사람들의 희망과 생명력을 빨아먹으며 유지되는 이상향입니다.
 
죽은 사람은 안드로이드가 되어 되살아나고, 그것이 당연시 됩니다.
 
어떤 안드로이드는 이 체제의 붕괴를 소원합니다.
 
어떤 남겨진 이들은 이 이상향이 영원하기를 소원합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타인의 부탁이 아니었어도 이 체제의 붕괴를 꿈꿨을까요?
 
비아크:…분명 내가 바란 게 아니었을 수도 있지. 지금도 바라는지는 모르겠어. 그런데…
역시 클라시카가, 저렇게 되어있는 건 싫어서….
(모든 생각의 귀결이 당신이었다. 나는, 늘, 언제나. 내가 크리쳐가 인간이 된 생명체라고? 뭐 어떡해. 이미 인간이 크리쳐가 되어 사는 것까지 경험해봤어. 정신 한마나만 나라고 해서 내가 아닌 건 아니잖아.)
(그럼 반대로, 육체만 너인 너는, 네가 맞을까? 영혼은 이미 다른 사람 같은… 이상한 것에게 오염되어버린 너를, 너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는 분명 네 존재 자체를 사랑해. 너는 그런 상태에서조차 내가 희생한 이 세계를 지키고자 하지….)
체제를 붕괴시킨다면 네가 죽어버린다는데, 내가 너를 구할 방법이 있을까, 클라시카….
 
비아크:이제는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크리쳐인 나랑, 클라시라고 부를 수 없는 네가… …공존하는 것 따위는 불가능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답은 세 가지 중에 하나겠지?
내가 죽거나, 네가 죽거나, 혹은, 둘 다 죽거나.
 
비아크:……어느 쪽이든 쉽지는 않겠네.
 
애초에 선택지는 정해져 있었습니다.
 
둘 모두 온전하지 않다면 결국은 어느 쪽의 신념이 더 강했느냐의 싸움이에요.
 
예전에, 이 길을 걸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클라시카가 함께였고, 크리쳐들을 피해다니느라 진땀을 뺐었죠.
 
비아크:… (옛날 생각나네, 정말 많이…)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짧게 숨을 내뱉으며, 피어올랐다 사라지는 입김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째 눈을 뜰 때마다 겨울인 기분이네요.
 
눈이 내리고, 사람이 죽고, 나도, 당신도...
 
차가운 계절이 길기도 합니다.
 
아, 요 앞에 제약 회사가 보입니다.
 
비아크를 반기듯 모든 문이 열려 있습니다.
 
비아크:…클라시카. 이게 마지막일까….
…아니었으면 하지만. (주먹을 세게 한 번 꾹 쥐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테러 이후 체제의 힘으로 복구되어 깔끔한 로비가 보입니다.
 
관리실, 지하 4층의 제약 연구실, 옥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비아크:(잠시 고민하다가… 관리실부터 향합니다.)
 
관리실의 문턱을 넘어 들어가면, 그 순간 CCTV 영상들이 바뀝니다.
 
당신을 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익숙한 영상이 흘러갑니다.
 
비아크:…하, 설마….
 
처음 자신이 크리쳐가 되었음을 깨달은 그 영상이 멈추지도 않고 여러 화면에서.
 
싸우고, 다치고, 비명이 울리고...
 
끔찍한 파열음이 크게도 울립니다.
 
이성을 잃고 날뛰는 당신.
 
당신을 막는 클라시카.
 
지금 상황과는 정반대네요.
 
비아크:…이러는 이유가 대체 뭐야. (눈을 손으로 가리며 꾹, 누르고는 한숨을 크게 내쉰다.)
 
그 외에도 저장된 다른 파일을 볼 수 있습니다.
 
비아크:(그 화면들에 가능한 눈을 두지 않고 다른 파일들을 찾아봅니다.)
 
화면의 영상을 최대한 외면하며 수천 개의 파일을 넘기던 비아크는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합니다.
 
아주 옛날, 니샤와 아론의 영상입니다.
 
크리쳐와의 전투가 끝난 뒤 다친 니샤를 업은 아론이 황급히 제약 회사 내부에 들어옵니다.
 
그는 미친 듯이 니샤에게 쓸 약을 찾다가, 니샤가 결국 죽어버리 자 괴로운 듯 옆에 주저앉습니다.
 
바보 같아요.
 
어차피 살아 날 텐데.
 
두 사람을 보던 비아크는 클라시카와 함께하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분명 어쩔 수 없었던 거겠죠.
 
그만큼 소중했으니까.
 
비아크:…소중하니까….
 
... 두 사람은 100년간 정말 행복했을까요.
 
당신은 결코 알지 못할 이야기입니다.
 
비아크:…그래, 내가 알 수 없지. 나조차도… 100년 간 내가, 클라시카가… 행복했는지, 모르겠는 걸….
우리 둘 다 누구라고 정의하지 못할 만큼 바뀌어버렸는 걸….
 
이곳에서 더 확인할 건 없어 보입니다.
 
비아크:(…) 다른 데로 가자…. (4층 제약 연구실로 향합니다.)
 
연구실로 들어서면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장소가 반겨줍니다.
 
남자가 엎드린 채 죽어있던 테이블, 편지를 발견했던 서랍, 전투를 펼쳤던 바닥, 무엇 하나 흔적도 남지 않은 장소입니다.
 
잘 뒤져보면 치료약 정도는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비아크:(지금 좀 아프니 상처 치료할 만한 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뒤적 뒤적....)
 
비아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잘 정리된 약장 안에서 그럴듯한 약을 찾아냅니다. 약병의 용법을 봐도... 치료제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비아크:(주섬 주섬... 꺼내서... 사용해본다.)
 
주섬주섬...
 
1d3+1 회복
2
 
아주 쪼끔... 건강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비아크:(머리 한 번 괜히 털어내고는 심란한 마음을 다잡아본다. 여기서 올라가게 되는 순간… 분명, 그래… …끝이 좋지 못할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 …그래도, 가야되겠지. 어떤 의미로든 끝을 맺으려면… (몇 번의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옥상으로 이동한다.)
 
...
 
활짝 열린 문, 옥상 난간에 기댄 클라시카가 차가운 눈보라 속에서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훨씬 오래전부터 당신을 기다렸던 것만 같아요.
 
그의 등 뒤로 불길한 빛을 뽐내는 박스가 보입니다.
 
인사합시다.
 
당신이 모르는, 당신만 알지 못하는 악의에게.
 
비아크:…클라시카. (작게 숨을 내뱉으며 주먹을 그러쥔다.) … …너는, 괜찮아? (네가 어쩌면 네가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결국 묻게 되는 말이다. 그 때 이후, 백 년이 흐르고 흘러 우리는 서로 몸이, 영혼이 바뀌어버린 채지. 사람을 정의하는 것은 몸인가, 영혼인가. 둘 중 하나가 답이라면, 우리 둘 중 한 명을 반드시 부정하게 될 텐데… …너는, 어떻게 생각할까.)
 
클라시카:(무감한 시선을 당신에게 둔 채 침묵을 유지한다. 그러다 문득 온화한 미소를 짓고) 괜찮아, 비아크.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잖아. 어떤 결말이 찾아와도. ... (이내 미소는 지워지고 실망감이 가득한 조소가 자리한다.) 뭐 이런 거. 그 질문은 버릇인가?
 
비아크:…버릇일 지도 모르지. 내가 몇 번이고 너를 찾아갔다고 해도, 나는 결국 나야. 그러니까, 한테 던지는 질문은 늘 비슷할 수밖에 없어. …결말에 대해 물은 게 아니야. 네 상태에 대해서 묻는 거지. (내 모든 생각과 선택은 너로 귀결되니… 당연했다. 몇 발자국 앞으로 다가가더니 이내 멈추어 선다.) 지금 상황에 만족하니?
 
클라시카:만족을 하던 안 하던... 아, 재미가 있느냐는 질문이라면 아니긴 하지. (기댄 난간에서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재밌는 게 없어. 너도 너대로 바리에이션이 떨어진 것 같고. 다른 애들도 같은 소리만 하고.
마땅한 해결책을 내지도 못하면서 옳다느니 옳지 않다느니... 참 한결같이 대책이 없다니까.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비아크:재미라… 그래, 모든 걸 네 통제 안에 두고 있으니 재미 없을 만도 하지. 모든 게 네 예상대로만 흘러갈 테니까…. (눈을 한 번 꾹 내리 감았다가 총을 들었던 팔을 천천히 내린다.) 글쎄. 나도 대책없기는 마찬가지라서. 어차피 옳고 그름은 본인이 내세운 기준에 따라서 달라지는 걸. (그러니 나는, 그런 것도 제대로 구분 못해서… 아둔하게 백 년 전에 그딴 짓이나 벌이고 지금 이 상태가 되어버린 거지.) 묻고 싶은 게 있어…. 클라시카 너는…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 나는, 뭐라고 생각해?
 
클라시카:철학 얘기야? 이건 조금 새롭네. 저번엔 못 알아먹을 소리 하지 말라고 화내더니. ...아, 그 영상 덕분인가? 잘 됐네. (웃는 낯으로 박수를 한 번 친다. 정말 반가운 듯.) 나는 나고 너는 너라고 생각하지. 안전 지대를 지키는 사람, 관리하는 사람... 뭐 그런 게 나고- 넌 비아크가 아니야. 비슷하기도 하고 자주 봐서 좋긴 한데 그래도 말이야. (자주 보는 물건에 정이 드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다니까~ 하는 혼잣말을 내뱉는다. 눈 앞에 있는 당신을 인격체라 보지도 않는 어투다.) 그래도 비슷하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긴 해. 조금만 더 발전시키면 어떻게... 좀 더 비슷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고.
잘 됐다고 하지마. 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더럽거든. …그래. 너도 클라시카가 아니야. 그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만 뒤집어 쓰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들어. (미간을 미미하게 찌푸린 채, 다시 앞으로 움직였다. 언젠가와 비슷한 구도, 하지만 온전히 다른 분위기. …네게 위협같은 걸 가할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나도 마음은 고쳐 먹어야 했다.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했다. 제 눈 앞에 있는 이는, 과거의 그이가 아니기 때문에. 모습은 같아도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라서…) …개소리하지마. 비슷한 건 이미 죽였으니까. 안드로이드, 만들어내지마. 나는 나 하나로 충분해. (죽지 못해서가 아니라, 불쾌하다고.) 똑같은 사람 죽이기도 참, 힘들더라. 너 때문에… …세상이, 망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이질적인 안정이 진정한 평화라고 믿어, 너는?
 
클라시카:그래애...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관심 없는 대상의 소소한 인생 상담. 그 근처의 무언가를 대하는 기분으로 적당히 친절한 답을 건낸다. 난간은 차갑고 공기도 차갑다. 시선을 돌리면 도시의 빛이 시야에 가득하다.) 뭘 그렇게까지 말하고 그래. 그리워서 그랬지. 잊어버리려고 해도 주기적으로 찾아오잖아. 그럴 바에야 최대한 비슷한 걸로 만들어서 옆에 두는 편이 좋아. 너였어도 그렇게 할 걸? (손으로 난간을 두드린다. 미묘하게 둔탁한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온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았잖아. 난 아주 흔한 전철을 밟을 뿐이지, 특별하지 않아. (손짓을 멈추고 한숨을 길게 내쉰다.) 이런 이질적인 안정이 진정한 평화~ 어쩌고. 그거 말고는 할 말이 없어? 어째 한 번도 빠지질 않네. 그럼 넌 자연스럽게 죽고 죽이고 혼란 속에 죄다 망하는 게 좋다고 봐? 비아크, 잘 생각해. 정의와 평화를 구분해야지. 응?
 
비아크:…아니, 비슷한 걸 '만들어낸다'라고 한 순간부터, 이미 사람을 생명체로 보지 않는 것 자체가 글러먹었어. 네가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 살면서 들어본 말 중에 제일 충격적이네, 이게. 나도 모르게 자만이라도 꽤 하고 있었던 모양이야. (네 마음에 대해서. 혹은 내 마음에 대해서…. 변하지 않을 거라 믿었고 언제나 같은 거라고 믿었다. 내 선택이 너를 이렇게 만든 거라면… 그래, 그에 따른 책임은 져야지. 어차피 죽지 않을 몸, 널 죽이기 위해 쓴다면… …그건 그거대로, 메리 배드엔딩이 될까. 우리 사이에 행복이라는 단어는 이미 글러먹은 듯 하니까.) 네 말대로 나는 나야. 비아크 아젤리아. 너랑 백여년 전 함께한 동료이자… …널 사랑했던 사람. (이제는 듣지 못할까. 네게 담긴 영혼은 정말 그 이상한 것 뿐일까. 희망 하나라도 있다면 구해낼 방도라도 생각해보겠는데, 그딴 게 지금 생각날 리가 없으니…) 응, 나는 그것밖에 한 말이 없어. 장담컨데, 분명 미쳐갈 거야. 너처럼.. 네가 제정신 아니라는 건 네가 제일 잘 알 것 같은데, 안 그래? (지켜낸 세상이 부질없어. 너의 행복을 바라기는 이미 글러 먹었어. 널 위해 지키겠다는 의지도, 선택도 이제는 없을 테니까.) 망하는 걸 바라진 않아도 남은 인류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일궈낼 수 있도록 해야지. 모든 걸 통제하고 이상적인 것을 만든다면 결국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 바보가 될 뿐이잖아. 그러니까… 내가 봤을 때는, 클라시카.
죽는 게 나아. 너도, 나도. 이 세상에 혼란을 불러올 뿐이라면.
 
클라시카:그런 의견이구나. 널 존중해.
넌 늘 그랬지. 네 정의를 위해 반대하는 녀석들을 부정하고 이하생략... 아, 부정하는 건 아니야. 그게 필요한 때가 있었고 있으니까. 문제가 있다면 지금 상황도 네 기준에서는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걸까나...
 
클라시카:참 이기적이야, 비아크. 널 사랑하고 믿었던 사람들을 전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트려야 속이 시원하겠단 얘기구나.
괜찮아, 내사랑. 네가 정 그러길 원한다면 나도 내 정의를 위해 다시 널 죽이면 될 일이니까. 그 과정에 감정은 담기지 않을 테고. 난 여전히 널 사랑할거야.
 
클라시카:이왕이면 네가 바라던 세상을 만들길 바랄게. 아마 그래봤자 믿어왔던 이들에게 배신당하겠지만. 배신당한 후에는 이번에는 정말로. 너 혼자 해결해야 할테지만.
네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하네... (기대고 있던 난간에서 등을 떨어트려 당신에게로 걸음을 옮긴다.)
 
클라시카:이번에야말로 무언가 다르길 바랄게, 나의 영웅.
 
비아크:…그래, 나의 유일.
이제는 아래로 내려가는 게 좋지 않겠어. 우리 둘 중 누구라 하더라도. 세상은 끝이 있기에 아름다울 수도 있잖아. 나를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래 전에 죽어버린 것 같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마저도. (추락,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이번 한 번, 죽음을 향해 발을 딛게 될 아이야. 내가 먼저 부숴져 스러지더라도 다시 한 번 네게 올 테니, 몇 번이고 네게 되돌아올 테니…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 나 역시 그럴 테니.)
언제나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한결 같았거든. 우리가 싸워야 한다면, 이게 내가 마지막으로 너와 평화롭게 나눌 수 있는 시간이라면 이 말은 해야 되겠네.
나는 너를…
사랑해.
사랑했어, 클라시카.
 
비아크:사랑할게, 마지막까지.
 
최후의 전투에 관한 안내를 전송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치고박고 싸우는 것 또한 무관합니다. 어쩌면 그를 위해 이 자리에 섰으니까요.
 
선공은 비아크에게 양보하겠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비아크:(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한 번. 너를 위해서, 라고 생각할게. 네가… 안온하기를 바라. 내가 하는 일이 옳지 않다고 하더라도, 네가 해방될 수 있는 길을 여는 열쇠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라며, 손등으로 눈가를 닦고, 크게 한 발을 내딛었다. 쉴드를 부수기 위해서 총을 든다.)
사격(라/산)
기준치: 65/32/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클라시카:난 네가 상냥해서 참 좋아... (세워두었던 라이플들 쥐어들고 대충 자세를 잡는다.) 설득한다고 설득 당해주진 않을 거지?
 
비아크:좋다는 말에 멈칫하게 디는 나도 참 바보같다. (너라서 그런 거겠지만, 쓴웃음을 지어버린다.) 당연한 걸. 이미 결심한 걸 무를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잖아. …너 역시 그럴 거고.
 
클라시카:나야 뭐. 설득당하는 순간 시민들따위 죽던 말던이 되어버리는데. (일상적인 미소와 함께 라이플 총구를 당신에게로 향한다.)
대 크리처 살상탄
기준치: 80/40/16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5
 
비아크:젠장할
 
탕!! 하는 총성과 함께 당신의 몸체가 기울어집니다.
 
맞은 부위가 나빴던 걸까요. 의식이 멀어집니다.
 
비아크: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나, 여기서 쓰러질 수는 없습니다.
 
크리쳐로 된 육체는 빠르게 수복하여 정신을 붙듭니다.
 
기울어지는 몸체를 다잡으며 다시 전장에 자리합니다.
…하아. (맞았던 부위를 손으로 한 번 붙잡았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떠본다. 해야하니까, 하기로 했으니까… 흔들리지 말았으면 한다. 입술을 한 번 깨물고는입가에 고이는 피를 한 번 뱉어낸다. …제발, 한 번만. 그래도 역시 상처입히고 싶지 않아. 쉴드가 부숴지기를 마음 깊이, 간절히 바라며… 다시 한 번 총을 장전한다.)
 
비아크:
사격(라/산)
기준치: 65/32/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쉴드에 총탄이 박히며 커다란 금이 갑니다.
 
한 번만 더 맞출 수 있다면...
 
비아크:
사격(라/산)
기준치: 65/32/13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신이 빌고 빌던 간절한 소망은, 이따금 형태로 나타나고는 했다. 예를 들면, 너와 함께 옥상 건물에서 뛰어내려 도망갔던 때라던지, 세계라던지, 인류라던지… 무언가를 구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내던졌던 때라던지. 그리고, 너를 위해서, 오직 너를 위해서… 이 평화를 깨부숴버린 다는 것까지도.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이기적이고 배신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에 내 모든 선택은 너로 마침표 찍는다. 너와 함께하고자 도망쳤었고, 네가 살아갈, 너와 함께할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를 포기하는 선택하였으며, 이제는 너를 구하기 위해, 이 세상의 평화를 깨트려보려 한다. 빛으로 들어찬 세상이라고 해도 나는 네가 없으면 의미가 없어서. 너의 몸이 아닌, 진짜 너를, 이미 사라져버렸을 지 모를 네 영혼을 바라고 말아.)
클라시카. (나지막히 부르는 목소리는 다정하다. 평소에 보지 못했을 목소리를, 웃음을 함께 한 표정을 그리며, 총을 받치던 팔을 내린다.)
내가 다시 한 번 소원을 빌 수 있게 된다면,
그 때는 너와 함께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빌겠어.
… …이기적이라 미안해. 네 선택을 존중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하려는 일들을 용서하지 않아도 좋아, 막아서도 좋으니… …마지막에 마지막엔, 네가 웃으며 잠들 수 있기를 빌게.
 
비아크:(사라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사라져야만 하고, 부정하고 싶지 않지만 부정해야만 했다. 내가 지금 하려는 모든 행동은 결국 후회로 남을 테지만, 그래도… 응, 내 사랑. 나는 내 모든 선택에 책임을 져야하니까. 나로 인해 상처 받은 적이 있다면 미안해. 소중히 여겨줘서 고마워. 언제나, 늘, 사랑해. 네게 닿지 못할 말을 속으로 몇 번이며 되뇌이고, 품안에 넣어둔 열쇠를 꺼내들었다.) 네가 있어서 나는 늘 행복했거든. 그건 알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언제나 너를 믿고 싶으니까. 네가 소중하니까.
너와 모습이 같다 하여도 진짜 네가 아니라면 의미가 없어.
그러니 욕심내서 바라볼게. 네가 마지막에 사랑하는 게 나였기를.
 
클라시카:...그 선택으로 네가 행복할 수 있길 바랄게.
행복하지 않을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클라시카:아마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거야. 어쩌면 다른 가짜와 함께 할 수도 있겠지.
그럼에도 그게 네 선택이잖아. 넌 내 말을 듣지 않을 테고 나도 네 말을 듣지 않아.
...
잘 가, 비아크.
 
쉴드가 부서지는 소리가 선명합니다.
 
손 끝이 저리는 것이 죽었다 살아난 여파일까요. 아니면 일련의 혼잣말이 섞여버린 탓일까요.
 
쉴드가 부서지고 관리 체제에 탄환이 꽂힙니다.
 
그 자. 클라시카는 잘 가라는 말을 남기곤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난잡한 소리들 사이로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클라시카:어째서 그날 죽은 게 내가 아닌 너였을까.
 
하늘 높이 걸려있던 체제가 멈추며 땅으로 떨어집니다.
 
하나의 별이 수명을 다해 아래로 추락하듯,
 
긴 조명이 꼬리처럼 달라붙습니다.
 
마치 운석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비아크:…나는 그 때 죽은 게 네가 아님에 감사해.
 
굉음과 함께, 주변으로 둥글게 바람이 퍼져나갑니다.
 
둘의 옷자락과 머리카락 역시 크게 휘날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따스한 바람입니다.
 
그와 동시에 안전지대를 이루고 있던 하나의 가짜 세계가 부서집니 다.
 
화려한 조명이 흩어지며 검게 그을린 회색 벽이 드러나고, 관리 체제로 이루어진 것들이 붕괴합니다.
 
새하얀 빛이 번지며, 당신은 모든 것의 끝을 예감합니다.
 
클라시카는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수명을 다한 클라시카 역시 빛에 휩싸여 사라지고 있습니다.
 
클라시카:...만족해?
 
비아크:…그럴 리가.
앞으로는 네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야 할텐데.
 
클라시카:저질러놓고 만족하지 못한다니, 지금껏 해온 게 무너진 당사자 앞에서 할 말이 아니지 않아? (농담이라도 하는 어조.)
 
비아크:……미안해. (네 손을 조심스럽게 붙잡는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바스라질까, 불안한 듯 떨리는 목소리와 손.) 정말, 미안해…. (숙인 고개 아래로 조금씩 눈믈이 맺혀 떨어지고 만다.)
 
클라시카:미안하긴. ... ... ... (침묵이 이어진다. 무어라 답을 해야 할까. 망설임이 길기만 하다.) ... 됐어. 다 끝났는데.
 
클라시카:아주 옛날에는 미안하다고 듣고 싶긴 했는데. 이제 상관 없어진 것 같아.
 
비아크:… …난 아직도 듣고 싶은 말이 많아. (가늘게 떨리는 손은 멎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결말이… 행복할 리가 없잖아.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할 수 없는 게 우리 이야기의 끝이라니, 그런 거,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
 
클라시카:...네가 듣고 싶은 말. 내가 해도 되는 말이 아니잖아.
 
비아크:네가 그랬지. 너는 너고, 나는 나일 뿐이라고…. 정말로 그렇다면 괜찮지 않을까. 아니더라도… …해주면 안 될까?
… …사랑해. (잡은 네 손을 올려 조심스레 그 끝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떨어진다.) 나를 전부 줄 수 있을 만큼, 사랑했어.
 
클라시카:바보아냐... (이전의 세계를 떠올린다. 네가 없던 날, 네가 있었던 날. 네가 있는 것이 당연하던 날. 우리가 결국 갈라섰고, 서로를 부정하고 지금에 도달한 주제에.) 비아크, 넌 바보야. 늘 후회만 하고. 나중 일은 생각도 안 하고. 일단 움직이고 생각하는 버릇도 있는 것 같고. 충동적인데다 감정적이고.
...
.....
역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할래. 전부 거짓말 같잖아.
가짜로 만나서. 가짜로 헤어지는 편이 나은 것 같아.
안 그러면 남겨지는 쪽이 너무 외로우니까. 알겠지?
 
클라시카:...만나서 좋았던 것 같아.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아크:마지막인데, 너무하네…. …내가 할 말은 아니라는 건 알지만.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정리할 틈도 없이, 천천히 네 손을 붙잡았던 손에 힘을 풀며 그대로 놓았다.) …클라시카. 나 역시 가짜에 불과해. 살고 싶다는 잘못된 소원 하나로 이 세상에 남겨져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으니까. ……그러니, 너도 나도 가짜일 뿐이라면, 그래… 너 역시 내게 미련 갖지 않은 채 헤어질 수 있을 것 같지.
…만나서, 너와 짧지만 영원 같던 찰나에 함께할 수 있어서…
그 모든 시간들이 소중했고, 행복했어.
몇 백년이 지나도 한결같이 너를 찾아갈 수 있을 만큼.
 
클라시카:너의 존재에 감사해, 비아크. ...마지막까지 영웅으로 있어줘서. ...가장 밝은 별, 대해의 등대, 희망. ...같이 있어줘서 고마웠어.
 
비아크:…응. 나도, 고마웠어.
 
어쩌면 너만이 진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어지는 말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한,
 
아주 조용한 멸망만이 찾아옵니다.
 
클라시카는 사라집니다.
 
침식당해 괴로워하던 꼭두각시의 끈은 당신이 끊어주었어요, 그는 이제 편안할 거예요.
 
...
 
빛이 완전히 사라진 뒤 드러난 것은 100년 전 테러 때문에 황폐해진 안전지대입니다.
 
한참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검게 그을리고 여기저기 무너진 건물 위로 새파란 것들이 하나둘 돋아납니다.
 
응축된 마력이 제 자리로 돌아가고, 안전지대에는 100년분의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곳곳에 꽃과 나무와 풀이 피어납니다.
 
비아크의 발치에 핀 샛노란 꽃이 따뜻한 바람을 타고 흔들거립니다.
 
엉망이 된 거리에는 가동을 멈춘 안드로이드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사람들도 보입니다.
 
갑자기 멈춘 안드로이드를 끌어안은 채 패닉에 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또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정말 이 방법이 옳은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절대적인 잣대란 쓸모를 잃은 지 오래인걸요.
 
부모의 손을 잡고 길을 걷던 아이 하나가 떨어지는 분홍색 꽃잎을 주워듭니다.
 
꽃잎은 비아크의 이마 위에도 한 장 내려앉습니다.
 
자연스럽게 꽃의 출처를 찾던 비아크의 시선이 한 폐허 앞에서 머무릅니다.
 
만개한 벚나무 아래의 시멘트 바닥에는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니샤는 자신의 어깨에 기댄 채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잠에 빠진 아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살랑이는 바람에 연분홍색 꽃잎들이 휘날립니다.
 
당신을 알아본 그는 조금 웃습니다.
 
니샤 아메트리스:100년간, 깨어나지 못할 긴 꿈을 꾸는 것만 같았어요.
비아크 씨, 후회 없는 선택을 하셨나요?
 
비아크:…아니. (쓴웃음을 지은채 고개를 저어버린다.) …나는 늘, 후회 가득한 삶을 살았으니까.
…그래도 괜찮아. 응… 괜찮을 거야.
 
니샤 아메트리스:...저도요. 괜찮을 거고... 괜찮아 지겠죠.
상대를 위한 선택이었잖아요. 그렇죠?
 
비아크:응, 맞아, 니샤.
…소중한 사람을 위한 선택이었어.
 
니샤 아메트리스:저, 이기적이어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 선택으로 전부 슬퍼진다고 해도... 제가 망가지는 꼴을 지켜보게 하느니 이 편이 낫다고. 아마 서로 뒤바뀐 상황이었어도 그렇게 했을 거라고. ...정말 그랬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끝난 일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비아크.
어쩐지 굉장히... 졸린 기분이에요. 지금 잠들면 좋은 꿈을 꿀 수 있겠죠. ...아론을 만날지도 몰라요. (홀가분한 미소.) 잘 자요, 비아크 씨. 고맙고 또 고마워요.
당신은 우리에게 늘 그리운 사람이었어요.
 
니샤는 당신에게 작별 인사를 합니다.
 
당신은 이것이 잠시간의 단 잠이 아님을 직감합니다.
 
끝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비아크:…너희에게 도움이 됐다면 그걸로 다행이라고 생각해. 도와줘서 고마웠어, … …편히 쉬도록 해.
 
모두에게 공평히 찾아온 끝은 따뜻하고 온화합니다.
 
파트너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은 니샤는 다시 없을 만큼 안락하게 끝을 맞이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명을 다한 크리쳐의 편안한 죽음입니다.
 
또 하나의 꽃잎이 살랑거리며 잠든 이의 콧잔등에 내려앉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죽지 않기 위해 싸워온 이들이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요.
 
삶이라는 긴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는 것은 곧, 더는 바라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는 것,
 
혹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다음이 궁금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도 분명 행복할 것을 확신하고 눈을 감는 것.
 
많이 힘들었나요,
 
지금까지의 모험담을 돌아볼까요.
 
돌아보면 거칠고 고된 싸움이었지만, 당신의 발자취는 한평생이라는 기나긴 시간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부 다 읽어냈다고 책을 덮기에는 가장 중요한 ‘결말’이 남아있잖아요?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올 거예요.
 
굳이 100년의 세월이 흐르지 않아도, 모든 것을 홀가분하게 내려두고 죽음에 몸을 맡기는 날이.
 
가장 아름다운 결말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미사여구가.
 
험한 길이라 해도 조금 더 걸어갑시다. 해야 할 일이 잔뜩 남았습니다.
 
아직 이 세상에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걸요.
 
그러니 조금 더 살아볼까요.
 
분명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 거예요.
 
이 세계가 더는 클리셰 SF 세계관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잊지 마세요.
 
이 진부한 이야기를 빛낸 것은 당신임을.
 
ED. 모든 인간에게
 
...
 
...
 
...
 
EPILOGUE
 
비아크는 추락한 중앙 관리 체제를 회수하기 위해 안전지대 중심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팬 자리에 있어야 할 물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비아크: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새파랗게 돋아난 잔디 위로 무언가가 질질 끌린 자국을 발견합니다.
 
따라가 볼까요?
 
비아크:…뭐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생긴 자국을 따라가본다.)
 
자국을 따라 걸으면, 둔탁한 끌린 흔적에 불과하던 것은 50m쯤 지나자 어느덧 사람의 발자국처럼 모양이 변합니다.
 
그 발자국의 끝에는,
 
등을 돌린 사람 하나가 땅을 짚은 채 주저앉아 있습니다.
 
클라시카와 똑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이는 천천히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비아크:… …
 
지나치게 긴 머리카락은 검은 왼쪽 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드러난 심장부에는 열쇠 모양 탄환이 꽂혀있습니다.
 
비아크:클라시카…?
 
신체 일부에서는 고압의 전류가 흘러 곳곳에 청색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귓가에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던 미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것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클라시카와 같은 색의 눈에 당신을 담은 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파트너와 똑같이 생긴 그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그 순간, 당신은 진부하게도 세상이 멈춘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그는 잠시 제 얼굴을 만지더니, 또렷하고 기계적인 어조로 말합니다.
 
“인사하겠습니다.”
 
괴물이라기엔 지나치게 인간적이며,
 
“저는 구 방주이며”
 
기계라기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구 중앙 관리 체제입니다.”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끔찍한 존재.
 
“물론... 클라시카라고 불러도 괜찮습니다.”
 
사람이 아니게 된,
 
사람이었던 것들.
 
우리는 그것을 크리쳐라고 부릅니다.
 
오염되고 일그러진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살아 숨 쉬고 있어.
 
끝까지 맞서 싸운 누군가의 영웅,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후의 크리쳐들에게 이 시나리오를 바치며.
 
탐사자? KPC?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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