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Stack Icecream Hein
[유채] 10월의 반딧불이
TRPG PlayLog/그 외

 

Kpc.유현  Pc.채인화  Written By 청서

 

이 빛을 따라와.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줄게.

 

 

 
 
 
 
 
 
...
 
...
 
도입
 
문학선생님: 자율 학습 시간에 딴짓하지 말고. 선생님 자리에서는 다 보여!
 
... 빛?
 
채인화:
교육
기준치: 55/27/11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라?)
 
채인화:(내 체육복이랑 교과서들 다 저기 있을텐데...)
 
채인화: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학선생님: 채인화! 소지품 떨어졌으면 얼른 줍고 얌전히 자습해라!!!
 
채인화:네, 네...! (일단 대충 줍는 척 해본다...)
 
문학 선생님: 떼잉 쯧... 자습시간이라고 줬더니 딴짓들이나 하고 말이야.
저기 열려 있는 사물함도 네 거냐? 닫고 와서 자리에 앉아서 자습이나 해!!
 
채인화:(왜 이리 성질이시람...) 죄송합니다아. (사물함 쪽으로 털레털레 다가간다)
 
채인화: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
 
...
 
...
 
一日
 
첫 만남
 
???: 이,일어나아, 이런곳에서 자면 곤란해.
 
...
 
채인화:(제 눈만 한참 더듬더듬...)
 
채인화:(......진짜?)
 
채인화:(쓰레기통 당겨서 벗는다... 푸하!)
 
푸하ㅡ
 
채인화: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여우가 왜...!?
그러게요, 여우가 왜 두 발로?
원래 여우는 사족보행을 하는 동물이 아니던가요?!
 
???: 서, 서, 설마….
인간이다!!!!!!!!!
 
채인화:그럼 내가 인간이지 뭐겠어... 아우 시끄러워. (귀 막아보고)
 
채인화: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침침...)
 
채인화:(다 비슷비슷하네...)
 
채인화:마, 만지는건 좀 그런데... (슬금슬금 피해보고)
 
정체 모를 벌레: 뭐야, 정말 인간이잖아?
 
도깨비불: 미호, 왜 발견하자마자 바로 말하지 않았어?
 
미호: 쓰, 쓰레기통 도깨비인 줄 알았지!
 
뿔이 달린 여자: 이상한 옷을 입고 있네. 문을 열고 온 건가?
 
두 발로 걷는 쥐: 규칙을 지켜. 요괴 5대 철칙을 잊은 거 아니지?
 
도깨비불: 하지만, 우리끼리고 아무도 모를 거야.
 
두 발로 걷는 쥐: 안 돼! 선생님께 이른다!!
 
뿔이 달린 여자: 그럼 넌 빠져. 우리끼리 잡아 먹어버리자.
 
도깨비불: 좋아! 누가 어느 부위를 먹을래?
 
채인화:(이거 내가 들어도 되는 대화 내용인가...?)
 
채인화:.... 저, 저기... (공손한 자세 취해본다...)
 
요괴1: 헤에~ 뭐야! 듣던 대로 정말 말을 하잖아? (눈 반짝) 이봐, 뭔가 더 말해봐. 어?
 
채인화:방금 잡아먹네 마네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이죠... (공손해진 말투...)
절 드셔봤자 별 맛도 없을거고... 운동도 안 해서 물컹하기만 할거고...
아무튼 그러니까 이런 맛도 없는 인간 말고 다른 산해진미를 찾아 드시는게...?
 
요괴1: 싫은데~ 인간은 맛있다고 누가 이야기했단 말이지. (히죽 웃고는 다른 요괴들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어, 잠깐만!!! 어디 먹을지 나도 정하고 싶다고~!
 
늑대인간: 간만에 인간이라 반가웠지만, 미안하게 됐어.
감사히 먹도록 하겠다.
 
채인화:벼, 변명은 들어줘야 하는거 아니에요!? 이렇게 절 먹어버리면 분명 엄청 후회하실텐데??
 
늑대인간: (말하는 게 신기하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본다.) 어느 부분에서 말이지?
 
채인화:일단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이왕이면 후회없는 식사를 즐기시는게 그쪽도 더 마음 편할텐데? (비장해짐...)
 
늑대인간: 흥, 인간은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존재니까, 그 여느 때보다도 귀중한 식사가 될 텐데? (비웃음...)
 
채인화:귀중하기만 하면 다에요? 인간 하나 잡아먹었다고 자랑하고 다니고 싶으신가본데... 그 인간이 무척 맛 없다면 자랑거리는 커녕 입 밖으로도 못 꺼낼 주제가 되어버릴텐데도요.
그 쪽은 엄청 맛 없는걸 먹고도 나 이런거 먹었다~ 하고 자랑하고 다니셔요? (나라면 안 그런다, 하는 얼굴)
 
늑대인간: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구나, 인간. 하지만 어차피 내가 아니더라도 네놈은 여기서 다른 요괴들에게 먹히게 될 운명일 게 뻔한데 뭣하러 그 작은 머리통을 열심히 굴리는지 모르겠군. (큭큭)
(손톱으로 머리 툭, 건들인다.) 인간들은 겁이 많다 이야기하더니 모두가 그런 건 또 아닌가보군 그래.
 
...
 
...
 
???:다들, 장난이 짓궂구나. 철칙을 잊은 건 아니지?
문을 넘어온 손님은 건드리지 않기로 선생님과 약속했잖아.
 
뿔이 달린 여자: 그래, 현이 마음대로 해.
 
도깨비불: 쳇, 인간이 별미래서 기대했는데….
 
???:... ...미안하게 되었어. 다친 곳은 없니?
 
채인화:구,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긴장이 풀린 듯)
 
???:이런 많이 놀랐나보구나…. (앞에 앉아 차분히 시선 맞춘다.) 안심하렴, 저 아이들처럼 너를 해칠 일은 없을 테니까.
 
채인화:사실 이대로 꼼짝 없이 잡아먹히는 줄만 알았어요... 갑자기 이런 일에 휘말린 것도 서러운데, 이렇게 죽는 줄 알고... (심호흡이나 몇 번 하다가)
 
???:...미안해, 아이들이 무례하게 군 것에 대해서는 대신 사과하마. (...) 이곳은… 느꼈겠지만 인간이 있을 곳이 아니란다. 문이 열리는대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
신목을 통해서 넘어온 것이겠지?
 
채인화:... 신목이요? (난 분명 사물함이었는데. 생각하며 고개 기울이다가)
이유가 신목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청 까맣고, 반딧불이도 많았어요. 그거 밖에는 기억이 나지를 않아서...
 
???:… (고개를 살며시 기울인다.) 이곳과 연결되는 통로는 신목밖에 없으니 아마 맞을게야. 지금까지도 모두 신목을 통해 넘어오기도 했고.
그나저나… 네게는 조금 곤란하게 되었어. 다음 문이 열리는 날은 축제가 끝나는 날이라, 사흘 뒤거든...
 
채인화:전 그럼 여기서 사흘은 지내야 한다는 말씀이신거에요...!? 저 방금 여기서 죽을 뻔 했는데도?? (억울....슬픔...)
 
???:…내, 내가 정한 것이 아닌지라... (곤란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우선 일어서며 네 앞으로 손을 내민다. 잡고 일어서라는 듯.) 그래도... 남은 사흘 동안은, 내 너를 지켜줄 테니 걱정하지마. 신목을 통해 넘어온 인간을 보호하고 돌려보내는 게, 내 역할이니까.
이곳에 사는 요괴들 중에서는 강한 편이니... 믿어도 좋단다.
 
채인화:...그 쪽탓이라는건 아니지만 나름 큰 위기를 넘긴거라구요, 저는... (손 내밀어진 것 보면 슬쩍 힘 주어 잡고 일어난다. 무릎이나 몇 번 탁탁 털고는) 그때까지는 지켜주시는거죠? 한 번 빚 졌으니 다음에도 믿어볼게요.
 
???:그래, 무슨 일이 있어도 네가 인계로 돌아가기 전까지, 다치는 일은 없도록 할게. (그래도 어디 다치거나 하지 않은 건 맞나 보군... 옆으로 살짝 비켜서며 숲 한 쪽을 바라본다.) …이곳은 이계야. 너희 인간들이 사는 곳은 인계라 부르지. 아마 시간은 조금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으니... 문이 열리는 대로 돌려 보내주도록 할게.
그러고보니, 정신이 없어 이름도 묻질 못했구나. 내 너를 무어라 부르면 될까?
 
채인화:그 정도면 되었어요. 너무 뭐라 할 생각은 없었기도 했고, 괜히 부담을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기도 하고... (시선 가는대로 주변 둘러본다. 주변 숲 부터 제 뒤의 신목이라 불리던 것 까지.) 그럼 여기서의 사흘도 본래 세계에서는 전혀 다르게 지나갈 수도 있다는거구나... (눈 끔벅이다가)
인화라고 불러주세요. 그러니까, 그 쪽? 당신? 은 제가 뭐라고 부르면 될런지...
 
???:그래. 무사히 돌아갈 수 있어. 지금까지도 많은 인간들이 신목을 통해 넘어왔었으니까. (너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지. 안심해, 약속은 지킬 거니까.)
…나는 유현이란다. 현이라 불러다오. (잠시 뜸...) 나이도 엇비슷해 보이는데, 말은 편하게 해도 돼. 존대가 편하다면 그리 해도 좋고. (물론 인간은 수명이 짧다 했으니 이계와 인계에서는 보이는 것 비슷해도 나이는 다를 것 같기는 한데...)
 
채인화:지금과 비슷한 경우가 한 두개 이상은 있다는게 얼마나 안심되는 일인지 방금 깨달아버렸어요. 요괴라던지 그런건 책이나 영상 매체에만 나오는 일인 줄 알았더니, 실제로 있었구나... 아무도 안 믿을만 했네. (네 머리 위 여우 귀나 가만 바라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분장의 퀄리티는 아니지 저거?)
아, 그럴까? 그래도 돼? 그럼 그냥 현이라 불러야겠다. 이러니까 더 친밀감도 들고 좋네~ 아까는 뭣도 모르고 싹싹 비느라 공손하게 대했더니만 작은 머리통이니 뭐니, 맛있어보인다느니 귀한 별미라느니... (투덜대다가)
 
유현:하하, 아무래도 그렇지. 인계에서 요괴들이 그런 존재이듯, 이계에서도 인간들이 그런 존재란다. 책으로만 전해지고, 구전으로 전해져 사실 확인을 해본 요괴들조차 손에 꼽는... 그런 이야기인 셈이지... (쫑긋... 시선에 귀가 살짝 움직인다. 뒤에 있는 꼬리도 조심히 살랑...) 신기하니?
그래, 그리 불러다오, 인화야. (투덜대는 것을 보고 옅게 미소 짓더니 옷깃을 한 번 정리하며 짧게 심호흡을 한 번. ...아이들에겐 내가 이야기해둘게.) 눈치는 챘을 것 같지만... 인화 네 뒤에 있는 게 신목이야. 아마 되돌아갈 때도 저 신목을 이용해 돌아가게 되겠지. 100년에 한 번 축제게 열릴 때마다, 이렇게 인간들이 이계에 발을 딛곤 해. (그만큼 흔한 일은 아닌 게지...)
 
채인화:(진짜 신기하다...) (두리번두리번)
 
유현:(두리번 거리는 걸 보곤... 아.) 저곳은 영월호라는 곳이야. 요괴들이 수업을 받는, 교육기관이란다.
 
채인화:이계에도 학교가 있어? 그래서 아까 선생님이라고 했던거구나... (호오.)
 
유현:그래.., 500살에서 800살 즘이 되는 요괴들이 수업을 받는 곳이야. 학년 구분 없이 누구나 100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을 통과하면 졸업할 수 있어, 600살즘에 최연소 졸업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고개를 끄덕.) 네가 이야기하는 '학교'는 어떤 곳이니?
 
채인화: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나뉘는데... 그 전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라는 곳에서 간단한 교육을 받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 아니 잠깐만. 500살? 800살?
나 아직 20살도 안 되었는데!?
 
유현:... ...그렇구나.
(어리군.)
 
채인화:... 현, 혹시 몇 살...?
 
유현:... ...몇 살인지는 비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우선은, 영월호 안에서는 최고학년이야.
 
채인화:(500살에서 800살 즈음 이랬으니까...) 현이 우리 할머니보다 더 나이 많아. 얼마 전에 칠순잔치 하셨었는데...
 
유현:... ...역시 인계와 이계는 시간의 흐름이 많이 다르군... (변명이라고.)
 
채인화:그거 변명이라고 하는거 아니지? (정곡이나 찌르고 웃음...)
 
유현:(큼.) ...아무튼, 시간도 늦었으니 우리집으로 가자. 밖에 있다보면 또 아까처럼 짓궂은 요괴들이 나올 지도 모르니까.
...아, 역시 조금... 위험하려나. (곰곰.)
영월호 학생들과 달리 축제에 오는 요괴 중에는 난폭한 녀석들이 많거든.
그 녀석들한테 인화 네가 인간인 게 들키면, 아까 같은 상황이 일어나게 돼서 곤란하니까...,
당분간 쓰레기통 요괴 흉내를 내는 건 어떨까 싶은데. 괜찮니? (농이다.)
 
채인화:(공감한다는 듯 가만히 듣는 중... 그치, 아까같은 요괴들을 만나면 꼼짝없이 별미 행일테니... 응?)
그럼 아까처럼 쓰레기통이나 뒤집어쓰고... 현이 옆에 찰딱 붙어있어야겠다. (혼자서 고통받지 않겠다는 심보.)
앞이 보이질 않을테니 어쩌겠어-
 
유현:... ...이런. (농담이었는데. 시선 잠시 허공에 두었다가 웃으며 고갤 끄덕인다.) 우선은 갈까. ...쓰레기통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기는 하니까 말이야.
 
채인화:다른 방법이 또 있어? 요괴 흉내를 내는 다른 방법이라도 있나... (일단 고개 끄덕이고) 변장 같은거겠지 일단?
 
유현:응, 비슷하지. 네게 해가 가는 방법은 아닐 테니 걱정하지는 말고.
뭐랄까... 정석대로 이야기하자면, 내 요력을 사용해서 잠시 너를 잠시 요괴처럼 보일 수 있게 할 수 해야 하나.
물론, 분장일 뿐이니... 가까이서 보면 티는 나겠지만, 대체로 요괴들과는 오래 이야기할 일이 없을 테니 괜찮을 게야.
 
채인화:초능력 같은건가... 어릴 적에는 나도 그런거 갖고 싶었는데! 하늘을 날아다닌다거나, 순간이동이라던가~ 진짜로 있을거라고 생각은 못했지만서도. (흠...)
그럼 무슨 요괴로 보이게 해줄거야? 쓰레기통만 아니면 뭐든 괜찮을 것 같긴 해. (농이다.)
 
유현:비슷하지. 대신, 요력은 생명력과 마찬가지라 대부분은 이런 곳에 사용하지는 않고... 본인을 지키는 데에 사용하는 편이란다. 나는 차고 넘쳐서 너를 도와줄 수 있는 거고. (강하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다며 네 손을 잡은 채 숲길 쪽으로 향한다.) 글쎄, 아직 고민중이긴 하다만, 네게 어울리는 걸 가는 동안 한 번 생각해볼까...
 
채인화:... 내가 썼다가는 칠순잔치는 커녕 쉰도 못 넘기고 객사하겠네... (그런 쪽으로 연관이 되어있을 줄은 몰랐는데, 덧붙이고 가만 따라간다. 강하다는게 헛소문은 아니었구나...) 그럼 나도 현이 것 같은 동물 귀나 달아줘. 아님 커다란 날개도 좋고, 뿔은 어때? 역시 고민되네-
 
유현:후후, 그렇지. 더불어서 요괴들에게만 있는 것이니 인간인 네가 사용할 수 있을 리도 만무하고. (어차피 호위도 있는 마당에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며 뒤를 한 번 돌아 너를 바라보곤 마저 걸음을 옮긴다.) 그렇다면… 동물도 잘 어울릴 것 같구나. 너를 보니 작은 소형 동물이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해서 말이야.
 
 
유현:집이 조금 깊숙한 곳에 있어서... 네가 올라가기엔 조금 불편할 지도 모르겠네. 힘들면 이야기하렴, 업거나 안고 올라가줄 테니.
 
채인화: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끙차)
 
유현:힘들지는 않아?
 
채인화:생각보다 괜찮은데?
 
유현:체력이 좋구나, 다행이네.
 
채인화:앉아서 공부하는 것도 다 체력싸움이라구.
 
유현:후후, 그렇구나... 여기서나 저기서나 공부하는 건 똑같은 모양이네.
 
채인화:아무래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대학에 가기는 힘들테니,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기는 힘들테고... (조금 암울해지나...)
 
유현:저런... 인계는 여러 모로 학업을 중요하게 생각하나보지? (암울해진 거 보고 잠시 뻘뻘...) 그래도 인간이든, 요괴든... 모두 잘하거나 좋아하는 게 하나씩은 있을 테니, 무엇이든 해보면 괜찮지 않을까.
 
채인화:(강아지는 주워온 적 있는데...)
 
유현:...혹시,
여길 알고 있어?
 
채인화:어... 아니, 이런 곳은 오늘 처음 오는데. 반딧불이가 이렇게 많은 광경도 본 적이 없고...
 
유현:으음, 역시 그렇겠지? 인계에는 반딧불이가 많이... 없다고 들었으니까.
 
채인화:
심리학
기준치: 20/10/4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
 
유현:자, 이 쪽으로 오렴, 인화야.
 
채인화:아, ...응. 여기만 건너면 되는거야? (조심조심 다가가서는)
 
유현:응, 여기만 넘어가면 된단다. (고개를 한 번 끄덕, 먼저 조각배 위에 올라서, 네 앞으로 손을 내민다.)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
 
채인화:그럼 넘어지지 않게 더 힘내서 가야겠네. (작게 웃곤 네가 내민 손 잡아 조심스럽게 배 위로 올라가본다.) 아까 그 수풀들도 헤치고 왔는데 여기서 넘어지면 억울하지.
 
유현:맞는 말이네. 인화 너는 운동신경도 좋아보이던데... (그래도 방심이 화를 부르기도 하니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
 
...
 
유현:혹시, 인계에도 반딧불이의 전설이라는 것이 있어?
 
채인화:전설? 전설까지는 없고, 그냥 반딧불이가 살고 있는 곳은 엄청 깨끗한 청정지역이니까, 두고두고 아껴주자는 것만 엄청 배워서...
 
유현:아아, 인계에서는... 그런 의미로 보이고 있구나.
이계에서는, 반딧불이는... 많은 의미로 특별하고, 전설이라 불릴 만한 여러가지 존재로 이야기되고 있거든.
 
채인화:난 그냥 여기가 엄청 깨끗한 곳이겠거니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쪽이었구나. (잠시 생각하다가) 그럼 여기는 엄청 특별한 곳 이겠네? 반딧불이가 엄청 많잖아.
 
유현:이계와 인계의 반딧불이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네 말대로 이곳 역시 무척이나 깨끗하게 정화되어 있는 곳이라는 거겠지. (이어지는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계에서... 반딧불이는 운명과 길조의 상징이란다. 춘하추동을 가리지 않고 인연이 맺어지는 곳에는 반딧불이가 함께한다는 전설이 있지.
그 외에도... 어두운 밤의 길잡이가 되어 여행객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며... 저승으로 향하는 망자가 다른 길로 새지 않도록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
그래서 이곳의 연인들은 반딧불이가 가득한 숲속에서 부부의 연을 맺고는 한단다. 그 때 함께한 반딧불이가 잃어버린 인연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인화 네가 듣기에는 어떠니? 믿을 만한 이야기인 것 같아? (장난스레 웃으며 바라본다.)
 
채인화:엄청 깨끗한 곳에 살고 있구나? 집 터 하나는 잘 잡았네. (농인 듯 웃고는 가만 생각하다가) 운명과 길조의 상징에, 밤에는 길잡이가 되어준다라... 별자리랑 비슷할지도? 밤에 밝게 빛나고, 점도 치고 신화도 있을 만큼 상징적이니까. (여기서도 그러려나, 하는 생각에 하늘 한 번 바라보다가)
그치만 일단 엄청 낭만적이라고 생각해. 매번 교과서만 보다가 이런 이야기를 들어버리면 얼마나 흥미로운지 현이 넌 절대 모를 걸. (키득 웃고)
 
유현:그런가. 처음엔 내가 좋아해서 잡은 장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곳이기는 해. 반딧불이도 가득한 이 호수는, 언제봐도 아름다우니까. 인화 네 말을 들으니 깨끗한 곳에 집터를 잘 잡은 것 같다는 장점도 하나 더 생겼구나. (이곳은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 달까... 작게 중얼거리다가 노를 젓는 속도를 늦춘다. 여유롭게 가고 싶기라도 한 건지...)
교과서... 그 곳에서는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기에 이런 소소한 전설도 재미있게 느껴진다는 건지. 많이 어렵니? (인계가 이곳과 비슷하다 들었던 것 같은데, 계속 멈춰있는 이곳과는 다르게 인계는 점차 변해가기는 하는 건가...) 재미있는 일들은, 따로 없나?
 
채인화: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채인화:(별이 없네...)
 
유현:(먼저 내려서는 익숙하게 손을 내민다.) 자.
 
채인화:(조심스럽게 일어나서는 내민 손 익숙하게 붙잡아 발 디디곤) 고마워-
 
유현:...집이 그다지 넓지는 않을 거야. 나 혼자 사는 곳이니까.
 
채인화:잠시 얹혀지내는건데 뭐... 내가 그런 것 까지 따질만큼 염치없는 인간은 아니라서.
 
유현:염치 없다 이야기할 건 아니었지만... (큼.) 그래도 최대한 불편하지는 않게, 편하게 지낼 수 있게는 해줄 테니 우리 집에 있는 며칠은 친구 집에 놀러온 사람처럼 있으렴.
 
...
 
...
 
유현:우리 집에 있는 침구는 하나니까..., 인화 네가 방에서 자도록 해. 나는 밖에서 자도 괜찮단다.
 
채인화:집주인을 두고 홀로 편하게 자는 염치없는 손님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좀 미안하네... 내가 밖에서 자도 괜찮은데.
 
유현:굳이 따지자면 네가 손님이잖니. 손님을 밖에서 재운다고 내 마음이 편할까. (괜찮다며 제 양팔로 팔짱끼고는 눈웃음 짓는다.) ...그러니 사양하지는 마렴. 동물모습으로 있을 수도 있고, 오히려 집에서 잔 적보다 집 밖에서 잔 적도 많아서 익숙하니까.
 
채인화:그으럼... 사양하지 않고 감사히 방에서 자도록 하겠습니다. (멋쩍은 듯 웃나 싶다가) 꽤 아늑해보이는데도? 이런 좋은 곳을 두고 왜 밖에서 더 많이 밤을 보낸거야?
 
유현:(그래그래, 그렇게 해다오. 착하구나.) 나는 신목을 넘어오는 인간을 보호하고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목을 관리하는 요괴니까. 이따끔 인계로 넘어가 사람을 잡아먹는다거나 하는 요괴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거든. (무서우려나, 입가를 만지작거리다가 주방 쪽으로 향한다.) 그런 일들이 있으니... 대부분은 신목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고는 해. 학교 수업은 이미 지겹도록 들은 것이라, 더 들어도 의미가 없기도 하고.... (그 덕분에 수업도 빼먹는 일이 많지.)
 
채인화:... 인간만 이계로 넘어올 수 있는게 아니라, 요괴도 인계로 넘어와서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옛 설화들 중에서 그런 나쁜 요괴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기야 했지만... 그럼 그게 사실일 수도 있다는 소리 아니야, (조금 무섭다고 느꼈는지 소름이 돋은 팔 만지작댄다. 주방으로 향하는 너 보며 가만히 서있다가) 하긴, 최고참인데 이미 다 들은 것들이면 굳이 더 들을 필요가 없긴 하겠다. (잠시 생각하나 싶다가) 그럼 졸업해버리면 되는거 아닌가? 왜 아직 최고학년으로 남아있는건데?
 
유현:응… 아무래도 그 쪽 세계에서도 퍼질 수밖에 없겠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니, 소문에 불과하기는 하겠지만… 혹시나 하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신목 자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내가 관리하고 있는 거란다. 나도 아이들이 인간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들은 안 했으면 좋겠으니까…. (그래도 지금은 그런 일은 없으니 안심해. 그런 말도 나지막히 덧붙인다. 찬장을 조용히 뒤적거린다.) 아… (잠시 멈칫, 네 쪽을 돌아본다.) 사실, 졸업할 시기는 한참 전에 지났어. 그냥 내 고집으로 안 하고 있는 거긴 해. 으음… 생각보다 별 이유는 아닌데,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그래서, 그냥 피일차일 미루고 있는 거지.
 
채인화:그래도 일단 일어났던 일이라는 뜻 아니야...? 인간들이 이리로 넘어오기만 했다면 현이 이리 바쁘게 살지는 않았을걸, 집에도 제대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이런 식의 너무한 업무면 우리 쪽에서는 완전 블랙기업이라고 부른다구. (나름 분위기라도 풀어보려는건지 농이나 치다가) 그럼 그냥 현의 의지로 남아있던거야? 난 또 무슨 심각한 이유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고개나 기울이며 네 쪽에 여전히 시선 주다가) 기다리는 사람... 혹시 소중한 사람이라던가, 그런 쪽? 어쩌다보니 첫눈에 반해서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던가- (꺄르르 웃으며 네 팔이나 툭툭 쳐본다. 나름 순정파 아니야, 이 요괴?)
 
유현:어쩔 수 없지 않니. 이계와 인계, 모두 문이 열리는 시간은 똑같아. 인간들은 대다수 인화 너 처럼 얼결에 오는 것이지만, 요괴들은 방금 이야기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갈 수도 있잖니. 힘든 것은 우리가 감수 해야 하는 게 당연한 거야. (같은 세계에 산다고 해도 봐줄 수 없는 일이라는 건 존재하니까. 괜히 네 머리나 한 번 쓰다듬고 거실로 보내준다. 자자, 앉아 있으렴. 먹을 거라도 가져다 줄 테니. 가벼운 투로 이야기하며 웃어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참. (툭 치는 걸 보고는 픽 웃다가 잔 하나를 꺼낸다.) 그런 쪽이 아니라, 선생님이란다. 선생님께 드린 물건이 있는데, 잘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서 말이야. 도통 돌아오질 않으시니, 내가 그 자리 그대로 기다리고 있는 게, 훨씬 찾기 쉽지 않겠나 싶어서.
나야말로 궁금한데. 인간들은 수명이 짧아 사는 세월이 그리 길지 않다고 들었다만... 인화 너는 그런 경험이라도 있는 것이야?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했다던가, 사랑한다던가... 그런 마음을 키워본 적이 있느냐 묻는 거란다.
 
채인화:그렇구나아. 생각해보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요괴들이 요력이라도 써버리면, 우리같은 인간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 같았는 걸. 그리고 괜히 분쟁이 일어나는 것도 바라지는 않고... (머리 쓰다듬어지자 눈이나 끔벅인다. 알겠다며 답하고는 곧장 터덜터덜 거실로 걸어가서는 적당한 곳에 자리잡아 앉고) 선생님? 에이, 난 또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들을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선생님이셨구나. (어떤 물건이었는데? 되묻고는 네가 꺼내던 잔에 시선 준다.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걸 보면 엄청 좋은 선생님이셨나 봐. 하고 여전히 웃는 낯.) 그래도 요즘은 수명이 많이 늘어난 추세긴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아직. 우리같은 학생들은 연애는 커녕 공부나 해야한다는 소리를 엄청 듣고있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마음이 동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솔직히 말하면 가슴이 두근! 하고 뛰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누구보다 흥미진진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가족애도 사랑이라면야. 우리 집 강아지한테 첫눈에 반해본 적은 있지. (키득 웃곤)
 
유현:그런 일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내가 있는 거니까. (돌아가는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서랍장도 뒤적인다. 뭐라도 챙겨주려는 건지...) 후후, 미안하게도... 아직 첫사랑 같은 이야기 같은 건 내게 없어서 말이야. 사실 다른 아이들과도 그리 친한 건 아니란다. 연애는 커녕 친구도 그다지 없지. (수업도 잘 안 듣고, 신목을 지키는 일만 주로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져서. 무슨 물건이냐는 물음에는 입가에 검지손가락만 얹은 채 웃음으로 무마한다.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으니, 네게도 비밀로 하는 게 좋겠지? 처음 보는 사이에 비밀 공유 같은 건 너 역시도 부담스러울 테니 말이야.) 나도 비슷해. 누군가에게 설레거나, 사랑받고 싶은 기분보다는... 그냥 지켜주고 싶고 보고 싶고, 그런 가족애와 비슷한 사랑. 굳이 따지자면 난 동경… 같은 걸 지도 모르지. 사랑이라는 것은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서 네게 한 번 물어본 건데... 너 역시 모른다고 하니까 아쉽기는 하네. 인간에 대해서는... 잘 들어볼 기회가 없다보니까. (...사실,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그냥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만 있는 거라 다시 보면 사실 뭘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단다. 조곤 조곤, 낮은 목소리가 방 안에 울린다. 차분하고 단아한... 쉽게 흩어질 것 같은 옅은 소리. 불을 만들어내더니 그 위에 작은 주전자를 얹는다.) 아까도 넌지시 물은 것 같긴 한데... 혹시, 배가 고프지는 않니? 여기 온 이후로 먹은 게 없을 것 같아서.
 
채인화:역시 블랙기업 일지도 모르겠어... 어쩜 나쁜건 여기나 저기나 똑같은지 모르겠네. 보수라도 받아가면서 일해야 하는거 아니야? 현 혼자서만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는것 같아서 그러지. (분명 처음보는 이 지만 이런 이야기를 듣고있으면 자동으로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가 없는 사람의 심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는 네 뒷모습이나 올려다본다. 무얼 저리 분주하게도 움직이는건지 원...) 첫사랑이 없다는건 나도 아직이니까 이해하겠는데... 친구도 없어? 난 아까 그 요괴들을 쫒아준 것도 나름 친구로서 엇나가는 이들을 바로잡으려 충고하는, 그런 쪽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냥 반장이나 대선배 같은 느낌으로 그러지 말라 했던 거였구나. (어쩐지 불쌍하다는 마음이 배로 더 늘어나버렸다. 친구도 별로 없이 지낸다는게 얼마나 외로울지는 그닥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인지...) 동경이랑 사랑은 한끗 차이라고도 하잖아? 동경에서 사랑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사랑에서 동경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러니까 어쩌면 헷갈리는게 더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몰라. 사실 그닥 다르지는 않을지도. 내가 보던 매체들의 사랑도 어딘가는 과장이 되어있는 부분들이 많기도 했고... (세상 모든 사랑이 핑크 빛이지는 않을테고, 세상 모든 첫 키스가 레몬 맛은 아닐테니까.) 그건 만나보면 알겠지 뭐. 매번 상상만 하는거랑 실제는 얼마나 다른데. (불이 만들어지는 것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네 질문에 그제서야 제 배에 손 올려본다. 그러고보니까 조금 고픈 것 같기도 하고... 대답하며 멋쩍은 듯 웃기 바쁘다.) 생각해보니까 오기 전에 아침도 먹은 기억이 없네...
 
유현:…예전엔 있었는데, 동문들은 대체로 다 몇 백년 전에 졸업을 했으니까. 각자 다들 잘 살고 있기도 할 테고, 영월호에 다시 돌아올 일이 없지. 그렇다보니까... 어쩔 수가 없더구나.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며 손이나 휙휙 내저었다. 괜찮아, 익숙하거든.) 네 말대로 그 아이들을 나를 무서워하는 것에 가까워. 내가 그리 날이 선 성격은 아니지만... 강한 요괴이기도 하고, 신목의 관리자이기도 하니까. 하지 않아야 될 행동들을 짚어주는 것 뿐인데, 저리 싫어하고 무서워하니 나로서는 별 방법이 없더구나. (그래도, 이번에 인계에서 온 네가 나를 잘 받아주어 다행이지. 장난스럽게 덧붙이고는 잔 두개를 들고 네 앞으로 와서 앉았다. 탁자 위에 따뜻한 음료가 두 개 놓여진다.) 꿀에 타락(*우유)을 탄 것이야. 긴장도 했을 텐데 따뜻하게 마시렴.
동경과 사랑은 한 끗 차이라... ...그래도 그 분은 내게 스승이고 은인이니까. 불손한 마음을 품고 싶지 않은 게 사실이기는 하구나. (후후, 웃음 소리를 흘리고는 가볍게 책상을 톡, 톡... 꽤나 긴 손톱으로 두드린다.) 사랑을 하면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바뀌기는 하는 모양이다. 동문들 중에 졸업을 포기했다가 마음을 다 잡은 아이도 있었고, 외롭다 울던 아이는 웃게 되기도 했으니. (어쩌면, 다른 것들보다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일 지도 모른다. 풍경으로 남는 것들보다도, 훨씬 더 오래, 마음 깊이.)
아, 그리고 먹을 것 말인데... ...우리집엔 내가 자주 먹는 것들밖에 없기도 하고, 이건 네 취향이 아닐 것 같아서... (...곤란한 표정이다.) 배가 부르지는 않겠지만, 과일 같은 거라도 괜찮겠니? 내일은 축제가 있으니, 가면 네가 먹을 만한 것들도 있을 거야.
 
채인화:최고참의 서러움이구나... 내가 몇 백살은 넘게 먹어본 적이 없으니까 뭐라고 위로를 해줘야 할지도 잘 모르겠네... 현이 직접 만나러 갈 수는 없는거야? 편지라도 적어서 보내본다던가. 다들 현이랑 비슷한 나이면 지금도 잘 살고 있을텐데도. (휴대전화나 컴퓨터 같은게 여기는 있을리가 없지... 생각하며 내저어지는 손 따라 눈동자 굴린다. 그나마 편지가 제일 빠른 방법 아닐까 싶어서.) 생각보다 인상은 부드러운 편인 것 같은데 왜 무서워하지, 여기서는 힘이 모든걸 결정하지는 않을거 아니야. 그럴거면 학교도 없었을테고. (저를 먹어버리겠다며 위협하던 요괴들 생각한다. 꼬리 말고 도망가는 강아지 마냥은 보이지 않았는데도...) 그래도 날 구해줄 때는 엄-청 멋져보였어. 이대로 죽는줄만 알았는데, 영웅처럼 구하러 와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고맙게 잘 마실게, 덧붙이고는 네가 올려 둔 따뜻한 잔 들어 한 모금 마셔본다. 달콤한 느낌이 좋은지 웃음기 도는 얼굴로) 그치만 사랑은 어쩔 수 없는거 아니야?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긍정적인 감정을 품는 것 까지는 당사자도 상대도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걸. 요괴던 인간이던 사랑은 참 많은 것을 바꾸나보네. 어디까지가 동경이고 어디까지가 사랑의 범위인지는 모르겟지만 사실 그다지 구분 짓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지기도 하고? (우유 한 모금 더 머금어 삼키고는 마저 대답한다. 그런거 과도하게 생각하면 머리 아프잖아. 나중에 어련히 알게되겠지.) ...엥. 내가 먹기에는 영 힘든거야? 나야 과일 같은 것도 괜찮긴 한데... 우유도 나름 요깃거리는 되는 것 같고. 대체 평소에 뭘 먹고 살길래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여우가 평소에 뭘 먹고 살더라. 역시 포도? 이런 곳에 포도가 존재 할리는 없을 것 같고...) ...징그럽거나 그런건 아니지...?
 
유현:위로해주지 않아도 괜찮데도. 걱정마렴, 네 말대로 나는 몇 백살은 먹은 요괴이기도 하거니와, 홀로 보낸 시간도 그만큼 많은 요괴야.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렴. 나보다는 네 몸을 걱정해야지. (이곳은 이계잖니, 인계도 아니고. 잔을 들어 가볍게 한 모금. 이내 다시 손을 내린다.) 편지...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 하지만... 잘 지내고 있는 이에게 사이가 서먹한 이가 편지를 보내봐야, 달가워하기보다는 얘가 왜 편지를 보낸 거지? 라는 반응이 가장 먼저 나올 게 당연하잖니. 괜히 불편해지고 어색해지는 것보다는, 스치면 인사할 수 있는 사이. 그 정도로 나는 족하단다. (너무 내 인간관계에 대해 심한 걱정하는 듯 하구나. 괜찮다, 안화야.) ... ...하하! 그랬니? 그거, 영광인 걸. 네 눈에 멋진 요괴로 보였다면야... 물론, 내가 구하기 전에 다른 요괴들이 먼저 멈추었다면 좋았을 것을... 다들 이제 철칙은 조금씩 잊고 있는 모양이네. (쓴 웃음 한 번 짓다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건다.) 앞으로 남은 사흘 역시 네게 그런 존재가 되마. 그러니 걱정말고, 네가 인계로 돌아가기 전까지 이계에서 즐거운 기억만 가져갔으면 좋겠어. ...내일 축제도 데려가줄 테니 말이야. 아마 집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즐거울 게다. (괜히 어수선하고 아무것도 없는 우리 집에서 시간을 떼우는 것보다야 그 편이 더 낫겠지? 네가 괜찮은 곳이라고는 했지만... 무료하잖니. 이계의 풍경도 꽤 아름다우니, 편히 둘러 보고 가거라.) 그래,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지... ...네 뜻이 무언지 알겠다. 굳이 구분하지 않더라도 마음 속 깊이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건 사랑일 것이야. 가족, 동료, 친구, 연인... 모두 말이다. 꼭 연인만이 그 사람의 인연은 아닐 테니까. 이렇게 된 거, 네게도 언제나 늘 좋은 인연으로 가득한 삶이 되기를... 바라볼까. 조금 욕심을 부려보자면, 특이한 곳에서 만난 나 역시도 말이지.
…그게, 아무래도. (잠시 뜨음) ...다른 인간의 반응도 그다지 좋지 않았던 걸 봐서는, 너에게도 달갑지는 않을 것 같아서... (인간의 기준에서 징그러운... 걸?지도?) 혹시, 도마뱀 먹어봤니?
... ...과일이 낫겠지?
 
채인화:음... 역시 간섭이 좀 심했나? 그렇게까지 뭐라 할 생각은 없었는데 걱정되어서 그랬지. 너무 이리저리 들쑤시고 다닌 것 같아서 미안하네, 현도 현 나름대로의 관계가 구축되어 있을텐데, 내가 그것까지는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 (눈썹 축 처진다. 우유로 목구멍 적시고는 네 말이나 유심히 듣는 듯 싶다가) 지금은 서먹한 편이야? 그래도 난 예전에 알고지내던 사람이 난 이렇게 지내고 있다고 편지를 보내주면 기쁠 것 같은데. 갑자기 기억이 나서 소식이 궁금해 보내보았다, 하면 어떨 것 같아? 현이 그런 편지를 받는다고 바꿔서 생각해보면 하지 않을까? (가만 생각하다가 고개 끄덕이곤)
진짜 멋져보였어. 생명의 은인이란 개념을 이렇게 일찍 체험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제대로 살아있으니 된걸까?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일을 해보았으니 조금 더 특별한 인간이 되었을 것 아니야, 나는. (농이나 치며 웃는다. 철칙이라는 말에는 고개 기울이고) 아까부터 계속 이야기가 나오네, 그 철칙이란거... 이계로 넘어온 인간을 해치면 안된다는 내용이라도 있는건가? (고개 기울이다가 눈 반짝인다. 축제?) 난 좋아! 안 그래도 우리 쪽에서는 곧 시험이라 공부만 하고있기 바빴거든.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던건 물론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껏 놀기에는 눈치 보이는 시기였던건 맞으니까. (사실 어릴 적 말고는 제대로 된 축제도 가본 적이 없는걸, 기껏해야 불꽃놀이가 전부였지. 라며 꽤나 들뜬 투다. 목소리 톤 올라간 채로 즐겁게 대답해주곤)
그치? 여기는 반딧불이도 많으니까, 좋은 부분으로만 생각한다면 분명 모두가 소중한 인연이 될 수 있을지 몰라. 사랑이 된다면 그것이 우리의 사랑일거고, 동경이 된다면 그것이 우리의 동경이겠지. 좋은 덕담을 들었으니 나도 현의 앞길이 밝게 빛나기를 바래줘야겠네? 처음 본 인간에게도 이리 다정하게 대해주는걸 보면, 분명 앞으로도 잘 살 수 있을거야. 내가 돌아간 그 이후라도 얼마든지. (곧 이어진 말에는 눈 조금 크게 뜬다. 꽤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나 몇 번 끄덕이고) 그러엄. 일단 난 현이 내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하니까, 현도 날 그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인간친구 사귀기 엄청 드물다? 나도 요괴친구 한번 만들어보자. (네 쪽으로 손 슬쩍 내밀어보고는 대답한다. 우정의 악수, 어때?)
뭐, 인간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기야 하겠지만은... (멈칫.) 도마뱀... 먹는구나... 어어, 존중은 하지. 그럼. 존중은 하는데... 우리는 도마뱀이 주식은 아니라서... (잠시 생각하나 싶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마뱀을 먹어 본 기억도, 먹어 볼 의향도 그닥...)
... 혹시 포도 있어?
 
유현:간섭이라고 느낀 게 아니라, 네가 내 걱정하느라 심혈을 기울이는 게 별로라는 이야기야. 그런 것보다는 즐거운 이야기나 생각들이 훨씬 좋지 않니. (눈썹 처지자 머리가 망가지지 않을 정도로만 부드럽게 토닥거리다가 손을 내린다.) 오히려 나를 이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오랜만이라... 어색하기는 해도 좋은 기분이니 아쉬워마렴. 네 마음은 충분히 알겠으니까. (이어지는 말에 가볍게 눈을 깜박, 이내 고개를 기울인다. 나도 비슷할 것 같다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웬일로?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어 걱정도 될 것이고. ...이러니 저러니해도, 오랜만에 하는 교류란 좋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 인화야, 언젠가 너도 내게 편지를 한 번 보내주련? 네 말대로 우리가 친구의 연을 맺는다면, 네게도 한 번 받아보고 싶구나. 물론… 인계와 이계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서, 둘 중 한 사람에게는 오랜 기다림이 될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질 것 같아 그래. (제 앞으로 내밀어진 손을 맞잡고 가볍게 위아래로 흔든다.) 너 역시 요괴인 나도 이리 다정하게 대해주는 것을 보니, 인계에서도 많은 친구들 사이에 둘러쌓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이곳에 왔을 것 같구나... 빨리 돌아가고 싶지는 않니? (이따금 울고 불고 하며 당장 돌려달라 내게 소리치던 아해들도 꽤 있었거든. 쿡쿡 웃으며 남은 손으로 입가를 가린다.) 온갖 낯선 것들 투성이인데 이리 의젓하게 있어줘서 고맙기도 하면서... 네가 혹여나 참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어 물어보는 거란다. (처음에 아이들이 너를 위협해 무서웠던 걸 제외하고서도, 괜찮니?)
인계와 축제와는 어떻게 다른지, 내게도 이야기해주면 즐거울 것 같아. 우리도 불꽃놀이는 있고, 그 외에도 사격장이나 금붕어 뜨기, 노점상… 이래저래 다양한 것들이 있어. (즐길 거리들이 그래도 없지는 않으니 네게 좋은 기억이 되기를, 속으로 빌며 눈꼬리 휘며 가벼히 웃는다.) 원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잖니. 무리해서 하는 것보다 쉬엄 쉬엄 하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는 것이야. ...돈은 내가 낼 테니 걱정하지는 말고. 놀러 다닐 일이 없다보니 꽤 쌓여있는 돈들도 있고, 무엇보다 인계에서의 돈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으니까. (이야기만 들었는데도 이리 신나하다니, 부러 먼저 이야기를 꺼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괴들이 많다고 해도 제가 붙어다닐 테니 그다지 걱정은 되지 않고. 길도 잃지 않도록 할 방지책도 있고. 음... 그래,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네게 좋은 추억을 남기고, 돌려보내는 것만 생각하면 되겠구나.) 아, 철칙은... 거기 있는 책에 나와있기는 해. (네 옆에 있는 책장을 하나 가르킨다.) 선생님이 강조하셨던 것 중 하나는, 평화와 양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 대부분 이런 선한 것들이 다수였어.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너처럼 이 곳에 넘어오는 인간들을 지키는 이유 중 하나, 문을 열고 찾아온 손님에게 해를 가하지 말고 예의를 갖춰 대하라...라는 대목이 있어. 심심하면 나중에 읽어봐도 좋아. 나는 지겹도록 읽은 것들이라... 내용들은 모두 외우다 못해 모든 걸 잊어도 잊지 못할 만큼 뇌리에 박혀있거든. (농조)
...그렇지? 그럴까봐 일부러 이야기 안 하려고 한 거기는 하지만... 그래도 축제의 음식은... 정말로! 네가 먹을 만한 게 있을 테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마렴. 다른... 인간도, 맛있게 먹었던 것이니. (하하, 어색하게 웃다가... 이어지는 질문에 꼬리를 살짝 살랑이곤 고개를 저었다.) 처음 들어보는 음식인데... 혹시 네가 좋아하는 것이니? 혹여 있을 지도 모르니 비슷한 것이라도 찾아다줄까 싶긴 한데...
 
채인화:즐거운 이야기는 내일 축제에서도 할 수 있으니까, 그냥 처음 보는 사람의 약간의 오지랖 정도로만 생각해주라. 이런 걱정도 사흘 지나면 못 들을텐데도? (머리 토닥여지자 가볍게 대답하며 웃는다. 네가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아서인지 한결 편안해진 말투. 어쩐지 익숙한 기분이 드는 것 같다.) 내가? 나야 좋기는 하지만... 신목에서 열리는 문은 100년주기라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연락이라던가, 그런걸 주고받을 수 있는 주기도 100년일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다른 방법이 있는걸까? (고개 기울이다 말고는) 그래도 편지 한번 주고받으려면 오래 살아야겠네. 현도 내 근황은 100년이고 200년이고 궁금할거 아니야.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하고는 어깨 으쓱인다. 아무튼 나는 완전 의향 있으니까 가능하면 보내 줘.)
사실은 조금 무섭기도 하고, 엄마아빠도 보고싶기도 해. 낯선 곳에 와서 무섭지 않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마 없을테니까. 친구들을 두고 온 것도 맞아서, 시간이 얼마나 흐를지 감도 안 잡히는 지금으로서는 마냥 걱정되기도 하고 말이야. (말은 이리해도 나름 괜찮아보이는 투다. 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돌아갈 방법은 사흘 뒤에 생길 터. 그것에 확신을 가진 인간은 일말의 두려움을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었다.) 괜찮냐고 물어봐줬으니까 난 괜찮아. 괜찮다고 대답 해줄 수 있어. 어떤 일이 일어나던 간에 지금은 여기에 있는 사흘을 잔뜩 즐길래. 축제도 데려가준다고 했었잖아? 그리고 우리 쪽에서는 자주 보기 힘든 반딧불이도 엄-청 많이 보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가 현을 만났으니까. 나쁜 요괴가 아니라, 다정한 조력자를 만났으니까 이 또한 괜찮아. (맞잡힌 손이 흔들리면 환히 웃는다. 우리 이제 친구인거지? 대답하고는 조금 힘 주어 더 잡나 싶다가 놓아주고는)
다들 경험해 본 적 없는 것 투성이네... 대체로 비슷한 것들이 있기야 하지만 축제의 경험이 거의 없으니까 나에게는 전부 다 처음에 가까운걸. 분명 즐거울거야! 돈은 전부 현이 내주는거 맞지? 그럼 난 그냥 잔뜩 즐기고 오면 그만일거고. 이왕 다녀오는거 현도 축제를 잔뜩 즐기고 오는건? (말하다 말고 웃으며 너 바라본다. 있을거 아니야, 축제에서도 특히 마음에 드는 것. 먹거리라던가? 아니면 놀거리?)
평화와 양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 우리하고 기본적으로 배우는건 똑같네, 범죄를 저지르면 안되니까 기본적으로 착한 성정을 유지해라, 같은 부분들 있잖아. 가만 보면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단 말이지... (네가 말한 책장 쪽에 눈길 주다가 손 뻗어 수많은 책등들 쓸어본다. 그럼 나중에 읽어볼래, 궁금하다. 대답해주고는) 이런걸 어떻게 다 외워? 요괴들은 인간들과 지식의 양 부터도 달랐던거야? 이런건 수능에서도 전부 다 나오지는 않을텐데, 현도 은근 무서운 구석이 있구나. (마찬가지로 농조로 받아쳐주고는)
그래도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긴 하니까 괜찮아... 강요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의사만 물어 본 거잖아? 나 진짜 괜찮아. (도마뱀 꼬리나 상상해본다. 옛날 옛적에 개구리 뒷다리 구워먹었던 개념이랑 비슷한 걸까 싶으면서도 아닌 것이...) 응? 아니, 좋아하는 음식이라기보다는... 갑자기 생각이 난 이야기가 있어서. 포도를 먹고 싶어서 욕심을 부리다가 울타리 사이를 지나가지 못하는 여우의 이야기. 어릴 적에 동화로 꽤 많이 접했거든.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교훈과 함께 그림 동화책으로... (너무 수고하는 것 같으니 과일 종류면 아무거나 괜찮다 답한다. 손사래 치며 마냥 웃다가)
 
~ 5H CUT ~
 
유현:맞는 말이긴 하구나…네가 돌아가면, 이제 이런 걱정도 더 해줄 이는 없겠지. 그래도 너무 마음 쓰지는 않았으면 해서 하는 말이란다. 이야기했듯 즐거운 기억만 가져갔으면 좋겠으니까, 네게 괜한 걱정은 끼치고 싶지 않아서야. 나보다 몇 백살은 더 어린 너에게 이런 걱정을 받으니 조금 민망한 기분이 드는 것도 한 몫할 테고. (장난스러이 그런 말을 툭, 내뱉고는 손을 내린다. 분위기가 조금은 풀어졌으려나. 고작 사흘이겠지만 형식적이고 딱딱한 첫 만남의 느낌은 사라지기를. 이렇게 만나게 된 것 역시 나름 인연이라면 인연일 테니, 처음 온 곳에 두려워하기보다는 먼 곳으로 여행이나 온 기분을 내면 좋지 않겠나.) …내 보낼 방법을 찾아보마. 축제가 열릴 때만 열리는 것이 신목의 문이라고는 하나… 혹시 모르잖니, 내가 늘 곁에 있기는 했어도, 모르는 사이에 또 문이 열릴지. (확신은 하지 못한단다. 그래도… 네게 작은 글귀 하나 받는다면 내 큰 위안이 될 것 같아서.) 혹시나 다른 이가 주워가면 큰일이니까… 네 이름은 꼭 적어두마. 혹시, 학교…라고 했던가? 그곳의 이름이 어떻게 되니?
…역시 그렇겠지. (짧은 대답, 입가를 만지작거리다 이어지는 말에 눈 한 번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을까.) 솔직히… 속으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기는 하다만… 생각 이상으로 네가, 많이 단단한 사람이구나, 인화야. (너를 바라보는 눈매가 조금 부드러워진다. 이내 웃고는,) 괜찮다 이야기해주니 한시름 놓겠다. 인계와 이계가 많이 다르니… 그 간극도 있기야 하겠다만, 잠시 여행이라도 온 것이라 생각하렴. 곧 돌아갈 수 있을 거고, 이곳은 잠시 네게 휴식처가 되는 거라 생각한다면 좋겠네. 축제에 네가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았으면 해. 인계와 비슷할 지도 모르고, 또, 엄청 다를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심심하지는 않게 해주마. 나도 네 옆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을 테니, 안심하고 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해보고 돌아가도록 해. (잡은 손이 놓아지자 괜히 다른 손으로 만지작거리다가 고갤 끄덕인다. 그래, 인화야. 우린 벗이다. 세계를 뛰어넘어서 만난 인연…이자, 친구.) 새삼스럽게 너를 만나 참, 기쁘구나. 축제에서 드는 비용들은 걱정 마라. 내 쓰지 않고 모은 돈들이 엄청나니. (그간 놀러다니지 않은 것은 너를 만났을 때 쓰기 위한 것이었을지도. 가벼운 투로 이야기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웃는 표정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다가 묻는 말에 잠시 고민을 한다.) 나도 안 간지 조금 오래 돼서 말이지…. 잘 기억은 나지 않네. 그래도… 그곳에서 팔던 국수가 꽤 맛있었던 걸로 기억해. 어렸을 때 먹은 거였지만 그 때 엄청 좋아했거든…. 네 입맛에도 맞았으면 좋겠구나.
어렸을 때 선생님께서 이야기해주신 게 있어, 성악설…이라고. 모든 사람은 악하게 태어난다는 이야기. 그래서 더욱 착하게 살 것을, 평화와 양보를… 가르치는 게 아닐까. (나는 그리 생각하고 있단다. 모두에게 도덕과 양심이 당연했다면, 모두가 선하다면… 이런 것들을 굳이 배울 필요가 없잖니.) 나야 할 것이 없으니 책을 읽는 것이란다. 무료할 때 신목에 기대 책을 읽으면 좋으니까. 읽던 것을 몇 번이고 반복하다보면 외워지는 게 당연하잖아? 나도 그런 것이지. (하물며 나는 몇 백년의 세월인 걸.) 아무튼… 오늘 낯선 곳에서 자는 것도 어색할 터인데,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자기 전에 읽어봐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구나. 편히 읽어보렴. 우리가 영월호에서 배우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네게는 처음 보는 지식이나 다름없을 테니.
그, 그래. 미안하구나. (큼... 도마뱀, 개구리, 메뚜기 튀김… 아무튼 인화가 생각치 못할 것들을 먹는 편. 괜찮다면 다행이라고 이야기하곤, 고개를 끄덕인다. 이왕이면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주고 싶기는 하지만… 도통 인간들이 무얼 좋아할 지는, 모르겠으니까. 이럴 줄 알았더라면 조금 더 알아보려고 할 걸 그랬나.) 응? 아… 동화 이야기였구나. 후후, 그래, 욕심을 부리지 말고... (몇 번 읊어보다가 이내 웃으며 네 쪽을 다시 바라본다.) 인계에서는 동물들로 만드는 재밌는 이야기가 많구나.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더 들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고. (너희 세계의 이야기가, 나는 참 궁금해.) 그럼 과일은… 네가 올 것은 몰랐지만 아까 따놓은 것인데....
 
채인화:(딸기다!)
여기에도 딸기는 있구나...
 
유현:응, 산딸기도 있기는 한데 나는 이 쪽이 조금 더 취향이라…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보니, 인계에도 있는 모양이구나?
 
채인화:사과도 인계에는 있고, 딸기랑 산딸기도 있지. 사실 과일 종류라면 그닥 안 가리니까 상관은 없지만. (하나 냉큼 집어먹고는)
 
유현:으음, 그래? 의외로 비슷한 것도 자고 나라는 모양이군 그래.(잘 먹는 구나… 흐뭇하게 바라봄.) 먹을만 하니?
 
채인화:기후가 비슷해서 그런 걸수도. (갑자기 생각나는 세계사 과목들의 잔해...) 응, 새콤달콤하고 좋다. 그래도 이런거라도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일지도-
 
유현:그런가… 인계는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걸 지도. (생김새는 달라도 사는 세계는 비슷한 걸까. 인계에는… 어떤 것들이 더 있을 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 지. 이따금 궁금해진다.) 안심이구나. 그래도 뭐라도 줄 수 있어 다행이지. (곰곰... 혹시 축제에서 입맛에 맞는 게 없을 지도 모르니까 몇 개 더 찾아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스치듯 한다.)
 
채인화:현은 인계에는 와본 적 없는거야? 그렇구나... 그럼 둘 다 체험해본건 나 뿐 이겠네. (가만 생각하다가 고개 기울인다. 비슷한 것들은 많긴 했지... 당장 제 눈 앞에 있는 과일들도 그렇고.) 그래도 내일은 더 먹을게 많아지지 않을까? 설마 축제인데, 내가 먹을게 하나정도는 더 있을걸?
 
유현:아무래도. 100년에 한 번씩 문이 열릴 때마다 인간들이 오기는 했으니, 최초는 아니겠지만. (우리 둘 중엔 너 뿐이란다.) 으음..., 그래, 선생님도 먹을 만하다고 한 게 있었으니까… 아마, 네가 먹을 만한 것도 있겠지. (고개를 끄덕.) 축제라고 해도 인계가 아니라 이계니까, 그래도... 혹시라는 게 있잖아. (입맛에 맞지 않은 걸 억지로 먹는 게 좋지 않기도 하고.)
 
채인화:그래도 우리 둘 중에서는 나 뿐 인걸. 나 말고도 다른 요괴들이나 인간들이 자주 넘어가고 돌아오긴 했을테지만... 그래도 지금 현에게 현 시간대의 인계에 대해 이야기 해줄 수 있는건 나 뿐 일테니까. (눈 끔벅이다가) 일단 가봐야 알긴 하겠네? 정 없다 싶으면 과일이라도 더 먹지 뭐. 사흘 동안 과일만 먹고 살아도 나쁘지는 않을걸, 건강은 더 좋아질지 누가 몰라. (농이다.)
 
유현:맞단다. 사실... 인간이라고 해도 너처럼 이렇게 이야기를 자주 하지 않은 게 사실이기도 하고. (옅은 웃음을 짓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피곤할 것 같으니 오늘은 더 묻지 않겠다만... 내일은 조금 더 너의 이야기를 듣고 싶구나.) 아니면... 적당한 재료를 구해다줄 테니 네가 요리를 해보아도 좋고. (부려먹을 생각은 없다만, 그래도 물리거나 한다면 말이야.) 즐겁게 지내는 것과 배고픈 것은 별개잖니. 배고프면 움직이기도 힘들고 말이야.
 
채인화:난 그래도 재밌었는데? 다른 점을 찾고 공통점을 떠드는 일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어. 내일도 잔뜩 떠들고 놀자? 사흘은 생각보다 짧고, 백 년은 생각보다 훨-씬 긴 걸. (요리? 고개 기울이다가) 나쁘지는 않지만... 내 요리실력은 그다지 믿지 않는게 좋을텐데도. 나도 못 믿으니까 말이야... (손사래 치다가) 인계에서도 공부하느라 체력 하나는 월등했으니 걱정마셔. 과일도 많이 먹으면 배부를걸?
 
유현:(…잠깐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되었다. 네 말대로 함께할 사흘에 비하면 앞으로의 백 년은 훨씬 더 긴 시간이니.) 그래도 말이지… 조금 더 든든하게 챙겨 먹이는 게 좋으니까. 아직 어린데 이런 것들만 챙겨주기는 미안하기도 하고.
...그나저나 시간이 꽤 늦었구나. (창 밖을 한 번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선다.)
 
채인화:그러고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어버렸네...
좀 졸린 것도 같고... 아닌가... (눈 비비다)
 
유현:침구는 깔아둘테니 천천히 방으로 오렴. (머리 툭툭... 두드리며.)
 
채인화:(왜 내 방 침대보다 더 나아보이지...)
 
채인화:... 나 어디서든 잘 자!
 
유현:나는 거실에 있을 테니 필요하면 불러. 잘 자렴, 인하야.
 
채인화:현도 잘 자, 무슨 일 생기면 부를게! (냉큼 누워서 손 흔들어준다)
 
유현:(그래.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같이 손을 흔들어준다.)
 
채인화:
자료조사
기준치: 45/22/9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채인화:(이계탐험록?)
(궁금한데 읽고 잘까...)
 
채인화:(꾸닥꾸닥) (읽자!)
 
:이계 탐험록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요괴 5 철칙>
<영월호의 간단한 역사>
<신목의 규칙>
<어떤 기록>
어떤 것부터 읽어볼까요?
 
채인화:요괴 5 철칙은 아까 현 한테 들은 그거일테고...
영월호의 간단한 역사부터!
 
:< HANDOUT >
영월호의 간단한 역사를 공개합니다.
인화는 저자가 한 번 쓰러졌던 영월호를 재건하고, 가르침에 힘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채인화:졸업시험이 끝나면 축제를 여는구나...
그럼 내일 축제도 그런거겠지?
다음 것도 읽어볼래. (마저 펼침...)
 
:< HANDOUT >
신목의 규칙을 공개합니다.
다 읽었다면 관찰력 판정을 합니다.
 
채인화: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침침...)
 
:에궁, 잘 모르겠다~... 그냥 이런 내용이 있네요.
 
채인화:에궁...
다음 거나 마저 읽어야지...
 
:< HANDOUT >
어떤 기록을 공개합니다.
어라, 그러고 보니 앞선 글은 인화의 모국어가 아님에도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마지막에는 저자의 서명이 적혀 있습니다만, 책이 너무 오래되어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채인화:이런 것도 읽을 수 있는거 보면...
나 역시 천재일지도?
 
:천재일지도?ㅋㅋ
 
채인화:익숙하긴 한데... 난 오늘 이걸 처음 보는 걸.
 
채인화:... 졸리다. (꾸벅꾸벅...)
 
...
 
...
 
???: 인연을 소중히 하렴, 인화야.
만일 네가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무조건 반딧불이 빛을 따라가라.
그 빛을 따라가면 말이지…….
 
...
 
...
 
...
 
...
 
⼆⽇
 
축제
 
채인화: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눈 박박)
 
유현:아, 일어났구나. 미안, 시끄러웠니?
 
채인화:아냐, 늦게까지 잘 생각은 없었으니까... (눈 비비다가)
근데 지금 뭐하는거야?
 
유현:아, 축제 때문에 나가기도 해야되고… 집을 오래 비울 지도 모르니 정리하는 중이었어. 책장이랑, 빨래들이랑… 이것 저것.
원래 잘 안 들어오는 편이기는 했지만, 네가 내일까지는 머무르기도 할 테고.
 
채인화:(천생 주부구나...) 그래서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던거야? 나라도 깨우지 그랬어... 잠깐 머물다 갈 객이긴 하지만 도와줄게 있으면 나야 좋을텐데.
 
유현:아냐, 거의 다 했으니 괜찮단다. 네가 푹 자는 걸 보고 안심하기도 했고. (손을 내젔고는, 마저 책을 끼워넣고 네 쪽으로 온다.) 준비가 다 되면 밖으로 나오렴, 곧 축제가 시작할 시간이니 말이야.
 
채인화:아무래도 이불이 푹신하니 잠이 잘 오더라... (머쓱한 듯 웃다가) 아, 알았어! 이부자리만 정리하고, 얼른 준비하고 나올게. 나 늦잠 잔 거 아니지...?
 
유현:(그래? 좋은 침구를 두길 잘했네.) 응, 그리 늦잠잔 것은 아니니 걱정 마렴. 천천히 나와도 괜찮아. 요괴들은 조금 많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발 못 딛을 정도는 아니니까.
 
채인화:그렇다니 다행이다... (주섬주섬 일어나서는 이불을 개기 시작하고) 얼른 나가야 오래오래 즐기지. 사실 늦잠 잘 까봐 엄청 걱정했단 말야.
 
유현:(정리 안 해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어쩐지 인화라면 말려도 해오고 나올 것 같아서 그냥 먼저 밖으로 나가서 기다리기로 한다.) 걱정마렴. 어차피 저녁까지 축제는 계속되기야 하니까. 늦잠 잤어도 해가 지기 전만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거란다.
 
채인화:엄청 오래 하네? 불꽃놀이 같은 것도 하려나? (후다닥 준비 마치고는 밖으로 나와본다. 신발 코 툭툭 쳐 정리하고는) 그치만 하루종일 잘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엇보다 하루는 엄청 짧잖아. 자느라 시간을 다 허비 할 수는 없지!
 
유현:응, 아마 끝날 때 즘에 할 거란다. (후후, 그렇다면야... 알겠다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즐겁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그나저나 말이지… 인화 네가 축제에 가려면 역시 분장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채인화:... 역시 분장인 거 겠지? 나, 지금은 누가 봐도 인간으로 보일테니까...
응, 나 준비 됐어! 분장 얼른 해줘, 나 빨리 놀러가고 싶단 말야!
 
유현:하하, 그래그래. 어지간히도 놀러 가고 싶은 모양이로구나. (손녀보는 할아버지 모양새나 하고는...)
 
...
 
채인화:(얼라리)
 
유현:음, 역시 잘 어울리는 구나.
 
채인화:나... 멋진 뿔이나 날개라도 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다람쥐였구나...
 
유현:아무래도 이 쪽이 너와 분위기가 잘 어울려서 말이야.
게다가 크기가 큰 쪽은 분장인 게 쉽게 티날 수가 있으니… 이왕에 자연스러운 쪽이 좋지 않겠어.
 
채인화:난 작은 뿔이어도 좋았는데... (꼬리 축 처진다...)
 
유현:(귀엽네...)
 
채인화:아냐, 뭐... 그래도 언제 이런 분장을 해보겠어. (합리화)
동물 귀 꼬리여도... 난... 괜찮아... (안괜찮아...)
 
유현:(머리 뽁뽁뽁 쓰다듬어줌.) 가자꾸나.
 
채인화:(잉.) (뽂뽁뽁 쓰다듬어짐...)
 
유현:(하여간, 정말 애라니까...)
 
유현:자, 그러면 들어가기 전에…
 
유현:이건 미아방지책.
 
채인화:... 나 잘 따라다닐 수 있는데 굳이? (힝이다.)
 
유현:그래도 걱정이 되니까 말이야. 요괴들도 많을 테고, 길이라도 잃으면 큰일이잖니. (반대편은 제 손목에 묶으면서 픽 웃는다.) 어린 요괴를 데리고 나갈 때 쓰는 게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요력을 넣어 만든 끈이라 단순해보여도 끊어지지 않는단다. 거리가 멀어질 때는 자동으로 조절 되기도 하고.
 
채인화:내 나이로 따지면 여기서는 거의 태어나지도 않은 수준이긴 하겠지만... (바글바글한 축제의 장 본다. 안 본다...) 없는 것 보다는낫겠네, 응. 괜히 현을 잃어버리고 모르는 요괴에게 잡아먹히고 싶지는 않아...
 
유현:그렇지? 다른 요괴들에게 위협이라도 당하는데 내가 곁에 없으면 큰일이잖니. (이왕에 어디있더라도 찾아갈 수 있는 방지책이 있는 게 좋지. 손목을 한 번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이제 들어가볼까.
 
채인화:그치만 영 애 취급 받는 것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네... (제 손목에 묶인 붉은 실 빤히 보다가) 그래도 놀러왔으니까 즐겨야지...! 얼른 가자!
 
축제
 
:인화와 유현은 노점상, 사격장, 식당가, 점집, 간이 낚시터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유현:어디부터 가볼래?
 
채인화:음... 노점상부터 차례차례 갈래!
 
노점상
 
까마귀 점원: 이봐, 돈이 없다면 목에 걸린 그걸로 교환해줄 수도 있어.
 
채인화:응? 이걸로도 교환이 된다고? (곰곰...)
 
유현:잠깐잠깐. 인화야, 내가 사준다니까… (괜히 네가 안 내도 된다고....)
무언가 가지고 싶은 게 있는 것이야?
 
채인화:굳이 그런건 아닌데, 다들 반짝반짝 예뻐보이긴 하길래... (어제의 꿈 때문에 목걸이를 주기에는 좀 신경쓰이는데...)
 
유현:갖고 싶은 게 있으면 이야기하렴, 이계에 놀러온 기념품이라고 생각하고... 하나 사주마.
 
채인화:음... 그럼 현이 원하는 걸로 하나 사주라, 난 다 예뻐서 전혀 못 고르겠어...
 
유현:으음, 그렇다면… (잠시 고민을 하다가, 푸른색 보석이 박힌 흰색 노리개 하나를 들어 네 앞으로 내밀어본다.) 이건 어떠니?
 
채인화:(노리개 빤히 보다가) 이거 엄청 귀엽다...! 반짝반짝 빛나. 이런거 비싼거 아니야...? 뭔가 귀해보이는데. (우물쭈물...)
 
유현:괜찮단다. 너와 더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는데, 선물로 이런 것밖에 주지 못해서 아쉬운 걸. (게다가 나는 돈도 꽤 많다니까. 작게 속닥거리다가 이내 웃으며 손에 쥐어준다.) 마음에 든다면 가지고 있으렴, 네가 기뻐해준다면 나는 그것으로 족하니.
 
채인화:... 부자여우, (키득 웃으면서 손에 쥐여진 노리개 본다. 옷에 달 곳이 있으려나... 생각하다가 돌아가면 가방에나 걸고 다녀야지, 마음 먹고는) 선물 고마워, 나 평생 잃어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간직할게.
 
유현:하하, 그게 그렇게 되나. (머쓱하게 뒷머리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야 고마울 거 같네. (잊지 말고, 잃지 말기를. 너와 내가 만났던 게 거짓이 아니라는 증거 중 하나가 될 테니.)
아침도 못 먹고 바로 나왔는데… 이왕 노점상에 온 김에 간식도 사줄까?
 
아가미가 달린 노인: 회오리 도롱뇽, 명랑 개구리, 겁나 매운 지네까지 없는 게 없어~ 와서 한 입들 잡숴봐~
 
채인화:약과다!
 
유현:자, 먹어보렴. 꽤 맛있다고 이야기하던데, 아마 네게도 괜찮을 것 같아서 말이다.
 
채인화:그래도 먹을 수 있을만한 거라서 다행이야... 회오리 도롱뇽 같은 것 밖에 없을까 봐 엄청 걱정했어. (약과 받아들어서는 한 입 깨물어본다. 달고 맛있다,,,!)
 
유현:하하, 어제 별로라고 했으니 내가 설마 네게 그걸 주겠니. (팔자눈썹 만들며 웃더니 잘 먹는 걸 바라본다. 좋아하네...)
 
유현:잘 먹는 것 같아 다행이야.
 
채인화:(물까지 야무지게 마시고 배 통통 두드린다...) 나 지금 엄청 배불러.
 
유현:하하, 이러면 점심은 나중에 먹는 게 좋겠네. (복복복... 쓰다듬어준다..) 이렇게 된 거 소화시킬겸, 움직일 수 있는 걸 하러 가볼까.
 
채인화:(복복복...) 점심도 먹어야 하는데 너무 많이 먹어버렸나... 움직이다보면 금방 소화되겠지! 다음은 어디야? 사격장?
 
유현:응?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도 괜찮단다. (뭐, 거기도 움직이는 거라면 움직이는 곳이니... 괜찮기야 하겠다만.)
 
채인화:음... 그럼 사격장으로 갈래. 사실 한번 해보고 싶었어. (총 몇 번 쏘고 밥 먹으면...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제법 안일한 생각.)
 
유현:그래, 그럼 그 쪽으로 가자꾸나. (고개를 끄덕이곤, 자연스럽게 걸음을 옆으로 옮긴다.)
 
사격장
 
사격장주인: 어서 옵쇼! 두 분 맞으십니까!! 자, 참가비는 이쪽으로 내시면 됩니다.
화살은 인당 5개고, 활은 신장에 맞는 거로 잡으십시오!!
 
채인화:... 활이었어?
 
유현:응? 그렇지, 화포라도 되는 줄 알았니?
 
채인화:코르크 마개가 총알인 총 이라던가, 하다못해 새총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유현:코르크 마개...랑, 총? (그게 뭐지? 하는 눈으로 바라본다...)
 
채인화:... 이런게 다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는데... (나 활은 못 쏜단 말야!)
 
유현:어엄, 그럼 총이라는 것은 잘 쏘는 거야?
 
채인화:... 사실 그것도 못 쏴. (시선 피해보나...)
 
유현:(...?) 그럼 상관 없지 않니. (후후, 재밌다는 듯 웃고는 네 신장에 맞는 활을 하나 꺼내어 건네준다.) 어려우면 자세 잡는 건 도와줄 테니, 걱정 말고 한 번 해보거라.
 
채인화:이런건 힘이 엄청 센 사람들만 쏠 수 있는거 아니었어? (국궁 같은 것들 생각해보다가 건네진 활 이리저리 보더니) ... 아무것도 못 따도 난 모른다?
 
유현:그럼 내가 따주면 되지 않겠니. 재미만 봐도 그만이고 말이야. (우선 먼저 화를 잡는 방법을 보여주려는 듯 자세를 잡는다.) 이렇게... 한 번 잡아볼래?
 
채인화:(네 자세 빤히 보다가 어중간하니... 주섬주섬 시위나 당겨본다. ...이렇게?) 그치만, 이런거 실패해버리면 괜히 승부욕만 돋던데.
 
유현: 
(잡고 있던 활을 놓고는 네 뒤에서 조심스레 자세를 잡아준다. 자, 이렇게 조금 더 힘 있게 몸 쪽으로 당기면 돼. 다섯 발까지는 쏠 수 있다고 하니까 괜찮지 않겠어? 한 번 실패한다고 해서 끝인 것도 아니고 말이야. (성공할 때까지 해봐도 괜찮다고.)

 

 
채인화:(파들파들...) 다섯 발이나 쏠 수 있어? 그 전에 내 팔 힘이 다 하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자세 잡힌대로 조금 더 힘 주어 당겨본다. 활 시위 놓자마자 맥 없이 날아가는 화살...) ...그냥 좋은 경험 했다고 칠까?
 
채인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아)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유현:그래도 맞출 수는 있는 모양이구나… (재밌다는 듯 웃는다.) 조금 더 해보고 싶다면 해봐도 괜찮단다. (생긋)
인화 네 말대로 좋은 경험이 될 지도 모르니까.
 
채인화:이게... 왜 되는거지? 나 한번 더 해볼래...!
 
채인화:(주섬주섬 시위 다시 당겨 봄...)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채인화:(이익.) ...한번만 더!
 
채인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나 오기 생겨.
 
유현:(쿡쿡... 즐거운 듯이 웃고.) 아직 두 발이 남았으니, 힘내서 해보자.
 
채인화:더 해볼래 더!
 
고 고~!
 
채인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
 
채인화:나 억울해...
 
채인화:(뚫었어?)
 
채인화:이번엔 반드시 성공...!
 
채인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드디어!)
 
와아~!
 
채인화:봤지? 봤지??? 나 엄청 잘 쏘는거!
 
유현:(놀란 눈...) 맞출 수야 있을 줄 알았지만, 그래도 정중앙에 맞출 줄은... 재능이 꽤 있는 모양인데. 인계에 돌아가면 한 번 제대로 배워보지 그러니? (머리 북북...) 그래, 봤단다. 처음하는 것치고는 무척이나 잘하더구나.
 
사격장주인: 자자, 이건 중앙에 맞추신 기념상품입니다!
 
채인화:이건... 나....? (물끄러미...)
 
유현: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 다람쥐 인형인데?
 
채인화:역시 엄청 멋진 뿔을 달고 올 걸 그랬어. (다람쥐 봄... 눈 마주침...)
 
유현:귀여운데, 왜 그러니. (큭큭 웃곤) 자, 이제 어디로 가볼까?
 
채인화:음... 생각보다 배가 안 꺼졌어. 점집부터 갔다가 뭐라도 더 먹을까?
 
유현:그래, 식당가는 저녁에 가도 괜찮으니까. (고개를 끄덕.) 그러면...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천막처럼 생긴 쪽으로 향한다.)
 
점집
 
유현:아는 사람이 하는 곳이라, 점괘 자체는 믿을만하지만…….
크게 신용하지 않는 편이 좋긴 하지. 점괘는 어디까지나 점괘일 뿐이니까.
 
채인화:그치만 보다보면 재미있지 않겠어? 너무 터무니없는 내용만 아니면 믿어볼 만 할지두.
 
유현:그래도 말이야... 미신 같다는 게 있잖니. 보통 본인의 이야기는 본인이 써내려가는 게 가장 좋으니까. (너무 과하게 믿지만 말라는 이야기야, 알았지?)
 
채인화:네에- 과도하게 믿지는 않을게. 재미삼아 보는 것 정도는 괜찮지? 얼떨결에라도 맞으면 신기하긴 할 걸. (고개만 끄덕이다가)
 
???: 쓰였네! 아주 단단히 쓰였어!!
 
네?! 뭐가요?!
 
???: 후후, 그냥 한 번 해보고 싶었단다. 인간이 여긴 어쩐 일이라니?
 
유현:… (믿을만한 점괘인 것과는 별개로 장난기가 많으시니 너무... 믿지는 마. 속닥속닥.)
 
채인화:(그렇구나... 일단 알았다며 꾸닥꾸닥 속닥속닥...)
 
쿠라마 할멈: 아유~ 너희끼리 뭘 그리 속닥대니! 이 늙은이를 앞에 두고 말이야.
걱정하지 마라!! 난 인간을 잡아먹으려 하진 않으니. 자자, 점이라도 봐주마. 아가, 궁금한 것이라도 있느냐?
 
채인화:어.... 볼 수 있는건 전부 다 봐주시면 안돼요? 현이 다 내준댔는데. (농)
 
쿠라마 할멈: 어머? (홍홍~) 그래 그래, 궁금한 것이 많은 모양이지?
그럼~ 이름과 생년월일, 그리고 태어난 곳이 어딘지 한 번 이야기해보겠니?
 
채인화:채인화구요, 12월 25일생에... (흠) 그러니까아, 인계의 수도에서 태어났어요.
 
쿠라마 할멈: 그래그래~ 어디보자...
 
쿠라마 할멈: 자, 가장 먼저 운세!
호오... 제법 운명적인 만남을 겪는 중이구나.
한둘이 아니야! 제법 많은 인연의 실들이 이리저리 엉켜 있네…….
인화라고 했지? 이곳에서의 인연을 소중히 하도록 해라.
아예 여기서 사는 건 어떠니? 제법 잘 맞아!
 
채인화:저 아직 수능도 못 쳤는데요...!?
 
쿠라마 할멈: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는데... 중요한 것이니?
 
채인화:저 같은 학생들이 어른이 되려면 쳐야하는 아주 중요한 시험인지라...(약간의 과장)
 
쿠라마 할멈: 어머~ 아쉽네. 그렇다면 어쩔 수야 없지. 뭐, 네가 사는 인생이니까 말이야! 선택은 어디까지나 너의 몫이란다. (부채를 팔락거리다가 탁, 하고 접는다.) 그러면 다음은 미래 예지...인데,
...흠?
이런 점괘가 나오다니... 조만간 네 주변에 거대한 이 변이 생길 거다.
천만다행으로 인화, 네 목숨에 지장은 없겠지만….
이 몸 이야 살 만큼 살아서 괜찮지. 너희들은 조심하는 편이 좋겠어. (후후.)
 
채인화:큰 일이라도 생기는거에요...?
 
쿠라마 할멈: 그래, 아무래도~... 하지만 더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구나. 우너래 운명이라는 것은 바꿀 수 없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덮쳐오는 법이니까.
아무튼 조심하거라. 돌아가서 치뤄야할 큰 시험도 있다며?
 
채인화:네에, 그렇긴 하죠... (괜히 긴장되네...)
 
쿠라마 할멈: 뭐, 저 아이도 있는데 어떻게든 되지 않겠니. (턱짓으로 유현 한 번 가르키곤 인화를 보며 웃는다.) 저 아이가 좀 약해보여도 요괴들 사이에서는 나름 알아주는 애거든~
 
채인화:듣기는 들었어요, 그래도 엄청 강한 요괴라면서요? (키득키득 웃다가) 전에도 절 한번 구해준 적이 있으니까... 돌아가기 전 까지는 어떻게든 믿어봐야죠.
 
유현:뭘 그런 얘기를 당사자 앞에서... (머쓱한지 머리 긁적인다.)
 
쿠라마 할멈: 자자~그럼 마지막으로! 둘 사이의 궁합도 한 번 봐주마. 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꺄르르)
 
유현:할멈, 왜 쓸데 없는 걸...!! (당황.)
 
쿠라마 할멈: (무시!) 후후, 인연이란 어찌 이리도 기구한지~
바로 곁에 찾는 상대가 있음 에도, 찾아야 하는 상대는 아니로구나. 이 점은 못 본 것으로 하는 게 좋겠어.
 
쿠라마 할멈: 정말이지~ 젊은 것들이란 귀엽다니까!
 
채인화:그야 이런건 봐본 적이 없으니까 그렇죠... (우물우물...)
 
유현:(아, 아니 화낸 건 아니고. 인화를 보고 복닥복닥...) ... ...그, 그냥 본다고 하니까 놀래서..
 
채인화:(가만히 복닥복닥 당함...)
 
쿠라마 할멈: 자아~ 점을 봤으면 복채를 내야지!
 
유현:할멈, 내가 낼 거니까…
 
쿠라마 할멈: 씁. 이번에는 돈 말고. (부채 탁.)
 
쿠라마 할멈: 그걸로 주겠니?
 
채인화:...이걸로 괜찮아요?
 
쿠라마 할멈: 그래그래, 그거면 된단다! (손을 내민다.)
 
채인화:그렇다면야 뭐... 그리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요, (주섬ㅁ주섬 목에 걸려있던 넥타이 풀어 건네곤)
 
쿠라마 할멈: 이거면 충분해. 인간의 의복은 어찌나 이렇게 얇고 간소한지…. 소장 가치가 있걸라앙~
자! 자!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들 나가봐!
둘 다, 즐거운 축제 기간 보내렴.
 
유현:(한숨... 정신없이 뭔가 훅 지나간 기분...) 그래, 다음에 봐. (꾸벅.)
 
채인화:점괘 감사했어요...! 다음에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다음에 뵈어요! (꾸닥!)
 
유현:좀 정신 없었지... (마른 세수.) 또 가고 싶은 곳이 있니?
 
채인화:그래도 시끌벅적해서 재밌었어. (꺄르르) 이제 뭐라도 먹으러 갈까?
 
유현:그래, 그러자. 그러면 식당가는 저 쪽이야. (한 쪽을 가르키고는 걸음을 옮긴다.)
 
식당가
 
채인화:(먹어보지는 못했고 할머니한테 이야기만 들었단 말야...)
 
유현:자리 좀 잡아주겠니? 내가 시키고 받아서 그 쪽으로 갈 테니까.
 
채인화:알았어! 얼른 다녀와야 해? (두리번거리며 앉을 곳 찾아 돌아다니나 싶다가)
 
???: 선생님?
 
채인화:저기, 사람, 아니... 요괴를 착각하신 것 같은데...
 
타타:선생님이 아니신가요?
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타타. 영월호의 졸업생이에요.
죄송합니다, 은사님과 닮아서 착각했어요.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닮으셨거든요!
 
채인화:그렇구나... 괜찮아요! 살다보면 착각할 수도 있죠. (눈 끔박.) 근데, ...그렇게 닮았나요? 영월호의 은사님하고요.
 
타타:네, 정말 무척 닮으셨어요. (하하) 제가 뵌 지 꽤 오래 돼서 착각한 것일 수도 있기야 하지만... (머리를 긁적인다.) 아, 혹시 인간이신가요?
 
채인화:(현 미안, 변장까지 해줬는데 나 동네방네 다 들키고 있어...) 신기한 일이네요... 주변에서 누구랑 닮았다는 소리는 크게 못 들어봤는데도. (멋쩍게 웃고는 제 입가에 손가락이나 가져다댄다.) 죄송하지만 제가 인간이라는건 비밀로 해주실 수 있을까요...?
 
타타:아, 물론이에요! 걱정마세요, 요괴 5철칙도 있고, 위협이 될 생각도, 이야기하고 다닐 생각도 없으니까요. (손을 내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간에 분장은 자세히 보면 티가 난다니까요~ 분장까지 하신 걸 보면, 보호해주시는 분이 계시나봐요?
 
채인화:(착한 고양이잖냐...) (복닥복닥 하고 싶은거 꾹 참는 중...) 그렇게 티가 나는군요... 가까이 있으면 쉽게 들키겠네요, 진짜 조심해야겠다. (고개 꾸닥... 네 질문에는 눈 끔벅이다) 아, 네... 유현이라고, 처음에 절 구해준 요괴가 하나 있거든요. 다시 문이 열릴 때까지는 보호해주겠다고 해서, 지금은 같이 다니고 있어요.
 
타타:네에, 어른 요괴들은 괜찮지만, 아직 어린 요괴들은 이런 의식이 조금 부족해서.. 조심하시구요. (여러모로 가끔 난폭한 요괴들도 있어서...) 아~ 현이요! 오랜만에 듣네요~ 그 녀석 잘 지내고 있던가요?
 
채인화:잘 알아들었어요, 어린 요괴들은 특히 조심, 또 조심하도록 할게요...! (잡아먹힐 뻔 했던 그때 그 시절 생각 중... 역시 무서워.) 아는 사이에요? 하긴 졸업생 정도면 나이대는 비슷하려나... 음, 그래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이 보였어요.
 
타타:(착한 인간이네요~ 시선 맞추곤 고개 끄덕 끄덕.) 잘 알죠! 영월호 동문이니까요. 잘 지내고 있다니까 다행이네요~ 그 녀석, 몇백 년 째 졸업시험도 거르고.... 걱정되던 참이었어요. (볼을 긁적인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이왕이면 학교에서 기다리는 편이 좋겠다면서...
 
채인화:역시 동문이었구나... 몇 백년 째 졸업시험도 거르고 있다구요? 듣는 저도 조금 걱정되네요... 시험은 제때제때 보는데 훨씬 이로울텐데. (또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 그치만 상당히 오래 기다리는 것 같던데... 저도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타타:그러게나 말이예요. 현이 실력이면 이미 저보다도 전에 졸업하고도 남았을 텐데. (귀 한 번 쫑긋이고는...) 이렇게 어린 분께 걱정 받는 게 싫어서라도 졸업할 생각을 해야 할텐데~ 하여간 유하게 생겨서 고집은 장난 아니라니까요. (장난스러이 이야기하곤.) 뭐, 현이 만큼 선생님을 잘 따르던 학생도 없었으니 이해하기는 하지만…
 
채인화:(역시 기다리는 사람은 선생님이겠지, 전에도 듣긴 했으니까...) 안 그래도 실컷 걱정하다가 괜찮다는 말이나 듣고 오던 참이에요. 자기는 괜찮다면서 걱정은 고맙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졸업시험 이라도 치르고 기다리는게 나을 것 같은데도. (가만 생각하다가) 뭐, 현의 생각을 전부 저희가 어떻게 알겠어요. 하물며 전 인간이니까.
 
타타:하여간에 혼자 늘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다른 요괴들도 별로 신경 안 쓰는 분위기긴 해요. 이따금 무시하거나 하는 어린 요괴들도 있어서 꽤 신경쓰일 만도 한데... (입가 만지작거리다가 인화 말에 웃는다.) 하하, 역시 그렇겠죠? 그래도 알아서 잘 할 거라고 믿고 싶기는 해요. 능력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선택한 거니까. 그래도... 선생님께서 갑자기 사라져버리셔서 다른 동문들도 걱정을 심하게 하기는 했는데, 현이가 유독 심했어서... 아예 걱정을 지울 수는 없네요. (문득 생각난 듯.) 그러고보니까, 선생님께서 사라지기 전에 현이 선물을 하나 했다고 하던데...
 
유현:타타구나. (가만 가는 방향 물끄러미...) 무슨 이야기 했어?
 
채인화:응?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현의 이야기도 잔-뜩 했어. (농이다)
 
유현:엣. (놀란 눈.) 이상한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니지...? (어렸을 적 이야기라던가... 어색하게 볼 긁적. 그릇을 제 앞에 하나, 네 앞에 하나 내려놓곤 젓가락도 건네준다.)
 
채인화:그래도 꽤 미담이던데? 졸업시험을 몇 백년 째 미뤄서 걱정이 심하다면서 난리였어. (와아!) (젓가락 받아서는 국수그릇 본다. 맛있어보여...!)
 
유현:아아, 그런 얘기였구나...? (하여간에, 다들 괜한 걱정을...) 아무래도 처음엔 졸업이 늦어지니까 놀리는 정도였는데... 무시하는 애들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아. 타타는 영월호를 다닐 적부터 걱정이 심했으니까. 쟤도 오랜만에 보는 거라 조금 어색하긴 하고... (젓가락 탁, 뜯는다.)
 
채인화:무시하는 애들이 많다고? 그건 좀 심했다... 그냥 졸업시험을 확 봐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아? 시험을 보고도 학교에서 기다릴 수는 없는건가. (젓가락 따라 뜯어서는 국수 한 입 야무지게 먹는다. 마음에 들었는지 얼굴 빛 밝아지고는)
 
유현:아무래도 졸업한 이상 영월호 근처에서 계속 있으면 조금… 그럴 테니까. 어린 애들도 신경을 많이 쓸 거고. 선생님들도 그렇게 달가워하진 않을 것 같아서. (...) 아무튼 그래. 난 신경 안 쓰니까 걱정 말래도. (국수 잘 먹네. 축제 기간이라 참 다행이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자기도 국수 한 입 먹는다. 음. 맛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없으면 신목 관리가 느슨해질 테니까. 이게 가장 큰 이유야.
 
채인화:신목도 있었지 참... 그럼 현은 영원히 졸업시험을 보지 않을 생각인거야? 내가 수능을 영원히 보지 못한다 하면 그건 그거대로 좀 그럴 것 같아서. (국수나 마저 넘기고는 생각해본다. 나중에는 어떻게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적어도 제가 돌아가고 난 뒤에는.) 그래도 현이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뭐. 꽤 믿음직한 요괴 같던데? 아까 타타에게서도 꽤 많이 들었어, 여러 미담들.
 
유현:그런 건 아니지만... ...언젠가 보기는 해야되겠지. 아예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백 년 뒤에는 한 번 봐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구나. 네가 이리도 걱정하는 걸 보니... 다음에 너를 만날 때에는 졸업생인 채로 기다리고 싶어졌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간거지? 미담이라니까 괜찮나 싶어 안심하다가도, 혹시나 이상한 이야기가 오갔을까봐 오묘한 표정이 되고 만다.) …뭐어, 그래도 믿음직한 요괴 같다면 다행이지. 나름 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거나 다름이 없으니... (국수 국물도 호롭... 조금 마시고.) 무튼, 다 먹고 나서는 간이 낚시터로 가보자꾸나. 금붕어 잡기를 할 수 있을 게야.
 
채인화:다음에 내가 현을 만날 때는 졸업생이 된 현을 볼 수 있는걸까? (그때가 되면 난 뭘 하고 있으려나, 생각한다. 일단 장수하는게 제일 먼저겠지만서도...) 늘 생각하는거지만, 아까 점괘를 봐주시던 할머니도 그렇고, 타타도 그렇고. 다들 생각보다 현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는 않았으니까, 그럼 괜찮은거 아닐까? 적어도 현이 산 세월은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기야 하겠지. (국수 념념... 맛있다.) 금붕어? 재밌겠다. 나 금붕어 잡아보고 싶어. 얼른 가자! (먹는 것에 속도내기 시작한다. 호로록...)
 
유현:아마도. 시험 자체는 쉬우니까. (일부러 안 보고 있던 거라서 보기만 한다면 바로 수석으로 통과도 가능하다. 오래오래 살렴, 인화야. 언젠가 내 너를 다시 만날 때 네가 나를 걱정할 일 없이,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날만 있었으면 좋겠으니까.) 나름 나쁘지 않게 산 모양이지. 어린 요괴들에게는 조금 나이 먹고 고집 있는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후후.)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는 선한 것들을 좋아하니까. (아이들이 조금만 더 선해졌으면 좋겠구나.) 아? 금붕어 좋아하니? 처, 천천히 먹으렴. 체라도 하면 어쩌려고. (못말린다는 듯 바라보며 픽 웃는다.)
 
채인화:그럼 당당하게 수석으로 합격해서 돌아와, 나중에는 내가 네 걱정 할 필요 없이 회포라도 잔뜩 풀어보게. (농이라는 듯 키득 웃으며 널 바라본다. 백 년이 지나도 넌 지금 이 모습 그대로려나?) 진짜 고집있는 요괴 일지도. 그래도 착한 요괴니까 된 거 아닐까? 나중에도 지금 그대로만 착하게 살아주면 되는거라고 생각해. (후다닥 국수 한그릇 비우고는) 그치만 재미있어보이잖아, 금붕어잡기! 내 위장 튼튼해서 괜찮아, 얼른먹고 하러가자!
 
유현:그래, 꼭 약속하마. (아마 시간이 그만큼 흘러도 나는 이 모습 그대로 겠지. 하지만 너는... 나이가 많이 먹었으려나. 눈을 한 번 내리감는다. 살아있기만 한다면, 어디에 있던 만나러 갈 테니.) 응, 나도 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이왕 이렇게 된 게 계속 아이들에게는 변함없는 사람으로 남고 싶기도 하고. (같은 학생이긴 해도 나이 차이는 꽤 많이 나는 편이니...)
... ...그나저나 너무 빨리 먹는 것 아니니? 배가 더 고픈 건 아니고? (네 속도에 맞추어 남은 것들 후닥 먹고는 입가를 휴지도 닦아낸다.) 아니라면 이만 가도 괜찮고.
 
채인화:약속한거다? 현도 이제는 졸업생 신분이 되어보기라도 해야지. 그리고 내 눈으로 보고싶기도 하니까. (농담처럼 웃으며 손사래나 친다.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변하는거 아니야? 같은 이야기나 하다가) 외관은 그닥 달라질게 없을 것 같은데? 머리카락이라도 자르면 몰라. 확 달라질만한건 없어보이기도 하구. (음...)
아까 약과도 먹었고, 지금 국수도 적당히 1인분인 것 같은데? 배가 더 고픈건 아니니까 괜찮아. 얼른 금붕어나 잡으러 가자. 나 빨리 해보고 싶어!
 
유현:그래, 알겠다. (언제봐도 참 활발한 아이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먹은 접시들 쟁반에 올려 다시 반납한다.) 가보자꾸나, 이리 오렴.
 
채인화:네에- (접시들 반납하는 것까지 보고 쫄래쫄래 다가가서는)
 
유현:(주섬 주섬… 그물 하나를 받아와 인화 앞으로 건넨다.) 자, 여기.
 
채인화:(그물 받아서는 빤히...) 그냥 잡아보면 되는거겠지?
 
유현:응, 맞단다. (고개를 끄덕인다.) 조심하고.
 
채인화:(파들파들... 일단 도전!)
 
:도전을 한다면~ 민첩 판정을 합니다!
 
채인화: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채인화:우, 우와...
 
채인화:쟤 나 노려보는데?
 
유현:아무래도 원래 그러니 어쩔 수 없긴 하지... (봉지 하나를 가져와 잡은 금붕어를 안에 넣어준다.) 자, 여기.
 
채인화:(헤헤.) 그래도 한 번에 잡으니까 뭔가 기분 좋다...! (봉지 받아들어서는 위아래 요리조리 살펴본다. 녀석 참 무섭게도 생겼네...)
 
유현:꽤 빠르게 잘 잡던데? 재능이 있는 걸 지도 모르겠구나. (오늘의 상식. 이계의 금붕어는 이빨이 날카롭고 사납다.)
 
아니, 이 녀석은…!!!
 
미호: (촥촥촥. 간지나게 금붕어 여러 마리 잡는 중.)
(고개 돌리다가 인화 봄.)
(다시 금붕어를 잡...) ...응?
(다시 인화를 봄. 옆에 현을 봄.) 응???
와, 와악! 깜짝아!!!!
네 녀석...... 인간이 어떻게 여기에...!!!!
 
유현:...쉿.
 
미호: (읍읍읍읍읍. 풀어달라는 눈짓손짓발짓. 땀 뻘뻘;)
 
유현:(그제야 손 놓는다.)
 
미호: (인화쪽 노려본다.) 두고봐라, 인... ...아무튼 너!!! 두고봐!!! 언젠가는 콱! 잡아먹어버릴 테니까!!
 
채인화:...나 방금 협박 당한거 맞지?
 
유현:... ... (이마탁!!) 미안하다, 얘가 아직 어려서...
 
미호: 뭐!? 왜, 왜 얘기가 그렇게 흘러가는데?!!? 내 편을 들어줘야 될 거 아니야, 같은 요괴면!! (찡찡.)
...그나저나, 제법 잘 놀고 있는 모양이네. (흥.) 역시 인계 같은데 보다는 이계가 훨씬 더 재미있지? 인계엔 이런 축제도 없을 거 아니야~
 
채인화:...인계에도 축제 있는데? 사탕도 팔고, 총도 쏴보고. 금붕어도 잡을 수 있는데도?
 
미호: .... ....
흥!!!! 그렇게 인간들이 득실득실대는 곳 따위!!!
궁금하지도 않아!!!!!! (궁금함.)
 
채인화:언제는 잡아먹겠다면서... (먹을게 많은건 또 싫은건가?)
 
미호: (................) 됐어, 됐어!! 이런 멍청한 인간이랑 무슨 말을 하겠어!
난 지금부터 신당에 갈 거다!! 아직 축제 때 드려야 하는 기도를 드리지 못했으니까 말이야. 너 같은 인간은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라구!! 영월호 내부에 있으니까 말이야~
 
채인화:신당? (그닥 궁금하진 않았는데 말을 듣고 보니까 또 궁금한 것 같기도...) 못 들어가면 어쩔 수 없지. 난 다른거 마저 먹고 즐기면 된다 뭐.
 
유현:(애가 유치하지... 미안해. 속닥속닥 인화한테 속삭인다.)
 
채인화:(아냐 괜찮아... 저 나이대는 다 어려서 그렇지 뭐... 속닥속닥...)
 
유현:미호..., 계속 그렇게 심술 부릴 거면 얼른 가. 신당에 안 그래도 애들 많을 거 아니야. (손 휘적 휘적.)
 
미호: ...현!!! 너는 내 편은 들어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왜 자꾸 저 인간만 감싸고 도는데!!!
진짜 너무 하네!!! 흥!! 그래! 그 인간이랑 잘 먹고 잘 놀아라!!
 
유현:... ...애가 왜 저렇게까지 유치해졌지. (은은한 눈.)
궁금해진 게 있는데... 혹시 인화, 너희 세계에서 신이라는 게 존재해?
 
채인화:신? (가만 생각하다가) 그럼, 존재하지. 근데 너무너무 많아서, 사람들마다 다 다른 신을믿는 경우도 있고, 아예 안 믿는 경우도 있어. 나는 일단 후자인 편.
 
유현:...신이 여럿이라고? (조금 놀란 눈을 쳐다보다가, 말을 이었다.) 공간의 주인님이, 여럿 존재할 수도 있는 거였나...
 
채인화:공간의 주인님? (고개 기울이다가) 주인이라기 보다는... 우리 쪽에서는 신은 거의 만들어진 존재에 가까우니까. 상상 속의 신일 수도 있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을 그의 사후에 신으로 추앙하기도 하고.
 
유현:…그래? 인계는, 신기한 곳이구나. (고개를 살짝 갸웃인다.) 우리 이계의 신은 공간의 주인님, 한 분 뿐이거든. 그리고 이 세계를 창조하신 분이기도 하고...
이 세계의 끝은 평평하게, 하늘 끝에는 둥근 유리돔을 만들어서 우리가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신 셈이지.
새삼스럽게, 인계와 이계는 이어져있더라도 확실히 다른 곳이네....
 
채인화:끝은 평평하게, 하늘에는 둥근 유리돔... 그러게, 새삼 다른 세상이라는게 확 느껴져서 신기하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자꾸 나아가면 원래의 자리에 도달할 수 있을거라고 늘 배워왔는데. 여기는 아니란 소리잖아? (가만 생각하다가) 음- 어쩐지 기분이 이상해. 여기가 이계라는게 실감나는 느낌?
 
유현:나도 신기해... 세상이 둥글다던가,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던가. 우리는 세계의 끝으로 간다면 아마 절벽일 테고, 분명 떨어질 텐데... (고개를 갸웃. 인계가 훨씬 안정된 곳인 것 같아. 좋은 곳에 살고 있네.) 아, 그러고보니까... 아까 미호가 말한 신당, 가보고 싶어?
 
채인화:이계를 하나 더 만들어서, 위아래로 나누어 붙인다면 인계의 지구처럼 동그래질 수 있을지도. (손 모아서 둥근 모양 만들어본다. 반쯤은 농이라는 듯 웃다가) ...응? 신당은 요괴들만 갈 수 있다는 곳 아니었어? 가보고야 싶지만 갈 수 있을지는...
 
유현:후후, 정말로 그럴 지도. 하지만 거꾸로 이어붙인다면 그건 그거대로 모두 바닥으로 떨어져버리지 않을까? (아무래도 이계에서는 중력이라는 개념을 모르기 때문에.) 응? 그거야 다른 요괴에게 옷을 빌려본다면 되는 일이니까. 지금은 내가 너에게 분장도 해줬고, 아마 교복만 입는다면... 너도 충분히 이계의 요괴처럼 보일 거야. 원한다면 내가 빌려오려고. 어때? (힘들면 앉아서 쉬거나 하다가 불꽃놀이 보러 가도 괜찮으니까.)
 
채인화:다같이 유리돔으로 떨어져 버린다면 아프기야 하겠다... 적당히 평평하게 사는게 제일 나쁘지 않은 방향일지도. (생각해보다가 그냥 웃기 바쁜 듯.) 교복만 입으면 들키지 않을 수 있는걸까? 아까 미호도 그렇고, 다들 내가 인간이라는걸 알아보는 눈치인 걸... (잠시 고민하나 싶다가) 볼게 많아? 가서도 이것저것 재미있는게 많으면 한번 보러갈래!
 
유현:그렇지? (장난스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세상을 바꾸려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니까. 아무리 강한 요괴라고 하더라도... 이 세계를 만든 신께 대드는 일이 되어버릴 것 같기도 하고. 크게 노를 사면 안 되니까.) 음... 그냥 조각상 좀 있고, 벽화 조금 있고... 미호가 이야기한 대로 소원을 적어 걸으면 기도를 할 수도 있고.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말이지.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어깨를 으쓱인다.) 괜찮을 것 같아? 인간 기준으로 생각하려니 어려워서... 네가 괜찮다면 바로 옷 빌려올게.
 
채인화:조각상 조금, 벽화 조금? 그럼 가볍게 둘러보고 올까나~ 기도 같은 거라도 하고 오면 마음이 조금 편해질지도. 짧게 둘러보고나서 불꽃놀이라도 구경할까? 나쁘지 않을것 같아. 여차하면 금방 도망가면... 되는거 아닐까? (이런 안일한 생각이나 하고있다. 괜찮은걸까...)
 
유현:알겠어, 그럼 옷 빌려올테니 조금만 기다리렴.
 
유현:자, 여기. (네 앞으로 옷을 내민다.) 잠깐 빌린 거라, 영월호만 다녀오고 나서 바로 만납하면 될 것 같구나.
 
채인화:
rolling 3d6*5
 
(
1
 
+
3
 
+
5
 
)
*5
 
 
=
45
기준치: 45/22/9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아이코,
 
도중 2 마리의 영월호 요괴들과 마주치지만,
 
유현:여기가 우리 반이야.
 
채인화:생각보다 조금 무섭게 생겼네... 복도가 어두워서 그런가?
 
유현:이 정도면 그래도 많이 어둡지는 않은 것 같은데... (곰곰. 그냥 눈이 밝은 걸 지도.) 인계는 조금 다른 편이니?
 
채인화:우리는 늘 전등이 환하게 켜져있거든, 고장나기라도 하면 당직 서시던 선생님이나 수위 아저씨가 금방 고쳐주기시고 하고.
 
유현:(전등은 뭐지... 하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살짝 끄덕 끄덕...) 그곳에도 여러 모로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은 모양이구나. 좋은 일이네.
 
채인화:(이렇게 차이가 나는거지 뭐...) 그치? 그래도 학교를 관리하는데는 다들 진심이셔서 다행이야. (조금 더 두리번거리나 싶다가) 그래도 이제는 좀 낫다. 눈이 익숙해졌나 봐.
 
채인화:(두리번두리번...) 벽화부터 볼래!
 
벽화
 
채인화: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침침...)
 
채인화:...한번 더!
 
채인화: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개안.
 
채인화:조금 무서운데...?
무서우니까 석상이나 보러갈래...
 
석상
 
채인화: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굳건...)
 
채인화:근데 징그럽긴 하다.
신관님께 말 걸어봐도 되나?
 
신관: 안녕하세요, 기도하러 오셨나요?
 
채인화:아, 네...! 기도하려고 잠깐 들렀어요.
 
신관: 어머, 그러시군요. 어린 요괴 같은데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께 공간의 주인님의 가호가 깃들기를... (고개 살짝 숙이며 합장.)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뭐든 물어봐주세요. 알려드릴테니.
 
채인화:감사합니다아, (대충 고개 숙여 봄...) (기도하는 법 알려달라 하면 의심받으려나?)
 
채인화:(오, 주섬주섬 다가가 봄...) 저기, 제가 아직 어려서 그런데... 기도하는 법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신관: (귀엽다는 듯 웃기.) 정해진 양식은 따로 없답니다. 이곳에 찾아오는 모든 요괴들은, 석상 앞에서 자유롭게 소원을 빌곤 하죠.
이곳에 소원을 적어, 저기 있는 오색 끈에 매달면 그 분께 기도가 닿는다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신관: 다만 소원은 입 밖으로 내거나 남에게 보이면 효력을 잃는다는 점, 명심해주세요.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하며 입가에 검지 손가락을 올린다.)
 
채인화:(종이 받아들어서는) 아무한테도 알려주면 안된다는거에요...? (고개 꾸닥꾸닥) 감사합니다! 얼른 기도하러 가야겠다.
 
유현:(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쫄레 쫄레 따라감...)
 
채인화:현도 소원 빌거야? (적는거 보지 말라는 듯 슬쩍 옆으로 밀어 봄...)
 
유현:으음, 글쎄... (잠시 고민하다가 안 보겠다는 듯 손 휘적 휘적. 신관에게 가 종이 한 장을 받는다.) 네가 다 적으면 갈 테니, 편히 적으렴.
 
채인화:그래애, 다 적으면 부를게. (고민하며 붉은 종이 내려다보다가 두 문장 적어내려간다. 집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나중에도 현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 종이 한 번 반으로 접어서는) 다 적었어!
 
유현:무슨 소원을 적길래 그리 가리고 적는 것이야. (픽 웃고는 그제야 네 옆으로 가서 작은 붓을 하나 집어 든다.)
 
채인화:말하면 효력이 없다 했잖아. 그러니까 절대 비밀로 삼을거야. 이뤄질 때까지 계속. (네가 붓 집어드는 것 보더니 홱 돌아서버린다. 다 적으면 불러!)
 
유현:그런 것 때문이었구나. 그래, 인화 네가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모르겠다만... (고민하다 유려한 필체로 조용히 적어내린다.)
 
(To GM): 그리워하는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유현:너의 소원도, 나의 소원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해보도록 하자꾸나. (종이를 길게 접어 끈에 매단다.)
 
채인화:나중에 이루어지면 그때 알려주기로, 직접 만나서든 편지든 뭐든 좋으니까 알려줘야해? (다시 길게 접어서 너 따라 끈에 매달아본다. 꼼질꼼질...)
 
채인화:(하) (크기 굴려도 되나요)
 
OK
 
채인화:(가보자고.)
 
채인화:
크기
기준치: 50/25/10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채인화:(이거지.)
 
유현:아.
인화야, 여기 네 교복. (네 앞으로 원래 입고 있던 옷을 건네준다.) 잠시만 그리 든 채로 있어보련?
 
채인화:응? 으응. (제 원래 교복 받아들어서는 가만히 서서 너 바라보곤)
 
유현:빌려준 친구가 저기서 기다리고 있어서 말이지... 빨리 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웃으며 영월호 교복은 다시 받아간다.)
 
채인화:아하, 아까 교복을 빌려줬던 분 이었구나...! (교복 고마웟어요! 라며 손 붕붕 흔들고 꾸벅 인사한다.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라하 츠유:(어머, 귀여운 분이시네~ 현에게 교복 받고 손 같이 흔들어준다.) 즐거운 시간이 됐나봐요?
 
채인화:엄청 재미있었어요! 구경도 하고, 기도도 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보고... (헤헤 웃다가)
 
시라하 츠유:그쵸~ 현이 웬일로 말을 거나 했더니, 친구에게 옷을 빌려주려고 그랬구나. (한참을 보다가 웃으며 고개를 기울인다.) 얘가 좀 딱딱한 편인데 그래도 재미있었다면 다행이네요~ 남은 시간도 즐겁게 놀고, 조심히 들어가요~ (머리 톡톡, 두드려주고 손 흔들며 먼저 자리를 뜬다.)
 
채인화:(딱딱한 편?) 그렇게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던데... (머리 두드려지자 금방 또 손 팔랑팔랑 흔든다. 잘 가요! 고마웠어요!)
 
유현:(쟤도 참 쓸데 없는 소리를...) 슬슬 상점가로 돌아갈까?
 
채인화:좋아! 이제 뭘 하고 놀지... (이것저것 다 해본 것 같은데.)
 
유현:걱정마렴, 내가 데려갈 곳이 있으니. (웃고는... 천천히 어느 방향으로 향했다.)
 
...
 
...
 
...
 
채인화: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
 
그리고,
 
유현:이런 인파에는 손을 잡고 가는 쪽이 나을 것 같아서 풀었는데.... 표정이 왜 그러니...? (걱정스레 바라본다.)
이성 2 회복합니다.
 
유현:혹시, 그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게야?
 
채인화:주변이 너무 북적거려서 현을 놓쳤는데, 끈 까지 끊어지고... 난 이대로 길이라도 잃어버리는 줄 알아서... (잡힌 손에 힘 준다. 작게 웅얼거리는 듯)
 
유현:아… 미안하구나.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이야기를 먼저 했어야 했는데 내 급해서 끈을 먼저 풀어버렸어. (가볍게 머리를 토닥, 토닥...) 괜찮단다. 여기 있으니까.
...참, 곧 불꽃놀이가 시작한대.
명당자리를 알고 있으니까, 함께 올라가서 보지 않겠니?
 
채인화:...응, 볼래. 이번에는 나 혼자 두지 말고 잘 데려가 줘. 불꽃놀이는 꼭 보고 돌아가고 싶으니까.
 
유현:…더 좋은 곳에서 보지 못한 게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여쁘긴 하구나. 인화야, 오늘 즐거웠니?
 
채인화:엄청 즐거웠어! 이것저것 체험해본 것도 많고, 맛있는 것도 먹고. 기도하면서 소원도 빌어봤으니까, 오늘 할 수 있는건 다 한거 아니야? 불꽃놀이도 이만하면 잘 보이니까 괜찮아...!
 
유현:그래, 노점상들도 내일은 조금 바뀌려나. (후후, 웃음 소리를 흘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즐겁다 이야기하니 참으로 다행이라는 듯.) 인화야, 네게 할 이야기가 있단다.
 
채인화:응? 어떤 이야기인데...? 내가 꼭 들어야 하는거야? (괜히 긴장되게...)
 
유현:…음, 꼭 듣지 않아도 괜찮기야 하다만,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내가 마음이 조금 불편할 것 같아서.
 
채인화:그럼 해야지 뭐... 나 들을 준비 끝났어. 얼른 이야기해줘, 궁금하니까!
 
유현:(잠시 머뭇거리다 웃으며 입을 연다.) 사실…….
 
땅에 진동이 울리며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유현:돌아보면 안돼!!! 인식당하는 순간 끝이니까, 절대... 절대 돌아보지마.
 
...
 
채인화: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채인화:
기준치: 45/22/9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채인화:...방금 그거 뭐야? 갑자기 무슨 일인데!?
 
유현:…… (잠시 침묵.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린 채 몇 번 심호흡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마, 사냥개.
 
유현:너무 밖으로 나오지는 마렴, 아직 사라지지는 않았을 테니… 혹시라도 그들의 눈에 들어선 안 된다, 알겠지?
 
채인화:들킨다면 분명 집에 돌아갈 수는 없겠지... 물론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방금 전까지 귓가에 생생했던 비명 생각한다. 나 돌아갈 수 있는거야?)
 
유현:…인화야.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주마.
 
채인화:지금 신목으로 가려는거야? 신목을 통해서만 갈 수 있다며, 문은 사흘 뒤에 열린다 했잖아...
대체 어떻게...?
 
유현:그래… 신목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게 사실이야.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는 듯 인상을 조금 쓰곤 손을 내린다.) …내 능력을 쓰면 지금 당장 돌려보내줄 수 있어. 그러니… 가자꾸나.
 
채인화:지금 가겠다고? 능력은 또 뭔데? 하나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게 확실한거야?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계속 시선은 네 눈가다. 가만히 서서 시선만 주다가)
 
유현:…응, 확실해. 지금 네게 하는 말은, 신께 맹세코 거짓이 아니니. (호수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쓴 웃음을 짓는다.) 이렇게 위험해질 줄은, 몰랐네….
내 능력은… 신목의 문을 열 수 있는 능력. 다른 요괴들에게는 비밀이라, 네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어.
그러니 네가 돌아가는 것에는 문제가 없단다, 인화야. …너는 꼭 돌아가야지, 무사히. 중요한 시험도 있다면서.
 
채인화:...그럼 왜 바로 보내주지 않은거야? 역시 비밀이라 자연스레 열릴 때 까지는 무리였다, 라는건가...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지만서도.) 그치, 돌아가야지... 나 수능도 쳐야하고, 대학도 가야하고. 엄마아빠도 보고싶은데...
 
유현:그래. 원래대로라면, 축제가 끝난 뒤에 열리는 문을 통해 인간을 돌려보내주는 게 일반적인 선례들이란다…. 신목을 억지로 여는 것은 그만큼 위험이 따르는 일이니, 나도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하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 그렇게 돌아가는 것만 생각하렴. 중요한 일도 있고, 가야하는 곳도 있으며, 부모님도 보고 싶을 터인데.
 
채인화:위험한 일이었던거야?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잖아, 조금만 더 기다리면 자연스레 열려서 갈 수 있을텐데... (폐허더미에 뒤덮인 신목이 눈에 들어온다. 갈 수... 있었을까?) 괜히 나 때문에 어려운 일에 손을 대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는 않네. 돌아가야 하는데, 당장 돌아갈 수 있다는데 그닥 기쁘지도 않아.
 
유현:인화야. 내가 이야기했잖아. 네가 돌아가는 것만 생각하라고. (내게 어려운 일은 아니야. 하지만 억지로 여는 만큼… 오가는 네게도 그다지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그게 가장 걱정이었다.) ……안 열릴 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그래. 지금, 이렇게 엉망이 된 것을 보면… 너도 알 것 아니니. 이계는… 지금 무척 위험해. 네가 있어도 되는 곳이 아니야.
내가 신목의 문을 억지로 열지 않으면, 네가 돌아가지 못할 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내 말을 들어주지 않겠니? 아직… 내가 믿을 만한 벗이라면.
 
채인화:...내가 돌아가야겠지, 난 여기 있어봤자 계속 위험할거고, 넌 날 보호해야 하니까 손이 더 많이 갈테고. 그치만 내가 돌아가려면 네가 힘을 더 써야하는데... 그게 왜 이리 미안한지 모르겠어. 나도 여기 올거라는 걸 예측 못했지만 너도 그럴거 아니야, 아무리 네 일이라 해도 이건...
언제나 믿을만한 벗이었어, 다시 만나는 날이 와도 넌 내 믿을 수 있는 벗일거야. 영원히.
 
유현:… (웃는다.) 응, 돌아가주기만 한다면… 나는 그것으로 족해. 하지만 네가 아니라
'인간'이 내려오는 것은 늘 있던 일이니, 아예 예측을 못한 일은 아니란다.
하지만 너는... 정말 아무도 모르는 곳에 뚝 떨어진 외부인에 불과해. ...이런 일을 겪은 이상 이곳에 오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쩔 수 없을 것이야. 그래도 나는... 네가 더는 위험한 일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단다.
언제 또 사냥개가 올 지 모르니, 네가 있어야할 곳으로, 서둘러 돌아가는 게 좋잖니.
 
채인화: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게 맞는거겠지. 내가 다시 있어야 할 인계로, 네가 문을 열어주는대로 돌아가는게 맞을거야. (입술 꾹 깨문다. 돌아가야지, 돌아가야 해.)
그럼 서둘러야겠다.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까, 문을 열어줄래? ...전부 다 괜찮을거야.
 
유현:…고마워. 내 부탁을 들어줘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앞으로 손을 내민다.) 가자, 또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네가 있어야 할, 가장 안전한 곳으로 돌려보내줄게.
 
채인화:(내밀어진 네 손 잡아서는 힘주어보고) 늘 고마웠어, 처음부터 지금까지.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도 난 네게 고마움만 가득할거야.
 
...
 
채인화: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현:살아남은 요괴는 거의 없고, 있더라도 균열 안으로 추락하게 될 거란다.
앞으로 몇 번이고 지진이 더 날 지도 모르고, 사냥개는 계속해서 날뛰겠지.
이렇게 우리 세계가... 멸망하는 걸 지도 몰라.
 
유현:축제를, 끝까지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야. 후야제를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유현:사실, 이계의 신목은 두 그루란다.
 
유현:두 그루를 동시에 관리할 수 없어서 통제에 두는 건 한 그루로 두고, 나머지 한 그루의 존재는 비밀의 부쳤단다. 그러니... 이것 역시도 신목. 네가 돌아가는데, 무리가 없다고 한 이유야.
 
유현:…있지, 인화야. 너와 있던 이틀은 내게 무척 즐거운 날이 되었단다.
고맙다고…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
일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내가 조금 늦은 모양이구나. (애써 웃는다.)
 
채인화:지금이라도 이야기 해줬으니까 됐어, 갑자기 온 객인지라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처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쁘다. (불안해하면 안돼. 이제 돌아가야지. 나중에도 만날거잖아, ...괜찮을거야.)
 
유현:……잘 지내렴. 만약… 이곳에서의 일이 네게 좋지 않게 기억된다면, 모든 걸 잊어도 좋아.
나도, 이계도, 이곳의 축제와 영월호, 불꽃놀이… 그 모든 것들을.
...인계에서는 언제나 안전하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기를 빌게, 인화야.
 
왜?
 
유현:거짓말해서 미안하구나.
건강해야 해, 모쪼록 조심하고...
그럼, 안녕.
 
채인화: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현:다시 만난 것처럼… 기뻤으니까.
 
...
 
...
 
...
 
채인화: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감소합니다.
 
...
 
...
 
...
 
큰 요괴: 현아, 돌아가야지.
 
작은 요괴: 선생님을 기다려야 해요. 많이 아파 보이셨는데, 제가 부축해드려야 한단 말이에요.
 
요괴1: 분명 그 인간은 공간의 주인님께 저주받은 거야.
기다려봤자 다시는 올 수 없는 몸이 된 게 분명하다고!!
 
요괴2: 맞아, 인간은 나약하니까 벌써 죽어버렸을걸.
 
...
 
...
 
채인화: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이성 2 감소합니다.
 
...
 
...
 
인계
 
채인화: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채인화: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채인화, 당신은 이제, 다시 인계에 속한 인간이 되었습니다.
이곳, 인계에서는 당신이 인계에서 사랑하는 것들이 당신을 기다릴 지도 모르죠.
그리고 당신이 머무렀던 이계에서 역시, 누군가는 당신을 기다릴 지도 모릅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겠죠. 그는 당신이 안전하기만을 바랬으니.
선택하세요, 인화.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혹은, 신목 앞에 남으시겠습니까?
 
채인화:
...난 여기 있을래.
 
채인화:반딧불이, 반딧불이... (그때의 그 꿈. 보이는 그대로 일어서서 반딧불이 쪽으로 따라가보고)
 
채인화:
건강
기준치: 75/37/15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채인화: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채인화: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채인화:사물함이라면, 아직 열려있을지도 몰라...
열쇠공, 혹은 근력 판정. 성공할 때까지 제한 없이 판정 가능합니다.
 
채인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철컥,
인화, 두렵지는 않나요? 이대로 이계로 향해도 정말 괜찮은 걸까요.
 
채인화:그래도, 나아가야겠지...?
여기까지 와서 돌아서면 섭하니까.
 
...
 
...
 
???: ......선생님?
 
채인화: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감소합니다.
 
유현:…인화, 너였구나.
 
채인화:...응, 나야. 나 다시 왔어, 나 다시... 돌아왔어...
 
유현:잘, 도망갔는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돌아와버리다니. 못 말리겠구나. (후후.)
 
채인화:잘 돌아가긴 했었는데, 네가 걱정되어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흥건해진 피에 시선 주다 애써 무시하곤) 어쩔 수 없어, 걱정시킨 현의 탓이야.
 
유현:내 탓을 해버리니, 할 말이 없구나... (헛웃음 한 번 터트리고는 네 얼굴을 조심스레 손으로 감싼다.) 와주어 고맙단다. 하지만... 지금 열린 문이 닫히면, 정말 두 번 다시 문이 열리지 않아.
이계 사람들의 요력으로 열리던 문이니까… 내 정신이 끊어진다면, 문은 닫히게 될 거야.
인화야, 그러니… 이번에는 돌아가야 해. 정말로. 이곳에 다시 오지도 못할 게야.
 
채인화: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유현:…있지, 인화야. 네가 가지고 있는 그 방울은,
내가 아주 오래 전, 선생님께 드린 물건이란다.
 
채인화:현이 준 물건이었어...? 내가 어릴 때부터, 늘 가지고 있던 거였는데...
 
유현:…그래, 내가 선생님께서 드린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사라지셨지. (쓴 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린다.) 너와 선생님이 무척이나 닮아서, 내 욕심으로… 너와 함께 이틀간 시간을 보낸 거였어. 다른 인간들과는 그리 친밀하게 지낼 생각도 하지 않았다만… 그래, 너라서. 네가 선생님과 무척 닮아서… 내 오랜만에 답지 않은 욕심을 부리게 되었어.
내 욕심으로 네게, 좋지 못한 경험을 하게 해서… 정말로 미안하구나.
 
채인화:그게 무슨 소리야, 이틀동안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얼마나 재미있었는데... 인계에서는 전혀 하지도 못할 경험들도 해보고, 나 엄청 즐거웠단 말이야... 왜 현이 미안해 해? 나 무사히 집에 돌려보내 줬잖아. 그거면 된거 아니야?
 
유현:…안 좋은 경험을 하게 한 건 부정할 수 없으니까. (이마를 가볍게 네 이마에 톡, 기대고는 눈을 내리감는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할 게 있어.
긴 시간동안 네가 가지고 있던 방울은… 인연의 결정체가 되었을 거야.
네가 신목의 문과 반딧불이를 보고, 이계의 말을 할 수 있고,
나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 방울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그건… 네가 쭉 가지고 있어줬으면 해. 그래줄 수 있겠니?
 
채인화:...응, 내가 계속 쭉. 죽을 때 까지 가지고 있을게. 무덤에도 함께 묻어달라 할게. 이걸 보면서, 내 소중했던 이틀을 절대 잊지 않을거야. 네 부탁인데 어찌 들어주지 않을 수 있겠어? (네 머리칼에 손 뻗어 쓸어본다. 원래는 어여쁜 분홍이었는데.)
 
유현:…네가 죽기 전에,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네 손에 그대로 기대어본다. 안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면 잊어달라 부탁했음에도 잊지 않는다는 말, 그 말이 기꺼웠다. 눈시울이 붉어져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렸다.) 내가 지금, 죽는다면…
난 언젠가, 다른 생명으로 되살아나게 될 거야.
네가 방울을 잃는다면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테니… 부디 그 말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래.
나는 너와… 인화 너와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어.
부디 나를 기다려주겠니, 내가… 선생님을 기다렸던 것처럼. (정말 오랜 시간이 될 지 모르는 일임에도, 네게 무거운 짐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언젠가 너를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욕심, 소망… 기도.)
 
채인화:넌 몇 백년이고 기다렸는데 나라고 못하겠어? 다시 태어나서 만나러 올 때까지 기다릴게, 아무리 오래 걸려도 자신 있어. 그러니까 걱정말고 천천히 와. 나 괜찮아.
 
유현:…고마워, 정말로... 고마워, 인하야. (웃으며 눈가에 맺혔던 물이 뚝, 하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
 
...
 
...
 
유현:...반드시 다시 만나러 갈게.
그땐, 내가 길을 잃지 않도록 불을 밝혀줘.
 
...
 
...
 
그리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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