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Stack Icecream Hein
[ 현해안 ] Hold your breath
TRPG PlayLog/그 외

Hold your breath

(시나리오 원작 : https://salmon-fish12.postype.com/post/5071322)

 

Kpc. 강해안, Pc. 류 현

~20210813, 5H

 

*본 포스트는 자작 캐릭터들로 플레이한 'Hold your Breath' 을 백업한 로그입니다.
* 키퍼링을 하다 생긴 개변으로 원작 시나리오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존재하니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할 예정이신 PL분들은 해당 로그를 읽는 것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
 
.
 
2021 07 30 ~
 
Hold your Breath
 
[ kpc.강해안, pc. 류현 ]
 
w.12
 
.
 
.
 
...
 
깜박, 깜박..
 
오래 감겨있던 듯 뻑뻑한 눈을 뜨면
 
흐린 눈앞에 천천히 세계가 구축됩니다.
 
온통 하얀 사방과,
 
정면에 보이는 검은 문.
 
본래보다 한참이나 높은 듯한 시야
 
모든 것이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목을 조르는 손길마저요.
 
...손길?
 
피부에 선연하게 닿는 뚜렷한 감각...
 
매끄럽고 차가운 촉감에 점차 질려가는 숨.
 
떨쳐내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 해도,
 
어째서인지 온 몸이 굳은 듯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겨우 그 감각의 근원지를 향해 시야를 내리면,
 
뜨거운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어쩐지 낯선 강해안과 눈이 마주칩니다.
 
자신이 쥐고 있는 당신의 목을 한 번,
 
자신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을 한 번 바라본 강해안은
 
가볍게 웃으며 묻습니다.
 
강해안:..류 현,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나?
 
손에 준 힘을 풀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그는 숨이 졸린 기도로 무슨 소리라도 뱉어보라는 듯
 
당신을 채근합니다.
 
류현:...내가 당신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나요?
아, 물론. 걱정치 마세요! 기억하니까. 누군지도 알아보고. 그래서 더 불쾌하지만...
그러니까, 아. 이 손길 좀 치워주시겠나요. 누구 죽일 일 있어요?
 
...
 
당신의 대답을 듣자,
 
웃고 있던 해안의 표정이 어그러집니다.
 
그리곤 당신의 목을 호흡이 곤란하리만치 꽉 잡고 있던 손을 떼고
 
두어 걸음 비틀거리며 당신에게서 물러납니다.
 
강해안:...어째서. (그 한 마디를 내뱉고는 제 손을 털고 입술을 꾹 깨뭅니다. 무언가 생각이 많아 보이는 얼굴을 하고서, 네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습니다.) 말은 잘 하는 군 그래, 알아본다니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할 지, 아니라고 해야할지 애매하군.
 
류현:누님이 무슨 말을 하고 계신지 알 턱이 없네요! (졸려졌던 목 매만집니다. 퍽 기분 나쁜 손길이었지.) 무슨 상황이었는지... 설명 좀 해주었음 하는데요.
 
강해안:아주 말을 잘 하는 군. (제 팔을 툭툭, 건들이다가 인상을 쓴 채로 중얼거립니다. ..실패작일텐데, 어떻게 말을...) 글쎄, 설명은.. 필요한가? 사이가 좋았던 건 아니지 않나. 당장이라고 멱살 잡을 것처럼 굴어대더니 내가 이러는 건 이상해보이는가보지? (다시 평소의 낯으로 돌아와서는 고개를 기울입니다. 무언가 신경쓰이는 게 많아보이는 얼굴입니다.)
 
류현:그런 웃기지도 않는 낯짝으로. 난 내 목이 졸라졌다는 점이 심히 불쾌하거든요. (감히. 당신이 뭔데. 눈 감은 채로 조소 짓습니다. 감은 눈 안의 눈조리개 또한 비슷한 류의 감정을 띤 채 굴려지고 있겠고.) 그래서, 이유라도 알아볼까요. 내게 남은 사인이 심장마비 외에도 또 있었나··· 싶어서.
 
강해안:(웃는 낯에 비틀며 입꼬리를 한 번 끌어올리고는 네 얼굴을 톡, 하고 건듭니다.) 글쎄, 이제 아마 있게 되겠지. 오랜만에 목소리 듣는 건 제법 반가웠지만.. 어차피 이제 감각도 무뎌지고 움직일 수도 없게 될 테니 말이야. (너를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고는, 네게서 떨어집니다.) 그 때까지 사는 게 기적이지, 너는. (..) 만일 시간이 지나도 괜찮...을리는 없지만, 괜찮아 진다면 검은 문을 따라서 날 찾아와. 아니면, 그대 스스로 죽던지.
 
그리고, 당신이 채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서
 
해안은 미묘한 표정으로 열려있던 검은 문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심리학, 혹은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류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
 
한눈에 보아도,
 
강해안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당신을 보며 나가버렸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뭐, 평소에 사이가 안 좋았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 싶으면서도..
 
무언가 이질적입니다.
 
적어도 막 나가는 사람은 아니었잖아요?
 
...게다가,
 
류현, 당신이 기억하는 모습과는 조금 다릅니다.
 
성격도 성격이거니와
 
언제나 장난스럽던 모습은 없고, 상당히 차분합니다.
 
그가 나이가 들면 이런 모습일 거라 상상됩니다.
 
목소리나 표정. 얼굴이 확연히 그, 강해안이 맞음에도요.
 
...무언가 어긋난 기분입니다.
 
류현, SanC
 
류현: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감소 없습니다.
 
다시 몸을 움직여보면, 해안의 말과는 달리
 
아까보다 몸이 부드럽게 움직여집니다.
 
움직일 수 없을 거라고 하지 않았나요?
 
...거짓말이었나, 싶지만
 
하여간, 제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됩니다.
 
류현:(손가락, 손, 팔, 쭉 따라 전체 몸까지. 하나씩 움찔이고 움직이다, 이내 검은 문에 시선을 둡니다.) ...저 쪽으로 가야하나. (걸음을 검은 문 너머로 향해봅니다.)
 
검은 문으로 향하며 주위를 보면
 
바닥이며, 벽이은 모두 정갈한 하얀 색이고,
 
당신이 앉아있던 의자 역시도 흰 색이며,
 
해안이 뛰쳐나간 문만이 검은색으로 칠해져
 
활짝 열려 있습니다.
 
...툭, 툭...
 
그리고 어디선간 작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
 
류현: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 소리는 천장에서 나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류현:(소리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천장 주위를 훑어봅니다.)
 
당신이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면,
 
...천장이 존재하고 있는걸까요?
 
어쩌면 이 곳은 천장 없이 개방되어 있는 방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무수한 별들이
 
인공적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높고 아득한 불빛의 밤하늘이 보입니다.
 
다시 툭, 툭 하는 소리가 들려오면,
 
수많은 별들이 박혀있는 하늘의 한 켠이
 
빠른 속도로 빛을 잃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툭, 툭 하는 소리에 맞춰
 
수십개의 빛들이 꺼지고, 켜지는 것이 반복됩니다.
 
관찰 판정
 
류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것을 한참 지켜보고 있자면,
 
그 검은 천장에 더 검은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은 원 형태로, 천장의 중앙 부분에 위치합니다.
 
류현:저건, 또... (검은 부분이 뭔지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당신이 그 부분을 응시하자,
 
마치 인식이라도 한 듯 그 부분이 가운데로 벌어져 열리더니,
 
높은 천장으로부터 종이조각 하나가 팔랑팔랑 떨어집니다.
 
류현:(종이조각을 집어 살펴봅니다.)
 
종이 조각을 잡아 살펴보면
 
앞면에 「 O 」 라고 적혀있습니다.
 
천장을 제외하고, 이 방 안은 당신이 앉아있는 흰 의자 외에는
 
다른 어떠한 사물도 놓여있지 않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이 방 안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천장에서 시선을 떼면, 다시금 검은 문만이 눈에 띕니다.
 
문은 해안이 남겼던 말과 겹치며,
 
그 색깖나으로도 이질적이라,
 
색깔만으로 ^^..
 
당신에게 어서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 손짓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류현:(종이에 뒷면도 잠시 살펴봅니다.)
 
뒷면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습니다.
 
류현:그럼, 뭐. (이내 검은 문으로 걸음합니다.)
 
 
문을 향해 나가면, 바깥은…
 
사방의 벽면이 모두 전신거울로 이루어진 길다란,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거울이고 벽인지 알 수 없는 복도입니다.
 
천장의 밝은 조명이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선명하게 비춥니다.
 
복도의 양 옆에는 정장을 갖춰 입고
 
머리에 투구를 쓰고 있는 마네킹들이 열과 줄을 맞춰 즐비합니다.
 
긴 복도의 끝에는 다시 검은색의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류현:뭐 이딴 곳이 다 있담. (거울을 슬쩍 봅니다.)
 
사방에 배치된 탓에, 단순히 곧은 직선의 복도임에도
 
곳곳으로 사물들이 반사되어 보입니다.
 
당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어쩐지… 이질적입니다.
 
남의 옷인듯 품이 미묘한 하얀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도 그러니와.
 
목에 시퍼런 멍이 들어있으니까요.
 
손자국 모양입니다.
 
아까 해안이 조르면서 생긴 걸까요?
 
하지만 당신은, 해안이 목을 조를 때에
 
숨이 막히는 것 이외에 아무런 아픔도 느끼지 못했는데...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목을 거의 죽기 직전까지 졸린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한참 거울을 바라보면...
 
.이 손자국의 주인이 해안이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집니다.
 
하지만 하난도 아프지 않은 걸요.
 
..아까 해안이 뭐라고 했었는지 기억 하나요, 류현?
 
류현:(...) 감각이 무뎌진다는? (자국 뻔히 바라봅니다. 기분 나쁘게.)
 
..감각이 무뎌진다.
 
분명 해안이 했던 말입니다.
 
설마, 정말?
 
류현:(기분 탓으로 넘기기로 합니다.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마네킹을 살펴봅니다.)
 
마네킹은 긴 복도에 총 열 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모두 턱 끝부터 발 끝까지 단정하게 가린 검은색의 수트를 입고 있군요.
 
체구는 약 6-7피트 정도입니다.
 
죄송! 계산 실수.. 5.7 피트 정도
 
관찰 판정
 
류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투구가 화려하다는 것 외에, 별다르게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류현:...별 이상한 건 없나. (관찰 재판정 가능한가요???)
 
원한다면 가능합니다.
 
관찰 판정, 강행.
 
류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득 눈부신 조명에 투구의 하단 부분이 반짝입니다.
 
하단 부분을 자세히 보면..
 
마네킹에게 씌워진 투구에 금박으로
 
「 네 헬멧을 벗기고, 만지고, 대화를 나눌 날이 오길. 」
 
..라고 적힌 것이 눈에 띕니다.
 
류현:(...) 여전히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검은 문 너머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문은 아주 단단해보입니다.
 
잠금장치는 보이지 않습니다.
 
문의 표면에는 고급스러운 필체의 금박으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 Memoria 」
 
바로 들어가나요, 류현?
 
류현:(바로 들어가봅니다. 귀찮게... 뭘... 또...)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눈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거대한 서재가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는 대체, 어디인 걸까요?
 
기묘한 공간들만 이어진다는 의문이 머리에 스치는 순간,
 
방의 정 가운데에
 
마구잡이로 흩어진 하얀 종이 더미를 밟고서,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서 있는 해안을 발견합니다.
 
해안은 손에 든 책을 읽다가,
 
문득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바닥에 흩어진 종이 더미를 빠르게 긁어모아 손에 쥐고,
 
읽던 책만 움켜쥐고서 곧장 열린 검은색 문 뒤로 들어가버립니다.
 
찰칵,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리며
 
당신은 또 다시 이 거대한 서재에 혼자 남겨집니다.
 
류현:(서재를 둘러봅니다.) 뭐하자는 건지...
 
서재는 말 그대로 거대합니다.
 
당신의 키의 몇 배에 미치는 책장들이 즐비하고,
 
바닥에는 고급스러운 검은색의 러그가 깔려있습니다.
 
천장에는 환한 샹들리에 디자인의 조명이 광대한 서재의 곳곳을 밝힙니다.
 
당신이 서 있는 서재 입구의 맞은편에는,
 
해안이 들어가며 잠긴 검은색 문과 그 옆에 위치한 책상이 보입니다.
 
그리고 높은 천장의 한쪽 벽에 금색의 거대한 시계가 돌아가며,
 
차칵, 차칵 소리를 냅니다.
 
책장의 빈칸 곁에 방향제가 놓여 있지만,
 
감각이 무뎌진 탓인지 아무 향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류현:그 어처구니 없는 말이 정말이었다니. (책장을 둘러봅니다.)
 
아주 커다란 책장들입니다.
 
그에 반해 꽃혀 있는 책의 크기는 일반적입니다.
 
책들은 아주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지만,
 
중간중간에 튀어나온 책들이 보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본 책일까요?
 
류현:(중간중간 튀어나온 책을 하나 뽑아봅니다.)
 
전부 생명공학, 혹은 Myth라는 단어가
 
앞머리에 붙은 책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류현:이런 책들을 읽는 취미도 있으셨나보지. (바닥에 깔린 러그에 시선을 둡니다.)
 
부드러워 밟을때마다 푹신거리는 듯한 러그입니다.
 
아주 두껍습니다. 양털인가요?
 
류현:(책상을 살펴봅니다.)
 
고급스럽고 튼튼해보이는 책상입니다.
 
손이 많이 닿았던 것 같이 어지럽혀져 있지만,
 
넓은 탓에 크게 티나진 않습니다.
 
이리저리 어질러진 악필의 메모지들과 함께,
 
두꺼운 노트 한 권 알 수 없는 기계 장치,
 
그리고 책상의 하단에 커다란 서랍이 하나 보입니다.
 
류현:(노트 한권을 펼쳐봅니다.)
 
자료조사 판정
 
류현:
자료조사
기준치: 75/37/15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이것은… 메모장일까요?
 
눈에 띄게 많이 살펴본 페이지가 저절로 펴집니다.
 
>핸드아웃, 두꺼운 노트 한 권 확인
 
얼떨결에 뒷장까지 페이지가 넘어갑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류현:별 이상한... (기계 장치를 살펴봅니다.)
 
그 전에,
 
>핸드아웃, 뒷 페이지 확인

 

 
생전 처음보는 모양의 기계입니다.
 
투명한 원의 뒤로 금속 휠들이 잔뜩 달려 있습니다.
 
기계 장치의 아래에는 구겨진 메모지 하나가 깔려 있습니다.
 
류현:(구겨진 메모지를 확인해봅니다.)
 
사용법.
 
: 알 수 없는 언어를 원 안에 비추면 번역한다.
 
알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준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류현:알 수 없는 언어가... (...)(서랍을 열어봅니다.)
 
서랍을 열면, 그 안에는 펜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잉크펜입니다.
 
그 많은 잉크펜의 ⅔ 정도는 이미 다 쓰여 빈 쓰레기들입니다. 나
 
나머지는 사용할 수 있는 새 것이고요.
 
류현:(서랍을 닫곤 시계의 시간을 확인합니다.) 별 쓸데가 없을 것 같고.
 
금색의 거대한 시계는, 시침, 분침과 초침 구분 없이
 
오직 한 개의 바늘만이 정각을 향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바늘은 현재는 숫자 11을 한참 지나치고 있습니다.
 
아주 미세하게, 조금씩 숫자 12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숫자 12 아래에 작은 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 완전한 종말과 재림 」
 
류현:우와. 불안하게. (시선 떼어 방향제에 손을 대봅니다.) 이거, 진짜로 향 나는건가.
 
방향제입니다.
 
잘 마른 노란색 건화 한 송이가 꽂혀 있습니다.
 
무슨 향인지는 당신이 알 수 있을 턱이 없습니다.
 
향이 난다고 해도, 지금의 당신에겐 무의미합니다.
 
류현:(성질 죽이고 그냥 나가기로 합니다. 놓친 부분? 알게 뭐예요... 좃되는건 난데...)(검은 문을 열러갑니다. .......근데 열 수 있나요?)
 
그동안 지나쳐 온 검은색 문들과 똑같이 생긴 문입니다.
 
문에 가까이 다가가면,
 
안 쪽에서 해안이 말을 걸어옵니다.
 
강해안:..자네, 아직도 거기 있는가
 
류현:그럼요! 찾아오라면서.
 
강해안:솔직히 의문이네. 왜 아직까지 움직일 수 있고, 감각은 제대로 잃지 않았고.. (목소리에서 묘한 느낌이 섞입니다. 기쁜 것도, ,슬픈 것도, 화를 내는 것도, 짜증을 내는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그런 감정.) ..혹시 기억하고 있는게 있나?
 
류현:기억하고 있는게 있냐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답을 해야하죠? 눈 떠보니 당신한테 목이 졸라지고 있었는데.
 
강해안:짜증스러운 걸 보니 역시 그대는 그대인가보군. (톡톡, 무언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근데 어차피, 얼마 남지 않았네. ..시계를 봤는가? 때가 다가오고 있으니.. 살리려고 노력해도 무용지물이군.
 
그 말을 마친 해안의 인기척은
 
검은 문의 너머로 사라집니다.
 
류현:...시계? (눈 꿈뻑. 12시? 잠시 고민합니다. 문은 여전히 잠겨있나요?)
 
네, 잠겨있습니다.
 
류현:(짜증나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언제는 안 그랬나요
 
해안은 항상 당신에게 그런 존재였죠
 
류현:(조용히 해요!)
(어휴. 도움이 되질 못해요! 잠시 다시 생각해봅니다...)
 
지능판정이라도?
 
류현:(각이다... 해봅니다)
 
지능 판정
 
류현:(난...지능캐다할수있다)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응 아니야~
 
류현:(진심인가...)
(다시 한 번만)
 
지능 판정ㅋㅋ 강행!
 
류현:(웃디마세요)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까 보았던 기계를 사용해볼까요?
 
류현:(기계를 후딱 가져옵니다...... 뭘 보지... 시계.......?)
 
이 기계가 뭐라고 했죠? 어디에 사용하는 거라고 했나요, 류현?
 
류현:(..............)
(비....비춰서보는거아닌가요?)
 
어디에....?
 
류현:(시계의....글자....부분에...?)
 
....거기에 알 수 없는 언어가 있었나요....?
 
류현:(......보이는거믿지말랬잖아요)
(다시생각좀해볼게요)
 
그렇군용.
 
에라 모르겠다 지능 판정
 
류현: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ㅋㅋㄱㅋㄱㅋㄱㅋㅋㄱㅋㄱㅋㄱㅋㄱ죄송헤요)
 
류현, Myth 라는 단어가 뭔지 아시나요?
 
분명 류현이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는 단어입니다.
 
류현:(난약자인줄알았는데....)
 
...그럴 수 있죠
 
류현:(당장 비추러 갑니다...)
 
Myth 라는 책을 펼쳐 앞 페이지를 비추자
 
「 당신은 살고 싶은가? 」
 
라고 적힌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뒷페이지는 전부 비어있습니다.
 
옆페이지에 대답을 쓰라는 것처럼,
 
빈 옆페이지가 눈에 띕니다.
 
류현:(서랍에 있던 잉크펜을 찾아 꺼내들어봅니다.) 장난질이 심하고... 재밌네요. ('살고 싶어'를 써봅니다.)
 
당신이 대답을 적자,
 
책에 또 다시 알 수 없는 글자가 떠오릅니다.
 
류현:(알 수 없는 글자들을 기계로 비춰봅니다.)
 
「 그렇다면 가려진 바닥 아래를 확인하라. 」
 
..라는 글자가 비칩니다.
 
류현:가려진 바닥? (러그를... 들춰봅니다.)
 
러그를 끌어낸 바닥에는 문 모양의 빗금이 그려져 있습니다.
 
빗금 안만 검은색 타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옆에, 작은 버튼이 있습니다.
 
류현:(이건 또 뭐야...... 버튼을 눌러봅니다.)
 
버튼을 누르면 문 모양의 빗금이 정말 문의 모양으로 천천히,
 
활짝 열립니다.
 
그 아래로 칠흑같은 공간으로 계단이 이어집니다.
 
지능 판정
 
류현: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검은 문을 따라가면 해안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 역시 검은 문을 따라가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류현:어차피 저 문은 열리지도 않을테고... (방금 열린 문으로 내려가봅니다.)
 
 
계단을 따라 컴컴한 어둠속을 향해 들어가면,
 
당신의 걸음을 따라 양 옆에서 등불이 차칵이는 소리를 내며 켜집니다.
 
약간의 눅눅한 공기.
 
어째서인지 약간 오한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양 옆의 벽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고,
 
앞으로 나아갈때마다 맞춰 불이 켜지는 탓에
 
어디가 이 통로의 끝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벽을 더듬으며 앞으로 나아가면
 
조금 더 확실하게 방향을 잡을 수 있을까요?
 
류현:(손 뻗어 벽을 짚어봅니다.)
 
벽을 더듬으며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
 
...어느 순간부터 손에 닿던 고른 금속의 느낌 대신,
 
우둘투둘한 쇠창살이 손에 닿기 시작합니다.
 
류현:...쇠창살? (눈 뜨고 쇠창살 주변을 확인해봅니다.)
 
쇠창살이 손에 닿는 부분을 바라보면,
 
...흐릿한 형체들이 쇠창살 너머에 가득합니다.
 
한쪽 벽 면이 어느 순간부터
 
금속의 평면이 아니라 쇠창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너머로 넘어갈 수 있는 문은 보이지 않지만,
 
천장에 당길 수 있는 무언가의 스위치가 길게 내려와 있습니다.
 
류현:(생각 하나 안 하고 스위치를 당깁니다... 어캐든 되겠지...)
 
철컥 소리와 함께 쇠창살 너머의 공간에서
 
차칵이는 소리가 일제히 들려오며 불이 환하게 들어옵니다.
 
불빛이 비춰진 그 너머에는.
 
...벌거벗은 인간들이 동산을 이루듯 쌓여있습니다.
 
류현, SanC
 
류현: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이어 관찰 판정
 
류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산처럼 쌓인 인간들로부터 시선을 겨우 돌리면,
 
역시나 쇠창살 안쪽.
 
조금 옆에 커다란 흰 침대가 하나 놓여있는 것이 보입니다.
 
. 흰 침대는 기계장치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침대 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계속 가볼까요, 이곳에만 시선을 빼앗기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류현:(시선 돌려 다시 나아갑니다.)
 
쇠창살은 몇미터를 더 이어지다가
 
이내 다시 금속 벽으로 돌아옵니다.
 
차칵이는 소리와 함께 마지막 등불이 켜지고,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류현:(어으. 드디어!! 계단을 올라가봅니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검은 문이 보입니다.
 
류현:(신나게 검은 문 엽니다!)
 
 
(신나게) 검은 문을 활짝 열면,
 
어둡던 통로와는 대비되도록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반짝이는 조명의 불빛,
 
은은하게 풍겨오는… ____의 향기.
 
이게 무엇의 향기였죠?
 
갑작스럽게 북받쳐 올라오는 감각의 잔재들에 혼란스러워하기도 잠시.
 
반짝이는 흰색의 벽지,
 
흐르는 밤하늘을 담은 듯 높고 검은 천장.
 
그리고… 책장, 책상, 침대, 옷장
 
평범한 일상 공간을 위해 꾸며진 것 같은 방입니다.
 
아, 한쪽 벽면 가득 붙여진 사진들과
 
그 옆의 모니터만 제외하면 말이에요.
 
검은색 문이 방금 류현이 열고 나온 바닥문을 제외하면,
 
왼쪽 벽에 하나, 오른쪽 벽에 하나 있습니다.
 
류현:(한 쪽은 지옥문 그런 거 아니지........그치..... 책장을 살펴봅니다.)
 
깔끔한 검은색의 책장입니다.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습니다.
 
한 권의 만이 가로로, 책장의 왼편 칸쯤에 비스듬히 올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이 읽을 수 없는 제목이거나,
 
생명 과학과 공학, 혹은 신화서입니다.
 
모든 책이 한참을 읽은 듯 책의 끝 부분이 너덜거리고
 
손이 탄 흔적이 있습니다.
 
류현:(비스듬히 올려진 책을 뽑아 읽어봅니다.)
 
표지의 어느 면에도 제목이 없습니다.
 
펼쳐보면, 이 문단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 핸드아웃, 가로로 놓인 책 확인.
 
읽으면 어쩐지, 정신이 어지러워집니다.
 
류현, SanC
 
류현: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류현, 오컬스 점수 5점 상승합니다.
 
류현:(책상을 확인해봅니다.)
 
회색 모노톤의 딱딱한 철제 책상입니다.
 
위에는 리모콘이 올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비스듬하게 내려놓아진 한 권.
 
서재로 막 들어섰을 때, 해안이 읽고 있던 그 책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만년필, 잉크병과 같은 도구가 올려져 있긴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달리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
 
류현:(리모콘을 만지작댑니다.) 어디에다가...
 
버튼이 하나 뿐인 리모컨입니다.
 
눌러볼까요?
 
류현:(눌러봅니다.)
 
삑,
 
모니터의 화면에 빛이 들어옵니다.
 
류현:(엥. 모니터를 봅니다... 뭐가 나오지...)
 
8개 구역의 상황을 비추고 있는 CCTV입니다.
 
첫 번째 화면에서는 탐사자가 처음 깨어났던 하얀 방을,
 
두 번째 화면에서는 벽이 모두 거울이었던 복도를,
 
세 번째 화면에서는 서재를,
 
네 번째 화면에서는 서재의 시계를,
 
다섯 번째 화면에서는 지하 통로를,
 
여섯번째 화면에서는 화원처럼 보이는 곳의 입구를,
 
일곱 번째 화면은 검은색으로 가득 메워져 있고,
 
여덟번째 화면에서는,
 
...하얗게 눈이 내리는 하늘이 비춰집니다. 벌써 겨울이던가요.
 
류현:(눈 꿈뻑... 이내 책 한 권을 펼쳐봅니다.)
 
검은색 하드커버의 책입니다.
 
책의 제목은 「 멎은 숨의 소생 」
 
어느 나라의 언어인지 알지 못하지만,
 
글이 아주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책의 겉 면에 적힌 집필을 시작한 날짜는
 
류현이 기억하는 마지막 날짜입니다.
 
저자는...
 
강해안.
 
류현:...? (내용을 대강 훑어봅니다.)
 
> 핸드아웃, 멎은 숨의 소생 확인.
 
무슨 소리일까요?
 
류현은 이렇게 살아있는데요?
 
류현:(그러니까 말이에요!) 불쾌한 글을 쓰는 취미가 있으셨네...
 
그는 당신의 죽음을 어째선지 몇 번이나 되짚고,
 
추모와 먼 집착을 토해냅니다.
 
글은 몇 장 넘겨 이어집니다.
 
>핸드아웃, 멎은 숨의 소생, 2 확인
 
류현:...하. 하하. 이게 뭔...
 
류현, 당신을 향한 모독과 죄를 범한 그의 일지를 읽었습니다.
 
당신은 이렇게 멀쩡히 숨을 쉬고 있는데,
 
그는 당신을 소생시키려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당신의 멎은 숨을요.
 
저자가 ‘그’인 기괴한 책으로부터 당신의 죽음을 접한
 
류현, SanC
 
류현: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합니다.
 
이어 지능 판정
 
류현: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4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역한 레몬 냄새?
 
문득 당신의 향을 맡아봅니다.
 
하지만… 당신에게서는 그런 냄새가 나지 않는걸요.
 
당신은 강해안이 창조한,
 
류현이 맞는 걸까요?
 
류현:(아니, 그럴 리가 없지... 그럴 리가.) 책상을 살펴봅니다.
 
..봤잖습니까
 
류현:(....)
(기다려보세요)
(침대요... 침대를 살펴봅니다.)
 
흰색 이불과 베개가 가지런히 정리된 1인용 침대입니다.
 
사용감이 꽤 있습니다.
 
은은하게 해안의 체향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류현:(여기에서 생활했었나...)(옷장을 살펴봅니다.)
 
검은색의 옷장입니다
 
열어보면, 해안의 체격에 맞는 옷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습니다
 
평소에 자주 입던 옷들이 주로 걸려져 있고,
 
모두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관찰 판정
 
류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옷의 양이 많습니다. 이정도라면 여기서 살아도 되겠는데요. /
 
옷들을 한참 바라보다 보면,
 
일상복들 사이에 이질적인 옷을 한 벌 발견합니다.
 
흰 색 연구원복입니다.
 
류현:이... 진짜. 단단히 돌았어. (연구원복을 슬쩍 들춥니다.)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류현:(다 엎어버릴까... 생각하다 이내 관둡니다. 사진들을 살펴봅니다.)
 
..몇 몇 다른 사람들의 사진도 붙어 있긴 합니다만,
 
대충 훑어봐도 당신의 사진의 지분이 많습니다.
 
...그때,
 
아까보았던 여섯번째 화면에서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해안의 모습입니다.
 
화원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모니터에 잡힙니다.
 
화원의 안에 들어간 이후,
 
해안이 CCTV에 다시 바춰지지는 않습니다.
 
더 보고 싶은 곳이 있나요?
 
아니면, 이대로 해안을 쫓아가볼까요?
 
류현:(쫓아가보... 보는데 어디로 가야하죠?)
 
류현에게 보이는 문은 두 개입니다.
 
류현:(어디로 가지......... 1d2나 굴려봐도 되나요)
 
둘 다 살펴봐도 됩니다
 
류현:(아! 왼쪽 문 살펴봅니다!)
 
..문 손잡이에 안에서 잠그는 장치가 있습니다.
 
아까, 서재에서 해안이 향했던 문이 이 문인 걸까요?
 
류현:(그러면... 오른쪽 문으로 향해봅니다.)
 
검은색 문입니다.
 
열까요?
 
류현:(열어봅니다.)
 
 
2021 08 13~
 
문을 열고 나오면, 탁 트인 홀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닥에는 붉은 융단이 깔려있고, 벽에는 고급스러운 그림들이 몇 점 걸려 있습니다.
 
높은 벽의 상단은 스테인드 글라스입니다.
 
바깥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에 따라
 
홀의 바닥에 아름다운 색색깔의 형상이 그려집니다.
 
정면에. ...검은 색의 큰 문이 있습니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문입니다.
 
저 문 너머로 나가면,
 
화원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류현:(그램들을 눈으로 훑습니다.)
 
세 점의 그림이 있습니다.
 
양 팔을 벌려도 잡기 어려울만큼 커다란 그림입니다.
 
류현:(각각 뭔 그림인지... 자세히 봅니다.)
 
물컹물컹한 점액질에 선명한 분홍빛 색감의 뇌가 담겨져 있는 것이
 
극사실주의 화풍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류현:내 뇌라고만 하지 않아주었음 하는데. (다른 그림들도 전부 비슷한 그림인가요?)
 
두번째 그림은..
 
수많은 인간들을 밟고 단 하나의 인간만이 위에 올라서
 
하늘을 향해 양 팔을 뻗고 있는 그림입니다.
 
추상적인 화풍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강렬한 검은색과 하얀색의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세번째 그림은,
 
...
 
류현, 당신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화입니다.
 
그런데, 화폭 안에 담겨진 당신의 얼굴이 한 명이 아닙니다.
 
열한 명.
 
화폭에 담겨진 류 현의 얼굴은 총 11명입니다.
 
가운데부터 그려져, 상하좌우로 아직 한참이나 빈 공간이 많습니다.
 
미완품인걸까요. 모두 눈을 감고 있습니다.
 
류현:(제 얼굴 기이하게 담긴 그림들...) 왜 하필 11명이었을까.
11명이나 만들어댔다고? (에이, 설마...)
(홀의 바닥을 주시합니다.)
 
바닥에 비춰진 스테인드 글라스는
 
세 쌍의 연인의 모습을 황홀하고 또 기괴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번째 연인은 키스를 나누고 있고,
 
두번째 연인은 서로를 꼭 껴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연인은…
 
...아니, 저게 연인이 맞던가요?
 
단순히 사람 둘을 짝지어 놓은 것은 아닐까요.
 
세번째 연인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위에 올라타
 
목을 조르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 형상이 색유리에 잘게 반사된 빛으로 바닥에 존재합니다.
 
문득 스쳐지나가는 알 수 없는 모독적인 기분이 듭니다.
 
류현, SanC(0/1)
 
류현: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류현:(몇 번, 잠시 생각하다. 문의 문고리를 잡고 열어봅니다.)
 
.
 
.
 
.
 
 
큰 문을 활짝 열고 바깥으로 나서면,
 
회색빛의 하늘 아래 바깥에는 한창 이 내리는 중입니다.
 
햇살은 밝고 따사롭...나?
 
...날씨를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여간, 시야에 보이는 것은 아름답게 꾸며진 넓은 화원입니다.
 
모니터에서 본, 강해안이 들어갔던 화원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여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화원은 대부분 키가 높은 나무와 덤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어디가 이 화원의 끝이고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인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합니다.
 
꽃으로 꾸며진 화원의 입구가 류현을 유혹하듯 바람에 살랑거립니다.
 
류현:(왠 눈이 내려? 내리는 눈 응시합니다.)
(........원래 내렸나?)
 
피부 위로 내려앉은 눈은
 
결정의 모습을 금방 흐트러트리며 녹아내립니다.
 
..전혀 차갑지가 않습니다.
 
이건 당신의 감각이 무뎌진 탓일까요?
 
옅게 내리는 잔눈이 시야를 흐트러트립니다.
 
류현:(화원의 입구로 들어섭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몇 걸음 떼지 않아도
 
삽시간에 주변이 푸르른 꽃과 높게 자란 나무와
 
아름답지만 오래되고 기괴하게 보이는 조형물들로 가득찹니다.
 
왼쪽으로 꺾을 수 있는 길과 오른쪽으로 꺾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류현:(왜 선택의 길이.......... 대충 보고 빠꾸하는 것도 가능한가요?)
 
ㅋㅋ네 가능합니다.
 
류현:(왼쪽부터가국룰이죠 왼쪽 길 슬쩍 봅니다)
 
아예 들어가지 않으면 보이는 것은 입구와 동일합니다.
 
류현:(왼쪽 길 슬쩍... 들어가봅니다... 여전히?)
 
한참을 걸어서면,
 
꽃들 사이에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놓여 있습니다.
 
아주 정밀하고 자세하게 세공되어 있지만,
 
그 세공되어 있는 형상이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고 기분이 나쁩니다.
 
비대한 몸집의 무언가에서 촉수와 같은 것들이 뻗어나와
 
꿈틀대고 있는 형상입니다.
 
기괴한 조형물을 목격한
 
류현, SanC(0/1d2)
 
류현: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류현:(...........)
(역시 빠꾸하고 오른쪽 길로 들어갑니다 후다닥;)
 
오른쪽으로 계속 걷다보면,
 
하늘하늘 떨어지는 꽃밭에 다다릅니다.
 
...떨어진다고요?
 
눈이 내리는 이 상황에,
 
떨어질 꽃들이 이렇게나 만개해 있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만개한 꽃들 중 여러 송이가
 
불특정하게 툭툭 그 꽃송이를 바닥으로 떨굽니다.
 
마치, 인간의 머리가 떨어지는 것만 같아요.
 
류현, SanC (0/1)
 
류현: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계속 지켜보면 결국 꽃밭의 모든 꽃들은 꽃송이를 떨굽니다.
 
멀쩡한 꽃송이들이 삽시간에 떨어져 이룬 꽃잎더미는
 
어딘가 징그러우면서도 동시에 아름답습니다.
 
류현:(뭐 어딘가 안 멀쩡한 곳이... 오른쪽 길로 선택합니다. 계속 걷습니다...)
 
또 한참을 걷다보면,
 
아주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보입니다.
 
아니. 한 그루인가요?
 
두 그루가 서로 아주 가까이 붙어 자라,
 
마치 한 그루인듯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류현, 관찰 판정
 
류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비슷한 키를 하고 있지만,
 
한 그루는 아주 비쩍 말라 드문 드문 썩어들어간 부분마저 있습니다.
 
마치 다른 한 그루에게 모든 영양분을 뺏겨 버린듯한 형상입니다.
 
…그래도 썩은 부분 중 일부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두 나무가 함께 붙어있기 때문일까요.
 
류현:영 불길해서, 원. (두 나무에 무언가 이상한 점은 없나... 다시 한 번 봅니다...)
 
그 외에 이상한 적은 없습니다.
 
류현:(그럼 계속 걸어가봅니다. 으!)
 
계속 걸어가다보면...
 
어라, 두 갈래의 길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왼쪽과 오른쪽이 있네요, 어느 쪽으로 갈까요?
 
류현:(머리 쥐어싸맵니다..............)
(잠시 고민........ 왼쪽... 왼쪽으로 가봅시다...)
 
왼쪽으로 쭉 가다보면...
 
... ...?
 
아까보았던 기괴한 조형물이 있습니다.
 
류현:(아제발)
(백스텝해서오른쪽으로후다닥튀어갑니다)
 
오른쪽으로 쭉 가다보면..
 
또 한 번 갈림길이 나옵니다.
 
이번에도 왼쪽과 오른쪽.
 
류현:(나한테왜그래??)
(이사람진짜걸리면나한테죽은목숨)
(오른쪽으로 갑니다)
 
한참을 걷다보면,
 
나오는 것은 꽃밭입니다.
 
류현:(어이가... 꽃밭 둘러봅니다...)
 
아까보았던 꽃밭입니다.
 
이제는 떨어진 꽃이 없는지, 바닥에만 꽃잎더미가 있지만요..
 
류현:(어디로가야한단말이에요.....)
 
분명 곧은 길임에도, 계속해서 빙빙 제자리를 도는 기분입니다.
 
류현:(돌아온,,,,,건가,,,,,,,,,,?)
(그렇지,,,으응,,,)
 
...이렇게 한참을 방향을 바꿔 걷고, 또 걸어도…
 
강해안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돌아가야 할까요.
 
그렇게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
 
나가는 문도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들어왔던 입구가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아까 보았던 큰 나무들도, 마주쳤던 꽃밭도…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갈 수조차 없습니다.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
 
...
 
 
길을 헤메이는 찰나, 어깨에 손길이 닿습니다.
 
남자: 길을 잃으셨나요?
 
뒤를 돌아보면, 나른하게 웃는 얼굴이 인상적인,
 
호감형의 미남자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뒤에 서 있습니다.
 
어깨에 닿았던 손길을 거두고 사람 좋게 웃는 남자의 모습을 보니
 
어째선지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입니다.
 
남자: 반갑습니다. 그쪽이 말로만 듣던 류현, 이겠군요.
몇 년 만에 눈을 뜬 기분은 어떤가요?
 
류현:거, 뭐... (...) 댁이 누구신진 모르겠지만요. 기분 참, 거지 같아요. 지금.
당신은 누군가요?
 
남자: 뭐, 굳이 말하자면… 이 저택의 주인 있잖아요. 아주 미쳐버린 사람이라고 하던데요. 그 사람의 조수, 로 이번에 새로 왔다고 할까요… 돕는 역할인거죠.
아 참, 당신이 눈을 뜬 건 5년..만이에요. 죽은지가 벌써 5년이 지났거든요.
 
류현:...참. (...) 그럼, 날 도와주러 온 건가요? 왜 갑자기 이렇게...
 
남자: 도와주러 온 거라기보다는, 당신의 반응이 궁금해서 온 거죠, 궁금한 게 있다면 대답도 해줄 겸?
이 저택의 주인이 죽은 당신의 복제품을 만들어 내려고 그렇게 혈안이 된 지가 벌써 5년이거든요. 당신이 죽은 이후부터 그렇게 됐으니까.
 
류현:거, 내 복제는 왜 그렇게 만들어내려고 한답니까? 징그러울 수준이에요. 아주.
 
남자: 후후, 그러게 말이에요. 그가 왜 그렇게 당신을 복제품으로나마 살려내려고 했을까요? 사랑해서? 너무 싫어해서? 어느 쪽이든 간에.. 이 저택의 주인, 그를 너무 미지 않는 편이 좋을 거예요.
아, 그나저나 멸망의 직전까지 그가 이렇게 당신을 살려내려고 하는 걸 보면, 당신이 어지간히 중요한 사람이었나보죠? 무슨 관계였나요?
 
류현:아... 무슨 관계였긴 개뿔이죠. 아무 관계도 없었어야만 해요. 그 사람이랑 나는. 언젠가 죽을 놈한테 뭘 그리 징그러운 집착을 하시는지···
그보다, 멸망의 직전이라는 말이 걸리는데. 무슨 말일까요.
 
남자: 아, 죽음으로부터 돌아왔더니 바로 맞닥뜨리게 된 것이 세계의 멸망이라니, 조금 안타깝네요…
하지만, 네. 그렇답니다. 종말론자들이 펼치는 주장이 현실이 되었어요.
시적인 표현을 빌려도 될까요?
멸망의 때가 다가오고 있어요… 사람들의 비명과 신음이 달콤하네요. 우리 모두 그 멸망을 피하지 못하고, 자연의 순리처럼. 운명처럼 받아들이게 되겠죠.
있죠, 당신. 지금 하늘에서 내리는 게 뭔지 아시나요?
 
류현:...눈이 아니었나요?
 
남자: 하하, 눈처럼 보였군요. 눈이 아니라, 하늘.
이 세계의 천장의 잔재랍니다.
이 세계가 샅샅이 부서져서 떨어지는 거예요. 아름다운 광경이죠?
 
그러고 보면, 눈이 하나도 차갑지 않았습니다.
 
날씨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고요.
 
이건 정말 종말인 걸까요?
 
당신은 지금, 종말의 목전에 서 있는 걸까요?
 
류현, SanC (1/1d3)
 
류현:
SAN Roll
기준치: 78/39/15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1 감소합니다.
 
남자: 이 저택은 사람이 없어 이렇게 평화롭지만.. 바깥 세상은 벌써 피바다며 비명으로 거리가 가득 찬 게 오래 전 얘기인데.
이 정도 빠르기라면… 오늘 안에 이 저택도 고요한 멸망을 맞지 않을까요?
마지막인데 깊은 키스라도 나눠보는 건 어때요. 아. 내가 너무 무례했나요? 그냥 넘겨요. (큭큭)
 
류현:(아...) 어디 칼이라도.
그럼.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는데요?
 
남자: 방금 전에 저택으로 들어갔었는데, 엇갈린 모양이네요.
하늘을 한참동안 올려다보던걸요. 빨리 쫒아가는 게 좋겠죠. 바빠보이던데.
 
류현:(.........어디로 가냐는 표정)
계속, 막... 빙글빙글 도는 것 같던데.
 
남자: 아, 나가고 싶다면 도와줄게요. 입구로 가는 길이면 되는 거겠죠?
 
류현:네, 네... 그 정도면야.
 
남자: 이 쪽으로 가시면 돼요, (한쪽 방향을 가르키곤 싱긋 웃습니다.)
 
류현:(가리키는 방향으로 곧장 걸어가봅니다.)
 
이상한 남성이 알려준 길을 따라 걷다보면,
 
들어왔던 화원의 입구가 보입니다.
 
류현이 나왔던 문이 활짝 열려
 
류현에게 화원으로부터 벗어나
 
이 저택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류현:(저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
 
...
 
 
저택 안으로 발을 딛습니다.
 
류현, 관찰 판정.
 
류현: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잠깐. 뭔가 달라졌습니다.
 
홀의 복도에 걸려있던, 세번째 그림이 바뀌었습니다.
 
화폭 안에 담겨진 류현의 얼굴이 한 명 더 늘어,
 
열두 명이 되었습니다.
 
모두 눈을 감고 있는 가운데, 눈을 뜬 당신의 초상화 하나.
 
하얗게 번지는 입김까지 그려낸 것이
 
꼭, 그림이라기보다, 창문 같을 정도로.
 
당신의 얼굴을. 눈이 깜빡이는 표정을.
 
입꼬리가 그려내는 곡선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갑자기.
 
툭,
 
하고 거대한 그림이 벽에서 떨어져 엎어집니다.
 
류현, 민첩 판정.
 
류현:
민첩
기준치: 85/42/17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하면, 류현을 향해 덮치듯 떨어져 내리던 커다란 그림이
 
바닥을 덮고서 쓰러집니다.
 
...엎어진 쪽으로, 핏물이 질질 흘러나와 붉은 융단에 배어듭니다.
 
기괴한 현상,
 
류현, SanC(0/1)
 
류현: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감소 없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고개를 들어 세번째 그림이 걸려있던 자리를 바라보면,
 
그곳에는… 검은 문이 존재합니다.
 
그동안 봐 온 검은 문 중에 가장 작습니다.
 
아마 몸을 조금 수그려야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류현:으. 이... 진짜. 짜증난다. (몸을 수그리고 검은 문으로 들어갑니다.)
 
작고 좁은 문을 열면,
 
길고 어두컴컴한 계단이 위로 쭉 이어집니다.
 
잡을 수 있는 철제 난간이 있습니다.
 
류현:(철체 난간을 잡고 올라갑니다.)
 
볼에 닿는 서늘한 공기는 축축하고,
 
손에 잡히는 철제 선반은 소름끼치도록 차가워서,
 
당신이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게 합니다.
 
모든 감각이 돌아왔습니다.
 
이태까지 쭉 괜찮았던 목덜미에도 시큰이는 통증이 돌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위로 한참을 올라가면…
 
다시 큰 검은색 문이 보입니다.
 
류현:(검은색 문을 열어봅니다.)
 
 
문을 열면 서늘한 공기와 대비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공기가 온 몸을 휘감습니다.
 
큰 스크린이 벽면에 내려와 있고,
 
맞은 편에 앉을 수 있는 긴 의자가 여러 개 단정하게 놓여 있습니다.
 
정면의 책상에 빔 프로젝터가 보입니다.
 
류현:(빔 프로젝터를 만지작... 만지작...)
 
하얀 빛을 스크린에 쏘아보내고 있습니다.
 
안에 CD가 들어있다는 표시가 뜹니다.
 
기능은 몇 개 없는 모양인지, 전원 버튼과 중지 버튼, 그리고 재생 버튼이 있네요.
 
류현:(전원 버튼 꾸욱...)
 
스크린에 서서히 흐린 빛이 쏘아지며, 영상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스크린을 가득 채운 것은, 강해안의 얼굴입니다.
 
살짝 지친 기색의 강해안가 얼굴을 뒤로 물리면, 그의 뒤로 철창이 보입니다.
 
저곳은… 아까 당신이 지나왔던 지하통로,
 
그 쇠철창 안쪽인 것 같습니다.
 
...류현 죽은 뒤로 처음. 드디어 그럴듯해 보이는 그를 만들어냈어.
 
그런 말을 하는 강해안의 얼굴은, 오늘 마주했던 그의 얼굴보다 조금 더 젊고, 그러니까..
 
당신이 기억하는 강해안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표정에서 깊은 회환과 착잡함이 묻어나오고,
 
자세히 보면 카메라에 언뜻 비치는 옷깃에 피가 잔뜩 튀어 있습니다.
 
강해안이 손을 뻗어 카메라의 방향을 조금 트는 듯 하자,
 
화면은 전환되어 수술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수술대에 누운 당신을요.
 
강해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약간 잠겨 쉰 목소리만 들려옵니다.
 
아주 오랫동안 그리워했지. 드디어 이루어 낸 거야. 드디어.
 
화면을 고정시켰는지 강해안이 손을 놓고 화면 앞으로 나섭니다.
 
그리고, 수술대에 죽은 듯 누워있는 당신을
 
조심스럽게 일으키듯 끌어 안고서 묻습니다.
 
류현,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나?
 
아주 고요한 정적 속, 몰아쉬는 강해안의 숨소리만 온전한 가운데.
 
천천히 눈을 뜬 당신은. 옅은 숨을 뱉으며.선명하게 속삭입니다.
 
멍청이.
 
그리고, 당신은, 아니.. 당신을 닮은 그것은
 
살점과 핏덩이로 녹아내리듯 부서져내리며
 
강해안의 팔 안에서 한 줌 핏물로 흘러내립니다.
 
...강해안이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는 몰라도 완전한 실패입니다.
 
강해안의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리며 화면이 암흑으로 돌아가고,
 
다시 빛이 들어오면 영상이 아까보다 빠르게 돌아갑니다.
 
수술대 뒤로 수많은 인간의 몸통과 팔다리가 쌓여가는 것이 보입니다.
 
그중 수술대에 눕혀질 정도로 멀쩡한 당신의 모습은,
 
부서진 것 이후 겨우 열 번에 불과합니다.
 
강해안은 그런 당신에게 구태여 말을 걸지 않고,
 
한참을 바라보다 다른 곳으로 옮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상에 등장하는 강해안의 목소리가 점점 쉬어가고.
 
표정은 무미건조해집니다.
 
옷자락에 질척한 피가 묻는 일도 많습니다.
 
당신이 아는 강해안이 영상 속에서
 
혼자 서서히 나이 들며 흐려져 갑니다.
 
한참 영상이 지나고 나면,
 
드디어 온전한 ‘12번째의 당신’이 수술대에 눕혀진 화면이 보입니다.
 
...그리고, 영상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강해안은 당신을 살려내겠다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인간의 살점을
 
만지고, 가르고, 죽이고 생을 부여하며 오만하며 모독적인 행위를 저지른건가요.
 
류현, SanC (1/1d3)
 
류현: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1 감소합니다.
 
온 몸을 타고 흐르는 알 수 없는 미묘한 기분에
 
몇 발자국 뒤로 몸을 물리면
 
...등 뒤에, 아까까지만 해도 느껴지지 않던 인기척이 닿습니다.
 
당신의 팔을 잡는 손길이 부드러우면서 견고합니다.
 
그래요. 당신에게 익숙한,
 
그러나 어딘가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손길, 향기, 당신을 바라보는 저 눈빛.
 
강해안:..류 현.
 
가라 앉은 목소리의 강해안입니다.
 
류현:(손길 뿌리치려 듭니다.) 역겨운 사람 같으니.
이건 살려낸 것도 뭣도 아닌데.
 
강해안:글쎄, 적어도 살아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살아있는 것 같지 않은가. (눈 가늘게 뜨고는 뿌리쳐진 손의 손목을 잡아 돌립니다.) 그게 아무리 개같은 너라고 할지라도 말이야.
적어도 난, 네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제법 놀라워서.
 
류현:복제가 어떻게 온전한 나라고 할 수 있겠나요? 아뇨. 없어요. 당신은 애초부터 실패했던 거야.
아, 근데요. 난 이렇게... 살아서, 당신 얼굴 보는 것이 더 싫은데.
왜 이렇게 날 살린 거죠?
 
강해안:..살기 위해서? 가만히 죽고 싶진 않았거든. 내가 살기 위해서는 네가 지금은 살아있어야 하거든. (짧막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가 내립니다.) 인간은 이기적이라고 내가, 이야기한 적 있었나. 피차일반이야. 나도 처음부터 류현, 네 얼굴을 별로 보고 싶었던 건 아니거든.
네가 가장, 나와 감정의 골이 깊으니까. 그래서 너를 선택해 살리려고 한 것 뿐이야.
 
류현:이봐요. 알죠?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죽는 거. 겨우 내 삶의 미련을 떨쳐 얌전히 죽어줬는데. 난 당신의 삶의 양분으로 살아가고 싶진 않은데도! (따라 입꼬리 끌어올려선.)
그래서, 뭐. 난 어떻게 하면 되는 거죠? 어디 당신의 계획이나 들어보자고요.
 
강해안:정확히 모든 걸 말해주기엔 복잡해서 이야길 못해주겠지만... (눈 가늘게 떴다가 스크린 쪽으로 향합니다.) 류 현, 너와 같이 갈 곳이 있어.
 
몇 걸음 걸어간 강해안이 흐린 빛이 비추는 스크린을 찢으면
 
그 뒤에 드러나는 것은 검은 문입니다.
 
그 어느때보다 검고, 반듯한.
 
문 손잡이를 강해안이 먼저 잡으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따라오라는 듯.
 
...이번에는, 강해안과 함께 들어가는 검은 문입니다.
 
강해안:난 네가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기를, 정말로 고대했거든.
 
그렇게 말하는 강해안의 표정은
 
문가에 비춰지는 흐린 빛을 타고
 
흐릿하게나마 웃는 것처럼 보입니다.
 
류현:(허...) 아, 그래요. 들어가보자고요. (검은 문으로 따라 들어가봅니다.)
 
 
문을 열면,
 
높은 계단 몇 개 이후에 바로 이어지는,
 
시야를 환하게 물들이는 조명들이 아름답습니다.
 
반원 형태의 유리돔이
 
바스라져 내려오는 하늘의 파편들로 얼룩덜룩하게 빛납니다.
 
이곳은 흡사 정원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종말을 맞기엔 너무나 안정적인 장소.
 
화원과는 대비되게 아직 여린 줄기에 매달린 꽃송이들이며
 
나무의 푸른 잎들이 건재합니다.
 
그동안 맡아왔던 피비린내나 냉한 냄새가 단숨에 잊힐 정도로,
 
끝을 맞을 것을 직감했기에
 
더 진한 생명의 향기가 가득한 실내 화원이 당신의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러고보면, 이 화원의 입구를 가득 장식하고 있는 저 꽃은
 
당신의 머리를, 눈을 닮은 꽃입니다.
 
강해안은 당신이 뭐라 따져 묻지 않았음에도 조용하게 중얼거립니다.
 
강해안:..이유는 모르겠지만, 류현, 네가 좋아할 법한 것들로 꾸며야할 것 같았거든. 뭐, 실제로는 내가 뭘 하든 싫어하겠지만 말이야. 내가 그대를 싫어하듯이.
유독 신경쓰게 되더라고. 여기만큼은.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쩔 수 없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인 풍경에 시선이 갑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처음에는 눈으로 착각했던 하늘의 파편들이
 
이내 이것이 눈이 아닌 물리적인 무언가임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큰 조각의 형태로 느리게 떨어져내립니다.
 
대부분은 유리 돔에 부딪혀 떨어지지만,
 
눈 앞으로, 머리 위로 느껴지는 모든 풍경들이
 
이 모든 일이 다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현실감이 없습니다.
 
강해안은 가벼운 한숨을 쉬며,
 
당신을 힐끗 보고는 화원의 아름답게 꾸며진 오솔길로 발을 옮깁니다.
 
따라 갈까요, 류현?
 
류현:(따라갑니다. 일단은요, 일단은... 순순히.)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요.
 
화원에서 마주쳤던 기괴한 조각상과 흡사한 대리석상들이
 
원을 이루고 배치되어 있는 그 정 가운데,
 
어떠한 의식의 일환마냥 강해안은 당신을 데리고 그 곳에 섭니다.
 
그리고, 세계가 종말을 맞아가는 중인 가운데,
 
조용하게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강해안:류 현,
 
역겹도록 증오하는 사람이 당신의 이름을 입에 담습니다.
 
잠시간의 침묵 끝에, 강해안은 말을 이어갑니다.
 
강해안:그대의 숨을... 나한테 줘.
 
강해안은 그의 손으로 아주 다정하게 당신의 목덜미에 겹칩니다.
 
그 손길이, 마치…
 
처음 당신이 눈을 떴을 때 느꼈던 것보다도,
 
한껏 견고하고 집착이 서려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망설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 망설이다니요,
 
당신을 바라보는 강해안의 눈빛에 그런 것이 느껴지나요?
 
아릿하게 통증이 느껴지는 목덜미를 덮은 그의 손에 서서히 힘이 들어갑니다.
 
이대로라면 당신의 숨을, 그에게 주고 맙니다.
 
정말 그에게 당신은 이정도의 의미였나요?
 
무엇을 위한 대체품인가요?
 
당신은 이 종말을 납득할 수 있나요.
 
이것도 하나의 운명일 뿐이니,
 
또 한 번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자, 류현.
 
선택의 시간입니다.
 
류현:(목에 닿는 소름끼치는 감각. 자연히 받아들이려던 참에... 손으로 손길을 쳐냅니다. 그럼요. 역겨운 손길을 곧이곧대로 받아낼리가···)
봐요. 누님. 다시금 알려드리겠지만요. 난 내가 우위를 점해야만 하는 사람이거든요. 날 이렇게 살려낸 것은, 그러니까... 당신의 잘못이었어. (손은 해안의 목으로 향해, 목을 졸라봅니다. 그러게. 내 삶의 미련을 살리지 말았어야지.)
 
순간 인상을 찌푸리며 류현의 손목을 잡던 강해안은,
 
이내 무엇인가 체념한 사람처럼 움직입니다.
 
...
 
...
 
 
세계가 무너져갑니다.
 
당신의 손 안에서,
 
그의 숨과 삶도 세계와 함께 무너져 내려갑니다.
 
이 세계에서 온전하게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강해안의 목덜미를 꽉 쥐고 그 숨을 빼앗고 있는 당신 뿐입니다.
 
세계가 맞는 종말은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비극적이고 잔혹한 참사라지만,
 
강해안, 그가 맞는 종말은 당신의 손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세계가 부서져내리고,
 
당신의 손 안의 그가 부서져내립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 데에 아무런 불편을 겪지 않는 당신과 달리,
 
당신의 손 아래 숨이 멎어가는 그는
 
마른 숨을 겨우 뱉으며 서서히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의 목과 맞닿은 손에서
 
불에 타는 듯 뜨거운 온도가 일어나 당신을 집어삼킵니다.
 
그 어떤 애절함과 증오가 담기더라도,
 
이것은 너절한 폭력이며 숨의 갈취에 불과합니다.
 
당신은 그의 숨을 앗아갑니다.
 
...그가 미동을 멈춘 것은
 
하늘에서 더이상 파편이 떨어져 내리지 않기 시작한 이후였습니다.
 
주변은 무섭도록 고요하고,
 
화원의 모든 것은 생명을 잃어 회색빛으로 물들었습니다.
 
하늘은 검지만 밝게,
 
이 고요한 저택과
 
멸망한 세계에서 다른 이의 숨을 빌어 살아가게 된 사람인
 
당신을 비춥니다.
 
아,
 
참으로 작고, 고요한 절망입니다.
 
End2. 네 손 안에서 트이는 숨에 관하여
 
강해안 로스트, 류 현 생환.
 
...
 
...
 
세계는 멸망합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살아남았네요.
 
당신은,
 
당신이 앗은 강해안의 숨을 가지고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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