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크 ] 밀짚꽃편지
2022. 1. 7.
Kpc.클라시카 힐스 | Pc. 비아크 아젤리아 | W.전복의시
20211021~20220107 | 46H
당신이 이 편지를 읽고 울어도 나는 좋아요.
당신이 울고, 뒤이어 웃을 수만 있다면.
기준치: | 40/20/8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두어번 정도 읽어본 후에, 다시 접어 편지 봉투 안에 넣습니다.) 대답은.. 편지보다는 얼굴 보고 하는 게 나으려나.. 아니면 너처럼 편지를 써야 할까. (하지만 편지를 쓰기엔 네가 어디있는지를 알아야지. 그럼 이대로 네가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수밖에 없으려나. 무사해서 다행, 이라.. 상실감과 무력함밖에 느껴지는 게 없어서,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발걸음이 이끌렸었다. 모든 게 차갑게 얼어붙어버릴 것 같은 와중에, 너라는 따스한 다정함에 이끌렸으니.) ..편지에서조차도, (너는 다정하구나. 그게 느껴져편지 봉투를 한참 바라봅니다.) ...근데 진짜 어딜간 거야?
그리 이야기하며 네 앞으로 잔을 내밀었다.)
(그리고 코드 꼽고, 자연스럽게 위이잉.. 하는 김에 그냥 청소기로 바닥부터 다 밀도록 해요.)
그리고 다음.. (협탁 쪽으로 갑니다. 안 쪽에 뭐.. 버릴 거 있으려나? 살짝 열어보고.. 어차피 자신의 물건은 없으니.. 대충 쓰레기라도 버리고, 먼지라도 닦자는 심정.)
(물은 나중에.. 주도록 할까. 왔다갔다 하는 것보다는 다 하고 하는 게 좋을테니까. 그리 생각하며 책상 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물티슈로 뽀드득... 책상 닦아주고..)
이제 남은 건.. (고개를 돌려 옷걸이를 봅니다. 걸려 있는 게 있으려나.)
기준치: | 70/35/14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 ...솔직히 나도, 또 그 상황을 겪고 싶지는 않다만.. (제 미간일 꾹 누르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손을 떼며 네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 상황이 두 번 오면, 이번처럼 시도로 끝나지는 않을 거다. 기어이 끝을 볼 지도 모르지. 누가 되었든 소중한 사람을 두 번 잃는 경험 같은 거.. 하고 싶을 리가 없잖나. 시야에 들어온 네 웃음에 눈을 내리 감았다. 넌 정말, 빛 그 자체인 것 같은 느낌이야. 입을 몇 번 달싹이다가, 말을 꺼낸다.) ..아마 잘 먹을 거야, 이것도.
..또 그 상황이 오면 그때야말로 아사라도 할거같아 무섭다... 언제 아사할지 모르니까 빨리 좋아하는 음식 후보군이라도 만들어줘야지... 마음에 들면 꼭 말하라구. 원하면 레시피도 남길 수 있어~ (..?)(이런 농담을 던지고는 잠시 입을 다문다. 닫힌 뚜껑 너머를 응시하다 다시 입을 연다.) 있지, 난 네가 계속 살아줬으면 좋겠어. 가까운 슬픔에 잠식되어도 숨이 넘어가기 전까지만 무너졌으면 해. ...넌 변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 지금까지 변해왔고, 나름의 방식으로 견뎌왔잖아. 남 일이라고 너무 막 말하는건가... (조금 착잡한듯 시선을 내려깐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 고심한 것들을 끼워넣어 보았으나 막상 내뱉고보니 너무 막연한 바람인 것 같아진다.)
굳이.. 그래야 할까. ..번거롭지 않겠어? 그러는 거, 귀찮을텐데. (요리를 좋아하는 네 입장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발언. 하지만, 자신은 정말 죽지 못해서 살아온 날들이었는데. 하루 하루가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삶이 죽음보다 더 괴로울 거라고 느끼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간을 두 번 견딜 수 있을 리 없잖아. ..아, 이런 분위기. 별로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귀에 스며들어오는 너의 차분한 목소리에 자신의 팔을 꾹 눌러잡는다.) ... ...솔직히 말하면, 아니라고는 못해. 막연한 말이니까. 견딜 수 있을 지 모르겠고, 그래서.. 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알잖아, 난.. 이미. (썩을 대로 썩었다는 걸. 제 머리카락의 끝 부분을 손으로 지분대다가 쓴웃음을 지어보인다.) ..내가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지, 클라시카. 그렇다면.. 난 살고 싶지 않을 때, 대체 무얼 떠올려야 할까. 숨을 쉬지 못할 것 같을 만큼 힘들 때에, 무얼 하면 좋은 거야. (해결책을 네가 쥐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저 역시 막연한 질문을 던진다.)
뭐가 귀찮나. 하고싶어서 하는건데. 아무도 취미활동보고 귀찮을텐데~ 하진 않잖아? 요리도 취미고 주변 사람 좋아하는 음식 늘리는 것도 취미- 이럼 해결~. (논리가 이상하지만 정말 좋아서 그러려는 것 같다. 애초에 싫고 귀찮았으면 말도 꺼내지 않았겠지.) (네 답을 가만히 듣고있다 살살! 네 머리를 쥐어박아준다.) 땅 파고있네. 네가 뭐. 뭐 잘못한거 있어? 타락했어? 사람한테 타락이 어딨고 네가 잘못한게 뭐가 있어. 이렇게 바뀐 적이 있으면 저렇게 바뀔 수도 있는거지. (말을 우다다 쏟아내고는 미안해졌는지 아까 쥐어박은 곳을 또 쓰담아준다.) ...아깐 미안... ...그래도 이거 하나는 꼭 알려줘야겠어서. 네가 변한 것중에 제일 역변한건 눈색이야. 알겠어? 다 그럴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되돌아갈 순 없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어. ...그러니까 그런 생각은 하지 마. 할 수 없을거란 생각보다 할 수 있단 생각을 먼저 해. 당연히 할 수 있을테니까. (쓰담는 손길이 조금 느려진다.) 울어버려도 괜찮지 않을까. 당장은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마구 울고 쏟아낸 다음에 추억을 기반으로 다시 쌓아보는거지. 네 지난 날을 기억하되 잡아먹히지 말고, 과거를 밟고 서서 네가 향하던 곳을 다시 바라봐. 목적지조차, 서있는 곳조차 명확하지 않다면 차라리 주변인에게 기대봐. 혼자 살 필요 없잖아. 세상에 여유있는 사람은 많고 의지되기 좋아하는 사람은 더 많아.
..이상한 걸 취미로 갖은 것 같은데. (요리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뒤에 붙은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갑자기 지어낸 것 같다는 생각을 쉽게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하고 싶어서 한다고 한다면, 자신이 말릴 수 있을 리는 없었다. 왜냐고 묻는다면, 자신은 하고 싶은 일이 없기에. 본인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을 막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 (쥐어 박아진 것 보고 조금은 어벙..해진다. 아무래도 예상치 못한 행동에 조금 어이없다는 얼굴로 너를 바라보고, 끊임없이 흘러들어오는 말들에 무어라 답할 새도 없이 눈만 깜박였을까.) ...이렇게 혼나는 것도 오랜만인데. (짧게 실소를 내뱉고는 머리에 닿는 온기와 촉감을 느끼며 눈을 내리감았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먼저 하라고.. 그거, 제법 어렵지 않아? 나는 그래서.. 항상 최악의 상황을 먼저 가정했을 뿐인데.. (그것조차도 틀린걸까? 나의 방식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걸까.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 나에게 존재하는가.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하던 게 일상이었지, 노력한다면 뭐든지 될 것이라고. 그래서 끊임없이 앞으로, 계속해서 미래를 바라본 것이었다. 지금은, 그걸 하지 못해 발목을 잡힌 거고. 자신의 왼쪽 눈가를 만지작거려본다.) ..잘못한 게 없다고는 솔직히, 이야기 못하겠거든, 나. 후회되는 것도 많고, 망설여지는 것도 많아. 너는.. 내가 정말,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클라시카?
울어버리..라고. (항상 그래왔는데. 그래, 어쩌면 남에게 보이지 않을 때에만 과거를 후회하는 데에 수없는 시간을 보냈다. 밤마다, 새벽마다, 홀로 남을 때마다 지독히 외롭고 후회와 죄책감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버려서. 눈가에 짓물리 붉은 자욱은 이제는 지워지지 않을 흉터처럼 남아버렸다.) ..클라시카, 네가 이야기하는 건.. 정말 어렵게 느껴져. 어떻게 해야 과거에 잡아먹히지 않을 수 있는 건지, 모든 걸 쏟아낸 후에, 어떻게 무언가를 다시 쌓을 수 있는 건지.. (지금의 자신은, 쏟아낼 곳이 사라져 홀로 마음 속에 묻고, 묻고, 또 묻기만 했다. 이걸.. 모두 쏟아낼 수 있을까. 원망과 미움, 상실과 허탈감. 자신을 좀먹는 것들은 많은데 새 살을 돋아줄 것들은 없어서. 아니, 스스로 거부하고 있어서.) ...내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과거의 버릇은 또 한 번 자신을 붙잡는다.) 네 말대로 세상에 좋은 사람은 많을 거야, 모두가 썩어빠지진 않았을 거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 같은 사람은 많겠지. 하지만... 내가 그래도 될까, 싶어. (이런 선택을 해버린 나약한 내가.)
그런가? (이상한 취미인가? 그래도 다른 사람 주려고 요리하는 사람도 꽤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왕 줄거 좋아하는 음식으로 주고싶고, 특별히 좋아하는 게 없다면 그 좋아하는 걸 찾아주겠다 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아니었나보다. 당장은 고개만 갸우뚱거려보자. 진짜 모르겠단 말이지.)
어려우니까 의식적으로 하란거지.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가능했으면 하라는 말도 안 꺼냈을 걸. 말 안 하면 할 생각 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것도 하긴 해야지. 그게 나쁘다는 건 아냐. 그래도 그렇게 진행될테니~ 하고 다른 길을 막아버리지 말란거지. 언제나 일이 최악으로 흘러가진 않는다고 믿어야지. 그래야 힘이 나지. (지금의 네게 필요한게 무엇일까를 생각한다. 가능성, 확정, 자신감, 미래... 글쎄. 어쩌면 네게 필요한 건 다른 무엇보다 네 손을 잡아줄 사람이 아닐까 싶어진다. 네 귀를 막을 두 손을 그러쥐어서 모든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말은 그 다음이 되어야 할테지.) 후회한다고 잘못한 게 아니잖아. 망설인다고 잘못되는게 아니잖아. 난 네가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 네가 할 수 있단건 네가 이미 증명해왔어. 괜찮아, 잘 해왔잖아. 언제든 해낼 수 있어.
(고개만 끄덕인다. 울어버려, 숨기지 말고, 전부 버리듯 울어버려.) 비아크, 소중하지 않은 것을 그러안고 살고있진 않니. 소중하지 않은 것들까지 소중하다 생각해버려서 속에 묻어두고있진 않니. ...비아크, 천사야. 네가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후회를 하고 어떤 길을 걸어왔던 관계없이 넌 나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이야. 왜 최선을 다하는데도 불행해지려하니. 후회의 눈물이 아닌 슬픔의 눈물을 흘리렴. 그리고 다 잊어버려. 널 울게한 행복했던 기억만 남기고 전부 씻어내버려. 같은 이유로 또다시 울게 될 지언정 네가 울었다는 이유로 다시 울지 말아. (쓰다듬던 손을 내리고 네 양 손을 약하게 쥔다.) 답은 어디에도 없으니 마음이 가는대로 해. 그저 비우려무나. 상처가 나으려면 깨끗해야 하잖니. 쏟아내는 데에는 허공만큼 넓은 곳이 없잖니. 주지 말고 버리렴. 널 상처입힌 것들에게 이유를 주지 말고. 널 살게 한 것들에게 이름을 붙여야지. (그리 말하고는 가볍게 널 끌어안고 등을 토닥인다. 당장 알지 못해도, 머지않아 알게될거야. 넌 똑똑한 아이니까. 그리고 두번다신 무너지지 않을거란다. 아무도 널 상처입히지 못했으면 좋겠구나.) 자격이 필요한 일이 아니야. 네가 살아 존재하는 한 답은 언제나 그래도 된다,로 정해져있으니까.
...내가 이상한 걸 수도 있고. 솔직히, 잘 모르겠어. (예전에는 그리도 남을 위하고 살았는데, 남을 위해 노력했는데 참 이상하지. 지금은 남을 이해하기는 커녕,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를 때 의문만을 품고 살아가니 말이다.) ..세상에 기준은 많고, 네 기준과 내 기준 역시도 다를테니까. 네가 취미라면 취미인 거겠지. 남에게 주려고 무언가를 만드는 게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니까. (괜히 말이 길어질까, 두루뭉실 정리해버린다.)
... (어렵기에 의식적으로 해야하는 것. 틀린 말은 아닐 거다. 자신이 무의식 중에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애초에 쉬운 일이지, 어려운 일이기에 신경을 더 기울이고, 해야하는 일로 삼아야 하는 거겠지.) ..그러니까.. 그렇게 일어날 것 같다고, 단정짓지 말라는 건가? (자신이 바라보는 선택지, 언제나 효율성을 따져왔다.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머릿 속이 복잡해져 해답을 내리지 못했으니까. 최악을 가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효율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네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선택지 역시 염두해두라는 것.) ..알, 았어. (고민 끝에 내뱉어본 한 마디. 언제나 그렇듯 말에 확신은 담겨있지 않았다. 지금 자신이 이렇게 대답한 이유는 한 가지, 종전. 그래, 종전으로 인한 목적의 상실이다. 어쩌면, 더 이상 최악을 가정할 필요가 없어져서. 한 가지 쯤은 더 자신의 시야에 넣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증명, 해왔다고.. 잘해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후회하였기에 나의 선택이 잘못되었다 믿었고, 망설이는 것은 시간의 낭비라고 여겨왔다. 스스로의 가능성을 증명해내지 못했고, 내가 선택한 것이 잘못되었다 믿어왔다. 이상하게도, 너는 나를 다른 시각으로 봐주는 것 같았다. 정말 이상하게도. 어쩌면, 내가 너에게 모든 것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네가 나에게 품은 이러한 기대들 때문이 아닐까. 언젠가 네가 나에게 실망할 날들이 두려워서, 그래서. 눈을 꾹 감았다가, 가슴께세 손을 얹어 누르며 숨을 몇 번 토해낸다. 아.)
(너의 모든 말들이, 따스하고 다정해서. 감히 자신이 받아도 될지 모르겠을 만큼 과분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 와중에, 자신을 위해 해주는 말들이 사랑스러워서. 언제나 그렇듯 나는, 너의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스라질 수밖에 없는 거야. 참았던 것을 참지 못하게 되고, 숨겨왔던 것을 더이상 숨길 수 없게 된다.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과 자신의 손을 쥔 따스한 너의 온기가 겹쳐, 눈시울이 붉어져갔다.) ...이러지마, 클라시카.. 이러지, 이러면.. (정말 모든 걸 내려놓고 무너져내릴 것만 같단 말이야. 그 말을 입에 담지 못한 채 입술을 꾹 깨물었다. 눈 안에 차오르는 그것들이 흘러나지 못하도록. 내리지 못하도록 아플 만큼, 세게. 소중한 사람, 어찌 내가 감히 너의 소중한 사람이 되겠나. 이런 과분한 다정을 받아도 되는 건가. 모든 감정이 흘러내릴 것만 같아 또 한 번 꾹, 꾹.. 눌러나간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참자고. 여기서 울어버린다면 분명, 너에게 기대고 싶어질 것이 분명해서. 그렇게 되면, 자신은 약해질 것이라 확신해서.) ..너는, (그 말을 입에 채 담기도 전에 자신을 안아오는 너에, 자신을 덮었던 포근했던 이불과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온기를 느꼈다. 토닥이는 울림이, 이어 들려오는 다정한 말에, 한 번즘 더 참자고 다짐했던 마음은 쉽게 허물어내렸다. 그래서, 결국엔.) ...아팠어. 정말.. 힘들었어. 그래서, 내가 너무 싫었어.. (자신을 안은 네 등 부근에 손을 얹으며, 옷깃을 약하게 쥐었다. 더는 채울 곳도 남질 않아, 동시에 흘러나온 작은 눈물방울들이 얼굴 선을 타고 흘러내린다. 작은 소리조차도 내지 못하고, 숨소리 마저도 삼키며 옷깃을 쥐어잡은 손에 힘만 늘어갔다. 아파서, 자신을 감싸는 이 빛은 너무나도 다정해서.) ...정말, 그래도.. 그래도, 돼..? 나, 내가 너무.. 너무, 행복을.. 사람을 욕심 내다가.. 결국엔 아무것도 남지를 않아서... (뚝, 뚝 끊기는 와중에 들고있던 고개 마저도 떨구었다. 나, 행복이라는 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면.. 내가 사람들의 행복마저도 앗아가는 불행이면.. 그렇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무너지면.. 그땐 정말 끝일 것만 같아서.. 그게, 정말 너무 두려운데..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강한 척밖에, 두렵지 않은 척 나아가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까짓거 이해 못할 수도 있지.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쏟는 거에 질리면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거든. 그러니까 네가 이해를 못해도? 어쩔 수 없는거지. (솔직히 넌 자신에게 시간을 너무 쏟았다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시간을 너무 안 쓴 쪽이겠지. 예나 지금이나 말이야. 그래서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이렇게 보면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게 당연하기도 하구만. 직접 말로 하지 않고 속으로 묻어둔다. 이걸 말한다고 해서 뭔가 바뀌거나 생기진 않으니. 대신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에 한 번쯤 언급해보는 건 나쁘지 않을지도.)
정답. 최악을 가정하면 충격도 덜하고 일 처리도 나름 편하겠지만 절대 좋아질 수 없으니까 가끔은 효율은 뒤로하고 믿고싶은 걸 믿는 것도 좋을테지. (긍정적인 답에 미소로 답한다. 확신이 아니어도 어차피 불분명한 미래의 일이니 어쩔 수 없는 일. 당장은 알았다는 답 만으로도 충분했다.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을 생각하다 보면 최악을 처리하는 방법이 아닌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가는 방법이 먼저 생각날 테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한결같은 시선으로 널 바라보는 것 뿐이다. 내 말은 네게 닿았을까. 내 걱정은, 우려는, 진심은 네게 전해졌을까. 내가 감히 네게 '난 영원히 네 편이니까,' 라는 말을 해도 괜찮을까. 너의 걱정은 한없이 스스로를 상처입히니 내가 무슨 말을 해야 널 편하게 해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한없이 다정한 말만을 속삭인다 해도 어떤 형태로 다가갈지는 네가 정하는 것이었으니. 당장은 어딘지 답답해보이는 널 기다릴 뿐이다.)
(붉어지는 눈시울도, 이러지 말라는 말도 지나가 이윽고 눈물이 스며나오는 모습까지 시야에 담는다. 저렇게 깨물고 있으면 멍이 들거나 피가 날지도 모르는데- 하는 걱정도 했지만 이를 입으로 담을만큼 눈치가 없진 않았다.)(분명 네가 지금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나로써는 온전히 알 수 없을테다. 만일 내가 네 고통의 일할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면 이 순간 무언가 더 말해줄 수 있었을까. 어떤 말이 어울릴지 시원스레 결정할 수 있었을까.)(보기보다 작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최근들어 얼마나 되는대로 살아온 것인지 걱정될 정도로 보기보다 위태로웠고. ...네가 하는 말들에서 얼마나 지난 날들이 아팠을지 떠올라 미안해졌는지.) 당연한 것을. 넌 행복해져도 되는 사람이야. 행복해질 수 있는 세계에서, 네 행복을 바라는 사람도 있는 세계에서 왜 그런 말을 해. (행복하고자 하는 것이 욕심이었다면 세상은 아마 욕심만 그득하게 들어차 터지기 일보직전일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가지고 이를 욕심이라 하다니. 남지 않아서 욕심이라 생각한 것인지, 욕심이라 생각했기에 남지 않았을 때 더 충격이 컸던 것인지. 대체 무엇이 널 그렇게까지 갉아먹었을까. 무엇이 널 갉아먹다 못해 눈물 흘리는 순간마저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을까.) 생각보다 그리 두려운 것도 아닐거야. 추락의 순간은 두려워도 막상 바닥에 도착하고 나면 생각보다 괜찮을테고, 있던 곳이 마음에 들었다면 시간을 들여 다시 올라가고자 하는 힘을 모을 수도 있을거야. 아무것도 끝나지 않을테니 두려워할 필요 없어. 생각보다 훨씬 할만 하다니까? (꾹, 끌어안은 다음 떨어져 네 눈물을 문질러 닦아준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쳤으니 할 수 있는건 버티기 뿐이었던거지. 떨어지고 나면 더 많은 선택지가 있을거야. 무리하지 말자고, 귀여운 천사님. 두려워 할 것은 아무것도 없으매 경계할 것은 무지를 향한 편견이라! 알겠지? 어쩐지 지쳤다 싶었더니 무리하고 있었구만.
...그래. 알아주니 다행이네. (이해할 수 없을 수밖에. 살아온 시간도 다르거니와, 지금의 성격도, 과거의 성격도 너와 나는 천차 만별이다. 그러니 이러한 차이점들과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 남을 위해 시간을 쓰기엔, 본인에게 쓸 시간도 부족하지 않은가? 라는 감상이 드는 순간이었다. 나는 누굴 위해 시간을 쓰고 있더라. … ...답이 내려지지 않아. 이 조차도 이제는 명확하지 않아서.)
(효율은 제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도 없이 중요시해왔던 거였다. 그래서 쉽게 내칠 수 없는 버릇 중에 하나. 너에게 반문을 하려고 해도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최선의 상황은 자신에게 터무니없이 높은 벽이었으며, 최악의 상황에 대한 가정은 피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낙관적인 생각은 언젠가 실망을, 더 큰 절망을 안겨줘서, 가지지 않으려 했을 뿐이었다. 그런 걸 가질 수 있을지, 조금은 의문스러웠다. ..그렇다고 가질 수 없다, 단정짓지는 않았고.) ...나는, 그렇게 생각 못하겠어. (가장 먼저 입에서 떨어진 말은 그랬다. 본인은 존재의 증명도, 가치의 증명도, 그 무엇도 하지 못한 채 이 자리에 서 있으니까. 스스로에 대한 확신조차도 없기에 너의 말에 차마 긍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네 말은 믿어도 되는 걸까.. 싶어져. 난 나에 대한 확신이 없거든. 그래서 스스로 결정도 제대로 내리지 못해. (사람을 믿고, 말고 하는 것조차도. 내 단순한 의지로 불가능할 만큼, 자신은 언제나 잘못된 길을 택한 것이라 생각해와서.) 어려운 게 너무 많아. 자꾸만 알지 못하는 곳으로 향하는 것 같아서,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할 지도 모르겠어.
… (품에 느껴지는 온기는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어느 새 안겨있는 자신에게 지금껏 전해오지 못했던 온기들이 스며들었다. 모래는 언제나 손에 채 잡히지 못해 흘러내리고, 또 그 파도에 의해서 단단히 굳기도 하지. 아마 누군가 스며든다면 흘러내리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서 있을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질 거야. 너는 자신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만 같다고, 마음 한 구석에서 ‘헛되다’라고 생각하는 희망을 품어본다. 아프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해서 힘들었다고, 힘들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해서 자신을 원망하고 싫어했다. 스스로에 대한 미움이 커질수록 본래 자신의 존재는 흐릿해져가는 것만 같았다. 언제나, 상대만을 바라봤다. 자신을 미워하는 상대를, 자신이 미워할 상대를, 이용해야할 상대를. 자신에게는 시선을 돌릴 가치조차 없다고 여겼다.) … ...넌 왜, 내 행복을 바래..? 난, 그러면 안 될 사람 같단 말이야.. 네가, 내 행복을 바래야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 아닌게 분명한데.. (이해할 수 없기에 계속해서 물어갔다. 언제는 너를 이해할 수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자신은 언젠가 누군가의 불행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되어서, 행복해서는 안 된다고,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자기 자신조차 바라지 않는 행복을, 왜 네가.) … … (품에 이어 눈가에도 잔잔한 온기가 닿고, 자연스럽게 눈을 내리감았다. 찬찬히 네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자신이 나아가야할 곳들을, 방법을 알려주는 것만 같아서 흐릿하게 들리는 와중에도 몇 몇 단어들은 뚜렷히 들렸다. 그리고, 자신에게 도저히 어울리지도 않는 호칭이 너의 입에 담긴다. 옷 소매로 눈가를 슥 닦아내며, 자신도 모르게 픽 웃어버렸을까.) ..버티고 있던 사람에게 떨어지라니 은근 잔인하네, ...그렇지만 거기엔, 뭔가 더 있을까. (내가 지금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하듯이 잡고 있는 것을 놓으면, 내게 말한대로.. 뭔가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뜨고 너를 바라본다. 무리하고 있었다, 라는 말에는 시선을 굴릴 뿐 무어라 대답하진 않았고. 자신도 모른다는 편에 가까웠지만, 침묵은 긍정의 의미겠지?)
(가만히 바라본다. 또 뭔가 많이도 생각하는 것 같은데. 또 수렁으로 빠지는 길이 아닐까 싶어 눈앞에 손을 휘적인다.) 고민 중이야? 뭐랄까, 모르겠다거나. 애매하다거나.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는 아닐까.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거나 생각함으로 풀릴 문제이긴 할까. 이런저런 걱정들이 지나간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건 아니지? (할 수 없다. 못한다. 예전부터 꾸준히 입에 담은 이야기가 아닌가. 주변에 대한 불신에 의해서든 스스로에 대한 불신에 의해서든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한계를 정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자신이다. 끝없이 할 수 있다 이야기하지만... 오랫동안 만들어온 한계선에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까. 할 수 있다는 말은 너무나 식상하고 무의미한데.)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게. 당장은 할 수 없어도 괜찮아. (몰아닥친 불행에 마음이 바쁜 탓이 아닐까. 그렇다면 저 말의 최종 형태는 아직 남아있을 테지. 하고싶지 않은 것이라면 다른 방식으로의 접근이 필요하겠으나 아마 그렇진 않으리라고 막연한 믿음을 가진다.) 믿고싶은 걸 믿으면 되는데도? (경험에 의한 확신은 무섭다. 자신을 믿지 못해 타인을 믿는 것조차 믿지 못하게되고 자연스럽게 타인조차 믿지 못하게 되었겠지.) 살아간다는건 뭐라고 생각해? (가볍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할 일은 목표로 두면 되고 과정은 알아보면 해결이 되지. 근데 살아간다는건 그게 아니잖아. 목표들이 쌓이고 쌓여서 삶이 된다지만 모든 목표들이 하나의 길을 가리키진 않아. 길도, 방향도 없어. 당연스레 어렵지. 그게 정상이야. 넌 틀리지 않았고, 마땅한 것에 고민하고 있어. ...이러면 조금 나을까. 잘못된 것을 택해도 그건 너의 선택이었고 네 나름의 옳은 길이라 말한다면 말이야. 애초에 그게 어떻게 겹치겠어. 옳은 길의 기준을 한 사람의 인생을 표본으로 삼은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실패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자. 몰라도 그게 당연한 것이고 알고있는 것이 이상한 것이라고. 언제나 최악의 길만이 쉬운 길이니까.)
네가 살아있는 사람이고 내가 아는 사람이고.. 소중한 사람이어서 그래. 내가 좋은 사람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래. (결국 이기심에서 비롯한 애정일까. 스스로가 생각하기엔 그랬다. 멋대로 소중하다 생각하고는 행복을 바라지. 좋은 사람, 옳은 사람보다 흔들리는 사람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흔들리지 않길 바랐다. 그리고 행복해지기를. 맑은 눈으로 자신은 행복하다 말할 수 있기를. 이해받을 수 있는 것일까. 애초에 이해를 바란 마음은 아니었다.) 행복하면 안 될 사람은 없어. 마땅함같은걸 붙여도 될 사람은 없단말이야. 행복하라고 만들어진 생명이 행복해서는 안 된다 생각을 품을 순 없는거야... (생각할 수록, 곱씹을 수록 속이 상하는 말이다. 간혹 사람은 자신이 행복해서는 안된다 말한다. 대체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길래.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짓고도 행복을 찾는 이들이 있음에도 어째서. 납득의 문제였고 감성의 문제였다. 납득할 수 없는 자기혐오를 이해하고 방치하고싶진 않았다.) (이윽고 눈물을 닦아낸 모습은 아까보다 썩 괜찮아 보였다. 괜찮아 졌을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경험이라는게 좀 쓰긴 하지. (약간의 농담을 담아 말한다. 그리고 나지막히 분명 있을 것이라 덧붙였고.) 없으면 그때야말로 불합리한 인생에 역정내면서 기어올라가 봐야지.
아, 그냥.. 지금 보내는 시간은.. (누굴 위한 건가해서. 뒷말은 조금은 흘린 채로 고개를 저었다. 네게 대답을 떠맡길 주제는 아닌 것 같아서. 아무것도 아니라 덧붙이며 네 손을 살짝 잡아 내렸다.) ...미안, 역시 아직은 고민할 게 많나봐. 사람 앞에 두고 자꾸 생각만 하네. (별로 좋은 버릇은 아닐텐데.)
...기다린다는 말을 쉽게 하는 건, 네가 나랑 사는 시간 개념이 다르기 때문인가. (작게 중얼거리고는 얕은 숨을 내뱉는다. 어쩐지 자신의 옆에서 고집을 부리는 사람들은 이상한 구석들이 하나씩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이상함에서 자신은 다정을 느끼니, 이것 또한 이상한 일이지. 눈을 살짝 내리감고는, 고갤 끄덕인다.) ..나중에 그 믿음에 배신당할 게 두려워서. (그래서 믿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함부로 내어줄 수가 없었다.) ..살아간다는 게, 뭐냐니. (그저 산다는 거 아닐까. 숨을 쉬고, 주어진 삶을 이겨내는 거. ..그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제 귀로 들어오는 나긋하고 따듯한 목소리에 머릿속은 생각으로 가득찬다. 너의 말을 정말이지 어려운데, 그게 자신은 틀리지 않았고, 삶에서 이러한 것은 당연하다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때아닌 위로를 받는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인데, 참으로 이상한 현상이지. 네 말은 왜 항상 따듯한 위로가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는 걸까. 무슨 말로 입을 떼어야할지 모르겠어 입술만 달싹인다. 고맙다는 말, 위로가 되었다는 말, 그런 말들이 입안에 머물다가 흩어진다. 그저, 네 말을 계속해서 곱씹어본다.) ...내 선택이 틀린 건 아니라는 거구나. 그게 뭐든, 내 선택이라면.
정말, 내가 그런 의미있는 사람처럼 말하지 말란 말이야.. (제 눈가를 손으로 가리고 몇 번 꾹 누른다. 살아있고, 아는 사람이고, 너에게 소중해서. 사실은 듣기 좋은 주제에, 나오는 말은 언제나 이랬지. 얕은 숨을 내뱉고는 손을 내려, 너를 마주한다.) ... (너는 언제나 자신에게 자격을 부여해주는 사람이구나. 자신은 계속해서 부정해 나가는 것을 너는 나에게 내어주려고 하니, 내가 계속 내칠 수밖에 없는 거겠지. 하지만 너에게 이기지는 못할 것만 같다. 자꾸 약해지는데, 이제는 그게 싫지는 않다는 게, 스스로에게 이상함을 느낀다. 약해지고 싶지 않아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와중에 드는 생각이 한 가지 있는데, ..나 역시, 네가 행복하면 좋겠어.) 뭐야, 그게. 결국엔 나보고 또 화내라는 거잖아.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린 채로 눈가를 손으로 살짝 부빈다. ..그나저나 웃다니, 별일이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시에, 따갑다. 작게 중얼거린다.) ..노력은 해야지. 행복할 수 있을 지, 내가 기어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왕 떨어진 김에.. 그냥 바닥에서 계속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 (그때 느끼는 감정이.. 인생에 대한 체념일지, 자신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것에 대한 절망일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려운걸 고민하고 있었구만. (저항 없이 팔을 내린다. 저런 고민은 가끔 할 일이 생기긴 하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기도 하고.) 미안해할건 아니었는데. 머리 속이 복잡하면 바로바로 정리하는게 좋긴 하잖아. 당장 급한게 있는 것도 아닌데 뭐. (급한 일 있을때나 손님 세워두고 그러는 것만 아니면 됐지, 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 손님은 그쪽이니 문제 없다는 의미!)
그럴지도? 음.. 아니, 그게 맞는 것 같다. 남 기다리는데 쓰는 시간이 아깝지 않으려면 주어진 시간이 길어야하니까. (별 생각 없이 말했던 것을 조금 더 확실히 한다. 만일 자신의 최대 수명이 100 언저리였다면 기다리기 보다는 끌고다니는 쪽에더 치중되었겠지. 이렇게 생각하면 길게 길게 사는건 정말이지 나쁘지 않은 일이다.) 배신당하면 배신당하는거지 뭐. 그래도 한때 믿었던 거니까 괜찮지 않나 하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그땐 행복했을 거잖아. (한태 행복했던 만큼 배신감이 생기겠지. 결국 일방적인 손해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더욱 두려울 수 있으나 전달하고싶은 것은 단한가지. 잃음에 두려워 가지기를 포기하지 말자.) 그렇지. 네 선택이라면 말이야. 정답이 없는 길에 오답이 있을 리가 없고 자기가 정한 정오표라면 수정할 수도 있고. 마음 편하게 먹고 앞을 보면 나아가는 데에 지장 없을거야.
(들리는 말에 멍하니 눈만 깜빡이다 참 이상하다는 듯 대꾸한다.) 물어보기에 진솔한 마음으로 답했는데 말이지... (어떤 솔직함도 때에 따라 받아들여 지는 것이 다르기에 상대의 반응에 신경쓰게된다. 약간의 불안이 있었으나 다시 마주한 당신의 눈은 예상보다 썩 괜찮아 보였고.) 이렇게 이해력 좋은데 뭐가 문제였을까... 참고로 화는 밖으로 내는거다? 네가 원인이 아니라는걸 꼭꼭 속에 담고 있으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괜찮아지는 것인지 안도감이 묻어나는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다 중얼거림에 손을 살며시 눈가에 가져다대고 살펴본다.) 부르튼거 아냐...? (상처는 없어보이지만 피부가 약해져 있다면 문지르는 것으로도 아프겠지. 밥먹고 나면 꼭 쉬라고 해야겠다 하는 다짐을 몰래 해두고.) ...나빠! (단호하게 말한다. 그건 나쁜데!) 이왕이면 바닥에서도 주변도 보고 올라갈 궁리도 해보고... 응? 나아진건 발 디딜 곳이 넓어진 것 뿐이니까? 막 바닥에 살림차리고 여기도 괜찮네 하면 안된다?
..네가 생각하는 게 특이한 건지, 뭔지.. (남이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면 기분이 나쁠 만도 하건만, 오히려 좋다 이야기하는 말은 본인이 하고 있는 행동임에도 쉽게 납득할 수는 없었지.)
넌 나한테 시간 쓰는 게 안 아까워? 얼마나 될 지 알고 기다린다는 말을 하는 거냐..는 질문을 좀 하고 싶은데. ..뭐, 너니까 이런 이야기하는 것도.. 이젠 이상하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나라면 아까울 것 같다. 물론, 시간 개념이 다르기도 하거니와 자신은 확실하지 않고, 언제나 유우부단 했기 때문에 결정하는 것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그 오랜 시간을 누군가 기다린다는 것은 시간 낭비일 것이 분명했지. 하지만 너는 분명, 아까… 기다리면 반드시 찾아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으니까. ..은연중에 네가 반드시 기다려줄 거라고 믿는 자신도 자신이었다.) 행복했지만, 배신 당한 순간부터는 불행하니까 그렇지. (넌 그걸 하지 말라고 하는 거겠지만, 쉬이 되지는 않았다. 언젠가 이야기 했듯이, 절망하는 순간을 두 번 겪고싶지 않아했으니까.) 오래산 사람이라 그런건지, 뭔지.. 하는 말마다 연륜이 느껴지네요. (조금은 장난스런 투로 툭, 내뱉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쉽게 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네 조언을 조금은,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한테 자리 차지하는 게 별로 달갑지 않았거든.. 그렇게 되면 나도 그 사람 자리를 만들어 둘테고, 그 자리가 비어있을 때 느끼는 공허함이 싫어서. (제 손만 몇 번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이야기하고는 시선을 마주하며 너를 올려다본다.) 어려워요, 어려워. 이해는 해도 행동으로 옮기는 게 쉬워야지. 어려운 게 당연하기는 하겠지만.. (다시금 제 눈가에 닿는 손길에 아까 너처럼 짧게 기대봤을까. 사람의 온기는 언제나 좋아서. ..평소에도 이렇긴 했는데 방금 울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리 중얼거리는 것도 덤.) 응? (단호한 말투에 짐짓 놀란 얼굴이 되었다. 벙찐 얼굴로 있다가 결국 쿡, 하고 웃음을 터트려버린다. 제가 이리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나 싶어지는 시간.) 알았어, 알았어.. ..멈추고 싶을 땐 네 말도 되새겨 볼게, 클라시카.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지금은 좀 괜찮아진 것 같거든. 그리 덧붙이고는 네 얼굴에 살짝 손을 가져다대었다.)
특이할지도? 평범하진 않을 것 같긴 해. 대부분 자기 말이 무시당하면 화내잖아. 그냥 한 번 더 말하면 되는데. 생각에 빠지는건 언제나 그렇게 될 수 있는거고... 가끔은 자기 생각을 잘 컨트롤할 수 없는 사람도 있고-. 문제될건 없지? (뭐든 생각할 것은 정리하고 밖으로 내비치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까. 그렇기에 막을 일이 없었다.)
오, 좋은 질문이야. 하나도 안 아까워. 나 기다리는거 좋아해. (오히려 기다릴 시간도 없이 빠르게 뭐든 해결해나가는 쪽은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런 고민 없이 뭐든지 빠르고 명료하게. 오히려 무섭지 않은가? 사람이 사람같지 않아지면 무너질 때 너무나 무서운 형태가 되어버리니 더욱 그랬다.) 시간이 걸릴 수록 그 사람이 그 부분에 있어서 진지하게 생각한 거라고 생각해. 망설이는 것도 다 그럴 의지는 있으니까 하는거잖아. 할 마음 없으면 그냥 거절했겠지. (이 또한 믿음이었다. 믿기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었고 존중하기에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기다림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믿음도 존중도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걸까. 역시 무서운 사람이야.) 그건 맞지. 행복한 만큼 불행하고 기대한 만큼 충격받고... 뭐... 좀 무책임하게 말하자면 그건 어쩔 수 없다? 아, 배신당하지 않는 방법 하나 있긴 하겠다. 그냥 잡아버리는거 있잖아. 어떤 방식으로든 배신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그런거. ...물론 이걸 하는 것도 성공적으로 잡았다고 확신하는 것도 힘들긴 하겠지만... 배신당하고싶지 않다면 이런 것도 괜찮은 해결법이 되긴 할거야. (아마도. 라는 말은 덧붙이지 않았다. 애초에 저것의 결과가 불확실한데 여기에도 불확실함을 가중할 필요는 없겠지. 이랬다가 당신이 정말로 마음먹고 사람 하나 목줄 채우면? 뭐... 그건 그것대로 어쩔 수 없지. 당신이라면 그 사람 하나쯤 충분히 아껴줄테니.) 오. 나잇값하라는 소리만 듣다가 그런 말 들으니까 기분이 이상해. 상당히 좋아. (따라 장난스레 말한다. 누구는 나이먹은게 자랑이냐며 머리 한 대 쥐어박았겠지만 자신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오, 너무나 납득가는 이유. 그래도 이유가 없다고 하기엔 있고 널 싫다고 하기엔 동떨어져 있으니까~... 음. 이것도 배신당하는 경우에 생기는 문제라 볼 수도 있겠구만. 문제 너무 많아.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는게 제일 큰 문제인가... (멍하니 주절거린다. 이게 바로 인간관계의 힘든 부분중 하나...이긴 하지. 상처받지 않고 관계를 쌓는 방법따윈 없으니까.) 알면서 그런다. 힘든건 언제나 노력으로 이겨냈잖아요, 비아크씨? 이것도 이겨낼 수 있을거야. 막상 하다보니 생각보다 괜찮을 수도 있고? 가끔 실수해도 금방 회복할 수도 있고. 일단 난 응원하고 기대하는 포지션을 잡아두도록 하지. (잠깐 느껴지는 무게감에 슬 쓰다듬어본다. 아픈 곳은 아주 약하게, 아픔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만 스쳤고.) 어릴때나 얼마 전이나 지금이나 울고나면 티가 난다니까... 이정도면 항상 손수건 가지고 다녀야하는거 아냐? (농담이다. 늘 가지고 다녀도 손수건으로 닦으면 우는게 너무 티나지않나.) 당장 걱정 안하는건 무리고... 조금씩 줄여보지 뭐. 그러니까 걱정할 일 없게 계속 힘내보라고. (믿지 않는다던가, 절대 그러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도 없었고 그런 말에 담을만한 의미도 없었다. 당신이 그러겠다 했으니 그리 하겠지. 혹시라도 그러지 못한다면, 자신에겐 시간이 많으니 몇 번이고 돕도록 하자. 관계와 당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당신의 손에 부비적거린다. 닿음에서 오는 온기는 신뢰를 대신한다지.)
..너한테 익숙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 중이야. (그렇게 사람을 많이 대할 일은 없겠지만, 너에게 익숙해졌다가는 이것 역시도 계속해서 버릇으로 남을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기분 나빠할 것이 분명하니, 조금은 자제하도록 해봐야겠지. 뭐랄까, 그런 말이 생각난다. 뭐든 오냐오냐 받아주면 안 된다..라는 말?)
… (되려 좋아한다, 라고 대답하는 너를 한참 바라본다. 너무 당당해서 할 말이 사라진 걸지도 모르지. 안 아깝다고, 오히려 좋아한다고 하면.. 자신은 할 말이 없는데. 따위의 생각이나 하면서 머릿 속을 짧게 정리해본다.) 너는.. 너무 뭔가를 잘 믿는 거 아니야? 그렇게까지 확신을 가지고 대답하는 것도 참.. 언제봐도 신기해. (눈을 가늘게 뜨고는 짤막히 숨을 내뱉는다. 클라시카 힐스, 사기당하기 참 좋은 사람 같다, 언제봐도. 하지만 동시에 아니라고는 대답할 수 없는 지라. 본인이 망설인다는 것은, 결정하지 못했다는 증거일 뿐, 싫다는 게 아니니까.) 무책임한 거 잘 아네. ..나는 잡을 생각은 없는데. 마음이라는 건 언젠가 변할 지도 모르는 거잖아. 잡고 싶어도 가고 싶다고 한다면, 그건 보내줘야 한다..라고 생각해서. 뭐, 이건 상대방의 배신이라기보다는 내 미련이나 체념에 가까우려나. 결론적으로, 내가 그 해결법을 쓰기엔 조금 어려워보이지? (가만히 너를 올려다보다가, 시선을 흘린다. 너도 언젠가는 저를 곁에 두고 싶지 않아할까, 하는.. 갑작스런 생각. 이런 생각은 부정적인 감정만을 불러올 뿐인데도.) 진짜 별 게 다 좋다. (가볍게 툭, 네 이마를 손으로 눌렀다.) 이제는 나잇값 좀 할 생각이 있나봐, 클라시카.
원래 사람을 대하는 게 제일 어렵잖아. 게다가.. 그 자리가 영원히 비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하지는 못하니까. 누군가를 믿는다고 하더라도, 사건 사고는 원래 갑자기 일어나는 거고.. (어떻게 될 지 모르지. 이미 겪어봐서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고. 지금은 조금, 덤덤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새로운 자리를 이야기하는 과정이라 그런 걸까.) ..노력으로 되려나, 이런 것도. (자신이 노력을 해본 건 너무 옛날적이라고 생각해서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옛날엔 뭐든 노력하면 될 거라는 단순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마냥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하지만 너는 언제나 응원해준다는 말을 입에 담으니, 무어..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옛날처럼, 과거에 기대어 보는 게.) ..당연하지, 같은 사람이니까.. (겉은 바뀌었다고 한들 알맹이는 똑같으니까. 쓰다듬는 손길이 제법 기분 좋게 느껴져 가만히 있다가, 지금 손수건 찾기엔 늦었지. 이미 짓물린 자국은 오래전부터 남아있었는 걸. 그리 작게 생각해본다.) 응… 노력 해보는 것도, 힘내는 것도 해볼게. 그러니까.. 믿고 기다려봐. 물론 얼마나 갈 지는.. 장담 못하지만. (그래도 너 잘하잖아, 그거. 믿고 기다려주는 거. 그리 덧붙여 말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 손에 닿는 네 뺨을 가볍게 엄지로 쓸었다. 이거면 되지 않을까, 적어도.. 너는 나를 믿고 기다려준다고 하고, 나는 그런 네가 실망하지 않도록, 노력할테니까.)
...어쩐지 조금 민망하네. (저녁 준비하다가 울기나 하고 말이야. 그렇게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다가 네 얼굴에서 천천히 손을 내리고, 네 손도 살짝 잡아내렸다. 입을 살짝 달싹이다가, 어렵사리 말을 건네어본다.) ..고마워.
오... 그건 좀 그럴지도. (익숙해져서 버릇 들었다가 다른 사람이 얘기하는데 딴생각해도 상황이 같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으니... 인정한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비아크는 다 큰 성인이니까 이정도는 어떻게 잘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잡생각을 잠시 하고. 어른이니까.. 할 수 있지?)
어.. 음... 그래도 믿을 것만 믿긴 하는데. 대신 믿는 부분에 한해서만 의심의 여지 없이 믿는거지. 나 길가다가 모르는 사람이 나 몰라? 나 십 년 전에 알고지내던 누구잖아~ 하고 말 걸어오면 와 희한한 사람 그러다 군법재판소에 넘어갑니다 하고 지나갈 자신도 있고. (하지만 이건 당연한데. 카리브디스 졸업반 혹은 암피트리테니까. 이런저런 같잖은 예시를 들어본다. 이런다고 신뢰도가 올라갈까. 아닐 것 같긴 한데. 아무나 다 믿는건 정말로 아닌데- 하는 약간의 억울함도 있긴 하다.) 음~... 그럼 다 놔버릴거야? 한 번이라도 잡으면 취소해야지 하고 가는 미련 가득한 사람이어도? (이건 뭐랄까, 포기가 아닐까. 어차피 상대는 남고싶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시도도 하기 전에 놔버리는 것이 아닐까.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한마디 던진다.) 잡아달라고 미리 말해두면 나중에 여차할때 잡아준다거나 해줄 수 있어? (큰 의미를 가진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종종 생각했던 것이긴 하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자리를 뜨게되는 경우는 흔히도 있었고 그럴 때마다 누구라도 잡아줬으면 했으니.) 아-... (이건 어이가 없다는 의미일까 웃기단 의미일까 생각해본다. 후자 아닐까?) 난 언제나 나잇값을 하고싶었지만 나잇값 너무 어렵더라고?
갑자기 문득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 비어버리기... 충격적이긴 하겠어. 사람이랑 관계 맺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무서워할 일이네. 어렵고 위험하고- 두 번은 곤란하겠다. (이겨낼 수 있으려나 싶다. 이런 종류는 겪을 수록 무서워지는 고통일텐데. 아마 그렇기 때문에 두 번 겪고싶진 않다는 거겠지.) 될걸. 안되면 되게하라가 노력 관련 격언이잖아? (격언인가? 억지였던 것 같기도 한데)(당신이 노력한다면 응원하며 곁을 지키는 것이 제 할 일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한다. 언제나처럼 응원을 하는거지. 노력은 배신당하지 않을테니까.) 크면서 변하는 사람도 있다던데 다 변했으면서 이런 부분은 안 변해서 말해봤어. (잘 식히면 괜찮아지겠지. 혹시 모르니까 자기 전에 약이라도 발라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눈쪽에 바르는 연고가 집에 있던가?) 약속한거다? 그런줄 알고 이뤄질 때까지 믿고 기다릴테니까. (당연한 말씀. 기다리는건 특기고 취미다. 이제 당신은 분명히 노력해 줄테지. 누구를 위해서든 당신은. 훨씬 좋아질 미래를 떠올리며 손길에 기댄다.)
밥하다가 괜한 소리한건 나라서.. 할 말이 없구만. (머쓱한듯 하하 웃다가 들려온 한마디에 눈만 깜빡이며 당신을 바라본다.) ...? 음? 뭐라고? 아, 응. 응... (고맙다는 말을 들을 일이었을까. 하지만 기쁜 일이지. 기대하지 않은 인사는 놀라웠으나 뿌듯함과 행복을 부르는 것이었다. 아, 오늘 참 좋은 날이네.)
하여간에, 익숙해지면 안 될 사람이라니까, 너. (특이하다면 특이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거고, 특별하다면 특별하다 이야기할 수 있겠지. 비슷하면서도 느낌은 다르니까. 굳이 이야기를 나눈다면 다른 사람들보다는 너와 나누는 시간이 훨씬 길겠지만, 그래도 타인을 완전히 만나지 않을 건 아니니까.)
네가 나를 믿는다는 것도 좀 놀랍고. 난 예나 지금이나 제법 저울질하는 버릇이 있는데 말이야. 그래도 아무거나 다 믿는 건 아니라니까.. 다행인가. (제 손톱을 가볍게 만지작거리다가 틱틱 거린다. 자신은 남을 믿는 게 바닥인지라, 머릿 속에 들은 건 여지껏 불신밖에 없었거든. 특히 암피트리테..쪽은 더욱이. 지금은 종전이 됐으니까.. 무얼 나눌 수도 없는 처지이기는 하지만.) ..그게 좋잖아, 나한테도, 상대방한테도. (나한테는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상대에게는 좋겠지. 질척거리지 않고 놔줄 수 있는 거잖아. 그래야, 상대방도 마음이 편할 거잖아. 자신의 손에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아도, 쥐고 나면 언제나 그 안은 비어있어서, 이젠 무언가를 기대하고 싶지 않았달까. 손에 들어온다면 그건 너무 소중하게 여겨지겠지.) ...잡아도 돼? (바라보지 않던 시선을 네게로 돌려 맞춘다. 사실 바라고 있는지도 몰라. 언젠가 내 곁을 네가 떠나게 되면, 한 번쯤 돌아봤으면 하다는 걸. 어쩔 수 없잖아. 나에게 이렇게 다정한 사람은, 또 오지 않을 것 같은데. 그치만 그 욕심으로 네가 자신에게 반감을 가질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된다고 한다면, 한 번은.. 잡을게. (정말로 그런 순간이 오면 한 번만으로 끝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가끔 말투만 보면 할아버지 같긴 해. 어른스러울 때도 있기는 하지만.. 애같을 때가 더 많아서 그러지.
...응, 많이.. 어렵지. 빈자리라는 게 제일 크잖아. (특히 그 자리가 큰 사람이라면 더욱이 말이야. 물론 시간이 많이 흘러 무뎌진다면 괜찮을 거다. 하지만, 그 무뎌진 것조차도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어느 정도 메워줘야만 가능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 말, 결국엔 포기하지 말라는 거잖아. (포기가 제법 빠른 편이었다. 특히 자신의 노력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어떠한 감정을 품고 있던 상대를 위한 마음에서 움직이는 거라면 멈추지 않겠지만.. 자신을 위해서라면 글쎄,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 안 변하는 사람.. 제일 대표적인 거, 너 아니야? 남들이 보기에 크게 변한 사람은 굳이 따지자면 나고. (손가락으로 너를 가르키고는 입가에 짤막히 호선을 그린다. 자신은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변했다는 말을 숱하게 들어왔기에. 너는 내가 눈색 빼고는 별로 안 변했다고 이야기했지만. 우는 건.. 옛날에도 내가 잘 울었던가. 소소한 생각도 해본다.) 알았어, 약속...해볼게. 언제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자신에게는 긴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네게는 짧은 시간일 수도 있겠지. 네가 과연 얼마나 기다려줄까. 그때까지 내 곁에 있을까, 몇 몇 생각을 떠올리다가 제 손에 기댄 얼굴을 바라봤다. 아까는 못 느꼈는데, 제법 강아지 같네.)
… … (괜히 민망한 느낌에 시선을 돌리곤 발 끝으로 바닥을 가볍게 톡톡 쳐댄다. 이상한 말처럼 들렸으려나, 하는 생각을 하며 바라보는 너의 표정이 나쁜 것 같지는 않아서, 속으로 웃는다. 생각보다 편안한 느낌이 들어, 안심되었다.)
익숙해지긴 해주길 바라는데~ (이상한 사람이라도 이왕이면 익숙해지면 안되나? 하고. 이상하다고 인지만 하고 있으면 괜찮을텐데 하는 무책임한 생각을 한다. 아니면 소소한 수다거리로 한 번쯤 물어본다던가.. 괜찮은 물음이긴 할 것 같은데. 아마도? 나름대로? 나름대로.)
저울질 해도 말이지. 그래도 카리브디스에서 알고지냈고 그 이후로도 계속 알고 지냈잖아. 그만큼 지켜본 결과가 넌 믿어도 된다는 생각이야. (이래뵈도 오래 보고, 오래 생각하고 믿는다는 의미였다. 그만큼 당신이 나름대로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의미이기도 했고. 물론 이마저도 믿고자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이렇게 되는 것이기도 하겠지. 믿지 않으려는 사람보다 훨씬 쉽게 믿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좋지 않을지도... 그래도 한 번 정도는 잡아도 된다 생각하거든. 잡아주는 쪽이 좀 더 마음도 찌르고 생각도 많이 하게되고. 괜찮지 않을까나. (한 순간 분노로 돌아가던 사람에게도 괜찮은 기회가 되어주겠지. 서로 후회하지 않는 적절한 선이 한 번 잡고 3분 기다리기 아닐까. 아마 그럴 것이다. 한 번 잡고 잠시 기다리기. 돌아보기 적절한 선이지.) 이왕이면 잡아줘. 잡기 싫어도 한 번정도는. (눈을 맞춰오기에 반사적으로 미소짓는다.) 어지간하면 한 번이면 잡힐거고... 안된다 해도 한... 몇 시간 있다가 돌아올 것 같으니까 잡아도 안 잡힌다고 완전 놓진 말고. 나 누구 영영 떠나는거 되게 못하거든. (농담인가? 아마 농담이다. 애초에 소중한 사람이 잡는데도 떠날 일이 생긴다면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일테다. 그렇다면 아마 잠시 떠났다 다시 돌아오겠지. 겨울이 온다고 떠난 철새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리 없는 것처럼.) ..말투는 늙었고 행동은 애같은거야? 오~ 가관인데? 뭐지? 내 지난 날을 돌아보게 만들다니. (...)
빈자리는 언젠가 매꿔지긴 해. 아주 느리고 힘들겠지만 돌아보면 아직 남은 곳은 많이 있을테니까 생각보다 나쁘기만 하지도 않고. 빗물이 고이듯 빈 공간에도 무언가 고이고 남겨져서 다른 무언가가 생길거야. 다른 소중한게 생기면 뭐든 매꿔줄 수 있다고. 언젠가 본 노을이 대신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어느날 집에 들어온 고양이가 대신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거야. 뭐든 마음에 들고 한 켠을 내줄 수 있다면 뭐든지. (당연하지! 포기하지 말란 의미! 포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뭐라도 해낼 수 있다 믿었다. 실제로도 그러했고. 행동하길 멈추지 않으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니라면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그리 해주기를. 그러니까.. 반려고양이같은? 아, 자꾸 고양이가 머리 속에 떠오른다. 이러다 언젠가 고양이 하나 품 속에 품고 돌아오는거 아닌가 몰라.) ..나? 나인가? 아- 그럴지도? 음... 나랑 관련되면 잘 모르겠는데. 여전하다는 말은 들어본 적 있긴 하지만. 그리고.. 너도 그렇게 많이 변했는지는 확신 못하겠고. 변화란 뭘까 싶어~ 이전 모습을 찾지 못하게되면 변했다고 하는건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의견이었다. 이것을 기준으로 잡으면 당신은 역시 별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여전히 걱정되었고, 눈물도 많고 위태로웠다. 그저 겉으로 내비치는 모습만이 달라졌을 뿐 본질은 그대로였다. 본질이 그대로라 해도 그것은 바뀐 것인가? 알 수 없었다.) 내가 장담하건데...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거야. 내 기준에서도, 네 기준에서도. (언젠간 이 모든게 당연해질 때가 올거야. 그렇게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 되도록 곁에서 지켜볼 생각이었고. 분명 괜찮아질 것이고, 극복할 것이고, 당연해질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형태로 당신의 일상은 돌아올 것이다.)
이러다가 타는거 아닌가 몰라... (불에 올려둔 팬의 바닥을 슬 긁으며 확인한다. 아직 괜찮군.)
이미 조금 익숙해졌어. 완전히 배제한다거나.. 그러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너랑 얘기하는 거 안 싫어해, 나. (턱을 괴고 그리 이야기하더니, 짧은 숨을 내뱉는다. 이미.. 몇 번 말려들지 않았나. 평소와 다른 모습도 몇 번 보였으니 말 다했지. 네가 익숙해져서든, 편안해져서든, 비슷할 거다. 결과는 이러니까.)
..그때부터라고 하면 내가 할 말은 없네. 중간에 공백기는 있었겠지만.. (그리 중얼거리다가 어쩔 수 없겠다는 듯 어깨를 가벼히 으쓱였다. 카리브디스부터라면.. 공백기를 포함하면 10년 정도이려나. 길게 생각하고 내린 결론이라면 더 말을 얹지는 않겠다. 적어도 네가 후회할만한 선택을 한 건 아니길 빌기도 하고 있고.) ..너는 계속 붙잡니? 그 사람이 원치 않는다면서 네 곁을 떠나려고 해도, 붙잡으려고 해? (그 사람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시간이 될 지도 모른다, 너는 그 시도 자체를 가치있게 여기는 걸까? 오히려 붙잡았던 걸 후회하지는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이런 게 두려워서 피하면 뭣도 못할 걸 알면서도.) ..그럼 잡아볼게. (나는 너만큼 강하진 못해서, 여러 번, 오랜 기간을 기다릴 수는 없을 것 같으니, 언젠가 네가 잠시간 떠나게 되는 날에는, 되도록빨리 돌아오길 빌어보는 수밖에. 곁은 내어준 사람의 오랜 부재는 자신에게는 꽤 큰 타격인지라. ..솔직히 이왕이면 안 떠나는 걸 원하지만.. 하고 작게 중얼거린다.) 가관인 거 잘 아네, 그러니까 이왕이면 통일시켜봐. 물론 지금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나름 네 특징이라면 특징이니까? 어쩔 때는 어른스럽고, 어쩔 때는 애 같잖아. 가끔 신기하다는 생각도 좀 해.
..이거봐. 이럴 땐 또 엄-청 어른 같아. (뭐, 200살 넘게 산 너를 어른이 아닌 취급하는 것도 조금은 웃긴 상황이 될 것 같기는 한데 말이다. 무언가 고인다..라. 빈 자리를 메우는 것, 눈에 담기는 풍경들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자잘한 꽃들이 될 수도 있는 걸까. 약간의 의문이 들기는 했으나, 무언가 채워진다, 라는 게 싫지는 않았다. 빈공간이 생기는 것은 싫었지만, 그 빈공간에 다른 무언가가 들어오는 것이라면 되려 반가웠지. 자신은 공허함을 느끼는 것이 싫었으니까. 그나저나 고양이라면... ...귀여울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지. 외형적으로 변한 것도 변한 거잖아. 못알아볼 만큼 바뀌면 변한 거고.. 성격 면에서도 옛날이랑 꽤 달라진 걸 나도 알아. (모를 수 없는 것이긴 하지, 원래 성격을 최대한 뒤로 숨겨둔 채 일부러 감정적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었으니까. 차라리 변한 것으로 취급해서, 예전의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았으면 했었다. 자신에게 과거는 나약하기만 한 어린 애에 불과했다고 생각했어서. 네가 보는 나는.. 아까 얘기했듯이 변하지 않은 걸로 보겠지. 이 역시도 특이한 점 중 하나로 치부하기로 했다.) 그래? 자신만만하네.. 나는 얼마나 걸릴지 자신이 없는데, 너는 그렇게 한 번에 대답하고.. (어쩌면 네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이 아닐까? 부러 장난스러운 말을 덧붙였다. 지금의 상황의 모습 역시도 네가 자신에게 준 것이었으니, 그 말을 안 믿을 생각은 없었다. 조금이나마 믿고 싶었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그 말을.)
...안 탔으면 다행이네.. 설마 네가 나처럼 기구를 태워먹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긴 한다만.. (슬쩍 네 어깨 너머로 얼굴을 빼곰 내밀어 살펴보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접시랑 수저라도 놓을까? (볼 긁적..)
(가만히 듣는다. 좋은건가 나쁜건가- 하는 생각이 들 즈음,) 이왕이면 안 싫어하는 것보단 좋아해주면 좋겠는데. (싫어하지 않는다는 시점에서 이미 완전히 만족인 주제에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을 전한다. 아무래도 농담의 비중이 더 큰 탓에 목소리에는 웃음기만 묻어났지만 말이다. 아무렴 상대가 받아들였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느낀 바로는 마냥 좋다는 것이지만 괜히 한마디 더 붙여보고 싶은 탓에 말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공백기는 있었어도 오래 보긴 했잖아. (네 말도 맞고 네 말도 맞고. 뭐가 이러냐 싶긴 하지만 이게 맞기도 하고... 중간에 못봤지만 오래 본건 맞고 오래 생각해 보기도 했으니 괜찮겠지. 후회할 결정을 한 적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테지. 후회는 시간이 없는 사람이나 하지 않던가. 정해진 기회 안에 옳은 선택을 해야한다면 기회가 많은 사람일 수록 초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할테지.) 음... 아쉬우면 한 번, 속상하면 두 번, 상처받을 것 같으면 세 번 정도 잡지 않으려나. 지금까지도 그랬고. 붙잡는건 상대를 향한 애정을 보이는 단계라고 생각하는 편이거든. 애정 없이 누가 붙잡겠어. ....어쩌면 자기만족에 가까울지도 모르지. 상대가 변할지 변하지 않을지도 모르면서 시간과 마음을 들여서 붙잡는다니 말이야. 그래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계속 생각날 거잖아. 잡았으면 달랐을까 하는 후회도 남을테고. 후회할 걸 알면서 그런 선택을 하는건 싫네. ... 실패한다고 해도 최선을 다한만큼 덜 슬프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고. (결국은 이기심일까. 아마 그럴 것이다. 상대를 위해 잡는 것 보다는 자신을 위해 잡는 것이니까. 그 시간을 후회하더라도 아마 쏟아넣은 그 애정을 후회할 일은 없을테니까.) 어지간하면 떠나지 않겠지만 세상 일은 모르잖아. 그래도... 최대한 그래볼게. 잡는만큼 남아있도록. (당신의 시도가 가치있도록. 시도했음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다.) 너무 어른스럽기만 하면 재미없고 애같기만 하면 성가시지 않아? 재밌는 어른이란건 어렵구만. (통일할 생각이 없는건지 그 사이 어딘가를 목표로 하는건지. 당장 이렇게 생각을 하고있어도 결국 바뀌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리 지낸지 오래인 만큼 바뀌는 데에도 별반 다르지 않은 시간이 들테니까.)
이게 바로 연륜이란거지. (농담이다. 농담이 아닐 수도 있었지만 말하는 사람 기분은 농담이었다. 애초에 이런 연륜이라니 딱히 좋은 것도 아니니 말이다. 경험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아마 자신이 그러했으니 당신 또한 그러리라 믿는다. 당신 또한 빈 공간을 채워나갈 것이며 어느 순간부터는 사라진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두려워하지 않음으로부터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긍정하게 될 것이고. 비어있지 않으면 채울 수도 없는건 너무 많으니까.) 사람은 참 눈에 보이는 것에 많이도 의지한단 말이지. 본질이 변하지 않으면 변함이 없다 생각해도 될텐데. (굳이 본질이라는 말을 입에 담았다. 그리하면 순간의 변화도 변화가 아닌 변덕이 될테니까. 변덕이 된다면 변화를 되돌릴 수도 있을테니까. 당신은 변했다. 변했나? 성격적으로 변하긴 했으나 자신이 느끼는 당신의 성격 변화 또한 겉으로 보이는 것에 불과했다. 진실로 변했다면. 변덕이 아니라면 후회 또한 없겠지. 그렇기에 변화란 후회하지 않는 것. 다르게 표현해 발전이라 말할 수 있었따.) 내가 좀 자신감이 넘치는 편이지. 그래도 빈말은 아니야. 지금도 조금씩 변하고 있잖아. 가끔은 본인보다 옆사람이 먼저 알아채는 게 있다지? 이것도 그런게 아닐까. (언젠간 스스로도 알게될 것이다. 느끼는 바가 생길 것이고. 그러니 중간중간 말해주는게 좋으리라. 사람이란 자고로 발전 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족속들이니까. 당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수다떨다보면 태울 수도 있지~ 전문가도 가끔 실수를 한다구. (이렇게 복선을 깔아둬야 다음에 실수해도 복선 회수라고 농담을 할 수 있다. 다 큰그림이다 큰그림.) 그래~ 같이 있으면 이것도 장점이야, 그치?
...하아,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고는 미간을 짚는다. 돌려 말하면 못 알아듣는 건가? 진짜? 아니면 그냥 자기를 놀리는 건지. 말하는 거랑 표정을 보니까 아무래도 후자같긴 하네. 가만히 시선을 맞추다가, 괜한 반항심에 어깨를 가벼히 으쓱인 걸로 답을 대신한다. 좋기는 하지만, 입밖으로 내려고 하니 아무래도 조금은 망설이게 된다. 솔직하게 말하는 건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말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예외였나보지. 입만 벙긋댄다. 좋다고.)
네 기준에서도 오래야? 솔직히 넌 짧다고 생각할 줄 알았는데. (나한테는 길지만. 4년하고도 졸업하고 나서의 10년. 공백기를 포함한다고 해도 14년이다. 카리브디스에서 바로 만난 것도 아니니까 그것까지 빼면.. 아무렴. 너는, 대체 자신의 무얼 보고 그리 믿을만하다 입밖으로 낼 수 있는 건지 참 의문이다. 정말 후회하지 않는 건지, 그만큼 자신의 선택을 믿고 있는지. 후회하는 게 워낙에 많았던만큼 너를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은 당연했다. 자신은 누구 한 명을 믿는 것조차도 여러 번, 수십 번 고민하고 저울질하는데.) ..애정인가, 후회하지 않기 위한 시도이고, 조금은 덜 슬프기 위한 최선.. (네 말을 듣는 동안 짧게 손톱을 한 번 물었을까. 언젠가 네가 자신을 붙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큰 바람일까.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것도, 단순한 욕심일까.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네가 아쉬워했으면 한다. 이미 여기서 네가 이어진 숨을 이어가려는 것만 해도, 나는 네가 떠난다면 아쉬울 것 같다. 속상할 것 같고, 떠날 거면 왜 제 숨을 붙여두었다고 상처받을 것 같았다. 웃기지, 언제부터 누가 곁을 떠나는 것에 그리 마음을 썼다고. 애초부터 자신의 곁에는 그 누구도 남아있지를 않았는데.) ..세상 일은 모르는 게 맞아. 그래도 널 잡는 건, (가벼히 옷 소매를 그러쥔다. 느릿하게 눈을 꿈벅이다가 잡고 있는 네 옷소매를 눈에 담는다.) ..네가 남아있었으면 하는 걸 바라는 게 맞으니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너 때문에 연명한 목숨이다. 네가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난다면, 이 삶의 의미가 절반은 사라지겠지. 굳이 절반, 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네가 원하지 않을 걸 아니까.) 됐다, 싫다는 건 아니니까. 너 같아서 그게 나아. 바뀐다면 그게 더 싫을 것 같아. (짤막히 입꼬리를 올려다가 내리고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너무 어른 같지도, 너무 애 같지도 않은. 이따끔씩 힘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장난도 치면서 제 곁에 있어주는, 너 자체로 만족한다.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고.)
잘났어, 그래. (거의 나의 몇 배야.. 7배? 정도는 살았으니까, 어쩔 수 없기는 하다. 어른인 것도 맞고, 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온 것도 맞고. 네 말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이유중에 하나도 이거. 언젠가 자신의 비어있는 자리가 매꿔지기를 바래야지. 너처럼. 그게 사람으로던, 물건으로던, 스스로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던. 조금씩 매꿔나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당장은 이 빈자리가 익숙하니, 무언갈 채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것들은 되려 자신이 뱉어낼 것 같았으니까. 차라리 자신의 빈 곳들이 매워진다면, 그건 쌓이는 게 아닌, 천천히 스며드는 것이었으면 했다.) ..그게 가장 눈에 띄잖아. 어쩔 수 없는 거기도 하고. 너도 사람을 만날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모습이잖아? 네 눈으로 보는 거. (눈 부근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가 내린다. 변화라는 것. 솔직히, 네 말을 들을 때마다 자꾸 자신에게 변하지 않았다, 라는 걸 강조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기분이 꽤나 묘했다. 대체 내 무얼 보고, 저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건지. 몇 번을 생각하더라도 빠지지 않는 의문이다.) ... ...졌다. 졌어. (변하고 있다는 게 마냥 틀린 건 아닌 것 같아서, 손을 휘적이며 내저었다. 너를 못당해내겠다는 게, 약간의 변화를 인정한 이유. 전쟁 중이었다면 정말 아무 말도 안 믿고 안 들었을텐데 말이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 네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만큼, 자신 역시도 그에 휘둘리고 있어서. 이렇게까지 잘 휘둘리는 성격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기도 하지. 어쩌면 정말로 이상해져 가는 건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조금 들고.)
뭐.. 그래도 내가 한 것들 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한 것들은 아예 못 먹어줄 수준이었거든. 그리 덧붙이고는 턱을 괴며 눈을 내리감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가, 나는 잘 모르겠고. 어디있어?
뭐야 한숨 뭐야. 무슨 의미야. (나 한심해? 하는 눈으로 보다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납득한다. 뭐... 싫지 않은거라면 좋아한다고 멋대로 해석해버려도 할 말 없는 부분이긴 하잖나.그러니까 지금은... 뭘 하지. 눈웃음이나 지으면서 모른척을 해볼까. 즐거운 기분이다. 평화롭고.)
막 긴 시간은 아니어도 짧은 시간은 아니고.. 보여지는 쪽 기준에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순전히 내 기준으로만 보면 좀.... 너무 오래 봐야해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0년이 대수냐, 20년은 봐야 오래일텐데. 인간 기준이면 3년만 봐도 오래 봤다 하던데 이정도면 충분한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후회한다고 해도.. 무엇을? 믿는 동안 충분히 좋았는데 굳이 후회할 것이 있을까. 후회할 시간에 슬퍼하는게 더 취향이기도 했다. 왜 후회를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에게 물어보면 답해줄까. 후회의 근본적인 이유를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나.) (시간을 갖고 당신의 반응을 기다린다. 무슨 생각을 할지, 무엇을 바랄지. 과연 지금 들이는 시간의 이유는 밖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일까. 이럴 때 만큼은 독심술이라도 배워볼까 하는 허황된 생각이 든다. 여기서 속마음을 읽는 것이 득일까 실일까도 확실하지 않은데.) 네가 그렇게 바라고 행동한다면 난 당연히 최선을 다할거야, 알지? (몇 번이고 말했던가. 아니면 생각만 했던가. 네가 그리 하고자 입에 담는다면 결코 이를 매몰차게 거절할 수 없을 것임을 전했던가. 부담스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하지 않았던가. 모든 것이 네 행복을 바란 것이라 말했던가.) 그럼 현상 유지로. 지금와서 변하면 그게 더 이상하긴 해. (불안의 10년에도 변하지 않은 것인데 지금와서 변하려면 좀 많은 것들이 필요하겠지. 익숙하지도 않을테고. 그러니 당신의 답이 만족스럽다. 지금의 자신이 가장 본질에 가깝기 때문일까.)
조금씩 천천히 해결해보자고. (우선은 비어있는 곳 보다도 여기저기 그어져있을지 모를 금이라도 잘 살펴보고 그런 곳 부터 보수라도 해보고-... 얼마나 걸릴까. 오래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매꿔질 수 있고 채워질 수 있음을 알았다면 언젠가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질 구멍일테니까 그때까지만 잘 버텨보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이왕이면 따뜻하고 부드러운 것들이 들어차면 좋겠는데.) 말 그대로 눈에 띄니까 말이지. 오래 보면서 신경쓰는건 내면이랄지? (그리 말하며 가슴께를 가리킨다.) 내면보다는 본질이거나 바라는 바에 가까울지도? (그렇기에 당신은 변하지 않았다.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보기에는 그랬다. 여전히 여리고 상냥하며 따뜻한 사람이었다.)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 좋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한 번 끝난 것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 긴장 속에서는 그 무엇도 해결되지 않는다. 긴장과 혼란 속에 가능한 것은 오로지 단절 뿐이니 나아가려거든 한 번 끝을 보아야만 한다. 마침 거대한 혼란이 사그라든 상태가 지금인지라 이런 변화가 생긴 거겠지. 상황이 이렇게 무섭다.)
태우고 나면 다 똑같은 재 아냐?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탄 부분을 먹으면 뭐든 쓴맛이 나지. 옛날에 저지른 숯.... 이 떠오른다. 음.) 저쪽 찬장에~ 열면 딱 보일거야. (찬장을 가리키고는 요리를 마무리한다. 어쩐지 오래걸린 기분~)
안 한심해. 그냥 어이가 없어서 그렇지. (굳이 굳이 그걸 입으로 말해줘야 아는 거냐고.. 하는 생각. 나이 그만큼 먹었으면 알아서 알아차려주면 좋으련만.) ... ...좋다고. (아주 작게 중얼거리고는, 괜히 민망한지 제 머리칼을 만지작거린다.)
(뭐어.. 그렇긴 하지. 네 기준으로 보면 내가 태어나기 전까지 가도 안 이상하고. 내 기준으로 보면 이미 꽤 긴 시간을 보낸 거기는 하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어서 고개를 가벼히 끄덕였다. 자신은 돌아보는 게 너무 많았고, 놓지 못한 과거에 매어있으니까, 발목을 잡는 것들을 후회라 칭하고 움직이지를 않았다. 아니, 움직이지 못했다는 게 맞는 표현이지. 후회와 슬픔이 부정적이면서도 다른 이유는, 후회는 끝없는 과거를 바라보게 되고, 슬픔은 후회를 버리는 방안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려나. 물론,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그래, 알아. (모른다고 할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해준 말들이 있어서, 너는 계속해서 내 행복을 바란다, 라는 이야기를 했으니까. 하지만, 아직도 자신이 그 행복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는 미지수. 그리고, 내 행복을 바라는 네가.. 행복한지에 대한 답변 역시도, 미지수다. ..행복한가? 아직은 아닐 것 같기도.) 그건 동감. 당장 변하면 왜 이러냐고 하면서 뛰쳐나갈지도. (조금은 과장, 뛰쳐나가봤자 갈 데도 없는 걸? 과연 변할까, 싶었다. 마음 한 구석에, 변하더라도 그게 너의 본질의 변화는 아닐거라는 생각도 조금.)
(시선을 내렸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가능성은 모르겠다만, 완전히 불가능하다, 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약간의 희망정도는 생겼다는 걸지도 모르고. 언젠가 모든 게 매워지고 아물게 되면, 그 때는 내가 아는 너를 봐볼까, 하는 생각도 짧지만 해본다. 지금은 자신만을 보기에도 벅친 시야이고 세상이라서, 너까지 살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래서, 네가 보기엔 내가 변하지 않았다, 라는 이야기가 계속~ 느껴지는 것 같은. (맞아? 그리 덧붙이고는 고개를 기울인다. 그게 진심이라는 게, 몇 번을 생각해도 이상하고 생소하다. 변했다는 말만 몇 십번을 들었는데, 너 한 명은 자신은 변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니까. 이상할만도 하지. 내가 판단하는 변하지 않은 사람은, 클라시카, 너였으니까. 다정하고 남을 위할 줄 알고, 누구보다 따스해보이는 사람.) 네. 승리자께서는 참으로 기쁘시겠네요. (그때였으면 인정 못한다고 우겨댔을지도. 자신에게 실패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몰락하는 거였으니까. 짧게 픽 웃으며 이야기하곤 어깰 가벼히 으쓱. 뭐, 패배한 사람에게 벌이라도 있나. 하는 농담도 살짝했고.)
..적당히 탄 거랑 아예 다 태운 거는 조금 다르긴 하잖아. (그리 중얼거리며 찬장을 조심히 열어 접시와 수저를 꺼낸다. ..두개씩. 두 개 꺼내는 것도 조금, 생소한 걸. 식탁 위에 소리를 내지 않고 조심히 내려놓았다.)
.....어이가 없을줄은 몰랐는데. (한심하진 않아도 어이없는 사람이라니 이건 꽤... 좀.... 한심함보다는 덜 상처지만 아주 살짝은 상처일지도.. 뭐랄까 스크래치같은 상처가... ... ...있는 것 같다가도 금새 풀려 무심코 해실거리는 미소를 지어버린다.) 나도 좋아... (이런 맥락이던 아니던 이런 답을 해주고 싶었다. 어쩐지 하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 같은 기분이었고.)
알면 좀 더 행복하라구. (말을 정정하자면 행복해지라- 가 될까. 당신은 행복해도 되는 사람이니까, 행복하고 싶어도 되는 사람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것이니까. 알지 못한다 말하거든 알게될 때까지 알려줄 내용이다. 모를 수가 없을만큼 확실하게 말이다. 그리고 그 끝에 당신이 행복해진다면 자신 또한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분명 행복하겠지. 오래 바란 것이 이루어지는데 행복하지 않을 수 없을테니.) ...그정도로....? 그.. 뛰쳐나갈 정도로? (그만큼 안 변하는 이미지인가? 그럼 농담으로라도 일탈을 꿈꾸지는 말자. 그러고보니 암피트리테 들어간 초반에 만났던가... 파격적인 염색약을 받아서 한동안 화려한 색으로 지냈었는데.)
정답-에 가깝지? 확신하기에는 객관식이 아닌지라. 적어도 내 기준에는 정답이야. (변했으되 후회하고 과거에 묶였다면 이는 내면은 변치 않았음을 뜻하지 않는가. 변하고싶지 않았으나 변해야만 했던 것이고. 원치 않은 변화라면 한 두번쯤 되돌릴 수 있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네, 기뻐요~ 패배자께서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벌이라, 잠시 고민해본다. 사실 벌같은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는지라 완전히 처음부터 상상해야 하는 상태다. 그렇기에 이리저리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벌은~... 음... 거울보고 자기 칭찬 3가지 하기? (이런 벌칙.)
적당히 타면 통째로 처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좀 더 나쁠지도? (소생 불가 수준으로 탔다면 차라리 완전히 탄게 처리는 편하지~ 하고 덧붙인다. 물론 냄비나 팬은 의견이 좀 다르겠지만. 하지만 무기물의 의견은 듣지 않는 것이 훌륭한 사회인의 자세이기에 머리 속에서 지운다. 식탁에 둘이 앉은 것이 얼마만인지. 지인이나 친구가 있어도 집에서 식사를 함께한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 세상에. 정말 오래됐네. 이 새로운 감회를 느끼며 식사 준비를 끝마친다.) 나 다른 사람이랑 같이 식탁에 앉는거 되게 오랜만이다?
(상처 받은 얼굴..인가? 무심코 손을 뻗었다가, 이어진 표정과 말에 바로 내린다.) ... (큼, 괜히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시선을 돌렸다. 저 웃는 얼굴, 몇 번봐도 적응 안 될 것 같아. 제법 열이 오른 얼굴을 손으로 살짝 매만지다가 힐끗 보고, 또 돌리고. 아까 얼굴 쓰다듬었을 때와 같은 민망함은 사양이다.)
..내 행복을 왜 그렇게 신경쓰는지 모르겠다니까. 너부터 신경써, 너 은근 남한테 관대한 나머지 너한테는 신경 안 쓰는 것 같으니까.. (누누이 얘기해도, 참. 행복이랑은 거리가 먼 것 같은데, 자꾸만 품에 안겨주려고 하니 이럴 때마다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도 네가 행복했으면 하니까, 너도 행복해. (약간 명령조 같지만? 그래도 진심은 진심이니까, 그리 이야기하며 한참 너를 올려다본다. 싫다고는 안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대답을 기다리는 듯.) ... (어쩐지 생각하는 게 많아보여서, 작게 웃음 소리를 흘린다.) 농담인데. 뛰쳐나가진 않을 거야. 이런 저런 소리는 조금 해보겠지만.
네 기준에서 정답이라면 정답인 거지. 너한테 한 말이고, 네 생각에 대한 질문이었으니까. (몇 번 곱씹어본다, 제가 정말로 변하지 않았는지. 정말로 변한 건.. 외적인 형태, 겉뿐인 건지. 당장에 정답은 나오지 않으니 천천히 새겨보려고 한다.) 기분 나쁘지는 않... (이어지는 말에 삐끗.) 안 해. 못 해. 진짜 못 해. (그런 걸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 ... (정말 같다고 생각하는 건지.. 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소생 불가 수준이면 어느 정도 말이 다르긴 하겠다. 먹을 수 없을 정도라면.. ..그만 생각해보도록 하자. 과거에 태워먹었던 것들이 하나 둘 떠오르니까 끝이 없네. 고개를 저으며 가만히 자리에 앉았다. 네가 오는 걸 기다리고, 들려오는 말에 눈을 가벼히 꿈벅였다.) 그래..? 얼마만인데? (나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4년만. 그리 덧붙인다.)
(손이 슬 올라오기에 쓰다듬어주나? 싶었지만.. 아니었군. 살짝 아쉽지만 지금 반응을 보면 오히려... 오히려 좋을지도... 이런 생각을 하고있단걸 들키면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며 옆구리라던가 푹 찔릴 것 같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슬 바꾼다. 난 아무것도 몰라요- 계열의 그것을...)
오래 살면서 나한테 신경쓰는건 너무 많이해서 재미 없어. 질려. 그리고 난 남에게 관대한만큼 나에게도 관대하니까 괜찮아. (아마도. 나에겐 깐깐하고 남에겐 관대하다니 그런건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는 편이기도 하고. 아무렴 남이나 자신이나 목줄 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알고있으니까. 그래서인가, 자신에게 깐깐한 사람을 보면 좀 더 힘 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버리기도 한다.) 일단 행복하지 않은 상태는 아니지만... 그것도 노력해야겠네. 최대한 그러도록 하죠. (행복해 지겠다 확답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 하지만 노력하는 데에는 장담이 필요하지 않고 노력에는 무언가의 결과가 따르니 괜찮은 답이겠지.) ...어쩐지 그 이런 저런 소리가 궁금해졌어. ...일탈의 가능성을 열어봐야 하는거려나. (이런 발언, 이런 생각. 예고한 시점부터 별 의미는 없으려나 싶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럼 다행! 정답이구나. (문제를 푸는 사람이 매기는 사람이 되어버려도 되는건가 싶지만 출제자가 그렇다는데 누가 부정을 하나. 무엇이던 질문 위에 출제의도가 있고 출제의도는 출제자가 정하는 법이다.) ...진짜로...? 못해..? (그런데 못하니까 벌 아닌가? 싶었다가... 좀 너무한건가? 모르겠군. 그래도 하기 시작하면 자기애가 는다고 하던데. 이런 의미에서는 조금 아쉽다.)
얼마나 됐더라-... 친구나 지인이랑은 거의다 외식이었으니까 몇 십년 됐지 싶은데. 카리브디스 때부터 쭉 없었으니까. (사실 그 전부터도. 한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는 자체가 어색할 수준으로. ...그래도 친구는 한 번씩 부를걸 그랬나 싶긴 하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었다. 딱히 사람 부를 여유나 사정이 안 된 것도 없잖아 있고.)
그게 질릴 정도냐고... 그래도 신경.. 아예 안 쓰는 건 아닌 것 같으니까, 내가 더 할 말은 없네. (시간 개념이 달라서 그런지 또 또, 이따금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있었다. 자신은 자신에게 시간을 쏟기도 부족한데, 그게 질릴 정도, 라.. 그래도 본인에게 깐깐하진 않다니 다행이지. ..내가 할 생각은 아니기도 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다, 라는 것만 해도 만족은 하지만.. 노력해준다면 그것도 더 좋지.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네 대답에 만족한다, 어쩐다 이야기할만 상황은 아니지만, 굳이 답을 내놓자면 만족스러웠다. 아까 네가 싫지 않다, 라기보다는 좋아해주면 좋겠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 느낌일까, 행복하지 않다라는 말보다는 행복하다,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하니까.) ... ...하고 싶으면 해봐, 말리지는 않을게. (대신 상황에 따라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게 될 지는 모른다? 어깨를 짤막하게 으쓱였고.)
(괜히 한 번 피식 웃었다. 그래, 정답이야. 참 잘했어요- 라도 해주리? 그런 말을 덧대기도 했다.) ... (에휴, 저렇게 말꼬리 흐리는 것만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약해져서는. 진짜 비맞은 강아지라는 표현이 딱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 싶었다.) ...나중에 되면 해볼게.
그렇다면.. 엄청 오래됐네. 혼자 밥 먹는 거 안 심심해? 심심한 건 둘 째인가.. 안 외로워? (혼자 밥 먹던 시절은 제법 많았다, 근 3년은 안 먹은 거나 다름 없으니 제외하고 생각해보자면.. 카리브디스에서 정도? 그 때 자신은 조금은 외롭기도 했었던 것 같아서.)
질릴 정도지... 한때는 왜 이렇게 된걸까 하는 고민만 하루에 20시간을 했다니까? 그러니까 이제 질려서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중인거지. (과장이긴 하다. 아무리 그래도 중간중간 다른 생각을 하긴 했겠지. 저런 생각 할 즈음에 시계를 본 적이 없어 확신은 못하지만 말이다. 역시 시간이 너무 많은 것은 좋기만 하질 않는다. 과해도 부족해도 안 좋은 것이 적절한 수준이 너무 애매하다는 투덜거림이 남고.) 평화로우면 행복해지긴 하니까 당연한거지. (진심이다. 평화롭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었다. 평화만이 상황을 유지시키고 발전시켰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은 고요 속에 살았으니. 고로 지금은 나름대로 행복한 축이다. 행복하다 말하기엔 조금 부족하지만 그렇게 될 환경은 만들어진 정도.) 아~... 그거 꽤 불길한 반응인데. 너 누구야 하는 반응 나오는거 아니지? (꽤.. 아니 상당히 불길하고 불안한 반응이다. 어디 한 번 해보시지가 이런거 아닌가?)
(꽤 즐거워하는 모습일까. 아마 그런 것 같은데. 그럼 이런 말도 해도 되려나.) 상 있어? 있으면 난 쓰다듬 받는게 좋을 것 같은데. (해주기만 했잖아, 하는 말도 해둔다. 이랬다가 해주면 좋은거고 안 해주면 아쉬운거고.) ...진짜? 좋아. 이러다 자기애 넘치게되면... (이라 말하고 상상해본다. 자기애 넘치는 비아크라,) ...괜찮은데? 해보고 괜찮으면 계속 해주라, 알겠지?
익숙해지면 편하긴 한데... 좀 외롭긴 하지.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메뉴면 괜히 생각도 좀 나고. ...그래도 사람 부를 여건은 안됐잖아. (얼핏 쓴웃음을 지으며 그리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당당하게 사람 초대하고 즐겁게 시간보낼 사정은 아니었지.)
..그걸 20시간동안 고민한 것도 신기하다.. 적당한 게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이라서 제일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뭐든 적당한 게 좋지. (모순이려나?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과하다면 너처럼 남아서 문제일 거고, 부족하다면 나처럼 시달리는 게 문제겠지. ..지금은 나도 조금 남으려나, 너에 비해서는 한참 적기는 하다만.) ..동의. (동의하지 않기에는 자신 역시도 평화로웠던 시절이 가장 좋았으니까. 마음놓고 일을 할 때라던가, 카리브디스를 다닐 때라던가.. 혼자라고는 하더라도, 지극히 평화로웠던 날들이었다. 지금도.. 평화로우려나? 한창 시끄럽기만 하던 세상이 갑자기 고요해져서 문제였지만. 네가 행복할 수 있을 날을 조금이라도 더 바래본다. 머지 않았기를) 나올지도? 장담은 못하지, 네가 얼마나, 어떻게 변할 줄 알고 내가 그런 장담을 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면 모르는 척은 안 하지.)
... ...진짜 별 걸 다 상으로 탐낸다. 그게 상이야? (살짝 요상한 눈길로 보기는 했지만, 짧게 한숨을 내뱉고는 머뭇거리다가 네 머리 위로 손을 올린다. 조금은 어색하지만 쓰담 쓰담, 조심스레 움직였고.) 너나 해. 너나! 아니, 너부터 하든가..! 벌이라고 하니까 한 번은 해도 두 번은 못하거든..! (휙, 결국 고개를 돌려버린다. 안 해.)
(별로 좋은 주제는 아니었던 모양이네. 가만히 바라보다가 톡, 이마를 누른다.) 지금은 있으니까 된 거 아니야? (가만히 눈 마주치면서 눈 깜박. 여기에 얼마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나랑 먹을 거 아냐.)
주관적으로 적당한 수준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하는 고민이 생기려 하고있어... (문제는 그걸 찾는 방법이 예상도 안 간다는 부분일까. 사는게 너무 어렵다. 그냥 서로 시간좀 나눠서 쓰면 안되나 하는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올법한 제안을 속으로 했다 반박한다. 시간은 상대적인 거라면서요 상대성이론을 좀 더 직접적으로 증명해봐 하는 의견과 그게 그 뜻이 아니잖아- 하는 종류의 셀프 태클. 누가 지금 자신의 생각을 읽었다면 이게 뭔소리야 했을 것 같은데.) 동의 못하는 사람.... 아무래도 거의 없겠지... (타고난 전투광 정도면 동의 못하려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되겠으며 우리중에 그런 사람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러니 당장의 평화를 사랑해야지. 너무 갑작스레 찾아온 평화였지만 그렇다고 혼란을 돌려달라 하기엔 바라지 않았다.) ...나올지도 모르는거야? 세상에... 내가 어느날 갑자기 까칠하고 성질 나빠져서 오면 너 누구야 하는 반응 할거야? (굳이 그런 쪽으로 달라질 생각은 없었지만 이쪽이 가장 거리가 먼 것 같긴 하니 이쪽으로 예시를 들어보자.)
상이지. 아무 일도 없는데 그러면 좀 그렇잖아? (어색한 쓰다듬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종류의 칭찬이다. 막연한 애정을 형태로 나타내면 이런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담길 수 있는 애정의 형태도, 종류도 몹시 다양한 방식이었기에 더욱 좋았지. 무엇보다 쓰다듬을 받는다는건 향수를 부르기도 하니까. 어린 시절 당연스레 받았던 애정과 추억이 현재에 덧씌워지는 기분, 그와 동시에 추억에 불과하던 것이 당장의 현실로 옮겨와지는 감각. 과거이자 현재라. 취향의 문제였지만 추억의 요소이기도 했다.) .....(빤히.....) ...뭔가의 내기를... 해야할지도... (이왕이면 자신이 이길법한 것으로. 그래서 벌로 같은걸 걸어야지. 그런 생각을 한다.) 비아크... 진짜 안 할거야? 한 번 해보고 할만하면 한 번쯤 더 해보는거도 괜찮은데... 응? (고개를 돌린 쪽으로 슬 기울어지며 묻는다. 묻는 것 보다는 같잖은 애교라도 부리는 쪽이 가까울지도.)
...(잠시 눈을 깜빡이다 밝게 미소지어보이고.) 그렇네. 당분간은 함께구나. (이렇게 익숙해지고 나면 나중에는 어쩌나 싶어진다. 이러다 슬슬 따로 살러간다 할때 잡게되면 어쩌지. 아니 그냥 잡을 것 같은데...)
네가 언젠가 뭘 했을 때 이 정도면 되겠네, 싶으면 적당한 거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나? 예를 들어서.. (잠시간 고민하다가, 입을 연다.) ..네가 요리할 때 생각해봐. 처음엔 양조절이나 간조절.. 실패할 때도 있을 거고 하지만..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하다보면 익숙해지잖아. (그런 거랑 비교하면 조금 그러려나.. 싶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서 떠오르는 건 이 정도니까.) 응, 그렇지. 전쟁 통에서 행복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는 않을 테니까. (고개를 끄덕인다. 아는 사람 중에는 적어도 없을 것 같았다. 지금, 아마 각자의 평화를 누리고 있지 않을까. 예전만은 못한 평화겠지만.. 이건 이거대로, 나름 괜찮은 편이라는 생각도 들고.) 음.. 아무래도.. 생긴 건 똑같으니까, 가장 의심스러운 건 빙의나 도플갱어 정도? 아니면~ 평행세계? (이런 류는 많이 믿는 건 아니지만.. 농담. 물론 빙의는 조금이지만 믿을지도? 그리고 그대로 줄행랑칠 것 같다.)
너는 그래서 나한테 계속 쓰다듬어주나봐? (칭찬의 의미에서의 상으로? 미리 이야기하지만 싫다는 건 아니니까. 손에 닿는 온기가 이질적이면서도 따스함이 감겨 제법 기분이 몽글 몽글한 게 올라오는 기분. 추상적이다만, 이런 기분이 뭔지를 알아야지. 갑자기 어릴 적으로 돌아간 느낌도.. 없지 않게 있다. 커가면서는 쓰다듬 받을 일이 많을 리도 없었고, 카리브디스 들어갈 적어도, 들어간 후에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졸업여행에서는 꽤 받았던가. 그런 과거 회상도 조금씩 해본다. 생각해보니 너도 그 중 한 명이엇구나, 쓰다듬어줬던 사람 중에 한 명. 그 때는 허공 쓰다듬에.. 나한테 물어보고 했었지, 아마?) ..너부터 하라니.. .. (윽, 진짜.. 미간을 꾹, 손으로 누르더니 결국 고개를 숙인다. 진짜 못 보겠네.. 저런 건 어디서 배운거야?! 지금 고개 들었다가는 얼굴 빨개질 것 같은데. 귀엽다는 생각이나 드는 게.. 미친걸까, 싶었다.) 알았으니까.. 얼굴 치워...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그리 이야기했다. 물론, 나중에 모르쇠할 지도 모르지만.)
(웃으니까 낫다. 역시 이쪽이 안심되는 편인가봐.) 아무래도. 네가 불편하다면야 당분간이 아니라.. 금방 나가주겠지만. 근데 무슨 생각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표정이 묘한데.)
필요가-... 없나? 흠... 알듯 말듯 모르겠네. (들어준 예시를 적용시켜 생각해보다 고개만 갸웃하고 만다. 모르겠군....) 얼마나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주어진 시간이 그것보다 너무 많으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 것 같아? (그럼 다른 쪽으로 말을 꺼내보자. 대부분의 경우에서 자신은 시간이 과하게 남는 편이었으니까 여기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되지 싶다.) 전쟁 중이지만 행복해요는 있어도 전쟁 중이라서 행복해요는 아무래도 거의 없겠지~.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쟁을 하는 결과론적인 이유를 모르겠어. (소소한 투덜거림을 남긴다.) 재밌는 가설이네. 도플갱어나 평행세계는 그렇다 쳐도 빙의는 좀? 뭐랄까 계가 다르지 않아? SF에서 오컬트가 되는 기분인데.
틀린건 아닌데 맞는 것도 아닌 말이구만. 칭찬의 의미이긴 하지만 상보다는 그냥 기특한데 말로 하는 것 보다는 이쪽이 더 정감 넘칠 것 같잖아. 그래서 쓰다듬어주는거지. (말로만 하는 칭찬보다 훨씬 따뜻하고 직접적이니까 조금은 더 와닿는 뿌듯함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물론 생소한 사람이 갑자기 그러면 좀 그러니까 거리 조절을 좀 하긴 했지. 워낙에 소심해보이기도 했으니 불쾌할지도 모른다 싶어 더 그랬고.) 잉... (치우라니... 뭐랄까 너무하다는 소리를 하며 자세를 바로한다. 역시 이건 좀 그랬나? 나잇값 하자, 나자신.)
안 불편하다고... 말 안 했나...? (어라? 하고 바라보다...) 음~ 그냥. 같이 있는거에 적응해버리면 나중에 질려서 나 간다 할때 붙잡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좀.
음.. 글쎄다, 뭐가 있으려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대화는 오랜만이라 익숙하지가 않네. 제 손톱을 몇 번 매만지고) ..새로운 자극 주기? 할 수 있는 건 많고 어떤 사람이든.. 모든 걸 다 해보지는 않았을 테니까.. 혼자 할만한 걸 다 해봤다면.. 다른 사람이랑 할 걸.. 찾으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혼자 있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이랑 있는 게 시간도 더 잘 가지 않나.. 싶기도 해서.) 아무도 모르지, 한쪽의 몰살을 바라거나.. 아니면 자기가 우위에 있다는 걸 알고 싶다거나.. 땅이 가지고 싶다거나. 가설은 많지. 보통 윗 사람들이 욕심을 더 내니까 전쟁이 일어나는 거고. (소시민들이 이런 걸 바랄리는 없잖아. 그리 덧대 중얼거린다.) ...빙의 되었으면.. 조금이라도 네 의지가 남아있으면 집으로 오지는 마.. (너네 집이지만..) 아니면 내가 나가게 문자라도 좀,
...네 말대로 나쁘지는 않네. 머리카락은 조금 간지러운 것 같기도 하지만. (그리 이야기하고 쓰다듬던 손을 떼었다. 됐지? 참 잘했네요, 클라시카. 하는 말도 장난스레 덧붙이면서. 이건 말로 하는 칭찬. 아까 그건 정감 넘치는 칭찬. 둘 다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테니. 옛날에는.. 그랬지. 갑자기 햇으면 다섯 발은 도망갔을 테니까..) ..., (멀어진 걸 보고 나서야 짧막히 막혔던 숨을 내쉰다. 얼굴에서 손을 떼고, 몇 번 갈무리도 해본다. 얼굴색은 꽤 돌아왔지만, 역시 속에서는 아직도 열이 조금 올라오는 모양.) ..이제 됐다. (얼굴 정리 끝났다는 뜻. 그제야 너를 본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혹시 모르니까..? (하긴 했어, 기억 못하는 거 아니야.) 내가 계속 눌러앉으면 그것도 민폐일 것 같았는데, 그런 생각하는 건.. 나 계속 여기 있어도 된다는 뜻이야? (자신이야 좋지, 솔직히.. 지금 그 집으로 돌아가면 집 상태가... ...생각하지 말자. 수저를 들더니 더 늦기전에 잘먹겠습니다, 인사부터 한다.)
새로운 자극이라... (한때 영화에서 봤던 주인공의 대사가 떠오른다. 살인은 참 새로운 자극을 준다고... ...이게 아닌거같은데. 애초에 막 그렇게 새롭지도 않은데. 아무래도 이런 자극이 아닌 것 같다. 생각을 지우자.) 같이 할만한 걸 찾는다... 좋네. 괜찮다. 같이 해줄 사람은.... (당신을 바라보다) 찾으면 같이 해줘? (혼자 하라 그러면 상처받아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있는건 비밀이다.) (가만히 듣고있는다. 가설이 이어질 수록 조금씩 불쾌해지다 허, 하고 탄식을 뱉고.) 그런 놈들 손에 무기 하나 쥐여주고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를 해야하는데. (....내 집인데. 하는 눈으로 슬쩍 보았다가..) ..이왕이면.... 내가 안 와볼..게...? (네가 여기 아니면 어디가겠어... 아니 갈 곳은 있지.... 상태가 나빠서 그렇지...)
그 느낌까지 해서 꽤 좋지않아? 그게 쓰다듬의 중요한 부분인 것 같기도 하고. (쓰다듬 받을 때만 느낄 수 있다는 부분에서 말이지. 이윽고 떨어지는 손길에 머리칼을 슬 정리한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어쩐지 간질이는 기분이 들었고, 이어지는 칭찬 또한 즐거움이 느껴졌다.) (그 과정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다. 얼굴에 열이 자주 오르나 봐- 하는 소소한 걱정은 덤이다. 역시 몸상태가 좋지 않은걸까. 이제 됐다며 제 쪽을 보는 시선에 옅은 우려가 걸린 얼굴이 비쳤겠다.)
그놈에 혹시나... 그럴 일 없어. 계속 있어도 된다고. 아주 대놓고 눌러앉아도 될 수준? (따라 인삿말을 입에 담는다. 이것도 오랜만이다 싶다. 혼자일 때는 하는 의미도 없었으니. 우선은 당신의 반응을 기다린다. 괜찮게 됐나? 입맛을 잘 몰라 평소에 하던대로 했는데.)
(빤히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 살짝 기울인다.) ...나? (네 말에 자기를 가르켰다가, 고민이라도 하는 양 시선을 한 번 빙 돌리더니, 이내 고개를 짧게 끄덕였다. 못 할 이유는.. 없지, 아무래도?) 나라도 괜찮을 지는 모르겠지만.. 얘기한 적이 있던가.. 나 별로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재미 없을 지도 모르지만 네가 그게 괜찮다면야..? 아니면 한 번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다른 사람 찾아도 되고. (나 말재주도 없고, 손재주도 없고..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니 있는 게 뭐지? 하는 생각이 잠시 든다.) 정작 그러면 움직이지도 않겠지, 아쉬운 세상이네~ (갑들은 전부 편하게 먹고 살고 있으니. 거기에 욕심까지 더 얹어서.) ...착한 것도 진짜 병이란 생각이 조금 든다. (툭, 손날로 살살 이마 치고. 귀신은 예나 지금이나 싫다니까.) ..그냥 귀신 씌이지 말기나 해. 뭐.. 귀신들도 너보면 도망갈 것 같긴 하다. (그렇게 빛(물리)나는데. 실소를 터트리고는 어깰 으쓱인다.)
응... 괜찮네. (나쁘지 않아, 제 손을 몇 번 쥐었다 폈다 하다가, 결국엔 고개를 끄덕인다. 간지러운 느낌이 손에만 남아있는 건 아닌 것 같기도 해서 묘했지만.) ... ... (한숨밖에 안나온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그리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괜찮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아픈 거 아니야, 멀쩡해. 진짜 멀쩡하니까.. (..이걸 뭐라고 해야 될 지도 모르겠다. 대놓고 이야기할 수도 없고.)
...자 구 그럼 나 진짜 눌러앉는다? (확인 차 한 번 더. 누군가랑 같이 있다는 거, 사실 자신도 알게 모르게 원하고 있는지라 거절할 생각은 안 들었다. 그 상대가 자신을 소중히 여겨주는 너라면, 더욱이.) .. (작게 한 입 떠서 우물 우물.. 몇 번 씹고는 넘긴다. 아까 손질할 때부터 알아보기는 했지만.. 냄새 맡았을 때부터 눈치 채기는 했지만..) ..요리 잘하네, 진짜. 맛있어.
(나? 하는 말에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이어지는 긍정에 만족한다.) 자기가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막상 같이 있으면 재밌는거 알아? 그리고 보통 말하는 재밌는 사람은 같이 오래있으면 피곤해서 별로야. 너정도가 딱 좋지. 다른 좋은 사람 찾는게 더 힘들걸? (같이 뭘 하지 못할 정도라면 그냥 맞지 않는 일이었겠지 하고 다른 사람 찾아도 된다는 말을 흘려버린다. 시간이 많으면 같이 할걸 찾으면 되지 뭣하러 사람을 찾나.) 아쉽지 아쉬워. 어디 썩은 머리만 잘라내는 히트맨같은 사람 없나몰라. (어딘가 있을지도? 싶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본 적은 없으니 없다는걸로. ...아니 있나? 썩은 머리만 잘라내는지 확실치 않으니 보류.) 병이라는 말을 들을 수준은 아닌 것 같은데... (이정도는 종종 보이지 않나? 세상에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은 많을텐데.) 그건 내 의지로 못하지 않나? 귀신이 도망가주면 이득이긴 한데. ... ....어쩐지 놀림받은 기분이 들어. 전에 교회 구경갔다가 받은 취급이 떠올랐어. (예로부터 데우스는 교회나 성당에 가지 않지... 이유를 몰라서 갔다가 몸소 경험했고... 끔찍해라.)
..진짜지? 걱정시키고 말이야... 몇 번이고 말하는 거지만 진짜 어디 아프거나 이상 있으면 말해야한다? 그러다 쓰러지면 나 저항없이 주저앉아버린다.. 울어버릴 수도 있어... (?)(최소한 눈치는 좀 없는 것 같다.)
원한다면 그래도 괜찮은데? 눌러앉아도 되는 집 구조잖아. 이웃도 좋은 사람이야. 나도 사람 있는 쪽이 훨씬 좋고. 빈집은 외롭잖아. (미소와 함께 여기 눌러앉으면 좋은 점을 슬쩍 어필한다.) (기다리다... 당신의 감상을 듣고 긴장감이 싹 가신다. 괜찮았나보다!) 다행이다, 별로면 상당히 면목 없을 뻔 했어.(...) 일어나서 먹는 첫 끼가 별로면 안 되지. 절대 안 되지... 식욕이 떨어지잖아. (별로라고 했으면 엎어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했을까, 거의 그런 기세이긴 하다. 그래도 맛있다 하니 만족하고 자신도 식사를 시작한다. 일이 여러 개 일어나서 그런가... 뭔가 시간도 사건도 많이 지나간 기분...)
(눈 깜박 깜박.. 제 볼을 긁적인다. 그런가? 적당하다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말로 들으니 꽤나 묘한 기분.) ..뭐, 잘은 모르겠지만 네가 적당하다니까 그거면 된 거겠지. 다른 사람 기준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너랑할 건데,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잖아. (할 만한 게 이왕이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다. 네가 무료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이왕에 계속해서 알 게 생겼으면 좋겠다는.. 응, 그런 생각도 조금 했고. 도움을 받고 있는 만큼, 자신 역시도 도움 되고 싶은 게 어쩌면 당연했다. 염치없이 받기만 하기는 못하니까.) 있었으면 이미 몇 명은 죽었겠지? 나도 이왕이면.. 그런 사람들은 조금 있었으면 좋겠네. (턱을 괴고 그리 중얼거린다. 비리 저지르는 사람들이나, 갑질하는 사람들.. 뭐, 그런 사람들이 사라진다면 세상이 조금 좋아지려나, 아니면 반복되려나. 아예 사라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게, 기대를 할 수는 없는 게 조금은 아쉬웠다.)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해보라는 거지. (동양 속담에 그런 말 있어,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고.) 교회? 교회라면.. 뭐, 그럴만도 하지. 데우스가 종교 단체에 가면 아무래도.. (..신격화되거나, 절이라도 받지 않을까? 하는 말도 덧붙여 중얼댄다. 상상하니까 조금.. 웃긴 것 같기도. 너에게 좋은 추억은 아니엇을 것 같지만.)
진짜 오바는.. 나도 몇 번이고 이야기하지만 괜찮아. 진짜. 안 괜찮아졌으면 내가 지금 여기 있겠어? 들어가서 누웠지. (..울지는 말고. 그리 얘기하며 괜히 얄미운 기분에 볼을 살짝 잡아당겼다가 놓는다.)
(덥썩 잡네, 이걸. 어쩐지 정말 괜찮아하는 것 같고, 또 자신과 마찬가지로, 얼마만큼인지는 모르겠으나 원하는 것 같으니까.. 저 역시도 고개를 끄덕인다.) ..눌러 살래. (할 거 많겠네, 여기서 살려면.. 가지고 있는 짐은 없으니까 사러갈 게 많은 게 맞으려나.) 맛있어, 근 몇 년 먹은 것 중에 제일 나을 지도..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아무래도 그렇지, 제대로 먹은 게 없으니까.. 의욕적이라는 생각을 잠시, 어쩐지 웃음이 나오는 탓에 천천히, 조금씩 먹기 시작한다. 흘러내리는 게 조금은 불편하니 머리카락도 살짝 묶었고.)
그것도 그러네. 서로 괜찮으면 됐지. (뭘 하는게 좋을까. 미리 생각해 두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두고 내일 물어볼까? 뭐든 괜찮겠지. 특별한 목적 없이 기간만 정해두고 세계를 떠돌아보는 것도 즐거울지 모르겠다. 물론 여러모로 상태가 괜찮아져야 그럴 수 있겠지만. 이번엔 혼자가 아니니까 여기저기 방랑하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그럼 좋겠다. 이왕이면 같이 즐거우면 더 좋겠고.) 문득 씁쓸해지네. 얼마나 법이 느슨해서 처벌을 못하면 법보다 다크히어로를 원하게 되는건지... (근본부터 갈아엎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고. 해결하지 못하면 반복될 뿐이겠지. 개인의 힘으로는 끝낼 수 없는 일인가보다.) 근성으로 이겨내라는 말과 유사한걸 듣게될 줄은 몰랐는걸... 그럼 일단은 해볼게...? 이게 될진 모르겠지만? (속으로 무리일거같은데- 하고 생각한다. 이걸 어떻게 해...) 마지막 기억으로는 광란이 일어났지. 성서를 본 것도 처음이었는데 교리를 해석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고... ...음. 그 외 기타등등도. 그 이후로 절은 가도 교회는 가지 않기로 했어. (어쩐지 엄지 척..)
계속 참던게 기억이 나니까 그러지. (약간은 안도하는 모습이나 여전히 옅은 걱정이 깔려있는 시선. 울지 말란다고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장 그 때가 오면 어떤 기분이 될지 장담조차 할 수 없으니 당연한가.)
좋아, 결정된거다? (기쁜듯 미소짓고) 앞으로 집 빌 일은 잘 없겠다. 외로울 일도 적을거고... (혼자 살 때의 제일 큰 단점은 외로움이겠지. 특히나 집에 다른 사람이 있다 가면 더 크게 느껴질테고. 그럴 일이 없어 기쁜걸까. 앞으로 좀 더 바쁘게 돌아다니게 되겠지. 그마저도 즐겁다.) 그정도로..? ...사실 그 근 몇 년동안이 사실은 딱히 먹은게 없어 제일입니다~ 는... 아니지? (의심 반 농담 반. 하지만 크게 잔소리 할 마음은 없는 채로 당신을 바라보다 자신의 몫을 처리한다. 이런 날이 일상이 될까. 여기 눌러앉아 살다보면 그렇게 되겠지. 밥 챙기면 가족이랬는데 가족인가? 유사가족? 대충 이런 잡생각을 한다.)
응, 나는 하고 싶은 건.. 아직 없지만. (뭐라도 생각나면 말해줘볼래? 내가 거부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거든. 그리 덧붙이고는 검은색으로 물들였던, 제 머리카락 끝을 가볍게 손가락으로 꼬아댄다. 언젠가 이것조차도 잘라낼 수 있을 때가 올까. 싶어진다. 지금으로서는 자신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짧은 미래나마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변화했다는 거이 분명했으니,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라는 말은 이럴 때 하는 거려나. 싶어진다. 너와 함께 돌아다니는 것.. 어떠려나. 즐거울까, 라는 생각과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라는 생각이 공존한다. 완전히 떨치지 못한 자괴감. 일상적인 생각은 언제나 의문을 스스로 품게 만드네.) 우리가 어떻게 손을 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정부 쪽에서 먼저 움직여준다면 땡큐고.. 아니라면 적어도 정의로움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움직여주길 빌어봐야지. (정의로운 사람, 그게 자신은 아니었기에 움직일 생각은 못했다. 속죄라는 의미라면 또 모를까, 내가 무언가를 타개하겠다고 나서는 건 제법 우수운 일이었으니.) 안 되면 말아, 내가 버티든, 도망치든 할테니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이야기하는 것도 조금 웃기지 않아? 거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잖아.) .. (큭,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그래, 나라도 안 가겠다. 그리고 나름 교훈은 얻은 경험이었나보네. 교회는 앞으로도 갈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엄지척 보고, 잠시간 고민하다가 고개를 숙이곤 입가에 짤막히 호선을 그린다. 한결같다, 너도. 이번엔 같이 올려주는 대신 네 손을 내린다. 뭐, 적어도.. 무시하지 않는다는 표시 정도.)
그거야.. 그건 나름의 일상같았으니까, 습관이야. 습관. (네 얼굴에서 언제쯤 걱정이 사라지려나. 난 이게 더 걱정인 걸.) 나 걱정하는 거 그만해도 돼, 솔직히 이야기하면.. 너만 힘들 걸, 나한테 이게 일상인 만큼, 네가 신경쓰면 걱정거리만 늘어날테니까. (가볍게 네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린다. 그러니까 그만해도 괜찮아, 걱정.)
..이걸로 괜찮은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응, 그래. 너도 나쁘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으니까.. (오히려 기뻐보인다는 게 맞으려나. 알겠다는 듯 짤막히 고개를 끄덕여본다. 늘상 혼자였던 일상에 타인이 끼어든다. 항상 부정적으로만 느껴졌던 말이, 지금은 어째서인지 조금은 긍정적으로 느껴진다면 왜일까, 상대가.. 다른 탓일까. 지나치게 착하고 다정한 너라서, 언제나 온기가 느껴지는 사람이라서, 나를 적대시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 드는 생각들은 많아졌으나 이내 눈을 내리감고 저었다. 확실한 건, 자신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좋은 축에 속한다.) ...아니라곤 못하겠지만? 그래도 맛있는 건 맞아. (적당한 소식. 오랜만에 누군가와 함께 대화를 이어나가며 식사를 하는 시간이 나름, 즐거웠다. ..평화로운 일상을 느낄 때마다 한 구석에 따끔한 마음은 그저 꾹 눌러 놓고.)
여행을 하는건 어떨까 하네. 장소만 계속 변하는 거라면 생각보다 하고싶은 게 생길 수도 있고... 볼거리도 있잖아. 어떤 방식으로 할지도 모르겠고 목적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나중에 생각해도 되려나. 아, 바닷가 놀러가도 좋겠다. 죽은 산호모래로 된 해변이 있대. 예쁠거같지 않아? (살면서 많이 한 것이 여행인지라 떠오르는건 이것 뿐이었다. 계속 생각하다보면 뭔가 더 나올까. 어떤걸 하는게 좋을지 감도 잡히지 않지만 이왕이면 잡생각이 들지도 않을만큼 바쁘고 즐거운 걸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이든 처음, 이라는 말이 붙을 수 있는 일이라면 특별한 편이 좋을텐데. 그러고보니 누군가와 무언가를 할 때 이렇게나 고민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언제나 주변에 있는 무언가를, 눈에 보이는걸 잡아 말을 꺼냈는데. 생각나는게 없는걸까 아니면 너무 많은게 생각나는걸까.) 정의로운 사람이라... 남아있으려나. 남아있어도 움직일 상황이 될진 모르겠네. 일단은 빌어보기로. (일반인 둘이서 이런걸 생각한다고 뭔갈 하진 못한다. 딱히 정의롭지도, 권력이 있지도, 정치에 뜻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어느쪽도 달갑진 않지만 이왕이면 도망치는 쪽으로. 버텨서 좋은 엔딩 보는 플롯을 본 적이 없거든. (이야기. 픽션이지. 그래도 가끔은 드라마보다 드라마같은게 인생이라니까 비슷한 일은 있을지도 모르지. 뒤바뀐거 아냐? 싶을 정도로 달라지면 의심이라도 해봐야지. 괴담도 있지 않나.) 와, 웃었어.... 난 심각했는데 웃었어. (말만 들으면 꽤 상처받은 것 같지만 표정은 딱히 심각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어조가 꽤나 과장된 것이었다. 그냥 농담, 그런 반응이었을 뿐. ...손은 툭.. 떨어진다. 조금 아쉬운 기분...)
습관이니까 걱정된다는거 아냐. 언제 나아지려나 몰라. (하지만 신경쓰지 않으면 네가 정말 괜찮은지 사실은 전혀 괜찮지 않은지 알 수가 없잖은가. 이걸 알기 위해서라도 당신의 버릇이 고쳐지기 전까지는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혹시라도 모르고 지나가게 된다면 슬플테니까.)
같이 사는건 진짜 오랜만인데... 뭐 주의해주면 좋겠다 하는거 있어? 가령... 냉장고에 간식 사둬도 공용 아니니까 몰래 해치우지 말라던가 하는 그런거? (전적이 있는지라 물어보는 내용. 사뒀던 슈크림 하나 낼룸 해치웠다가 룸메이트에게 멱살을 잡혔던가... 하지만 내 케이크는 그 룸메에게 잔인하게 해치워졌는데) 아니라고 해주길 바라는 내 마음은 또 현실에게 배신당하는군. ...그래도 맛있다니 다행이다. (언제 들어도 충격적인 식사 현황이었지. 어떻게 그러지? 뭘 제일 먼저 고쳐줘야할까 생각하면 언제나 0순위는 이쪽이지. 꼭 건강하게 만들어야지...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잔잔하게.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나면 좀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뭐든지. 취미생활이라도 늘릴 수 있을지도?)
(아, 그러고보니까 아까 미식 여행 얘기도.. 했던가. 돌아다니는 거, 생각해보니 5년 정도 전을 빼면 돌아다닌 적도 거의 없던가. 임무 때문에 나간 적은 있어도.. 여행이라는 목적은 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기도. 네 말에는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아마 좋다는 의미.) ..응, 예쁠 것 같다. 죽은 산호 모래로 된 해변.. 생각해보니까 들어본적은 있는데 본 적은 없네.. (눈 깜박이더니 잠시 곰곰.. 산호라면, 바다의 꽃..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으니까. 응, 제법.. 생각하니 조금은 기대되는 것 같기도 하고. 너는 시간이 많은 만큼 오래 돌아다녔을 거라는 확신 아닌 확신도 있다, 나보다 본 것들도 많을 테니까.. 어쩐지 조금, 이런 쪽으로는 믿을만 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와중에 이대로 평화로움이 지속된다면 나 역시도 여기 녹아들 수 있을까. 계속해서 이 일상을 겉도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도 문득 문득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 우리가 말 해봐야 안 움직여주면 끝이니까. 언젠가 괜찮아지길 빌어야지. (2인 시위밖에 더 되나. 그리 이야기하며 어깨를 살작 으쓱거린다. 지금 당장의 눈 앞에 일어나는 일들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주제에 무얼 더 하겠나.) ... ... (정말 솔직하군. 표정이나, 반응이나.. 볼을 긁적이며 괜히 앞머리만 만지작거리다가 제 손을 살짝 들어 엄지를 치켜 세웠다가 금세 내린다. 이거 할 때마다 되게 민망하단 말이다.)
나야 모르지, 말 그대로 습관이니까.. 고치기도 힘들 걸? 그런 걸 습관이라고 하는 거니까. (제 손톱만 몇 번 매만지다가 네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치만 덜 해줬으면 하는 건 진심이다. 누군가에게 걱정 끼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너는 과하게 걱정해주는 게 눈에 보여서, 오히려 미안해질 지경이니까.. 애초에 적대적인 말들에는 솔직하지만 감정 같은 면에서는 솔직하지 못한 성격인지라.)
딱히.. 지금 생각나는 건 없는 것 같은데.. 애초에 너네 집이라서 나는 잘.. (누구랑 같이 살아본 적은.. 없다. 생각해보니까 정말 가족들이랑, 기숙사를 제외하고는 없는데.. 그때도 같이 살지는 않았으니까.) ..음, 넌.. 있어? 내가 주의해줬으면 하는 거나.. 뭐, 여긴 꼭 만지지 말아달라거나.. 그런 거. (눈 깜박) ...어쩌겠냐고, 지금 이렇게 먹는 것도 솔직히 어색하거든.. (민망한지 제 볼을 만지작거리다가 시선을 내리고는 입에 넣고 우물거리다가 삼킨다. 아예 못 먹을 정도로 위가 거부하는 건 아니니까. 적당히 배 부를 즈음에 수저를 놓고 네 쪽으로 시선을 올린다.) ..아까도 얘기 했지만, 안 먹는다고는 안 할테니까.. 매번 충격받지는 말자..
여기저기서 좋은 관광지라면서 많이 떠들긴 했으니까. 분명 좋아할거야. 유난히 흰 해변과 푸르고 맑은 바닷물. 좋잖아? (풍경 만으로도 분명 즐길 거리가 될 것이다. 본 적이 없다면 더더욱 좋아해주지 않을까. 일반적인 백사장과는 사뭇 다른 경치를 자랑하니 말이다. 기본적으로 바다 색도 다르고 말이지. 아름다운 풍경 속에 녹아든 당신을 상상한다. 아직은 조금 어색해하는 모습이 단번에 그려지는 것이 상상 속에서도 아직 즐기는 것이 어색한듯 하다. 어떻게 사람 이미지가 굳혀졌으면 이렇게까지 뻗뻗할까. 속으로 웃던 것이 겉으로 슬 들어나 미소를 만든다.) 2인 시위. 그거 약간 비참하네. 비는 수준에서 그만두기로 하자. (그래, 일반인들 고민으로 적절한 수준은 오늘 저녁밥 메뉴나 바꿀 커튼은 어떤 디자인이 좋을까 하는 것들이지. 불필요한 것은 치워버리자.) (앞머리를 만지작거리는 행동하며 못내 엄지를 세웠다 내려버리는 것 하며. 정말이지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행동하면서 어떻게 자신이 귀엽지 않다 생각할 수 있는지. 고양이 기준에서는 고양이가 귀엽지 않다더니 그런 것인가 생각하다가도 모든 인간이 귀엽진 않다는 것을 상기하며 미묘한 비유를 지워버린다. 그저 자기객관화가 덜 되었다 생각하기로 한듯.)
그래도 습관이면 고쳐지긴 하잖아. 그러니까 오래오래 꾸준히 노력하면 고쳐질거야. 완화되는 수준으로 그친다 해도 고쳐지긴 한거지. (그치? 하고 묻는듯한 얼굴. 완화된 것을 고쳤다 볼 수 있을까? 고쳤다 쳐도 덜 고친 것일텐데. 분명히 이 사람의 인생 모토에는 시작이 반이라는 것이 꼭 들어있을 것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나아질 때 까지는 어쩔 수 없는거라고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네. 난 정말로 네가 아무런 문제도 없이 좋아지길 바란단 말이야.
아-... 그런가? 그래도 자기 방 청소는 따로 할테니 절대 하지 마라! 하는건 있지 않아? 모르겠네... 기숙사 말고는 같이 살아본게 까마득해서... 아, 나? 나는... (잠시 생각한다. 주의할 것이 있을까. 언제나 당했다 싶으면 복수할 뿐인 유쾌한 기숙사 생활을 하긴 했는데 글쎄.) 어-... 당분간은 나 없을 때 식칼 함부로 만지지 않기, 라던가...? (결국 나온 것은 꼬망이에게나 할법한 당부였다.) 제-발 식사에는 익숙해지길 바랍니다... 안 먹는 거에 어색해져야지. (어느새 이쪽은 자신의 몫은 다 해치운 후였다. 당신이 수저를 놓자 기다렸다는듯 이제 배불러? 하고 물어오는 모습이 잠시간 당신의 식사 모습을 보고 있었던 걸지도.) 신선한 충격이었어서-. 안 먹는다고 하면 그건 좀 다른 의미의 충격일거고.
..확실히, (좋기는 하겠네. 흰 해변에 푸른 바닷물, 햇빛에 비춰 반짝이는 윤슬까지. 상상하면 모두 어여쁜 것들 뿐이다. 바다 자체를 즐긴지도 제법 오래 되었지 아마. 배를 타고 나가기 바빴으니.. 어련하겠느냐마는. 본 적은 없지만 말만으로도 어느 정도 상상이 되는 터라, 그 모습을 생각하고 있으면 차분하게 해변을 밟는 자박이는 발소리와 배경음이 되어줄 것 같은 파도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문득 시선을 돌려 바라본 네 얼굴에 띈 미소를 보고 약간은 고개를 기울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놀러갈 생각? 너도 좋아하는 곳인가, 아니면 놀러가는 것이 기대되는 건가, 싶은 정도의 생각을 하며 멀뚱히 시선을 고정해본다.) 바뀔 때가 오면 바뀌겠지. 언젠가는 모일 거라고 생각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우리 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턱을 괴고 시선을 돌린다. 그래도 지금은, 사람들이 전쟁 때보다는 조금이나마 더 평화로운 일상을 살 수 있으니, 여기서 만족하기로 하자.) ... ...뭘 그렇게 봐.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지는 눈길에 입 살짝 비죽 내밀었다가 괜히 제 옷깃을 손에 쥔다. 나도 민망한 거 알거든? 그리 덧붙이며 툴툴대는 것도 덤.)
..그래도 안 해본다는 이야기는 안했으니까, 그걸로 1차적으로는 만족해봐. (가볍게 이마를 손가락으로 톡, 건들였다가 짤막히 한숨을 내쉬며 눈을 내리감는다.) 시간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고쳐질지, 완화가 될지.. 불확실한 것들밖에 없으니까 네가 걱정할 앞으로가 차라리 걱정된다고 해야될 것 같다. (턱 괴고 가볍게 식탁을 톡톡 두드린다. 아무 문제 없이, 좋아지는 것. 또 한 번 내가 그래도 될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자리잡는다. 일단 해보는 거지, 그렇게 잘 하던 노력이라도.)
방 청소..는 네가 안 건들여도 될 만큼 어느 정도 내가 정리 하면서 살테니까 괜찮을 것 같아서. (아까 한 번 해보기도 했고.) ... ...네에, 네에. 요리는 어차피 혼자 할 자신도 없고, 그냥 할 자신이 없으니까 그부분은 걱정 안해도 괜찮을 것 같고요.. 먹는 건.. (어차피 네가 먹일 생각이라서 안 먹는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네가 말하는 것 중에 못 지킬 건.. 아마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아, 응.. 배불러. ... ...안 먹는다고 하는 날은 정말 속 안 좋거나, 더 못 먹겠다, 싶을 때니까.. 그냥 그렇게 받아드려.. (밥 먹을 때마다 충격받을 일 있어?)
어쩌면 배 위에서는 본 적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 바다가 조금 얕은 바다 멀-리 모래사장 쪽을 봤는데 유난히 흰 해변이 있을 때 없었어? 있었으면 그거 꽤 높은 확률로 산호해변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세상에 단 하나 뿐- 하는 수준으로 희귀한 곳은 아니니까. (잠시 침묵과 함께 생각한다. 만약 이를 배 위에서 보았더라면,) 이번에는 아무런 목적 없이 직접 밟으러 가보면 좋겠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가는 것도 아니고, 여유 없이 곁눈으로 보고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한 켠에 자리잡고 한가롭게. (낮부터 노을이 질 즈음까지 아주 느긋하게. 중간에 할 일이 없어지면 그늘에 자리잡고 낮잠을 자도 괜찮겠지. 파도가 조각 사이로 스며들었다 빠져나가는 소리, 멀리 울리는 파도의 울음과 천천히 부는 바람이라.)...(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눈을 돌리니 시선이 맞는다. 어라, 어째서? 고개만 갸우뚱하니 기울이고....) 전부 그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면 좋겠네. (물론 다들 너무 바쁘게 모이진 않았으면 좋겠단 마음도 있지만. 그래, 우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니까. 싸우기엔 너무나 상한 마음을 가졌으니. 조금만 더 일상을 구가할 수 있도록.)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서. (생글거리며 웃는 낯으로 사심담아 말하기 힘든 말을 생각없이 내뱉는다. 고양이를 왜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답하는 것처럼 태연한 어조. 그리 느꼈기 때문에 그리 답했다는 감상이 넉넉히 묻어난다.)
음~... 노력해보지. (아, 또. 자꾸 이마를 건들이는 것은 작게 나무라는 것일까. 혼난 기분이 든다.) 시간이 걸리는 건 상관 없는데- 그래도 분명 좋아질거야. 아무 고민 없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될지도. 어쩌면 행복하느냐 물었을 때 고민하다 일단 불행하진 않다 말할만큼 행복에 익숙해 질지도. (슬쩍 등받이에 기댄다. 자신 또한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가능하다면 그리 만들어주고 싶었다. 자신의 행복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행복하다니 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직접 축복을 내려주지 못한다면 이를 느낄 환경이라도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럼 괜찮긴 하겠다. 필요한 도구 있으면 물어봐도 되는거고... 자기 구역 청소는 잘 할거같기도 하고. (이어지는 당신의 반응에 쓴웃음. 어쩐지 미안해지긴 하지만 정말로 이것 외에는 딱히 일러둘 필요도 없는 것이었다.) 나 집에 없을때는 어쩌려고... 오래 두고두고 먹을거리라도 만들어두고 자리 비워야하나 몰라. 물-론! 최대한 자리 안 비울거지만 비아크 때에는 한끼라도 더 잘 먹어야 한단 말이지. (성장기의 손주를 둔 할머니가 이런 말을 하지 않던가. 물론 당신은 성장기가 아니어도 잘 먹어야하긴 하다.) 혹시라도 속이 안 좋은거면.... 따로 말해야한다? 그냥 누워만 있으면 금방 나을 것도 오래 앓게될 수 있으니까.. ...응.... 받아들...이긴 할...게.......? (어쩐지 올라가는 말꼬리. 영 자신감이 없다. 과연 충격받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을런지. 받아들이는 것과 충격받는 것은 별개인지라 당분간은 자주 충격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슬쩍 든다.)
본 적은 있는 것 같기도 한데.. 확실하지는 않아, 햇빛 때문에 단순히 눈이 부셨던 거일 수도 있으니까.. (암피트리테는 한참 뱃 머리에서 구경을 하거나, 하는 일도 있었는데.. 그리 중얼거리며 잠시 생각에 빠진다. 최근에 배를 타고 나갈 때는 구경은 커녕 사람도 제대로 보지를 않았으니까. 생각하면 할 수록 아득히 옛날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응, 좋겠네. 여러 의미로. (네 말대로 억지로 가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가겠다, 이야기한 거였으니까. 이왕 가게 되는 거, 좋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너에게도, 자신에게도. 굳이 따지자면 자신은 신경쓰지 말고 네가 여행 자체를 즐겼으면 하지만.. 네 성격 상 항상 자신의 기분이 어떨지, 그런 걸 살필 것 같은 예감도 든다.) ...그냥, 무슨 생각하나 해서. (고개 기울이는 것 보고 반사적으로 답을 내뱉고는 시선을 돌린다.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들키니 머쓱해져서.) 당장은.. 뭘 해야될지 모르겠으니까, 금방 움직이지는 않겠지. (암피트리테 쪽도, 아에기르 쪽도.. 제대로 정리는 안 됐을 거라 생각한다.모든 게 갑작스럽게 끝나버렸으니까.) ...! 너, 또..! (아까도 그런 얘기 하더니..!! 대체, 저런 말을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건지. 능글 맞은 건지, 오래 살아서 그냥 애를 보는 느낌인 건지. 어느 쪽이든 자신은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게 확실했다. 괜히 홧홧해지는 귓가를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네가 바라는 거 스케일이 조금 큰 것 같기는 한데.. 네 기준이 그렇니까 내가 뭐라고 덧붙일 말은 없네.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는 게 맞다. 예전에 너한테도 말했듯이, 자신도 모르지는 않으니까. 적어도 너는 네 주변 사람이라도 행복했으면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이나 하며 일단 고개를 끄덕인다. 모든 게 불확실한 상태에서 자신이 분명하게 확신할 수 있는 건, 너는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라는 것 정도.)
(고개를 짤막히 끄덕 끄덕. 이어지는 말에 눈 깜박이다가 나온 답은..) ..사먹지? (정말로 간단한 대답. 건강한 걸 사먹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걸로 나중에 잔소리를 받을 수도 있으니 사기 전에 확인이라도 받아야될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나 어린애 아니라고, 이 할아버지야. 이제 더 클 곳도 없거든요? (자꾸 애취급이야, 32살에 애 취급 받는 게 익숙할 리가 없었다. 이걸 어떻게 익숙해져! 어릴 때도 안 받아본 애취급이라니, 어색해 죽겠다.) 응.. 그래, 안 받아들일 것 같지만 받아들일 거라고 한 번 믿어보기는 할게.. 나도 얘기는.. 해볼게? (아까 참지 않는 거 노력한다고는 했으니까, 그게 생각나면 네게 말해보긴 하겠다, 라는 식. 너와 마찬가지로 확신은 아닌, 의문형으로 말을 마친다.)
멀리서라도 봤으면 좀 더 기대됐을지도 모르는데 살짝은 아쉽네. 그래도 상상은 해볼테니 큰 차이는 없으려나? (배는 자주 탔을텐데, 보지 못했던걸까. 멀미도 있고 현실도 싫었기에 배 내부보다는 저 멀리에 시선을 둔 탓에 멀리서 본 섬이나 해변이 많은 그였다. 사람을 마주하고 줄타기를 하느니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곳에서 망원경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는 편이 정신건강에도 좋았고.) 가면 기념품도 사고 간식거리도 사먹어볼까-. 산호가지로 장식한 오르골같은 것도 판다고 들었거든. 하나쯤 사서 장식장에 두거나 하면 추억도 되겠지. (그리고 사진으로 남겨도 좋을 것이고. 하지만 사진에 대한 것은 아직 말하지 않는다. 아직 둘 다 암피트리테가 좋았을 시절이 생각나니까. 조금만 더 평화 속을 떠돌다 정말 아쉬워질 때가 오면 그때에나 말을 꺼내볼까 싶다. 사진이라는 것에 대한 추억이,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 현실보다 작아질 때가 오면.) 그냥~ 아직은 편하게 휴일을 즐기는게 잘 상상이 안 가길래. 편하게 지내면 될텐데! 하는 생각을 좀 했지. (당신의 말에 고개만 까딱인다. 갑작스러운 만큼 그 혼란을 틈타 뭔가 일을 저지를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신기할만큼 아무 일도 없었지. 어느누구 할거없이 다들 당황한걸까.) 또-랄까, 종종 생각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는걸~ (당신의 반응을 보고 아마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허를 찔린듯한 모습하며 직관적인 반응하며, 여기에 귀여움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적어도 당신에 대한 호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참 귀엽구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날 것이 분명했다.)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하는거야. 그렇잖아? (세상 사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모두가 행복해지고 나면 행복이라는 말은 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누군가의 행복을 망침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 또한 어딘가엔 있을테니 더더욱 불가하겠지. 그러니 주변만으로 됐다. 이미 많은 것을 포기했다. 자신의 행복까지도. 그런만큼 주변인만큼은 반드시 행복해져야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있으니 인간관계가 이모양 이꼴이 난건가.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사회인이었지, 참. (사먹는 방법이 있었구만... 하고 잠시 멍해진다. 이렇게 가까운 것부터 망각하는건가... 무섭군, 일상감.) 메뉴는 최대한 제대로된 식사로 고르라구. 점심정도는 가볍게 해치워도 괜찮지만. (할아버지 소리에 작게 소리내 웃는다. 하지만 비교적 애가 맞기도하고 염려되는 건 나이에 관계 없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니 어쩔 수 없다. 걱정되면 다 애라니까.) 최대한 믿어보도록 하지... 안 믿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걸로 어느정도 됐나, 싶어 납득해버린다.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을테니.)(식사를 마친 흔적을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정리한다. 혼자 있을 때는 괜히 치우기 좋은걸로 휘리릭 뚝딱 해버리기도 했지만 같이 있으니 치우는 시간이 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후식같은거 필요해?
봤다고 해도 제대로 기억은 못할 걸, 그때는 바쁘기도 했고.. 지금 그냥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결과적으로는 나중에 보러 가잖아. (너는 어떻게 다녔으려나. 항상 주변을 살피며 다녔나. 하긴, 너는 사람도 좋아하고 풍경도 좋아할 것 같았다. 자기 자신보다 남을 더 신경쓴다고 했으니, 어쩌면 이것도 당연한 것일지도. 잔잔히 들려오는 네 음성에 귀를 기울여본다. 하고 싶은 게 많은가보다. 자신과는 다르게 계속해서 앞 밖으로 하고 싶은 무언가를 떠올리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자신이 의견을 내는 것보다는 네 의견을 듣는 쪽이 편했다.) 보통 기념품은 많이 사가기는 하니까. 졸업여행.. 갔을 때도 사던 애들은 꽤 많았잖아. (고개를 끄덕이곤 제 귀에 있는 귀걸이를 만지작거린다. 이것도 그때 샀었던 건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것도 제법 오래 됐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너도 나도.. 갑작스러운 건 맞으니까. 불과 며칠 전까지 우리가 어디에, 무슨 상황으로 있었는지 생각하면 말이야.. (편히 휴일을 즐기는 것도 사치였을 시절, 암피트리트레를 피하는 거든, 임무를 하는 거든간에 움직이는 날이 훨씬 더 맣았으니.) ... ...그 생각 좀 머리에서 지워! (애 아닌데 애 취급 하고, 안 귀엽다니까 귀엽다고 하고.. 청개구리야 뭐야. 평소에는 말 잘도 들어주시면서 이럴 때는 물러나지도 않고.. 자신한테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거울을 보고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높게 잡는 거야 좋지만.. 가능성이 엄청 희박한 것도 목표로 잡으니까 그렇지. 보통 이럴 땐 포기하는 쪽이 더 마음 편하지 않아? (네 말을 들을 때면 조금 드는 것은 다른 것보다도 의아함이었다. 다수의 행복을 바라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예전에 들었던 너의 말이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 너는 분명, 행복하다는 말에 그렇다, 라고 대답하지 못했으니까. 너부터가 행복하지 않은데 타인의 행복을 바라는 건 바보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타인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면 본인이 행복해야하지 않은가.)
... ... (그걸 까먹네.. 절레 절레. 고개를 저었다. 내가 돈도 없는 줄 아나..) 노력을 해보겠지만? 확답은 못 줘. (제대로 먹으려면 생각해야할 게 너무 많은 걸. 그리 중얼거리고는 어깨를 가벼히 으쓱거린다. 애취급은 언제까지 받을지, 원.. 걱정 안 하는 날이 오련지 모르겠다.) 그래, 그거면 된 거겠지, 뭐.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만히 네가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본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도, 작게 들려오는 일상적인 소리들이 평화롭고 안정감있다. 오랜만에 느끼는, 편한 기분.) ..아, 아니. 괜찮아, 더 먹을 배는 없고.. 아까 네가 준 비타민이나 먹으면 될 것 같아.
그래도 직접 본걸 바탕으로 기대를 하고 하지 않고는 다르니까. 좀 더 기대하고- 직접 봤을때 그 기대만큼 즐거웠으면 좋겠단거지. 물론! 나중에 보러 갈거지만. (부족함은 없으나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는 말이다. 이왕이면 상대가 기대하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여행을 주도하는 사람의 즐거움이기도 하니까. 언젠간 이 역할이 바뀌는 날도 올까. 네가 먼저 가고싶은 곳이 생겨서 여행을 주도하는 날이 말이다. 그런 날이 온다면 소소한 기대 몇 가지를 준비해야지.) 이상한 티셔츠를 사서 전체에 돌리는 녀석도 있었지... 그거 입어봤어? 난 테피스트리 대신 장식용으로 썼어. (만지작거리는 쪽을 슬 보았다. 졸업여행때 선물받은 것이던가. 그럼 나중에 선물을 줄 일이 있으면 귀걸이는 빼는 쪽이 나은가? 아니면 귀걸이를 고르는 쪽이 나은가? 선물할 일이 있거든 그냥 물어보기로.) 아-... 큰일이었지. 언제 누가 죽어도 그렇게 됐구만 싶을 수준이었고. (다른 그 무엇보다도 편히 자리하는 것이 죄악이 된다는 그 분위기가 싫었지. 모두의 스트레스가 마땅한 것으로 취급되던 시기.) 이걸 지우라니 너무한데?! (지워봤자 다시 생각날 것이라는 사담을 덧붙이기도 한다. 참 이상하지. 언제나 솔직하게 진심을 입에 담을 뿐인데. 굳이 입에 발린 말을 할 것이었다면 다른 방향이었겠지. 그런데 어느 방향으로? 글쎄. 네가 원한다면 죽어도 좋아? 하지만 이왕이면 옆에서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고싶은데.)
그만큼 도전욕구가 생긴다는 말도 붙여주지 않을래~? 그리고 포기할 거였으면 목표로 둘 생각도 없지 않을까 싶고. 포기할 수 있는건 보통 꿈이잖아? 이뤄져도 그만, 이뤄지지 않아도 그만. 그러니까 목표를 포기한다는 건 마음은 편할 지언정 가짜 목표였다는 의미 아니려나. (목표는 그에 상응하는 이유와 절실함이 따르기 마련. 그렇기에 포기할 수 없는 것. 이리 생각해보면 자신에게 있어서 타인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부분까지 생각이 미친다. 보통의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원한다고들 하지. 행복하고 싶고, 행복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고. 그럼 나는? 음,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자신의 행복보다 주변인의 행복만을 바란다니. 조금 웃기다는 생각이 들어 슬 웃음을 띈다.)
아니 그치만 아에기르... 어쩐지 직업인보다는 비영리단체라는 인식이 있었단 말이지. (생각하고는...) 세상에. 차라리 루틴이라도 정해야 하려나... 어느 요일은 샌드위치, 어느 요일은 정식.. 뭐 이런거...? (그런데 이렇게까지? 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정하기 힘들면 편하고 좋긴 할 것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그래도 나중에 간식 먹고싶으면 냉장고 두번째 칸에 치즈케이크 있어~ 지인 피셜 천상의 맛. 내 피셜 상당히 고급진 맛.
상상은 못하지만 적어도.. ..기대 안 하는 건 아니야, 오랜만이니까. (짧게 생각하면 5년, 길게 생각하면 10년 정도지. 예전에는 일정 짜는 것은 자신이 하는 쪽이었는데, 반대 입장이 되어보는 것도 조금은 새롭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고. 지금은 자신이 무얼 알아볼 여유도, 아는 것도 없으니 괜한 참견을 하는 것보다는 그저 맡기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린다. 적어도 즐겁지 않다는 이야기를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지금도 조금은 설레는, 간드러운 기분이 들기도 하니까.) 아니, 입지는 않았는데.. 받고 당장 버리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해. 아마 가족들이 이사할 때 가져갔었을 거야, 지금은 있을지 없을지 나도 잘 모르겠네. (버렸을지도 모르지? 그리 이야기하며 가만히 손을 내린다. 어렸을 때는 마냥 좋았는데, 지금은 조금 더 단순한 게 어울리려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네 쪽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귀 쪽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아, 너도 하고 있었지. 어렸을 때랑은 다른 거 같지만.) 어찌 저찌 지금은 어느 쪽도 속하질 않아서 말이다, 어렵네. (나중에라도 다시 일어나면 큰일이겠어, 그리 이야기하며 짧게 숨을 뱉는다.) 안 너무해! 들을 때마다 되게 민망하단 말이야..!! (이 단어는 대체 누가 만들었는지.. 잠시간 실없는 원망이나 짧게 해보고는 결국 시선을 돌린다. 지금 더 마주봤다가는 제 얼굴만 붉힐 뿐이지. 저걸 진심으로 말한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욕이라면 듣는 게 차라리 익숙할 것 같은데...)
도전하는 거 자체는 나쁘게 안 본다니까. 무모해서 그렇지. 네 말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야, 막아설 생각도 그다지 있지는 않아. 그치만 좀 이상하게 생각되기도 하니까. (내가 참는 게 뭐라고, 원래 사람들 보통 참고 살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든다. 자기 마음대로 표현하고 모든 것에 솔직할 수 있는 사람도 무언가 한 가지 쯤은 참고 있는 게 있을 거다. 그렇다보니 참지말라는 말은 달콤하면서도 쉽게 할 수가 없는 거였지. 내가 겪는 게 뭐 대단한 불행이고 불운이라고.) ..오래 살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은 네가 너 자신한테 욕심이나 냈으면 좋겠단 생각도 좀 든다. (지겨워도 좋으니까 네가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아니라곤 못하지만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밖에 아예 안 나갈 거라고 생각하는 건 그만 둬. (자주 나가지도 않을 거지만 아무튼.) 가끔 그러는 건 괜찮은데 아예 그러면 학교 급식 같아. 그거 까지는 하지 말고.. 사먹는 건 나중에 익숙해질 때 쯤이나 할테니까. (웬만해서는 안 먹든, 집에서 먹든.. 알아서 해볼게.) 아무튼 맛있다는 거네. 나중에 생각나면 먹을게. (..) 근데 너는 안 먹어도 돼? 아, 잘 거라서 안 먹는 거라면 환영. (오늘은 자라고 한 말 잊은 건 아니지?)
오랜만이라고 가서 잘 못즐기는거 아닌가 몰라. 그렇게 되지 않게 여행가는 꿈도 꾸고, 상상도 하고. 알겠지? (그러니까 한마디로 기대해줬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평소에 하던 생각을들 다 잊을만큼 신나버려도 좋고. 기대하고 기다린다면 그만큼 더 즐거울 게 분명하니까.) 버리진 않았구나? 아마 선물한 쪽도 뿌듯할거야... 아마도. 근데 지금은 행방이 묘연한건 좀 아쉽네. 그러고 보니 전쟁도 끝났겠다 한 번 알아봐도 괜찮지 않으려나? 이마저도 일상의 한 조각이라면 그런거고. (그렇게 해서 무언가 짐을 덜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것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이를 바랄지도 알 수 없을 뿐더러 이에 대한 기대는 어찌 배신당할지. 혹은 극적으로 보답받을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 (당신을 따라 고개를 기울인다. 그러고 뭔가 알아챈 듯,) 귀걸이 세트로 해도 귀엽겠다. 어... 너무 친해보이나? (사실 장신구를 세트로 맞추는 건 친해보인다의 문제가 아닐 것 같지만 이왕 둘 다 착용할 수 있는 것이고 바꿀 의향이 있다면 이쪽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과하게 불길하고 플래그성 발언이니까 취소해... (진짜로 현실이 되면 그 날엔 그냥 다 죽고 나도 죽으련다 하면서 피아식별도 안 하고 날뛰어버릴 예정이라며 주절거린다. 실제로 그럴 생각은 없지만...) 민망하지 않을만큼 자주 듣는걸로 어떻게 안 되려나... (정말로 아쉽다는 얼굴. 매정하게 느껴질 법한 말에 시선까지 돌려버리니 은근슬쩍 속이 상할 것 같은 기분도 느껴진다. 정말 그렇게까지 싫은건가. 하지만 칭찬은 거르지 않고 전하는 것이 가장 잘 전달되지 않던가. 이래뵈도 여러가지로 걸러내고 떼어내서 전하는 건데.)
무모한가- 그런 생각은 안 해봤는데. 이상하다는 생각도. (하지만 가끔 사람들은 무리한 것을 바라지 않는가. 무작정 상대의 행복을 바라기도 해보고 기뻐해주길 바라기도 해보고. 현실과 이상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게 아닐까.) 나한테 욕심을 내라니- 내고 있는데. 나 은근히 아낌없이 펑펑 쓰는 타입인데도? (고양이 인형이라던가- 하는 사족. 당신이 말하는 욕심이 이런 의미일까. 아니라면 유감이다.)
불러도 안 나올 그때 그시절이 생각나지 뭐야... (그땐 그랬지 하고 추억에 잠기려다 만다. 이건 추억이 아니잖아.) 아, 그런가. 그럼 오케이... 그래도 안 먹는건 절대 안 된다? 최소 하루 2끼다? (약속~ 하고 손가락도 내밀고..) .....잘...거긴 한데.... (눈 데굴...) ....나 자는 동안.... 해치워도 괜찮아...
너부터 그러세요, 이미 하고 있으면 내가 할 말은 없지만. (이미 이 정도면 평소보다는 기대하고 있는 편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하는데. 자신은 주의깊게 바라본 것이 없는데, 주변에 바뀐 것들은 많으니 자신에게는 어디를 가도 새로운 곳일 것 같다는 예감도 살짝 들었다. 즐거울 지, 어떨지에 대한 확신은 들지 않지만 적어도 지루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새로운 것들은 신기하고 신선한 법이니까.) ...생각 좀 해보고. 연락 안 한지도 오래됐고.. 어떻게 살고 있을지, ... ...모르니까. (살아있을지조차도 불투명하다만, 적어도 제 소식이 남은 가족들 귀에 들어갔다면 별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전쟁의 끝에서 해군도 아닌, 해적으로 마무리 되었으니. 살아있다고 한다면 그 쪽도, 자신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지내는 게 더 좋을 지도 모르지. 그런 생각을 하느라 표정을 잠시 잠잠해진다. 생각에 빠진 얼굴로.) 응. (짤막히 답을 내뱉고는 눈 깜박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입만 달싹이다 입을 연다.) ..아예 똑같은 것만 아니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아예 똑같은 건 정말 나눠낀 것 같잖아.. 아니 이게 맞긴 하지만. 대놓고 그래 보이잖아.) 응? 뭐어.. 취소할게. 그렇지만 대놓고 안 일어나겠지~ 하고 말하는 것도 플래그성 발언 아니야? (그냥 이 주제로 한 대화를 끝내야 하려나. 하는 말도 중얼거리며 짤막한 호선을 그린다.) ... ...진짜 누가 널 말리려나 모르겠다. (흘리는 듯한 말꼬리에 결국 다시금 시선은 네게로 향한다. 칭찬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정말로 거짓말 안 치고, 자꾸 기분이 이상하단 말이다... 정말 최근에 욕만 먹어서 그런가..) 세 번 정도만 속으로 생각하고 말해봐. (네 번째로 생각하고 하는 말은 안 피하고 들어는 볼게.)
생각은 상대적이니까 다를 수밖에 없고.. (어차피 바라는 건 자유니까. 하고 싶은 건 원하는 만큼 하는 게 후회가 없기는 하겠지. ) 바라는 게 클수록 그만큼 더 해야하는 게 많아지기는 하잖아. (무리할까봐 걱정인거지. 많이는 아니고 조금?..) ...그래, 그거면 됐다. (내가 뭘 바라겠어. 픽, 짧게 숨 섞인 웃음소리를 내곤 손을 만지작거린다. 네 행복을 위해 내가 행복해져야한다는 건 어려울지도 모르고, 이해도 되지 않지만, 네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러니 노력은 해야지. 의무감으로 꼭 행복해야한다, 라는 게 아니라.. 네 말대로 그 행복에 녹아들 수 있도록.)
(언제적 얘..기까지는 아니구나. 여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네.) ...네, 알겠습니다. 두 끼. (내밀어진 손가락을 보고 반사적으로 제 손가락을 걸어보인다. 짧게 흔드는 것도 덤.) ... ...너 잘 때는 나도 자지 않을까? (잠이 올런지는 모르겠다만.) 다 먹을 생각은 없고, 꼭 먹어야되겠다 하는 생각은 없으니까 너도 먹고 싶으면 먹어. (근데 자는 거 맞지?)
나야 어지간하면 매일매일을 즐기는 편이지~ 즐기고 기대도 하고. 그러니까 하고싶은 거 있냐고 물어보면 나오는 거 아니겠어? (굳이 말하자면 즐기려하는 편일까. 어차피 평화로운 일상이다. 힘들여가며 진지하게 지낼 필요는 없겠지. 그저 실현 가능한 상상만을 이어가며 또다른 미래를 그린다.) 연락한지 오래 됐으면 연락하기 좀 어색하긴 하지... 가족들이랑 사이는 좋았어? 그럼 어색하긴 해도 살아만 있다면 분명 반겨줄 거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이라면 그리 했을테니까. 해군이건 해적이건 하는 것이 민간인에게 무슨 상관일까. 정의가 어쩌고 해도 결국엔 가족이 살아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게 되는게 가족 아닌가. ...물론 자신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남의 생각은 남의 생각, 자신의 생각은 자신의 생각이니까.) 적당히 비슷한 느낌... 정도로 괜찮으려나... 음, 여행 가게되면 이쪽으로 기념품 골라도 좋겠다. 이러면 어지간한 뭘 골라도 비슷하면서 다른 디자인일 것 같고. (그런데 기념품점에 나란히 서서 귀걸이 고르는 모습이 더 친해보이지 않나? 상관 없나. 아무튼 당사자들이 즐거우면 됐지.) 우와악 말해버렸어... 기어이 양쪽 플래그를 다 입에 담아버리는구나... (세상에... 하는 감탄사 아닌 감탄사를 입에 담는다. 이런 반응 또한 그래도 당장이 평화로우니 가능한 거겠지. 정말 위기상황이었다면 말도 못하고 앉아만 있을 테니까. 그러니 뭐랄까, 조금 무거운 농담 정도로 받아들여도 괜찮지 않을까.) 세 번 생각하고 말했는데 그렇다만? 물론? 뭐가 문제지? 라는 답변이 나온 결과가 이거라면 어쩌려고... (깜빡.. 눈을 감았다 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모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해도 변하는 게 없으면 포기하고 받아들이게 될까?)
나같은 경우엔 넘치는게 시간이니까. 그러니까 할 일이 많은건 문제가 아니지.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다 스스로의 손을 만지작거리는 당신 또한 눈에 담는다. 그러고는 당신에게 천천히 손을 뻗어 만지작거리던 손의 손끝을 부드럽게 쥐고.) 네가 정말 괜찮았으면 좋겠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주저앉기보다는 하늘을 봤으면 좋겠고. ...무슨 뜻인지 알지?
(새끼 손가락까지 걸어 흔들어주는 것이 썩 마음에 들어 미소를 짓는다. 어찌보면 푼수처럼 보일지도 모르는 순박한 미소.) 혹시라도 잠이 안 오면 말이야. 그...으리고 자긴 진짜 잘거니까... 혹시라도 둘 다 자느라 못먹으면 내일 점심때나 처리하지 뭐.
비아크:아쉬우면 티나지 않으려나, 적어도 표정에서 티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게다가.. 나보다는 네가 더 아쉬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야? 맞는 것 같은데. 그런 말도 덧붙이며 손을 내리곤 가볍게 몸을 빙글 돌린다. 물론 너의 말들이 칭찬이라면 칭찬이겠지만.. 그 단어는 영 익숙해질 리가 없으니 말이다. 언제 듣게 되더라도 지금이랑 비슷한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거려나.. 방금도 말했지만 이미 즐기고 있다면 내가 더 할 말은 없네. 그렇게 계속 나오는 것도 신기한데.. 아이디어는 안 떨어지나 몰라. (잔잔히 물 흘러가 듯 흐르는 일상이다. 중간에 부딪힐 돌 하나도 없는 그런 느낌. 언제, 무어가 제 앞길에 다시 나타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당장은 아닌 듯 싶었다. 너처럼 하고 싶은 게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마음 한 구석에서 자라난다. 곁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변화는 불가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이는 좋았지만.. 내가 암피트리테라는 걸 격하게 자랑스럽고 좋아해주셨던 분들이라서 말이지. 동생도 마찬가지고. 그래도.. 노력은 해보지, 뭐. (찾아보려는 노력 정도는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아는 척은 안 하더라도, 적어도 잘 살고 있다, 그 사실만 확인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것만으로도 제법 만족스러운 결과인 것 같았다.) 괜찮을 것.. 같지. 기념품 점에는 보통 예쁜 거 많기도 하고.. 귀걸이 디자인 쪽으로 적당히 합의를 하는 것보다는 원하는 걸 고르는 게 더 편하겠지. (예전에 졸업여행 갔을 때만도 그랬다, 반짝반짝한 것들이 잔뜩이라 오히려 들어가기 부담스러울 지경이었지.. 하는 옛날 생각도 잠깐 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다는 의미.) ... ...어쩔 수 없잖아, 취소하려면 할 수밖에 없는 말이라고? (괜히 볼 긁적이며 민망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 하는 소망도 마음속으로 이야기해본다. 한동안은 이 편안함을 즐기고 싶으니까.) ...그땐 진지한 걸로 생각하고 체념할게.. 네가 몇 번을 생각해도 대답이 같으면 내가 그 고집 꺾지는 못할 것 같으니까. (동의는 아니고 체념이야, 체념. 말 그대로 포기.)
(쥐어지는 손을 바라본다. 손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그 다음에는 온기였다. 사람이 곁에 있음을 증명해주는 것.) ... ... (주저앉기보다는 하늘을,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이미 꺾였던 과거가 있던지라, 자신은 그다지 강하지 않기에 시야에 모든 걸 담지 않았다. 두 번째 꺾여지는 걸 내가 버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이해 못한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 뿐이야. ...노력해볼게.
(기분 좋아보이네. 그런 생각을 머리에 담으며 손가락을 떼고는 자신도 짤막히 입가에 미소를 건다. 어렸을 때나 할 법한 걸 지금 하고 있는 게 우숩기도 했지만, 이 소소한 약속이 마냥 나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으니까.) 그러지 뭐, 그때도 밥 먹은 다음이면 난 못 먹는다에 한 표를 걸도록 하지.. (아니면 조금만 먹던지.) ..음, (네가 자는 걸 확인한 다음에 잘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잠이 많지도 않고.. 그동안 많이 잔 것도 있고.)
아이디어가 떨어질 때 즈음이 되면 네 쪽에서 뭔가 생각해주지 않으려나? 아니면 전에 가봤던 좋은 곳에 다시 가도 괜찮고- 그냥 할거리 찾으려 TV라도 본다던가. (아무리 아이디어가 떨어져도 결국엔 생기기 마련이다. 억제하지 않기 때문일까? 뭐든 생각나면 그것을 하고싶은 것이라 연결지어 버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혼자 있을때보다 훨씬 의욕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 그렇기에 아이디어의 끝은 또다른 아이디어의 시작일테다.) 오, 꽤 부담스러웠겠는데. 노력만 해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모르는척 해야할지도. (당신의 말에 고개만 끄덕인다. 저런 반응을 보였다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어쩔 수 없지. 아니, 당연하다고나 할까. 특히나 예전의 당신을 떠올리면 이외의 반응은 생각나지 않을 수준이다. 이왕이면 암피트리테인 비아크가 아닌 가족인 비아크를 더 사랑해줬으면 좋을텐데. 전해지지도 않을 바람이다.) 내키면 상대방거 골라줘도 되겠다. (서로 선물하는 기분도 나고 괜찮겠지. 추억도 될 것이다. 이왕 여행을 갔으면 추억은 최대한으로 뽑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골라주는 것을 착용한다는 건 은근히 특별하지 않은가.)...(당신의 말게 조금 허탈하게 웃어버린다. 어쩔 수 없긴 하지.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 또한 원치 않는다 하고. 어딘가의 누군가는 원할지도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사람이 다 싫다 하는데 무슨 상관일까.) 그럼- 당분간은 좋은 얘기만 할까. 이게 무슨 휴가 시즌에 마감 시즌 일거리 걱정하는 꼴이야. (체념에 강조가 들어가는걸... 슬 보고있다가...) 체념이 적응이 되고 적응이 버릇이 되는거지... 음. 멋진 계획. (보통은 계획보다는 꿍꿍이라고 한다.)
그거면 충분하지. 노력한다고 한거중에 못한게 있었나. (예전에는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중요할까. 못한 것이 있다해도 완수한 것도 있고 그 이상을 해낸 것도 있으니 그정도의 실패는 애교다. 무엇보다 이는 결과를 바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니까.) 혹시라도 너무 힘들고 그러면 그 힘들게한 사람의 뺨을 후려갈겨버려.. 알았지...? 아니다, 뺨은 좀 그렇고... 아니 그래도 뺨이 낫나... (아무튼 참지 말라는 의미인듯. 참고 힘들어하기보단 차라리 그 원인을 힘들게 하라고.)
그거 좀 문제일지도- 그냥 점심 거르고 간식으로 해치워버리는 편이 좋을지도. (점심을 가볍게 해치우는 건 문제 없으니까. 어쩌면 이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르지.) 뭔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너도 자야한다? 같이 자줄까? 옆에서 쓰다듬어주면 잘 잘텐데. (이런 농담같은 말이나 하며 조금 남은 뒷정리를 끝낸다. 물기 가득한 손을 싱크대쪽에 잘 털고 대충 올려 물기를 빼낸 그릇들의 자리를 바로잡는 정도.) 이걸로 끝~ 일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일시킨 기분이라 좀 미안하고 그러네.
생각나면 이야기야 하겠지만.. 날 확률이 그닥 높지는 않아서. 지금 상태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할 게 생각 안 나면 네 말대로 그냥 여기서 시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집에 있다보면 지루해서라던가, 아니면 몸이 찌뿌둥하다던가, 이런 저런 이유에서 움직이고 싶지 않을까, 했다. 하고 싶은 게 생겨서 네게 말하면, 분명 어떻게 할지 계획하며 꽤나 즐거운 얼굴을 할 것 같다는 이유 모를 확신이 든다.) 그래도 날 싫어하시는 건 아니니까, 카리브디스 가기 전부터 좋아해주셨고.. 나름 사랑받는 딸이었거든. (하지만 나도 성인이었고, 카리브디스와 암피트리테에 들어가고 나서는 자랑스러워하시던 게 더 컸으니까.. 뭐, 어쩔 수 없나. 22살이나, 32살이나, 사랑받기보다는 내가 그간 받은 사랑을 돌려드렸어야 할 나이니까. 지금은 내가 돌아간다고 기뻐해주실까, 그 물음에 대한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그것도 괜찮고. 예전에도 한 번 해본 적 있었는데.. 괜찮더라. 다른 사람이 골라주는 게 더 마음에 들 때가 많았거든. 내 안목은 그다지 믿음이 가질 않아서. (자신도 제 것보다는 상대방한테 어울리는 거 골라주는 게 차라리 더 자신 있었다. 성격을 생각하면 당연할지도 모르고. 사는 건 직접 사겠지만.. 서로 골라준다면 선물같은 느낌도 들고, 괜찮을 것 같다.) 휴가 때도 일 걱정하는 사람들은 많네요, 불려하는 게 하루 이틀은 아니었잖아? (아니라곤 못할 걸. 그치만 당장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일 걱정은 하지 않는 게 좋지.) ...그게 무슨 엉터리같은 계획이야. 너 계속 은근슬쩍 이상한 계획.. 같은 걸 세운다?
많지, 특히 성격 바꾸는 건 예전에는 진짜, 못했는 걸? 그래도.. (응원해주는 애들은 많았지. 뒷말은 삼켰다. 그때는 한창 노력과 희망, 그 두 가지에 열중했던 시기이고,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니까.) 음... ...솔직히 후리는 걸로 끝나면 다행이지 않을까? 내가 다른 건 참는 게 익숙하지만.. 화나는 건 잘 못 참거든. (이미 봐서 알지 않나? 그리 덧붙이며 전쟁 때, 라는 말도 한다. 그때는 확실히... 스스로 조절도 못해먹을 만큼 화가 났었으니..) 물론, 그 외에 참는 것들은.. ..잘 될지는 모르겠네. 왠지 합의금부터 계산하고 다녀야될 것 같잖아..
그것도 괜찮고.. (끄덕. 일단 뭔가를 챙겨먹는다, 라는 거부터가 자신에게는 새로운 일과였다. 최소 두끼, 라는 규칙이 생겼으니 벌써 어길 생각은 없다.) 자긴 잘 건데.. 당장 잠이 올지는 모르겠다는 생각 중. 그리고, 이불이면 충분히 따뜻하니까 그거면 되겠지. 너도 혼자 자는 게 편할 거고.. (난 지금 침대에 아무 생각없이 누워있는 것만 해도 어색하거든.) 너가 더 일 많이 해놓고 나한테 미안할 필요가 있나..? (창밖 슬쩍 보고)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지난 것 같지만.. 늦게까지 고생했네, 너.
나쁘지 않지... 가끔가다 나가고 싶어지면 주변 산책을 가도 좋은 위치고. 아, 근처에 도서관이 있으니까 거기에 가도 될거고. (하나를 말하면 두어개가 튀어나온다. 그만큼 함께 하고싶은 것들이 많은건가. 자신의 생각보다 외로움이 길었던 것일지도. 그러니 함께 해주겠다는 당신에게 이것저것 말을 꺼내는 것일테지.) 오, 사랑받는 딸. 한 번 딸은 영원히 딸이라던데 그런거려나. 혹시라도 반겨주실 것 같거든 오랜만에 돌아가는 거니까 선물을 준비해야겠네. (기묘한 디자인의 티셔츠는 말고, 꽃다발같은걸로. 농담을 덧붙였다. 반기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마 당신은 좋은 딸이었을테고 노력하는 딸이었을테니까. 분명히 환영받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테니까. 가족이라는 사람이 상처될 것이 뻔한 말을 입에 담을 리 없으니까. 가족이라는 사람이.)안목은 믿을만 하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내 쪽이 문제 아냐? 나 저 옛날에 센스 구리다고 검은색 흰색 빼고 금지당했거든. (와~ 재밌는 옛날얘기~ 하는 추임새를 넣어보지만 그냥 옛날에 있었던 웃기고 자신이 못미더워지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귀걸이는 색은 적게 들어가니 괜찮으려나... (색 조합은 디자이너가 했을테니 아마도 그럴 것이다. 자신이 직접 만드는 종류였으면 모양을 냈으면 냈지 다른 무언가를 감히 더하진 못했을게 분명하다.) 그러니까 그 걱정 불필요한거잖아- 나 그랬다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잠 설쳐서 휴가인데 아닐 때보다 더 피곤했었다? (이런 슬픈 이야기. 안타까운 이야기가 맞기는 하다만 이건 조금 극단적인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잠귀가 어둡다면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한 이야기.) 엉터리라니. 내가 세운 계획을 엉터리라고 한 사람중에 끝까지 그렇게 안 된 사람 진짜 드물단 말이지? (이래도 엉터리? 하는 눈...)
원래 바뀌는 건 오래두고 봐야지. 지금 봐, 어느정도는 바뀐거 아냐? 완전히는 아니어도. 이거면 됐지. 역시 완전 실패한건 없다니까? (그냥 그렇다 치고 싶은건가. 이왕이면 실패보다 성공이 많으면 좋긴 하잖은가. 잘 비틀어서 성공이라 할 수 있는 거라면 실패보단 성공이 좋겠지.) 오, 무서워. 합의금이라니... ...병원비가 더 많이 나와, 합의금이 더 많이 나와...? (뭔가 웃긴 질문이긴 하지만 합의금부터 계산한다는 말이 나온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오래 잤으니까 잠은 안 올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밤엔 자야하는데. 진짜 옆에서 재워주기라도 해야하나 몰라. (계속 자고 있을 때는 옆에서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으면 달래주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잠이 들때까지 하게 되는걸까 하는 생각을 하고.) 미안한건 미안한거지. (당신을 따라 창밖을 보았다가 시계로 시선을 옮긴다.) 와, 벌써 밤이라 부르기 손색 없는 시간이... 고생은 무슨, 수다떠느라 늦어진거지. 사람 있는 티나고 좋네.
나중에 주위에 뭐가 있는지도 가볍게 확인해보는 게 좋기는 하겠네.. 항상 네가 집에만 있을 거라고 생각은 안 하니까. (길 안 잃으려면 길도 조금 봐둬야겠고.. 휴대폰도 새로 하나 만들까, 이렇게 생각하니 혼자 멍만 때릴 일은 없을 것 같았다. 혼자 하는 거든, 같이 하는 거든 지금껏 자신이 내치고 있었던 것들이 많다보니 챙겨야할 것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너도 하고 싶은 게 제법 많아 보이니까.. 한동안은 같이 있는 한, 홀로 있을 때 느끼는 서늘함이나 외로움은 느끼는 일이 없읕테지.) 천천히 생각해봐야겠네. 찾아보는 것도, 선물을 뭘로 하면 좋을지도.. (내가 없는 채로 세 명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만족스럽다. 평온한 일상에 갑자기 연락 두절, 실종된 딸의 복귀라. 달갑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그때는 선물만 두고 조용히 돌아와야지. 그런 생각도 했다. 이미 자신의 부재로 한 번 변화하고, 그에 익숙해졌을 가족들에게 한 번 더 혼란을 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니까 너는? 너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을까. 문득 든 생각에 너를 바라보며 고개를 기울인다. 구태여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구렸으면 그래.. 나중에 고를 때 한 번 봐봐야겠네.. 너도 내가 고르는 거 별로면 얘기 해, 다른 걸로 골라볼 테니까. (그런데.. 그건 그거대로 신선하게 충격이다. 물론 자신도 예전엔 만만치 않았지만.. 그건 그냥 비싼 악세사리 강매당한 거였다고.) 그건 확실히.. 피곤한 일이기는 하겠네, 쉬는 것도 아니고, 일 하는 것도 아닌데 잠은 설치고.. 휴가가 휴가가 아니었겠는데.. (해군인 만큼 상사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건 크게 영향이 가긴 한다. 연락을 안 받는 것도 그렇고.. 직업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나, 생각.) ..이번에 엉터리라는 거 증명해주면 되겠네~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지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비아크니까.. 어쩌면 정말로 그럴지도..)
아니라곤 못하긴 하는데. (..) 그래, 넌 어떤 식으로든 길게 지켜볼 수 있을테니까.. (변하는지 아닌지는 네가 판단하는 게 빠를 지도 모르겠네. 보통 스스로 변화를 깨닫는 건 어렵기도 하고, 변화에 익숙하지 않다면 되려 그걸 숨기려고 할 지도 모른다. 타인의 시선이 정확하겠다, 이런 건.) ... ...몰라. (머리카락 괜히 손으로 만지작.. 전치 N주까지 나오면 병원비가 더 나올 것 같기는 한데.. 합의금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정당방위를 노려보는 수밖에..
굳이..? 내가 아까도 얘기 했지만, 오늘은 네가 자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틀이나 안 잤다며?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내가, 너를. 재워야되는 거 아니야? (내가, 너를 이라는 말에 힘이 들어간 건.. 아마 기분 탓이 아닐 거다. 이틀이나 안 잔 사람이 자신에게 자야된다, 어쩐다 해도.. 들을 리가 없었다.) 보통 이렇게까지 늦게까지.. 밥 먹은 건 거의 처음이라고 봐도 될 것 같은데.. (소식하는 것도 있고, 다른 애들보다 먹는 속도고 제법 빠른 편이었고.. 물론, 혼자 먹느라 그랬지만.) ..밥도 잘 먹었고, 이래 저래 이야기 나눠준 것도 고맙고... ...자는 동안 챙겨준 것도, 고맙고.
길 자체는 단순하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음. 조만간 물건 사러 나가기도 해야하니까 그때 알아봐도 되겠네. 혹시라도 길 잃으면 사람 하나 잡아서 물어봐도 될거고. 우리 동네 사람들 친절하거든. (최소한 길 묻는 사람에게 편견 없이 답해주고 여차하면 근처까지 안내해줄 정도는 말이다. 제일 최선은 주변 지리나 길 안내, 그 외 기타등등까지 동거인이자 동네 주민으로써 함께하는 것이겠으나 그게 안 될 지도 모르니까 이거라도 말해둬야지.) 천천히 해. 그래도 너무 늦지는 말고. 너도 시간이 필요할텐데 그러기엔 너무 오랜 기다림이었을테니까. (그 오랜 기다림만큼 빈자리에 익숙해지겠지. 하지만 빈자리는 빈자리일 뿐 채워지지 않는다. 네가 그 익숙함을 보고 포기하지 않기를. 최소한, 조금이라도 다가가보기를.)?(자신을 바라보기에 눈만 깜빡이다 무언가 알아챈듯 아~ 하는 소릴 내고선) 난 없어 없어~ 이 나이에 가족이나 옛 친구가 살아있으면 그게 더 기적이지. 딱히 날 그리워할 사람도 없~나? 있어도 그럴만한 사람이랑은 적당히 소식 주고받고 지내니까. (자신을 기다릴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당연한 일이지. 이 말에는 어떤 슬픔이나 아쉬움도 묻어나지 않는다. 애초에 자신의 자리는 언제나 깊은 곳에 있지 않았으니 파도가 한 번 쓸고 지나가면 구분하지도 못할 곳이었다. 기나긴 시간을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 주로 색조합이 좀... 그랬지... 등산나가는 할아버지 같다던가... 뭐 그런 소리 듣는 종류? 언밸런스. (끄덕. ...좋은건 아니지만.) 아~ 별로라고 할만한게 있을진 모르겠다. 나 화려한 것도, 간소한 것도 좋아하니까. 그래서 선물 받을때는 어지간하면 다 좋아하는 편~ (그 기묘한 센스의 티셔츠만 빼고.) 피곤하지. 응. 진짜... 홧김에 탈영하고싶을 정도로... ...물론 이거때문에 탈영한건 아니지만. 진짜로. (이건 진짜이긴 했다. 그래도 암피트리테에서의 피로가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긴 했겠지...) 못할걸~ 절대 못하게 해주지. (일종의 오기같은 것이다. 이왕이면 계획대로 되면 좀 즐거울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그건 그것대로 즐거울까. 그래도 성공할 때까지 시도하면 성공률 100%라고. 이런 정신으로 하면 어떻게든?)
흠흠, 그럼 된거지. 아닌게 아니면 맞을 수도 있는거고~ 음~ 아무렴 좋은듯? (뭔가 얼렁뚱땅 그렇다 치고 넘어간 느낌. 그래도 이런 문제는 오래 잡고있어도 해결이 나지 않는 종류니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하는 정신이 필요한 부분이지.) ....정당방위를..... (근데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어느정도 다쳐야 하는거 아닌가? 그건 좀...) ....뼈랑 장기만 피해서... 때리자... 그.. 뼈.. 안 부러지면 병원비 좀 덜 나올거야... (아마도...)
그건 맞는 말이긴 한데... ...그럼 ...내가 잠 안 온다고 하면 재워줄거야? (괜히 해보는 말이다. 재워주지 않아도 혼자서 잘 잠들 나이이기도 하고. 그래도 혹시나해서 묻는 말.) 보통은 이렇게 오래 먹진 않지- 길어도 식사 후에 후식이나 티타임이 길지 않을까. (참 별일이지- 하는 말을 하며 웃다가 당신의 말에 조금 벙찐듯 조용히 눈만 깜빡이며 당신을 바라본다.) .... (그러다가...) 나... 아주 조금 울거같을지도...
응, 뭐.. 그럼 되겠지. (분명 기억력은 괜찮은데.. 이상하게 길 같은 거는 단번에 외우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나 길치니까. 외울 수 있을 때 외워둬야지. 몸이 기억이라도 하도록.. 안 되면 지도 보고 가고, 그것도 안 되면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는 건 가장 마지막에 할 일이다. 일단.. 말 걸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할 수 있는 만큼 혼자 찾아는 가봐야겠으니까. 매번 나갈 때마다 길을 물어볼 수도 없고, ...더 멀리 길 잃으러 가지만 않으면 다행이려나.) ...그래야지. (지금보다 더 늦으면.. 그 때는 정말 찾을 생각조차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염치가 없어서. 아무런 징조도 없이 갑작스럽게 사라져버려놓고 오랜 시간을 방치해놓고 다시 찾아가는 건.. 뻔뻔함으로 메꿀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없구나, 그래도.. 인간만 있는 건 아니니까. 오래 사는 애들이라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눈 깜박이다가 납득한 듯 고개를 쉽게 끄덕였다. 그래도 너는 자신처럼 남들을 기다리게 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게, 너는 먼저 늘 다가와주는 사람이었으니까. 자신도 언젠가 사라지는 걸 피할 수 없다. 수명이 다르고, 너와 내가 다른 만큼, 인간의 죽음은 불가피한 거니까. 이런 생각을 하니까.. 네가 그리워할 사람이 없다는 말은 조금은, 아쉬울지도.) ... ...기념품 점에는 그런 게 없길 바래야겠네. 색배합 독특한 거. (그게 네 마음에 들면 조금 큰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가리는 게 별로 없구나? 고를 때 어려움은 별로 없으려나.. (그래도 선택지를 여러 개 만들어두고 싶기는 했다. 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거 있어? 그 정도는 물어볼 수 있도록.) 아무 말도 안 했네요, 탈영은.. 나도 했고, 그거에 대해서 깊게 물을 생각은 안 했어. (어깨 가볍게 으쓱거리고는) 어떤 의미로든 이미 나온 곳이니까.. 이젠 큰 의미는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종전까지 나버렸으니까 더더욱.) 너는 쓸데없는 거에 오기가 강해요, 진짜. 승부 걸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니까.. 받아는 줄게, 지면 얄짤 없이 물러나세요, 클라시카. (실소 터트리고는 턱을 괴고 너를 올려다본다.)
그건... 정신 놓지만 않으면 참고할게. (응. 고개 끄덕.. 정당방위면 나도 때리기 눈치도 덜 보이고.. 서로 때린 거니까 합의금도 따로 괜찮고.. 싸우기엔 이 쪽이 편하지. 전쟁 통에는 때리던 말던 싸움으로 이어지니까 이런 걸 신경 안 썼지만.. 이젠 신경 써야겠네. 이능력 조절도.. 필요하고.)
재워주는 건 모르겠고 옆에서 보고 있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곰곰..) 누가 재워 줘야지 잘 자는 타입이야? (그런 거라면 해줄수는 있는데. 고개 기울.) 잘 먹었으니까 된 거기는 하지.. 급하게 먹다가 체하는 것보다는 느긋하게 먹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응, 고개 끄덕.) ... ...뭔데!? 왜 울 것 같다는 건데..!? (당황한 것도 있지만 조금 황당해서 어버버..) ..그래서... 뭐, 진짜로 재워줘?
...길치야..? 오, 세상에. 큰길 위주로 알려줘야겠는데..? (골목길 위주로 알려줬다가 순식간에 동네에서 미아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GPS를 달 수는 없으니 큰길 위주로 알려주고 골목길은 스스로 알아보는 방향으로 해야지.) 몸이 기억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 이왕이면 집 근처 길은 잘 기억해두라고-.(결국 사람에게 물어보는 건 마지막이구나. 어쩔 수 없지.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도 스스로 최대한 노력해보는 건 좋은 버릇이었다. 다 주변에 물어보다 스스로의 능력을 잃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필요할 때 할 수만 있다면 아무 문제 없는거지.) (이런식으로 찾아갔다가 망한 경우를 딱 하나 봤지. 헤어진 옛 연인을 찾아간 경우였고. 그러니까... 아마 괜찮을 것이라고. 무엇보다 이런 경우에는 어찌 위로해야 좋을지 영 모르겠으니 부디 좋은 일이 되기만을 바란다.) 오래 사는 경우가 있기야 했지. 있어도 그렇게 오래 연을 이어간 경우가 잘 없어서- 오래 산 사람들은 다들 좀 인연 만드는건 싫어하고 깊어지는건 더 싫어하니까. (어쩔 수 없지- 하는 톤의 짧은 한숨과 으쓱임. 그 외의 경우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지. 헤어진 인연은 좋게 끝난 경우가 없었고 이어진 인연은 훨씬 이전에 여러가지 이유로 명을 달리했으니.) 그리움도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생기려나. 이건 잘 모르겠다. (내가 그리워하던, 나를 그리워하던 말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전문 붙을법한 디자이너가 디자인할텐데.. 괜찮지 않으려나...? (솔직히 뭔가 특이한게 붙어있으면 취향에 맞다 아니다 이전에 좀 웃겨서라도 살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고.) 오히려 너무 가리는게 없어서 고르기 어렵다는 말은 들어봤지. 그러니까 완전히 취향껏 골라도 될걸- (막말로 자신의 귀를 철물점처럼 주렁주렁하게 만들 수준으로 골라도 이건 이거대로 꽤... 재밌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네- 탈영병 둘이서 뭐하는거지. 전쟁은 끝났으니 상관은 없지만 뭔가 느낌이 상당히 이상한데... (탈영병이라하니 정말로 뭔가 이상해지긴 했다.) 당신이 지면 거울보고 역시 난 귀엽고 사랑스러워- 하기 하루 3번하면서 한 달 지내기랍니다, 비아크~ (농담을 하듯 농담 아닌 말을 한다. 물러나는 것과 이것이 동급인걸까.)
정신... 놓지 않게 조심하길 바랄게. ..너 말고 상대가. 대체 정신 놓을만큼 화나려면 상대가 뭘 해야하는거야? (근본적인 의문이었다. 정신이 나갈만큼 화나게 한 적은 있어도 화가 난 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이 세월을 살며 그랬던 적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그 짧은 삶에 그럴 일이 막 생기는지.)
그건 아니지만 옆에서 재워주면 천장보고 3시간 명상 안 해도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와중에 옆에서 빤히 보고있을 당신을 상상한 것인지 슬쩍 시선을 피한다. 부담 반에 쑥스러움 반...) 그거보다는 훨-씬 낫지. 체하면 한찬 고생할거고... (어버버하는 것에 음? 하고 잠시 의문을 표하다가..) 그냥 너무 감격이라서... 혼잣말에 도망갈 생각이면 미리 말하고 맞고 가라는 말을 들은게 엊그제같은데... 그때 눈은 그냥 고기방패로 죽지? 하는 눈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눈물 콕... 찍어닦는 시늉..) ....에. ...진짜 재워줄거야..? 나 사양 안 한다?
1번, 암피트리테다, 2번, 암피트리테가 시비를 걸었다, 3번, 암피트리테가 시비랑 싸움을 동시에 걸었다. 여기서 말로 안 끝날 것 같거나 내가 싫어하는 대화 소재 건들이면? 그 때는 화날지도.. (뭐.. 이제 이럴 일들도 없으려나? 암피트리테랑 마주할 일이 사라졌으니까. 그리 덧붙이고는 어깨를 으쓱인다. 당분간은 합의금 같은 거 낼 일도 없지 않을까...)
평소에 세 시간 명상하고 자는 거야..? (의외네, 그냥 잘 자고 다니지 않을까 했는데.. 시선 피하는 거 보고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뭐, 본인은 세 시간 명상을 해도 못 자겠지만.) 아니라곤.. 못하겠네. (네 말에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는 정말 삐끗하면 싸움으로 번져나갈 상황이었고, 어떤 의미로든 걸림돌이 되는 사람은 즉시 내쳐버릴 생각으로 거기 나섰으니..) ...그래 뭐,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애 취급한다고 별로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네, 그런 생각을 하며 머리를 긁적이다 고개를 짧게 끄덕인다.)
1번이 살짝 불합리한 것 같기도 하고... 뭐.. 됐나... 그래도 일상 속에서 문득 스쳐지나가는 암피트리테 붙잡고 싸우진 않을거니까...(아니지?) 이 기간에 혹시모를 합의금이라도 준비해야할까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잠도 안 오고... 그러다가 명상을 해버리는거지. 수면제라도 먹어야하나 싶긴 한데~ 요즘엔 그냥 늦게 잠들면 늦게 잠드는 대로 늦잠 좀 자면 되니까 괜찮겠지.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슬쩍 힘빠진 미소를 짓는다.) 비아크씨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시는진 모르겠지만 꽤 살벌한 기억이 지나가는 기분이에요... (던져질 뻔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가고...) 오.... 오, 세상에. 당연히 싫어할 줄 알았는데. 거절하면 밤에 은근슬쩍 노크하고 들어가서 옆에서 주절거리기라도 할까~ 했지 뭐야... (각방에서 얌전히 잠에 든다는 선택지는 없었던 것일지도..)
당장은 생각 없어, 지금은.. 그냥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드니까. 시비 걸지만 않는다면 나도 안 건들여. (어깨 가볍게 으쓱거리고는 걱정 말라는 말도 덧붙인다. 그렇게까지 생각 없이 행동하지는 않을테니까..)
약 먹는 것보다는 그게 낫다고 생각하니까.. 뭐라고는 못하겠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못 잘 정도인가.) 음, 이번에도 아니라고는 안 할게.. (손을 살짝 흔들어보이고는 짤막히 웃음 소리를 내뱉는다.) ... ...? 뭔데, 가만히 자는 선택지는 없었던 거야? (장난 같이 보이지는 않아서 정말 없었던 것 같은데.) ...게다가, 내가 자는 동안은 네가 옆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니까.. 나름의.., 은혜 갚기 정도로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보답이라고 하기엔 조금 소소하니까.. (볼 긁적) ..아무튼! 들어가.
좋은 자세! 그래도 시비 걸리면 주먹보다 말로 먼저 때려주자. 응. (참으라던가 그냥 지나가라는 말은 하지않는다. 시비가 걸렸는데 참을 필요가 있나?)
아니라고는 안 한다니 그거 긍정을 돌려말하는거 아냐? 세상에. (당신의 말에 헤실거리며 웃는다.) 결과적으로 오케이 했으니까 상관 없지않아~? 은혜갚기는 딱히 필요 없지만... 이런 방식이라면 사양도 필요없지. (별 뜻 없는 끄덕임.) 방에서 뭐 하나만 하고 갈게요~ 비아크도 들어가서 잘 준비 하고... 오래 잤다고 안 자면 안된다?
그래... 주먹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둬볼게. (당연히 주먹이 더 편하기야 하겠지만.. 말재주는 나빠도 욕을 못하는 편은 아니었다. 사람을 칭찬한다거나, 좋은 말들은 못하지만.. 욕이라면야, 자신..있으면 안 되지만 차라리 자신 있다.)
지금은 안 그러니까 너무 신경쓰지는 말고.. 얹혀사는 주제에 그런 생각하면 꽤심하지.. (뒷목 매만지며 짤막히 헛기침 하고.) ..노력으로 잠이 자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누워는 있을게. 뭐 하려는 건지는 몰라도 너도 늦게 자려고 하지는 말고. 너 자는 건 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눕는 거는 보고 자야될 것 같으니까 말이지. (알겠다는 듯이 고개 끄덕.)
(..다시 접고, 고이 편지 봉투에 넣습니다. 어제 이거 쓰고 방으로 온 거였나.. 하는 생각이나 하면서요. 제법.. 편지에서 느껴지는 따듯한 느낌에 방의 서랍 한 쪽에 넣어두고 다시 나옵니다. 방에 있나? 문 똑똑.)
(책들부터 슥슥 정리를 해봅시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일이래.
(화분은.. 흙부터 정리해야되려나?)
기준치: | 80/40/16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5/32/13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45/22/9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 ...어라?)
(적당히 옷 갈아입고.. 머리 정리하고.. 겉옷도 입고.. 거실로 나갑시다.)
..이런 거, 처음 봐. (가만히 제 눈에 널푸른 하늘을 담았다. 마냥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그 반짝이는 하늘에 넋을 놓아서. 가만히 누워 바라보는 하늘은 평소보다도 넓어보였고, 지나치게 아름다웠다.)
행복하길 바란다 말고...
행복해지자, 같은걸로.
나도 네가 행복하게 살아있는 곳에서, 행복하고싶어.
...뭐. (편지를 몇 번 다시 읽어봐도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만 가득한 터라, 주먹을 비어있는 꽉 쥘 뿐 그 무엇도 하지를 못했습니다.) ...어딜간건데. 얘긴 하고 가란 말이야. (테이블 위에 편지를 내려두고 고개를 숙입니다.) 네가 뭔데 책임을 져, 네가 뭔데. 혼자 뭘 다 책임지겠다는 건데...
기준치: | 80/40/16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위로란 위로는 다 해놓고 사라져버리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하다고 생각하는데... (수면제 종이곽을 그대로 휴지통에 버리고, 클라시카의 방으로 향합니다.)
기준치: | 43/21/8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 (꿈인가..) 꿈인 거지...
이런 거, 이제 싫어.. 역시 나는 죽어야 됐던거지. 네가 첫번째로 준 편지에 그랬지, 내가 일어나서 왜 살아있느냐 물으면 할 말이 없을 것 같다고.. 울지도 모르겠다며, 그런 걸 걱정했으면... 내가 지금 네 손에 다시 살아난 걸 후회하게 만들지는 말았어야지, 클라시카. (싸늘하게 식어버린 눈에서는 여전히 툭, 툭. 바닥을 적시는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집은 너무 어둡네. 이곳이 심연이라면.. (그대로 작은 발소리를 내며 창문을 가벼히 열어 젖힙니다.) ..빛은 역시 이쪽이겠지. 어떤 것보다 밝은 빛이잖아, 그렇지? 너는 내가 이런 선택을 하는 걸 원망할까. (느릿하게 눈을 꿈벅이더니 난간에 가벼히 걸터앉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왕이면 직접 책망해주면 좋겠는데. (그런 말을 남기고, 짤막히 웃으며 허공으로 몸을 내던집니다. 비상(飛上). 하늘, 부디 그 너른 품에 나를 안아주시길. 어쩌면, 같잖은 주제에 널 사랑하는 건 죄였나봐.)
기준치: | 39/19/7 |
굴림: | 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고이 접어서 편지지를 다시 봉투 안에 넣고, 책상 서랍 한 쪽에 넣어둡니다. 정말, 사탕이든 뭐든 필요 없으니까..) 그냥 빨리 돌아와주면 안돼..?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야, 믿고 있는데. 분명 믿고는 있는데..) ..한 번, 단 한 번도 내가 잡을 기회조차도 주지 않았잖아.. (그런데 왜.. 대체 왜..)
(...아까 생각한 건 해봐야지. 조심히 옷을 챙겨입고 도서관으로 향해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정도면 찾아볼 수 있는 건 다 찾아본 거려나.. 꽃에 대한 것만 왕창 재학습한 기분이지만.. 책상에 팔을 대고 그대로 잠시 엎드린다. 이런 거, 효과가 있을까. 어려웠다.)
...다정이 두려움을 꽃 피우면 두려움이 영원을 꿈꾸네. 영원을 도모해도 나 이것에 물 주는 것 감히 잊지 못할 테니, 그것이 다정의 두려움이다.
...클라시카. (떨리는 손을 들어 네 얼굴을 양 손으로 감싸고, 짤막하게 입을 맞췄다가 떨어진다. 이번에는, 그래도 조금은, 아주 조금이라도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너도 내 유일이야. 잊지 말아줘.
...말해도 될까, 라는 건 싫은데. (네 얼굴을 잡앗던 손을 조심스럽게 내린다. 조금이라도 더 닿고 싶은 양, 떨어지는 손길은 느릿하기 짝이 없었다.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때까지, 내가 버티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돌아왔을 때, 날 보고 말해줘, 그럴 거라고.. 약속해줘.
(짧게 웃음을 터트린다.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은 언제까지 이렇게나 마음을 간질일 생각인지. 저 말에 자신이 거부할 권리나 기회따윈 없었다. 그럴 필요조차 없었으니 있어봐야 소용없는 것이었고.) 응. 돌아와서 말할게. 사랑한다고. ...많이 사랑한다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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