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트는 자작 캐릭터들로 플레이한'정각의 정차로'를 백업한 로그입니다. * 키퍼링을 하다 생긴 개변으로 원작 시나리오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존재하니 본 시나리오를 플레이할 예정이신 분들은 해당 로그를 읽는 것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이하부터는 플레이로그입니다.
정각의 교차로
W. 수연
kpc. 천오
pc. 이미로
Ⅰ. 정지한 교차로
깜빡, 깜빡, 깜빡…
교차로의 신호등이 새파란 눈을 깜빡입니다.
‘그 사건’은 홀연히 일어났습니다.
폼페이의 그 날처럼
길을 가던 사람도,
도로를 내달리던 차도,
꼬리를 치 던 개와 날갯짓을 시작하던 새마저
모두 다 희게 굳어,
멈추어 버린 것입니다.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면,
새빨갛게 빛나는 붉은 등과 눈이 마주칩니다.
희 멀건 잿빛 세계에 홀로 붉은 것이
불길하기 짝이 없습니다.
네, 그래요.
믿을 수 없게도 미로는...
멈추어버린 세계에
혼자 버려졌습니다.
이미로, SanC
이미로:... ... 꿈인가?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끄덕..) 꿈이네.
이성 감소 없습니다.
꿈인건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미로:그러니까... 이건 꿈이고. 나는...
(주변을 슥 둘러봐) ... 뭐하는 중이였더라.
지금 미로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무엇을 하려고 했던 건지는
돌이켜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야 이 아침에 교차로 앞에서 기다리던 거라곤
신호등의 파란불뿐이었으니까.
미로는 언제나 그렇듯 교복을 잘 차려입고,
책가방을 둘러맨 채 등교하던 길이였습니다.
잠시 스마트폰에 시선을 빼앗겼다지만,
분명히 두 귀는 열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엄청난 사태를 두고,
미로는 어떤 전조도, 경고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저 무수히 많은 사람과
끊이지 않는 도시의 소음 사이에서...
듣기 판정
이미로: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
(귀 후비작거리며 주변 둘러보기..)
일상이 넘실거렸어요.
무엇도 특별하지 않고,
이상할 것 없는 순간들이었죠.
눈앞의 광경과는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시간이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말미에…
미로!!
누군가 미로를 불렀던 것도 같은데.
누구였더라?
이미로:... 누구였지?
(주변에 누가 있는지 둘러봐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이미로:날 아는 사람이 있으려나. ... (천천히 주변을 둘러봅니다.)
주변을 한 번 둘러보면,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답게 사람이 꽤나 많이 있습니다.
다만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어리건 늙건,
여자건 남자건,
키가 크건 작건,
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아니, 사람이건 아니건!
살아있는 것은 예외를 두지 않고
딱딱하게 굳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생전과 똑같은 표정으로
미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미로:(...?)
…….
그래요,
모든 것들이 전부,
하나 같이, 모두.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미로:... 꿈치고는 너무 기분 나쁘지 않나.
아는 사람은 아닙니다.
더러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낯선 얼굴들은,
그저 일상을 영위하던 시선을 그대로 옮겨
미로를 바라봅니다.
스마트폰을 바라보듯, 책을 읽듯,
지나가는 비둘기를 구경하듯…
침잠한 시선 너머로 감정은 텅 비었습니다.
이미로:... ...
이미로, SanC
이미로: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
이미로:?
rolling 1d5
(
3
)
=
3
이성 3 감소합니다.
뱀이 바닥을 기는 소리라도 들었다면
이토록 당황스럽지는 않았을 텐데.
어떤 커다란 눈을 가진 괴물이 지나가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은 미로만 남겨두고, 생기를 잃었습니다.
이미로:... 꿈치고는 기분 나쁜데, 현실치고는 너무.. 말도 안 되는 일 아닌가. (복잡한듯 마른세수를 짧게 하곤 고갤 들어요)
... ... 하아...
일단 여기에 계속 있어봤자... 기분만 버릴 것 같은데..
어디 조용한 곳 없나... (주변을 슥 둘러봐요)
회색으로 칙칙하게 물든 하늘,
흰 바탕에 검은 창문이 다닥다닥 붙은 고층 건물들,
뺨도 눈동자도 모두 흑백으로 빛바랜 사람들…
‘색’이 사라진 것을 제외하면
몹시 낯익은 광경입니다.
미로가 등하교할 적이면,
매번 지나다니는 길목이니까요.
이미로:하늘... .. (고개를 들어 올려다봐) 눈이라도 올 것 같네.
oO(시간이 멈췄으니 눈도 멈추려나...?)
잿빛 하늘에 뜬 태양과 구름은 희디흽니다.
그러나 오래도록 들여다보아도
그것들은 움직이지 않고
모양을 달리하지 않습니다.
기울지 않는 해와 흐르지 않는 구름이라니.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면…
행운 판정
이미로: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톡,
콧잔등 위로 차가운 것이 떨어집니다.
금세 녹아 사라지는…
눈입니다.
그러나 물기를 남기지 않고
흔적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군요.
이미로:(!) (코 슥슥...)
..눈이 내립니다.
한여름에 내릴 법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로:... 진짜 미쳤나보네. 지구가 아니면 내가..
그나저나, 살아있는 것들만 해당되는 건가...? (물기 슥 닦기..)
아니, 이상합니다.
애당초, 모든 것이 다 멈추었는데
눈이 내린다니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러나 산뜻하게 떨어진 것들은
쌓이는 법이 없이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사라지고, 사라집니다.
아름다운 광경은 때론,
기괴하고 모독적입니다.
이미로, SanC
이미로: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 (미간 꿈틀)
이성 1 감소합니다.
시간이 멈춘 게 아니라,
시계가 고장 나기라도 한 걸까요?
하복 셔츠 아래 드러난 팔뚝 위로
종종 눈꺼풀이 스칩니다.
추위는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데.
이미로:... 썩 좋은 기분은 아니네.
(팔뚝에 물기를 슥 닦곤 주변을 더 둘러봐요)
... 여기에 계속 있는 것보단 낫겠지.
(익숙한 발걸음으로 학교 쪽으로 향합니다.)
학교로 가는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빨간불이 들어와있는 신호등이 보입니다.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니 영영 바뀌지 않을까요.
반지르르한 신호등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자니..
이유 모를 현기증이 입니다.
분명, 너무 현란해서 그럴 거예요.
이토록 칙칙한 세계에 붉은 점 하나.
불길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잖아요.
이미로:... ... (눈 찌푸리며 신호등 봐요)
지능 판정
이미로: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아니)
오래도록 기다리던 무언가를 놓친 것처럼,
정체 모를 미련이 남습니다.
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던가?
저 건너편에 꼭, 중요한 걸 두고 온 듯….
이미로:... ...
누굴 기다리고 있었더라.
... (끙, 하곤 머릴 한 번 털더니 주변을 확인하고 길 건너려해요)
직접 가보면 알겠지.
건강 판정
이미로: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우욱,
갑작스럽게 천지가 뒤집히고 땅이 솟는 부유감에
속에 있는 것들을 모두 게워냅니다.
Hp 1 감소
이미로:(...!) ... 진짜 미치겠네..
(몇번 쿨럭거리곤 고갤 들어) .... 하아..
몇 번의 숨을 몰아쉬면,
이상한 감각들은
여름의 싸라기눈처럼 쉬이 흩어집니다.
교차로의 검고 흰 금을 따라 천천히 고개를 들면,
건너편에는...
관찰 판정
이미로: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독하게 낯선 얼굴의 누군가가
‘같은 교복’을 입고
눈을 깜빡입니다.
이미로:(제 입가 슥 닦으며 바라보고) ...?
흰 햇빛을 받아 거의 흰색으로 보이는 주황빛 머리카락,
유난히 흰 얼굴,
여름의 푸름을 담은 듯한 파란 눈동자.
낯설기만 짝이 없지만,
하염없이 시선이 이끌립니다.
이미로:... 쟤는.. (누구지...?)
다른 이들과 다를 것 없이 미로를 향한 시선은,
다른 이들과 무척 다르게도...
눈을 깜빡입니다.
네, 그러니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미로:(...!)
깜빡이는 눈꺼풀 아래 시선이 교차하고,
움직이는 손끝을 확인하는 순간,
심리학 판정
이미로:
심리학
기준치:
35/17/7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환하게 웃는 낯이, 햇빛 아래서 빛납니다.
웃는 낯에 거짓은 없는 듯, 밝은 얼굴이에요.
이미로:... (왜 웃는 거지? 이런 상황에서...?)
천오:저기.. (작게 소리내어 불러봅니다.)
이미로:(나처럼 움직이는 사람을 봐서 기쁜 거...? 아니면 내가 웃기게 생겼다던가... 그러면 곤란한데 어쩌지 아는 척이라도) 아, 어.
... 너.. 말할 수 있어?
천오:..?? (눈 동그랗게 방금도 했잖아요..?
(잘못보냈닥 떴다가;)
이미로:.. 아.. 맞다. (수긍하곤 고개 끄덕끄덕..)
천오:음, 그러니까.. 아, 괜찮아요? (고개를 살짝 기울이더니 네 앞으로 다가갑니다.) 아까 상태가 조금 안 좋아보이길래..
이미로:(...!) (놀란 눈으로 빤히 바라보고) ... 올 수 있는 거였어..?
아... 어, 괜찮긴해. 내가 이상했나봐. (괜찮다는 듯한 표정)
천오:아니, 사람이잖아요..! 당연히 움직일 수 있지..! (오히려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널 바라봅니다.) 괜찮다면 다행이고.. (어) 혹시 이거, 무슨 일인지.. 알아요?
이미로:그... 렇기엔 주변이 전부 저 꼬라지가 나버려서.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더니 아, 하곤 고갤 내저어) ... 나도 자세히는 잘.
그냥 신호등을 기다리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렸는데, 너는?
천오:(아 그러네, 이 꼴이 났지..) 비슷해요! 등교하다가.. 갑자기 이래서.. 움직이는 사람이 없나 싶어서 돌아다니고 있었죠. 꿈인가 싶어서 볼도 꼬집어 봤어요 (헤헤) 아, 괜찮으면 한 번만 꼬집어봐도 돼요? 내가 하면 잘 모르겠어서.. (아니면 친구가 나 꼬집어봐도 돼요!)
이미로:oO(지나치게 밝아...............)
... 마음대로. 나도 솔직히 처음에는 꿈인줄 알았으니까..
천오:좋아요~ 딴 말하기 없음이에요! (한 번 꼬집어서 당겨봅니다. 쭈욱!) 어때요, 아파요?
이미로:(쭈욱... 늘리며)아허.
천오:(ㅎㅎ.. 발음 새는 거 웃김) 아프구나.. 꿈은 아닌 가봐요 (금방 놔줘요)
이미로:(볼을 놓자 탁, 튕기고 눈 깜빡..) ... 그런가보네.
그래서, 이제 어떡할 거야?
천오:음.. 나라고 무슨 생각이 있겠어요? (볼 긁적) 무슨 일인지 저도 모르는데.. (으으으음..) 학교나 한 번 가볼까 생각중인데.. 같이 갈래요? 어차피 둘 다 등교중이었으니까, 뭐.. 교복 보니까 같은 학교 같은데~ 우리 학교 학생 중에 움직이는 사람이 더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이미로:... (조용히 들으면서 생각했다. 학교?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대한민국 사람들은 뭐이리 학업에 열중하는지... 보통 시간이 멈췄다면 신나게 노는게 정상일텐데. 물론 자신도 그 보통의 범주엔 들어가지 않았다. 이대로 시간이 계속 멈춘다면 곤란할테니까. ... 까지의 생각을 마친 뒤 조용히 고갤 끄덕였다.)
... 그래.
천오:뭔가 엄청 생각 많이 한 표정이었던 거 같은데.. (눈 깜박) 괜찮은 거 맞죠? 지금 이렇게 멈춰있기는 하지만~.. 다른 데 갔다가 나중에라도 다시 흘르게 되면 지각할 지도 모르잖아요? (장난스레)
지능 판정
이미로: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저 아이와 미로, 둘 사이의 가장 큰 공통점은
'학생'이란 거죠.
그리고 교차로에서도...
학생만은 보이지 않았잖아요?
어쩌면 중요한 단서일지도 몰라요.
천오:아, 그러고보니까.. 이름이 뭐에요?
이미로:학생... (턱짚고 작게 중얼거리다가 슥 보고)
... 아,이미로.
천오:미로구나, 우리말 이름인가? (곰곰) 나는 천오에요, 천오. 1학년!
이미로:글쎄, 일본 이름이랑 합쳐진거라 잘은 모르겠네.
... 천오? (외자... 뭐라고 불러야하지...?_
천오:응, 그냥 그렇게 불러주면 돼요. 천오. (생글 웃고는 학교 쪽으로 걷다가, 뒤 돌아 너를 보며 걷습니다)
이미로:그래, 그럼... 천오. (고갤 끄덕이며 천천히 따라 걸어갑니다.)
... ... (눈썹 작게 올리곤) 천오, 그러다 넘어질 걸.
천오:아, 그런가요? 넘어져도 뭐.. 크게 다치지는 않을 거 같은데.. (그래도 네 말을 새겨 듣기는 한 건지 다시 앞을 봅니다.)
천오:쳇.. 그래도 보여줘야죠, 제 사진은 다 봐놓고..!! 못 나왔어도 보고, 잘 나왔어도 볼래요!
미로, 반에서 더 보고 싶은 건 없나요?
이미로:(요즘 1학년들.. 이렇게 밝던가...?)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게 있나요?)
게시판이라던가?
이미로:(!) (게시판을 봅니다..)
열심히도 꾸몄네...
학급 게시판
노란 부직포를 오리고 잘라 만든 해바라기가
누덕누덕 붙어 있습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가정통신문과 급식 표가 붙어 있고,
학급의단체 사진몇 장이 끼워져 있습니다.
선생님이 고른 것이 분명한 급훈이
제일 위에 달렸습니다.
이미로:(급훈 슥 보며..)
정말이지 충격적인 급훈..
이미로:(ㅋ.ㅋㅋㅋ... 천오 슥 보며...)
천오:..담임선생님 특이하시더라구요.. (하하..)
이미로:... 아.. 그 4반 담당 선생... (흐릿한 눈)
천오:(ㅎㅎㅎ,, 누군지 아시는 구나?)
이미로:(고개 끄덕... 하곤 흐릿한 눈으로 단체 사진 봐요)
새 학기 첫날, 봄 소풍, 체육대회…
아기자기한 메모와 함께 붙은 사진들에는
앳된 얼굴 여럿이 웃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옹기종기 모인 모양새가
퍽 사이가 좋아 보입니다.
학급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가 봐요.
관찰 판정
이미로: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굿)
어라, 그런데…
천오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사진에도요.
이미로:...? (눈썹 잠깐 꿈틀거리더니)
... 아, 전학... 왔다고 했던가? 그래서 없는 건가.
천오:(고개 끄덕 끄덕) 그렇죠~.. 솔직히 많이 아쉬워요, 다들 이렇게 좋은 추억들 남겨두는데.. (팔자눈썹 만들고는 어깨를 으쓱입니다.) ..다른 이유도 조금 있고.
이미로:... 뭐, 뒤늦게 왔어도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1학년이라며? (따라 작게 어깰 으쓱이다가) ... 다른 이유라면, 어떤?
천오:맞아요, 그건 다행이죠! (눈웃음 지어보이고는 고개를 살짝 기울입니다.) 음, ..몸이 별로 좋은 편이 아니에요, 그래서.. 외부활동에 잘 참가하지 않거든요~ 팔팔했음 좋았을 걸!
이미로:몸이 안 좋은... (자세히 물어보면 실례이려나, 따위의 생각을 하며 혼자 조용히 고갤 끄덕이곤) 뭐, 굳이 뛰어다니면서 추억을 만들 필요는 없지.
... 예를 들면,지금처럼 말이야. (무심하게 힐긋 널 보곤) 아냐?
천오:(널 보고 눈 깜박거리다가 환히 웃습니다.) 맞아요, 지금처럼이여도 엄청 좋아요! 그냥 돌아다니는 거지만.. 의외로 재미있어요.. 상황이 상황이다보니까 완전히 즐기지는 못해도.. (고개 끄덕이며 이야기하다가) 으음, 저만 이러지는 말고.. 미로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표정 변화가 많이 없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단 말이죠~ 말은 엄청 잘해주면서.
이미로:재미... 있어도 되는 걸까 싶지만 뭐. 아무것도 안 하고 암울해하는 것보단 나으니까. (만족했으면 됐다는 듯 고갤 끄덕였다. 이내 들리는 말들에 제 고갤 슬 기울이곤) ... 내가 원래 이래. 오히려 너처럼 (제 입가 가리키며) 항상 웃는게 더 어려워보이는데.
천오:암울.. 혼자 있었으면 진짜 우울했을 거 같아요. 미로랑 만나게 돼서 진짜 다행인 거 있죠. (헤헤) 응? 웃는 건.. 의외로 쉬워요, 웃긴 생각만 해도 웃는 건 금방인걸요? (제 입꼬리 잡으며 양 옆으로 살짝 당겨보고) 짠~ 이렇게만 해도 웃는 거인걸요. (실없이 웃곤)
(To GM)rolling 1d100
(
66
)
=
66
(To GM):천오 > 미로 호감도 상승합니다.
이미로:그건 이 쪽도 같은 생각이야. 혼자보단 둘이 낫지. (고갤 작게 끄덕이곤, 웃는 네 모습을 보며 혼자 팔짱을 낀채 천천히 고갤 기울여) ... ... 글쎄, 내가 웃긴 일을 많이 못 봐서. ... 게다가 내가 하면 이상해질 걸. (죽은 눈으로 입만 씩... 웃어보임... 기괴함...)
천오:.. (왐마야.. 무섭;) 저 지금 공포영화 한 장면에 들어와있는 줄 알았잖아요~ (장난스레 이야기하며 몸 바르르 떨곤..) 자, 입만 웃지 말고.. 눈도 같이! (눈꼬리 살짝 잡아서 아래로 당겨보고..)
이미로:............. (입은 씩 웃고 눈꼬리는 내려가서 여튼 이상한 표정되며...)
(ㅍ▽ㅍ≡)...... 됐냐?
천오:(ㅎㅎㅎㅎㅎㅎ) (지가 웃게 됨)
응, 됐어요! (ㅋㅋ)
조용한 교실 안이 천오의 웃음 소리로 메워집니다.
교실 안에도, 복도에도, 학교 밖에도..
움직이는 사람이라곤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그 고요한 풍경 아래,
천오가 묻습니다.
천오:밥 먹으러 갈래요?
이미로:... 갑자기? .. 어디로?
천오:점심 시간도 훌쩍 넘었는데~ 배 안고파요? (아) 방법은 두 개가 있죠! 주방을 털던지, 매점을 털던지!
천오:아, 미로도 느꼈어요? (눈 깜빡이다가 제 손을 한 번 쥐었다가 폈다 해봅니다.) ..이상해요, 색도 있고, 하늘도 움직이고..
이토록 하늘이 생생하게 움직이다니,
흑백 영화에 색을 부은 것처럼
눈 앞의 현실은 순식간에 생생해집니다.
천오:..움직이는 사람도 있을까요?
이미로:...! ... 그럴 수도 있으려나.
관찰 판정
이미로: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 ... (어질..)
..주변이 퍽 어두워진 탓에,
사람들이 움직이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가로등만 주황색 불빛으로
군데군데를 물들이고 있네요.
보이는 건 없으니,
들어보기라도 할까요?
이미로:(귀 쫑긋..)
듣기 판정
이미로: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드디어..)
..별다른 인기척이 들리지는 않습니다.
기꺼해야 바람 소리,
풀이 흔들리는 소리 정도밖에는.
세계는 여전히 멈춰 있는 걸까요?
이미로:... 대체 무슨 일일까. 잘못 본 건 아니었는데 분명.
천오:..움직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지는 않네요. (조금 추욱 쳐지고..)
이미로:(쳐진 천오 힐긋... 보곤) ... 저기, 천오.
천오:응? 왜요?
이미로:이상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손한 번만 더 잡아보는건 어때.
천오:(눈 깜박) 이상한 뜻이라고 생각 안해요, 아까 그거 때문이죠? 딱 잡은 순간에 이상해졌으니까! (웃으며 네 앞으로 손을 내밀어요.) 자요, 해봐요!
이미로:아, 어 맞아. (고갤 한 번 끄덕. 이내 내밀어준 네 손을 느릿하게 한 번 꽉 잡아봅니다.)
..딱히, 무언가 일어나는 것 같지는 않네요.
단순한 우연이었던 걸까요?
천오:별 다른 건 없는 것 같은데..? (미로 손 잡고 쥐었다 폈다 해봄..)
이미로:... 그러게. 역시 기분탓... 아니면 우연의 일치? (고개 슬 기울이며 쥐었던 힘 풀기..)
무엇을 의심하건, 밤입니다.
쉬고 잠들어야 마땅한 시간이에요.
밤인 걸 자각하자 괜스레 피곤함이 느껴집니다.
천오:..피곤하진 않아요? 전 조금 졸린데. (하품 작게 하고) 어디서 잘까.. 하늘도 예쁜데 별 보면서 잘까요? (실실)
이미로:아... 어, 나도 피곤하긴 해. (눈 느릿하게 감았다가 뜨곤 고개 끄덕.) ... 뭐, 마침 매트리스도 저 쪽에 많았으니까. 그래도 되고.
천오:좋아요! (매트리스 옥상으로 끌고 나와요 질질..)
이미로:(질질... 돕는 중...)
천오:(먼저 눕고.. 옆자리 팡팡 쳐요.) 미로도 누워요, 완전 좋은 매트리스는 아닌데~.. 바닥보다는 나으니까!
이미로:(고개 끄덕하곤 슬쩍 정자세로 누움...) ... 뭔가 제대로 일탈하는 기분이네.
천오:가끔은 나쁘지 않잖아요, 공부만 하는 공부 벌레인데, 이럴 때 아니면 일탈 언제 해보겠어요. (안그래요? 하고 덧붙여 물으며 미로 쪽 바라보며 옆으로 누워요) ..우연이든 필연이든 미로랑 만나서 다행이네요. 혼자 있었으면 엄청 외로웠겠다..
이미로:(고개만 슬 돌려 눈 천천히 깜빡이며 바라봐) ... 글쎄, 일탈이 필요한가 싶었던 쪽이라서. (이리저리 시선을 굴리다가) ... 그래도 나쁘진 않아. 네 말대로 널 만나서 다행이기도 하고... 나름 재미도 있고.
천오:솔직히, 바람 쐬는 느낌이에요. 답답한 것보다는 역시 이 편이 좋은 것 같아요 (옅게 웃다가) 재미있다면 다행이에요, 미로. (..)
조금씩 사그라드는 목소리,
그 끝에 속삭임은..
천오:잘자요, 미로. 좋은 꿈 꾸고..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운 저녁 인사였습니다.
.
.
.
아침의 교차로
눈을 뜨니 너 없이 나 혼자.
깜빡, 깜빡.
아침 햇살이 미로의 눈꺼풀 위를 기어 다닙니다.
환한 간지러움에 고개를 돌리더라도
빛줄기는 떠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잠기운을 떨쳐낸 후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아침 하늘과…
…신호등의 붉은 빛입니다.
어라?
이미로:... ...?
벌떡 몸을 을으키면
또 다시 그 교차로입니다.
등굣길에 늘 건너던,
바로 그곳이요.
천오를 처음 만난 곳 말이에요.
이미로:... 여긴.. (잘못봤나 싶어 눈 비비곤 확인해요)
다시 봐도 변함은 없습니다.
이미로:... 왜 여기에? ... 그럼천오는... (주변 슥 둘러봐)
주변 상황은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천오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요.
그러니까, 분명히 어제,
등굣길에 시간이 멈췄고,
천오를 만난 후 학교를 돌아다니고,
함께 나란히 잠들었었죠.
옥상에서요.
그러나 미로는 교차로에서 깨어났습니다.
..왜?
이미로:(... 대체 왜?)
..어디로 가볼까요, 미로?
이미로:(미간 꾹 누르며... 자리에서 일어나곤)
...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만나보면 알겠지. 라고 중얼거리곤 학교로 다시 향합니다.)
미로는 학교로 향합니다.
터벅 터벅, 하나의 발소리가 주변을 메웁니다.
빨간불이 가득한 건널목을 건너고,
담벼락이 선 골목 사이를 걷고,
가끔 엎드린 고양이의 꼬리를 넘어가며,
떨어지다 멈춘 꽃잎이나 과일을 발견하다가…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학교에 도착합니다.
등굣길을 걷는 내내 천오는 보이지 않고,
쌓이지 않는 눈만 연거푸 떨어집니다.
이미로:또 이 눈같지도 않은 눈...
마침내 정문에 도착했을 때…,
천오:미로!!
천오가 팔을 붙듭니다.
천오:어디갔었어요?
자고 일어났더니 없어져서, 진짜 깜짝 놀랐잖아요..
이미로:(...!) 아, 천오.
...나야말로 놀랐는데. ... 일어나보니까 교차로라서.
횡설수설하는 그는 여전히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입니다.
미로는 교차로에서 깨어났건만,
천오는 괜찮았던 걸까요?
천오:..교차로요? 어제 거기..?
전 자고 일어났을 때 옥상이었는데..
이미로:... (조용히 고개 끄덕이고) ... 몽유병이라도 있나.
천오:..이상한 일들이 하도 많이 일어나서 놀랍지도 않긴 하지만.. 왜 하필 미로는 거기고 나는 옥상일까요.. (차라리 둘 다 였으면 좀 덜 당황스러울텐데..!)
이미로:(...) ... 아님 정말 내가 문제였던 거 아냐?
출석부에도 없고, 일어나보니 교차로... 였고. (조용히 눈 깜빡이며 얘기하곤)
... 뭐, 정확한건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가설... 로 말야.
천오:그럼 나는 왜 움직일 수 있는 건지.. 이상한 게 너-무 많아서 내가 미칠 거 같아요. (장난스런 투로 이야기를 흘리곤) 하아.. 너무 많네요, 뭐가.. 하루사이에 뭔 일이 이렇게 많이 일어나는지.. (운동장 터벅 터벅 걷고..)
이미로:(터벅.. 터벅.. 따라가며) 아무래도 우리가 알 수 있는건 없는 것 같아. ... 누굴 붙잡고 알려달라고 할 수도 없는 짓이니까. (하아... 곤란한 듯 미간 꾹 누름..)
옅은 녹색의 인조 잔디,
흰 셔츠와 회색빛 치맛자락이 바람에 나부끼고,
관찰 판정
이미로: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별관 3층의 커튼이 팔락입니다.
원래 창문이 열려 있었던가?
옅은 미색의 커튼은
물감이 묻어 얼룩덜룩한 색입니다.
아, 그래요.
미술실입니다.
멀리서 흔들리는 커튼의 모양새가,
꼭 이리 오라 손 흔드는 것 같습니다.
이미로:(고개 들어 빤... 히 바라보고)
... 천오야, 우리 아직 안 가본 곳 많지?
천오:음.. 그쵸? 학교가 도통 넓은 게 아니니까..? (미로 보곤 고개 갸웃)
이미로:그럼... 미술실이라도 가볼래? 저기. (턱짓으로 가리켜)
천오:(잘 안 보이는지 눈 살짝 찌푸리면서 봐요) 좋아요, 미술실이면 볼 것도많을 거 같고~ (고개 끄덕 끄덕) 저기 커튼 휘날리는 곳 맞죠?
이미로:응. (고개 끄덕. 즉답...) 뭐라도 찾아보는게 낫겠지...
천오:좋아요, 가봐요!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거예요 (방긋)
이미로:(고개 끄덕하곤 발걸음 옮겨요)
물비린내 나는 미술실
사방 천지에 물감 냄새가 얼룩 덜룩 했다
별관 3층,
계단을 오르면 제일 먼저 보이는 교실입니다.
끼익, 끼익.
자주 쓰지 않는 교실이라
오래된 티가 역력합니다.
한 번 열릴 때마다 문이 지르는 비명이
꽤 요란합니다.
문턱을 넘으면 훅 느껴지는
물감 특유의 텁텁한 냄새.
사물함 위에는액자가 주르륵 올라가 있고,
칠판에도그림이 몇 점 붙어 있습니다.
책상 대신이젤이 가운데 선반을 중심으로
둥글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미술선생님은 퍽 피곤했는지
자기 자리에 엎드려 있습니다.
이미로:... (선생님도 역시... 멈췄겠지.)
..그렇죠,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걸.
천오:흐음~ 미술실 오랜만에 와본다.. (두리번) 미로는 미술 좋아해요? 그림 잘 그리나?
이미로:(!) ... 아, 딱히 소질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보통 정도려나. (칠판에 있는 그림 슥 둘러보며...)
... 그러는 너는, 잘 그려?
천오:음.. 보통에서 조금 이상? 못 그리지는 않죠~ (실실 웃더니 어깨 으쓱입니다.) 서로 그려주기 해볼래요?
이미로:... 스스로 자랑할 정도면 잘 그리는 거 아냐? (상관없다는 듯 고개 끄덕..)
천오:음, 그냥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잖아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 지는 모르는 거니까..? (히) 마침 여기 수업도 친구 얼굴 그려주기였던 거 같으니까.. (칠판 가르켜요) 스케치북 한 장 뜯어서 그려요!
이미로:(보통 다른 사람의 평가를 주로 하지 않던가? 신기한 사고 방식이네... (...) 따위의 생각을 하며 고갤 작게 끄덕였다. 이내 스케치북을 느릿하게 뜯어 멀뚱 바라보며..) ... 그냥 널 그리면 되는 거야?
천오:응, 간단하게 그려요, 간단하게~ 나도 가볍게 그릴게요! (연필잡고 스케치북 한 장 뜯고.. 의자에 앉습니다.)
앞에 보이는 백지과 서로의 얼굴.
작은 도와지에 담기 위해
집요한 시선으로 서로의 얼굴을 샅샅이 훑고,
천천히 헤집으면 좁은 미술실에는 희미한 숨소리만 남습니다.
사각 사각,
연필이 움직이는 궤적이 새까맣습니다.
예술 혹은 행운 판정
천오:
예술/공예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이미로: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천오:(와)
이미로:(아니이게)
..잘그린다면서요?
못 그린다면서요..!?
서로에게 이유 모를 배신감이 듭니다
도화지 속에 담긴 얼굴은,
천오의 실물과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미로의 실물과는 많은 차이가.. 있네요.
뭐, 서로의 시선과 실력이 반영되어있을테니까요.
우둘투둘한 단면을 남기고,
서로의 초상화 한 점씩을 얻습니다.
천오:..못그린다면서... 날 속였어..
이미로:... ... ...
천오:(쪼금.. 뚱해집니다)
미술실에서 보고 싶은 건 있나요, 미로?
이미로:(다 그린 종이 슬쩍 칠판 난간에 올려둠..)
천오:(..) (근데 맘에 듬..) (미로 눈치보다가 챙김..)
이미로:(...?) (왜 챙기는...)
천오:(안돼요? 눈)
이미로:(.............) (그런 눈으로 보면 안 될 수가..)
... 마음대로 해. (조용히 사물함 위에 액자 보러 감..;;)
천오:((히힛) (기분 좋은지 머리 위 더듬이 휙휙)
액자를 보면,
미술부의 작품입니다.
학생의 솜씨라곤 믿기 어렵네요.
순서대로 빼곡한 도시, 정교한 태엽,
춤추는 사람들과 바닷가, 흰 여인이 담겨 있습니다.
이미로:(음. 역시 전문가들은 못 이기지... 고개 끄덕이며 구경함)
자세히 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이미로:(다 비슷... 한데............)
(춤추는 사람들과 바닷가? 를 자세히 봅니다.)
따로 따로 두 개 작품입니다..
춤추는 사람들 / 바닷가
보나요?
이미로:(아하. 그럼 바닷가와 태엽 두 개만 봅니다.)
바닷가
검푸른 바다와 창백한 포말.
불그스름하니 얼굴을 붉히는 꽃송이가
물 위를 떠다닙니다.
모래사장에는 두 사람의 발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밤 한가운데의 바다입니다.
저 멀리에 흰 건물이 세워져 있는데,
이름은 보이지 않습니다.
정교한 태엽
시계의 내부를 그렸는지
크고 작은 태엽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삐뚤빼뚤한 톱니바퀴가 맞물리며,
금세라도 회전할 것 같습니다.
관찰 판정
이미로: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끄트머리에 쓰인
Dominguez 라는 브랜드명이 보입니다.
이미로:(...!) 이거...
12시의 도밍게즈...? (아까 본 책..)
천오:응? (같이 와서 폴폴..) 도밍게즈.. (눈 깜박) 뭐.. 진짜 도믕게즈 그거랑 뭐 관련이 있는 걸까요..?
이미로:그런가...? 아님 이 책이 요즘 유명하다던가. (따라 눈 깜박..) 내용만 봤을 땐 지금 상황이랑 비슷하긴 하다만..
천오:뭔가 엄청 기묘하네요... (이상하고 찝찝해요.. 제 뒷머리 만지작거리다가 한숨 한 번 포옥 내쉽니다.) 으! 머리 아플 지경이에요..!!
액자 속 그림은 어쩐지 서늘하고,
외롭고, 무섭거나 스산하지만,
종이에 담긴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시간이 멈춘 세계를 구할 방법 따윈..
있을 리가 없겠죠.
천오:뭔가 알아낼 수 있는 게 있으면 좋을텐데 쉽지가 않네요..
이미로:... 하긴, 우린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이니까.
그냥 이대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주변 슥 둘러봄..)
..답답할 지경이네요,
눈에 들어오는 것도 없고.
..
천오:있죠 미로~
이미로:... 응, 왜.
천오:바다에 갈래요?
천오가 뜬금없이 묻습니다.
이미로:...
그의 시선 끝엔,
이미로:... ...?
바다가 펼쳐진 그림이 있습니다.
이미로:(그림 봤다가 천오 봄...) ... 갑자기?
천오:덥잖아요~ 여름이기도 하고, 따라와요!
꽤나 막무가네네요.
갑자기?
이미로:(꽤나 막무가네네........) (일단 조용히 따라갑니다..)
.
.
.
텅 빈 수영장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해야지.
바다에 가자,
그렇게 말한 천오가 미로를 이끈 곳은
다름 아닌 수영장입니다.
여름 방학이 코 앞이므로 당연하지만,
물은 거의 없고 앙상한 바닥을 보입니다.
간신히 발바닥을 적실 정도의 물기가 전부입니다.
바다라기엔 보잘 것 없군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학교에서 벗어나기도 애매한 노릇이니..
천오:발 담굴래요? (신발이랑 양발 슬쩍 벗고 있는..)
이미로:... 물이 없는데 어떻게? (일단 같이 신발이랑 양말 벗는 중..)
관찰 판정
이미로: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텅 빈 수영장에는 하늘색 타일이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습니다.
저 멀리 대걸레, 밀대 따위를 보면
여름 방학이 되기 전에
청소하려던 것 같군요.
대걸레와 밀대가 잔뜩 쌓인 곳에..
레버가 보입니다.
수영장 물을 채우는 레버입니다.
이미로:아, 저기... (레버 가리키며..)
천오:응! 레버 돌리면 물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 발 담굴수 있겠죠?
뒷덜미로 쏟아지는 햇살이 뜨겁지만,
물을 밟은 탓인지 그렇게 덥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수영장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자극적입니다.
이미로:(눈 깜빡... 하곤 고개 끄덕. 레버를 당기러 갑니다.)
천오:(어차피 물도 없겠다.. 수영장 밑으로 폴짝..) 가로 질러 가는 게 더 빠를 거 같잖아요~ (히히)
미로는 위로 갈 거예요?
이미로:... 나는 위에서 당겨보려고. (터벅터벅..)
천오는 아래에서 밀거나 당겨봐.
천오:아, 아쉽다. 미로 한 번 넘어트려볼까 생각했는데~ (키득) 알았어요!
천오가 움직일 때마다 들리는 찰박거리는 물소리,
그와 반대로 미로가 걷는 쪽에서는 건조한 발소리가 들리네요.
터무니 없을 정도로 쨍한 정오의 햇볕.
여름 특유의 축축하고 눅눅한 것들이
입안을 바짝 말립니다.
수영장 끄틀머리에 달린 레버는, 하나입니다.
천오:자, 당겨볼까요~
이미로:(천오가 당기는 방향 눈치채곤 고개 끄덕.)
천오:(돌려봅니다..) (끙;)
이미로:(열심히 같이 돌려봄...)
행운 판정
이미로: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천오:(와...)
빙그르르,
레버가 돌아가는 것과 동시에
멈추었던 물이 터지며 팍 튑니다.
천와오 미로,
두 사람 모두 앞머리 푹 젖어벼렸습니다.
물 냄새가 납니다.
천오:(흐악)
이미로:(......) (물 뚝뚝..)
천오:(..) (미로 앞머리 탈탈 털어줌..;)
이미로:... (천오 앞머리 탈탈 털어주며..)
이거, 이대로 두면 알아서 채워지는 거야?
천오:그렇죠? 적당히 채워지면 다시 잠궈야겠지만..!
수영하기엔 여벌 옷은 없으니까 위에 앉아서 발 담굴 수 있을 정도만 채워요~
이미로:(조용히 고개 끄덕...) 그래 그럼.
이게 네가 말한 바다... 인 건가? (조용히 앉아서 발 슬쩍 담궈요)
천오:응, 멀리는 못 가니까 아쉬운 대로..죠~? (고개 살짝 끄덕거리더니 걸터앉아 발 담구고 발끝을 살짝 움직여요) 그래도 시원하지 않아요?
이미로:뭐... 크게 아쉽지는 않아. 멀리 가는 걸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가만히 마주보곤 고개 끄덕.) 애초에 학교 수영장도 따로 오진 않았으니까.
천오:그래요? 여행 같은 거 가는 것도 안 좋아해요, 그럼? (고개 갸웃..) 나도 수영장 처음 와봐요, 있다는 건 많이 들었는데~ (애들이 얘기 해주더라구요. 학교 좋다고.) 이렇게 같이 와줄 사람 있는 게 너-무 좋아요!
이미로:아무래도 그런 편. 귀찮잖아, 여행이라던가? 가려면 준비도 많이 해야하고. (너무 스케일이 크게 좋지 않나... 여튼.) ... 그래, 좋으면 된 거지. (무덤덤하게 눈 깜빡..)
천오:흐음, 수학여행 같은 것도 별로에요? 수련회는 조금 깐깐하니까 저도 별로기는 한데, 물론.. 가본 적도 없지만. (손 끝에 물 붙여서 장난스레 미로한테 톡, 튀기고.. 미로 가만 바라봅니다.) 미로는 별로에요? 아, 이렇게 물어보면 싫다고 대답하기 조금 그러려나? (농조. 꼭 대답 안 해도 괜찮아요!)
이미로:가... 라면 가는 편? 안 좋아할 뿐이지. 모두가 가는데 혼자 안 가는 것도 좀 그렇고, ... 음. 애초에 애들이 먼저 귀찮게 오는 타입도 아니라서. (?) (촉촉해짐... 빤히 마주 바라보며 눈 깜빡.)
... 싫진 않아.오히려 꽤 재미있다고 생각해.(하곤 따라 손 끝으로 물 톡, 튕기기...)
천오:하긴.. 수학여행 같은 거 빠지면 학교에서 보충수업한다고 듣긴 했어요. 그거 할 바에는 놀러가는 게 더 나을 지도~.. (? 같이 촉촉해짐..) 그래요? 다행이다! 싫은데 재미도 없었으면 진짜 그거야말로 최악이잖아요~ (환히 웃어보이고는 이어서 어깨 으쓱거립니다.) 그나저나 수영장 진짜 넓죠, 둘이 쓰려니까 전세낸 기분이네~
이미로:보충수업... 나쁘지 않은데? 차라리 학교가 조용하고 편할지도. (...아.) 이렇게까지 조용한 건 별로지만. 최악까진 아니지. (촉촉한거 보곤 만족했다는 듯 고개 끄덕..) 지금은 거의 뭐 전세... 수준 아닌가. 학교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곳이 말이야. 언제까지 이럴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평생 이러진 않겠지...?)
천오:(..;) 미로는.. 공부를 조금 덜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공부만 열심히 하는 거 아녜요? 공부 안 할 때, 음.. 기분 전환할 때는 뭐하는 편이에요? (공부 벌레.. 하고 작게 중얼거린다. 얼굴에 묻는 물기 대충 손등으로 슥슥 닦고..) 아, 그렇긴 하네요. 평생 이러지는 않겠죠, 지금만 봐도.. 완전히 흑백은 아니니까, 변한게 있잖아요~? 당장 돌아오는 건 무리일지 몰라도.. 곧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 (..) 돌아오면.. 뭔가 많이 바뀔까요? 멈춘 시간이이까, 그동안의 시간은 없었던 일이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요.
이미로:(...?) ... 열심히가 아니라.. 그냥 할 게 없어서 하는 건데? 나 그렇게 순수한 목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 (중얼거리는 걸 듣곤 빤히 보다가) ... 만화. 가끔 심심할 때 모아서 한꺼번에 봐. 이 정도면 벌레... 까지는 아니지 않나. ... 그러는 천오는 공부 안 해? (1학년이면 열심히 준비해야하지 않나? 잔소리 장전하며...)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곤 멍하니 수영장 바닥을 바라보며) ... 글쎄, 그냥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될 것 같기도. 우리가 수영장에서 이러는 것도, 미술실에서 그림을 그린 것도... 그냥 우리끼리만 알고있는 일들이 되지 않을까 싶어. 막연히 기다리기만 하는건 지루하지만, 지금은 별 방법이 없으니까. 더 걱정해봤자 바뀌는 것도 없겠지, 아마...
천오:순수한 목적? 할 게 없어서 하는 거..라니.. 그게 더 대단한데.. 누가 할 게 없다고 공부를 해요.. 유튜브 보거나 폰 하면 몰라도.. (이게 보통 고등학생 아니에요?) .. (뭔가 쎄함을 느낌) ..하고 있어요! 당연히 하고 있죠..! 보, 보통 그리고 1학년 때 실컷 놀라고 이야기하지 않아요..?! (당황해서 말 더듬 더듬..) 물론 대학 가려면 열심히 해야하는 건 맞기는 한데.. (제 뒷머리 만지작거리다가 한숨 폭 내쉰다. 너무 어렵단 말이에요.. 학원은 적성에 안 맞고..) 아무것도 없던 일이 되면 조금 슬플 것 같아요, 나 나름.. 지금이 더 즐거운 것 같기도 한데. (발 휘적 휘적 거리다가 턱 괴고 수영장 물만 바라봅니다.) 그래도 역시 돌아와야 하는 게 맞기는 하겠죠.. 게임처럼 무언가 기억할 수 매개체 같은 게 있다면.. 기억할 수 있으려나.. (미로 빤히 바라보다가) 미로는 지금 이러는 거, 기억 안해도 상관 없으려나요?
이미로:(누가라면 여기... 라는 표정.) ... 딱히 재미있는 영상도 못 찾겠고, 폰으로도 할 게 없지 않나? 애초에 연락하는 사람도 없고. ... 게다가, 유튜브 영상들은 전부 취향이 아닌 것 같아. (ASMR...? 듣는게 이해가 안 가는 편.)
... (진짜냐는 표정... 지이이...) ... 실컷 놀더라도 챙길 건 챙겨야지. 내신 챙기기 제일 쉬운 학년이 그 때일텐데.학년이올라가면올라갈수록공부안하는애들도정신잡고하느라더욱힘... (아, 이제서야 표정을 보곤 하던 말을 멈췄다. 조용히 수영장을 응시하며 대답하기를) ... 그러려나. 지금이 더... 라고 한다면, 시간이 멈춘 걸 얘기하는 거야. 아니면... 마음대로 놀러다니는 상황을 얘기하는 거야. (다시 네게로 시선을 옮기고) 글쎄, 상관은 없겠지 아무래도. (...) 그래도 기억하고는 싶네. 잊어버리기엔 생소한 경험들이었잖아. 수영장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천오:(..그러게, 옆에 있긴 하네. 누가 옆에 있었네..) 흐음.. 동물 같은 거 좋아하면 그런 거 봐도 좋고, 요리하는 게 좋아하면 요리하는 영상 봐도 좋잖아요? 꼭 AMSR이 아니더라도.. (안 그런가? 하면서 고개를 기울여요.) ..랩한다, 또. 미로 잔소리하면 말 빨라지는 타입이죠.. (재밌다는 듯 픽 웃더니 괜히 물 한 번 더 튀기고.) 알았어요, 그래도 충고랑 조언 해줬는데! 원래대로 세계가 돌아가면, 공부 제대로 한 번 해볼게요. (두고 봐요~ 하는 말도 덧붙이며 웃습니다.) 둘 다 비슷하지 않아요? 시간이 멈췄으니까,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거잖아요. 아무런 걱정도 안 하고.. 대답하기 애매하니까~ (으음) 둘 다! 라고 해둘까요? (같이 미로보면 가볍게 눈꼬리 휘며 웃습니다.) 역시~ 다행이에요. 나만 기억하고 싶으면 조금 억울할 뻔했네. (키득) 어쨌든, 미로도 나랑 있는 게 지금은.. 재미있다는 거잖아요? 물론.. 혼자가 아니라는 단순한 안도감도 있지만.. 그래도!
이미로:(조용히 고개 끄덕...) 딱히, 찾아보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게 없는 편. ... 이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가려나. (들켰군... 이라는 표정으로 조용히 고개 끄덕. 딱히 부정은 하지 않는다. 그리곤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듯 뜸을 들이더니)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원래대로 돌아가더라도 안 잊어버릴 거고, 네가 원한다면 마음대로 돌아다니라는 뜻이야. 뭐, 물론 공부는 해야겠지만...
나도 꽤 재미있다고 느끼고 있는 편이라고. 만약 나중에 시간이 원래대로 돌아갔을 때도 놀고 싶으면 말해. ... 정확하게는 놀고 나서 말해. 공부 정도는 도와줄 수 있을테니까.
천오:흐음, 그냥 흘러가는대로 사는 타입인가요.. 의욕이 없는 건가? (턱 괴고 너를 바라보곤 볼 살짝 잡아당겨요) 만화책 재미있는 거 다음에 소개 좀 해줘요, 미로가 본다니까 나도 조금 궁금해서. (어) ..! 진짜요? 거짓말 아니죠? (티가 나게 조금 밝아진 표정. 공부한다는 것보다는 원래대로 돌아가도 너랑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좋은 것이겠죠. 옅게 올라간 입꼬리가 그를 증명합니다.) 미로가 도와준다니까 조금은 안심이네요~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는 도움될 거 같고, 뭣보다 미로 만날 명분이 하나 늘었잖아요? (그쵸?)
이미로:의욕이 없다, 라... 그럴 수도 있. (?) (조용히 눈 깜빡이며 당겨짐...) ... 겠네. 추천 정도는 해줄 수 있어. 네 취향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여튼간에, 단기간에 이 정도로 가까워진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었기에 딱히 밀어낼 생각은 없었다. 여태껏 주변에서 먼저 다가오는 일이 없었기에 그저 그렇게 지냈을 뿐. 환하게 웃는 네 낯이 썩 마음에 들었는지 조용히 고갤 끄덕였다.)
그래, 약속. ... 후회하진 마. 약속까지 한 거니까 열심히 가르쳐줄 거거든. (희미하게 미소를 짓곤 네 새끼 손가락에 제 손가락을 걸었다. 각오하라는 듯 비장한 눈빛...)
천오:.. (망했지만, 알겠다는 듯 고개 끄덕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 선생님이라고 할까요? (반쯤 농담)
푸른 풍경에 둘만의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단둘이 쓰기엔 지나치게 넓은 수영장.
소독약 냄새가 밴 호사스러운 광경은,
새파란 색이었습니다.
천오:아! 너무 여기만 오래 있으면 조금 그러니까.. 장소 좀 옮겨 볼래요? 수영장도 좋지만 여긴 조금 쨍~하잖아요.. 그늘이 있을 만한 곳으로?
이미로:뭐, 상관없어. 그늘이라면... 어느 쪽?
천오:으음~ 제 기억으로는 주변에 창고가 하나 있다고 들었거든요, 거기 어때요? 근처에 나무들도 있어서 꽤 시원하대요!
이미로:그래 그럼. (작게 고개 끄덕.) 적당히 말리고 가서 쉬자.
천오:그럼~ 이쪽으로! (뒤에서 미로 등 밀며 총총총)
그늘진 창고
한 밤의 가로등처럼 울긋불긋했다.
두 사람이 들어온 창고는
천오의 말대로 주변 나무들 덕에 그늘이 져서 그런지
햇볕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창고 안에는 뜀들과 농구공, 배부공 따위가 든 카트
줄넘기가 든 바구니,
경기장을 그리는 라인기와 고깔 등..
체육 시간에 필요한 것들이 여기 저기 널려 있습니다.
바닥에는 체조할 때 사용하는 초록색 매트가
몇 겹이고 겹쳐서 쌓아져 있고요.
불이 켜지지 않아 사위는 어둑어둑하고,
높이 난 창문을 따라 여름의 것 같지 않은
서늘한 바람이 들어옵니다.
땀을 식히기에도, 젖은 옷을 말리기에도
적절한 장소 같습니다.
천오:어때요~ 시원하죠!
이미로:(고개 끄덕...) 여긴 잘 안 오는 곳인데, 잘도 알았네.
반 친구들이 알려준 거야?
천오:응, 체육시간에 쌤이 자유시간 주면 가끔 온다고 알려줬어요. (고개 끄덕 끄덕이더니 읏차, 하는 소리를 내며 매트에 풀썩 앉습니다. 저번처럼 앉으라는 듯 옆자리 톡톡)
이미로:(톡톡, 하는 손짓보곤 조용히 고개 끄덕. 가서는 풀석 앉은채 창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 이런 데에서 자유시간... 인가. 조용해서 혼자 있기에는 좋겠네.
천오:맞아요, 혼자 있기 좋아요.. 하지만 이렇게 같이 있어도 좋은데요? 시덥잖은 얘기도 좀 하고~.. 같이 좀 쉬고. (어깨 으쓱거리곤) 아, 그러고보니까.. 아까 학교로 오는 길에.. 시계봤는데, 11시 50분인가 그랬거든요? 뭔가 달라지긴 하는 것 같아요.. 처음 미로를 봤을 땐 조금 더 전이었던 것 같거든요
이미로:(역시... 외향적 인간...따위의 생각을 하며 조용히 고갤 끄덕였다. 이내 몇번 눈을 깜빡이고) ... 그치, 분명...11시 40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무언가 변화가 생기긴 한 것 같네. 이상한 곳에서 깨어난 것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천오:언제 원래대로 돌아올진 모르겠지만.. 하루 지날 때마다 뭔가, 변화가 생길지도 몰라요. 일단 지금은.. 우리가 뭘 한 게.. 음, 맞나? 아니더라도, 색이라도 원래대로 돌아왔으니까? 좋은 징조 아닐까요? 전 좋은 거라고 봐요! 우리 잘 하고 있는 걸 거예요~ (하이파이브! 하자는 듯 손을 펴서 네 앞으로 내밉니다. 사실 아무것도 안 했지만...)
이미로:결국 시간이 약이다... 라는 것 같기도. (하긴, 지금 상황에선 기다리는게 최선일 것 같다. 동의한다는 듯 고갤 두어번 끄덕, 이내 내민 손에 가볍게 하이터치를 하곤) 응, 뭐라도 되겠지. 라고 생각... 해볼게.
짝!
가볍게 손바닥이 맞는소리가 나고,
미로, 건강 판정.
이미로: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
옆구리가 욱신거리고,
날카로운 무언가로 찌르는 것처럼
길고 첨예한 통증에 꿰뚫립니다.
이윽고 통증의 범위는 급격히 늘어나,
온몸이 쪼개지고 뼈가 조각나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비명을 지를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파도가 밀려옵니다.
1d3 굴려주세요
이미로:
rolling 1d3
(
1
)
=
1
체력 1 감소
이미로:(...!!!) (갑자기 느껴지는 고통에 옆구리를 움켜쥐고 몸을 숙여)
... 뭐야, 이거..
매트나 바닥,
벽을 살펴봐도
특별히 튀어나온 구석이라곤 없습니다.
떨어진 것도, 부딪힌 것도,
찔린 것도 없는데
이 통증은 어디서 온 건가요?
시작점은 분명 옆구리였습니다.
이미로:(...?) (옷을 들춰 옆구리를 확인해보며..)
... 다쳤나?
옷을 들추고 확인해보면
미로의 팔뚝, 셔츠 아래의 옆구리에
멍과 상처가 가득합니다.
옆구리에 난 커다란 멍은
빨갛게 달아오르다 못해 퍼렇게 죽어선
꼭 썩기 직전의 피부처럼 보입니다.
오른쪽 팔에도 자잘한 멍이
붉고 푸르게 얽혀 꽃송이처럼 피어났고,
왼쪽 팔뚝에는 길게 끌린 상처에
피가 맺혔습니다.
조금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던 상처예요.
그러나 그것은 갑자기 생겼습니다.
완전히 멈춘 세계,
원인도 출처도 알 수 없는 상처.
이미로, SanC
이미로: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 ... 뭐야 이거.
이성 감소 없습니다.
상처가 실제임을 알려주듯
따가움과 쓰라림이 느껴집니다.
갑자기 생겼으나,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미로:... ... (혼란스러워서 상처만 빤히 보고..)
언제 다쳤던거지?
돌이켜 보려고 해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큰 상처를 입은 기억 따위,
없습니다.
듣기 판정
이미로: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ㅡ,
기나긴 비명을 들었던 것도 같아요.
공포에 질린, 경악에 내몰린…
시끄럽고 요란스러운 비명들을.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고,
그래서 고개를 들었죠.
그 다음 보게 된 것은 어제의 한 장면입니다.
흑백이 되어버린 세계,
멈춰버린 시간.
천오:..뭐예요? 미로, 뭐..예요, 그 상처...?
이미로:... 나도 모르겠어. 갑자기 통증이 느껴져서 봤더니...
... 다친 기억도 없는데, 왜일까. (가만히 상처를 바라보며 눈 깜빡..)
상처가 어째서 생겼는지는
짐작 가는 바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생겼을까요?
시간이 멈춘 세계에서,
갑자기 생긴 상처와 멍 자국.
그리고 사람들의 비명...
무섭고 끔찍한 것을 본 것처럼.
…그렇다면 비명의 원인도,
상처의 이유도 일맥상 통합니다.
말도 안 되지만..
어떤 괴물이라도, 지나간 건 아닐까요?
천오:..진짜 뭐예요, 아까, 아까 까지만 해도 멀쩡했잖아요..
이미로:... 나도 영문을 모르는 일이야, 정말로. (슬쩍 옷을 내려 고쳐입곤) ... 괜찮아지겠지.
천오:안, 아파요..? 왜, 왜 미로한테.. (불안감에 휩싸인 듯 제 양손을 마주잡습니다.)
이미로:아... 프긴 한데... (이 상황에서 뭘 할 수도 없고..)
... 넌 괜찮아? 어디 다친 곳이라던가... 아픈 곳이라던가.
천오를 살펴봐도 상처 하나 없습니다.
그저 당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볼 뿐이에요.
지금의 세계가,
무척 기형적이라고,
시시각각 깨닫습니다.
천오:..전, 전 괜찮아요. 다친 거도 없고.. 아픈 곳도 없어요, 그치만 미로, 는..
..제대로 치료, 해야 할 것 같아요. (네 앞으로 손 내밉니다.) 가요, 상처.. 치료 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