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래도 그 여우가 내가 맞는 것 같은데... (눈 한 번 꿈벅, 이고는 짧게 한숨을 한 번 내쉰다.) 요.
으음, 그, 우선 사과할게요. ...미안해요. 눈을 떠보니 낯선 곳이라, 근처에 있던 당신을 반사적으로 제압해버렸네요.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곳에서 쉬고 있었는데 누가 데려올 줄은...
연하얀:그... 괜찮아요. ...저도 쉬는 것인줄도 모르고 다가가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일이지만 일단 자고 일어나 정신이 해이해진 탓도 있는 듯. 진짜로... 여우가 사람?) 사고라니, 큰 일이라도 당하신 건가...요, 아니 그보다... 요...괴? 사람...?
???:...네, 전 서화, 아니,서하누리. 당신 말대로 요괴에요. 저희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 인계로 파견된 사자죠. 그리고 사고는... (잠시 뜸을 들인다. 생각이라도 정리하려는 듯) 음, 같이 인계로 온 일행이 몇 있었지만추격자를 피하다가 모두 흩어진 상태에요. 다들 저처럼 다치거나 했을 수도 있어서 무사할 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요.
서하누리:좋은 뜻으로 치료해주셨을 텐데 갑자기 공격해서 미안해요, 이 부분은 다시 한 번 사과할게요.
연하얀:...추격자요? (한번에 들어온 수 많은 지식에 눈만 깜박이기를.) 그러니까, 그쪽은 서하누리... (하누리인가? 누리인가? 고민하는 낯이다.) ...그보다 세계의 멸망이라니. (아직도 꿈인가?)
아니에요. 저라도 당황했을 거 같은데... 다치지도 않았고요. 정말 괜찮아요.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어요?
서하누리:네, 하누리, 혹은 누리. 편하게 불러주세요. (이름 자체는 하누리가 맞는데 어느 쪽이든 괜찮아요.) ...저희 세계, 그러니까... 인계가 곧 멸망을 맞이할 거라는 신탁이 내려왔어요. 저희 세계에서 멸망을 막을 방법을 수가 없어서, 신목의 문을 통해서 인계까지 오게 된 건데. (음...) 저기,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들어보고 한 번 고민 해주실래요? (바로 거절하지 말아달라는 눈빛이다.)
아, 네, 괜찮아요. 요력이 강한 편이라 치료는 금방 되니 너무 걱정하진 않으셔도 괜찮아요.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웃어보인다.) 아까는 조금 지쳐서 그랬던 거예요.
연하얀:...그러면 하누리라고 불러야하지 않을까요. (뜸... 조금 덧붙여서 하리, 도 부르기 좋은 것 같고... 하며 말하다가.) 인계가 멸망... 한다는 신탁이요? (정말 현실감 없는 말이다. 그러나 이게 진실일지도 모르는 것 아니겠나. 언제나 최선을 다 해야하지.) ...거절할 이유는 없을 거 같아요. ...어떤 부탁인데요?
서하누리:어느 쪽이든 저는 좋은 걸요. 당신이 편한대로 불러주세요. 하리, 누리, 하누리. 모두 괜찮아요. 그러고보니 누구도 하리...라고는 부른 적은 없네요. (나 뭐래.) 이... 이계요. 저희 이계요. (정정) 아무튼, 저를 도와주시지 않을래요? 그냥, 제가... 동료들을 찾을 때 까지만, 혹은 멸망을 막을 방법을 찾을 때까지만 함께 다니면 안 될까요? 아무래도 인계인지라, 제가 지리도 어둡고 불안한 것들도 조금 있어서요. (눈 깜박) ...어려울까요?
연하얀:...그럼 사양 않고 그리 부를게요. (뭔가... 더 친숙한 발음이기에...) 아, 이계. 이계면... 이쪽 세계가 아닌 다른 쪽... 이려나요, 소설에서나 봤던 설정같은데... (중얼거리다가.) ...그럼요. 그정도는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는 걸요. 혼자 두기에도... 제가 계속 생각나서 불안할 것 같고요. 저야말로 물어봐야하는 것 아닐까요. ...같이 다녀도 될까요?
서하누리:음... 그거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희 세계 자체를 이계라고 부르는 것이라, 또 다른 세계가 있다면 어떻게 부를지는... 아무튼, 저희는 저희 세계인 이계와, 인간들이 사는 인계로 구분하고 있어요. (앗) 정말요? 다행이다, 혹시 바쁠까봐 걱정했거든요. (환하게 이제야 편한 얼굴로 방긋 웃습니다.) 저, 그래도 당신이 하는 일을 방해하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까... 음,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다.) 내일... 혹시 어디 가시나요? 인계를 둘러보려 하니, 나가실 거라면 따라가려고 하는데...
연하얀:...(그럼 저쪽과 이쪽이 이어져있는 것인가... 멍하니 생각하다.) 그럼 우리 쪽이 인계. 저쪽이 이계. ...바쁠리가요. 바쁠 일이 어제 이후로 끝난 거 같아서. 그리고 바빠도 어떻게든 시간을 냈을 거에요. (네 표정보더니 자기도 기분 좋은 낯입니다.) 방해할 것이라곤 생각도 안 했으니까요. ...꽤 착하신 분 같아서. (잠시 고민하다...) 내일, 아마 시일제에 가게 될 것 같아요. 저희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축제인데... 같이 가실래요? (...그 전에 귀와 꼬리는 어쩌지 하는 낯...)
서하누리:그리 보였나요? 제가 보기엔 당신이 훨씬 더 착해보이는데. ..,그나저나, 어제 바빴다는 이야기네요. 피곤할 사람 제압까지 했으니 얼마나... (마른 세수 하고는 곤란한 웃음 소리 흘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미안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정말 약속!) 맞다, 이름은 뭐에요? 물어보는 걸 깜박했네.
...축제...! 좋아요, 재밌겠다...! 저희 이계에서도 가끔 축제를 하는데, 인계와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거든요...! (눈을 반짝이고는 꼬리를 한 번 살랑인다. 그러다, 네 얼굴에서 표정을 읽었는지 제 귀를 한 번 만지작거린다.) 이거, 아무래도 인계에서는 문제가 될까요?
연하얀:...저는 그렇게 많이 착한 사람아니에요. 그렇게 판단하다가 큰 일나니까 조심하세요. (말에 뜸들임이 잦다. 이내) ...바쁘긴 했지만 그렇게 피곤한 것까지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면... 나쁠 거 까지야 없지. 네게 한 걸음 다가서더니.) 약속. 안 그러기로. (아) 저도 잊었네요. 제 이름은... 연 하얀이에요. 하얀이. (...)
이계에서도 축제가 있어요? ...하긴 전부 축제는 있긴하겠네요. 즐기는 것이니까. (네 표정과 행동에 작고 짧게 웃음 내뱉었다.) ...조금요. 다들 그런 귀와 꼬리는 없으니까요. 눈에 띄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볼지도요. ...가릴 모자라던가, 긴옷이라도 드릴까요? ...아니면... 안보이게 할 수 있으신...지.
서하누리:그러는 하얀...씨? 하얀이?도 똑같이 저한테 착하다고 해놓고요? (내로남불. 하고 작게 중얼거리더니, 웃으며 네 이마를 장난스럽게 톡, 건들인다. 제 앞으로 내밀어오는 손가락에, 제 손가락을 차분히 걸었다.) 저희 둘 다 큰일날 지도 모르겠네요, 조심하도록 할까요? (후후.)
네, 저희는 백년에 한 번씩 축제를 열 거든요. 즐길거리가 꽤 많아요. 궁금하면 나중에 이야기해줄까요? (귀를 한 번 쫑긋, 꼬리는 다시 한 번 살랑. 움직이는 모양새가 자유롭다.) 음~ 안 보이게 할 수 있어요! 꼬리와 귀를 숨기는 것 정도야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요.
서하누리:다행이다~ 그나저나 인계 교복은 정말 가볍네요. (신기하다는 듯 이리저리 돌아보고는) 무튼~ 이대로 가면 문제가 없는 것 같고. 시간도 늦었는데 어서 자요, 나 때문에 깨운 것 같아서 미안하네. (또 또. 입버릇처럼 사과를 한다.) 저는 거실에서 잘 게요. (빼꼼 고개 내밀어보고) 소파도 있는 것 같으니까.
서하누리:아무래도 한 두 세겹 입기도 하고, 천이 인계 옷들보다도 조금 무거운 편이에요. 그래서 제가 아는 분 중에서도 인계 옷이 소장가치가 있다고 좋아하는 분도 계시답니다. (어깨 살짝 으쓱이다가) 그..렇지만 주인을 쫓아내는 것도 손님으로서 할 도리가 아닌 것 같은데... (공손) 그래도 괜... 괜찮은 게 맞나...? (안절부절...)
연하얀:../실용적인 편이긴 한 것 같으니까... 무거우면 움직이기 힘들거든요. (...꿋꿋하다. 단호하다.... ... 양보 안 해줄 낯.) 괜찮아요. 제가 부모님 방에서 자면 될 거 같으니까... (잊고 있던 방.) 정말 괜찮으니 주무세요. (작게 웃는 낯.)
연하얀:...어, 먹거리를 팔거나... 여러가지 유흥거리... 부스들이 있어요. (생각...) 그리고 이번 축제는 시일제라고, 시일제의 마지막날의 불꽃놀이가 가장 아름다워요, 유명하고.
서하누리:저희랑 비슷하네요. 이계도 도룡용이나 메뚜기 튀김같은 것들 팔거든요~ 맛있어요! 사격이나 그런 것들도 있고요. (인계도 이계랑 비슷하구나~) 와, 불꽃놀이...! 예쁘겠다, 꼭 구경하고 싶어요! (눈 짧게 반짝인다.)
참, 저건 뭐예요? (도로에 지나가는 자동차를 가르킨다.) 처음 봤을 때부터 신기했는데~
연하얀:(...메, 메뚜기 튀김...? 당황스러운 낯 하고 당신 돌아봅니다. 이내 다시 걸어가지만.) 저희는 그냥... 오뎅이나 닭꼬치 같은 것들을 팔걸요? (응응.) 아마 사격장도 있었던 거 같고. ...뭐랄까 비슷하긴 하네요. (웃음소리 흘린다.)
저거요? (시선 돌려 바라보더니. 아.) 자동차라고 하는 것인데. 연료를 에너지 삼아서... 움직일 수 있는 이동 수단이에요. ...이계에 있는... 교통 수단? (있나?) 같은 거요.
서하누리:오... 재밌겠다. 오늘 거기 가면 구경해볼 수 있는 거죠? 시일제라고 했으니까, 학교 이름이 시일이려나... (고개 살짝 갸웃) 시일학교라면... 분명 신목이 있는 곳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아, 이계에 있는 요괴들은 보통 다 걸어다니거든요, 가끔가다가 가마 쓰시는 분은 계시지만... (곰곰곰) 아무튼 저렇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니, 너무 신기해요! 이계에는 있어도 저런 매끈한 길은 거의 없어서 잘 못 쓸 것 같지만요.
연하얀:맞아요. 학교 이름이 시일이어서... 시일제라고 불려요. (시일고등학교라면서 말하다가.) ...신목, 이 있는 학교 맞을 걸요? (들어본 적 있는 거 같다. 아마 뒷 산에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 소문을 들었었나.) 이계에는 매끈한 길이 없어요? 그러니까... 공사를 안 했다는 소리가 되겠네요. 저희는... 인위적으로 깎아낸 것이니까. ...이렇게 말하니 도로를 마구잡이로 까는 것이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서하누리:그쵸, 신목의 문도 있을 테니까요! 조사도 그 부근에서 할 예정이었으니까 잘 됐네요. (방긋~ 편한 표정) 응?그래도 편리함은 개선한 거 아닌가요? 인위적이라고 해도 마냥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계보다는 공기가 안 좋긴 한 것 같은 기분이다.) 큼... 아무튼, 가끔 요괴들이 신목을 통해 인계로 가고 싶어하는 일들이 꽤 있어서 막는데 애를 먹긴 했던 것 같아요...
서하누리: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은 더 길 잃기 쉽잖아요. 게다가 여기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아서 길도 나 있지 않은 곳이고... (눈 깜박) 어쩌면 저보다 더 강한 존재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이계가 아닌 다른 우주라던가. (어깨 으쓱인다.) 음~ 역시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는 게 좋겠죠?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긋 웃는다.) 인계는 평화로워서 좋네요, 여기 너무 익숙해지면 안 될 텐데.... (이계는 지금 멸망이라는 신탁이 내려왔으니, 몇 몇 사람들은 불안해할 거다. 자신 역시도 그 사람들 중 하나이니 마찬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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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얀:이래서 안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인데... 안 막고 대체 뭘했길래... (작은 소리로 혼잣말 하듯 중얼거리다가 말 끝 흐린다.) 다른 우주까지 생각하기엔... (뜸) 아무것도 살지 않을 것 같은데. (아.) ...이계도 있는데 다른 우주라고 없을 것도 없겠네요... (눈동자 느릿하게 굴린다. 무어라 위로해야하나, 하고 감히 짐작도 하지 못할터. 말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입을 다문다. 그리고 한참을 말 없이 있다가. 너무 불안해하진 마세요. ...나쁜 일은 없을 테니까요. 하고 중얼거리길.)
서하누리:네, 고마워요. (고개를 끄덕인다. 한참동안 바라보는 눈에는 고마움이 서렸다.) 저도 이계를 구할 방법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찾을 거니까요! (응응. 본인의 세계가 소중한 것은 어쩌면 정말로 당연했기에.) 그래도 하얀이한테 인계의 안내를 부탁한 거지 저희 세계 생각으로 부담되게 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서하누리:어떻게 할래요, 더 있다가 가고 싶어요? 아니면 집으로 데려다줄까요? (여전히 안은 채로 고개 갸웃...)
연하얀:(뜸...) 누리야, 캠프파이어 볼래요?
서하누리:으음... 보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하얀이 다리 보고 다시 불빛 보고, 다리 보고...) 역시 오늘은 쉬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힘들잖아요!
연하얀:전 괜찮은데... (...) 그러면... 돌아갈까요. 계속 이러는 것도 민폐...같고요. (뜸...)
서하누리:민폐라고는 생각 안 하니까 걱정말아요. 오히려 오늘 하루 종일 나랑 돌아다녀줘서 고마운 마음이 더 큰 걸요. (방긋 웃다가 괜히 이마 콩, 박치기 한다.) 저도 하얀이 상태가 더 걱정되기도 하고, 캠프 파이어는 나중에라도 볼 수 있잖아요.
연하얀:오히려 지금은 제가 더 고마운걸요... (느릿한 목소리. 무안한듯. 그러다 이마 부딪히자 놀란 듯 눈 동그랗게 뜬다. 이내 시선 애매히 돌리고.) ...미안해지네요.
서하누리:미안해하기 금지~! 저는 고맙다니까요, 왜 이러실까. 인계에 와서 하얀이한테 도움 받은 게 더 많으니까 저도 도와주고 싶은 거라구요. 오래 있지 못할 테니까 고마운 마음 조금이라도 갚게 해주시고, 미안하다는 말 금지. 알았죠? (짧게 눈웃음 지어보이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연하얀:그래도... 제 도움이 그리 크지는 않았잖아요. (눈동자 굴린다. 생각이 얕은 듯) ...미안하단 말을 금지 시키면 조금 곤란한데요. (앓는 소리 짧게 내뱉다가도) 그래요. ...안 해보도록 노력해볼게요. (낯은 여전히 볼만하지 못한 인상이다만. 걸어가는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듯 시선 옮긴다.)
연하얀:(응? 따라 하늘 바라봅니다.) ...몰라요? 달이에요. 태양을 가리고 뜨는 달이요.
서하누리:달...이요? 저런 건 처음 봐요. 이계에는 밤에 태양처럼 떠 있는 것이 없거든요. (가만 하늘을 올려다보다, 걸음이 느려집니다.) 저기, 달이라는 것 주위에 있는 조그마한 것들은요?
연하얀:...밤이라는 개념이 없는 것은 아니죠? (잠시 뜸들이다 하늘 계속 바라보며 말하기를) 저건 별이에요. 하늘에 떠서 빛나는 것들.
서하누리:(눈 깜박거리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어두워지기는 하는데... (뜸) 별이구나... 저희는 달과 별이라는 것 대신에, 반딧불이가 밤을 밝혀줘요. 녹빛으로 빛나서 무척 아름답거든요. 그런데... (너를 보며 방긋 웃는다) 인계의 밤도 아름답네요, 예뻐라...
연하얀:반딧불이가? ...얼마나 많길래 밤을 밝혀주는 걸까요. ...저희쪽에서는 볼 수 있는 반딧불이도 별로 없는데. (말에 뜸 들인다. 이내 네 웃음 지긋이 응시한다.) ...이계쪽의 밤하늘도 언젠가 한 번쯤은 볼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서하누리:수 천 마리는 있어요. 저희 집 앞에 호수가 있는데, 거기에 특히 많이 보인답니다. (응?) 음~ 인간이 오는 것은 꽤 위험할 지도 모르지만... 종종 인간이 넘어올 때도 있으니, 저도 기회가 된다면 하얀이를 초대해보고 싶네요. (물론 초대해본 적은 없지만요.) 분명 마음에 들어할 거라고 생각해요. (싫어하는 이를 본 적이 거의 없어요. 그리 나지막히 덧붙이다, 집앞에 도착하자 천천히 내려줍니다.)
연하얀:수천마리의 반딧불이 밝히는 호수... 예쁠 것 같아요, 상상만으로도. (...아. 탄식 내뱉습니다.) 하긴 인간들이 없고... 요괴...? 들만 사는 세상이면 그럴 거 같기도... (다시금 말 끝 흐리다가.) ...될 수 있으면, 초대받고 싶네요. (웃음기 서린 목소리. 땅에 발을 딛고 선다.) 미안...이 아니고, 그... 고생했어요. 어서 들어가요, 우리... (집 문 열고 들어서자는 듯.)
서하누리:하하, 아무래도요~ 요괴들은 인계로 넘어와도 무서울 게 거의 없는 것 같지만... 인간들은 연약하니까요, 쉽게 저희를 무서워하고 피할 거예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살짝 으쓱거린다.) 후에 신목의 문이 열리게 된다면... 그 때 하얀이가 이계에 올 수 있겠죠. 그 때는 제가 안내해줄게요. 이계에 대한 것들 알려드리면서. (이어진 말에 고갤 끄덕이곤 안으로 들어갑니다. 총총...)
서하누리:...저희가 완전하게 사냥개의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절차가 필요해요. 우리가 사냥개에게 인식당한 걸 기억하는 한..., 언제든지 다시 쫓길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 부근의 모든 기억을 지워야 해요.
연하얀:...그러니까. 지금 있었던 모든 기억을... 잊는다는 소리를 하시는 것...이 맞죠? (묘한 눈으로 바라보다. 뜸 들이길.) ,..조금 많이 아쉬운데. (억지, 같은 것은 안되겠지. 하는 심정이다.)
서하누리:네, 맞아요. 하지만 잊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제가 잊도록 만들게... 되겠지만요. 저도 아쉬운 건 마찬가지에요. 하얀이와 있었던 이틀이 정말로 즐거웠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위험한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하얀아. 저희 분명,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서로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네 목에 있는 방울 목걸이를 톡, 하고 건들입니다.) 이 방울이 저희를 이어주고 있으니까요. 그 방울, 제 방울이거든요. 예전에 다른 사람에게 주었던 건데... 지금은 당신이 가지고 있더라구요. (후후) 하지만... 지금은 하얀이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믿어줄래요? 우리가 인연이라고요.
연하얀:...위험한 것 보단 낫겠지만 말이에요. (입만 달싹이다 이내 고개 끄덕인다. 그래요... 하고 말 내뱉다가 이렇게 수고를 끼치게 되네요. 하고.) ...알아볼 수 있을까요. 기억에 없어도. (왜 이리 미련이 남아 떨어지지 못하는지.) ...이 방울이 누리의 방울이라고요?
(방울을 의문스러이 만지작거리다가 이내 흐리게 웃어보입니다.) 그래요, 믿을게요. 우리가 인연이라고, 어찌되든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말이에요. ...믿을게요.
서하누리:네,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 그게, 인연이라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쉬움이 남는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너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다시 만날 그 날까지만... 우리가 함께한 축제를 잊어주세요. 공평하게 하얀이 뿐만 아니라, 저도 잊을 테니까. 하얀이도 잊어주세요.
연하얀:...그래서 당신은 이래도 괜찮은 것이고? (... 말 차마 잇지 못합니다. 웃는 모습에 얼굴이 슬 일그러집니다. 왜, 왜 그랬냐는 말 하나 내뱉지 못합니다.)
서하누리:...전 이계의 주민이니까요. 마지막까지 버텨봐야죠. (그나저나...) 제대로 잘 도망갔는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돌아오니까 조금, 당황스러운 것 같기도 하네요... (후후.)
연하얀:...내가 차라리 이계의 주민이라거나 선생님이라는 삶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 ...적어도 도움은 되었을까.) 제 마음은 생각 못하시나요. ..난, 난 내가 돌아왔을 때.., 네가 이리 되리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떨리는 손으로 당신 톡, 건들고)
서하누리:...선생님도 인간이셨는데요 뭘, 괜찮아요. 난 인간인 하얀이가... 좋았어요, 함께 있는 동안 정말 즐거웠거든요. (저를 건드는 손길에 남은 팔로 네 손을 약하게 잡았다.) 미안해요, 그렇지만... 위험에 빠뜨리는 건.. 정말로 싫었거든요, 이렇게 여리고 다정한 사람이... 자신의 세계에는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곳에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니, 너무... 가슴 아픈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부탁 하나만 할게요. 이기적이라는 거 알지만... 돌아가주세요, 어서. 지금 열린 문이 닫히면... 다시는 문이 열리지 않을 거예요.
연하얀:( 네 빈 팔만을 응시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난 지금이 더 가슴 아픈데 어째서 이래야만했고... 이래야 하는지... 왜...
있잖아요, 안 돌아 갈 거예요. 이제는 말리지도 못하겠죠. (웃는 목소리인가, 우는 목소리인가.) ,...돌아가지 않을래요, 가장 소중한 것이 여기있는데.
서하누리:...하얀아, (네 얼굴을 조심히 손으로 감쌌다.)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걸, 알잖아요. 모르지 않잖아요... 아무도 없는 이계에 홀로 남으려고 하지 말아요, 부탁이에요.. 외롭잖아요, 힘들 거예요. (눈을 내리감았다가, 힘겹게 다시금 떴다.) ...신목의 문은 이계 사람들의 요력으로 열리던 문이에요. 나까지 죽으면... 정말, 다시는 인계로 돌아가지 못할 거예요, 하얀아.
연하얀:...홀로 남아있지 않아요. 언젠가 다른 것이 들어서게 될지도 모르니까. 누군가가 올지도 모르니까. 다시, 다시... 외롭고 힘들어도 상관없어요. (...) 죽지 말아줬으면... 한데. ... ...있잖아요, 누리야. 희라고 불러 줄 수 있나요. 한 번만. 단 한번만.
서하누리:미안해요, 네 말을 들어주고 싶은데... ...제 마음처럼 되지가 않아서요.. 미안해요, 상처만 주고 가는 것 같아서... ....희야. (당신을 부르고 애써 눈웃음 지어보입니다.) 혹시 이게... 진짜, 이름인가요?
연하얀:(방울을 손에 쥐고 네게 가져다댄다...) 누리야, 네 목소리를 들으면... 누가 계속, 알지도 못하는 어떤 것이 계속, 그리워지는 것을 알고 있나요. (떨리는 음성으로 네게 말을 건네고, 방울을 네 손에 쥐여줍니다. 꼭... 당신에게 건네줘야 할 것만 같았어요. 당신을 보고 뭔가를 기억해내야...할 것 같았어요. 하고 느릿하게 말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