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Stack Icecream Hein
[준솔] 𝘙𝘪𝘷𝘦𝘳𝘴𝘪𝘥𝘦 𝘙𝘶𝘯𝘯𝘦𝘳
TRPG PlayLog/Haesol

 

Kpc.주해솔 Pc.백준 Written By Chito

한 번쯤은 달려야 할 때가 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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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달려야 할 때가 오잖아.
 
KPC 주해솔 PC 백준
 
Written by Ch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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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 1. 물처럼 흘러서 여름
 
“선배! 오늘 부장 결석이래요.”
 
“뭐? 지역 대회가 코앞인데 왜?”
 
“몸이 안 좋대요. 요즘 감기가 유행이잖아요.”
 
...
 
여름의 입구.
 
정신없던 중간고사도 어느새 끝이 났습니다.
 
학생들의 입에서는 온통 다가올 여름 축제나 부활동에 대한 얘기 뿐이라
 
이제 여름이라는 실감이 나죠.
 
막 짧아진 교복 소매가 한결 가볍습니다.
 
점심시간, 준은 오늘도 멍 때리며 학교 지부를 거닐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여름 바람이 느껴지고 멀리서 함성이 오고갑니다.
 
곳곳에 도시락이나 매점에서 사온 빵 등을 펼쳐놓고 함께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이네요.
 
그런 것들을 뒤로 하고 구름다리로 향하는 길목을 걷습니다.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샛길입니다.
 
그 순간.
 
백 준:(여긴 조용해서 좋아. ...응?)
 
쨍그랑―!!!
 
어라?
 
곁에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파편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백 준:(으어?)
 
그러고보니 어딘가의 복도 창문에 금이 가 위험하니 수리할 때까지 주의하라고 했던가요.
 
하지만 난 아무 것도 안 했는데…?
 
백 준:(바람이 깨고 간 게 아닐까...) (...)
 
창 너머 사람과 눈이 마주칩니다.
 
같은 반 학생인 서민우입니다.
 
옆에 사람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민우의 여자친구였던 것 같은데...
 
진지한 얼굴입니다. 싸우는 걸까?
 
백 준:(오늘 급식이 맛없기는 했지...) (의식의 흐름)
 
여자친구: 넌 진짜 개자식이야....
 
서민우: 아니, 내 말좀 들어보라니까.
 
여자친구: 웃기네.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마. 간다.
 
서민우: 야!!
 
응?
 
이거 내가 들어도 되는 이야기…?
 
백 준:(준이는 아무것도 못 들었어용)
 
곁의 그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자, 민우는 황급히 그를 붙잡으려 합니다.
 
그러나 멈칫,
 
깨진 창문에 눈길을 돌리고,
 
준이를 한 번 쳐다보고,
 
깨진 창문을 한 번 더 보더니…
 
서민우: 미안!!!!
뒷일을 좀 부탁해!!
어쨌든 인생에서 한 번은 달려야 할 때가 있으니까!!!
 
같은 소리를 하며 튀어나갑니다.
 
엥?
 
백 준:응... 잘가... (하면서 손이나 흔들어 준다...)
 
잠시 멍하니 자리에 서 있으면,
 
어느새 혼자가 된 준에게 다른 방향에서 발걸음 소리가 다가옵니다.
 
거기 누구야?
 
하고 모습을 드러낸 건 하필…
 
운 나쁘게도 신임 교사인 해솔입니다.
 
그는 깨진 창문을 발견하면 화들짝 놀라 달려오고,
 
준이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면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백 준:앗, 선생님. 좋은 오후예요. (창문 무시하고 인사부터 건넨다.)
 
주해솔:그래, 준이었지? 좋은 오후이기는 한데… (빤히 바라보다 창문 보고...)
네가 깬 거니?
 
하고 확신에 찬 의심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무슨 변명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백 준:그건 아닌데... (우물쭈물. 사실대로 말하기에도 곤란하잖아.)
 
주해솔:그치만 여기 너밖에 없는데… (주변 휙휙 둘러봤다가, 다시 준이 봅니다.) 거짓말은 하면 안 되는 거 알지?
 
백 준:거짓말은 아니에요. (즉답. 하나 그 뿐이다. 손가락 꼼지락...)
...혼내실 거예요?
 
주해솔:…흐음, (잠시 고민하는 듯 손가락으로 자신의 팔을 톡톡 두드리다가.) 점심 시간도 끝나가니까, 우선 혼내는 건 그만 두고…
대신, 준이 넌 앞으로 일주일 동안 수영장 청소야. 수업 끝나면 교무실로 와, 알았지?
 
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납니다.
 
발 밑으로 유리파편이 굴러다닙니다.
 
억울하다…
 
백 준:(괜히 유리 파편이나 밟아본다. 잉...)
 
잉....
 
그래요, 우선…
 
해솔쌤 말대로 점심시간은 끝나가니까요.
 
억울하긴 하지만, 슬슬 교실로 돌아가볼까요.
 
백 준:(그러자. 곤란한 시간이었어...)
 
준은 터덜 터덜 교실로 이동합니다.
 
...
 
...
 
...
 
Ch2. 소문의 선생님
 
오후에는 신임교사! 해솔이 담당하는 수업이 있습니다.
 
바로 바로...
 
국어 수업이랍니다.
 
교편을 든 해솔을 보자, 점심에 있었던 곤란한 사건이 떠오릅니다.
 
1주일이나 방과 후 청소를 하라니, 장난이겠지…?
 
백 준:(잊어버릴 참이었는데, 곤란하게 됐다...)
 
저 쪽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민우와 눈이 마주치면,
 
그는 뜨끔한듯 미안! 제스처를 취하곤 다시 고개를 숙입니다.
 
핸드폰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와 아직 화해를 못 했나…
 
다시 고개를 돌리면 옆 자리에서 작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백 준:(음, 그럼 조금만 둘까... 잡소리에나 귀 귀울여 봅시다.)
 
옆 자리 학생이 잡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해솔에 대한 이야기인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최근 이런저런 소문이 돌았던 것 같기도…?
 
 ✤ 듣기 판정 ✤ 
 
백 준: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주해솔:
(To GM)rolling 1d3
 
(
1
 
)
 
 
=
1
 
반친구: 있잖아. 앞 반 사회선생님. 국어선생님한테 관심 있다는 거 알아?
 
반 친구: 응? 진짜?
 
반친구: 진짜진짜. 나 교무실 청소할때 걔가 교감한테 우리 학교 사내결혼 되냐고 물어보는 거 들었다.
 
반 친구: 아하하. 벌써 거기까지 설레발을 쳐? 웃기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면,
 
백 준:(인기 많으시구나...)
 
돌연 해솔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주해솔:서민우, 핸드폰 이리 내.
 
학생들의 작은 웃음소리가 터집니다.
 
민우는 봐달라는 애절한 시선을 보내지만, 해솔은 가차없습니다
 
서민우: 선생님, 진짜 한 번만...!!!!
 
주해솔:안 돼. 누구랑 그렇게 메시지를 열심히 하는 거니?
 
서민우: 어, 엄마요! 엄청 금한 일이었단 말이에요!!
 
백 준:(X키를 눌러 조의를 표해봅시다... 은은...)
 
또 다시 학생들의 웃음소리.
 
그 때, 누군가가 짖궂게 묻습니다.
 
반 친구: 선생님, 애인 있어요?
 
교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일변합니다.
 
“애인 이야기 해 주세요!”
 
“첫사랑 이야기라도요~”
 
같은 함성이 오고갑니다만,
 
해솔은 아랑곳 하지 않고 교탁을 한 번 탁! 두드립니다.
 
주해솔:있는 친구들 챙기기만도 바쁘거든~
자, 수업 돌아간다. 집중하고! 졸린 친구들은 세수하고 오거나 물 마시고 와도 되니까.
 
에이~
 
가벼운 야유 소리.
 
민우의 핸드폰을 압수한 채, 해솔은 수업으로 돌아갑니다.
 
백 준:(재밌는 이야기가 나오려나 싶었는데... 슥 턱이나 괴고.)
 
 ✤ 관찰 판정 ✤ 
 
백 준: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해솔이 목에 걸린 목걸이와 팔목에 찬 리본을 한 번 쥐는 것을 발견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수업이 끝나고 방과 후.
 
부활동이 있는 학생들은 각각의 부실로,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귀가 준비에 한창입니다.
 
그리고 준이는....
 
백 준:(...교무실로 가야지...)
 
그래요, 해솔에게 명령받은 수영장 청소가 있었죠.
 
정말 해야할까...?
 
그래도 우리 성실한 준이는, 교무실로 가는 군요....
 
백 준:(어쩔 수 없지...)
(그치만 나, 학원도 안 가니까... 시간은 남아돌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교무실에 도착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앞 반 사회 선생님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해솔은
 
자리에서 일어나 준이를 반깁니다.
 
주해솔:(후후.) 안 도망치고 잘 왔네? 착해라~
 
해솔에 벽에 걸린 수영장 열쇠를 빼내듭니다.
 
주해솔:자, 가자. 빨리 해야지 빨리 보내줄 수 있으니까.
 
백 준:네에...
(얌전히 따라갑시다. 눅눅...)
 
...
 
...
 
학교 수영장은 강당 건물의 옥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강당은 3층 정도의 높이로,
 
안에서 계단을 타고 위로 향합니다.
 
반 년 넘게 사용되지 않아 먼지가 쌓인 자물쇠를 가볍게 털어내고 문을 엽니다.
 
철문이 움직이는 묵직한 소리.
 
탁 트인 하늘과 옥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수영장은 적당히 넓은 크기입니다.
 
한 가운데에 풀,
 
안 쪽으로는 탈의실 건물과 작은 휴게실,
 
구석에는 비트판 무더기가 비닐 커버로 덮여 있습니다.
 
백 준:(그러니까, 여길 혼자... 일주일 간...) (막막)
 
풀은 5개의 라인이 들어가는 25M 길이로, 지금은 물이 빠져있습니다.
 
얼룩덜룩한 빗자국이 남은 푸른 타일 위로 먼지와 쓰레기들이 굴러다닙니다.
 
텁텁한 냄새가 납니다.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네요.
 
주해솔:걱정마, 풀장만 청소하면 돼.
 
해솔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져와 하나씩 준이에게 건넵니다.
 
백 준:네에, 힘내볼게요. (빗자루랑 쓰레받기 받아 든다...)
 
주해솔:오늘은 쓰레기만 치울 거고, 내일이랑 모레는 물 걸레질을 할 거야.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마을 축제가 있으니까, 너도 놀아야 하지 않겠어? 그래서 그 날은 청소도 쉴 거고... 마지막 날에는 호스를 연결해서 전체적으로 물청소만 하면 돼.
다른 것들은 내가 같이 도와줄 거야. 혼자 하는 건 아니고...
아 참, 마지막 날에는 내가 도와줄 수 없을 지도 모르니까, 친구 데려와도 괜찮아!
 
백 준:선생님이랑... (퇴근 안 하시나, 같은 생각이나...) 마지막 날에는 어디 가시나 봐요...?
 
주해솔:응, 마지막 날에는 할 일이 조금 있어서. (고개 끄덕.) 청소 다 끝나면 마실 거 하루에 하나씩 사줄 테니까, 힘내서 얼른 하자. (등 토닥 토닥.) 준이 너도 이왕이면 집에 빨리 가는 쪽이 좋지?
 
백 준:그렇죠... 선생님도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럼, 잘 부탁드려요. (꾸벅 인사.)
(청소하러 가봅시다...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고 그랬지...)
 
슥삭 슥삭... 열심히 청소를 해봅시다.
 
해솔도 옆에서 빗자루질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문득 준이에게 묻습니다.
 
주해솔:그나저나, 요즘 애들이 나에 대한 얘기들도 꽤 하는 것 같던데, 뭐 아는 거 있니?
 
백 준:어. ... ...그러니까, 다들 선생님 예쁘다고 칭찬이 자자해요. (허공 본다... 땀 뻘뻘.)
 
주해솔:정말로? 그건 고맙네. (큭큭 웃는다. 거짓말 진짜 못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나 하면서.) 알려진 게 별로 없다보니까 애들이 이것 저것 얘기하는 것 같더라. 상관은 없지만... (빗자루질하다가) 청소 매일 열심히 하면, 선생님이 비밀 하나씩 알려줄게. (농조)
 
백 준:그러게요, 그래도... 점차 알아갈 거라 생각해요. 좋으신 분 같고. (빗자루질 슥슥...) 정밀이라면 나중에 진짜 애인 있는지 알려주세요. (궁금하긴 했나 보다.)
 
주해솔:어머? (칭찬 고마워, 준아.) 애들이 참 그런 거에 관심이 많단 말이야… 한 반에서 그 소리 들으면 다른 반에서도 듣는 거 있지? (피식 웃곤) 알았어, 알려줄게. 대신 전제조건은 잊으면 안된다? 청소 열심히 하면, 이야~
 
백 준:그건 걱정 마세요. 저 입은 무거워요. (많은 생각 탓에 묻히는 거지만서도.) 청소는 열심히 하고 있는 걸요. 여기 봐주세요. (짠... 하고 쓴 곳 보여준다. 깨끗하겠지... 아마.)
 
:...행운 판정 Go?
 
백 준:(gogo)
기준치: 85/42/17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와! 깨끗해!
 
백 준:(준이 열심히 했어용)
 
주해솔:그러네, 열심히 하고 있구나. (입가에 미소를 그린 채로 고개를 끄덕거린다.) 앞으로도 이렇게만 하면 물어보는 것들 알려줄게. 아, 개인적인 거 아니라 참고서나 공부 관련도 괜찮아.
 
시간이 흐르고 청소가 끝나면
 
함께 청소를 돕던 해솔이 빗자루를 받아갑니다.
 
한참 쓸고 닦은 보람이 있어 굴러다니던 쓰레기는 거의 다 걷어낼 수 있었습니다.
 
백 준:(오...) (뿌듯,)
 
꽉 찬 쓰레기 봉투를 묶는 해솔의 목걸이가 노을 빛에 반짝입니다.
 
그것에 잠시 시선을 두면 해솔은 알아차리고 목걸이는 가볍게 손에 쥡니다.
 
주해솔:친구가 준 건데, 예쁘지? (하하.) 만난지는 좀 됐지만.
 
백 준:(오... 설마? 초롱초롱...) 네에, 예뻐요. 사이 좋으신가 봐요.
 
주해솔:그치~ 되게 좋은 친구였거든. 처음 만났을 때 되게 신기했어.
 
그는 그렇게 말하며 웃습니다.
 
선생님이 아닌 주해솔, 개인의 얼굴.
 
누군지 모를 사람을 향한 친애의 감정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왠지 그것 뿐만이 아닌 것도 같아요.
 
무슨 사연이 있는걸까…
 
백 준:그렇군요... (즐거운 이야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 무렵) 내일은 그 친구를 어떻게 만났는지 얘기해 주세요. 마치고 올게요.
 
주해솔:글쎄~ 내일은 선생님 애인 유무가 궁금한 거 아니었어? (작게 웃다가 빗자루를 정리해서 넣어둔다.) 아무튼, 오늘 청소는 이걸로 끝이야.
늦게까지 수고했어, 준아. 이제 집에 가도 돼.
 
백 준:궁금한 게 많아져서요. 어차피 질문은 6개쯤 남았을 테니까... (집에 가면 질문 정리해 둘 기세다!)
선생님도 수고하셨어요. 내일 뵈어요. (꾸벅...)
(집으로 향해봅시다. 중간에 딴길로도 좀 새고...)
 
여름이 느지막히 노을이 지는 하굣길.
 
준은 익숙한 길을 걸어갑니다.
딴 길로 간다면... 우리 준이 어디로 가는 걸까나?
 
백 준:(바로 집 가는 길 놔두고 돌아서 가요)
 
돌아서 가는 구나...
 
백 준:(하지만 여기도 익숙할 테니 아무렴 좋을 듯)
 
내리쬐는 한 여름의 태양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조금 후덥지근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지만,
 
준이가 이 정도 돌아가는 길을 익숙하니까요.
 
천천히, 오늘도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면 오늘도,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귀여운 강아지가 준이를 반겨줄 테니까요.
 
...
 
...
 
...
 
Ch 3. 푸른 하늘 아래
 
“이상하네… 몸이 무거워.”
 
“너도 감기야? 요즘 다들 왜 이래.”
 
“... 오늘은 일찍 갈래. 가야겠어. 날 부르는 거 같아.”
 
...
 
다음 날.
 
평소보다 늦게까지 몸을 움직였던 탓인지 몸이 뻐근합니다.
 
그러고보니 요즘 여름 감기가 유행이라던가…?
 
피로나 졸음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같아요.
 
날이 갑자기 더워지고 있으니 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 방과 후는 오고
 
오늘오 어김없이 청소 시간이 돌아옵니다.
 
준, 어디로 가볼까요?
 
백 준:(눅눅...)
(바로 교무실로 갑시다. 청소해야지...)
 
역시 우리 준이는 성실하군요....
 
백 준:(나 제법 성실해요)
 
오늘도 어김없이 교무실로 향하면, 해솔은 제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준을 발견한 해솔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자리에서 일어나고,
 
주해솔:역시 성실하네~ 혹시라도 땡땡이치면 잡으러 가야 하나 싶었는데. (후후.)
 
백 준:그래도 약속이니까요. (...) 가요, 선생님.
 
주해솔:그래그래. (오늘도 어김없이 수영장 열쇠를 챙겨듭니다.) 오늘 뭐 한다고 했는지, 기억하지?
 
백 준:(...뭐였더라. 멍청한 얼굴.
 
주해솔:(아이고.) 물걸레질입니다, 준 학생~
 
백 준:앗, 맞다. 하마터면 또 빗자루질을 할 뻔했어요. (...)
 
주해솔:(큭큭) 그러면 청소 해야 되는 날짜가 하루 더 늘어난다는 거 명심해~ (작게 웃으며 수영장으로 향한다.)
 
백 준:음... 그건 곤란해요. 요즘 날씨도 더워서... 잘못하면 무지개 너머를 건널지도. (따라간다...)
 
그렇게 오늘도 수영장에서 해솔과 청소를 시작……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요.
 
청소가 마무리하는 것은 준의 몫이 되었습니다.
 
해솔이 도와준다고 하기는 했지만,
 
바쁜 일이라도 있는 건지, 중간까지 일을 도운 후 먼저 교무실로 내려갔습니다.
 
백 준:(오늘은 못 물어보겠네...) (바쁘신가 보다... 외롭게 걸레질이나...)
 
그래도 혼자 정신없이 넓은 청소를 마무리하다 보니,
 
처음 풀장에 들어섰을 때 나던 매캐한 악취는 어느새 많이 날아간 것 같습니다.
 
제법 뿌듯함이 느껴지네요.
 
백 준:(뿌듯...) (조금 있으면 여기도 쓸 수 있겠지...)
 
어차피 수영장 열쇠를 반납하러 가야 하긴 하니까요.
 
궁금한 게 있다면, 돌아가서 물어보는 것도 괜찮겠죠?
 
해솔이 아직 남아 있다면!
 
백 준:(선생님들은 퇴근하러 가시지 않았을까... 싶지만 한 번 가봅시다. 열쇠 들고 교무실로 총총...)
 
청소를 끝마치고 돌아 온 교무실,
 
준의 예상대로, 돌아간 교무실은 텅 비어있습니다.
 
벽에 수영장 열쇠를 걸어둡니다.
 
교직원들은 대부분 이미 퇴근한 듯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만,
 
안 쪽 교사 휴게 공간에서 그림자 하나가 움직입니다.
 
아직 이 쪽의 인기척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아요.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희미한 말소리가 들립니다.
 
백 준:(우이?) (창문으로 엿볼 수 있나요?)
(창문?이 있나? 없으면 멀리서 엿봅니다)
 
불투명한 창문으로 슬쩍 봐보면... 실루엣은 익숙한 모습입니다.
 
정확하게 누군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을 찰나,
 
 ✤ 듣기 판정 ✤ 
 
백 준: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해솔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들어본 적 없는 매서운 목소리입니다.
 
“거기에서 너무 오래 남아있는 거 아니야?“
 
주해솔: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야. 알잖아.
 
백 준:(쫄았다...) (침 꼴깍.)
 
“알아. 난 널 걱정하는 거야. 거긴… 너무 좋은 곳이잖아. 익숙해지면 돌아온 뒤 힘들거야.”
 
주해솔:... 그런 건 문제가 안 돼. 어쨌든, 여기서 볼일만 마치면 바로 떠날거야. 연락도 적당히 해.
 
“잊지 마. 넌 이방인이야. 거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고.”
 
주해솔:끊어. 내가 걸 때까지 연락 하지 마. 찾아오는 것도 그만 하고.
 
전화가 끊기면 해솔은 길게 한숨을 내쉽니다.
 
준이 있다는 걸 눈치챈 기색은 아닙니다.
말을 걸어 대화를 할 수도 아니면 조용히 자리를 떠날 수도 있습니다.
 
백 준:(엿들은 게 아닌 척~ 들어가 봅시다. 식은땀은 좀 흘리겠지만.)
저~... 선생님?
 
주해솔:응? (놀란 듯 문 쪽을 쳐다보다, 표정이 풀어집니다.) 아, 준이구나. 청소 다 끝났나보구나?
고생했어, 혼자 하느라 힘들어겠네.
 
백 준:네에, 그래서 열쇠 가져다 놓으려 했는데, 선생님이 안 계셔서요.
...바쁘실 때 들어온 건 아니죠..?
 
주해솔:으응, 아냐 괜찮아. 나도 이제 슬슬 퇴근하려고 했거든. (손을 가볍게 내저어보인다.) 자, 약속대로 마실 거 사줄게. 매점 들렀다 갈 시간 정도는 되지?
 
백 준:아, 다행이다... (고개 끄덕) 그럼요. 가는 길에 어제 약속한 것도 들려주세요. (이게 목적이었다는 듯.)
 
주해솔:응? 아, 연애 얘기? (큭큭 웃는다.) 알았어, 그러지 뭐.
 
매점으로 향하는 길,
 
중간 중간 트인 창문으로 노란 노을 빛이 새어들어옵니다.
 
해솔은 앞장 서서 걷다가, 가볍게 말문을 틉니다.
 
주해솔:자~ 그럼... 궁금하다니까 알려는 줘야지. 청소도 열심히 했을 거고. (터벅, 터벅.) 사귀는 사람 없어. 사귀어본 적도 별로 없고 말이야.
준이는 어떻게 생각했어? 있을 것 같았니?
 
백 준:그렇군요... (조금 실망한 투.) 네에, 있을 줄 알았어요. 인기 많으실 줄 알았거든요. (소문도 있고... ...하다가, 멈칫. 이거 말하면 안 되는데.)
 
주해솔:아하. 요즘 어쩐지 애들이 수근거리더니 역시 소문이 있었구나? (투명하다, 투명해. 그리 중얼거리며 뒷짐을 진 채로 복도를 거닌다. 딱히 기분 나쁜 기색은 없다. 짧은 흥얼거림도 있으니.) 그나저나 되게 실망한 말투네~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했니?
 
백 준:(앗, 뻘뻘...) ...그, 그렇더라고요. 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괜찮으신 걸까? 힐끔 보다가.) 역시 기대한 게 큰 것 같아요. 괜찮아요, 이야기는 또 들으면 되죠.
 
주해솔:그래, 다른 이야기들도 많으니까~ 너무 실망하지 말고 청소하는 기간동안 열심히 생각해봐. (후후, 귀엽네. 웃음 소리 한 번 흘리고, 아, 하는 탄식을 뱉는다.) 준아, 혹시 너는 물 같은 거 좋아하니?
음, 마시는 물 말고?
 
백 준:(여기서 더 생각할 거리가 늘었네... 하지만 나쁘지 않다. 하나의 숙제와도 같은 셈 칠까.) 물이요:?... ...음,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가끔 바다에 떠다니는 상상도 하니까. (수영은... 그닥. 멋쩍게 웃는다.)
이건 왜 물어보시는 거예요?
 
주해솔:바다에 떠 있는 상상... (잠시 제 팔을 붙잡고는 짧게 몸을 떤다. 어느 덧 도착한 매점 입구의 문을 열었다.) 첫번째 질문이 너무 흐지부지 넘어간 것 같아서, 음, 네가 아쉬워한 이유도 있고 하니까… 비밀 하나 알려주려고. (가벼히 웃는다.)
나는, 물이 무섭거든.
 
백 준:...앗. (눈 깜빡인다. 빠진 적이라도 있으신 걸까? 매점 슥 둘러보다가) 그런 분이 수영장 청소는 괜찮으신 거예요? 저 혼자 해도 괜찮은데...
 
주해솔:음, 뭐. 아직은 물을 쓰진 않으니까 괜찮아. 말 그대로 청소잖아? 나한테 직접 물 뿌리는 것도, 내가 맞는 것도 아니니 괜찮아, 상관 없어. (냉장고에서 보리차 하나를 골라 꺼낸다.) 마실 건 정했니?
 
백 준:아하. 그럴 일은 없겠지만, 조심할게요. 미리 알 수 있어서 다행이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탄산음료 하나 꺼낸다.) 저는 이걸로 마실게요.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주해솔:응, 고마워~ (계산을 마치고는 준을 바라보며 생긋 웃는다.) 오늘도 고생했어. 내일 청소하면 모레는 축제니까, 조금만 더 힘내자?
 
백 준:(가면서 먹어야겠다. 음료 슥 받아들기...) 그렇네요... 축제엔 선생님도 오실 거죠? 만나면 인사해요.
 
주해솔:음, 아무래도 마을 축제라서 꽤 넓은 탓에 난 순찰을 하게 될 거 같지만.... 그래, 인사하면 친구들이랑 뭐라도 사줄게. 맛있는 거 많다고 들었거든. (매점 밖으로 나서며 그리 이야기한다.)
 
백 준:역시 선생님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요... 대단하세요. (너무 얻어만 먹는 것 같은데... 만나면 물이라도 드려야겠다 생각한다.) 덕분에 즐거운 축제가 될 것 같아요.
아,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선생님. (꾸벅...)
 
주해솔:응, 너도 수고 많았어 준아. 길 안 잃도록 조심히 들어가고~ (손을 흔들어준다. 잘 가라는 듯.)
 
백 준:(마주 손 흔든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끝...!)
(오늘은 돌아가지 않고 바로 집으로 가도록 합시다. 길 잃지 말랬으니까.)
 
정말 말도 잘 듣는 우리 아기 백설기....
 
준은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무리합니다.
 
학교 수업도, 방과 후 수영장 청소도,
 
가벼운 선생님과의 대화와, 집으로 돌아가는 귀갓길까지.
 
평화롭고 잔잔한 여름의 하루가 흘러갑니다.
 
...
 
...
 
...
 
청소 3일차.
 
오늘도 어김없이 수영장 열쇠를 빌리기 위해 교무실로 찾아가면
 
해솔은 마침 잘 왔다는 표정으로 준을 맞이합니다.
 
잠깐 나갈건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묻네요.
 
오늘 낮 학생들이 밀대를 쓰다 부러뜨리는 바람에 비축된 비품이 없어,
 
오늘의 청소를 위해서는 새로 사와야 하는 듯 합니다.
 
마침 급하게 떨어진 다른 비품도 있으니 근처 마트에 다녀오려고 한다고요.
 
백 준:(아앗, 그런 사정이...) 네에, 같이 가요. 혼자 할 것도 없을 테고. (정말 없지는 않다. 또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칠 테니까... 뭐.)
 
주해솔:그래, 그러면 교문에서 잠시만 기다려줄래? 주차장에 차 있으니까, 타고 앞으로 올게.
 
백 준:네에, 기다릴게요. 천천히 오세요. (교문으로 향해 봅시다... 총총)
 
교문으로 향하면 뜨거운 햇빛이 준을 향해 내리쬡니다.
 
아아, 정말이지 더워요.
 
물론, 여름이니 더운 게 당연하기야 하겠지만....
 
백 준:(일과가 끝난 시간일 텐데도 덥구나... 은은.)
 
준이 5분 가량 멍 때리며 서 있다보면,
 
해솔이 흰색 차 한 대를 끌고 교문으로 옵니다.
 
창문을 내리고 타라는 듯 손짓하네요.
 
백 준:(머뭇머뭇) (하지만 가야지. 선생님 차에 탑시다...)
 
차에 타면...
 
와. 시원합니다.
 
백 준:(우와...) (차와 한 몸이 되고 싶다.)
 
창문은 썬팅이 되어있어 빛은 거의 들어오지 않고, 에어컨을 틀어놓으셨네요...
 
백 준:선생님... 감동이에요...
 
주해솔:이런 거 가지고 감동 받으면 어떡해? (웃음 소리 흘린다.) 출발한다? 안전벨트 까먹지 말고 꼭 하고. (부드럽게 핸들을 돌린다.)
 
백 준:앗, 맞다. 네에. (안전벨트 주섬주섬...)
(얼마나 지났다고, 또 창문 너머 보면서 멍...)
 
마트까지는 10분 가량 이동합니다.
 
해솔은 중간 중간 사야할 것들을 몇 번 읊고,
 
짧은 이동거리이기는 하지만, 청량한 여름 노래도 한 번 틀어주네요.
 
제법 분위기가 가볍습니다.
 
백 준:(선곡 좋다... 가볍게 노래 흥얼거리나.)
 
주해솔:자~ 도착했다. (후진 주차 하는 중.......)
준이는 저번에 썼던 거랑 같은 모양인 빗자루랑 쓰레받기 가져다줄래? 나머지 비품은 내가 찾아올테니까.
 
백 준:앗, 네에. (이번엔 다른 물건에 한눈 팔지 않으리라 다짐... 차가 멈추었다 싶으면 내립니다.)
 
주해솔:(한 눈 팔면 뭐... 기다리면 되니까. 같이 내립니다.)
 
마트 안으로 들어서면... 익숙하고 정겨운 노래가 들려옵니다.
 
백 준:(해피해피해피~...)
(...이게 아닌데, 아무튼... 빗자루랑 쓰레받기 찾으러 갑시다. 어디 있을까.)
 
자! 준에게 주어진 미션!
 
빗자루와 쓰레받기만 가져오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준이는 한 눈 팔기의 신공...!
 
백 준:(누군가에게는 간단한 일이 아닐 수도 있으니 조심해라.)
 
과연, 다른 것들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지...!
 
백 준:(사실 벌써부터 흘끔흘끔 다른 거 쳐다보는 것 같지만 기분탓일 것.)
 
:자, 백 준―! 빗자루와 쓰레받기는 분명 청소 용품 코너에 있을 겁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백 준: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와, 이걸 찾네.)
 
와! 한 번에 찾았습니다!
 
자, 그런데 청소용품으로 가는 길…
 
백 준:(의기양양.)
 
아주머니: 아휴, 거기 학생~ 오늘 만두가 아주 맛있게 구워졌어! 하나 먹어보고 가, 응? 지금 세일 중이야!
 
가는 길…에 뭐 이리 먹을 게 많아요!?
 
백 준:(내일 축제라고 그런갑다...) (아님.)
 
:백준! 정신력 판정합니다.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지...!
 
백 준: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웬일?)
 
:책임감이 죽여주네요
 
백 준:(빗자루...쓰레받기... 빗자루... 쓰레받기...)
 
좋아요, 어렵지 않게 유혹을 뿌리치고 청소용품 코너로 향합니다.
 
그나저나, 쓰레받기 종류가 엄청 다양하네요.
 
뭐가 이렇게 많은지...
 
백 준:(우, 우어.)
 
15cm 소형부터, 1.5m짜리 제설용 빗자루까지 다양합니다.
 
백 준:(와. 디따 크다.)
 
가볍게, 행운 판정으로 찾아볼까요?
 
백 준:(가보자고)
기준치: 85/42/17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몽총)
 
이걸
 
백 준:(재판정하게해주세요)
 
우리는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찾아야 하니까 한... 번더?
 
백 준:
기준치: 85/42/17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케이!
 
백 준:(스마트해지다)
 
:준이가 찾은 것은~ 1.빗자루 2.쓰레받기 1
빗자루네요.
 
백 준:(음! 미션 반절 클리어.)
(쓰레받기도 찾으러 기웃기웃)
 
관찰 or 행운으로 찾아보면 될 것 같아요, 백설기군~
 
백 준:(백설기 힘내볼게요)
기준치: 85/42/17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와. 힘냄.)
 
아구 잘 찾았다!
 
좋아요, 미션 클리어입니다!
 
백 준:(쓰레받기랑 빗자루 골라들고 해솔쌤 찾으러 갑시다... 어디 계실까...)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모두 손에 넣었어요!
 
백 준:(머리 위에 왠지 클리어 문구가 떠 있을 것 같다.) (신나)
 
 ✤ 지능 판정 ✤ 
 
백 준: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스마트해지다)
 
그래요! 시간도 꽤 지났으니, 해솔쌤도 슬슬 비품은 다 찾으셨겠죠.
 
그렇다면 우리가 가야할 곳은 하나입니다.
 
카운터! 계산대!
 
백 준:(그렇지...) (계산대로 가봅시다... 총총)
 
카운터로 가면, 타이밍 좋게 반대편에서 카트를 끌고 다가오는 해솔이 보입니다.
 
주해솔:어떻게 잘 찾아왔네? 고생했어. 넓어서 힘들진 않았니?
 
백 준:조금은요. 그래도 빨리 오지 않으면 선생님께서 곤란해 하실 테니까... (칭찬해주세요 표정)
 
주해솔:하하, 정말 기특해네. 수고했어. 최고네, 최고. (머리 톡톡 두드리듯 쓰다듬고는 카트를 계산대 쪽으로 밉니다.) 내가 짐챙겨서 갈 테니까 차로 먼저 가서 에어컨 켜놓을래? 아마, 계속 햇빛아래 있어서 조금 뜨거워졌을 지도 모르니까.
 
백 준:(네네 저 행복한 백설기 됐어요) ...혼자 들고 올 수 있으시겠어요? 생각보다 많은 것 같은데... ...(카트 힐끔 보다가)
 
주해솔:괜찮아, 카드 바깥쪽에 둘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카트째 끌고 올 거야. (등 톡톡 두드린다.)
 
백 준:(아하! 몽총했다...) 그럼... 차키 주시면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천천히 오세요.
 
주해솔:응, 알았어~ (차키 건네주고는 이 버튼 누르면 문 열린다고도 알려줍니다.)
 
백 준:(설명할 때 고개 끄덕거리기... 다 들으면 먼저 나갑시다. 나중에 보자며 손 흔드는 것도 잊지 않고.)
 
준은 먼저 마트 바깥으로 나서고, 해솔의 말을 따라 차로 먼저 이동합니다.
 
그렇게 차로 향하는 길,
 
마트 옆을 가로지르는 강이 눈에 들어옵니다.
 
멍!
 
저 옆에서 떠돌이 개가 강가를 향해 짖고 있습니다.
 
미지근한 바람이 불고 초목이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흔들립니다.
 
그런데… …
 
백 준:(강아지.. 귀엽다.)
(강가에 뭐라도 있나? 힐끔힐끔.)
 
 ✤ 교육or지능or자연 판정 ✤ 
 
백 준: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근처의 갈대밭이나 잡초 등이 이상하게 웃자라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 길목인데 이상하네요.
 
푸른 빛을 띤 식물들은 마치 시들어가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쥰의 발 옆으로 지네 한 마리가 기어갑니다.
 
아니…
 
자세히 보면 거미입니다.
 
그러나 몸이 이상하게 깁니다.
 
어쩐지 숨이 막힙니다.
 
 ✤ 이성 판정 ✤ 
 
백 준: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거미 싫어하나 보다...)
 
:이성 1 감소합니다.
이어서, 정신력 판정 합니다.
 
백 준: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To GM):
색채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백준, 이성 2, 마력 1 감소합니다.
 
아지랑이 아래에서 가볍게 어지러움을 느낍니다.
 
몸이 휘청이면, 뒤에서 해솔이 나타나 준의 등을 받칩니다.
 
주해솔:왜그래? 괜찮아?
 
백 준:(울렁...)
... ...아, 선생님...
거미 때문에 놀랐나 봐요. 괜찮아요...
 
주해솔:아, 그래...? 컨디션이 안 좋은 건가 했어. 어제 청소 잘 해놔서 오늘은 별로 할 거 없을 거야. 많이 안 좋으면 학교까지는 데려다줄테니까 먼저 하교할래?
 
백 준:...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해솔:너무 무리만 하지 말고, 알았지? 청소도 청소지만 네 건강이 우선이니까. (걱정스럽게 바라보다가 차 문을 엽니다.) 얼른 가자, 그래야 집에 빨리 가지.
 
백 준:한 번 책임을 지기로 했으면 지키고 싶어서요. 그리고... 무리였으면 처음부터 빠졌을 거예요. (농담이랍시고 하는 소리가 겨우 이거다.) 차, 뜨겁겠다... ...네, 얼른 가요.
 
해솔의 차에 올라 마트를 떠납니다.
 
차 내부의 뜨끈한 열기는 에어컨 바람을 조금씩 기온을 낮추어갑니다.
 
뒤를 돌아보면, 강가에서 짖던 개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습니다.
 
학교로 돌아와서 비품 정리를 하고,
 
조금 남은 수영장 물걸레질을 마무리하다보면,
 
해솔이 넌지시 묻습니다.
 
주해솔:그러고보니 내일 축제인데, 누구랑 같이 갈지는 생각해 봤니?
 
백 준:(아, 그러고 보니...) 가족들이랑 같이 구경 갈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는 가자고 얘기를 안 해봐서...
 
주해솔:아, 그러니? 길 잃지 않게 조심해~ 꽤 넓은 것 같거든. 우리 학교 애들도 많이 갈 테니 중간에 만나면 같이 다녀보는 것도 괜찮을 지 모르지. (웃는다.) 참, 사고는 치면 안 된다? (장난스럽다.)
 
백 준:설마, 그래도 살던 마을인데, 길을 잃겠어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맞다.) 선생님이야말로 사고 치시면 안 돼요. <?
 
주해솔:어머. 선생님은 순찰 돈다니까 그러네. (큭큭) 사고치면 큰일이지. 그래도 조심할게, 걱정 고맙다. (등 두드리고.) 오늘은 마트도 다녀오고 정신 없었지? 고생많았어.
자, 그래서~ 오늘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니, 준아?
 
백 준:고생은 선생님이 더 했죠... 그래도 즐거웠어요. 선생님과 함께 마트 갈 일은 드물 테니까요. 이야깃거리 생겼다. (풀어지듯 웃는다.)
그건 미리 생각해 왔어요. 그러니까~... ...전에 얘기해 주셨던 친구와의 첫만남이나, 선생님이 말해주고 싶은 비밀... 정도가 궁금해요. 아직 알고 싶은 게 많네요...
 
주해솔:그건 그래, 우리가 또 언제 같이 차 타고 마트에 가보겠어. (입가에 호선을 그리고.) 아, 전에 이야기했던 친구 말이지. (제 입가를 톡톡 두드리다가 고갤 기울이며 웃는다.) 달려오다가 부딪혔던 게 첫 만남인데 말이야~ 그 이후로도 엄청 자주 다녔어. 같이 쇼핑도 가보고, 이것 저것 많이 놀러 다니기도 했고. 참, 처음 봤을 때는 다른 학교였단다? (꽤나 즐거운 듯 웃었다.) 그 외의 비밀이라면… 선생님, 엄청난 빵덕후라는 거? (농조)
 
백 준:(당신의 이야기가 흥미로운지 눈 크게 뜬 채 경청한다. 간간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잊지 않았고.) 그런 친구라면 매 순간이 즐거웠을 것 같아요. 부럽다. (어째 자신도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상황이었지만, 그러한 감상을 내뱉는다.)
...선생님이 좋아하는 걸 알게 되어서 기뻐요. 다음엔 빵이랑 커피 사 들고 교무실로 찾아갈게요. (이쪽은 진지!)
 
주해솔:응, 그래서 많이 즐거웠지... 못 본지 꽤 돼서, 슬슬 만나고 싶기는 하지만 말이야.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호선을 그린채 너를 바라본다.)
응?! 그건 안된다. 선생님 잡혀가고 싶지 않다, 준아. (진지하게 이야기했다가, 이내 웃음을 터트리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졸업한 후라든가, 내가 학교를 그만 둔 후에도 늦지 않으니까 말이야, 아무튼~ 너랑 내가 이 학교에 있는 동안은 안돼.
 
백 준:(왜 안 되는 거지? 멀뚱멀뚱 바라보다가 당신의 손길을 가만 받는다.) 잉... 알았어요. 그럼 졸업하고 나서. 제가 졸업하고 나서도 어디 가시면 안 돼요. 꼭 찾아올 테니까...
 
주해솔:으응… (고개를 끄덕이다 마지막으로 청소도구함에 대걸레까지 다 넣어두고.) 자, 내일은 축제니까 안 와도 되는 거 명심하고~? 이왕 노는 김에 재밌게 놀고, 알았지?
 
백 준:(...올 뻔했을지도.) ...네에, 선생님 몫까지 신나게 즐기고 올게요.학교 오면 들려 드릴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요.
 
주해솔:그래, 선생님은 순찰 열심히 돌게~ 많이 얘기해줘. (수영장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둘러보다, 교무실 쪽으로 향한다.) 열쇠는 내가 가져다둘게. 가방챙겨서 얼른 집에 가. 어른들 걱정하시겠다.
 
백 준:(그러고 보니, 오늘은 생각보다 일이 많았구나...) 네에, 그럼 먼저 가볼게요. 내일 볼 수 있으면 봐요, 선생님. (가방 챙기러 교실 들렀다가... 집으로 갑시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고.)
 
:예의바른 우리 백설기.....
 
준이는 오늘도, 붉은색 노을을 보며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께 축제에 대한 얘기도 꺼내보고,
 
강아지 밥도 챙겨주고,
 
저녁도 먹고…
 
그러고 나서는, 편안히 휴식을 취합시다.
 
내일은 축제니까, 또 얼마나 돌아다니게 될 지 모르니까요.
 
...
 
...
 
...
 
Ch 4. 등불 너머의 당신
 
“선배! 들었어요?”
 
“어? 또 뭘?”
 
“부장 말이에요, 어제부터 집에 안 들어왔대요.”
 
...
 
수영장 청소에 어울리게 된 지 어느새 4일 째.
 
오늘은 마을에서 축제가 있는 날입니다.
 
오전 수업부터 점심시간, 오후까지 학교는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누구와 함께 축제를 가네 마네 하는 이야기로 들썩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수업은 해솔 선생님ㅇ미 담당하는 국어입니다.
 
백 준:(이제는 나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수업에 임하는 백준 학생)
 
그는 아무도 오늘은 공부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빠르게 이해하고
 
오늘만이라며 수업 대신 영화를 틀어주었습니다.
 
백 준:(...난 마음 있었는데.) (쿠궁)
 
우리 애는 공부하려고 했었는데...
 
원래 공부하려고 하는 날에 운이 안 따라주는 법이죠...
 
백 준:(시무룩...) (영화 잠깐 보다가 또 딴 생각 퐁퐁..)
 
몇 명의 아이들이 시끌벅적 떠들며 고른 영화는
 
수수께끼의 괴물이 지구를 침공한 뒤를 그린 아포칼립스 영화입니다.
 
완전히 무너진 문명과 질서, 타인의 안위를 걱정할 여유마저 닳아가는 세계.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매일같이 인간을 잡아먹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주인공은 자신의 동생을 지키기 위해 쉘터를 만들려 합니다.
 
영화는 나쁘지 않은 완성도입니다만,
 
영화를 제대로 시청하는 학생들은 반 정도로
 
남은 반은 역시나 오늘 있을 축제에 대해 떠들고 있습니다.
 
제일 화면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은 학생들보다도 해솔 같네요.
 
어쩐지 애매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스크린을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재밌나?
 
백 준:(선생님의 취향은 저런 영화구나...) (납득) <?
 
영화의 끝보다도 앞서 수업시간의 끝이 다가오면,
 
해솔은 영화를 끈 채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주해솔:축제라고 너무 사고치지 말고~
나를 포함해서 다른 선생님들도 순찰하면서 돌아다닐 테니까,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그리고, 3학년에 민은하랑 연락되는 사람 있으면 교무실로 오도록 하고.
 
그러면, 작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반친구: 누구야?
 
반 친구: 우리 부 부장이야. 어제부터 안 들어왔대.
 
반친구: 가출인가...?
 
반 친구: 입시 스트레스 일지도....
 
백 준:(수군거림에 고개 기울이기만...)
 
그리고 곧 방과 후가 옵니다.
 
오늘의 수영장 청소는 휴식이었죠.
 
학교를 나서는 길, 주차장을 가로질러 걷고 있으면…
 
???: 주선생님!
 
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앞 반의 사회과를 담당하는 선생님입니다.
 
쭈뼛거리며 해솔에게 말을 걸고 있네요.
 
사회선생님: 오늘 순찰, 2인 1조로 돌아야 한다던데요. 괜찮으시면 저랑…
 
주해솔:아, 그래요? 그렇다면…
 
그러고보니 저 선생님,
 
해솔에게 관심이 있다고 요새 한창 소문이 돌고 있었죠.
 
잘 되어가는 걸까…
 
백 준:(분위기 좋아 보이는 것 같기도...) (얘가 더 진심인 듯)
 
어쩐지 공기가 물을 먹은 듯 무겁습니다.
 
하늘은 뿌옇습니다.
 
비가 오진 않을까 걱정이네요.
이후로 자유 행동이 가능합니다. 축제는 오후 6시 이후부터 시작되며, 준의 집 근처에서 열리고 있어 방문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학교는 4시 조금 넘어 끝났을 테니, 아직 한 시간 넘게 시간이 남았네요.
 
백 준:(어제 다녀왔던 마트를 한 번 가볼 수 있을까? 정확히는 그 옆의 강으로...)
 
:쭈니 꽤 멀텐데 괜찮겠어요? 아긴데...
가도 상관은 없는데 걸어서 30분쯤 걸려요
 
백 준:(...생각해 보니 어제 차 타고 갔구나.)
(재력 판정 해서 성공하면 택시 타고 가고 아니면 맙시다 ㄱㅊ나요)
 
:ㅇㅋ해봅시다 다이스에게 맡기자고
 
백 준:
재력
기준치: 30/15/6
굴림: 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제 용돈받았니?
 
백 준:(그런가봐요) (가자가자)
 
준은 KKO 택시를 타고 강가로 이동합니다.
 
그렇게 멈춰선 강가는…
 
어쩐지 조금 뿌옇습니다.
 
어제의 그 기분나쁜 거미는 보이지 않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조금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분명 가끔 지나가던 길인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어쩐지 조금 낯선 느낌입니다.
 
백 준:(기울...) (어제 보이던 개도 없을까.)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단순한 기우였던 걸까요?
 
백 준:(그랬을지도...) (이제 집으로 돌아가 봅시다... 시간 남았으려나.)
 
택시를 타고 왔으니 시간은 아직 한 시간 반 정도 남았을 것 같네요.
 
걸어서 돌아가나요?
 
백 준:(이번에도 주사위에 맡겨봐도 되나요)
 
오.
 
오케이 고.
 
백 준:
재력
기준치: 30/15/6
굴림: 1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와 용돈 많이 받았나 보다)
 
진짜 주운 이번에 다 까먹고 다음 세션에 망하는 거 아닝교ㅠ
 
아무튼, 준은 또 다시 KKO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오늘도 어김없이 조부모님과 강아지가 준을 반겨주네요.
 
조부모님들도 나갈 준비로 한창인 모양입니다.
 
백 준:(음, 이대로 나가면 되겠다.) 다녀왔습니다...~
 
할아버지: 그려, 준이 왔니? 학교는 잘 다녀왔고?
이거봐라, 니 할미가 골라준 옷이다. (허허)
 
백 준:응, 잘 다녀왔어. (그러다가, 할아버지 슥 보고 엄지 올려준다.) 완전 멋져. 역시 할머니랑 할아버지라니까...
축제 가는 길이지...? 나도 같이 갈래. 조금만 기다려줘.
 
할머니: 응, 그려그려~ 후딱 가서 준비하고 와. 가서 맛있는 거 많이 묵자.
 
백 준:응, 고마워. (축제 갈 생각에 신난 백준... 방에 가방만 내려놓고 조부모님 따라 나가도록 합시다.)
 
준은 조부모님들과 함께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향합니다.
 
...
 
...
 
...
 
해가 길어진 덕에 아직 날은 어둡지 않습니다.
 
여러 점포가 문을 열고 장사에 한창입니다.
 
이곳저곳에서 음식 냄새가 느껴지고,
 
미니 바이킹이나 회전컵이 돕니다.
 
아이들을 위한 에어바운스도 설치되어 있네요.
 
풍선 사격과 뽑기, 물풍선 건지기 등의 게임도 보입니다.
 
본 적이 있는 듯한 같은 학교 학생들도 저마다 무리지어 축제 회장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곁으로 지나다니는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학생1: 나 아까 과학 쌤 봤어.
 
학생2: 으아, 진짜 안 마주치고 싶다....
 
회장을 가로질러 조금 더 걷다 보면,
 
누군가가 "학생."하고 준을 부릅니다.
 
낡은 테이블에 카드나 큰 수정구슬을 놓아두고 로브를 쓴 사람 한 명이 앉아있습니다.
 
백 준:(저요? 하는 표정으로 자신 손가락으로 가리킴...)
 
???: 그래, 학생 말이야...
당신의 앞날에 구름이 껴 있군요…
 
하며 손짓해 준에게 자리를 권합니다.
 
백 준:(평범한 사람이 보면 사이비라고 하겠지만... 우리의 준이, 그런 거 모릅니다. 자리에 착석하기.)
구름... 푹신할 테니까 좋은 건가요?...
 
???: 아휴, 무슨 소리를!
학생 근처의 기운이 상당히 흐트러져 있어요.
좋지 않아요. 이대로는 당신까지 휘말려 표적이 되어버립니다…
이질적인 무언가가 당신의 선에 끼어들어 있어요. 어서 거리를 둬야 해요.
 
백 준:우와, 신기한 이야기네요... 그 무언가가 정확히 어떤 건지는 모르시나요?
 
???: ....; 그거까지는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거 하나만 말해줄게요.
 
그는 검은 개가 그려진 타로카드를 한 장 보여줍니다.
 
???: 검은 개를 조심해요.
 
그는 그렇게만 말하고 이후로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백 준:(고개 기울이다가 적당히 수긍한다.) ...개는 귀여운데. 그래도 감사합니다. 기억해 둘게요.
(...그런데 복채 필요하나?...)
 
???: 돈은 됐어요! 안 받을 테니 내 말 명심이나 해요!
 
백 준:착하신 분이네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시려고... (쓸데없는 걱정이나 하며 고개 꾸벅 숙인다.) 꼭 명심할게요.
 
그나저나, 준…
 
수상한 저 로브한테 점을 받아본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 …
 
어디가셨지?!
 
백 준:(... ...?)
 
옆에 있는 줄 알았던 조부모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백 준:(으잉?...)
 
사람이 많아 흩어져 버린 걸까요.
 
백 준:(할머니 할아버지도 참, 길을 잃으시면 어떡한담...)
 
그러게 말이에요, (어쩌면 준이 잃은 걸지도 모르지만)
 
그 때, 멀리서 방송이 들려옵니다.
 
백 준:(아마 그렇겠지만...) ...응?
 
<이후 30분부터 광장에서 공연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또한, 현재 회장 내에 소매치기범이 출몰한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으므로 발견시 바로 신고해주세요.
 
장사 허가를 받지 않은 무단 점포 또한 운영위원회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안전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협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직장인들의 퇴근시간 또한 겹쳐오는 듯 사람이 점점 늘어납니다.
 
저 앞에서 걸어오는 학생 무리를 피하기 위해
 
생과일 주스를 파는 부스 옆에서 좌측으로 돌아가려 하면…
 
툭.
 
옷자락이 상자 하나에 걸리고 안에 들어있던 오렌지가 우르르 쏟아집니다.
 
백 준:(,,,우왓.)
 
“꺄악!”
 
“아니, 뭐 하는거야!”
 
바로 이런저런 소리가 날아듭니다.
 
백 준:죄, 죄송해요... (오렌지 주워 담는다...)
 
고개를 숙여 과일들을 되돌려두면…
 
응?
 
옆에 검은 장지갑이 떨어져 있습니다.
 
백 준:(앗, 누구 꺼지...)
 
여성: 앗! 내 지갑!!!
겨우 찾았다… 너 뭐야?! 네가 그 소매치기야?!
 
백 준:네.... ...네? 아니에요. 그냥 찾아드리려고...
 
사나운 노성이 꽂힙니다.
 
지갑의 주인인 것 같아요.
 
지갑 옆에 있던 준이를 소매치기범이라 착각하고 있습니다.
 
“뭐야?”
 
“소매치기? 누가?”
 
백 준:(쩔쩔 맨다... 이걸 어쩌지...)
 
“잠깐만, 여기 밀치지 마세요!”
 
순식간에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고,
 
그를 만류하던 사람들도 그의 완고한 태도에
 
이내 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대인기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 준:음, 음... 그러니까, 지갑이 제 앞에 우연히 떨어져 있을 뿐이었어요. 손도 대지 않았는걸요...
(말재주 판정 ㄱㄴ한지)
 
:가능합니다. Go.
 
백 준:
말재주
기준치: 40/20/8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 생각보다 말에 재주가...)
 
박박 웃기던 기세는 조금 누그러집니다만
 
준을 향한 의심은 여전히 거두지 않습니다.
 
백 준:(우우.)
 
사실일 리도 없는 거짓들 때문에,
 
또, 무슨 말을 해도 제대로 듣지 않는 사람들.
 
반복되는 상황에 피로감을 느낄 무렵.
 
???: 실례합니다. 무슨 일이죠?
 
익숙한 목소리가 날아듭니다.
 
백 준:(앗, 설마...)
 
해솔입니다.
 
백 준:(...선생님... ...!!!)
 
준의 뒤에서 나타나, 당신을 보호하려는 듯 화난 통행객을 가로막고 섭니다.
 
여성: 당신 누구야!!! 내가 지금 이 사람이랑 말하고 있는 거 안 보여?
 
다시 분노하려는 그에게 해솔은,
 
주해솔:제 학생입니다.
 
라며 준을 감싸줍니다.
 
그는 통행객에게 자초지종 설명을 듣고 나면 일단 그를 진정시키고,
 
뒤를 돌아 준과 눈을 마주칩니다.
 
그 얼굴에서 의심의 빛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해솔은 짧게 물으며 준에게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주해솔:준아, 네가 설명해볼래?
 
백 준:선생님... ...저, 기필코 물건을 훔치지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떨어진 걸 보기만 했어요. ... ...(말하고선 슬쩍 당신의 눈치를 본다. 믿어주었으면, 하는.)
 
확인의 답을 듣고 나면 해솔은 통행객에게 준의 무고를 주장합니다.
 
주해솔:방금 들으셨다시피, 물건은 건들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아주머니, 오히려 떨어진 물건을 주워주려고 했다는 쪽이 더 신빙성 있어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 의심스러우시다면, 거리에 있는 CCTV라도 확인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저는 제 학생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성실하고 늘 하는 일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니까요.
 
이 쯤 되면 주변의 분위기는 다시 일변해
 
대개 통행객을 향해 가벼운 힐난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 회장 내 방송이 다시 울립니다.
 
<방금 회장 내 소매치기범을 경찰에 인도하였습니다.
 
도난품으로 파란색 동전 지갑과 갈색 핸드백이 들어와 있으며,
 
도주 중 분실한 도난품도 있다고 하니 분실물이 발견되는 경우 운영 본부로 신고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물건을 도난당하신 분들은 본부에 찾아와 주시길 바랍니다…>
 
주변은 이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집니다.
 
주해솔:제 학생에게, 사과해주시겠어요?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지갑의 주인은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주해솔:준아, 사과는 받아야지.
 
해솔은 그리 이야기하며 등을 살짝 떠밉니다.
 
백 준:(이 정도면 된 것 같다고 하려다가 입을 다문다. 등 떠밀리고, 한참의 머뭇거림.)
...그래요, 사과해 주세요.
 
여성: 큼, 큼. 그, 미, 미안하게 됐어, 학생. 내가 오해를 했나보네…
 
아까 그 소리치던 목소리는 어디갔는지,
 
준에게 사과하는 목소리를 작기 그지없습니다.
 
말을 마친 여성은 도망치듯 자리를 떠나버리네요.
 
해솔은 그 모습을 보다 준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주해솔:괜찮니?
 
백 준:(다리에 힘 풀릴 뻔... 약간 휘청이다가 곧 자세 바로 한다.) ...아, 아... 네, 괜찮아요.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어서...
 
주해솔:아고, 고생했네... (등 토닥 토닥 두드리며 가볍게 부축해준다.) 축제는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겠다, 어떻게, 선생님이랑 잠깐 뭐라도 할래? 긴장이라도 풀겸. 놀러온 축제인데 안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는 것도 조금 그렇잖니.
 
백 준:뭔갈 하기는 했지만... ...(고개 끄덕인다.) 지금은, 곁에 있어주세요. 추억으로 덮어버리면 조금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선생님이랑 같이 다니지 않아도 괜찮아요? 순찰 도셔야 한다고...
 
주해솔:아, 괜찮아. 나도 잠깐은 쉬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너랑 돌아다녀도 둘러보고는 있을 테니 순찰은 순찰이잖아? (그리고 주변을 가볍게 둘러본다.) 사회쌤이랑 안 그래도 같이 돌고 있었는데 인파에 휩쓸렸는지 떨어져서... 뭐, 성인이시니까 따로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머리 톡톡 두드리고.) 놀 것도, 먹을 것도 많던데, 하고 싶은 거 있어?
 
백 준:(여전히 괜찮은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납득한 눈치다.) 음... 그럼, 선생님의 시간을 조금만 빌릴게요. 말씀대로 먹을 게 많아 보였으니까, 그쪽으로 가는 건 어떨까요?... 빵은 없겠지만... (손가락 꼼지락...)
 
주해솔:그래그래, 선생님 시간 빌리는 김에 내일 마지막 청소도 열심히 해주고~? (잠시 머뭇거리다 한 번 쓰다듬으며 웃는다.) 빵이 없으면 뭐 어때, 지금 딱 맛있어보이고 먹고 싶은 거 먹으면 되는 거지~ (괜찮다며 어깨를 으쓱이고는 네 등을 떠민다.) 타코야끼도 있고, 피자랑 닭꼬치랑, 아, 철판 아이스크림이랑 크레페, 탕후루 같은 것들도 있더라. 이것들 중에 먹고 싶은 거 있니?
 
백 준:내일이 벌써 마지막 날인가요?... 아쉽네요, 그래도 선생님과의 청소는 즐거웠는데. (이 정도면 벌이란 걸 까맣게 잊어버리지 않았을까? 쓰다듬어지면 같이 웃어버린다.) 다행이다... 그래도 축제니까, 축제에서 먹을 수 있는 걸 먹어보고 싶어요. (역시 탕후루가 좋으려나... 타코야끼도 맛있겠다, 하는 중얼거림. 먼저 보이는 곳에 들를까 싶기도.)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1. 타꼬야끼 2.피자 3.닭꼬치 4.철판 아이스크림 5.크레페 6.탕후루
1이네요!
노릇하고 동그랗게 구워지고 있는, 고소한 냄새가 다그한 타꼬야끼집입니다.
 
백 준:(신난다... 선생님 이끌고 타코야끼 집으로 갑시다. 초롱초롱...)
 
주해솔:(같이 졸졸 따라가기...) 타꼬야끼도 좋아하니?
 
백 준:그럼요. 아마, 여기에 있는 건 다 좋아할 거예요. (가리는 거... 있나? 생각해 봅니다. 조부모님이 워낙 잘 먹여서 없는 것 같기도...)
선생님도 좋아하시면 이거 먹어요.
 
주해솔:그래, 그럼 같이 나눠 먹자. (고개 끄덕거리며 웃는다.) 옆에는 1도 있는 모양인가봐.
(타꼬야끼집 옆에 타꼬야끼집)
2
(음. 피자가게가 있구나.)
 
문어 인형들이 가득 가득있는 타꼬야끼집입니다.
 
동그랗게 구워지는 밀가루 반죽, 그 안에 들어가는 문어 다리,
 
다 구워진 동그란 형태가 탐스럽네요.
 
작은 종이박스에 데리야끼소스와 가스오브시도 뿌립니다.
 
준의 앞으로 내밀어집니다.
 
백 준:(인형이 더 탐난다...) (막...)
 
문어 인형... 근처에 사격 게임장에 가면 하나쯤 있지 않을까...
 
백 준:(타코야끼 받아 들고 옆에 있는 해솔이 쳐다본다.) ...저희, 이거 먹고 사격 게임장도 가면 안 될까요.
 
주해솔:그럴까? 나야 좋지. 나도 좋아하거든, 사격게임. 옛날에는 잘했는데 안 한지 좀 돼서 잘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인다.) 천천히 먹어, 아마 방금 나온 거라서 뜨거울 거야.
(나무 꼬치로 하나 찍어서... 후후 불고... 먹어본다. 념.)
 
백 준:(여긴 이미 입으로 가져다 댔다가 혀 데었다.) ...역시 사람 말은 끝까지 듣는 거라고 했는데... (눈물 찔끔... 그래도 맛있다...) 선생님이라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본 적은 없지만... 왠지 그럴 것 같아요.
(타코야끼 다 먹었다 싶으면, 풍선 사격장으로 가봅시다. 룰루랄라...)
 
주해솔:(아이고. 조심해라.... 그래도 잘 먹는 모습을 보니 괜히 흐뭇하게 웃는 낯을 그린다.) 그래? 기대에 한 번 부응해보고 싶게 만드네~ 한 번 잘 해볼게.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하렴? 선생님은 재미보려고 하는 거니까. (생긋 웃고는 사격장으로 갑니다. 총총.)
 
두 사람이 풍선 사격장으로 이동하면,
 
주인인 아저씨가 사람 좋은 얼굴로 두 사람을 맞이합니다.
 
사격장 주인: 자자, 열 발에 3천원, 스무발에 5천원입니다!
풍선 하나 터트릴 때마다 5점이시고요, 작은 풍성은 10점입니다! 100점이상 합계되면 상품도 드려요~!
 
... ...그렇다고 하네요?
 
주해솔:그러면, 스무발로 해서 해볼까? 준이도 한 번 해볼래?
 
백 준:할 수 있으면, 해보고 싶어요. (초롱초롱... 상품은 뭘까.)
 
상품은...
 
준이가 갖고 싶어했던 문어인형!!!
 
과 더불어, 이런 저런 인형들이 가득합니다.
 
산리O, 포X못,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이돌 쿠션 등등
 
다양한 인형들이 즐비해있습니다.
 
백 준:(우와 문어 인형) (빠안... ...)
 
주해솔:(만원 지불하고 옴...) 자, 여기 총.
 
백 준:(이제 슬슬 선생님께 많은 부담을 안겨드리는 게 아닌가 싶지만서도... 신나게 총 집어 든다.)
..저, 힘내볼게요. (비장...)
 
:자! 익숙하시겠죠?
예전 룰을 그대로 따라, 정신력과 근력 판정으로!
정확도를 계산해보도록 할게용 ^ㅡ^
둘 다 성공하면 준이 손에 문어 인형이~
 
백 준:(하. 가보자고)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이 정도면 총 놓친 거 아냐?)
 
어이쿠.
 
주인 아저씨, 생명의 위협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식은땀을 흘리시네요...
 
백 준:(... ... ...)
죄송합니다...
 
주해솔:(... ... ...)
(토닥 토닥)
나도 잘 될 지는 모르겠는데... (총 잡는다.)
 
백 준:...이제 선생님이 유일한 희망이에요. (화이팅!)
 
주해솔:(부담)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아오!!!!!) (강행이요. 난 강행을 하겠어)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백 준:(와!!!!!!)
 
와!!!!!!
 
정말 아슬아슬한 점수!
 
겨우 100점을 넘긴 해솔은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아저씨는 인형을 고르라는 듯 바라보네요.
 
주해솔:준아, 저거 갖고 싶은 거지? (문어 인형 가르킨다.)
 
백 준:어... ... (망설이다가 고개 끄덕인다.) 네에, 갖고 싶어요. (초롱초롱...)
 
주해솔:저걸로 주세요, 문어 인형.
 
아저씨가 준의 얼굴만한 문어 인형을 가져다줍니다.
 
그걸 받은 해솔은 그대로 준의 품에 인형을 안겨주네요.
 
주해솔:여기, 마음에 들어?
 
백 준:우와아, 크다... (얌전히 받아들음!) 정말로. 정말로 마음에 들어요. 감사해요. (인형 든 채로 꾸벅...) 또 받은 게 늘어버렸지만요.
 
주해솔:됐어, 내가 주고 싶어서 주는 건데, 뭘. (본인도 만족스러운 듯이 웃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준은 곧...
 
깜빡하고 있었던 (...) 조부모님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되게… 잘 놀고 계시네요.
 
걱정을 하고 있었다면 무색할 만큼이요.
 
백 준:(얘도 선생님이랑 잘 놀고 있었으니 아무렴 ok아닐까)
할머니, 할아버지...~ 뭐하고 계세요?
 
할아버지: 어어, 준이구나! 아휴, 내새끼 어디갔나 했네. (얼굴 문질문질) 사람이 워낙 많아서 말이다. 정자에서 쉬다가 나왔는데 저기서 고스톱 치길래 좀 꼈다.
 
백 준:고스톱... (은은)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나보다 더 잘 즐기는 것 같아. 언제쯤 들아갈 거야? (집에 가고 싶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지만서도.)
 
할머니: 어어, 우리는 슬슬 들어갈까 하는디, 준이는 좀 더 있다가 올겨? (그럴 거면 너무 늦게 들어오지는 말고, 자정 지나기 전엔 들어와라, 알았지?)
 
백 준:음... 나는 조금만 더 있다 갈게. 인사도 해야 하고... 늦지 않게는 들어 갈 거야. 걱정하지 마. (나 다 컸어, 하는 덧붙임.)
 
할머니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할아버지를 데리고 먼저 축제장 바깥으로 나섭니다.
 
중간 중간 준이를 발라보며 손을 흔들기도 하시고요.
 
백 준:(마주 손 흔들어 준다.) 조심히 가...~
(그만 선생님 곁으로 가봅시다. 말도 없이 가버렸네...)
 
준이 해솔에게 돌아가는 길,
 
익숙한 친구들을 마주합니다.
 
반 친구: 어, 준아! 너도 왔었어? 안 보여서 안 온 줄 알았잖아~
혼자 온 거야? 아님 가족들이랑?
 
백 준:그래도 이런 곳을 빠질 수는 없다... 고, 생각해. 가족들이랑 왔어. 먼저 가버렸지만...
...축제, 재밌지?
 
반 친구: 어, 생각보다 되게 할 거 많더라? 먹을 것도 많고!
...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친구는 해솔을 보고 인사를 건넵니다.
 
주해솔:좋은 저녁이네. 별 일 없는거지?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 해솔은 준의 등을 밀어 그들에게 보냅니다.
 
주해솔:이제 친구들이랑 놀아, 준아.
 
준이 뭐라 답을 하기도 전에 저 멀리서 사회 선생님이...
 
사회선생님: 주선생님!!!
 
하고 뻘뻘거리며 달려옵니다.
 
양 손에 과일 주스를 들고 있네요.
 
백 준:(사회 선생님을 보았는지, 아쉽다고 하려다 말고 친구들 곁으로 간다.) ...네에, 즐거웠어요, 선생님. 그럼, 내일 봐요. (꾸벅...)
(사회선생님 애쓰시네... 생각함.)
 
해솔은 마지막으로 준에게 눈인사를 한 번 하고, 자리를 떠납닏나.
 
옆에 있는 친구는 외향형에, 상당히 떠들썩한 친구여서 그런지,
 
축제를 함께 다니는 동안은 제법 정신 없이 흘러갑니다.
 
이것 저것 먹어보기도 하고,
 
바이킹이랑 회전컵도 타보고... ...
 
그렇게 한참 시간을 보내고, 어느덧 축제가 끝날 무렵.
 
해솔과 헤어진 후로 어쩐지 공기는 쭉 무겁고 불쾌합니다.
 
축축한 공기와 습한 기운.
 
미지근한 바람…
 
그리고, 예상을 빗나가지 않은 빗방울이 하늘에서 툭 떨어집니다.
 
백 준:(여름이라서 그럴 법도 하지만...) (눅눅.)
 
툭,
 
백 준:아, 비... ... (..우산, 안 가져왔는데... 어쩌지.)
 
툭,
 
툭,
 
쏴아아....
 
빗방울은 점점 빠르게 떨어지더니 이내 거센 비가 됩니다.
 
축제 회장의 사람들은 빠르게 부스를 접고,
 
백 준:(...금방 그칠 것 같진 않지?)
 
사람들은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우산을 사거나 집으로 귀가합니다.
 
아무래도 금방 그칠 것 같지는 않군요.
 
하지만 여기 가만히 있을 수도 없으니까요. 어떻게 할까요?
 
백 준:(그럼 나도... 슬슬 돌아가 볼까. 감기 걸리면 혼날 테니까...)
(친구들에게 인사 하고 집으로 귀가하도록 합시다.)
 
뛰어가나요? 아니면 편의점에서 우산?
 
백 준:(뛰어갑시다. run away.)
 
준은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달립니다.
 
시민 공원 근처를 지나면 빗소리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시민: 저 사람 괜찮은거야? 쓰러질 거 같던데…
 
시민2: 구급차라도 불러드릴 걸 그랬나...?
 
소리를 듣고 자연스레 공원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사람 하나가 등나무 벤치 아래에 앉아있습니다.
 
...
 
...
 
어쩐지 익숙한 뒷모습.
 
주해솔입니다.
 
그는 멀리서도 알 수 있을 만큼 불안한 기색으로
 
백 준:(...어?)
 
혼자 앉아 등을 웅크리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네요.
 
조금 더 보고 있으면 그는 몸을 좀 더 휘청이는 듯 하더니,
 
옆으로 쓰러지듯 천천히 벤치에 몸을 눕힙니다.
 
다가가거나 그냥 지나갈 수 있습니다.
 
백 준:서, 선생님! (보자마자 달려갑니다. 무서워한다고 그러셨는데, 괜찮을까...)
 
그는 호흡이 힘든 듯 가쁘게 숨을 쉬고 있습니다.
 
몸이 물을 뒤집어 쓴 듯 비로 완전히 젖어있습니다.
 
상당히 불안해보입니다.
 
백 준:... ...어떡하지. (빙글빙글... 해솔쌤 데리고 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가도 될까요?)
 
:가능합니다. 주변에 있는 곳이라면… 편의점이나, 근처 가게 같은 곳들이 되겠네요.
 
백 준:(해솔쌤 데리고 가까운 편의점으로 들어가 봅시다.)
(판정 필요하나요)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편의점으로 이동합니다.
 
...
 
...
 
딸랑.
 
편의점의 가벼운 종소리가 울립니다.
 
여전히 불안한, 사색된 낯의 해솔은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죠, 해솔은 분명 며칠 전 물이 무섭다고, 이야기했죠.
 
백 준:(어쩌지... 일단 직원 분께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 앉혀봅니다...)
 
조금이라도 몸을 말릴 것이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
 
편의점에 있을까요?
 
 ✤ 행운 판정 ✤ 
 
백 준:
기준치: 85/42/17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있네요. 부드럽고 큼지막한 수건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백 준:(있을까? 두리번...)
 
마침 세일까지!
 
백 준:(아!!... 큰 수건 집어다가 서둘러 결제합니다...)
(이것도 판정 필요하나요)
 
준은 급한 만큼 서둘러 결제를 마칩니다.
따로 판정 필요치 않습니다.
 
백 준:(필요없군 ok)
(해솔쌤께 수건 둘러줍니다.) 괜찮아요, 선생님. 괜찮으니까...
 
주해솔:허억, 헉… 싫, 싫어…. (어깨에 느껴지는 감촉에 수건을 세게 쥡니다. 하염없이 흔들리는 동공을 애써 감으며 가려봅니다.)
 
……그렇게, 해솔은 답지 않게 한참을 떨었고,
 
진정이 된 건, 또 그로부터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였습니다.
 
백 준:(선생님 꼬옥 안아줍니다...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진 최선을 다해 봐야지.) ...괜찮아요, 선생님? (상태 요리조리 살펴봅니다.)
 
불안정했던 호흡이 진저외가자, 해솔은 크게 한숨을 내쉽니다.
 
주해솔:... ...하아, 으, 으응.... 괜찮,아…
……고마워, 준아…
 
…어라.
 
입에 담은 것은 분명 준의 이름인데,
 
준을 부른 것 같지 않아요.
 
평소보다 훨씬 친근감이 깃든 목소리.
 
정말 날 부른건가?
 
위화감에 해솔을 보고 있으면,
 
그 또한 자신이 뱉은 말에 깜짝 놀란 듯 준을 쳐다봅니다.
 
직후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고는,
 
주해솔:……미, 미안해.
그러니까…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
오늘, 도와준 건… 정말, 정말 고마워.
…이렇게 가서 미안해, 나중에 답례는 꼭 할게. 다음에, 학교에서 보자.
 
라고 말하며 빠르게 자리를 피하려 합니다.
 
백 준:(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하나 어쩔 수 있겠나. 자리를 피하는 상대방에게 그저 잘가라는 인사를 건넬 뿐이다.)
 
그렇게 해솔은 가고, 준은 잠시 덩그러니 혼자 남게 됩니다.
 
……그래요, 피하는 이상 불안햏보이는 그를 붙잡아둘 수도 없습니다.
 
준도, 이만 돌아가야겠죠.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Ch 5. 강 아래에서
 
축제가 끝난 다음 날.
 
학교의 공기는 불온합니다.
 
오전 1교시가 되어도 선생님은 교실에 얼굴을 비추지 않고,
 
2교시가 되어서야 옆 반 담임선생님이 급하게 들어와
 
이번 수업은 자습이라 말하고 바쁘게 떠납니다.
 
학생들이 내내 소곤거리고 있습니다.
 
어제 축제가 끝난 뒤 사고가 있었다는 내용같네요.
 
선생님 한 명이 크게 다쳤다고요.
 
...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면 담임 선생님이 반으로 들어섭니다.
 
교탁을 탁 치고 학생들이 전부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하면 다시 입을 엽니다.
 
담임 선생님: 오늘은 단축 수업이다.
얼마나 들었을진 모르겠지만, 앞 반 사회선생님이 근처 강에서 빠진 채 발견되셨다.
아직 회복이 다 되지 않아 당분간 병원에 입원해 계실거야.
 
백 준:(... ...아.)
 
담임 선생님: 괜히 이곳저곳 들릴 생각하지 말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도록. 이상.
 
바로, 수업이 종료됩니다.
 
평소보다 빠른 하교를 반가워하는 학생도,
 
불길한 소식에 무서워하는 학생도 보이네요.
 
분위기를 보아하니 오늘은 부활동 또한 없는 것 같습니다.
준은 오늘, 어떻게 할까요?
 
백 준:(청소, 약속했는데...)
(일단 교무실로 가봅시다. 해솔쌤은 오셨나...)
 
수영장 청소를 위해 교무실로 찾아오면,
 
정신없어 보이는 듯한 해솔을 마주합니다.
대화가 가능합니다.
 
백 준:...저, 해솔쌤... ...괜찮으세요?
 
주해솔:응? 아, 아… 준이구나. 응, 괜찮아… 어제 갑자기 비가 내려서, 상태가 안 좋아졌나봐… (어색하게 웃으며 뒷머리를 매만집니다.)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아, 오늘 청소는…하지 않아도 돼. 담임 선생님께 전해들었지? 바로 집으로 가라고 한 거. 오늘은 학교도 곧 문을 닫을 테니까, 하교해도 괜찮아.
 
백 준:아... ...그럼, 오늘만 먼저 들어갈게요. 어제보다 나아 보여서 다행이지만, 선생님도 몸 조심하세요. (꾸벅 인사하고, 교무실을 나서려다가... 문득.)
저, 선생님... ...어제 사회 선생님이랑 아무 일 없었죠?
 
주해솔:아, 사회 선생님은… (잠시 미간을 꾹, 누른다.)
……사실 어제, 은하를 만났어. 기억하니? 실종되었다고 했던 3학년 친구.
갑자기 상담을 해달라고 하길래, 셋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날씨가 안 좋아졌고. 사회 선생님이 은하는 자기가 바래다준다고 하셔서 그렇게 헤어졌어.
…그런데 아침에, 지나가던 시민 분께서 강가에서 떠내려온 사회선생님을 발견했대. 살아 계셨지만 저체온증…이었다고 하셨고. 체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입원하게 된 모양이야.
은하랑도, 그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고… 사회쌤이 잠깐 깨어나셨었는데, 은하에게 달려든 개를 막기 위해서 나섰다가 떨어지셨다고 하더라. 은하는 아마 놀라서 그대로 도망친 모양이야. 다들 걱정하고 계시는데… 선생님들도 다같이 강가 근처를 돌면서 수색할 예정이라고 하더구나.
그러니 준이 너도 그 주변을 가게 되면 조심해, 알았지?
 
백 준:(가만 이야기 듣는다. 갑자기 많은 정보가 들어온 모양인지 멍하니 있다가.)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네에, 조심해아죠, 그럼요.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해요. 내일 뵈어요. (정말로 교무실 나섭니다. 음, 내가 들어도 되는 이야기였겠지...)
 
해솔은 다시 바쁜 걸음으로 교무실에서 업무를 봅니다.
 
정신이 없어 보이니 붙잡지 않는 것이 좋겠죠.
 
평소보다 이른 하교길은 낯선 느낌입니다.
 
가벼운 일탈을 하는 것 같은 기분.
 
착실히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대놓고 놀러가자며 떠드는 학생들 또한 보입니다.
 
:자유롭게 행동해도 괜찮습니다.
 
백 준:(곰곰...) (...강 쪽은 지금 위험하려나.)
 
:원한다면... 가봐도 괜찮습니다.
 
백 준:(함 가봅시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준은 한참을 길을 따라 걷습니다.
 
그렇게 강에 거의 다 도착했을 무렵,
 
돌연 누군가가 눈 앞을 달려갑니다.
 
어제 축제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친구입니다.
 
백 준:(...? 누구...)
 
어쩐지 다급한 얼굴입니다.
 
백 준:(쫓아갑시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겼나...)
 
그는 준을 보면 서둘러 외칩니다.
 
반 친구: 저기!
저 쪽으로 학생이 떠내려가는 걸 봤어!
가보자, 백 준!! 도와줘야 돼!
 
그는 정말 필사적으로 외칩니다.
 
어찌나 급해보이는지, 준의 손목을 잡고 달립니다.
 
백 준:(질질질...) (일단 달립시다. 급해 보이니까.)
 
흐르는 물가를 계속 달리고, 달려서,
 
주택가에서 벗어나 물이 고이는 지점으로 옵니다.
 
다리에 올라 아래를 살펴보면…
 
정말 저 멀리 누군가가 둥둥 떠 있습니다.
 
교복을 입고 있는것도 같은데,
 
얼굴이 물 속에 잠겨있어 누구인지는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준을 끌고 온 그는 발을 동동거립니다.
 
반 친구: 안 되겠어. 들어가서 꺼내오자!!!
 
하지만 이 강가는 정말 깊다고 들었는데…?
 
그는 정말 옷가지를 하나 강가에 던져버리고 발을 난간에 걸칩니다.
 
백 준:괘, 괜찮겠어....? 그러다 너도 빠지면...
 
멈출 기세가 아닙니다.
 
반 친구: 하지만, 그냥 둘 수는 없잖아!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는 준을 붙잡은 손을 놓지 않습니다.
 
반 친구: 도와줘, 빨리.
들어가서 구해오자.
물에 들어와.
 
코 끝에 기묘한 악취가 스칩니다.
 
그의 검은 눈이 번들거리며 빛납니다.
 
백 준:미, 미안. 나는... ...못 도와줘. 차라리 어른들을 불러 오자...
 
:손을 뿌리치려 한다면, 근력 판정입니다.
 
백 준:(하... 손 뿌리치려 시도합니다.)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준이 그의 손을 뿌리치자,
 
그는 그대로 준의 손을 놓치고 강에 빠집니다.
 
풍덩…
 
사람이 강에 빠지는 것을 목격한 백 준,
 
 ✤ 이성 판정 ✤ 
 
백 준: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그가 빠진 강가 주변으로 먹물이 퍼지듯 검은 무언가가 뻗어나갑니다.
 
수면이 검은 광택으로 일렁이고,
 
수많은 녹색 눈들이 생겨났다 사라집니다.
 
 ✤ 이성 판정 ✤ 
 
백 준: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이성 6 감소합니다.
......
백 준........ 지능판정합니다.....
 
백 준:
지능
기준치: 40/20/8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눈 앞에서 벌이진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백 준:(현실감이 없다. 늘 그러했듯이, 어쩌면 꿈일지도 모른다고. 그리 넘긴다. 무엇이 진짜일지가 다만 혼란스러울 뿐.)
 
하지만 역시 괴이한 것을 목격하고 흔들리는 정신,
 
난간을 잡은 손이 미끄러져 떨어지고,
 
몸에서 힘이 빠집니다.
 
낙하합니다.
 
백 준:(어.)
 
...
 
...
 
풍덩!
 
수면과 전신이 부딪히는 강렬한 충격.
Hp 2 감소합니다.
 
몸이 수면 아래로 빠져듭니다.
 
물 속은 기묘할 정도로 어둡습니다.
 
주변이 가스로 뒤덮인 것만 같아요.
 
하늘처럼 흘러가는 색채는 마치 우주를 연상시키지만,
 
부유감도 자유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반투명한 물결이 준의 다리를 붙잡고 점점 안개 한가운데로 끌어당깁니다.
민첩, 혹은 수영판정입니다.
 
:민첩의 경우 패널티 주사위 -1 부여합니다.
 
백 준: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80, 75, 20
+2: 어려운 성공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백 준, 정신력 판정합니다.
 
백 준: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To GM):
색채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Hp 6 감소합니다.
 
준은 무언가에 끌어당겨져 몸이 어딘가에 닿습니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
 
준의 시야에 빛나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보석입니다.
 
준의 손 근처에서 빙빙 돌고 있습니다.
 
백 준:(... ...아?)
(보석을 향해 손을 뻗어 봅니다. 어쩌면, 빛을 찾으려 드는 무의식 속에.)
 
준은 보석을 손에 쥡니다.
 
그리고 그 순간, 순식간에 수 많은 시선이 준에게 꽂혀듭니다.
 
머리 깊숙한 곳을 찔러드는 시선.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누군가의 손이 준의 눈을 가립니다.
 
그대로 준을 끌어당겨 머리를 품에 안습니다.
 
해솔입니다.
 
그는 당신을 부축해 단숨에 수면을 향해 도약합니다.
 
낮은 진동이 귓가에서 울립니다.
 
해솔은 눈의 시야를 가리려는 듯 손으로 눈을 감싸고 있습니다.
 
... ...
 
첨벙!
 
귓가에서 물소리가 들립니다.
 
해솔은 준을 이끌어 무사히 근처의 뭍까지 헤엄쳐 나옵니다.
 
눈을 가리던 손을 사라집니다.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가 빛을 마주하자, 자연스레 눈은 찌푸려집니다.
 
주해솔:... ...주, 준아. (잘게 떨리는 목소리, 예전과 마찬가지인 과호흡. 네 어깨를 붙잡습니다.) 괜찮, 괜찬아...?
 
백 준:(뒤늦게 밀려오는 고통, 동시에 찾아온 안도감. 나, 살아있구나...) ...아, 선생님... ...저,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헤프게 웃는다. 이상하지, 남이 보기엔 안심이 필요한 건 저인데.)
선생님이 구해주신 거예요?
 
주해솔:다행, 이다… (웃는 낯에, 자신 역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눈을 몇 번 꾹, 눌렀다가 뜨기를 반복하며 옷깃을 세게 손으로 쥐었다.) 응. 네가 이, 쪽으로… 빠지는 걸, 봐서…
 
백 준:아, 그래서... (고개 푹 숙인다. 괜히 잘못한 것 같아서.) 죄송해요, 조심하랬는데... ...
 
주해솔:……미안해하지마, 무사하니까, 괜찮, 아… (짧게 심호흡을 몇 번 하고는, 네 손으로 시선을 돌린다. 한참동안을 바라봤을까.) …준아.
 
손에는, 아까 쥔 빛나는 돌이 쥐어져 있습니다.
 
해솔은 머뭇거리며 입을 엽니다.
 
주해솔:쭉, 찾던 거야.
나한테… 줄래?
 
백 준:아, 선생님이 말씀하시니 드려야죠, 그런데, 이거. 평범한 돌 같은데...
 
주해솔:으응, 그래도 괜찮아. 내가… 정말 계속 찾던 거야. (네 앞으로 손을 내민다.)
 
백 준:(빛나는 돌을 해솔쌤에게 넘깁니다. 무슨 일이 있겠어...)
 
주해솔:…………
겨우 찾았어…
 
크게 안도한 얼굴로 그것을 가만히 품에 안습니다.
 
그 쯤, 저 멀리에서 또 다른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립니다.
 
외치는 소리.
 
교직원: 주선생님! 은하를 찾았어요! 지금 병원에… 어?!
 
선생님과 경찰 몇이 달려와 두 사람의 상태를 살피고 부축합니다.
 
순식간에 준은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병원으로 데려가집니다.
 
해솔과 헤어지기 전, 그는 무언가 할 말이 남은 듯한 시선을 이 쪽에 보냅니다만,
 
주해솔:…아니다. 다음에 학교에서 할게.
많이 다쳤잖아. 푹 쉬어.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헤어지는 길 그는 마지막으로,
 
주해솔:...준아.
오늘 일은 잊어.
 
라고 작게 속삭입니다. … …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 눈을 뜹니다.
 
평소처럼 몸을 일으키려 하면…
 
어라?
 
몸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침대를 짚은 팔이 쭉 미끄러져 아래로 구릅니다.
 
온 몸에서 열이 오르고 있습니다.
 
병원에 가서 제대로 진찰은 받았을 텐데 회복이 다 안 된걸까요?
 
어쨌든 이런 상태로 오늘 학교에 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할머니: 준아, 뭔 일이야...!!! 왜 갑자기 넘어지고 그래?! 혹시, 몸 상태가 아직 안 좋은겨?
세상에, 몸이 불덩이 같네... 오늘 학교는 쉬는 게 좋겠다. 응?
영감!! 물 수건 하나만 만들어서 가져와봐요!!!
 
백 준:(눅눅...) ...나, 그렇게 몸 안 좋나... ...응, 그런 것 같아. 세상이 빙글빙글...
 
할머니: 아유, 내새끼... 얼른 침대에 누워서 자라. 학교엔 할미가 전화할 테니까 걱정말고...
 
백 준:...응, 알았어. 할머니. 걱정 끼쳐서 미안해... ... (침대에 널부렁... 힘겹게 눈 떠서는 그리 말한다.)
 
준은 할머니의 손에 다시 침대에 눕혀지고,
 
곧 물에 잠기듯 수마에 빠져듭니다.
 
....
 
...
 
백 준은 꿈을 꿉니다.
 
당신에게 병문안을 오는 해솔의 꿈입니다.
 
꿈에서도 당신은 여전히 아픈 탓에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합니다.
 
분명 한낮일텐데도 창밖은 어둡고 공기는 탁합니다.
 
얼마 전 교실에서 봤던 영화 속 풍경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준의 방 벽지 위로 갈라진 콘크리트 벽이 흐릿하게 겹쳐집니다.
 
당신이 잠든 침대 곁에 앉는 해솔은, 어쩐지,
 
준이 알던 것보다도 훨씬 앳된 인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도 준과 가깝고, 손에 잡힐 듯한 거리.
 
해솔이 입을 엽니다.
 
주해솔:…전에 말했던 그 일 말이야, 가기로 했어.
별 수 없지. 이대로 있으면 너도,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나도 곧 죽을 테니까.
 
여전히 몸은 무겁고, 입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해솔은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대화를 계속합니다.
 
주해솔: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대.
돌아올 때는 어차피 지그 ㅁ여기라고 하긴 하는데…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겠지?
 
해솔은 손을 뻗어 준의 이마 근처를 몇 번 만집니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주해솔:준아, 용기를 빌려줘… …
 
말 그대로 무언가를 가져가는 듯,
 
그 위로 손을 한 번 쥐어 들고는 자신의 입가에 가져다 댑니다.
 
그러면 문득, 준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분명 지금 무언가 할 말이 있을텐데.
 
당신이 그런 일을 할 필요는 없다거나,
 
뒷일은 부탁한다든가,
 
하다못해 몸 건강히 돌아오라는 말이라도.
 
그러나 그 중 무엇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해솔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주해솔:오래 자는 구나…
안녕. 이제 갈게.
 
 ✤ 건강 판정 ✤ 
 
백 준:
건강
기준치: 40/20/8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해솔은 그대로 몸을 돌려 병실에서 떠납니다.
 
당신의 시야 밖으로,
 
세계 밖으로.
 
당신이 잡을 수 없는 곳까지.
 
 
 
 
Ch 6. Catch Me If You Can
 
긴 꿈에서 깨면, 정말 오래도 잤는지 어느 새 아침입니다.
 
몸이 개운합니다.
 
체온을 재 보면 열은 전부 날아가 있습니다.
 
마치 꿈 속 해솔이 손짓과 함께 열을 전부 가져간 것만 같아요.
 
:떨어진 체력을 전부 회복합니다.
 
몸이 전부 회복되었으므로 이제 학교에 갈 준비를 합니다.
 
교복을 입고, 익숙한 가방을 듭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면
 
평소와 같은 여름 하늘이 보입니다.
 
꿈에서 본 것과는 전혀 다른, 물감을 머금은 듯한 생생한 푸른 색.
 
푸른 강가와 강에 뛰어들던 해솔의 얼굴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물이 무섭다고 했었는데,
 
그 이후 해솔은 괜찮았던 걸까요…
 
어쨌거나, 준은 학교에 등교합니다.
 
뒤로는 언제나와 같은 무료한 수업 시간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해솔의 수업이 시작되려고 하면……
 
…아무도 교실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그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듯 삼삼오오 모여 떠들고,
 
수업중인데도 매점으로 향하는 학생 또한 보입니다.
친구들에게 묻거나, 교무실로 향할 수 있습니다.
 
백 준:저기... (주변 아무나 붙잡고 물어봅니다.) ...수업, 시작할 때 되지 않았어?...
 
반 친구: 응? 아아, 준이 너 어제 결석했었지?
해솔쌤, 어제 학교 퇴직하셨어.
고향에 큰 일이 생겼다고, 바로 돌아가셔야 한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송별회도 제대로 못하고 간다고 선생님들이 엄처 아쉬워하시더라~
 
… …
 
…그 순간,
 
교복 주머니에서 희미한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백 준:(...뭐지? 제 교복 주머니 뒤져봅니다.)
 
확인해보면, 해솔의 목걸이입니다.
 
이게 왜 여기에?
 
강에서 준을 끌어낼 때, 휘말려 이 안에 들어가버린 걸까요?
 
목걸이를 손에 쥡니다.
 
머리에서 자연스럽게 어느 장소가 떠오릅니다.
 
어쩌면.
 
어쩌면 아직 거기에 있지 않을까?
 
지금 뛰어나가면 잡을 수 있는게 아닐까?
 
백 준:(떨어졌던 다리로 뛰어갑니다. 아직, 전하지 못한 말이 있어. 아직..)
 
마음을 먹는다면, 바로 발을 움직입니다.
 
땅을 박차고 뛰어나옵니다.
 
복도를 달립니다.
 
계단을 몇 개 가볍게 뛰어내리면,
 
 ✤ 민첩 판정 ✤ 
 
백 준: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바로 곁, 바꾸기 위해 근처에 기대어 세워둔
 
새 유리창에 몸을 부딪힙니다.
 
쨍그랑!
 
기시감이 느껴지는 경쾌한 파열음.
 
서민우: 으악!!!
 
곁을 지나던 민우가 놀라 준과 유리를 번갈아봅니다.
 
이거 어쩔거냐는 표정.
 
그러나…
 
바로 다시 발을 움직입니다.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서민우: 자, 잠깐만!!!
이대로 가면 어떡해, 야!!!
 
백 준:미안!!!!
 
뒤에서 노성이 들리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달립니다.
 
선생님: 서민우!!! 너 이거 깼어!? 이리와!!
 
지나가던 선생님이 높이는 목소리 또한 들립니다.
 
그러나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의 말대로, 어쨌건 한 번은 달려야 할 때가 있는 겁니다.
 
3학년: 부장! 돌아왔군요!
정말, 얼마나 걱정했지 알아? 대회가 곧인데.
 
민은하: 아, 정말, 알았어. 미안해, 미안해. 왜 그랬는지 어째 나도 잘 기억이 안 나…
 
준은 달립니다.
 
길거리에 스쳐 지나가는 것,
 
푸른 하늘,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
 
몸은 가볍고 머리는 상쾌합니다.
 
가벼운 전능감이 온 몸으로 뻗어나갑니다.
 
약 지금 그를 잡는다 해도 아마 그는 떠납니다.
 
내일이면 이 곳에서 더 볼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달리고 달려, 준은, 그 다리에 다시 한 번 도착합니다.
 
그 곳에는…
 
해솔이 서 있습니다.
 
그는 아직 준을 눈치채지 못하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곁에는 작은 짐 가방.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앉아있던 곳에 자신의 가방을 놓아두고,
 
아무것도 가져갈 것은 없다는 듯 하늘을 바라보며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깁니다.
 
백 준:선, 선생님... 잠시만...
 
주해솔:...?! 준아!?
수, 수업시간이잖아, 지금! 왜 여기있어?
 
백 준:...선생님이 없으니까, 수업도 없던 걸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
그것보다, 왜... 떠나려고 했어요... ...? 나, 아직... 못 갚은 게 많은데...
 
주해솔:그야… 갈 수밖에 없으니까. 이곳은 내가 살아갈 곳이 아닌 걸. (희미하게 웃고는 한참 올려다본다.) 네게 돌려받고 싶어서 베푼 게 아니야.
너와 함께 지낸 시간들이 즐거웠어. 나 정말 오랜만에, 예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거든.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말려도 가능한 오래 남고 싶었어.
…그래서 있지, 준아.
나는 결국엔 돌아가야 되니까, 나와 함께 있던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게, 지워버리려고 했어.
찾아와준 네가, 너한테 너무 고마워서… 그래서 네게 한 번은 물어보고 싶어.
안 좋은 경험도 함께 있으니까… 그래도 이왕이면 지우는 쪽은 추천하고 싶기는 하지만,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주해솔:나를, 이 여름을, 기억하고 싶니?
 
백 준:어디로 가시는데요...? 꼭 가야 해요? (답이 돌아오지 않을 물음을 던졌다. 이제는 소용없을 말임을 안다. 하여 입에 올린 것이다. 이 순간이 작별 인사와도 같다면, 신중히 말을 골라야 할 듯싶어.) ...저는 선생님이 가야 할 곳이 어딘지 몰라요. 선생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선생님이 무얼 하든 제가 선택할 수는 없을 거예요. 그래도, 그래도 물으시니까...
추억이라도 가지게 해주세요. 기억 한 편에 남기게 해주세요. 저, 그것만은 잘해요. 나쁜 경험은 잊을지언정, 좋은 경험은 잊고 싶지 않아요. (마치 아이의 어리광과도 같았다.) ...다시 한번 말할게요.
선생님을, 이 여름을, 기억하고 싶어요...
 
주해솔:응, 가야만 하는 곳. (당연하게도, 너도 알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한 번쯤 더 입에 담는다. 원래 살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여정. 지금까지 내가 이곳에서 지내온 시간들은 모두 그것들을 위한 것들이었으니까...) ... ...준아, 있지. 방금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네 덕분에 이곳에 있던 날들 중에 이번 일주일이 가장 즐거웠어. 그러니, 아쉬워하지마렴. 나도, 기억하고 싶으니까.
그래, 그거면 됐어. ...정말 고마워, 그럼, 오랫토록 기억해줘.
 
해솔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준의 머리에 한 번 손을 올립니다.
 
주해솔:건강해야 해.
마지막이니, 비밀 하나 알려줄게.
 
머리에서 손이 떨어지고, 해솔은 준의 손을 한 번 붙잡으며 웃습니다.
 
주해솔:유리창 깬 거 네가 아니란 거 알고 있었어.
미안해. 고마워.
 
백 준:...괜찮아요, 저는 즐거웠으니까. 그걸로 된 거예요.
 
잡았던 손이 완전히 떨어지고, 그가 한 발자국 앞으로 걷습니다.
 
그는 준을 바라봅니다.
 
선생님의 얼굴이 아닌 그 사람의 개인적인 얼굴.
 
시선 끝에는 당신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머지 않아…
 
해솔은 사라집니다.
 
아주 짧은 찰나,
 
바람이 한 번 불어간 그 끝에, 해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
 
...
 
...
 
. . .
 
그로부터 며칠 뒤.
 
해솔이 마음 한 켠에서 예감했던 대로,
 
해솔의 존재는 자연스럽게 모두에게서 잊혀집니다.
 
이제 그 누구도 이 학교에서 수업을 가르쳤던 해솔에 대해서
 
떠올려내지 못합니다.
 
해솔의 자리를 메꾸고 들어온 선생님은 완전히 낯선 다른 인물로,
 
학생 몇을 뽑아 마지막 남았던 수영장 물 청소를 부탁합니다.
 
수영장 청소에 동원된 아이들은 저마다 야유를 보내거나 작은 소리로 불만을 내뱉습니다.
 
그러면 선생님은 물청소만 하면 되는데 뭐가 불만이냐며
 
학생들의 머리에 가볍게 출석부를 가져다 댑니다.
 
그러고보면 지난 1주일,
 
앞서 수영장 청소를 했던 준에 대한 기억은 어떻게 되어있는 걸까요?
 
그 사실을 물어 확인하려다, 입을 다뭅니다.
 
반 친구: 물 나온다!!
 
끼익, 수도를 돌리는 소리.
 
머지 않아 호스 끝에서 힘차게 물이 터져나옵니다.
 
호스를 쥔 아이들은 꺄악거리며 비어있는 풀장의 타일 위를
 
위험하게 달리거나 밀대를 밀기 시작합니다.
 
푸른 하늘로 깨끗한 물방울이 튀고, 작은 무지개가 그려집니다.
 
...
 
물을 보면 문득 강가에 낙하했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강 밑에서 목격했던 끔찍하고 기분나쁜 것들은 아직 남아있을까요?
 
그것들을 떠올리면 다시,
 
어쩐지 불안한 기분.
 
햇빛이 뜨겁습니다.
 
어딘가 답답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준아.
 
바람과 함께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봅니다.
 
그러나 그 곳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땅을 박차고 달려나가던 그 날.
 
손을 뻗어 상대를 붙잡은 한 순간.
 
낯익은 얼굴,
 
목소리.
 
웃음소리.
 
밝은 함성이 오고갑니다.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리를 뒤로 하고 준은 몸을 돌려 교사를 걷습니다.
 
탁,
 
탁,
 
탁.
 
발소리가 들립니다.
 
점점 가까워집니다.
 
스쳐 지나가나 했으나 정확히 당신의 뒤에서 멈춥니다.
 
누군가 당신의 팔을 잡아챕니다.
 
다음 순간,
 
익숙한 머리칼,
 
귀에 익은 목소리.
 
당신에게 한결같이 달려오기 위해 거칠어진 호흡.
 
???: 저기요!
이거, 떨어뜨리셨는데....
 
시간은 물과 같아. 잡을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지.
 
서투르게 발을 떼면 순식간에 휩쓸려 흘러갈 뿐.
 
그러니 당신은 지면을 박차고,
 
자신의 길을 따라 달립니다.
 
그리고 그 길 끝에, 남은 인생이 모조리 바뀌는 그 순간.
 
마치 운명처럼.
 
마치 반드시 마주할 인연처럼.
 
ENDING 3 「리버사이드에서 달려나가」
 
주해솔 귀환, 백준 생환.
해솔은 본인의 세계로 되돌아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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