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소현:(???) 이곳이 인간이 있을 곳이 아니라면, 난... 어째서 이곳에 오게 된 건데? (고개 기울. 분명, 내 사물함에서 연결된 공간이었어. ... 그런 말도 잊지 않으며) ... 언제 열리는데? (...)
???:..네가 여기에 왜 오게 된 건지, 그건 나도 잘 몰라, 미안해. (느릿하게 눈을 한 번 꿈벅이더니, 말을 잇습니다.) 다음 문이 열리는 시기는.. 축제가 끝나는 날이야. 내일이 시작이니까, 꽤 오래 기다려야겠네.
백소현:문을 관리하는 사람이 너라면, 알고있는 거 아니었어? (고개 갸웃. ... 너도 모른다면, 알 수 있는 사람... 아니, ... 존재는 거의 없다는 말 아니냐고. 따라 눈 한 번 가벼이 깜빡.) ... 내일이 시작이라면, (...그 축제, 얼마나 오래 하는데? 잠깐 시야 흔들. 나 여기 얼마나 있어야 하니?)
???:음, 그러니까.. 이따끔씩 신목을 통해서 이계로 넘어오는 인간들이 종종 있기는 해, 우리 요괴들이 인계로 넘어가기도 하고.시기는 불일치하고, 보통 신목을 통해 넘어오는데.. 너는.. 사물함에서 연결되었다며? 그래서, 나도 모르겠어. 이런 대답을 내줄 수밖에 없어서 미안하네.. (뜸) 축제는 사흘.. 정도.
백소현:그러면 내가 그 이계로 넘어온 인간들 중 한 명이라는 거네. (... 흠.) 그 신목이라는 게 말야, 엉뚱한 곳에 생기는 거야? (그게 아닌 이상은 지금 내가 여기로 온 걸 이해하지 못하겠거든. ... 너도 이해 못하는 것 같아서, 할 말은 없다만. ...) 사흘...이나? 그럼 나 그 시간동안 여기서... 협박 당해야해?
???:지금 네 뒤에 있는 게 신목.. (손으로 가르키고) 저렇게 큰 나무가, 엉뚱한 곳에 생길 수는 없을 거야. 신목은 총 두 그루, 인계와 이계를 잇는 통로.. 라고 보면 돼. 그러니까.. 이 쪽에 하나, 너희 인계 쪽에 하나. (그리 이야기하고는 손을 내립니다.) ...엄, 저.. 너만 괜찮으면, 내가 도와주고 싶은데.. (눈 깜박) 여기 있는 동안, 나랑 같이 지낼래? 물론 네가 괜찮다면.. 이야. 적어도 너를 도와줄 정도의 힘은 되니까..
백소현:(뒤 돌아보곤 잠깐 휘청인다.) 이런 곳에서 넘어와야 할 내가... 그러니까, 그런 사물함같은 곳에서... 넘어왔다는 말이지? (못 믿겠다는 눈으로 료 본다. 진짜? 당장에라도 다시 한 번 더 묻고싶은 눈 하며...) ...응? 그, 그게... (...) 나야 괜찮지만, 여기 있는 존재들. 나를 보더니 잡아먹네, 마네... 그렇게들 떠들어 댔잖아. 나, 이곳에서 지내는 사흘 동안 너랑 있으면... 안전 보장해줄 수 있는 거야? (그게 맞다면, 같이 지내도... 난 괜찮고.)
???:...그렇지? 사물함..같은 곳에서 넘어왔단 얘기는 나도 처음 듣고.. (고개 끄덕.) 응, 못 믿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지켜줄 정도의 힘은 돼. 이건 확실하게 장담해줄게. (고개 끄덕이더니 살짝 기울이고는 옅게 웃음 지어보입니다.) 지내는 동안 이곳에 대해서 알아야할 게 있으면, 내가 알려줄테니까..
나랑 지내는 게 괜찮다면, 이름.. 알려줄래? 못 들은 것 같아서.
백소현:장담 가능하다면, 이계로 넘어와 목숨 지키기도 위험한 인간이... 이런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잖아. (따라 살짝 웃었나.) 아, 이름. ... 소현. 백소현. (...) 너는, 아까전에 다들 료... 라고 하던 것 같은데. ... 맞아?
???:(다행이라는 듯 눈꼬리 휘며 웃음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 아, 들었구나. (기억력 좋은가봐.. 정신 없어서 제대로 못들을 만도 한데.) 맞아,라이사카 료라고 해. 편한대로 불러줄래, ..소현아?
백소현:왜인지는 몰라도, 네 이름만큼은 똑바로 들린 것 같았어. ... 나를 살려주려고 한 사람이 너밖에 없어서 그런 걸까. (고개 기울.) 라이사카... 그럼, 라이라고 부를래. (... 이게 편하잖아? 작은 웃음.)
라이사카 료:그래도 마냥 나쁜 아이들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 여차하면 내가 막아서줄 거기도 하고. (알았지? 그리 덧붙여 묻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가 원하는 대로.
백소현:영월호... 내가 다니는 학교같은 곳인가? (흠.) 같은 학생이면서 신목의 문도 지키고, 꽤 멋진데.
라이사카 료:맞아, 인간들의 교육기관과 마찬가지야. 500살~800살 정도 되는 요괴들이 교육을 받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돼. (이어지는 말에 눈 깜박) 멋지다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지만.. 칭찬은, 고마워. (볼 긁적)
백소현:(...??) 500살이면 인간이 다섯 번은 죽고 살아날 나이같은데, 그러면 너...는 대체, 몇 살인 거야? (괜히... 궁금했다. 내가 너라고 불러도 되는 존재는 맞는가??) 왜, 충분히 멋지잖아. 그런 일 아무나 하는 건 아닐테고.
라이사카 료:글쎄, 최고학년이라고만 말해둘까.. (그리 이야기하며 어깨를 한 번 으쓱입니다.) 너라고 불러도 되니까 너무 어려워하지는 말아, 인간이랑 요괴의 수명이 다른 건.. 어찌보면 당연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 (쑥쓰러운 듯 제 볼을 긁적이다가 마지막엔 웃습니다.)
(주위를 한 번 휙 둘러보다가) 일단.. 우리집으로 갈까? 금방 어두워지겠어.
백소현:최고학년이라... 그렇다면 비슷하긴 하구나. (그렇다면 마음 편하게 먹고...!) 아, 그렇네. 여기도 어두워지는 건 금방이구나... (주변 슥 둘러보더니, 네 옆에 서선 살짝 올려다 보았다. 안내해줘.)
백소현:(...) 몰라, 난 이 곳에 처음 오는... 인간이라는 존재일 뿐인걸? ... 모른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데, 모르는 장소인 것 치고는...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긴 하네.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고. 눈 느리게 깜빡이며, 눈 앞의 수많은 빛들에 홀린 듯 넋을 놓기도 합니다.)
라이사카 료:..그렇구나,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래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은 건, 다행이다.
백소현:반딧불이라, 당연히 좋아하지. 시골에서 하나, 둘 정도 날아다니는 걸 보아서... 언젠가는 더 많이 보고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까. (...) 그러는 라이, 너는? 좋아해?
라이사카 료:그럼.. 지금 풍경은 네가 보고싶었던 만큼이려나? (인계에는 얼마나 있는지 잘 모르지만.. 그리 덧붙여 이야기하며 어깨를 으쓱거립니다.) 아, 응.., 나도 좋아해. (고개를 짤막히 끄덕입니다.) 혹시, 너희 인계에도..반딧불이의 전설이라는 거 있어?
백소현:보고싶었던 것, 그 이상이지. (이렇게나 많은 불빛들이 존재할 수 있는지는 몰랐어. 손 한 번 가벼이 뻗어보기도 하며,) 요즘따라 좀 줄어들어서, 여기의 반의 반도 없을걸. ... 그런데, 반딧불이의 전설은... 처음 들어보네. 그게 뭔데? 이곳에는 존재하는 건가.
춘하추동을 가리지 않고 인연이 맺어지는 곳에는 반딧불이가 함께한다고 하고, 반딧불이는어두운 밤 길잡이가 되어 여행객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며, 저승으로 향하는 망자가 다른 길로 새지 않도록 해준대.
그리고 또.. 연인은 반딧불이가 가득한 숲속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고 하기도 하고.., 이건 반딧불이가 잃어버린 연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믿는다...
정도의 천설.
백소현:운명과 길조의 상징이라... 그거 마음에 드는데. 그렇다면 나는 행운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존재들을 내가 살던 세계에서 보았던 셈이네? ... 어쩐지 그곳에 있으면 행복했다 했는데. (지금도 이래서 기분 좋은 걸까. 따라 옅게 웃는가 싶었고) 그럼 라이 너는 아무리 어두워도 여기서 길을 잃어버린 적은 없겠다. 길잡이들이 한가득이니까. ... 지금도 그렇겠지? (이거 조금 안심되기도 하는데, ...) 한 번 들어봤을 법도 한데, 여기서 처음 들어보는 게... 조금 신기하네.
라이사카 료:네가 행복했던 곳에 반딧불이가 있었다면.. 이 곳에서 머무는 동안도, 네가 나름 잘 즐길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것 같아보이니까. 웃는 얼굴을 보니 저 역시도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달까.) 아무래도.. 그리고 난 눈이랑 귀랑 코도 좋아서.. 웬만해서는 길은 안 잃어버리지. (제 귀를 가볍게 톡, 치곤 작은 농조.) 응?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이계에서의 전설이잖아. 인계에는 다른 전설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거야. 꼭 알아야 되는 것도 아니니까. (옅은 웃음 소리를 내며 천천히 노를 저어나갑니다.)
백소현:음...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나온 시점부터 조금은 행복해졌을지도 모르는데? (이대로 까딱 죽어버리는 줄 알았거든. ... 그런 쓰레기통을 뒤집어쓴 채로, 남들의 먹이가 되어...) 아, 맞다. 같은 사람 아니었지. (음...) 반딧불이에 정신 팔린 채 이야기만 하면, 꼭 네가 나랑 다른 존재인 건 모르겠는데 말이지. (귀 보더니, 제 귀도 한 번 톡... 저렇게까진 좋을 수... 없겠지?) 그렇지만 뭔가 특별하지도 않고, 지나가다가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그런 이야기 같아서. (강물에 손가락 살짝 넣어보고, 맞다. 밤이었지... 차가워서 금방 빼내고...)
라이사카 료:(순간 굳더니 눈 깜박..) 소소한 걸로도 행복해지는 구나, 좋은 일이네. (고개 끄덕이며 다행이라는 표정.) 사실 아까.. 축제에 오는 요괴들 중에 난폭한 애들이 많아서.. 인간인 게 들키면 곤란할 지도 모르니까 쓰레기통 요괴 흉내라도 내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 이런 장난 쳤다가는.. 네가 우울해할까봐.. 못했어. (..) 뭐.. 우리 둘이 이야기도 가능하고, 나도 어느 정도 인간의 외형이긴 하니까. 익숙할 지도 모르지. (다른 애들은.. 조금 무서웠으려나? 하는 생각도 너를 빤히 바라보며 잠시 했다. 얼굴에서 티가 날지도.) 너희한테도 이런 전설 같은 거 있으면, 나중에 들려줄라. (당장은 이 상황만 해도 당황스러울 지 모르니까, 진정되면. 그리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백소현:(응? 나 뭐 못할 말 한 건 아니지. 그대로 굳어선 바라보더니 뭐야, 이내 짧게 피식 웃었다.) 당연하지, 이런 일로 행복해진다면 생각보다... 지겨운 삶 사는 것도 재미있어지니까. (뭐, 라이 너는 잘 모를 수도 있겠다 싶지만...) 음, 우울해 했으려나? 그건 잘 모르겠다. 당장 죽고, 살고의 문제가 달렸는데 그런 걸 생각했으려나. ... 네가 그 뒤에 말을 걸었다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을 수는 있겠지만. (그러곤 이어지는 물음에 잠시 물 찰방. ...) 음. 무서웠다기보단, 얘네 뭐지... 하는 정도? 뭔데 나를 잡아먹나 싶었어. 내가 살던 세계였으면 진작에 동물원에 갔을 것 같은 애들이 말이야. (그 의도는 또 기가 막히게 알아차린 것 같지.) ... 전설이라 하면 아는 거 잘 없는데. 언젠간 꼭 이야기 해줄게. (...) 지금은 생각 안나서, 헤어지기 전일지도 모르겠다.
백소현:(어쩐지 꼬리 아홉 개에 눈 간다...) ... 생각보단? 생긴건 엄청 이상해보이는데. (...)
라이사카 료:다행이다, 아까 표정 안 좋아보여서 걱정했어.. (이제야 웃고는 물도 한 잔 따라서 내밀어줍니다.) 여기, 속 안 좋다고 했으니까 무리해서 먹지는 말고..
백소현:음... 뭐, 낯선 곳에서 고생하는 경우 가끔 있잖아? 비슷한 거지. 하루 지나면 조금 더 나을 거야, 아마도. (물도 한 잔 마신다... 이건 그래도, 그대로구나...) 나는 이정도만 먹으면 되는데, 너는... 안 먹어도 되는 거야?
라이사카 료:(다행이네, 그러면.. 침대에서 재워야겠다, 그리 생각했고.) 나는 괜찮아. (고개를 끄덕거리고) 혹시.. 음, 먹기 불편했으면 미안해.. 우리한테는 이게 주식이라서, (제 옆 머리카락을 살짝 손으로 만지작거리더니) 내일은 그래도, 축제니까.. 나가면 뭔가 먹을 게 더 있을 거야, 내가 찾아볼게. (아무래도 처음에 표정 안 좋았던 게 마음에 걸리나보다.)
백소현:그래도, 너도 뭐 제대로 먹지 못한 건 마찬가지 아니야? (제일... 먹기 힘들었던 풍뎅이 은근슬쩍 준다...!) 아, 아니야. 생각보단 먹을만해서 조금 놀랐는걸. 뭐어, 척 보기엔 우리들에게 너무 익숙한 동물들이라, 조금 애매한 기분이 들었긴 했지만... (고개 살 기울...) 축제라... 나가면 뭐 있으려나. 같이 찾아보자, 너 혼자 돌아다니기엔 심심하잖아. 게다가 나도... 온 김에 구경은 해보고 싶고. (괜찮은... 표정 열심히 지어보이고) 조금은 신기하단 말야, 왜 이렇게까지 잘해주는지. ... 오자마자 본 요괴들이 기억에서 안 잊히기 때문일까.
라이사카 료:(..! 잠시 놀란 듯 눈만 깜박거리다가 제 앞으로 내밀어진 거 얌전히 받아먹는다.) 고마워, 챙겨줘서. (잔잔히 미소짓곤,) 그래도 완전히 낯선 것들은 아니라서 다행이네.. (오늘 다행이라는 말 참 많이 한다. 그치만, 정말로 네가 괜찮았으면 하는 마음이니까..) 아, 그럼, 같이 가볼래? 볼 것도 많을 거야. 그.. 재밌기도하고, 나도 같이 있을 거니까 안전할 거고.. (순간 반짝이는 눈..) 나라도 혼자 인계에 갑자기 똑 떨어졌으면.. 너처럼 많이 어색해했을테니까, 게다가 이 밤에 너를 거기에 혼자 둘 수도 없고.. 철칙도 있고. (그리 이야기하며 고개를 끄덕.)
백소현:(사실 그렇게까지 순수한 의도는 아니었다만. 그래도 잘 먹는 모습 보면 기분 좋잖아? 옆에서 얌전히 개구리 다리(...) 뜯으며) ... 완전히 더 낯선 게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이거, 시골에서 항상 뛰어다니던 애들이잖아... ... 뭐, 굳이 입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응, 나야 좋아. ... 이런 곳으로 올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닌 듯 한데, 즐겨보는 것도... 조금은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따라 반짝. ... 어지간히 궁금하긴 했나보다.) 그렇구나. 철칙을 어겨서도 안되긴 하지만... (...) 그래도, 원래부터 착한 사람, 아니.. .요괴같다고 해야하나. (손 빙글...~)
라이사카 료:음, 그런가... (괜히 머리카락 만지작. 아예 낯선 건 입에 잘 안 대려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잖아..) 좋아, 그러면 내일 아침에.. 가자, 데려다줄게. 물론, 나도 같이.. 갈 거고. (..) 좋게 봐주는 건 고마워. (아, 무언가 생각난 듯 손뼉을 짧게 치더니) 잠은 여기, 침실에서 자면 돼.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침대가 하나밖에 없고.. 소현이 네가 나보다 더 피곤할테니까. 너무 불편해하지는 말고, 편하게 자. 알았지?
백소현:(그럼, 고개 끄덕... 알고있어서 더 무서운 것도 있으니까?) 아, 내일 아침부터 시끌벅적 하겠구나. ... 축제라, 내가 있던 곳과 비슷하려나. (... 재미있겠다, 함께라면 위험할 일도 없을 테니까... 더더욱.) 음... 나, 손님인 주제에 침실에서 너무 편안하게 자도 되는 거야? 본래 집에서 살던 사람보다도. (... 거절하진 않겠지만. 고개 가벼이 끄덕인다.)
라이사카 료:아무래도.. 평소보다는 시끄럽겠지. 그래도, 여기는 조금 떨어져 있으니까 많이 시끄럽지는 않을 거야. (위험할 일도 없을 거고..) 아, 자도 되니까 걱정하지마. 난 추위도 많이 안 타고.. 뭣보다 네가 바닥에서 자면 내가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자 자리에서 일어나며 접시를 하나 둘 치운다.) 혹시 몰라서.. 네 주위에 떨어져 있던 것들은 저기, 책장 옆에 뒀어. (한 쪽에 놓인 소현의 가방 가르킨다.)
백소현:(고개 도리,) 아니야, 그래도 한 번쯤은 소란의 중심에 있어보고 싶기도 해. ... 아주 잠깐만. 왜, 그런 곳에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곤 하잖아? 내가 있던 곳에서도 어른들이 모여있을 때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주워들은 경험이 있고. (그러니까, 너 따라서 꼭 가볼려고. ... 그런 당당함과는 약간 비교되는, 작은 웃음.) ... 응, 불편하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고마워. (머리 끝 괜히 손가락으로 꼬아보였나...) 아, 가방 챙겨주었구나. 고마워... 다시 학교 돌아가면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는데.
라이사카 료:(작게 웃음 소리를 흘리고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가 축제를 싫어하진 않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그리 덧붙여 중얼거리며 접시를 모두 치우고..) 챙기고 다녀, 중요한 거라도 들어있으면 큰일이잖아.. (머리 쪽으로 손을 뻗었다가, 다시금 거두고는 작게 손을 흔들어보입니다.) 들어가서 자, 이런 저런 일도 있었고, 여기까지 오느라 많이 걸었으니까.. 피곤할텐데.
백소현:음... 중요한 것까진 아닐 걸? 그냥, 학교 다니는 데에 필요한 정도... (뭐뭐 있더라? 사실상 기억도 안나지만. ...) (머리쪽으로 손 뻗은 걸 보았나. 가만 있다가 하이파이브나 작게 짝, 해보인다.) 그래도 반딧불이들 덕분에 오늘 하루는 좋은 꿈 꿀 수 있을 것 같은데. (...) 고마워, 라이. 여러모로. (잘 자... 손 작게 흔들며 사라진다.)
라이사카 료:학교 다닐 때 필요한 거면 중요한 거지.. (손에 맞닿아 나는 작은 마찰음. 예상 외의 행동이었으나, 기분 좋은 듯 웃어보였고.) 아니야, 뭘.. 내가 한 게 뭐 있다고. (잘 자, 소현아 그리 덧붙이며 네가 들어가는 걸 바라보고 나서야 시선을 돌린다.)
백소현:(아.) 네가 한 거였어? ... 마법이라도 부릴 수 있는 건가. (근데 이거 자연스럽다... ...)
라이사카 료:음.. 마법이라기보다는, 요력.. 이라고 해야할까? (볼 긁적)
백소현:(요력...?)
라이사카 료:응, 요력. 그러니까..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힘이자 생명력.. 같은 거? (이렇게 하면 이해할 수 있으려나?)
백소현:(흐음...) 그냥 우리로 따지면 생명력 깎아 뭔가를 했다는 말이구나. (이래도 괜찮은 거야? 하지만 꽤나.... 마음에 든 것 같다.) ... 이대로라면 밖에 나가도 걸릴 일 없는 거지?
라이사카 료:뭐어.. 나는 요력이 다른 애들에 비해 많아서 괜찮아. 오히려 넘쳐서.. (제 발 들어서 딸랑 딸랑..) 여기, 방울 에 넣어두고 다니거든. (옅게 웃고 고개 끄덕) 응, 그냥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이게 시선도 덜 받을 거야. 그럼.. 빨리 가자, 소현아. (오두막 문을 열어주며 너를 돌아봅니다.)
백소현:(딸랑, 울리는 방울소리에 잠깐 놀랐나? 꿈에서 들은 것과 같아서... 고개 살짝 갸웃하더니) 그래서 그렇게나 소리가 좋았구나. (그냥 헛소리다. 하여튼 이어지는 말엔 어제보다 힘차게 고개 끄덕.) 좋아, 가자. 안내해줄 거지? (돌아보자 천천히 발걸음 옮긴다.)
라이사카 료:..소현아, 가락지 말하는 거지? 갖고 싶은 거면 내가 사줄게. (머리 톡톡.. 쓰다듬.)
백소현:(에) 진짜? 그러면 나야 고마운데, (흐음.) 이걸 보답을 어떻게 해준담.
라이사카 료:그냥 오늘 잘 놀고, 걱정 안하고 시간 보내는 거면 돼.. 너무 인계 생각하면 머리 복잡해질 것 같으니까..? 아니면 나중에.. 인계 구경이라도 시켜줘. (장난스런 투로 이야기하고는 이거 맞아? 하고 확인차 물으며 가락지를 가르킵니다.)
백소현:그런 거라면 지금도 충분히 즐기고 있는 것 같은데. (걱정은 잊어버린 것 같지...) 인계 구경? 으음, 어디보자. 지루한 선생님 있을 것이구... 공기도 여기보다 엉망일걸? 그래도 재미있는 건 많으니까, 응! 놀러오면 안내는 해줄 수 있겠다. (그러곤 고개 끄덕... 응, 그거!)
라이사카 료:그래도, 우리랑 다른 곳이니까.. 어떨지 조금 궁금하거든.. (종종 넘어가는 애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 애들한테는 감상을 물어보지는 않기도 하고.. 그리 중얼거리더니 가락지를 구매하곤 네 앞으로 내밀어줍니다.) 여기, 마음에 들어?
백소현:음, 여기처럼 막 누군가를 잡아먹을 생각은 안 한다는 것 밖에 모르겠는데. 그거 빼곤... 다들 사는 거 똑같구나, 하는 생각뿐이라. (음.) 다음에 한 번 물어봐. 나도 요괴들의 눈에 인계가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고마워! 받아들곤 손가락에 끼워보고..) 마음에 든다, 저기 가서도 여기 일은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네.
라이사카 료:아, 그건.. ..내가 대신 사과할게, 그래도.. 어제도 얘기했듯이 애들이 다 나쁜 애들은 아니니까..? 응.. (그래도 많이 놀랐겠다, 미안.. 그리 덧붙이고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이어진 말에 고갤 끄덕여봅니다.) ..한 번 물어봐볼게, 온통 신기한것들 투성이지 않을까? (상상해보고.. 응. 그럴지도..) 정말? 꽤 즐거워보여서 다행이다. (손가락에 끼우는 모습 은은하게 웃으며 바라봅니다) 아, 그런데 소현아, 너, 어제 저녁부터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배고프지 않아? 배고프면, 여기에서 뭐라도 사 먹자.
라이사카 료:음,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셨던 거라서.. 너도 잘 먹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우리 기준에서 여기서 파는 건 전부 평범한 거지만.. 이라는 말을 작게 중얼거리다가 뒷목을 긁적입니다.) 그래도, 이건 나름 잘 먹어서 다행이다.. 어제 속이 별로라길래 걱정했거든..
백소현:선생님이라니, 음... 그분이 생각보다 특이한 걸 좋아했나봐? (여기 기준이라면 우리쪽의 음식이 좀 낯설 것 같은데. ... 이건 아닌가? 물같은 걸까... 혼자 중얼.) 아, 아직까지 신경쓰고 있었던 거야? 말했잖아, 어제는 막 여기 와서,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그, 그리고... 개구리 생각보단 맛있었어. 생긴게... 징그러워서 그렇지. 눈 감고 먹었으면 몰랐을걸? (...음.) 너도 하나 먹어, 이거 맛있는데. (반 갈라서 하나 줘요)
라이사카 료:(네 말에 잠시 시선을 굴리다가 어색하게 웃습니다.) 그건 아니고.. 그 선생님은.. 인간이셨거든. 그래서 그래. (인간들 입맛은 나도 잘 몰라, 선생님이 잘 드셨던 걸 기억한 것 뿐이라.. 옆머리카락 살짝 손으로 베베 꼬더니 이어지는 말에 다행이라는 듯 웃습니다.) 다행..이겠지? 다음엔 조금 더 신경 써볼게.. (외형적인 게 문제라면야.. 끄덕 끄덕.) 아, 고마워.. (양 손으로 공손히 건네 받고는 한 입 얌전히 베어물어요.) ..아까, 점집 가보고 싶다고 했..었지? 가볼래?
백소현:(흠?) 여기 인간인 선생님도 있구나. 나같은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니~ 만나보고 싶다고 하면 무리겠지. (언제적 사람인지도 모르고~) 아마 그분이 좋아하던 거면, 우리 할머니가 좋아했던 음식들이랑 비슷할 것 같은데. (그러니까, 이런 시골에서 지겹도록 먹었던 거. 헤헤.) 그래도, 나 생각해서 음식해준 건 고마웠어. 정말로. (맛있게 먹어서 다행이다... 하는 눈으로 보곤) 응, 가보자. 아까부터 조금 궁금했어.
라이사카 료:만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안 계셔서.. 나도 만나지 못한 지 꽤 오래 됐어.. (조금은 쓴웃음을 짓다가 어깨를 짤막히 으쓱거리고) 배고프면 나중에 말해도 돼, 아마.. 이런 거랑 비슷하게 더 먹을 만한 게 있을 거야. (고맙다는 말에 꼬리 9개가 가볍게 살랑거리다가, 이내 눈웃음을 지어보입니다. 별 거 아니야.)
점집.. 그러면 이 쪽..으로 가면 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결속의 끈 잡고 총총.. 이동합니다.)
소현이라고 했지? 이곳에서의 인연을 소중히 하도록 해라. 아예 여기서 사는 건 어떠니? (깔깔!) 제법 잘 맞아~!
백소현:(운명적인 만남들...? 눈 데구르르 굴리다가...) 할머니, 저 여기서 살면... 언젠가는 잡아먹히지 않을까요? 잡아먹히지만 않는다면, 조금은... 괜찮을지도 모르겠는데. (... 아, 음식 문제도 해결되면. 장난 반, 진담 반...) 저, 미래 예지도 궁금해요. (진짜로 여기서 살게 될.. 운명인가...? 귀 쫑긋)
쿠라마 할멈:호호~ 그 아이들은 짖궃어서 그래. 아직 철이 덜 든 게지! 후후.. 뭐, 저 아이가 있다면 이곳에서도 어느 정도는 잘 살 수 있을지도 모르잖니?
백소현:(싸우면 말려줄 거라고 믿어서 이러는 거지만.) 그, 그럼 나중에 와보던가! 내가 친절하게 축제 안내도 해줄 테니까. ... 물론, 라이 오면 너는 버릴 거지만. (라이 뒤에 숨어서는 메롱...)
라이사카 료:(소현이 보고 작게 웃음 참는중.. 작은 애가 이러니까 귀엽다..)
백소현:(방금 나를 뭔가 엄청난 애의 눈으로 본 것 같았는데.)
미호:안 가!! 인간들이 득실거리는 곳 궁금하지 않다고 했잖아!! 흥! 됐어! 난 지금부터신당이나 갈 거다. 아직 축제 때 드려야 하는 기도를 드리지 않았거든.
백소현:(? 잘 가... 손 살랑 하며 미호 보냄...) 그런데 라이, 여기 신당도 있어? (고개 기울. 기도 드려야 하는 거... 아니냐는 눈.)
미호:헤헹, 궁금하긴 한가보지, 인간? 그치만 인간은 못 오지!! 영월호 내부에 있으니까~ (료 사이에 두고 소현이한테 메롱!)
백소현:(나 무교라서 안 궁금하거든??? 미호 째려봄;;;)
라이사카 료:응? (소현이 봄) 신께 기도를 드려야하는 건 맞지만.. 괜찮아, 꼭 가야만 하는 건 아니고.. (눈 깜박) 너희 인계에서는.. 신께 기도를 드리지 않아?
백소현:음, 그러면 말고! 조금 궁금하긴 한데, 뭐... 어쩔 수 없겠지. 아무리 네가 나를 숨겨준다고 해도 신 앞에서는 다 들통날 것이구. (... 나를 괜찮게 봐준다면 다행이겠지만.) 신께... 기도를 드리기도 하지, 당연히. 그런데 난 저 여우한테 (...) 말했듯, 그 어느 신도 믿지 않으니까 기도를 드릴 필요는 없었지 .그러니까, 다른 사람 이야기!
라이사카 료:..가고 싶으면 데려가줄 수는 있어. (미호에게 안 들리게 작게 속닥거리고) ...응? 잠시만 잠시만, 소현아. 어느 신도.. 라는 건, 신이 여러 명이라는 뜻이야..? (눈 깜박 깜박..)
백소현:(진짜? 그럼 나중에 갈래... 속닥...) 음, 사람들 따라 믿는 신이 다르지? 우리나라 신을 믿기도 하고, 저어기, 다른 나라의 신을 믿기도 하고... (음.) 아니면, 이상한 신을 믿었다가 너같은 사람들에게 잡혀가기도 하고. (그러다가 책자같은 데에 실리지...)
라이사카 료:...우리랑은 확실히 다르구나, 우리가 모시는 신은공간의 주인님, 한 분 뿐이거든.
미호:이 세계를 창조하신공간의 주인님을 모른다니, 쟤 완전 바보야!
백소현:공간의 주인님? (...흠.) 어떤 분이...(길... 래...) 야! 너도 우리들 신 모르잖아!
미호:베에, 어쩌라고? 인간들이 모시는 신 따위! 안 궁금해! 터무니 없는 거나 믿고 지내겠지~ (유치 뽕짝) 그러고보니, 너는 바보라서 이것도 모르겠네.이 세계의 끝은 평평하고, 하늘의 끝에는 둥근 유리 돔이 있고….
백소현:저러다가 나중에 인간 세계의 문화에 폭 빠지면 좋겠다. (내가 안믿어서 그렇지 얼마나 재미있는데. 예를 들면 이 세계 만든 이야기라던가.) ... 무슨 비닐하우스, 아니. 하바리움이야? 지구는 둥근 공인데, 여기는 안 그런 건가. (...)
미호:헹. 그럴 일 없으니까 기대도 마시지! (이어지는 말 듣고 진짜 어이없다는 표정) 허얼, 진짜 모르다니! 이런 멍청한 인간이랑 다니는 거냐, 료!
백소현:(심호흡... 인정...) 음, 기도하러도 왔고...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싶기도 해서 왔어요. (음...) 공간의 주인님, 에 대해서 더 알고싶어서요.
신관:아아.. 그러시군요. 그 분은 감히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신화적 존재입니다. 이 세계를 창조하고 굽어살피시죠. 방금 보신 석상있죠? 저건 말이죠, 그분의 모습은 형용할 수 없으니, 이 세계 최고의 조각가가 경건한 마음을 담아 추상적으로 표현한 석상이랍니다.
백소현:(음...) 이 세계로 하면, 평평하고... 유리로 둘러싸인... 그런 세계를 말하는 거 맞죠? (석상... 뒤돌아보는 척 하면서 눈 질끈. 이상해서, 무서워... 다시 신관 바라보며...) 그, 그렇구나.. (음.) 저분이 혹시 다른 세계와 이어지는 것도 관리하나요? (인계라던가... 작게 덧붙이기.)
신관:네, 그곳이 저희, 이계니까요. (고개 끄덕이며 사람 좋게 웃고) 글쎄요, 아마 그러시지 않을까 싶은 추측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이 이계를 만든 분들이니 만큼, 다른 곳과 이어지는 문 역시도 그 분들의 손을 거칠 수밖에 없으니까요.
백소현:(조.. 좋은 사람... 아니, 요괴다. ... 아무래도 미호랑의 만남이 너무 강렬했던 듯, 이런 편견이 생긴 걸 보면...) 그렇구나, 공간의 주인님은 참 바쁘겠네... (... 바빠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게 만든 건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그럼, 자신이 만든 공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기도 하겠네요.
신관:지금까지 문제가 생긴 적은 한 번을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그때부터 지금처럼 평화롭고 풍요로운 나나들이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참으로 다행이죠. 공간의 주인님께서 그리 무심하시진 않으시니, 앞으로도 별 일 없이 지나갈 수 있겠죠. (은은)
백소현:(음?) 문제가 일어났던 적이 한 번은 있었던 거네요. (...) 그때의 일에 대해 조금 더 알고싶어요.
신관:그리 최근 일은 아닙니다만.. 어린 요괴라면 모를 만도 하지요, 배우고 있다고는 들었습니다만.. 몇 백년 전 쯤에 요괴들 사이에서 있었던 거대한 전쟁이 있었던 걸 아시나요? 그 때 수많은 요괴가 이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고, 이 영월호가 다시 일으켜 세워지기 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지금 열린 이 축제도, 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여는 것이랍니다.
백소현:(어린 요괴.. 그렇다고 해야겠다..) 응, 그런 전쟁이 있었다고는 들어보았는데... (...) 어쩌다가 그런 전쟁이 일어난 것이려나요. 서로 뭔가 안맞았나.. (중얼...) 그렇구나, 생각보다 의미있는 축제였네요. 그건 처음 알았다...
라이사카 료:..할 수 있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내 능력을 쓴다면 지금 당장 돌려보내줄 수 있어.. 지금 잠시 지진이 멈추긴 했지만.., 아까의 그 짐승은 계속 돌아다니고 있을 거야. 소현이 너한테는 너무 위험하니까.. 돌아가.
백소현:그럼 처음부터 돌려보내줄 수 있었던 거네? (...) 화내진 않아. 지금 여기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집으로 돌아가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을 꽤나 즐기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왜 나를 사흘 뒤에 돌려보내려 한건지, ... 그 이유는 궁금해. (알려줄 수 있어? 료.)
라이사카 료:(가만히 네 이야기를 듣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미안한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겹쳐 고개를 살짝 떨굴 수밖에 없었고.) ...내가 신목을 여닫을 수 있는 건 이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밀이었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만큼 능력을 사용하는 건 조심스러웠고, 무엇보다... ... (가만히 시선을 올려 너를 보고, 쓴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선생님과 네가 닮아서, 그래서.. 너랑 조금만 더 같이 있고 싶었어.
백소현:(당신이 고개 떨구어도, 눈 마주치곤 가만 보더라. 그 물음엔 어떠한 악의도 없었으며, 진심으로 알고싶다는, 그런 눈빛으로.) ... 모두가 알고있는 건 아니었구나. 그건 또 몰랐네. 이계의 요괴들도 너를 어지간히 알지 못하는가보다. (가만 고개 기울이며,선생님?...) 내 할머니 정도라도 되는 건가? 꽤 오래 전에 계시던 분인 것 같았는데. (...) 뭐, 이해해. 같이 있고싶은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지. 지금 나를 원래대로 돌려다 주기만 한다면, ... 되는 거야. (...) 물론, 너랑 여기서 헤어지게 된다는 게 조금 아쉽긴 한데.
라이사카 료:..응, 난.. 동문들이랑도 이야기를 잘 안 하니까, 신목 관리하는 요괴로.. 계속 남아있는 것 뿐이야. (..) ...아마 그보다 더 오래됐겠지, 몇 백년은 지났으니까.. 선생님은.. 예전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 때 영월호를 세우고 우리를 가르쳐주신 분이야. (제 양 손을 꾹 눌러잡습니다.) ..그래서 졸업, 하지 않은지도 오래 됐어. 기다리고 싶어서.. (이런 말들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선생님과 닮은 네가 자꾸 겹쳐보여 말들이 속절없이 흘러나온다. 차게 식어가는 것 같은 손이잘게 떨린다.) ...고마워, 그래도 내 말을 믿어줘서.. 믿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입가에 짧게 쓴웃음을 머금고는 제 눈가를 손으로 꾹 누른다. 울진 말자, 거짓말을 한 건 나니까.) ..보내줄게, 네가 있어야할 곳으로.
백소현:(...) 나 가면, 다른 요괴들이랑 말도 좀 하고 그래. 나랑 있을 때는 이런저런 이야기도 잘 하면서. 요괴들 수명도 엄청 긴데, 그 긴 생에 신목을 관리하는 요괴로만 남아있는 건 쓸쓸하잖아? 외롭기도 하고. (어깨 으쓱.) 내 선조.. 전생? 그쯤 되는걸까. 뭐어, 그래도 그런 분이라면 닮은 나를 조금은 붙잡고 싶었던 것도 설명이 되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붙잡고만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 비록 선생님은 못 만났을지라도, 그 선생님이랑 닮은 나를 이렇게 붙잡아 둘 수 있었으니... (...) 이제는 졸업해야지. 나도 인계로 떠나게 된다면 학교를 떠나긴 하니까... 멀리 떨어져 있어도, 졸업은 같이 하자. (가능하지? 차게 식어가는 손 꼭, 잡았다. 비록 한 손이지만... 소현의 두 손으로도 잘 안 잡히는 것 같지.) 믿을 수밖에 없잖아. 그래도 이곳에 와서 나를 도와준 존재인데. 그렇지 않아? (울지는 말고, 가는 사람 슬프게.)
라이사카 료:...어차피 다들 내가 졸업하는 걸 재촉하고 있기는 해, 아예 무시하는 애들도 있고.. 하지만, 내가 졸업하게 되면 신목 관리가 느슨해질테니까. (조금만 더 미루려고. 그리 이야기하더니 괜찮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너무 걱정하지마, 소현아. 나도 언젠가 분명 졸업할테고, 인계와 이계는 어차피 시간 개념도 달라서.. 아마 너보다는 내가 훨씬 늦게 졸업해야할 거야. 내 생각..하지는 말고, (너는 네 세계에서 네 일상을 살아가. 그런 말을 작게 중얼거리고는 잡힌 손을 조심스럽게 붙잡습니다.) ... ...미안해. (거짓말해서.. 속여서 미안해.. 고개를 떨군 채 손을 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줍니다. 왜 네가 나를 위로해주는 느낌이 드는 걸까, 속인 건 자신이기에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해야하는데, 너는 애초에 화가 나지도, 속였다는 말에도 태연했다. 그래서, 어쩐지 고개를 더욱이 들 수 없는 걸지도 모르지.)
백소현:너가 아니어도 신목을 관리할 수 있는 요괴는 있을 테니까, (음...) 조금은 다른 누군가를 믿어봐. 졸업 안하고 계속 영월호의 학생으로 남아있을 건 아니잖아? (더는 미루지 말어, 다른 학생들이랑 발 맞춰 나아가야지.) 음, 물론 네가 더 늦게 졸업하는건 당연하지. 이곳이랑, 여기랑 시간 개념이 완전히 다르긴 하니까. (아마 이곳 요괴들에게의 백년이, 인간들에게의 일년... 정도 되겠지. 피식, 작게 웃더니) 그래도 얼추 비슷한 나이에 졸업한다고, 그렇게 생각만이라도 하고싶으니까. 나말고도, 다른 이계의 누군가도 학교를 떠나겠구나... 하고. 일상을 살아가기야 하겠지만, 아주 가끔씩 떠올릴 순 있겠지. 조금 더 어릴 때 시골에서 보낸 추억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 팔 뻗어 어깨에 겨우 팔 올린다. 몇 번 토닥. 정말로 화낼 이유는 없었다. 진심으로 너와 있는 시간을 즐겼으니까. 그러한 이유에서 거짓말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제가 즐거웠다면, 당신도 분명 즐거웠으리라. ...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정말로 괜찮다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죄인 마냥 있지 말아줘. 이제 인계로 간다면 마지막으로 보았던 네 모습만 기억에 남을 텐데. (...) 웃으면서 보내줘라.
라이사카 료:믿지 못하는 건 아니야, 단지 내가 가장 적합하고.. (..아까 말했다시피 나는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갑자기 사라져버리셔서, 언제 돌아올지, 오실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있지, 소현아.. 여기서 있었던 일들이 즐겁다면 다행이지만, 방금처럼 안 좋은 일들이 떠오르거나, 무서운 꿈을 꾸게 된다면.. 그 때는 잊어줘, 네가 힘들지 않았으면 하니까 나는. (알았지? 조심스럽게 네 머리카락을 쓰다듬더니, 손가락을 한 번 튕긴다. 이제 변장은 필요 없을 것 같으니까.) ... (토닥이는 손길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웃어봅니다.) ..너를 만나서, 정말로 기뻤어...
라이사카 료:...이상하네, 제대로 도망쳤는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고개 살짝 떨구고) 이렇게 돌아오니까.. 조금, 어이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백소현:너 덕분에 무사히 도망이야 쳤지. ... 그래도, 영 걱정되어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어. ... 미안, 그래도 마지막으로 볼 수 있게 되었잖아...
라이사카 료:...다행이네, 돌아온 건 예상 외이긴 하지만.. (손으로 제 어깨부근을 눌러 잡더니 소현의 눈을 마주합니다.) ...그래도, 어서 돌아가, 소현아.. 지금 열린 문이 닫히면.. 이제 다시는, 이 문이 열리지 않을 테니까... 네가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어..
백소현:예상 외라니, 생각하지도 못했던 등장이었던 걸까. (...) 이상한 공간. 거기는 아직 닫히지 않았더라고. ... 그곳까지 엉망이었다면 오지 못했을 거야. (고개 한 번 가벼이 끄덕.) ... 돌아가야지. 그런데, 지금은 싫어. 돌아가기 직전까지는... 여기 있을래.
라이사카 료:그 문.. 요력으로 열리는 문이라서.. 이제 남은 요괴는 나 하나 뿐이라, 내가 죽으면 동시에 문이 닫힐 텐데.. 그때까지 있으려고? (안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움직일 수도 없으니 별 수 있나. 네 팔을 살짝 잡아 제 쪽으로 당깁니다.) ..그래도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긴 한데..
백소현:... 그럼 너 죽기 직전에 다시 떨어지지, 뭐. 한 번이 무섭지 두 번이 무서울까. ... 게다가, 나는 비교적 멀쩡하니까... 빠르게 뛰어갈 수도 있고. (팔 뻗기 어려울라, 조금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선) ... 네가 더 걱정이네, 너도 무사했으면 했는데.
라이사카 료:...그러니까 소현아, 돌아가. 여기는 너무 위험하고.. ..폐허랑 죽은 요괴들 밖에 없으니까.. 네가 이런 걸 보는 게 힘들까봐 걱정이 돼. (네 손을 살짝 맞잡고는 희미하게 웃어보입니다.)
백소현:(...) 네 말대로라면, 내가 인연을 놓을 수 있을리가 없잖아. 나는 반딧불이를 따라, 신목의 문을 넘어... 이계로 오고, 라이 너를 꼭 만나야하니까. (다시금 방울을 제 손에 꼭, 쥡니다. 놓을 수 없으니까.) ... 네가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몇 번이나 죽고 나타나게 될까. ... 내가 너를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는 기억해줄 거지? (피식, 작게 웃곤... 천천히 일어납니다.) 마지막이 되지 않게, 열심히 살아볼게. ... 인계에서, 기다리며 살아갈 테니까... (...) 나중에, 꼭 나 닮은 사람 보면... 인사해주면 좋겠네.